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여사는 너무 기쁘고 황홀해서 최상병의 목을 와락 껴 않고 입술을 더듬었다. 최상병의 두터
운 혀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헉 하는 숨을 터트리며 길게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최상병은
추여사의 허리를 껴 않는 한편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아프지 않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으....음..으...으으음."
추여사가 다시 뜨겁게 안겨 오는 것을 보며 최 상병은 손목시계를 봤다. 집을 나온지 벌써 한
시간이 경과 한 뒤였다. 그렇다면 슬슬 일어나 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
다.
"사....사모님요. 집에 가야 할 시간입니더."
최상병은 두 눈을 감고 뜨겁게 감겨 오는 추여 사를 떠밀었다.
"아.....알았어. 젖 한 번만 빨아 주고 응."
추여사는 상체를 일으키고 자기 젖가슴을 두 손으로 잡아 최상병의 입안에 젖꼭지를 물려주
었다. 최상병은 군소리 없이 그녀의 젖꼭지를 양쪽에 한 번 씩 힘껏 빨아 주었다.
"아! 우리 언제 또 다시 만나게 되지. 응"
추여사는 젖가슴이 최상병의 입안으로 빨려 들 어가는 듯한 쾌감 속에 절망적으로 속삭였다.
집으로 들어가게 되면 언제 또 이런 섹스를 할 지는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김상병이었다면
늘 집에 있기 때문에 생각날 때마다 원할 수 있 었다. 그러나 최상병은 남편과 함께 출근했다가
남편과 함께 퇴근하기 때문에 둘 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그것이 못 견디도록 고통스러
워서 그의 목을 껴 않고 다시 한 번 뒹굴고 싶 었다.
"마! 앞으로는 그런 생각 추호도 하지 마이소. 지도 이 순간부터는 없었던 일로 할낍니더."
최상병도 추여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언제까지나 이렇
게 불륜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다. 오대령의 눈에 띄는 날이면 인생 그 자체가 끝장이기 때
문이다.
"아....안돼, 난 도저히 그럴 수 없어. 난 지 금껏 헛살아 왔단 말야. 그 걸 알으켜 준 사람
이 자기잖어. 자기 같으면 그런 사람을 단 한 번으로 쉽게 잊어 버릴 수 있을 거 같애?"
추여사는 남편과, 사랑하는 딸 수빈이 따위는 이 시간에 안중이 없었다. 오직 군인의 아내로
서 고독하게 살아 왔던 지난날이 못내 후회스럽 고 안타깝기만 했다.
"사모님요, 참말로 그 카면 안求求他 이건 사 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불륜 인기라 예. 이번
에사 우째 눈이 맞어서 한 번 몸을 섞었다 카지 만 꼬리가 길면 반드시 밟히는 법입니더."
"아....알았어. 그럼 한 번만 더 키스 해줘 응."
추여사는 그때서야 어느 정도 제 정신이 돌아 온 것처럼 대답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최상
병이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가지 않는 이상 또 기 회는 오겠지 라는 것으로 의안을 가졌다.
그들은 교대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한 명씩 오분 간격의 시간을 두고 여관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치킨 센터에 들려서 치킨 두 마리를 사 가지고 집으로 왔다. 시계를 보니 열 한시 삼십
분이었다.
"봐, 내 말대로 김상병 아직 안 내려 왔잖어."
추여사는 가쁜 숨을 고르며 최상병에게 말했 다. 최상병이 지금쯤 김상병이 내려왔는지도 모
른다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탓에 거의 뛰는 걸음 으로 왔기 때문이다.
"휴, 카지만 유비무환이라 안 했습니꺼. 사모 님 그만 주무시소. 지도 들어가 자야 겠습니
더."
최상병은 비로소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껌벅 거리는 눈으로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바라
보던 시선을 추여사에게 돌렸다.
"이 치킨 안 먹고 잘 꺼야?"
"그건 이층에 같다 줄 까예, 김상병 그 노마 수빈이 공부 갈 키느라고 배가 출출할 낀 데
예."
