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5 10. 반란 =========================================================================
내 눈앞에 커다란 현수막이 보인다.
[환영합니다. OO기 신입생 여러분. 어서오세요 G대학에.]
였다.
오늘은 바로 신입생 OT날이다.
OT날이 되어서 대학에 왔다. 대학교에 오니 뭔가 기분이 묘하다. 내가 진짜 대학생이 된거 같아서.
“그러니까 어딜 가야 하나?”
학교에 오기는 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워낙 넓어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일단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가볼까나?
사람들이 가는 곳을 따라 간다. 오늘은 OT날이니까 전부 신입생이겠지.
그렇게 사람들을 따라 가니 강당이 보였다. 아마 저기서 신입생 환영회를 하겠지.
일단 그곳으로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착석을 하고 있었다. 자세히보니 과마다 나뉘어져 있었고 나는 내가 다니는 과를 찾는다.
“아, 저깄다.”
구석 쪽에 설계공학 과가 있었고 그곳에 자리 하나를 앉는다.
그런데 대학 생활 잘 할 수 있을까? 여기 내가 아는 사람도 없는데.
새로운 애들이랑 같이 잘 지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니 꼭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아이는...
“...진아?”
그때 내 귓가에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
고래를 돌려 보니 역시 그녀가 있었다.
지혜였다.
지혜는 엄청 잘 차려 입고 나를 보고 있었다.
무시하자. 괜히 아는 척 해봐야 귀찮기만 하다.
하지만 지혜는 말없이 내 옆에 앉았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말이 안 나온다.
어떻게 나와 같은 학교 같은 과가 되었는지 참. 왜 계속해서 내 앞에 나타나 나를 괴롭히는지. 왜... 이제 와서...
“진아 오늘 기분 어때? 나 너무 떨려. 대학생이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
“그래도 기대된다. 새로운 사람들이랑 친해 질수 있을까?”
“...”
“저기 진아. 오늘 괜찮으면 나랑...”
“...”
진짜 짜증이 몰려온다. 무시하려고 해도 계속해서 말을 걸어와서 머리가 다 아프다.
왜 계속해서 이 아이는...
“진아... 저기... 나...”
지헤는 슬쩍 내 손을 잡으려 한다.
이제 하다하다...
“적당히 해!”
“깍!”
그만 소리치며 내 손을 잡으려는 지혜를 쳐버렸다. 지혜는 놀라며 의자와 함께 옆으로 쓰러졌다. 살짝 놀랐고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미안해.”
“아니야. 나야 말로 귀찮게 해서... 미안해.”
지혜는 내 손을 잡으며 일어났고 먼지를 털었다.
살짝 주변의 보는 눈이 있었다.
아.. 정말 이럴려고 한 게 아닌데. 난 정말 왜 끝까지 참지 못하는 건지.
“지혜야. 미안한데. 나랑 아는척 하지 말아줘.”
“에? 어째서?”
“그렇잖아. 남녀가 같이 있으면... 여러 가지로 오해하니까. 그러니까..”
“난 괜찮아. 그런 오해 받아도 오히려... 좋아.”
좋다니. 너...
그냥 말하지 말자. 말해봐야 나만 피곤하다.
일단 나는 지혜와 나란히 앉았고 OT를 듣는다.
학교 대표인 총장이 나오면서 우리들에 대한 연설을 하신다.
고등학교 전체 조회때 듣던 교장 선생님 연설 이상으로 지겹다. 그래도 그냥 들으며 있는다.
어라? 살짝 잠이 오는거 같네. 눈커풀이 무겁다. 자면 안 되는데...
어제 기대를 해서 잠을 못 잔거 같다. 무슨 초등학생도 아니고...
뭐 고등학교도 아니고 자도 뭐라 할 사람 없겠지.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잠을 청한다.
“...진아. 일어나.”
“...응?!”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주변에 많던 사람들이 없었다. 어디 간거지?
것보다 나 누군가에게 기대고 있는거 같은데? 설마?
“잘잤어 진아?”
“너, 너어? 뭐 하는 거야?”
내가 잠들때 기댄 곳을 알고 난 놀라 소리쳤다.
바로 지혜의 어깨였다. 지혜의 어깨에 기대고 잠든 것이었다.
아무리 졸렸다고 지혜에게 기대서 잠들다니...
