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피오 장군님! 큰일났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그..그게 카르타고의 원군으로
20만이나 되는 병사들이 지금
카르타고 성내에 입성했다는 소식입니다.”
“뭐, 뭐라구요?”
로마내에서도 현명하고 냉정하기로 소문난 장수
스키피오가 놀라는 모습에 진영은 시끌벅적하였고,
백인대장들이 전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녀는 애써 내색을 감추면서 척후병에게
상세한 보고를 요구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20만이나 되는 대군이 자신들이 먹을 군량을
모조리 싣고 들어와
카르타고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군량까지 갖춘 20만 대군이 카르타고에 도착했다니...
신의 원군인가?’
카르타고 본성을 모조리 포위한 상태에서
버젓이 등자한 20만 대군을
신의 원군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부관에게 명하여, 좀더
상세한 정보를 모으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연희씨는 잠시 쉬도록 해요. 일단
밖에서 얼쩡거리는 로마군들은
제가 정리하고 오도록 하죠.”
“그..그래 주시겠어요?”
“예...그럼 다녀올게요.”
“서..아, 아니지. 백호씨..잠깐만...”
“네? 무슨 일...흐읍?”
많은 사람들이 보고있는 내전 안에서...
아무 거림낌없이 내게 입을 맞추는 연희씨...
“폐...폐하!!!”
“어..어...어...”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한니발을 비롯한
카르타고 장수들과, 황당함과
분노가 담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공명을 위시한 하렘제국의 장수들...
‘이..이봐 이건 불가항력이라고...불가항력...’
말을 하려고 했지만, 입을 틀어막은 통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읍읍!! 으으읍!!”
‘혀..혀까지...’
말을 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를...
오히려 즐기고 있다는 듯이 쳐다보는 공명...
‘큰일났다.’
“몸 조심히 돌아오셔야 돼요.
장수들은 몰라도 플레이어는 이세계에서
죽어도 죽는 것이 되버리니깐...알았죠?
제 몸과 마음을 앗아가버린... 못된 사람...”
“모..몸과 마, 마음을 앗아가?”
가뜩이나 자신이 사랑하는 정인을
남들 다보는 앞에서..아니, 자신이 보는 앞에서
보란 듯이 빼앗아버리는 것도 모자라..
자신이 사랑하는 가가란 사람은
그런 몹쓸 여인의 모..몸을 가지다니...
공명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화극선(火極扇)... (그녀의 크리티컬 부채공격을
난 이렇게 부르기로 하였다.)의 시전준비는
다 끝난 상태였고, 이제 출격만을 앞두고 있었다.
아마도 연희씨가 등을 돌리는 순간 발동되리라...그런데...
“여..연희씨.. 누가 들으면 오해할 소리를...”
“어머, 아니었나요? 그날...
내 몸을 그렇게 탐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으으으으....가가!!!!!!!!”
여자는 요물이다.
그리고 여자는... 정말로 무섭다.
왠만해서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선보여지지 않던 화극선이...
오늘은, 그것도 내 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성안에서 연속으로 터져버렸으니...
“에휴... 우리 백호님께서는 전투에선 멀쩡하시면서
꼭 이상한데서 반죽음당해 오신다니까?”
어의 화타의 극진한 치료를 요망하는 몸이 될 정도로
얻어맞았다.
무력치 50이 무력치 110을 이길 수 없다?
그걸 진리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무력치 60이 여자고... 무력치 110의 남자라면...
백이면 백 여자의 승리라고...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2&WTV1471013=206193741&WTV1392781=24389530&WTV1357910=255355&WTV1357911=2217137&WTV246810=93&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카르타고의 로마견제기(3)
“20만 대군을 이끄는 사람이
선우 백호라는 인물이라고 그랬나요?”
“그렇습니다. 스키피오 장군님!”
“흐음... 처음 듣는 이름인걸?
혹시 동방의 인물인가요?”
“페르시아나 다른 오리엔트 국가에서는
듣지 못한 인물입니다. 아마도 저 멀리,
동쪽 세상 끝에 있는 위나라란 곳에서 온
사람인 것 같습니다.”
“흐음... 지금 중국의 지배자는 조조라는 여인인데...
여튼 좀더 알아봐주세요.”
“알겠습니다. 장군님...”
곧 있으면 카르타고 본성도
함락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스키피오 그녀에게는
벼락같은 사건이 일어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위나라란 곳의 황제는 분명 조조란 여인이라 들었다.
로마와 현재 동맹관계를 맺고있는 위나라가
섣불리 군대를 파견할 리 없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위나라를 애써 배재한 그녀였으나,
뒤이어 척후병이 가져온 그림은
그들이 위나라의 군복과 많이
흡사한 복장을 입은 군사들임을 입증해주고 있었다.
‘정녕 그들이란 말인가...’
만약 위나라가 참전한 것이라면,
이것은 기회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거대한 재앙과도 가까웠다.
‘현재 카르타고 원정군에 쏟아부은 로마군이
전 병력의 5할... 총 24개 군단중
카르타고만 12개 군단
나머지12개 군단은
시칠리아와 에스파냐에 각각 3군단씩,
그리고 로마에 6개 군단이 주둔하고 있다.
그들의 병력이 정말로 20만이라면...
숫적으로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로마까지 상륙하게 된다면 사태는 커지게 된다.
