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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9 처제와의 관계 (9/53)

00009  처제와의 관계  =========================================================================

 그런데 그 폭군이 형부다... 그런 동영상을 본게 처제다. 얼굴에 정액이 뿌려진 채 행복해하는 것이 그 언니다. 그럼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려나? 나는 이 이야기가 몹시도 재미있을 것만 같았다. 때문에 다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

 만들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나는 어쩌면 그냥 가만히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정확히 원하는지 모르는 채로 말이다. 왜냐면... 나 역시도 일말의 양심이라는 것이 있었으니까. 남자의 본능이나 본성이란 것으로 나를 전부 다 포장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정은이는... 정연이의 동생이다. 정연이는 내 여자친구도 애인도 아니다. 정연이는 내 아내다. 정은이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갖는 것 정도는 내 양심이 허락하는 범위였다. 그 누구에게라도 이성적인 마음을 갖는 것은 뭐라고 할 수 없다. 이런말을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뭐... 예를 들어 아버지가 새장가를 갔는데 그 대상이 내 또래거나 무지 섹시한 여자라면 그 여자에게도 이성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닌가?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건 나는 그렇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 이상은 문제지.

 그 이상은... 그 이상은 문제지만... 그 이상의 일이 벌어진다면... 자신은 없다. 당신이 생각해봐라. 당신의 새엄마가 현아나 수지라고 생각해봐라.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만약에 그런다고 생각해봐라. 현아가 새엄마. 그런데... 어제까지만해도 현아 보면 발기하고 그랬던 게 새엄마로 들어왔다고 그런 일이 없겠나? 아닐 걸? 그걸 죄스러워 생각하면서도 그걸 어쩔 수는 없을거다. 그런 현아에게 최대한 집적거리고 싶어하지 않지만 막상 현아가 갑자기 덮친다면? 글쎄다. 당신의 답은 당신에게 그냥 두겠다. 스스로 생각해봐라.

 그러니까 어찌보면 나만 안 덮치면 되는 일이다. 현아가 당신의 새엄마라고 해도 당신을 덮치겠는가? 정은이가... 나를 덮칠 일도 없다. 그냥 상상 정도로 남겨두는 것... 그 정도야 괜찮다.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지만 결코 닿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정은이가 코스프레를 하는 것을 봤다. 그건 단순 코스프레가 아니라 침대 위에서 하는 것이고... 정은이의 팬티와... 그 엉덩이... 완전한 엉덩이는 아니었지만 너무 커서 넘쳐버린 엉덩이를 봤다. 정은이는 나와 자기 언니의 관계의 동영상을 봤지만...

 뭐? 그래서 뭐?

 그거다. 그렇다고 별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야동이나... 망가... 야설 같은 것을 본다면 바로 뭔 일이 일어나고도 남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실은 그저 둘 다 모른 척을 하고 넘어갈 뿐이다. 모른척... 그렇게 말이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별일은 없었다. 별일이 없었기에 더 안심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안심은 방심을 낳는다는 걸... 그건 언제나 지나고서야 알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부... 어쩜 그렇게 우연이 겹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주말 동안 그 어떤 약속도 잡히지 않았다. 물론 처제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아내는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 금요일 일찍 떠나서 일요일 저녁 늦게야 돌아오는 2박3일짜리 일정이었다.

 처제는 그 동안 남자친구를 사귀었었다. 나는 한동안 그 사실을 신경썼다. 처제가 남자와 관계를 가졌을까? 하는 생각이 한동안 신경쓰였지만 그것도 잠시고 그냥 지나가버렸다. 얼마 가지 않아 헤어졌다. 처제는 이제 스물이었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스무살짜리 여자애가 남자르 만난다는 게 특이한 일은 아니었고, 헤어지는 것 역시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

 그 후로 처제는 몇번의 연애를 더 했다. 전부 다 길게 가지는 않았다. 한달 쯤 갔으려나? 내가 아는 걸로만 세번의 연애를 했다. 스무살에 세번의 연애가 많은지 적은지는 사람에 따라 갈릴 것이다. 나는 그게 조금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정확한 기준은 없다. 연애 한번 하는 것은 당연히 인정이고, 두번도 뭐 그럴 수 있다고 하는데 세번은 조금 많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도 어찌보면 우스운 일이지.

 그렇게 몇번의 연애를 마친 처제는 조금 달라져있었는데... 약간은 순진한 맛이 떨어졌다고나 할까? 이제는 어른이 되어보린 소녀처럼 조금은 낯선 느낌도 있었다. 나는 그런 처제와 술을 마시게 됐다. 아내도 없이 단 둘이서 말이다... 그것도 어쩌면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될 줄 몰랐지.

 형부, 술 잘 마셔요?

 처제가 물었다.

 응? 그냥 잘 마시지는 못하는데. 그래도 뭐 어느 정도는 마시지.

 내가 말했다.

 저 술 좀 잘 마시는데.

 처제가 말했다.

 그래도 여자랑 남자랑 같나?

 내가 말했다.

 언니가 그러는데 자기는 술 자주 마시고 그래서 형부랑도 마시고 싶대요. 그런데 형부가 술이 워낙 약하고 좋아하지도 않아서 못 그런다고 아쉬워해요.

 처제가 말했다.

 에이, 나는 그냥 안 마시는 거야. 마시면 진짜 꽤 마신다니까?

 내가 말했다.

 에이, 형부. 뭔 제 앞에서도 그렇게 해요? 그냥 취하면 취한다 하세요.

 처제가 말했다.

 그래. 취한다고 하자.

 내가 말했다. 나는 억울했다. 나는 술을 진짜로 어느 정도 마신다.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마음먹고 마신다면 서너병도 취하지 않고 마실 수 있다. 그러나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안 마신다고 하는 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걸 일일히 설명하기도 귀찮았다.

 히히. 그럼 저랑 오늘 한번 달려보실래요?

 처제가 말했다.

 달려? 뭘 또 달려?

 내가 말했다.

 술 안 취하신다면서요.

 처제가 말했다.

 음... 그래도 뭐 많이 마신다고 뭐가 좋다고...

 내가 말했다.

 에이, 역시. 역시 술 별로 못 마신다니까.

 처제가 말했다.

 아... 그래. 그럼 한번 달려볼까?

 내가 말했다. 그게... 그게 실수였을 수도 있다. 술을 못 마시는 게 뭐가 그리 흠이라고... 술을 못 마실 수도 있지. 그냥 술 못 마신다고 인정을 하고 넘어갔으면 됐을텐데... 그게 남자에게는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인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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