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7 10. 반란 =========================================================================
드디어 이 날이 찾아왔다.
정시 합격 발표날이다.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모니터를 멍하니 본다.
심호흡을 하며 마우스를 잡았다.
내 뒤에는 수정이와 엄마가 같이 있다.
내 합격을 보기 위해서.
나는 천천히 내 인적 사항을 적고 키보드의 엔터 키를 누른다.
그리고 천천히 보니...
“합격이다!”
합격이었다.
합격 표시가 보고 나는 소리쳤다.
“오빠! 다행이야!”
“아들 축하해.”
그걸 본 수정이와 엄마가 축하를 해준다.
나는 기뻐 수정이를 안았다.
합격을 했다. 솔직히 조금 높은데 들어간건데. 들어갔구나. 크흑.
“어머. 아들. 기쁜건 알지만 너무 꼭 안는거 아니니? 누가보면 연인인줄 알겠다.”
엄마는 나와 수정이를 보며 말씀하셨고 나는 바로 수정이에게 떨어졌다.
연인인줄 알겠다라... 연인이긴 맞는데.
“아무튼 축하해. 오늘 엄마가 실력 발휘해줄게. 아니면 외식할까?”
“외식?! 엄마. 오늘 밖에서 먹는 거야?”
외식이란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예은이었다.
예은이는 어느세 방에 들어와 말을 한다.
“응. 오늘 경사날이니까.”
“우와! 외식이다! 고기다!”
외식이라는 말에 좋아하는 예은이.
뭐 때문에 먹는지도 모르면서.
“일단 너희 아빠에게는 엄마가 문자 보낼게. 두 사람은 준비하렴.”
그렇게 말씀을 하시고 엄마는 예은이와 함께 방을 나가셨다.
방에 나와 수정이만 남았는데 수정이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가 앉은 의자를 돌리고 내 허벅지 위에 앉았다.
허벅지에 앉고 나와 마주보았고 내 목에 팔을 걸었다.
“오빠. 정말 축하해.”
“고마워. 수정아.”
수정이를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수정이의 행동에 조금 당황스럽지만 그냥 그대로 있는다.
그런데 살짝 허리를 움직이며 그곳을 자극하는거 같은데...
거기다 몸도 밀착을 해서 내 가슴폭에 수정이의 부드러운 2개의 공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거 유혹하는거 맞지?
“축하하는 의미에서 내가 오늘 오빠에게 좋은거 해주고 싶은데 괜찮지?”
손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고 내 사타구니로 향한다.
“괜찮기는 개뿔! 안되는거 알잖아!”
콩...
수정이의 이마에 땅콩을 날렸고 겨우 멈추게 했다.
“아파... 오빠 뭐하는 거야.”
“몰라서 묻냐? 지금 집에 너랑 나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럼 단둘이면 OK?”
“그 말이 아니잖아!”
얘가 정말 위험한 말을 하네.
“오빠. 너무해. 우리 사귄지도 꽤 됐잖아. 키스도 했고 슬슬 다음 단계로 가야하지 않아?”
“다음 단계 좋아하네. 아직 안돼!”
“그렇지만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나가 되는게 얼마나 기대되고 행복한지 알아? 오빠는 나랑 하기 싫어?”
“그, 그런건 아니지만... 아직 이르잖아. 너도 아직 미성년자고.”
“요즘 초등학생들도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초등학생들이 한다고 할줄 알아? 여자애가 좀 조신해라. 오빠는 이렇게 널 키우지 않았어.”
“설마 오빠 거기 못 써?”
“못쓰긴 뭘 못 써! 아주 건강해!”
“그럼 해도 되잖아.”
“안된다면 안돼! 이 오빠는 절대 용납 못해!”
“나 빨리 오빠에게 처음 주고 싶다고! 이참에 진짜 기정사실 만들자!”
“그런말은 또 어디서 배워서. 아무튼 안돼!”
“오빠아아아아아!!!”
자꾸 하자고 하는 수정이.
제발 이 오빠 좀 봐줘라.
RRRRRR
미친 듯이 울리는 내 핸드폰.
핸드폰을 집어 수신자를 확인해보니 처음보는 번호다.