물론, 로마에서는 20만 대군을 막을 힘이 있었다.
‘길가매쉬... 그녀의 힘이라면
그들은 쉽게 막을 수 있겠지만... 하지만...’
카르타고를 정벌하지 못하고, 로마까지
그들을 상륙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그녀 자신의 자존심이 용납지 않았다.
‘카이사르 독재관님은 나를 믿고 있어.
이 대(大) 스키피오를...’
그리고 그녀는 승률이 낮은 도박에서 승리하기 위해
백인대장들을 소집하였다.
“흐음... 저게 로마군인가? 내가 알기론
로마군의 주력은 중무장 보병으로 알고 있었는데...”
9대 1 비율로 중무장 보병과
기병을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었던 고대의 로마군...
하지만, 내 앞에 보이는 것은 약
6대 4의 비율로서 자리잡고 있는
중무장 보병과 기병의 진형이었다.
‘흐음... 이거야 원 포에니 전쟁에 대해서 봤어야지
저들의 병력이 왜 저런지를 알지...’
그들의 전투방식에 대해서 막연히
중무장 보병의 돌격,
얼마 되지 않는 기병으로 적의 후방교란만을 생각했기에,
약 8대 2의 비율로 보병과 기병을 혼합하여 끌고 온 나였다.
그래도 전체적인 기병숫자에서도
4만대 2만 8천으로 우리가 훨씬 우세하지만...
자칫하다가는 큰 희생을 치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팔괘진 쓰지고 그렇게 말을 했건만...’
하지만 공명은...
“아직은 팔괘진을 내보일 때가 아니에요. 가가...
장사도의진으로 간 뒤에,
학인진으로 유도해내세요.”
이렇게 하고 말아버렸다.
‘하긴... 카이사르도 아니고, 스키피오인데...
비장의 무기나 다름없는
팔괘진을 쉽게 내보일 수는 없겠지.’
어쨌든 스키피오 그녀를 내가 원하는대로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에,
우선 나는 그녀의 손과 발이 되는
기마대를 전멸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로 했다.
“목표는 로마의 기마대다. 기병대는
그들만을 철저히 맡도록 하고, 보병대는
장사도의진으로 진형을 갖추되 3열로 하여,
후방을 급습하는 기마대의 공격을 최소화하도록!”
“알겠습니다.”
“여포, 기마대의 통솔권은 그대와 조운에게 맡기겠어.
조운의 백마기병과 그대의 흑풍대...
기대해도 되겠지?”
“물론입니다. 백호님...”
다시금 여포에게 다짐을 받아낸 나는
고개를 돌려 세이버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녀를 바라보며, 이번 전투의 승패는
그녀가 이끄는 보병대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님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흐음... 일단은 양으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없겠어.’
전투의 승패를 쥐고 있는 것은 장수들이 아니라,
병사들이다.
그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싸우느냐에 따라
때로는 수가 적은 병사들이
대군을 이길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아군의 수가 많아도 방심하지 말라
늘 누누이 가르쳤기에 우리 병사들은
백만 대군이 되었어도 몇 천의 군사들을 봐도
방심하지 않는 정예가 되었다.
고로, 그들에게 응당 해줘야할 보상만 충분히 지급한다면...
양으로 밀어붙인다고 해도
우리 군이 질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코끼리가 개미를 밟을 때도 전력을 다해 짓눌러버린다.
그것이 내 지론이지. 필요 이상의 힘은
쓰지 않는 주의기도 하지만, 너무 방심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니 말이야...’
‘20만 대군 전부 활용하여 초반에 적을 제압하자.’
그것이 오늘 우리 군의 목표이다.
병법이나 기타 모든 것은 공명이 알아서
다 준비했을 테고... 이제는
전투경험치를 올리기 위한 싸움이 있을 뿐이다.
“로마군을 무찌르자!!”
“와아아아!!”
내 함성에 드디어 전투의 서막은
카르타고의 거대한 평원에서 울려퍼졌다.
“좌측에 기마대, 적의 꼬임에 넘어가선 안됩니다.
우측에 있는 누마디아 기병, 좀 더 분발해 주세요!”
선두에 서서 로마군을 진두지휘하는 스키피오...
그녀의 금빛 머릿결이 한번 찰랑일 때마다
정예라고 불리우는 하렘 제국의 병사들이
한명씩 연기로 화하였다.
‘역시... 서양 장수라 이건가?’
문무를 겸비한 장수... 꽤나 사기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서양은 질! 동양은 양! 뭐,
약간 동양을 비하하는 듯한 시스템이긴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무리 장수의 능력치가 뛰어나봐야
(길가매쉬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일지도 모르겠지만...) 극오의를 쓴다 쳐도
몇 만에 이르는 병사들을 모두 물리치기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영웅들의 분포도를 보면,
서양보다는 동양이 압도적으로 많기에...
천재 장수들이 등장한다면, 우리 쪽에서도
주력 장수 셋 정도를 붙여 다굴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포로로 잡으면, 그 다음에는...후훗...
어쨌든 스키피오의 능력치가 대단하다 하여도,
이 대군을 막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이다! 학익진으로 바꾸도록 해라!”
장사도의진을 통해 이미 학익진으로 가기 위한
모든 안배를 마친 상태... 현재 로마의 진형은
품(品)자 형태... 로마군을 감싸기에는 충분했다.
