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0040 10. 반란 (40/57)

00040  10. 반란  =========================================================================

                                          

발렌타인 데이.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초콜렛을 주는 날이다.

이 날이 된 나는 초콜렛을 만들 재료를 사기 위해 시내로 나와 있다.

들뜬 마음으로 물건을 고르고 있다.

너무나 좋았다. 오빠와 연인이 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발렌타인 데이다.

이 날을 남기기 위해 나는 오빠에게 최고의 초콜렛을 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오빠. 내가 유일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기쁨. 그 오빠를 위해서라면 초콜렛 뿐만이 아니라 내 모든걸 줘도 아깝지 않다.

오빠에게는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 나에게 최고의 행복을 주니까.

무엇보다 이번에는 가족으로서가 아닌 연인으로서 주는 초콜렛이다. 작년까지는 가족으로서 오빠에게 초콜렛을 줬지만 이번에는 오빠의 연인으로서 준다.

그 생각만으로도 너무 황홀하고 행복하다. 

누구보다 내가 가장 원했던 행복. 이 행복을 위해 난 힘낼 것이다.

만약 이 행복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가차 없이 제거 할 것이다.

“아, 참. 내가 정신을 못 차렸네.”

물건을 고르던 중 그만 정신을 놓아버렸고 다시 물건을 고른다.

빨리 가서 초콜렛을 만들어 내일 오빠에게 줘야한다.

물론 집에서 만들지 않는다. 친구의 집에 가서 만들어서 내일 오빠에게 줄 것이다.

집에서 만들면 오빠가 볼것이니 기대감이 없을테니까. 에헤헤.

“2만 7500원입니다.”

물건을 전부 구매를 하고 나는 손에 봉투를 들고 가게를 나왔다.

그리고 바로 친구의 집으로 간다.

빨리 가서 만들어서 오빠에게...

“..악!”

“으아...”

그대 뛰어가다 누군가와 부딪쳤다.

나는 먼지를 털고 일어났고 떨어진 봉투 안을 확인해본다.

다행히 부서지지는 않은 거 같았다.

물건 상태를 확인하고 부딪친 사람을 보며 안부를 묻는다.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

나를 본 그 사람은 멍하니 나를 본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을 본 나는 표정이 굳어졌다.

바로 박지혜였다.

박지혜는 나와 같은 가게 봉투를 들고 있었고 넘어져 있었다.

박지혜는 나를 보자 먼지를 털고 일어나 나를 본다.

“...여기서 보네.”

“그러게요.”

보고 싶지 않았는데. 방해물. 왜 뭘 하때마다 나타나는 거야.

“...수정이 너도 초콜렛 만들려고 나온거니?”

“...일단은요.”

“그렇구나. 상대는... 진이?”

“....네.”

“그래? 오빠에게 줄 거구나.”

아주 친근하게 말을 건다.

기분 나빠. 그런 위선자 같은 얼굴. 짜증난다고!

적당히 뿌리치고 돌아가야 겠다.

“전 이만. 친구 기다려서요.”

“...저기 수정아.”

가려고 하자 나를 불러 세우는 박지혜.

그냥 무시하고 가려하지만 내 팔을 잡는다.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나랑 이야기 해줘.”

“그쪽이랑 이야기 할건 없어요.”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없다니까요.”

“...진이 이야기야.”

“...”

오빠 이야기라고 하자 나도 모르게 관심을 보였다.

오빠라고? 아니 왜? 오빠에게 또 뭔가 하려고?

이 이상 오빠에게 이 여자를 접근 시키면 안된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박지혜를 보며 말한다.

“...친구 기다려서 오래는 못해요.”

“응.”

그렇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근처 카페로 갔다.

카페로 가서 박지혜와 마주 보며 앉았다.

“저 서론 같은거 별로 안 좋아해요. 본론만 이야기 해주세요.”

“그렇네. 알았어. 수정이 너 진이와 사귀고 있지?”

박지혜의 말에 나는 순간 놀라버렸다.

지금 뭐라고? 나랑 오빠가? 

아니 그걸 박지혜가 어떻게?

심장이 미칠듯이 뛰기 시작한다. 당황스럽다. 아니 진정해. 이미 예상은 한 일이다.

언젠가 오빠와 나의 관계를 누군가 알게 되는 날이 올거라는 건 이미 예상했다.

하지만 그게 박지혜라니. 역시 이 여자 뭔가 있는 건가?

최면이 풀리고 되지 않는 것도 그렇고 오빠에게 접근을 하는 것도 그렇고. 분명 뭔가 있는게 분명하다.

지금은 그걸 알아내는 게 먼저다.

나는 겨우 진정을 하고 냉정을 되찾는다.

박지혜는 나와 오빠의 관계를 알아차렸다. 어정쩡하게 부정을 하면 괜히 상황이 이상하게 된다. 그러니...

“맞아요. 저랑 오빠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요. 언니가 아는 그런 관계죠.”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

박지혜의 표정은 벌레를 씹은 표정이다.

어때?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 남자가 나에게 빼앗긴 심정은?

아니 빼앗긴게 아니지. 되찾은 거지. 오빠는 원래부터 내꺼 였으니까.

하지만 박지혜의 표정은 아주 유쾌하다. 아아. 기분이 좋아. 중독될 거 같아. 저 표정.

괴롭지? 괴롭지? 괴로워야지. 감히 나에게서 오빠를 빼앗아 가려 하다니. 절대 안돼. 오빠는 내꺼라고.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내꺼.

