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2 10. 반란 =========================================================================
“후우... 춥다...”
아주 쌀쌀한 겨울 날. 나는 진이의 아파트 입구에 있다.
그리고 손에는 초콜렛이 들어 있는 봉투를 쥐고 있다.
전날 발렌타인 데이 였지만 진이에게 주지를 못했다. 주고 싶었지만 분명 어제의 진이는 나를 만나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다르다. 오늘 진이는...
“어머님께 죄송하지만. 부디 용서해주세요. 이건 모두를 위한 거니까요.”
어머님께 그만 최면을 걸어 버렸다.
전전날 어머님과 만나 사진을 찍고 어플을 이용해 어젯밤 수정이의 핸드폰에서 어플을 지웠다. 어머님께는 정말 죄송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 진이를 구하기 위해서니까요.
어플이 사라지면 최면이 풀리니 지금 수정이가 진이에게 걸어둔 최면이 풀렸을 것이다.
분명 지금 진이는 최면이 풀렸 음과 동시에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니 내가 바로 잡아 줘야 한다. 내가 처음부터 다시 바로 잡아 줘야 한다. 진이를 위해.
어머님에게 듣기론 진이는 잠깐 외출을 한다고 하셨다. 그러니 난 그때를 맞춰서 집 앞에 와 있다.
분명 수정이의 일로 혼란스러워 밖으로 나가는 것일 것이다.
그러니 그때...
“아, 진이다.”
그때 진이가 나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반가움에 바로 진이를 부른다.
“지이...인...아.”
부르려고 하는데 진이와 같이 나온 여자를 보고 나는 할말이 없었다.
지금 진이 옆에는 다름 아닌 수정이가 있었다.
수정이는 진이의 팔에 매달리고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진이도 기뻐하는 표정인데...
“...어떻게 된거지? 이게... 도대체...”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수정이의 핸드폰에서 어플을 지웠다. 지웠는데도 왜 왜 둘은 저렇게.
혼란스럽다. 도대체 무슨 일이...
“화, 확인을.”
혹시 나를 위해 나는 어플을 작동시켜 두 사람에게 최면을 걸어본다.
그런데 두 사람다 최면이 걸리지 않았다.
전과 상황이 같다. 그렇다면 어플이 지워지지 않았다는 건가? 아니냐. 그릴 리가. 분명 어플을 지웠는데 어떻게...
“뭐가 어떻게 된 거지?”
●●●
“...위험했다.”
정말로 위험했다. 핸드폰에 어플이 사라져서 정말로 위험했다.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용서 할 수 없다.
만약 내가 컴퓨터에 어플의 복사해서 두지 않았다면 정말로 위험했다.
어플이 사라지고 나는 바로 컴퓨터를 켜서 복사본을 핸드폰에 다시 설치를 했다.
설치를 하고 다시 오빠에게 전과 같이 최면을 걸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내가 복사를 해서 컴퓨터에 저장을 해 놓지 않았다면 오빠의 최면이 풀려서...
안돼. 그건 절대 안돼. 겨우 오빠를 가졌는데 이대로 오빠에게 버림 받을 수 없어.
아무튼 이걸로 문제는 없다. 다시 오빠는 나를 사랑해주니까.
오늘은 오빠와 둘이 영화를 보러 간다.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어제 놀란 마음을 오빠와의 데이트로 풀고 싶다.
하지만 도대체 누가 그런 거지? 누가 무슨 목적으로 내 어플을.
내 어플을 없애려는 이유는 분명 내가 최면을 건 자의 최면을 풀기 위해서 일 것이다.
지금 내가 최면을 건자는 오빠 한 사람.
누군가가 오빠의 최면을 풀려고 하는 것이다.
그건 분명...
“박지혜.”
박지혜일 것이다. 확실하다. 박지혜가 ‘최면의 시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박지혜에게 건 최면이 풀렸고 최면이 걸리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얻게 된건지 몰라도 아주 귀찮아 졌다. 하필 그 여자가 어플을...
내가 한 짓을 전부 알 것이다. 내가 자신에게 한 짓과 오빠에게 최면을 건 것을.