“적에게 퇴로를 줘선 안된다. 그리고
기마대는 로마군의 기병대를 유인하라!”
예상대로 적들은 우리 작전에 휘둘리고 있었다.
스키피오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손 쳐도
그녀의 곁에는 그녀의 생각을 미리 알아채고
군사들을 움직여줄만큼 뛰어난 부장이 없었다.
결국 7만이나 되는 대군을 지휘하는 것은 그녀 혼자였다.
20만 대군을 지휘하는 장수들이 다섯이나 되는 우리로서는
로마군보다 좀더 체계적이면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퇴로를 확보하라!!”
스키피오로서는 이 최악의 사태를 모면하는 것만을
최우선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기마대를 통해 적의 후방을 교란하고,
그 사이에 중무장 보병을 진군시킨다면,
로마군보다는 무장이 약간 떨어지는 저들을
격퇴할 수 있으리라...그녀는 생각하였다.
하지만 적군에서도 자신의 지략과 견줄만한 참모가
있기라도 한 건지 적군은
그녀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는 했지만, 적보다
군사가 적은 상태에서 조급해지는 것은 로마군인만큼,
그녀는 서서히 공명이 쳐놓은 그물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그 동안
일자로 도열해있던 하렘군은 학익진을 통해
U자 모형으로...그리고 O자 진형으로 해서
서서히 로마군을 포위하고 있었으니...
아무리 퇴로를 만들려해도 튼튼하게
인간방벽을 쌓아놓은 적군 때문에
나올래야 나올 수도 없었다.
‘누마디아 기병은...어떻게 된걸까...’
카르타고 정벌의 일등공신인 누마디아 기병은
현재 여포가 조직한 흑풍대의 창날에
꼬치구이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포위당한 그녀는 알지 못했다.
로마에서 온 기병대들 역시...
조운의 백마기병에 의해 자신들의 존재를
삭제당하고 있었다.
로마와 카르타고의 포에니 전쟁...
칸나에 회전의 굴욕을 이겨내고
명장 스키피오를 통해
자마 회전에서 희대의 전략가
한니발을 농락했던 로마군은...
한니발을 농락한 그 장소... 자마에서
다시금 처참한 패배를 입고야 말았다.
-스키피오를 포로로 잡았습니다.
로마군은 전멸했습니다.
소수의 병사들만이 로마로 회군한 듯...
로마군의 진지에서
축배를 들고 있는 내 눈에 보이는
기분좋은 소식이었다.
진짜 내 적인 로마와의 탐색전...이랄까?
여튼 연희씨의 게임내에서이지만,
로마와의 첫 전투는 가볍게 하렘제국의 승리로 끝났다.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2&WTV1471013=208411818&WTV1392781=24389651&WTV1357910=255355&WTV1357911=2217147&WTV246810=94&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로마와의 전면전! 승패의 향방을 정하는 그 첫 번째 전투(1)
“스키피오 법무관이 패했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그렇습니다. 독재관님...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군대가
카르타고를 포위한 로마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고 들었습니다.”
“듣기로는 위나라 복장과 흡사하다고 들었는데...
혹시나 그들이 변장한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해요.”
“알겠습니다. 독재관님...”
로마군의 참패 소식은 얼마 되지 않아
수도 로마에도 전해졌다.
당연하게 점령할 것이라 예상했던 본국에서는
갑작스런 대군의 등장과 그 대군으로 인해
로마 전 병력의 반이 소멸되었다는 사실에
충격과 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로마의 총사령관이나 다름없는 독재관 카이사르는
이 사실이 지중해 국가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었기에,
곧 증원군을 만들기로 결정, 그 사이
수도 로마를 향해 다가오는 적군을 상대하기 위해
해적을 소탕한 전력이 있던 폼페이우스를 사령관으로
부장으로는 술라와 마리우스를 급파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린 듯 하였다.
로마의 전력은 이제 7만... 그리고 내가 끌고온 군대는 20만...
고로 병력을 반으로 나누어도,
수도 로마를 견제하는데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그럼 진짜는 에스파냐란 말이군요.”
“예, 백호라는 분에게 얼핏 들었습니다.”
카르타고를 수복한 뒤에 새로이
총사령관으로 재직하게 된 한니발은
연희 앞에서 그렇게 보고를 하였다.
“그럼 로마로 향해 가고 있는 배에는...”
“어머님인 하밀카르, 그리고
세이버란 분이 탑승하고 계십니다.”
“흐음... 그런가요?”
“예...”
다시금 조용해지는 집무실...
‘선우씨... 꼭 무사하셔야 해요.’
그날의 사랑을 다시금 떠올리면서
조용히 상념에 빠지는 연희였다.
“후우... 이걸로 잘 된 것인지 모르겠네. 공명?”
“가가...”
에스파냐와 로마, 두 곳을 치고자
병력을 반으로 나눈 우리 하렘군은...
로마군의 전력을 분산시키고자 일부러
출항 준비를 늦추어, 적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뭐... 그 사이에 에스파냐 원정군은
이미 출발했지만 말이야...’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곳은 로마...
카르타고에 있는 한니발에게는
에스파냐로 진군한다고 말은 하였지만,
실제로 내가 가는 곳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였다.
