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22화 : 술에 떡이 된 그녀를 여관으로 (1)♠♠
밖은 햇볕이 쨍쨍 내려 쬐고 있는 저녁나절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그녀를 끌고 가는 최상
병을, 정확히 표현하자면 젖은 빨래처럼 축 늘 어진 그녀를 부축해서 가는 최상병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각양각색이었다.
저 군바리 새끼 대낮부터 횡재했군.
아직도 저런 수법을 쓰는 놈이 있나...어어어 저 여자 안경 떨어지겠어.
어머머, 저 군인 아저씨 좀 봐.지금 영화 찍고 있어.
시팔- 언놈은 대 낮부터 십탕이고, 난 닭털이나 뽑고 있고.
시장 골목의 수많은 눈초리들이 그냥 지나치지 는 않고 걸음을 멈추었다. 일단 고개를 뒤로 쭉
빼고 부러움과, 질투와, 격멸이 뒤섞인 말을 한 마디 씩 던졌다.
최상병은 그 때 마다 볼 테면 봐라, 내가 이 가스나를 먹을라꼬 술 먹인게 아이고, 내가 술
먹고 싶어서 술 먹고. 이 가스나도 술 먹기 위 해 마신거데이. 우린 거저 술을 먹었을 뿐 순수
한 친구 사이 다 이 말이다. 라고 헷갈리는 말을 중얼거리며 여관 앞으로 갔다.
지랄 맞은 여관은 아래층에 있지 않고 꼭 이층 이상 자리에 터를 잡는다. 최상병은 그 덕분 등
짝에 진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눈 썹에서도 땀이 줄줄 떨어졌다.
"옷이나 벗고 자빠져 자거래이 이 가스나야."
최상병은 희숙이와 섹스를 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아무리 굶었다 치지만 희숙이의
이미지는 아니올시다 였기 때문이다. 그는 침대 위에 큰 대자로 누운 희숙이의 얼굴을 자세히
뜯어보았다.
안경을 쓴 여자 였다. 키가 적당한 만큼, 얼굴 도 적당히 생긴 여자 였다. 혼자서 생각 없이
종로를 걷다 보면, 가을날 자작나무 숲에서 수 없이 어깨를 스쳐 가는 나뭇가지처럼 쉽게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얼굴을 소유하고 있는 여자 였다. 한마디로 이상적인 여인상은 아니었다. 괜
히 잘못 건드렸다가 발목 잡힐 우려성이 다분히 있는 여자이기도 했다.
오일병 이노마 자식, 낼 어떡케 생각하고 있길래. 이런 문디이 같은 가스나를 소개 해 줬
노.......
최상병은 그녀가 가능한 빨리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옷을 벗겨 버리기로 생각했다. 먼저
반소매 티셔츠를 벗겼다. 어깨를 일으켜 세우고 티셔츠를 쭉 비껴 내자 눈처럼 흰색의 브래지어
가 나타났다. 침을 꼴딱 삼키고 나서 브래지어 까지 벗겨 버렸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담한
가슴이었다. 젖가슴 둘레 애 브래지어 자국이 있는 걸로 봐서 그녀 자신은 젖가슴이 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어쭈구리. 젖꼭지가 바짝 일어선데이.......
젖가슴을 슬쩍 움켜쥐었다가 젖꼭지를 만지는 순간 딱딱해 지는 감촉을 느꼈다. 순간 심벌이
우뚝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술에 곯아 떨어진 여자를 어찌 해 보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니, 오늘 용꿈 꾼 줄 알거래이.세상에 내 같은 남자가 어딨노.
어깨를 내려놓고 침대 끝으로 갔다. 바지의 단추를 푸르고 지퍼를 쭉 내렸다. 푸른색 팬티가
살포시 드러나는 게 보였다. 엉덩이를 치켜올리고 다른 손으로는 바지를 벗겼다. 그때까지 희
숙이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꿈속에서는 목욕하기 위해 옷을 벗는 꿈을 꿀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바지를 발목 밖까지 벗겨 냈다.
