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2 6. 여동생의 계획 =========================================================================
며칠이 지났다.
나는 학교에는 가지만 최대한 지혜와 동근이를 피하고 있었고 학교도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도저히 둘을 만날 자신이 없었다.
“아들. 어서와~ 피곤하지?”
집에 들어오자 엄마는 나를 환하게 웃으며 반겨준다.
엄마의 미소의 뒤에는 뭔가 있어 보였다.
뭐 당연하지. 오늘은 그게 나온 날이니까.
“자, 여기.”
나는 엄마에게 봉투를 하나 건내줬다.
그걸 받은 엄마는 바로 봉투를 열어 안을 보았다.
그건 바로 수능 성적표였다.
오늘 성적표가 나오는 날이었고 그걸 알고 웃는 엄마.
그런데 아들 성적 나왔다는데 왜 이리 기분 좋은 건지.
“실은 엄마 오늘 꿈자리가 좋았거든.”
“안물어 봤어.”
“그래? 아들 얼굴에 왜 그리 기분 좋으지 물어서. 우후후.”
잘도 아들의 얼굴을 알아보는 엄마.
나는 한숨을 쉬었고 엄마는 바로 성적표를 보시는데...
“어머? 아들 성적표 잘못 들고 온거 아니니?”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야?”
“그렇지만 아들 성적이 이렇게 좋을 리가 없잖니. 왜 다른 사람 성적표에 아들 이름이?”
“내 성적표 맞아!”
자기 아들의 성적표인데 믿지 못하는 엄마.
뭐 믿지 못할 만도 하다.
수능 성적이 워낙 잘 나왔다.
국어 2등급. 수학 1등급. 영어 2등급. 물리 1등급. 화학 1등급. 생물 2등급. 지구과학 1등급이었다.
솔직히 내가 봐도 성적이 너무 잘 나왔다.
평소 모의고사 평균이 3등급이었는데 이번에는 1등급이 4개에 2등급이 3개이니. 내가 봐도 성적이 엄정 잘 나왔다.
“...진짜 대박이네. 어쩐지 꿈 자리고 좋다 했어.”
“네에~”
“그래서 아들 가고 싶은 대학 정했니?”
나를 보며 능글능글 하게 웃고 묻는 엄마.
가고 싶은 대학이라... 글쎄. 예전 같으면 지혜와 같은 in 서울의 대학을 다니겠지만 지금은...
“글쎄요. 아직 생각 안해서.”
“빨리 정해야지. 안그러면 시기 놓쳐서 기껏 받은 이 성적도 물거품이 된다고.”
“알고 있어요.”
나는 엄마와 이야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아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대학이라. 확실히 정하기는 해야 한다. 나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래도 갑자기 하고 싶은 일이라던가 삶에 의욕이 없는데...”
지금 인생에 대해 뭔가 의욕이 없었다.
뭘 위해 나는 살아가면 되는 걸까 하고...
“대학이라. 일단 하고 싶은 과라도 정할까나.”
적당한 과를 고르면 그 과가 있는 대학을 고르면 되겠지 하고 생각을 한다.
일단 나는 이과니까 이과쪽 전공을 선택해야겠는데...
뭘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내일 선생님에게 물어보자.”
모든 것이 귀찮았고 내일 담임선생님에게 가서 물어보기로 한다.
지금은 여러 가지로 피곤하달까 잠이 오니 잠을 청한다.
그대로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아무 생각 하기 싫었다. 그냥 이대로 잠을 자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를...
(..오빠. 내가 오빠 곁에 있어줄게.)
(난 언제나 오빠 편이야.)
(힘들면 말해. 내가 도와줄게.)
(날 의지해도 돼. 가족이잖아. 오빠)
(오빠.)
(오빠...)
(오빠!)
내 눈앞에 수정이가 나타나 나를 위로해준다.
수정이의 말에 나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고 그대로 수정이에게 기대어 누워 있는다.
왜 이리 기분이 좋을까. 너무나 편안하다.
이대로 있는게 너무나 좋아서 계속 이렇고 있고 싶은데...
“...어라? 얼마나 잔거지?”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벌써 저녁이 다 되었다.
나도 생각보다 오래동안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왜 꿈에 수정이가...”
꿈에서 수정이가 나타나서 조금 당황스럽다.