“카이사르는 어차피 움직이진 않을 테고,
그녀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길가매쉬도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 터, 더욱이
시칠리아를 경유해서
이탈리아 남부로 가는 항로를 선택한
우리 로마군과 싸우려면
해전에 능한 장수를 내보낼 테니...
오랜만이겠어..후후...”
“가가?”
카이사르는 이런 전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터였다.
로마 군단의 반이 날아갔지만,
언제든지 증원은 할 수 있었고,
아직까지도 그녀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몇 장 남아있을 터였기에...
지금 쉽사리 모습을 드러낼 여인은 결코 아니었다.
‘폼페이우스...후후... 참으로 오래간만이겠어.
여기에선 넌 날 처음 보겠지만 말이야...하하하하...’
다른 세계에서의 만남이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제법 공을 들였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녀와의 재회는 꽤나
새로운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가가...가가?”
“흐음...폼페이우스...”
“우우...또 그 로마 장군 생각인가요?”
천재적인 두뇌로 군을 매번 승리로 이끄는...
그리고 나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두뇌회전을 자랑하는 공명이었기에,
로마로 향하는 내 얼굴에 웃음이
지워지지 않는 것만 보더라도...아니,
노골적으로 이름을 말해버렸으니...
여튼 내 일에 관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열의를 가지고 임하는 것이 황후이자,
이번 원정군의 참모 공명이었다.
“아...그거야 뭐...”
“저기 가가...”
“응?”
“저로는...만족하실 수 없나요?”
“뭐?”
늘 올 것이라 예상했던 화극선이 아닌
공명의 슬픔어린 한 마디...
자신으로서는 만족할 수 없느냐는 말 한마디가...
나를 다시 고개숙이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저..저기 공명?”
“이렇게도 모아보고, 저렇게도 모아봤지만...
사마의 언니보다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작은 가슴은 아닌데...
그리고 봉사같은 거라면...
누구보다도 잘할 자신 있어요.
아직은... 사마의 언니에게 밀리긴 하지만...”
“으응?”
“아니면... 머리카락이 검은색이라서 싫으신 건가요?
듣자하니, 유럽에서는
머리카락도 다른 색깔로 만들어주는
신묘한 약이 있다던데...
가가가 원하시는 머리색깔을 말씀해 주세요.
그렇게 바꾸겠어요.”
“저..저기 공명?”
“저 하나만으로는... 부족한 건가요 가가?”
그리고 공명은 꽤나 슬픈 표정으로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제길...차라리 화극선이라도 날리란 말이야!!
화타한테 정기를 꽤나 빨리겠지만...
그래도 그 편이 훨씬 좋다구...’
거부하고 싶지만, 그녀의 서글픈 두 눈이
나로 하여금 측은지심을 불러오도록 만들었다.
‘왜...왜!!!!’
연예 경험 미숙! 미연시는 세계 초일류의 경험자...
결국 ‘연예보다는 미연시!’나 외치며
늘상 집에 틀어박혀 게임에
열중했던데서 불러오는 미숙함을 터였다.
아무리 미연시 게임을 마스터하면 뭐하는가...
미연시 게임의 공략이래봐야
대부분 히로인과의 H일 뿐..
H만 하고나면 그 여인을 어떻게 달래줘야 되는지...
그 여인을 어떻게 더 사랑해줘야 되는지
알려주는 것 하나 없는 그저...
H를 위한 게임이 미연시가 아니었던가...
물론 미연시 중에서는 어쩔 수 없이
H씬을 넣지만 작품성이 뛰어나서 애니로도,
그리고 더 나아가 이 가상현실 게임으로도 제작되는...
그것도 모자라서, 심의를 거친 후에는
TV에도 방영되는 미연시도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연시라 불리는 게임들의 최종단계는
그 곳에서 나오는 모든 여인들과의 H이다.
그런 미연시만 죽어라고 파온 내게... 이미
몸이고, 마음이고 전부 내게 준 공명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었다.
“저..저기 공명?”
“.............농담이에요~~ 후훗...
영웅은 모름지기 삼처사첩이라 그랬으니...
저 공명은 그런 것 신경쓰지 않는답니다~”
뭐라 말을 해야될지 몰라 허둥거리는 나를 보며,
방긋 미소지어주는 공명...
‘놀리는 건가... 아니면, 속내를 한번 드러내 본건가?’
미연시 게임이라면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답안지는 두 개...
많아봐야 세 가지이다.
그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은 이미
‘미연시마스터’라 칭할 수 있을 정도의
고지를 밟아본 내겐 식은 죽 먹기만큼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천하통일은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는 하지만...
연예시뮬레이션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이 보통의 미연시처럼 짜여진
각본대로 나오는 것은 아니었기에...
대처하기는 엄청 어려웠다.
‘마치 진짜 여자랑 사귀는 듯한 생각마저 든다니깐...’
계속해서 밝은 미소만을 보여주는 공명이었기에
별일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우리 하렘군을 반겨주기 위해
거친 바다를 헤치고 지중해로 뛰어든 로마군을 환영하러
앞으로 전진, 또 전진하였다.
‘가가...바보!’
