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7 5. 오빠를 생각하는 여동생. =========================================================================
수능이 끝나고 나는 평소와 달리 늦은 시간 학교를 향한다.
교복을 입은 상태였지만 가방을 매지 않았다.
수능을 끝내서 학교에서는 제대로된 수업을 하지 않으니 가방을 들고갈 이유가 없다.
뭐 당연하다. 고등학교는 수능을 보기 위해 존재하니까.
수능이 끝나고 며칠 동안 그런 일상이었다.
수능이 끝나니 진짜 편하구나.
완전히 자유가 된거 같아.
하긴 수능이라는 속박에서 해방되었으니까.
이제 나는 하고 싶은걸 마음 껏 할수 있다.
"여. 유진. 좋은 아침."
학교에 거의 다오자 손에 축구공이 든 가방을 든 동근이가 손을 흔들며 나에게 다가왔다.
오늘도 학교에서 다른반 애들이랑 축구를 하려는거 같아 보였다.
저 놈의 축구 바보는. 그렇게 축구가 좋으면 축구 선수라도 하지.
나와 동근이는 같이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을 하니 완전히 업된 반 애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 진아. 어서와."
반에 들어가자 지혜가 나를 받아 준다.
나는 지혜에게 다가갔고 인사를 한다.
"좋은 아침 지혜야."
"응. 진아."
환하게 웃는 지혜.
역시 예쁘다. 정말 좋구나. 이게 좋은거지. 암. 좋고 말고.
"저기 지혜야.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응? 주말에?"
내가 묻자 생각에 잠시는 지혜.
그러더니 뭔가 일이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지혜.
"저기.. 진아. 미안해. 이번 주말에 가족들이랑... 일이 있어서."
"아, 응. 그래. 그렇구나."
지혜의 말에 나는 조금 시무룩 했다.
모처럼 수능도 끝났고 주말에 지혜랑 데이트라도 하려고 했는데.
이제 수능도 끝났겠다.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마음대로 만날수 있는데...
흑 슬프다. 뭐 가족들이랑 만나니 어쩔수 없나.
"아, 그러고보니. 동근아. 선생님이 너 오면 잠깐 교무실에 오라던데?"
"응? 나?"
그러던중 지혜는 동근이를 불렀다.
동근이는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설마 어제 그거 때문에?"
"어제?"
뭔가 짐작이 가 보이는 동근이.
어제 너 뭔일 저질렀냐?
뭔지 몰라도 너 적당히 해라. 너 선생님들에게 많이 찍혔잖아.
무엇보다 너 수능도...
"나는 잘 모르지만 오라고 했어."
"아, 응. 알았어."
동근이는 고개를 푹 숙이며 밖으로 나간다.
아주 힘이 없어진 동근이.
"진아. 미안. 잠깐 나 동근이랑 같이 교무실에 갈게."
"응? 지혜 너도?"
지혜도 간다니 조금 놀랐다.
아니 지혜 너는 왜?
내가 의문을 가지자 지혜는 조심히 말한다.
"그게. 선생님에게 볼일이 조금 있어서. 수능일로."
"아, 응. 그렇구나."
수능을 대비해 뭔가 준비를 많이 하는 지혜.
하긴 조금이라도 준비를 해야지.
"그리고 저렇게 동근이가 힘없어 보이는데 같이 가주는게 좋잖아."
동근이를 생각해 도와주려는 지혜.
역시나 지혜. 마음이 착하구나.
이런 착한 여자가 나의 여친이라니. 난 정말 행복하다.
그렇게 동근이랑 같이 교무실로 향한다.
그리고 동근이를 위로해주며 교무실로 가는 지혜.
그런데 요즘 저 두사람 무너가 모르게 친해 진거 같단 말이야.
뭐 예전부터 알고 지냈으니...
그래도 지혜가 요즘 나랑 잘 어울려주지 않고...
"내가 무슨 생각 하는 거야!"
나도 모르게 이상한 생각을 했고 머리를 흔들며 그걸 떨쳐버린다.
내가 질투를 하는것도 아니고!
나는 일단 수능 성적표가 나올때 까지 뭐하면서 즐길까 생각을 한다.
특히 지혜랑 잘 지낼 생각으로.
그래. 내가 더 잘하면 된다.
내가 잘하면 되니 문제 없다.
.
"다녀 왔습니다."
학교가 일찍 끝나고 나는 집에 들어왔다.
뭐 정확히는 점심도 먹지 않고 학교가 끝났다.
집에 들어오니 아무도 없었다.
뭐 당연한가. 지금은 예은이도 수정이도 학교에 가 있으니.
그래도 엄마가 없다니.
엄마도 외출인가?
"아함~~ 잠깐 한숨 잘까?"
할일도 없었고 낮잠이라 도 잘까 했다.
수능이 끝나니 잠이 많아 졌다.
고등학교 동안 제대로 못 자서 인지 잠이 많아 졌다.
간단히 씻고 내 방으로 들어갔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수능이 끝나니 진짜 뭔가 멍하다.
수능 끝나면 지혜랑 같이 있을 시간이 늘어날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네.
빨리 지혜랑 제대로 된 데이트 하고 싶다.
특히 키스...도.
"아. 부끄럽네. 그냥 자자!"
순간 부끄러워 졌고 그냥 잠을 청한다.
키스라... 하고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할수는 있을까.
천장을 보며 지혜와의 미래를 생각하니 조금씩 눈을 감으며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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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야(간)자(율)를 하자 않고 집에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아무도 없었다.
일단 나는 방에 들어가 가방을 놓았다.
정말 아무도 없는지 확인 한다.
"...오빠 없나?"
오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수능이 끝나 오전만 하고 끝났을 텐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빠 방에 들어간다.
들어가보니...
"아, 오빠다."
오빠가 있었다.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들어 있다. 자고 있었구나.
잠들어 있는 오빠를 보니 왠지 모르게 기뻤다.
나는 오빠 옆으로 갔고 오빠의 자는 모습을 보았다.
자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았다.
"자는 오빠. 너무 귀엽다♥"
자는 오빠를 혼자서 독차지 하며 보니 너무 좋았다.
수능 때문에 고생한 오빠.
자는 오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오빠의 뺨과 목에 키스를 한다.
"오빠. 수고했어. 그리고 미안해."
자는 오빠를 보며 사과를 한다.
이제 곧 오빠는 엄청난 고통으로 힘들어 할거다.
그걸 생각하니 내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는건 보기 싫었지만 지금은 어쩔수 없다.
"미안해 오빠. 정말 미안해. 하지만 이해해줘. 다 오빠를 위해서야. 이해해줘. 나랑 오빠의 미래를 위해서야."
자는 오빠에게 그렇게 말을 했고 나는 오빠를 살며시 안았다.
오빠를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한다.
사랑하니까. 세상에서 오빠를 가장 사랑하니까.
"오빠. 사랑해. 이건 진심이야."
그렇게 말을 했고 오빠의 입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지금은 버텨야 한다. 나와 오빠의 미래를 위해서도. 모두가 행복해지는 미래를 위해.
어플을 이용해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 것이다.
오빠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오빠를 사랑할수 있는 미래를.
그 아픔 내가 다 받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