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1 12. 앞으로 =========================================================================
“오빠. 나 오빠 신부가 될거야.”
어린 소녀가 나를 보며 말을 해왔다.
바로 내 동생 수정이었다.
이때가 언제였지? 수정이가 나에게 신부가 된다고 말했을때가.
수정이의 말에 나는 웃으며 어른이 되면 해준다고 했는데...
그러고보니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부터 수정이는 진심이었을지도...
그래서 수정이는....
“오빠 일어나...”
잠을 자고 있는데 귓가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나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일어나고 보니 교복을 입은 수정이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반겨준다.
“어라? 수정아?”
“응. 이제 일어났어?”
일어나자마자 수정이가 있자 왠지 모르게 기뻤다.
“응. 지금 몇시야?”
“8시. 엄마가 일어나래. 난 학교 가야하고 그 전에 오빠 깨웠어.”
대학생인 나와 달리 고등학생인 수정이는 슬슬 등교를 해야 한다.
고등학생들은 일찍 등교해야 하니 힘들겠네.
“오빠도 9시부터 수업이야?”
“아니 10시.”
“좋겠다. 강의 시간 때만 등교하면 되니까.”
부러워 하는 수정이.
그게 대학생의 특권인걸 어떻게 하리.
강의 시간만 잘 짜면 늦게 자고 해도 되니까.
“그럼 난 학교 갈게.”
“응. 수정아 잘 갔다와.”
“알았어. 그리고 가기 전에...”
수정이는 내 목에 양팔을 감싸고 나를 본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입을 내민다.
그걸 본 나는 수정이가 원하는 게 뭔지 바로 알아차렸고 나도 눈을 감고 수정이에게 다가가 서로의 입술을 맞추었다.
입술을 맞추고 잠시 키스를 했다.
혀까지 넣어 서로의 입안을 탐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가자 수정이가 나를 놓아줄 생각이 보이지 않아 내가 먼저 입을 땠다.
서로의 입술이 떨어지자 수정이는 아쉬워 하는 표정을 한다.
“...더 하고 싶은데.”
“학교 가야지.”
“응...”
수정이는 예쁜 미소로 웃으며 일어났다.
나와 수정이는 남매이지만 서로 남자와 여자로서 사랑을 하고 있다.
알고 있다. 지금 이 관계는 올바른 것이 아니라는 걸.
하지만 이 감정을 도저히 숨길 수 없다.
나와 수정이가 사귀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수정이가 가진 최면 어플 때문이다.
최면 어플로 나에게 최면을 걸어 전에 사귀고 있단 지혜와 헤어지게 하고 지혜가 있던 내 옆자리를 수정이가 차지하게 되었다.
나는 그걸 모르고 수정이를 좋아하게 되었고 얼마 뒤에 지혜에게 최면 어플을 받아 최면이 풀려 진실을 알게 되었다.
진실을 알게 되어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나는 수정이를 받아 들였다.
수정이가 나와 지혜에게 한 짓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난 이미 수정이를 너무나 좋아하게 되었다.
이미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래서 나는 알지만 이렇게 수정이와의 관계를 이어 간다.
수정이는 내가 최면이 풀린 걸 모르고 있다.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겠지만 만약 알게 되면 수정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살짝 불안하다.
무엇보다 수정이는 나에 대한 사랑이 살짝 집착적이다.
너무나 나를 좋아해서인지 얽메이려는 것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최면으로 날...
여동생이라는 입장으로 언제나 나를 보며 집착을 하려는거 같기도 하다.
솔직히 나도 혼란스럽다.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오빠 갔다 올게.”
“잘 갔다와.”
학교 가는 수정이를 마중을 하고 나는 거실로 향했다.
거실쪽으로 가자 엄마가 나를 보신다.
“진아 아침 먹어.”
“네.”
엄마가 차려준 아침을 보고 나는 바로 앉아 젓가락을 들어 밥을 먹는다.
“너도 이제 대학생이니까 잘해야 하는거 알지? 요즘 취직도 잘 안되니까 잘하고.”
“네에.”
아침부터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뭐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많아 그런거겠지.
그래도 이건 너무하네. 밥먹을땐 개도 안 건드리는데.
“뭐 네가 대학 생활을 잘 보내는 게 제일먼저지. 아직 1학년이니까 즐기렴.”
“네.”
“지혜와도 슬슬 만나야지?”
“켁! 켁켁.”
엄마의 말에 그만 사래가 걸려버렸다.
“어머 괜찮니?”
“네. 에.”
겨우 진정을 했다.
엄마도 정말...
엄마는 지혜를 마음에 들어 하신다.
나와 지혜가 잘 되는걸 원하는거 같기도 하다.
아마 지혜가 나에게 마음이 있는걸 알고 그러시겠지.
하지만 지혜는 전 여자친구지 그 이상은 아닌데...
“엄마도 너희 아빠랑 대학교때 만나서 결혼 했거든. 그러니까 한번...”
“...”
할말이 없다. 이제 대학생이니 나보고 연애를 하라니.
것보다 상대가 지혜로...
엄마 지혜를 마음에 들어 하는건 알지만 제 인생이거든요? 그리고 이미 전...
“오빠~~~”
그때 예은이가 나를 부르며 다가왔고 테이블에 앉아 있는 나를 안았다.
아침부터 기운이 넘치는 예은이.
“예은아 일어나있었네?”
“응! 예은이 오빠보다 먼저 일어났어.”
나보다 먼저 일어난 예은이.
아주 기특하다.
“예은아 슬슬 학교 가야지.”
“네에~~ 오빠 갔다 올게!”
막내 예은이까지 학교를 갔다.
나도 바로 학교를 갈 준비를 한다.
이제 교복을 입지 않고 사복을 입고 학교를 가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가게 되다니. 진짜 대학생이 되었구나.
대학생이 되었지만 뭔가 마음이 답답하다.
아마 수정이의 일로 그렇겠지.
지금 나와 수정이의 관계를 옳지 않다. 지금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뭐 지금 생각해봐야 좋은 생각 떠오르는 아니고 천천히 생각해보자.”
천천히 생각해보며 나와 수정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야지.
그리고 그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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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행복하다.
오빠와 연인이 되고 오빠도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게 된거 같아서.
이게 다 ‘최면의 시대’ 덕분이다.
이 어플이 와줘서 내가 오빠의 연인이 될 수 있었다.
오빠와 난 진정한 사랑을 하고 행복하다.
이 행복을 위해 난 지금 이 행복을 유지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행복. 오빠와의 이 삶.
“빨리 나도 성인이 되야지. 그리고 오빠와...”
대학생이 되면 오빠의 대학교 학과로 갈 것이다.
그리고 오빠가 군대를 가면 2년 휴학을 하니 2년 차이인 나와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
물론 군대를 가도 2년 동안 떨어져 지내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 어플을 사용해서 오빠가 군대 대신 그걸 하게 하고 매일...
“오빠. 우리 앞으로도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