"두 마리씩이나?"
추여사는 가능하면 남편이 집에 들어오는 시간 까지 최상병과 같이 있고 싶었다. 최상병이 한
마리만 사자고 하는 걸 우겨서 두 마리를 산 것 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 카면 한 마리는 사모님하고 대장님이 잡수 시면 안求毆ㅃ"
"대장님은 기름에 튀긴 음식 안 먹는 다는 거 자기도 알고......"
"쉿! 자기 가 뭡니꺼. 와따, 사람 미치고 팔딱 뛸뻔 했다 안합니꺼. 이 자리에 사람들이 없어
서 천만 다행이지 간 떨어질뻔 했습더. 제발 자 기란 말 좀 쓰지 마시소."
최상병은 잽싸게 추여사의 입을 틀어막으며 이 층 동정을 살폈다. 순간적인 일이지만 등에 식
은땀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알았어. 그러니까 이 한 마리는 우리 둘이 먹 자. 자기도..... 어머 내 정신 좀 봐. 최상병도
촐촐할 꺼 잖어. 나 솔직히 지금 배가 많이 고 프단 말야."
추여사는 저녁 식사 이후에는 과일을 제외한 음식은 절대 먹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상
병을 단 한시간이라도 붙들어 두려면 먹는 수밖 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
숨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오늘 저녁을 먹기 전 까지만 해도 하인처럼 부려먹던 최상병을 오히
려 상전 대하듯 대하고 있다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것은 감당할 수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하루에 몇 번씩이나 오르가즘을 안겨 주었
던 감동적인 섹스를 계속 이어나가려 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 다.
추여사는 은근한 눈빛으로 최상병을 바라보면 서 가볍게 한숨을 내 쉬었다. 여관에서는 탈진
상태에 이르러서 더 이상 섹스를 했다가는 병 이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에 들
어 와서 아무도 없는 거실에 둘이 서 있게 되면 서 다시 몸이 뜨거워 지고 있었다.
"아......알겠습니다. 그 카면 한 마리는 제가 이층에 올려다 주겠심더."
최상병은 그때서야 자신의 배도 홀쭉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이렇게 땀을 뺐더라면 빵이
라도 사다 먹어야 잠을 잘 수 있는 그 였다. 그 러나 오늘은 하늘같은 연대장님의 사모님과 섹
스를 했다는 죄의식 때문에 허기증 마저 잃어버 리고 있었다.
] "아냐, 내가 같다 주고 올 테니까, 자기...... 아차 나 정말 말조심해야 겠어. 최상병 우선 주
방으로 가."
추여사는 최상병의 심벌이 거대한 심벌을 생각 하고 있느라, 자신도 모르게 자기라는 말을 무
심코 내 뱉고 이내 가볍게 수정을 했다. 그러나 최상병은 그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는
듯한 긴장 때문에 식은땀이 흐를 지경이었다.
그 시간에 이층에 있는 김상병은 어느 정도 감 정을 갈아 앉힌 상태 였다. 삼십 분 후면 과외
를 끝낼 것을 염두에 두고 수빈이의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는 치밀성까지 보여 주었다.
그러나 수빈이는 그렇지가 않았다. 책상 앞에 펼쳐진 책이, 말 그대로 검은 것은 글씨요, 흰
것은 종이였다. 김상병이 묻는 대로 건성으로 응, 네, 알았어. 알았어요. 등 혀 굴러가는 대
로 대답을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자, 이 번 문제 풀어 봐. P, B, C 를 집합이 라고 할 때, 다음 중 옳지 않는 것은 몇 번이
지?"
"이 번."
수빈이는 김상병의 질문에 대답을 하려고 샤프 로 문제를 집어 나갔다. 그러다 정답이 이 번
인 것 같아 짤막하게 대답하고 나는 순간 다시 모든 글자들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을 느꼈다.
"사람 미치겠군. 이게 어떻게 이 번이냐 삼 번 이지, 자 내가 다시 한 번 문제를 풀어 줄 테니
까 이번에는 똑똑히 들어 둬. 알았지?"
