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9 10. 반란 =========================================================================
“아하아아아암. 심심해.”
나는 나른하게 하품을 쉬며 누워 있다.
내가 누워 있는 방은 조금 허름한 방으로 우리 집이 아니다.
바닥은 뜨끈뜨근해서 잠이 올 정도다.
그냥 이대로 눈을 감고 잘까 하는데...
“욘석이. 오자마자 퍼져 있냐?”
콩...
그때 누군가가 내 머리에 주먹을 때렸다.
그 충격에 오던 졸음이 날아가고 머리를 잡고 그를 본다.
아버지를 닮은 아저씨였다.
바로 내 아버지의 동생이신 작은 아버지시다.
“작은 아버지 왜 때려요?”
“몰라서 묻냐? 오자마자 왜 퍼저 있는 거야?”
“피곤하니까요.”
“피곤하다고 자냐? 욘석이!”
“으아! 폭력 반대!”
다시 나를 때리려는 작은 아버지에게 손을 들며 항복을 한다.
작은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나를 많이 괴롭히셨지.
조금 트라우마가 될 정도로. 나를 이뻐하셔서 그런거 같지만 조금 과할 정도지.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바로 경상북도 김천이다.
아버지의 고향으로 설날 연휴가 되어 내려왔다.
1년에 2번 모든 친척들이 모이는 날이다.
장남이신 아버지를 따라 장남인 나도 내려왔지만 솔직히 와서 별로 할 것도 없다.
그냥 친척들 만나고 인사를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인사하는 정도 뿐이니까.
다시 말해 와봐야 지루할 뿐이다.
그냥 자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설날 특집 방송을 보는거 정도 밖에 없다.
“너도 이제 20살이잖니. 성인이면 성인답게 해야지.”
“에에? 뭐하러요. 겨우 고등학교 생활 끝나서 편한데.”
“참나. 속 편한 놈일세. 하긴 네 때가 제일 좋을 때다.”
씁쓸한 표정을 지으시며 말씀하시는 작은 아버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좋을때인가? 작은 아버지와 다를 점은 내가 나이가 어리다는거 뿐인데.
“아무튼 3년 동안 수고 했다. 좋은 대학 들어갔다며?”
“네. 뭐 아버지에게 들었어요?”
“아니. 너희 엄마에게. 지금 우리 마누라들을 포함해서 이씨 가문 며느리들이 모여 자기 자식들 이야기 한다. 너희 엄마 너 대학 들어간거 엄청 자랑하더라.”
“...아.”
납득했다. 엄마는 내가 들어간 대학을 보고 숙모들에게 자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엄마는 엄청 좋아했지. 내가 들어간 대학 보고.
이웃집 아줌마들에게까지 자랑을 하며 가슴을 펴셨지.
그걸 숙모들에게 엄청 자랑을 하며 염장을 지르고 계실 것이다.
안봐도 비디오지.
“대학 들어가서도 잘하고. 자. 여기.”
작은 아버지는 나에게 흰봉투 하나를 건내주신다.
이건?!
그걸 본 나는 바로 자세를 고치고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양손으로 그 봉투를 잡았다.
“감사합니다. 작은 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냐. 그래. 너도 대학생활 잘하고.”
그렇게 나는 수중에 꿍돈이 들어왔다.
조심히 봉투를 열어보니 신사임당님이 둘이나 있다.
이렇게나?!
작은 아버지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해요.
“야. 동생! 뭐하냐! 한판 해야지!”
저 멀리서 아버지가 작은 아버지를 부르신다.
보나마나 오랜만에 모였으니까 고스돕 한판 하시려는 거겠지.
나중에 엄마에게 한소리 들으시려고 그러나?
“알았어. 지금 갈게. 유진아. 너도 어떠냐? 너도 성인이겠다.”
“죄송하지만 룰도 모르고 도박에는 관심없어요.”
“욘석이. 도박이라니! 우리나라 전통 놀이라고!”
“차라리 윳놀이를 하지 고스돕은 안해요. 그리고 보니까 저에게 준 새뱃돈을 다시 받으려고 그러는거 아니에요?”
“누, 누가 그렇데. 아하하하...”
말을 흐리는 작은 아버지.
지금 얼굴에 그렇게 적혀 있거든요?