무언가 하나는 그냥 흘러넘긴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WTVSUCCESS=TRUE&WTV5111627=1978/1996&WTV5131831=21&WTV5172239=4.21&WTV5192443=1988&WTV591322=08.09.25 22:20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2&WTV1471013=211017040&WTV1392781=24434597&WTV1357910=255355&WTV1357911=2221232&WTV246810=95&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로마와의 전면전! 승패의 향방을 정하는 그 첫 번째 전투(2)
“함포를 쏴라!”
“저들보다 우리의 사정거리가 더 길다.
일단 적의 사정범위를 벗어나라!”
화약의 종주국은 누가 뭐라해도 중국이다.
만약 중화제일주의 사상에 젖어
중국이 과학을 멀리하지 않았다면,
청나라 때 식민지 지배를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여튼... 현재 문명시대는 중세...
로마나 우리 하렘군이나 함포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사정거리 면에서, 그리고 파괴력 면에서 우수한 것은
단연 중국의 지배자 우리 하렘 제국의 함포였다.
로마군의 주력인 5단 갤리선...
그리고 메인 마스트 옆에 있는
까마귀라는 공선무기(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이니 공선무기라 봐도 무방하겠다.)도...
일단 우리 배에 꽂힌 뒤
선박위 지상전을 하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로마의 중무장 보병과 비슷한 위력을 지닌
우리 보병들의 칼에 어김없이 죽음을 당하고 있었으니...
해상전에는 그다지 익숙치 않았던 마리우스와 술라는
우리의 연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지중해의 해적 소탕의 주인공인 폼페이우스도
우리의 함포공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선박 제조기술이라면 비슷할지 모르지만,
함포의 기능면에서는 우리가 한 수 위였기에...
“공명, 이대로 로마군을
해상전으로 유인해도 되지 않을까?”
비슷한 군함으로 전투를 한지 한 나절쯤 지났을까?
남아있는 로마의 선단이 얼마 없었기에
자신감에 충만한 나는 공명을 바라보며 이야기하였다.
하지만...
“가가...카이사르라는 여인은
그렇게 녹록한 여인이 아닙니다.
우리 함포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으니,
해상전은 무언가 비책이 없는 이상,
하지 않을 것입니다.”
“흐음...그런가?”
공명의 말이 맞기는 하다.
하지만...현 상황을 본다면... 정말로
로마가 우리 하렘제국의 최대 라이벌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쪽에 유리하도록
전황이 흐르고 있었다.
별다른 전술도 없이 정면으로 승부했는데도 말이다.
지중해의 반도국가 로마...
양치기들의 나라였던 로마는 카이사르라는
위대한 지도자와 폼페이우스, 스키피오 등의
뛰어난 영웅들을 만나 지중해에서
절대군주국으로 자리매김하였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지중해에서는 최강이었던 로마도,
중국에서 건너온 우리 군에는 쪽도 쓰지 못하니깐...
“흐음... 어쨌든 저 안에 카이사르는 없군.
만약 그녀가 있었다면, 길가매쉬의 게오바가
가만 있지 않았을 테니깐...”
지상전이건 해상전이건 그 모든 것을 무시한 채로
병사들의 수보다도 더 많은 무기를 쏘아대는
길가매쉬의 게이트 오브 바빌론...
물론 우리 하렘군의 장수들은
그 게오바를 막을 순 있지만, 일반 병사들은
애석하게도 막을 수 없으니...
이번 로마군만 정리하고나면, 다시
내 게임에 들어가 캐스터라도 데려올 생각이다.
그녀의 마법으로 조금이나마 버틴 뒤에,
여포를 비롯 G급 장수들을 출격시킨다면,
병사들의 피해는 최소화시킬 수 있을테니 말이다.
‘에누마 엘리시라도 쓴다면, 세이버가 있으니 상관없겠지...’
Fate시리즈에서는
주인공의 능력이 더해져야만 아발론을 소환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세이버의 능력치만
최대로 올려준다는 전제하에
세이버의 의지대로 아발론을 소환할 수 있다.
천하통일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이버의 아발론 소환 횟수는
무력, 지력, 정치, 매력 이 네가지를 혼합한
종합능력치가 500이상일때 1회, 600이상은 2회
700이상은 3회 맥스 수치인 800의 경우는
5회를 소환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세이버의 능력치는 대충 합하면 700대니...
3회 정도는 아발론을 소환할 수 있다.
물론.. 3회를 다 소환하고 나면,
최소한 1년 동안은
아발론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제약이 붙기는 하지만 말이다.
‘여튼 그건 길가매쉬가 도착한 뒤에 생각해봐야겠군.’
그때는 그때! 일단은 눈앞의
로마군을 섬멸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했기에
나는 군사들의 사기를 돋우며
로마군의 전멸을 목표로 열심히 적들을 베어나갔다.
“하아...이 정도면 되었을까?”
그로부터 약 두 시진이 지났을까...
로마 해군의 전력이라 볼 수 있었던 로마 5개 군단은
모두 물고기밥이 되어버렸다.
“카이사르가 없으니... 너무 시시하게 끝나는걸?”
폼페이우스의 얼굴을 보긴 했지만...
역시 연희씨의 게임속이라 그런가?
자신이 애지중지 키워놓은 해군을
전멸시켰다는 것 때문에 나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본 뒤,
몇몇 장수들과 함께 작은 배를 타고 로마로 달아났다.
‘잡을 순 있지만... 그럼 재미는 없겠지?’
