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4 벗는 처제 =========================================================================
일단 둘째를 낳아요. 그러면 걔의 생각이 바뀔 거에요. 원래 다들 집에서 그렇잖아요. 아이가 싫다고 한다고 무조건 안 낳는 집이 어디 있어요? 낳고... 첫째가 둘째를 잠깐 동안 괴롭힐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잠깐인 거고... 다시 화목하게 살 수도 있죠.
정은이가 말했다. 그럴까? 그럴 수 있을까?
만약에... 그렇게 되지 않으면?
내가 말했다. 이것도 나름대로의 반격이었다.
글쎄요... 그런데 결국 다 그렇게 되지 않나요?
정은이가 말했다. 정은이는 내 반격을 그냥 부드럽게 흘려버렸다. 하지만 정은이의 말이 맞았다. 다들 그렇게 된다.
아! 내가 그건 왜 그런지 알아냈어.
내가 말했다.
그건 왜 그런 건데요?
정은이가 물었다.
그건 이성과의 사랑과는 다른 거야.
내가 말했다.
이성과의 사랑은 어떻고... 아까 그건 어떤 건데요?
정은이가 물었다.
아까 그건 어떻게 떼어낼 수가 없는 거잖아. 첫째와 둘째. 이건 어떻게든 이어져있어. 첫째도 부모와는 부모지간이고, 둘째도 부모하고 부모지간이지. 그리고 그 둘은 형제잖아. 피로 이어진 가족 사이라고. 그렇지만 그냥 연인 사이는 다르잖아. 부부 사이도 그렇고. 그들은 그냥 만나서 결혼을 한거야. 그 전까지는 남남이었고, 법적으로 이어져있는 거지만 남남이라고 해도 뭐라고 할 수없지. 이혼하면 바로 남남이잖아. 물론 이혼을 하면 남남보다도 더한 사이가 되지. 그러니까 피로 맺어진 사이와 부부의 사이에서의 비교는 잘 못 된거 같아.
내가 말했다.
그럼... 우리는 되는 거 아니에요?
정은이가 말했다.
뭐?
내가 놀라 대답했다.
그렇잖아요. 나하고 정연이언니는 자매잖아요. 그러니까 되는 거 아니에요? 언니는 나를 사랑해요. 그러니까 오빠는 우리 둘 다 차지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요...
정은이가 말했다.
아... 그... 그건... 너네 언니가 원치 않을 거야...
내가 대답했다.
저를 좋아하기는 해요?
정은이가 말했다. 사랑하냐고 물어봤으면 대답을 못 했을 수도 있겠지만 좋아하냐고 물었다.
좋아하지...
나는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그럼 그냥 생각하는대로 행동해요. 괜히 이렇게 저렇게 다른 생각하지말고 눈 앞에서 하고 싶은 걸 하라고요.
정은이가 말했다.
너는 아무렇지 않아?
내가 물었다.
뭐가요?
정은이가 다시 물었다.
언니의 남자와 이러는 거...
내가 말했다.
만약에... 만약에 그런 생각을 해요. 반대의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까? 언니가 제 남편을 사랑하게 되는 경우죠... 저는... 솔직히 저는 그렇게 되면 언니가 저한테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 남자가 언니도 좋다고 한다면 말이죠. 그냥 짝사랑인데 그러는 건 좀 아닌 것 같구요. 만약에 그 남자도 언니에게 마음이 있다... 그런데 나도 사랑을 한다... 그런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뭐 그렇게 말이죠. 그럼 저는 고민을 할 거 같아요. 이건 제가 지금 이 상황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저라면 그럴 거 같다는 말이에요. 고민을 하겠죠. 그리고 물어볼 거에요. 나랑 헤어지고 싶냐고.
정은이가 말했다.
물론 대답은 아니지. 너도 사랑하니까.
내가 대답했다.
그러면... 저도 충격을 받았지만... 더 고민을 하겠죠. 진짜 원하는 게 뭐냐고 물을 수도 있구요.
정은이가 말했다.
둘과 다... 부부처럼 되고 싶다면?
내가 말했다.
고민을... 많이 하겠죠. 하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 남자를 놓치고 싶지 않을 거에요. 그래서 저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그 남자가 둘과 같이 살아볼 기회. 물론 질투가 나고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냥 놓치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 것 같아요.
정은이가 말했다.
그러니까... 너는 그렇게 생각을 하는 구나... 그러니까 너는 언니의 남자와 이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네.
내가 말했다.
그럴 수도 있죠. 지금 말했다시피 저는 그걸 인정은 아니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볼테니까요.
정은이가 말했다.
그러면... 우리 한번 해볼까?
내가 말했다.
뭘요?
정은이가 말했다.
말을 하는거야... 정연이에게.
내가 말했다.
언니에게요?
정은이가 놀라며 말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는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한다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놀랄까?
왜? 자신 없어?
내가 물었다.
글쎄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언니니까... 잘 안다고 생각을 해요. 아마... 아마 언니도 어쩌면 저와 같을 수도 있을 수 있는데... 그래도 혹시나...
정은이가 말했다.
역시... 역시 그렇지? 너는 네가 당사자가 아니어서 그래. 그러니까 아까 네가 했던 말은 네 입장에서 구상이 된 거야. 너는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나였으면 그랬을 거다 하지만 직접 닥친 당사자는 그럴 수 없다는 걸 아는 거야.
내가 말했다.
아니에요! 저는 정말 그래요... 제가 집에 가면 말할게요.
정은이가 말했다. 집에 가면 말을 한다라... 이건 조금 갑작스러웠다.
정말?
내가 물었다. 나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너무도 갑자기... 준비도 안 된채로 이렇게 되는 일이다.
일단... 그래도 하나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정은이가 말했다.
응? 뭐? 뭘 확인해야하는데?
내가 물었다.
오빠가 나를 진짜 좋아하는지요...
정은이가 말했다.
그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데?
내가 물었다.
정은이는 내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목욕 가운을 살짝 내렸다. 정은이의 가슴골이 언뜻 보였다. 그리고 정은이의 브래지어가 보였다. 정은이는 저걸 벗으려고 하고 있는 건가?
어? 지금 뭐하는 거야?
내가 물었다.
왜요? 제대로 확인 한번 해봐야죠.
정은이가 말했다.
이걸로 확인이 돼?
내가 물었다.
그럼요. 되고 말고요.
정은이가 말했다.
이걸로 뭐가 확인이 되는 거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내가 말했다.
이걸 한다고 확인이 되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이걸 안 한다고 하면 확인이 되는 거죠.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정은이가 말했다.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