"응."
수빈이는 또 건성으로 대답하고 김상병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김상병이 연습장 한 장을 넘기
고 샤프론 같다 댔다. 그러나 수빈이 눈에는 글 씨는 보이지 않고 샤프를 쥐고 있는 손가락에만
신경이 써졌다. 자신의 허벅지를 문지르고 젖무 덤이 있는 옆구리며, 아랫배를 문지르던 손이기
때문이다.
"휴.....안되겠군."
김상병은 시계를 봤다. 열 두 시가 되려면 아 직 이십 분이 남아 있었다. 그 안에까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수빈이를 어제처럼 정상으로 돌 려놔야 했다. 행여 과외가 끝난 다음에 추여사
가 잠자리를 돌보러 들어올 지도 모르기 때문이 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리라는 것도 알고 있
었다. 하루 저녁에 십 육년 동안 고이 간직해 온 내밀스러운 육체를 남자의 손에 내 맡겼는
가 하면, 처음으로 심벌을 만져 봤던 충격을 쉽 게 갈아 앉히지는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수빈아, 수빈이가 자꾸 이러면 이 오빠가 얼 마나 곤란해진다는 거 잘 알고 있지?"
"네."
"대답 만 네네. 응응 하지 말고 나도 좀 생각 을 해 줘야지,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어. 수빈
이가 이런 모습으로 있는 걸 어머니가 보면 날 의심 할 꺼라고 말야."
"그....그 점은 걱정하지 마, 엄마 한태는 눈 꼽만큼도 내색을 안 할 테니까......나 는 뭐,
괜찮은 줄 아나......"
"그걸 알았다면 어서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해 야 할꺼 아냐. 그런데 넌 자꾸 왜?......"
김상병은 말을 이어 나갈 수가 없었다. 수빈이 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원인 제공자는 자신이지
만, 차단을 시키지 못한 책임이 더 크기 때문이 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 만 보낼 수 없었다. 어
떠한 방법으로든 설득을 해서 분위기를 평상시 대로 돌려 놔야 했다. 다시 부드럽게 설득을 하
기 위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고 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네!"
김상병은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서며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대답을 했다. 심장이 얼어붙
는 듯한 긴장을 억누르며 문을 열어 주는 손이 후두득 떨렸다.
"호호호, 왜 이렇게 깜짝 놀라. 나야 밤늦게 까지 지도 해 주느라고 수고 많구먼, 자 이것
좀 먹고 오늘은 그만 쉬지 그래."
추여사는 김상병의 얼굴이 굳어져 있다는 것을 볼 겨를도 없었다. 어서 치킨을 건네주고 최상
병이 기다리고 있을 주방으로 내려가 봐야 하기 때문이다.
"어머, 이거 치킨 이잖어. 이왕이면 피자를 사 오지 그랬어요.내가 피자 좋아하는 거 잘 알면
서두. 하지만 맛있게 먹을께요."
김상병은 또 한 번 놀랐다. 여자는 요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추여사가 들어 오기 전 까지만 해도 넋이 빠진 몸짓으로 쌔근쌔근 더운 숨만 내쉬고 있던 수빈
이의 목소리가 평소 보다 백배나 더 명랑해 져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 엄마가 그걸 깜박 했구나. 하지만 아직 따뜻하니까 이것도 맛있을 꺼야. 그리고 몸은
좀 어떠니?, 지금 보니까 괜찮아 진 것 같구 나?"
"응. 공불 했더니 두통이 씻은 듯이 사라졌어. 아빠는 들어오셨어?"
"응. 아빠 사단장님 댁에서 회식이 있으시대. 그래서 한 시나 되야 집에 도착하실 수 있다고
전화가 왔어."
최여사는 남편의 귀가 시간을 생각하는 순간 어서 최상병이 기다리고 있는 주방으로 가 봐야
겠다고 생각 했다.
"그럼 나도 한 시 까지 공부 할래."
수빈이는 말을 해 놓고도 왜 그렇게 말을 했는 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막연히 시간을 벌
어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