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4 10. 반란 =========================================================================
오빠의 졸업식날 기분 좋게 가족들과 함께 오빠를 축하해주는데 진짜 싫은 방해꾼이 끼어들었다.
박지혜. 오빠의 곁에 날아드는 벌레로. 아무리 쫓아내도 계속 해서 오빠에게 달라 붙는다. 엄마도 어떻게 홀렸는지... 아니 홀렸다기 보다는...
아무튼 박지혜로 인해 분위기가 엄청 안 좋았고 나는 잠시 박지혜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곳에서 벗어났다. 박지혜와 학교 뒤쪽으로 갔다. 졸업식이지만 이곳에는 사람들이 잘 안온다.
뒤쪽에 오고 나는 발을 멈추고 박지혜를 보고 바로 본론부터 말한다.
"...당신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내 말에 박지혜는 말이 없었고 멍하니 나를 본다.
"...무슨 말이니?"
"모르는척 하지마! 왜 계속해서 오빠에게 접근 하는 건데? 접근 하지말라고 그렇게 말해도 못 알아 들은 거야? 왜 계속 해서 오빠에게 접근하는 거야? 왜? 왜?!"
겨우 오빠도 너에게 마음을 열어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왜. 다시 끼어 들어서...
"들었지. 하지만 수정아 내가 왜 그래야 하니?"
"...뭐?"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평소와는 다르다.
하지만 당황해서는 안된다. 이 이상 이 여자가 오빠에게 접근하게 둬서는 안된다.
"몰라서 물어? 너 때문에 오빠가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몰라?"
"알아. 잘 알아. 나와 헤어지고 진이가 아파했고 나로 인해 동근이가 진이에게 한 짓도."
"그렇다면..."
"하지만 그건 전부 네가 꾸민 짓이잖니. 아니야?"
.....내가 꾸민 짓? 이미 알아차린 건가? 하긴. "그걸' 가지고 있으니까 알아 차렸겠지.
"...어머? 이미 아셨어요?"
"당연하지. 내가 모를줄 알았니?"
"그렇죠. '그걸' 가져서 최면이 풀렸으니 언니라도 알아차렸겠죠."
내 말에 박지혜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저 여자. 저렁 표정도 지을줄 아는 구나. 아니면 저게 저 여자 진짜 얼굴일지도.
"...맞아. 나도 가지고 있어. '최면의 시대'."
스스로 밝힌 박지혜. 역시나. 그런데 어떻게 손에 얻게 된거지? 나처럼 어플 설치 문자가 온건가?
아니.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역시나. 그걸 가지고 저희 엄마에게 최면 걸었죠? 그래서 제 핸드폰의 어플을 없앴죠? 잘도 그런 도둑 고양이 같은 짓을 했네요?"
"...너에게 듣고 싶지 않아."
뭐라고? 저 여자가... 안되. 흥분하지마. 흥분하면 내가 불리해져.
그래도 부정은 안하는걸 보니 맞는거 같네.
"하지만 아쉽게 됐네요. 사실 저 핸드폰이 고장나거나 바꿀때를 대비해서 컴퓨터에 어플을 파일을 저장해 놨거든요."
"그랬구나. 그래서 진이의 최면이 다시..."
표정이 좋지 않은 박지혜. 아쉽게 됐네! 기껏 한 일이 헛 수고가 되어서?
"...그래도 진짜 너무하네. 엄마에게 최면 걸어서 그런 일을 시키다니. 거기다 엄마에게 너를 좋은 여자로 최면 걸었지? 진짜 나쁜 여자네."
"아니야. 어머님이 나에게 호의를 보이시는건 최면 탓이 아니야."
"어머님? 누가 어머님이야! 그리고 그 말을 믿으라고? 그럼 엄마가 그냥 네가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거야?"
"...맞아."
저게 진짜 터진 입이라고 잘도 말하네. 엄마가 너 같은 여자를? 오빠에게 상처준 여자를?
"오빠에게 그런 짓을 하고도 잘도 말하네."
"그건 다 네가 한 짓이잖아! 네가... 네가. 나랑 동근이에게 최면을 걸어 그런... 사이가 되게 했잖아!"
소리치는 박지혜. 저 여자가 자길 피해자 처럼 말하네.