오빠의 몸도 모든것이 전부 내꺼라고!

조금 흥분을 했다.

하지만 너무 좋다. 남자를 빼앗겨 괴로워하는 여자의 표정.

박지혜는 괴로워 하며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입을 연다.

“...너 제정신인 거니?”

“응? 뭐가요?”

“너희들... 진이랑 넌 남매라고!”

역시나 내가 예상한 말이 나왔다.

남매. 같은 부모를 가진 사람들.

나와 오빠를 말한다.

“그게 왜요?”

“아무렇지 않은거니? 너희들 그거 정상이 아니야.”

정상이 아니다. 확실히 그렇지.

남매끼리의 사랑. 근친상간. 신라 시대나. 아니 고려 시대까지는 가까운 혈족끼리의 결혼은 물론 사랑은 유효했다.

하지만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유교로 인해 근친상간은 완전히 금지 되었다.

그로인해 근친상간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상이 아니라. 뭐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죠. 하지만 그게 뭐가 어떻죠?”

“에?”

내 말에 당황하는 박지혜.

나는 강하게 나간다.

“확실히 남매끼리 그러는 건 정상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게 뭐요? 그냥 그런거 뿐이지. 중요한건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그야. 그렇지만...”

“저와 오빠는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해요. 남매인게 뭐 어때서요.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사랑하면 문제없잖아요! 오빠만 좋다면 난 언제든지 오빠랑 할수 있어. 오빠랑 섹스 할수 있다고!”

나는 진심을 담아 말한다.

그렇다. 사랑만 있으면 된다. 서로 사랑을 해서 서로의 사랑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 섹스도 내가 원한다. 오빠랑 지금이라도 해서 하나가 되고 싶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나에게 말을 하다니.

박지혜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다시 말한다.

“수정아. 네가 진이를 그렇게 생각하는건 알겠어. 하지만 그건 분명 가족으로서 생각하는 그런 마음으로 착각으로...”

“착각? 착각이라고? 헛소리 하지마. 지금 오빠에 대한 내 사랑을 조롱하는 거야!”

팍!

나는 테이블을 치며 말한다.

어떻게 그런 말을. 착각이라고? 네가 뭔데. 네가 뭔가 그런 말을...

오빠에게 해줄수도 없는 여자주제에.

“...미안해. 하지만 수정아. 너랑 진이는 남매야. 절대... 안되는 사이야.”

“확실히 법적으로는 안되지. 하지만 그건 나와 오빠가 알아서 극복할거야. 무엇보다 그거 당신에게 듣고싶지 않아. 우리 오빠를 쓰다 버린 쓰레기 처럼 버린 당신에게는!”

“...”

말이 없어진 박지혜.

찔리겠지. 오빠를 버린 걸.

그때 오빠는 박지혜에게 버려져 엄청 힘들어 했다. 왜 이런 여자 때문에...

박지혜의 얼굴을 보니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왜 그래? 할말 있으면 해봐? 설마 또 오빠에게 마음 있는거야? 이미 버렸는데?”

“...난. 진이를 버리지... 않았어.”

“뭐? 버리지 않았다고? 헛소리 하지마! 네가 우리 오빠를 찼잖아!”

“아니야! 난... 난... 진이를 절대 버리지않아! 무엇보다 그렇게 된건 다 너 때문이잖아!”

박지혜는 어울리지 않게 큰소리 쳤다.

그 큰소리에 살짝 놀랐지만 그것보다 놀란 일이 있다.

나 때문? 나 때문이라고?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지금 저 여자가 뭐라 하는 거야?

그걸 아는 건가? 아냐 그럴 리가. 하지만 최면이 풀린거면...

침착해. 침착하라고. 증거는 없어. 그러니까 강하게 나가면 되.

“...남자를 차고 다시 찾으려고 남자의 여자 탓을 하려는 거야? 정말 어이없네.”

“수정아. 나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진이 놔줘.”

“닥쳐! 더 들을 것도 없네. 이만 갈거야. 다시는 내 앞... 아니 우리 앞에 나타나지마.”

나는 그대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하지만 박지혜의 저 말. 전부 알고 있다. 그건 설마? 아니야. 아닐거야. 그럴 리가.

만약 그런거라면...

●●●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왔고 진이에게 줄 초콜렛 재료를 사기 위해 시내로 왔다가 수정이와 만났다.

수정이를 본 나는 진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정이가 진이를 놔줄 생각이 있는지.

남매니까 수정이도 최소한의 개념이 있다면 진이를 놔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정이는 진이를 놔줄 커녕 오히려 더욱 옥재려고 한다.

자신의 치마폭에 진이를 두고 영원히 진이를 괴롭히려는 것이다.

몇 번이나 기회를 줬지만 전혀 반성할 기미가 없다.

이대로는 안된다. 이대로면 진이가 불행해진다.

남매끼리는 절대 안된다. 남매끼리의 사랑. 절대 이루어 질수 없다.

그 끝은 비참한건 물론이고 지금 진이가 하는 사랑은 진실된 것이 아니다.

수정이로 인해 조종당해 착각을 하고 있다.

수정이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 진이를...

그러니 구해야 한다. 안그러면 진이가...

“...좋아.”

나는 결심을 하고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을 꺼내고 연락처에서 한 주소를 찾고 바로 통화를 한다.

연결음이 몇 번 가고 전화를 받았다.

“어머님. 전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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