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0 처제와의 관계 =========================================================================
아... 그래. 그럼 한번 달려볼까?
내가 말했다. 그게... 그게 실수였을 수도 있다. 술을 못 마시는 게 뭐가 그리 흠이라고... 술을 못 마실 수도 있지. 그냥 술 못 마신다고 인정을 하고 넘어갔으면 됐을텐데... 그게 남자에게는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인건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술을 계속해서 마셨다. 술이 점점 들어갈 수록 우리는 점점 짙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냥... 그냥 충분히 수위를 조절할 수 있었던 이야기였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처제... 처제는 남자친구 없어?
내가 물었다.
글쎄요. 있다고 해야하나 없다고 해야하나?
처제가 말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있으면 있는 거고. 없으면 없는거지.
내가 물었다.
모르겠어요. 요즘에는 꼭 그런 것도 아니거든요. 물론 형부하고 제가 나이차이가 많이 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은 그래요.
처제가 말했다.
음... 뭐... 썸이라고 하는 그런 사이인가?
내가 물었다.
요즘은 뭐랄까... 사귀자! 이렇게 해서 사귀고 그런 사이는 별로 없거든요.
처제가 말했다.
음... 그게 좋은 건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책임감이 없어지고 그럴 것 같거든.
내가 말했다. 그런 사이라면 사귀는지 안 사귀는지 각각의 판단에 따라 다르니 한 사람은 사귀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거 저거 다 하는데 반대편에서는 아니라고, 나는 사귀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 그만인 거가 되니까.
그렇죠. 그런데 요즘은 또 책임감 이런거 따지는 거를 싫어하는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처제가 말했다.
그래? 그래도 그건 남자 얘기 아니야?
내가 말했다.
요즘은 여자도 대책 없어요.
처제가 말했다.
왜냐면 남자야... 뭐...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남자가 임신하는 거 아니잖아. 그러니까 그냥 싸지르고 도망가면 여자만 손해니까. 물론 나도 처제랑 나이차이가 얼마 안 나는 건 알지만 요즘은 세대가 하도 빨리 빨리 변하고 그러니까 다른 건가?
내가 물었다.
여자들도 그냥 즐기는 사람들 있어요. 물론 피임같은 것은 꼭 하고요. 뭐 가끔은 임신하고 돈 물어달라고 하는 애들도 있고요.
처제가 말했다. 처제는 이 이야기를 별 이야기가 아닌 것첢 말했다. 조금 취했기 때문일까?
그래? 처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 있어?
내가 물었다.
뭐... 아예 없지는 않죠. 물론 그렇다고 다수가 될만큼 많은 것도 아니지만요.
처제가 말했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더 마셨다. 우리 둘이서 벌써 네병을 비웠을 때다. 소주만 네병에 맥주도 두병이나 비웠으니 나도 거의 한계에 다다른 지경이었다. 하지만 처제 앞에서 취한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으... 취하는 것 같아요.
처제가 말했다.
그래? 취하면 이제 그만 마셔.
내가 말했다.
형부...
처제가 나를 나지막하게 불렀다.
응? 왜?
내가 말했다.
형부 지금 취해서 그러는 거죠?
처제가 말했다.
응? 지금 취한 건 내가 아니라 처제인 것 같은데?
내가 말했다.
흐흐흐흐... 조금 취하면 어때요? 지금 여기는 밖도 아니고 집 안인데...
처제가 말했다.
뭐든 취하면 안 좋은 거야. 위험하잖아.
내가 말했다.
위험해요? 술집에서 술 마시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술 마시고 취하는데 뭐가 위험해요?
처제가 말했다.
이렇게 한번 필름 끊기고 하면 습관이야. 한번 끊긴게 두번은 안 끊기겠어? 여기서야 그나마 덜 위험하지만 밖에서 필름 끊겨봐. 갑자기 눈 떴는데 모텔이고, 모르는 사람이랑 있고 그럴 수도 있잖아.
내가 말했다. 나는 진심이 담겨있는 충고를 했다.
흐흐흐흐... 그럼 안 되긴 안 되겠다. 사실 여기도 위험하지요. 형부도 남자잖아요.
처제가 말했다.
으이구. 내가 남자인 걸 알고는 있어? 그런데 이렇게 취한 거야?
내가 말했다.
형부가 남자인 걸 어떻게 모르겠어요? 저 다 봤어요.
처제가 말했다.
응? 뭘 봤다는 거야?
내가 물었다.
섹스...
처제가 조용히 말했다.
뭐? 뭐라고?
내가 물었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섹스? 섹스라고 말한 건가?
섹스하는 거 다 봤다고요. 언니랑이요...
처제가 말했다. 처제는 내가 잘 못 듣지 않았다는 것을 제대로 확인시켜줬다.
응? 그걸? 그걸 어떻게 봤는데?
내가 물었다.
몇번 봐서... 히히... 어디서 부터 말해줄까?
처제는 취했는지 몸을 좌우로 비틀거리면서 말했다. 어쩌면 지금 나눈 대화는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거니 생각했다. 지금 이 정도로 취했으면 거의... 거의 기억을 못 하겠지? 조금 더 자세히 물어보고 들을 것은 듣고 싶었다.
처음부터... 처음부터 말해봐.
내가 보채듯이 말했다.
흐흐흐흐... 이거 말 해줘야하나? 부끄러운데?
처제는 이미 발그레 달아오른 볼을 더 달아오르게 하며 말했다.
괜찮아. 나도 지금 취해서 내일이면 기억 아무 것도 못 할 거야. 그러니까 말해도 돼.
내가 말했다.
그러니까... 처음에 본 건 동영상!
처제가 말했다. 역시나 처제가 얘기를 꺼낸 건 그것이었다. 내가 아는 범위였다.
응응. 동영상.
내가 말했다.
처음에 본 건 동영상이에요. 어떻게 같이 쓰는 컴퓨터에 그런 동영상을 올려놓을 수 있어요? 물론 조금 숨겨놓는다고 숨겨놓기는 했지만 말이에요. 제목도... 뭐지? 야한 제목이 아니라 이상한 제목이어서 그냥 눌러서 봤던 거 같아요. 형부... 근데 대단하더라. 사실 그 전에도 조금 뭐랄까... 조금 흥미가 있기는 있었거든요. 형부랑 언니랑 방에서 나오는 신음소리가 워낙 대단하고 그랬으니까... 그리고... 이상한 옷도 입히고 말이에요. 처음에는 형부가 변태가 아닐까도 생각했어요. 그런데 뭐... 요즘은 그런 거 많이 하고 그러니까... 히히... 그걸로 처음 본거에요. 형부하고 언니하고 섹스하는 거... 근데 아주 대단하더라고요. 우리 언니도 좀 변태인 것 같고. 이거... 저거... 체위도 다양하고 말이에요.
처제가 말했다. 처제의 입에서는 신음... 변태... 체위와 같은 말이 서슴없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