그리고 그 꿈을 꾸자 아까와는 달리 엄청 기분이 좋았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도 느껴지고 있었다.
이건 설마...
“나참. 수정이를 상대로 무슨..”
“내가 뭐?”
“힉?!”
갑자기 수정이가 나타나서 나는 놀라버렸다.
어느센가 내 옆에 있는 수정이.
“수, 수정이 너 언제. 언제 집에 온거야?”
“방금. 것보다 오빠 내가 뭐?”
“아, 아냐. 아무것도.”
나는 고개를 돌리며 말을 흐렸다.
내가 수정이를 보고 왜 이러는 거야. 정말.
“것보다 내 방에는 왜 들어온 거야?”
“엄마가 그만 나오래. 밥 먹을 거라고.”
“아, 응. 알았어.”
수정이의 말에 나는 바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 저기 오빠.”
“응?”
방을 나가려 하자 나를 부르는 수정이.
그리고 뭔가를 말하려는 듯 보이는데...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주말? 뭐 지금 나에게 시간은 충분히 있는거 알잖아.”
“그래. 그럼 주말에 나랑 놀러 갈래?”
“응?”
수정이의 말에 나는 순간 당황해 버렸다.
“나, 나랑?”
“응. 오랜만에 오빠랑 놀이 공원 가고 싶어서. 안돼?”
“아, 아니. 안되는건 아닌데...”
“그럼 괜찮은 거지? 그날 비워둬. 알았지?”
“아... 응.”
수정이가 멋대로 일을 진행시키고 내 방을 나간다.
여러 가지 말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난 수정이랑 주말에 놀러가게 되었는데...
수정이랑 이라. 좋네. 왠지 기대...
“어라? 기대라고?”
여동생이랑 놀러가는거 뿐인데 왜 이리 기대하는 거지?
마치 전에 지혜랑 첫 데이트를 했을 때 처럼...
설마 나...
“나 진짜 이상하네. 수정이를 상대로 참...”
나도 이상한 생각을 하고 하품을 하며 나간다.
놀이공원이라. 조금은 기분 전환 될지도.
●●●
“우후후. 성공했어.”
오빠랑 주말에 데이트를 잡았다.
주말에 오빠랑 놀이공원에 간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나 기뻤다.
“그날 무슨 옷 입을 까나...”
옷장을 보며 그날 입을 옷을 고른다.
처음으로 하는 오빠와의 놀이공원 데이트이니 예쁘게 입어서 가야겠지?
“그래도 오빠. 나를 보는 눈... 뜨거웠어.”
나를 보는 오빠의 눈 너무나 뜨거웠다.
그 눈에 나는 녹을거 같았다.
“이제 오빠도 나를... 우후후. 기뻐 오빠.”
오빠가 드디어 조금씩 나를 여자로 보기 시작했다.
그게 너무나 좋았다. 이제 드디어 나와 오빠의 관계가 제자리로 돌아가는거 같아서.
무엇보다 그 눈을 보는 것만으로도 젖을거 같았다.
아니. 이미 젖었네. 아항. 오늘 밤에도 오빠에게 가서 해야 겠네. 오늘도 기분 좋게 해줄게 오빠.
“오빠도 꿈에서 나를 봐서 행복하겠지. 에헤헤.”
오빠는 잠을 잘 때 분명 나를 보았다.
왜냐하면 내가 최면으로 그렇게 했으니까.
최면 어플로 오빠는 잘때마다 꿈속에 내가 나온다.
내가 나오는 꿈을 꾸며 행복감을 느끼게 했다.
그러면서 오빠는 나를... 우후후.
오빠 꿈에 내가 나온다고 생각하니. 나도 너무나 기뻤다.
오늘 밤도 좋은 꿈을 꾸게 해줄게. 내가 오빠 물건 기분 좋게 하며.
“오빠도 참 너무했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수정이가 있는데 왜 그런 여자를...”
오빠에게 미운 감정이 있지만 그런것도 상관없이 나는 오빠가 정말 좋다.
한 번 방황을 해서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었지만 그런 오빠도 나는 용서해 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이상으로 오빠를 사랑하니까.
나에게는 오빠뿐이니까.
오빠에게 사랑만 받을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걸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할수 있다.
“...오빠. 데이트 기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