로마 장수들을 하나 둘씩 사로잡게 된다면
로마를 잡는 데에는 엄청 수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그래서는 게임의 재미가 떨어진다.
모처럼 태무진과의 혈전 이후
라이벌다운 라이벌을 만나게 되었는데...
라이벌의 힘이 약하다면 무리해서까지
그 힘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
무심결에 들어버렸다.
‘어차피 지금쯤이면 에스파냐는 수복했을테니...
일단 로마의 힘은 이정도까지만 줄여놓도록 하지...’
그렇게 생각을 마치며 나는 병력의 철수를 명했다.
“공명...”
“가가...”
“미안, 요즘 안아주지 않아서...많이 쓸쓸했지?”
“가가...”
그리고 나와 공명의 몸은 선박 고요한 물결 위를 거니는
선박의 함실 속 침대에 파묻혀졌다.
“흐응...”
“공명...”
“가, 가가... 이 공명만... 공명만 안아주실 순 없으신가요?”
“공명...”
요즘 들어서 공명의 어리광이랄까?
그런 것이 자꾸만 심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러는 것일까? 중원을 통일할 때만 하여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하지만 그건 그저 공명의
어리광이라고만 생각한 나는
조용히 공명의 머리를 쓰다듬기만 하였다.
“공명...”
“저는 두려워요. 가가... 이 나라에서
제일 사랑해주는 여인은 저뿐이라고
가가가 말씀을 해주셨지만..그렇지만...전 두려워요.
가가의 마음을 다른 여인들이 빼앗아가는 게...”
“공명...”
“사랑해요. 가가... 그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아요.
그런데...그런데... 흑흑...”
오늘따라 그러는건지, 아니면
오래전부터 쌓여있던 감정을 표출시키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공명은 지금 내 옆에서 서러운 듯
감정에 복받쳐 울고 있었다.
“공명...왜 우는거야... 이렇게나 나는
공명을 사랑하고 있는걸? 그러니깐 울지 마 공명...
네가 울어버리면 나도..슬퍼져...”
서로 알몸이 되어서 누워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욕이 막 일어난다거나
그럴 상황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라.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은
이렇게 자신의 운명이 서러운듯 울고있는데
태연히 그 짓을 할 상황인지를...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자신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것만큼 뭐같은 것도 없다.
정말로 나 자신이 큰 죄를 지은 거 같은..그런 느낌에...
오랜만에 그녀와 진한 사랑을 나눈다는 기분은
어느새 저만치 날아가버렸고, 대신
그녀를 달래는데만 급급한 나였다.
‘왜 이렇게 나약해진 거지? 공명...’
중원을 통일할 때만 하여도, 이렇게까지
내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하진 않았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무대가 중국에서 세계로 바뀌니
공명의 어리광도 점점 심해지고...
나만 바라보라는 요구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이래서는 하렘을 이룩할 수 없다구!!’
남자의 로망 하렘!
‘수 명, 수십 명의 여인들을 나의 품에...’
이 문구에 얼마나 많은 사내들이
헉헉거리면서 미연시 게임에 중독되었는가...
천통의 경우는 수천..정도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겠지만...여튼 한 명의 사내로서...
그만한 여인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건...
게임에서라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여튼, 그건 그거고 공명은 공명...
지금은 공명을 달랠 필요가 있다.
“공명... 미안해... 이 말밖에는 해줄 수가 없다.
공명... 미안...미안...”
“가가..흐끅...우읍?”
차마 말을 잇기도 전에 날아오는 입맞춤...
공명은 무의식적으로 내 가슴을
주먹으로 쳐내고 있었다.
뭐 귀여운 애교정도의 수준이지만...
그러다가 나를 받아들이기로 하였는지,
입을 열어 내 혀를 자신의 혀로 감싸기 시작하였다.
“우음..공명...나랑 있을 때 만큼은 웃어줘...
나도 내가 얼마나 몹쓸 놈인지는 알지만...
그래도 공명, 너를 사랑한다는 점에는
변함없는걸?”
“가가..우음...”
아직은 무리라고 생각했을까?
마치 모든 것을 체념했다는 듯이 공명은
내 입술을 조용히 탐하기 시작하였고,
나는 그것에 반응하여,
공명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가슴 위에 손을 대었다.
“가가...”
“널..안아도 될까?”
“가가...”
그리고 그것을 허락하는 공명의 입맞춤이 이어졌다.
“공명...”
“가가... 가가만을 사랑하겠어요...가가...”
그리고는 내 몸 위에서 부서지듯 쓰러지는 공명...
그녀의 가슴을 살짝 어루만지면서
점점 그녀의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나...
밤하늘 별빛만이 고요한 정적을 감싸는 가운데,
공명과 나의 열락의 시간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
앞으로 있을 거대한 소용돌이를 잊어버리려는
나비의 작은 몸부림처럼...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2&WTV1471013=213505728&WTV1392781=24465254&WTV1357910=255355&WTV1357911=2224018&WTV246810=96&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로마대 하렘군... 라이벌간의 운명적인 사투(1)
“역시, 아무래도 본대에서
제대로 시간을 벌어준 것 같지 않나요?”
“그렇네요... 하밀카르님...”
로마의 제2전진기지라고 할 수 있는 에스파냐...
하지만 이곳은 다시금 카르타고령으로 돌아가버렸다.