휴! 이기 무슨 고생이고.......
푸른색 삼각팬티만 걸치고 자고 있는 희숙이의 몸매는 얼굴과 다르게 제법 균형을 유지하고 있
었다. 무엇 보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삼각팬티의 가운데 부분이었다. 계란 반쪽을 팬티 속
에 넣어 놓은 것처럼 불룩하게 솟아 오른 부분이 침을 꼴딱 삼키게 했다. 팬티 가랑이 사이로
는 거뭇한 음모 몇 가닥이 삐쳐 나와 있는 게 뇌살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라꼬, 홀딱 삐기 버리는데 났겠제!
우뚝 선 심벌이 밥 달라고 아우성 치는 것을 참으며 팬티까지 벗겨 버렸다. 팬티는 바지 보
다 훨씬 벗기기가 쉬웠다. 재질이 면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그녀가 다리 한쪽을 들어주었기 때
문이었다. 삽시간에 알몸이 된 희숙이의 이마에 땀이 맺히는 것을 보고 선풍기를 틀어 주었다.
질식사를 방지하기 위해 미풍으로 틀어 주는 것을 잊지 않은 체 였다.
인간이라는 건 간사하다. 고로 최상병도 간사 하고 양면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었다. 최상병
은 순수하게 그녀를 위해서 옷을 벗겼는데 거뭇한 음모며, 사발을 엎어놓은 듯한 젖가슴, 잘록
한 허리, 둥그스름한 엉덩이를 보는 순간 생각이 슬며시 바뀌었다. 이런 경우를 두고 화장실
갈 때 생각 다르고, 갔다 올 때 생각이 다르다고 말하긴 하지만. 희숙이의 몸매는 적당하게
생긴 얼굴과 다르게 한마디로 압축해서 표현한다면 기똥찼다.
이 가스나 아직 남자 모르겠제?
슬그머니 그녀의 꽃잎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보았다. 습기에 찬 것처럼 촉촉하고 매끄러
운 감촉이 전해져 오는 순간 희숙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꿈틀거렸다.이크! 버어진이 분명했다.
최상병은 얼른 손을 뺐다.
최상병은 축축해진 손가락을 문지르며 소파에 앉았다.더웠다. 희숙이에게 고정시켜 놓은 선풍
기를 회전으로 만들어 놓고 텔레비전을 틀었다.
어? 와! 하필이면 이 상황에서 저런걸 틀어 놓 을게 뭐꼬?
화면 가득히 끈끈한 정액이 헤엄을 치고 다니 는 장면이 펼쳐졌다. 최상병은 더 이상 참지 못
하고 밖으로 나갔다. 여관비를 지불 해 놓았으 니까 술이 깨어나면 희숙인지 말숙인지 하는 그
녀는 집으로 돌아가겠지 하는 생각에서 였다.
밖에 나가서 이왕 마시기 시작한 술, 땅거미가 질 때까지 마시고 난 후 였다. 최상병은 또 다
시 화장실에 갈 일이 생겼다. 바꿔 말한다면 마 음이 또 한번 바뀌었다는 것이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여관으로 갔다.
"그 여자 나갔습니꺼?"
"아뇨."
최상병은 짤막하게 내 뱉는 조바의 말과 함께 키를 받아 들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희숙이는
여전히 큰 대(大)자로 누워 편안하게 자고 있었 다.
뉘 집 딸 안지 모르지만 속 편해서 좋겠데이.....
최상병은 술을 마시는데 있어서 속도 전에는 강하지만 장기전에는 약하다. 솔직히 말해서 여
관에 다시 들어갈 때는 어찌 한번 해 볼까 하고 들어갔었는데 술을 너무 마신 탓인지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져 버렸다.
에라! 내사 모르겠다. 잠이나 퍼 질러 자자.