“그야 진이 네가 잠들어 있어서 말이야. 어깨 빌려줬어.”
“아니 그래도 그걸 왜 네가... 네가...”
나랑 아무 사이도 아닌 네가 왜... 왜... 난 이미 너가 아닌 다른 여자를...
“됐어. 것보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과 건물로 갔어.”
“그래? 그런데 왜 넌 안 갔어.”
“그야. 진이 네가 잠들어 있었고 널 두고 갈수 없으니까.”
“그럼 깨우지 그랬어.”
“내가 어떻게 그래. 기분 좋게 잠들어 있었는데.”
기분 좋게라. 뭐 좋게 자기는 했지. 그래도...
“됐으니까 우리고 가자.”
“응 진아.”
일단 우리들도 과건물로 향한다.
과 건물에 도착을 하고 조금 넓은 강의실에 우리 과 학생들이 모여 있었고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학과장으로 보이시는 선생... 아니 교수님께서 우리들을 보시며 우리 과에 대해 말씀을 하신다.
간단한 설문 조사며 신입생들이 지켜야 할 일, 수강 신청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다.
조금 지겹지만 들어야 할 일이라서 끝까지 듣는다.
“그럼 오전은 여기까지 하고요. 모두 식당으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은 뒤에 아까 있던 강당에서 오리에테이션이 있겠습니다. 신입생 여러분 부디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겨우 끝이 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배고 고프니까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으려 한다.
식당으로 이동했다. 식당은 학교에서 떨어진 곳으로 이동을 했고 뷔페로 되어 있었다.
신입생을 위해 준비한 건가? 아무리 그대로 잘도 준비 했네.
뭐 이미 있는거 맛있게 먹어 볼까? 접시를 들고 음식을 고르려 한다.
“진아 같이... 먹어도 돼?”
그때 지혜는 나에게 다가와 같이 먹어도 돼냐고 묻는다.
나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마음대로 해.”
“...응. 고마워 진아.”
딱히 허락한 것도 아닌데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일단 음식을 고르고 자리에 앉아 먹는다. 음식은 뭐 그럭저럭 좋았다.
“저기 잠깐 괜찮을까?”
그때 한 여학생을 앞으로 몇 여학생들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응. 왜 그러죠?”
“말 편하게 해. 같은 신입생이잖아.”
“그런가? 그래서 무슨 볼일이야?”
“저기 옆에 자리 비었으면 앉아도 돼?”
옆쪽의 빈자리를 가르키며 묻는다.
“응 앉아.”
“고마워.”
그 말과 함께 여자 애들은 옆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다.
“저기 그런데 너희들 아는 사이야?”
“으, 응. 같은 고등학교야.”
여자 아이의 말에 지혜는 수줍에 하며 말한다.
“같은 학교? 수상한데. 여자와 남자가 같은 학교 같은 과라니. 설마 그런 관계?”
“아, 아냐. 그런거... 아냐. 아니...지. 응. 맞아.”
지혜는 부정을 하는거 같지만 뭔가 말을 흐리는거 같다.
정말 뭘 하는 건지.
“난 저쪽에서 먹을게 너는 여자애들끼리 먹어.”
“아, 지, 진아.”
나는 지혜가 친구를 사귈 수 있게 자리를 피해준다.
이걸로 조금 편해진 거 같네.
제발 이 이상 나에게 접근 하지 말아줘 지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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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아.”
진이가 가버렸다. 나를 두고 혼자 먹으려고.
계속해서 나에게서 거리를 두는 진이.
이유는 안다. 알지만 그래도...
“저기 너 저기 남자 좋아하지?”
옆자리에서 먹는 여자아이가 말을 걸며 묻는다.
“...응. 좋아해.”
“역시나. 그래서 같은 과에 온거지?”
“맞아.”
“오호호. 역시. 짝사랑?”
“...짝...사랑이지. 지금은.”
지금은 짝사랑이다. 한때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지금은 나만 진이를.
수정이 때문에 진이는 잘못된 애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내가...
“으음? 잘해봐. 꽤 잘 어울릴거 같고.”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그 말에 나는 용기를 얻었다.
나중에 OT가 끝나고 진이와 단둘이 만나고 ‘그걸’ 진이에게 건내줘야겠다.
그러면 분명 진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