그리고 나에게서 다시 오빠를 빼앗으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어플을 지우고 나에게서 오빠를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다.
아마 엄마에게 최면을 걸어서 지우게 했을 것이다.
나쁜 여자 어떻게 엄마에게 최면을...
하지만 나도 생각이 얕았다. 최대 최면을 걸수 잇는 사람이 5명이었고 얼마 전까지 박지혜와 그 남자에게 최면을 걸고 있어서 여유 사람이 2명이라 가족들에게는 걸지 않았는데.
최면이 풀리고 자리가 남았을 때 바로 가족들에게 걸어서 지켜야 했다. 그런데 그만...
박지혜. 또 오빠를 넘보다니. 절대 용서 못해. 다시는 안 빼앗겨. 겨우 겨우 찾은 이 행복을 절대 빼앗길 수 없다. 절대 빼앗기지 않게 할 것이다.
“...수정아 왜 그래? 표정 험악하게.”
오빠가 양 손에 팝콘과 음료수를 들고 나를 보며 말한다.
그만 오빠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표정을 풀고 웃으며 오빠를 본다.
“아무것도 아니야 오빠. 아, 팝콘 나줘.”
“응. 여기.”
오빠는 나에게 팝콘을 주고 내 옆에 앉았다.
연인처럼 양옆에 앉고 나는 살짝 오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아, 편안하다. 너무 편해. 이 편안함. 아까까지 있던 불안감이 싹 사라지는 거 같다.
“좋다.”
“응? 왜 그래. 세삼 스럽게.”
“그래도 좋은걸. 오빠 옆에 제일 좋아.”
“그래. 마음껏 즐겨라.”
오빠의 허락과 함께 오빠를 계속 즐긴다.
좋아. 이게 내가 있을 곳이다. 오빠의 옆.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이 기분. 평생 가기를...
만약 최면이 풀렸다면 이렇게 오빠와 데이트도 못하고 이렇게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오빠.”
“응?”
“나 선택한 거 후회 안해?”
“뭐? 너도 참. 오늘따라 이상하다.”
“그러지 말고 대답해줘.”
“사람 진짜 부끄럽게 하네.”
“...뭐야 나 선택한거 싫은거야?”
“그,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너에게 얼마나 고마워 하는데.”
“정말?”
“그래. 네가 날 사랑해줘서 정말 나 행복해. 만약 네가 없었다면 지금 나 어떻게 되었을지.”
오빠의 말에 나는 너무 기뻐 눈물이 나올거 같았다.
하지만 참는다.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눈물을 보일 수는 없다.
그래도 너무 기뻤다. 이렇게 말을 해주니까.
“내가 오히려 고마워. 날 사랑해줘서. 나 오빠를 사랑해서 너무 좋아.”
“나도야.”
“오빠. 이 행복. 오래 가지?”
“당연하지. 네가 날 싫어하지 않는한.”
“그럴일은 절대 없어! 나 절대 오빠 싫어하지 않아 평생.”
“그럼 문제 없네. 난 절대 너를 싫어하는 일 없으니까. 서로 싫어할 일은 없을 테니.”
“...응. 맞아. 그래.”
“그러니. 걱정마.”
오빠는 나를 안아 준다.
너무나 좋았다.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오빠가 있어 너무 좋다.
오빠. 오늘처럼 나를 사랑해줘. 사랑만 해줘. 사랑만 해주면 나 뭐든지 해줄게. 그냥 나만 사랑해주면 평생 오빠를 위해 살게. 그러니 제발 제발 날 버리지 말아줘.
그러니 나와 오빠를 방해하는 박지혜를 절대 가만 둘 수 없다. 가만 안둬. 이 이상 건들면 박살내겠어. 문제를 크게 하지 않으려고 적당한 남자 줬더니 그걸 버리고...
하지만 오늘은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모처럼의 오빠와의 데이트다. 데이트를 즐기지 않으면 손해다.
진짜 본전 뽑으려면 모텔로.... 하지만 오늘 같은 날은 만원이라 자리가 없지. 아쉽지만 오늘은 오바랑 데이트를 즐겨야지.
오빠는 내 손을 잡고 일어난다.
“가자. 영화 시작하겠어.”
“응.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