준 돈을 뺏으려고 그런 짓을...
작은 삼촌은 아버지의 부름에 방을 나갔다.
다시 방에 혼자가 되었고 그대로 몸을 눕는다.
시골집에 들어왔고 돈도 주머니에 찼고 이대로 자볼까 하는데...
“우후후. 오빠. 잘자네?”
그때 들려온 목소리에 나는 놀라버렸다.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지만 방에는 나 혼자 뿐이었다.
그런데 내가 덮고 있는 이불이 움직인다.
나는 놀라 이불을 들춰보았다.
그러자 이불 안에는 소악마가 있었다.
“수정아.”
“에헤헤. 오빠.”
수정이었고 수정이는 언제 들어왔는지 이불 안에서 나를 올려다본다.
위치가 조금 위험한데...
수정이는 나를 안고 내 배에 얼굴을 파묻는다.
“음냐... 따뜻해. 기분 좋아. 온돌에서 오빠 안으니까 너무 좋다.”
“그래? 것보다 지금 뭐하는 거야.”
“...응?”
“‘응’은 무슨. 여기 우리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친척들도 있다고! 이거 들키면 어쩌려고?”
“그때는... 사귀고 있습니다. 라고 이참에 전부 말할까?”
“되는 말을 해라!”
“아웃...”
나는 수정이의 머리에 춉을 날렸고 수정이는 이마를 문지르며 나를 본다.
“하지만 이제 지겹단 말이야. 힘들단 말이야! 이렇게 계속 오빠랑 조심히 스킨쉽하는거!”
볼을 부풀리며 불만을 토로하는 수정이.
심정은 이해한다.
남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 하니까 수정이가 그런 생각을 하는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래도 수정아. 이렇게라도 해야지. 안 그러면 집안이 크게 난리가 날거야. 잘못하면 우리 떨어져 지낼지도 몰라.”
“에? 말도 안돼. 어째서?”
“그야... 우리 남매니까. 이런 관계는 안되니까...”
남매인 우리가 서로 이성으로 사랑하는 것을 누군가 알게 되면. 특히 부모님이 알게 되면 우리를 갈라 놓으실 것이다.
안봐도 비디오다. 그러니까 난...
“그러니까 우리 이 관계를 좀더 오래 하기 위해서는 이럴 수밖에 없어.”
“그래도...”
“수정아. 힘들지만 버텨내자. 응?”
“...응. 알았어.”
수정이는 겨우 알아줬고 나는 수정이를 안아줬다.
작은 수정이의 몸을 안으며 만족을 한다.
“....그럼 오빠. 새벽에라도 좋으니까 집에 가면 해주면 안돼?”
“...뭘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절할게.”
“그러지말고. 나 이것도 준비했단 말이야.”
수정이는 주머니에서 뭔가 꺼낸다.
마치 사탕 포장지처럼 생긴 건데..
저건?!
“야! 이건 또 왜 들고 있는거야!”
“그야 언제든지 오빠랑 할려고 들고 다니지.”
“들고 다니지 마! 큰일 나려고 그래?”
“참고로 속옷도 언제나 오빠 취향이야. 전에 크리스마스에서 산.”
“그런거 말 안해도 돼!”
얘는 여자면서 왜 나보다 안기려고 안달인지.
제발 적당히 해줘...
○○○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가 되어 시골에 내려오고 나와 오빠 사촌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며 새해 인사를 드렸다.
우리들의 절을 받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시며 좋아하셨다.
“그래. 너희들도 이번 해 잘 보내고.”
“자, 여기 새벳돈.”
할머니는 우리들에게 각각 세종대왕님 한 장씩 나눠주신다.
그리고 오빠를 보더니...
“유진이는 올해 대학생이지?”
“네!”
“음. 공부 열심히 하렴. 여기.”
오빠에게는 세종대왕이 아닌 심사임당을 주신다.
역시나 뭐 20살이니 당연하지.
“오빠만 치사해!”
그때 예은이가 치사하다며 불만을 이야기 한다.
쟤가 참. 오빠는 성인이고 이제 대학생되니까 저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뭐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엄마가 예은이에게 말을 해준다.
“이제 유진이도 성인이 됐고 슬슬 여자 친구 만들어서 장가가야지.”
“장가라뇨. 아직 멀었어요.”
