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1 6. 여동생의 계획 =========================================================================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몸이 다 나았고 학교로 등교를 한다.
나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이제 피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제 지혜와는 그저 남이며 그냥 친구라는 것을.
“그래. 그냥 친구로 지내면 되는 거잖아.”
그냥 친구로 지내면 된다.
그래. 그러면 되는 것이다. 친구로서 지혜가 나보다 더 좋은 남자 만나서 잘 되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학교에 도착을 했다.
학교에 오니 나와 같은 3학년은 거의 없었다.
하긴 3학년 중에 수능을 끝내 학교를 안오는 애들이 있을테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나는 교실로 올라갔다.
교실로 올라가고 내 반에 들어가는데...
“...저기 동근아. 진이 괜찮을까? 학교 안나온지 꽤 지났잖아.”
“괜찮겠지. 걔 보기와는 다르게 건강하니까.”
“그래도...”
그때 계단 위에서 들려온 두 남녀의 목소리.
익숙한 목소리였다.
여자는 분명 지혜의 목소리였고 남자는...
“서,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는 바로 위로 올라갔다.
위로 올라가니 지혜가 내가 아는 남자와 사이좋게 서 있었다.
바로...
“김...동근?”
동근이었다.
내 악우인 동근이가 지혜와 사이좋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사귀는 여인들처럼 보이는데...
서, 설마... 설마? 말도 안돼. 하필... 하필이면...
“지, 진아?”
“유, 유진?”
나를 본 지혜와 동근이는 놀라며 나를 보았다.
마치 보면 안되는 것을 들킨 것 처럼.
그걸 본 나는 멍하니 보며 차갑게 말을 한다.
“...너희들 뭐야. 꽤 사이 좋네?”
“아, 응. 그래. 저기 진아. 몸은 이제 괜찮아? 이제 안 아파?”
“지혜 네가 왜 날 걱정해 주는 거야. 이제 우리 사이 아무것도 아니잖아.”
나는 심술굳게 말을 했다.
그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그만...
나의 말에 동근이가 당황해 하며 입을 연다.
“...유 유진아. 그게. 말이지. 이건 뭐랄까. 그게...”
“...지혜야 네가 말한 좋아하는 남자가 동근이야?”
“......”
내 말에 지혜는 대답을 하지 않고 침묵을 했다.
침묵이라는 건. 긍정으로 봐야 하나.
“...그렇구나. 동근이랑... 동근이 너랑 지혜가...”
“유진아. 그게...”
“닥쳐!”
퍽.
나는 그대로 나에게 다가오는 동근이에게 주먹을 날려 얼굴을 때렸다.
내 일격에 뒤로 쓰러지는 동근이.
“도, 동근아!”
동근이를 본 지혜는 동근이에게 가서 그를 안는다.
그를 먼저 걱정해주는 지혜.
역시나. 확실했다. 지혜가 좋아하게 되었다는 남자가 다름 아닌... 다름 아닌. 동근이었다.
설마 가장 친한 친구가. 친구나. 지혜를...
이런 배신감은 처음이었다.
그냥 받아들이려 했지만 도저히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이건... 이건...
“동근아. 때린건 미안하지만 도저히 한 대 때리지 않으면 나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서 말이지. 이해해 달라고는 안할게.”
“...알고 있어. 나도 너에게 미안한게 있으니까.”
“미안하다고? 그거 진심이야?”
“...”
“진심이냐고!”
내 말에 대답이 없는 동근이.
너도... 정말...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역시 넌...
“지, 진아. 동근이에게 너무 그러지마. 잘못을 따지자면 내가...”
“지혜 너도 친하다는 듯이 나를 쉽게 부르지마.”
“지, 진아...”
지혜에게 까지 심하게 말을 했다.
도저히 내 속이 내 속 같지가 않았다.
그저... 지혜와는 이제 친구로서 지내고 동근이와 같이 얼마 없는 학창 생활을 즐겁게 보내려 했는데... 그런데... 그런데...
“...미안하지만 난 집에 간다.”
“자. 잠깐. 진아. 이제 학교 왔는데...”
“지금 기분으로는 도저히 학교에 못 있겠어. 선생님에게는 내가 가는 길에 말할테니까. 그럼.”
그렇게 내 할말만 하고 난 다시 집으로 향한다.
모처럼 학교에 왔는데. 이게 뭐냐고 더 기분만 상했잖아.
왜... 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젠장!”
쿵.
그대로 나는 벽을 맨 주먹으로 쳤다.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오빠?”
그때 나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을 보니 수정이가 있었다.
“수, 수정아?”
“오빠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나를 걱정해주며 나에게 와준 수정이.
수정이를 보자 뭔가 모르게 안심이 된달까. 조금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일단 수정이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웃으며 말을 한다.
“아냐. 수정아. 별거 아니야.”
“그래? 그런데 오빠. 교실로 안가고 여긴 왜?”
“그게... 그냥 집에 가려고.”
“왜? 겨우 몸 다 나았는데. 설마 또 아픈거야?”
“아냐. 아냐. 그냥. 갑자기 학교에 있고 싶지 않아서.”
“아, 응... 그래.”
내 말에 수정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를 보았다.
“그럼 난 먼저 갈테니까. 넌... 수업 받아.”
“아, 응. 알았어. 오빠. 조심히 가...”
나는 수정이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간다.
정말 나 자신이 한심하다. 정말... 왜 이러는지.
그런데 왜 수정이와 있으면 뭔가 모르게 좋은거지? 마음이 편하다는 느낌이 난다.
아까 있었던 더러운 기분이 싹 사라지는 기분이...
●●●
“...오빠 가 버렸네.”
오빠는 쓸쓸히 집으로 가버렸다.
오빠의 모습을 본 나는 무슨 일인지 이미 파악을 했다.
분명 박지혜와 김동근이 같이 있는 것을 보고 그런거 겠지.
그 두 사람이 같이 있는 것을 본 오빠는 큰 배신감을 느껴겠지.
사귀었던 여자가 가장 친한 친구에게 마음을 줬으니까.
분명 엄청 힘들 것이다.
“불쌍할 오빠. 걱정마. 이제 그 아픔 수정이가 치료해 줄테니까.”
이제 오빠 곁에는 내가 있어 줄 것이다.
힘들때나 기쁠때나 언제나 내가. 그렇게 되면 오빠는...
“그리고 슬슬 2단계로 올라가야 겠네.”
나는 수첩을 꺼내었다.
수첩에는 [나와 오빠의 사랑스러운 미래를 위한 준비 수첩]이라고 적혀 있었다.
페이지를 펴니 무언가 숫자대로 적혀 있었고 1은 붉은 펜으로 그어져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2를 긋는다.
“[2. 오빠의 마음 치료해주기.].”
선을 긋고 나는 이제 그걸 실행하려 한다.
이번 주말. 2단계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잘만 하면 3단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