최상병은 알몸의 희숙이를 쓰다듬어도 술 탓에 심벌이 일어설 기색이 보이지 않자 소파에 누워
잠이 들어 버렸다. 얼마나 잤을까 희숙이가 일어나는 인기척을 느끼고 눈을 떴다.
"어마낫!"
희숙이의 비명 소리는 삼단계로 이어 졌다. 처음에는 눈을 슬며시 뜨더니 최상병을 쳐다보았
다. 그리고 부끄럽다는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 일단계다. 이 단계는 왠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고개를 치켜들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입이 턱 벌어지는 순간이었다.삼 단계는 시
선이 가슴과 가슴을 조준쇠로 하여 시커먼 숲이 내려다 봤을 때 였다.
"꺅!"
희숙이는 비명 소리와 함께 각개 전투를 하는 병사처럼 날렵하게 몸을 굴려 침대 시트 속으로
들어갔다.
"와카요. 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말고 한븐 만져 보이소.. 멀쩡할 낍니더."
최상병은 마른침을 삼키며 서술어를 빼고 결론 만 말하며 일어섰다.
"저.....정말요?"
"부모가 술 못 마셔서 원수 진 일 있습니꺼? 마실 줄도 모르는 술을 와, 그렇게 많이....."
"죄.....죄송해요."
희숙이는 빨개진 얼굴로 더듬거리면서 손은 슬 그머니 아래로 뻗어 꽃잎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최상병을 미치게 만들었다. 마치 시트 속에서 자위 행위를 하는 모습처럼 보여서
였다.
"구멍 난 거 아니지예?"
"네?"
희숙이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얼굴로 반문했다.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하고 지금 하고 변한게 있는가 물었습니더?"
"아뇨......."
희숙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손은 꽃잎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거울 같다 줄까 예?"
최상병은 슬그머니 화가 났다. 그녀를 부축하고 여관까지 올 때 수만 마리의 벌 때처럼 와
닿던 뭇 사람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지켜 주었는데 낼 못 믿겠노 하는 생각에서 였
다.
"죄송해요. 솔직히 전 아침의 상태가 어땠는 줄 모르거든요....."
희숙이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제기랄 그 카면 내는 알고 있었단 말이가?
최상병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하지 못하고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 나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생각해 보니 아침마다 자기 꽃잎의 상태를 확인하고 외출 할 여자는 없을 것 같기
도 했다.
두어 시간 잠자고 났던 탓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술이 깨어 있는 상태라 그런지 목구멍이
간질간질 했다. 수화기를 들어 소주 한 병과 오 징어 한 마리를 시켰다. 사실은 쥐포를 시키고
싶었지만 약간은 미안해서 오징어를 시킨 거였 다. 조금 후에 쥐포 크기의 오징어가 쟁반에 얌
전히 놓여 들어 왔다. 제기랄 소리가 절로 나왔 으나 소주는 냉장이 잘 되어 있었다. 손바닥에
와 닿는 감촉이 서늘할 정도였다.
"술 한잔 만 주시겠어요. 맑은 정신에는 여길 못나겠어요?"
희숙이가 침대 시트 속에서 여전히 무언가를 확인하며 말했다. 이런 경우를 두고 갈수록 태
산이라고 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어차피 한 잔 정도는 줄 생각이었으므로 군소리 없이
물 컵에 한 잔을 따라 주었다.
"저 처음 이예요. 한 번도 남자 앞에서 옷을 벗어 본 적이 없어요."
희숙이가 술기운이 도는지 알딸딸 표정으로 입 을 열었다.
"그케서 인제 한을 풀자는 겁니꺼? 아니믄 내 는 남자로 안 보인다는 겁니꺼? 싸게 옷 입고
나갈 생각은 안하고 인제 손가락으로 뭐 하는 겁니꺼?"
"왜 절 그냥 뒀어요?"
이건 또 무슨 귀신 씬나락 까먹는 소리 노. 그 냥 두지 않으면 두루치기라도 해 먹으란 말인
가, 아니믄...에라! 그 생각은 그만 두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