로마의 본대라 볼 수 있는 해군을
하렘군이 전부 전멸시켜버렸기에...
“그럼 이제 돌아가도록 할까요 세이버씨?”
“예..그게 좋을 것 같네요...”
일단은 전진기지를 세워두었기에
세이버는 하밀카르와 같이
카르타고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누가 짐의 허락도 없이 움직이라고 하였지?”
“이...이 목소리는?”
“그대로구나. 짐의 여자...사자왕 아더여...”
“기..길가매쉬!!!!”
어느샌가, 보초를 서고 있던 병사들을
먼지로 만들어버린 금빛 여인이
그녀들 위로 서 있었다.
“오랜만이다. 기사왕이여...”
“무슨 일이죠? 그대가 나설 만큼
중대한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
로마군에 있어서는 숨겨두면 숨겨둘수록 좋은
최종병기인 그녀가 다짜고짜
최전방이라 할 수 있는 에스파냐로 오다니...
무슨 흉계가 있음이 틀림없었다.
“여여...너무 그러지 말라고...
짐은 단지 심심해서 이곳에 놀러왔을 뿐이니까...”
“그..그렇다는 것은...
이 에스파냐를 다시 찾아가겠다는 건가요?”
“뭐...그런 걸로 해두지.
일단은 몸을 풀어야 될 것 같으니깐...”
그 말을 끝으로 길가매쉬의 뒤편에는
수많은 양의 보구들이 등장하였다.
병사들의 수보다도 많은 양의 보구...
무한의 양을 자랑하는
게이트 오브 바빌론이 드디어 등장한 것이었다.
“모두 사라지도록.”
그 말을 끝으로 수많은 양의 보구는
간신히 쌓아놓은 진지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하렘군의 머리 위로 쏟아져내렸다.
“끄아아악!!!”
“뭐, 뭐야..크헉!”
“사..살려줘...”
“크아아아!!!”
보름달이 뜬 에스파냐의 밤은
갑작스런 황금빛 무리의 지상낙하로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하였다.
“크으..그, 그만해요.”
“흐으음... 역시 장수들은 막을 수 있나보군..그렇다면?”
그리고 공간의 저편에서 꺼내드는 드릴 모양의 보구...
“서..설마...”
“에누마 엘리쉬... 이 정도라면
막을 수 있겠지 기사왕이여...”
어느정도의 공력만을 방출한 상태였는지,
황금빛의 갑옷을 입은 블론드의 미녀는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돌아가는 검날을
그대로 상대에게 날렸다.
“하밀카르님! 엎드려요!!!”
“예? 그게 무스..커억...”
하밀카르 바르카...
에스파냐 재탈환에 성공한 그날...
길가매쉬의 검에 일격을 당해
이곳에서 죽임을 당하다...
훗날 뭇 사람들의 눈가를 적시게 만들
이 위령비는...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하..하밀카르님, 하밀카르님!!”
“커억..세..세이버님, 제 못난 딸년에게
하나만 전해주시겠어요?”
생기를 잃어버린 눈... 그것은 이제 곧
사신이 그녀의 영혼을 인도하기 위해
데려간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너무 말을 많이 하지 마세요...
그것보다도 우선 응급조치를...”
하밀카르의 죽음을 막기 위해 주변에서
그녀의 출혈을 막기 위한 천을 찾고자 헤매는 세이버...
그러는 그녀를 하밀카르는
다 죽어가는 손을 애써 움직이며
그녀의 행동을 제지했다.
“쿨럭..그보다도... 내 딸
한니발 바르카에게 전해주세요.
카르타고의 명가 바르카 가문에서 태어난
한니발이여... 로마를 잊지 마라.
네 자유를 앗아간 로마를 잊지마라...
이렇게 말이에요...크헉!”
심장을 관통당한 그녀는 그 말만을 남긴채
조용히 하얀 재가 되어 사라져갔다.
“하..하밀카르님? 하밀카르님!!!”
좀전까지만 해도 7만의 병사들로 가득했던 진지였다.
하지만 단 한명... 한명의 공격으로
그 7만은 모두 하얀 재가 되어 사라졌고,
더불어 한 명의 장수도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였다.
“기..길가매쉬...당신을 용서할 수 없어요. 절대로!”
“흐음... 그래, 그렇게 좋은 눈을 하고 다녀야 한다.
아더여... 나를 죽이려는 마음이
조금 불손하긴 하지만
넓은 아량으로 용서하도록 하마...하하하하!”
그리고 그녀는 세이버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볼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였다.
“다음에 왔을 때는 내 여자가 되어있거라.
언제든 너를 안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그녀는 밝게 빛나는 보름달 속으로
사라져갔다.
“뭐? 7만의 병사들이 모두 죽어?”
“며..면목이 없습니다. 백호님...”
한 나라의 왕이었던 세이버는
지금 자신의 주군이자 마스터인 내게 와서
무릎을 꿇고는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7만 병사의 전멸...
아무리 전 병력을 투입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아니... G급 장수의 존재가 거의 없었다고는 하나
7만을 전멸시키다니... 로마도
보통내기는 아니었던 것이다.
‘역시 카이사르... 길가매쉬는
자신의 경호원으로만 두진 않겠다는 소리로군...’
단순히 놀러나왔다는 말투였지만,
분명 카이사르의 명령으로
그곳에 왔을 것임이 틀림없었다.