누구지 하고 일단 받아본다.
“여보세요?”
........
.............
..........................
답이 없다.
아무래도 이상한 전화 같다.
바로 종료 버튼을 눌러 끝내려 하는데...
‘...진아.’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이 목소리는...
“오빠 왜 그래? 표정이 안좋아.”
내 얼굴을 본 수정이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나를 본다.
“수정아 잠깐만 내려와줘.”
“응? 왜?”
“잠깐만. 전화좀 하게.”
“피. 알았어.”
내 말에 수정이는 내 위에서 내려오고 방을 나와 베란다로 가서 다시 수화기에 귀를 갔다 댄다.
“...왜 전화 했어?”
‘다행이다. 통화가 되는 구나.’
기쁜 말투의 목소리.
“그래서. 왜 전화했냐고? 박지혜!”
그 목소리는 다름 아닌 지혜였다.
지혜의 목소리에 나는 기분이 좋지 않다.
‘그, 저기. 연락을 하고 싶어도 전화가 안되서 말이야. 무슨 일 있는거 같아서...’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을 한다.
그야 안될만 하지. 내가 수신거부를 했으니까.
수신거부를 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른 전화기로 전화를 했네.
“별일 없고. 너랑 할 이야기 없으니까 끊는다.”
‘자, 잠깐만 진아. 잠깐만. 제발... 잠깐만 끊지 말아줘.’
필사적인 목소리로 계속 끊지 말라는데...
진짜 겨우 기쁜 마음이 X같아 졌다.
“그래서 볼일이 뭔데? 나 너랑 오래 동안 통화하기 싫은데.”
‘그, 그래? 미안해. 하지만 나 너랑 할 이야기가...’
“전에도 말했지만 너랑 할 이야기 없어.”
‘그러지 말고.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그러니까 제발 내 이야기 들어줘.’
진짜 귀찮다. 이 여자 때문에 내가 얼마나... 얼마나...
이 여자를 어떻게 해야...
“30분.”
‘응?’
“30분이야. 딱 30분 줄게. 그 이상은 안돼. 장소는 학교 앞 카페.”
‘으, 응. 고마워 진아. 바로 갈게.’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나는 방으로 들어가 잠깐 나갈 준비를 한다.
“오빠. 어디가?”
내가 나가려 하자 수정이가 멍하니 나를 보며 묻는다.
“잠깐 누구 좀 만나고 오게.”
“누구?”
“있어. 아주 싫은 사람.”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이제 그 연을 완전히 끊으러 간다.
제발 이번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갔다 올게. 나가기 전에 올테니까.”
“응. 갔다와 오빠.”
○○○
“지혜야. 어디 나가니?”
“응. 엄마. 잠깐 누구 만나러.”
진이와 통화를 한 나는 바로 외출 준비를 한다.
내가 나가려 하자 엄마는 나를 위에서 아래를 보신다.
“꽤 예쁘게 입었는데. 남자 만나러 가니?”
“...응.”
“얘도 참. 벌써 20살 되었다고 벌써 남자 만나니?”
“그, 그런거 아니야. 엄마.”
그저 진이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잘 꾸며 입은 거다.
그는 내 번호를 수신 거부를 할 정도로 나를 혐오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러고보니 지혜야. 오늘 네 대학 발표 아니니?”
“맞아 엄마. 합격했어.”
“정말? 다행이다. 얘.”
합격을 했다는 말에 기뻐하시는 엄마.
“그런데 정말 그 대학에 들어가려고 그러니? 아니 그 전에 그 과로?”
“응. 그 과로 들어갈거야.”
“어째서? 그런데 관심있었니?”
“조금.”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엄마.
내가 선택한 과 때문이지.
“아무튼 참 좋을 때네. 일찍 들어오고. 늦게 오지 말고.”
“응. 엄마.”
나는 바로 집을 나왔고 바로 학교 앞 카페로 향한다.
진이를 기다리게 할 수 없어서 뛰어서 그쪽으로 간다.
저 멀리 카페가 보였는데 앞에 한 남자가 보였다.
바로 진이였다.
나는 진이를 보고 손을 흔들며 진이를 부른다.
“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