"...그래서?"
"...뭐?"
"그래서 어쩌라고. 이유가 뭐든 네가 오빠에게 상처준건 사실이야. 네가. 다름 아닌 네가!"
"닥쳐! 네가 그런거잖아!"
"그래. 알고 있어."
"너...너.. 어떻게 그런 짓을 하고도 아무 렇지 않을수 있니?"
"그럼 내가 뭐라고 해줄까? 잘못했다고? 최면을 걸어서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줄까? 아니면 그 남자가 널 때리게 한거?"
"...수정아... 너... 정말..."
박지혜의 주먹이 바들바들 떨린다. 왜 저래?
"어떻게. 어떻게 나에게 그럴수 있어. 나에게서 진이를 빼앗아 갔잖아!"
"...빼앗아? 뭘? 내가. 오빠를?"
이 여자가 미쳤나. 뭐라고 하는 거야.
"말은 제대로 해야지. 빼앗은게 아니야. 너에게서 오빠를 되찾은 거지?"
"...뭐?"
"오빠는 원래 내꺼였어. 너랑 만나기 전부터 내꺼였다고! 오빠의 얼굴. 입술. 눈빛. 전부 처음부터 내꺼였어. 그런데... 그런데 네가 나타나서 나에게서 오빠를 빼앗아 갔다고. 네가 알아? 아냐고! 소중한 것을 빼앗긴 그 고통!"
정말 괴로웠다. 내 전부이기도 한 오빠를 저 여자에게서 빼앗긴 그 고통. 정말 죽을거 같이 괴로웠다. 언제나 오빠를 위해 노력했는데 중간에 저 여자가 가로채서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그때 비로서 세삼 느끼게 되었다. 오삐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러니 절대 잃지 않을 거다. 오빠는 영원히 내꺼야...
"...그러니까 난 너에게서 오빠를 되찾은거야! 그리고 겨우 나와 오빠가 있어야할 자리로 왔다고! 그런데 또 방해하는 거야?"
내 말에 박지혜는 말이 없었다. 멍하니 나를 바라본다.
"미쳤어. 수정아. 너 미쳤다고."
"그래. 미쳤어. 오빠의 사랑에. 난 오빠의 사랑만 있으면 엄청 행복해. 그 행복을 위해서라면 방해 하는건 전부 배제할거야!"
"수정아. 정신차려. 너랑 진이는 남매라고!"
"그래서 뭐? 상관없어. 나에게 오빠가 전부라고! 오빠도 날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있어. 그거면 되. 곧 나랑 오빠 섹스도 할거야."
"세, 섹?"
"그래. 섹스. 섹스하고 나와 오빠 몸 겹쳐 하나가 될거라고! 물론 가질수만 있다면 아이도 가질거야. 나와 오빠의 아이를. 난 언제나 준비 되었어!"
내 말에 박 지혜는 멍하니 나를 본다.
엄청 충격인듯 보였다.
이런 말도 못할 용기도 없는 건가? 남자를 사랑하는 사랑하는 남자의 아기를 가질 용기 정도는 있어야지. 그런것도 없으면서 참.
"아니야. 그건 잘못 됐어. 지금이라도 진이의 최면을 풀고 진실을 밝혀. 그러면 진아도 분명 이해해줄거야."
"닥치라고! 그러니까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마. 알았지? 그 남자가 너에게 한 짓은 사과 할게."
그렇게 말을 전하고 나는 바로 그곳을 벗어난다. 오빠. 오빠...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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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어."
수정이는 완전히 미쳐버렸다. 어떻게 자신이 한 짓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 하는 거지? 그건 정말 잘 못된 일이다. 그런데... 그런데...
왜 저렇게 진이에게 집착을 한거지? 어째서 남매인데.
그렇게 설득을 해도 수정이는 들어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대로면 진이를 놔주지 않을 것이다.
설마 어플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해 놨을줄은 몰랐다. 그렇게 치밀하다니...
어플을 지우거나 핸드폰을 부숴도 소용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진아. 기다려. 내가.. 내가 반드시 널 구해줄게."
무슨 일이 있어도 진이를 구해내야 한다. 진이가 이 이상 더 괴로워 지기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