“지금 현재 에스파냐는 로마군이 점령하고 있나?”
나는 해전을 끝마친 사이
에스파냐의 정황을 살피기 위해 보낸 정찰병으로부터
에스파냐의 현황을 물어보았다.
“아닙니다. 지금은 그들도 우리의 눈치를 보는지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흐음...그렇다는 얘기는 우리가
먼저 선제공격을 해주기만을 바라는 거로군... 공명?”
“예 가가...”
“지금 즉시 남은 병력을 이끌고 가
에스파냐를 점령한다. 그리고 그 기세로
알프스 산맥을 넘는다. 알겠나?”
“그..그렇지만 가가...”
“적들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자.
하지만 이 승부에서 이기는 것은
우리가 될 것이다. 한니발은
알프스 산맥을 넘은 경험이 있으니
그녀와 함께 행로를 정하도록!”
그리고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군사회의를 마쳤다.
‘카이사르... 당신이 비장의 한수까지 써가면서
필사의 의지를 내비쳤다는 것...
이번 패전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어...
이제는 우리 하렘군의 반격을 보여드리지...’
모든 제장들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뒤에
나는 카르타고군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하밀카르 바르카...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 뛰어난 무장은 아니었지만,
연희씨의 경우는 왼팔을 잃어버린 격이었기에,
어찌 되었던 그녀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를 해두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울지 말아요. 한니발...”
“어머니가..그렇게 말했다...그리 들었습니다. 여왕님...”
“사실이에요.”
“전 이제 어머니를 죽인 원흉...
그녀를 죽이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입니다.
이미 바알 신전에 가서 제 눈 한쪽을 바치고 왔습니다.”
그러면서 연희씨 앞에서 안대를 풀어버리는 한니발...
원래대로라면 병 때문에 시력을 잃어버린 거였지만,
하밀카르 바르카를 죽인 길가매쉬...
그녀에 대한 미움이 너무 커서
그녀 스스로가 속죄의 의미와
로마 멸망을 바라는 제물의 의미로 눈을 뽑아버렸다니...
멀찍이서 그녀를 바라보는 나로서는
어미를 잃은 한니발을 위로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듯 싶다.
‘휴우... 일단은 된 것인가?’
이제 정면승부 이외에는 남은 것이 없는 듯 했다.
해군을 비롯.. 전 병력의 7할 이상을 잃어버린 로마
그리고 전 병력의 3할 이상을 잃어버린 하렘군...
양쪽 모두가 적지않은 부상을 입은 지금,
남은 것은 정면승부... 오직 그것 뿐이었다.
오직...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2&WTV1471013=216300979&WTV1392781=24530044&WTV1357910=255355&WTV1357911=2229907&WTV246810=97&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로마대 하렘군... 라이벌간의 운명적인 사투(2)
일단은 정면승부를 하기로 작정한 이상,
적의 의중을 떠본다던지, 아니면,
적의 의표를 찌른다던지 그런 것은 없었다.
자신의 병력을 전부 운집시켜,
적과의 싸움에서 얼마나 대등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
그것만 고민하면 되는 것이었다.
‘문제는 길가매쉬야...’
그녀의 보구라면, 일인일참(一人一斬)이 가능하기에...
병사들을 운집시키면 시킬수록
살상력이 높은 그녀를 어떻게 묶어놓는지가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흐음... 길가매쉬를 묶어둘 수 있다면, 좋은데 말이야...”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길가매쉬를 묶어둘 만한 방법은
어디에도 떠오르지 않았다.
“길가매쉬... 아군이라면 이보다
든든한 여자는 없지만 말이야...”
그러는 사이, 세이버가 입을 열었다.
“백호님... 그녀는 저와 관우님께서
어떻게든 막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관우와...그대가 막아보겠다?”
확실히 G급 장수의 출격이라면,
그녀의 손발을 묶어둘 순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어떻게 유인해낼 것인가...
그것이 중요하네. 카이사르가 령주까지 써가면서
일반 병사들을 죽이라 명령한다면,
그녀도 어쩔 수 없이 게이트 오브 바빌론을 가동할거고,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승산이 없어.”
하지만 그녀는 내게 무언가를 속삭였고...
그것을 듣고나니 과연, 그녀의 말대로
길가매쉬를 묶어둘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카이사르와 정면승부를 청한다면,
그녀는 분명 나올 것이다.
부하 장수들을 내보내게 된다면,
그녀 역시 불리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지.
그렇게 해서 마스터끼리 싸움을 벌이는 사이,
세이버와 관우는 길가매쉬를 묶어두고...
사마의, 한니발, 제갈량...나머지 책사와 장수가
적들을 섬멸한다...괜찮은 방법일 듯 싶군...”
내가 미끼가 된다는 것이 약간 꺼름직하긴 하지만,
뭐...카이사르의 검이라면 얼마간 막을 수 있는...
무력치 120으로 성장하였기에...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며, 전 장군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로마에 주둔하고 있는 카이사르에게 결투신청을 하고,
장소는 칸나에로 하도록 한다.
하렘%26카르타고 연합군은 전부 칸나에로 집결하도록,
로마의 해군은 전멸당한 것이나 다름없으니,
상륙하는데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원정의 선두에는 짐이 설 것이다.”
“옛 백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