“그러지말고. 대학생 됐으니까. 슬슬 좋은 여자 만나렴. 알겠지?”
“...네. 뭐.”
할머니의 말씀에 대답을 하는 오빠.
여자 친구라... 할머니 이미 오빠에게는 애인이 있어요. 저라고요! 나라고!
그렇게 말을 하고 싶었지만 여기서 그럴 수는 없었다.
여기서 그랬다간 엄청난 일이 벌어지니까.
그 말을 가슴속에 담아두고 참는다.
마음 같아서는 친척들이며 전부 최면을 걸어 나와 오빠 사이를 인정하게 하고 싶었지만 그건 무리다.
‘최면의 시대’에서 한 번에 최면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총 5명이다.
지금 오빠가 최면에 걸린 상태로 오빠만 내 어플에 최면이 걸려있다.
동근 그 남자는 이미 형사처벌을 받아서 최면을 풀어 영원히 우리에게 접근 못하게 했다.
박지혜의 경우는 이상하게 없었고.
그래서 빈자리는 4개인데. 4개로는 턱도 없다.
전에 오빠랑 좋은 시간 보내려고 엄마랑 아빠, 예은이가 깊은 잠을 자게 하기 위해 건 적은 있지만 그 2사람에게 최면을 걸려고 최면을 풀었지.
인원을 늘릴 려면 결재를 해야 한다.
결재를 해서 인원을 늘리는데... 솔직히 학생인 나에게는 조금 힘들다. 그러니 하기 힘드니...
그러니 지금은 참는다. 엄마와 아빠, 예은이에게만 걸어서 살수 있는 그때까지...
그렇게 생각하는 도중 엄마가 할머니를 보며 말씀을 하신다.
“걱정 마세요. 어머님. 실은 진이 꽤 사이좋은 여자아이가 있어요.”
엄마의 말에 전원 엄마를 보았다.
나와 오빠는 엄청 놀라고 있었다.
지금 무슨 말이야? 누구?
“그러니?”
“네. 지혜라고 진이랑 같은 학교 아이인데요 싹싹하고 좋더라고요.”
“그려? 어이쿠. 우리 며느리가 벌써 며느리 생기게 생겼네.”
“오호호. 그러게요.”
엄마의 말에 웃으시는 할머니.
무슨 말 하는 거야. 지금. 박지혜라니... 그 여자는... 그 여자는...
나는 엄마에게 소리치려고 일어나려고 하자 오빠가 내 손을 잡았다.
오빠를 보자 오빠는 나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친척들이 있으니 참으라는 건가?
“유진아. 그 아이랑 한번 잘해보렴. 너랑 잘 어울릴거 같던데.”
“관심없어요.”
“애는 튕기기는. 그 아이 너에게 마음 있어 보이더라. 진이. 진이 라면서 애칭 부르고.”
“그런 관계아니에요.”
“어머. 그 반응. 설마 사귀는 중이니?”
“아니라니까요!”
오빠는 차분하게 말을 하다가 그만 소리를 질러버렸다.
오빠는 ‘아차’하면서 입을 막는다.
오빠가 소리를 지르며 분위가 엄청 좋지 않았다.
“...소리 지른 건 죄송해요. 하지만... 걔랑은 정말 그런거 아니에요. 관심도 없고요. 그럼...”
그렇게 말을 하고 오빠는 일어나 자리를 피한다.
나도 일어나서 오빠를 쫓아가려 하다가 엄마를 본다.
어떻게 오빠에게 그런 심한 말을 하는 거야. 엄마. 그 여자는 오빠에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이라고!
그때 그 남자가 오빠를 공격한것도 그 여자때문인데 어째서... 그런 여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건데.
오빠를 아껴주는 여자는 나 뿐이라고! 그런데... 그런데...
마음같아서는 최면을 걸고 싶었지만 참는다.
“엄마... 실망이야.”
“에에?!”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참고 나는 오빠에게 간다.
지금 오빠는 울고 있을 것이다. 저런 엄마의 행동에 분명.
나는 그런 오빠를 위로해줄거다.
오빠 내가 옆에 있어줄게. 그러니 나에게 기대. 내가... 내가 다 치료해줄테니까.
대신 대신 나를 사랑해줘. 영원히. 영원히 사랑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