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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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와의 전면전이라... 시간을 끌면 끌수록 

우리에겐 불리해... 조금만 지나면, 

군량도 떨어질 때가 되었거든...’

카르타고가 원래의 영토를 수복하였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본국에서의 이야기... 20만..아니 

13만과 카르타고군 3만을 먹일 식량은 

아직 마련할 순 없었다.

고로..시간을 끌면 끌수록 유리해지는 것은 

저 로마쪽이 될 터였다.

분명 카이사르 그녀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나올 것이다.

지금 당장 우리 군대를 없애지 못하면, 

급진파와 보수파 전부 그녀를 실각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할 터였기에...

현 로마의 원로원을 장악하고 있는 

보수파의 대표는 카토.. 역사상에서 

영웅 스키피오를 실각시킨 그 대(大)카토다. 

카이사르를 못잡아먹어 안달이던 

소(小)카토도 있는 것이 정석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름이 같은 사람은 

내보내지 않을 생각인 모양이다. 

KOREI사에서는... 여튼, 보수파의 그녀가 

카이사르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 만무했다.

역시 급진파의 대표인 마리우스 역시...

그녀의 숙모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독재에 대한 불만과 함께 

자신이 영웅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한이 있기 때문에, 

카이사르를 보는 눈이 그리 좋진 않았다.

나를 오래두면 오래 둘수록 

카이사르 역시 불편하긴 매한가지였다.

그러니 그녀도 나를 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움직일터였다.

‘내가 선두에 서면...그만큼 파급효과도 크다. 

원래대로라면 카르타고의 군주인 연희씨도 

같이 선두에 서는 것이 좋겠지만... 안되겠지? 

나보다 무력치도 낮고 말이야...’

기본적인 정치형 타입인 연희양께서는... 

생전에 무력치 수련을 별로 하지 않아서 공명과 

비슷한 무력을 지닌 정도이니... 

그녀를 선두에 세운다는 것은 

눈먼 화살에 죽어달라는 얘기였다.

‘아무래도 군주끼리의 대결이어야 

카이사르도 받아들일테고...내가 갈 수밖에 없어.’

애써 몸을 사리려는 마음을 죽이고는 

조심스레 숙소로 돌아가는 나...

그런 내 뒤로 한 명의 인영이 있는지는 

당시의 나는 알지 못했다.

‘가시려는 건가요?’

공명은 아닐 것이라 믿고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가가란 인물은 

대의를 위해서 움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몸부터 챙기는...

그런 사람이라고..

소인배라고 할 수 없었다.

이미 자신의 낭군은 한 사람의 정인이면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되는 

일개 여염집 아낙의 지아비가 아닌, 

한 제국의 아버지로 군림한 사내다.

제국을 다스리는 사람은 병사를 아끼는만큼이나 

자신의 몸을 아낄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전사가 병사들에게 

어떤 파급효과를 줄지 아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낭군은 이번 원정에서 

목숨을 버려가면서까지 

적의 우두머리를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만약...행여라도 카이사르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괜히 선두에 섰다는 이유로 

자신의 낭군은 고슴도치처럼 

화살에 몸이 뚫린 채 죽어갈 것이다.

‘가가... 그래도 정녕...좋으신가요?’

“아, 황후님...여기 계셨군요.”

“당신은...카이사르에게 서신을 전하러 간 병사군요.”

“그렇습니다.”

“그녀가 뭐라고 하던가요?”

“구체적인 시간을 말한다면, 

자신이 직접 몸을 움직이겠다고... 

로마도 여기도 피차 사정이 곤란하긴 마찬가지이니, 

단판싸움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있어서 최선책이니 따르겠다고...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하아...그렇군요. 저기...이렇게 전해주시겠어요?”

“네?”

“..........이렇게 가가에게 전해드리면 되요.”

“그...그럼”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죠...”

그리고 공명은 자신을 서늘하게 감싸는 바람을 뒤로한 채,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닷새 뒤 해가 뜨는 아침에 맞이하겠다고 그랬는가...”

“그렇습니다. 백호님...”

며칠 전 카이사르에게 

도전장을 전했던 병사가 돌아와서 

구체적인 날짜에 대해 말을 하였고, 

이미 칸나에로 가는 모든 준비를 마친 나는, 

그 제의를 혼쾌히 수락하였다.

“공명, 그대는 중군을 맡아주도록... 후군은 

사마의가 맡도록 하고, 선두는 내가 서도록 하지.”

“가...가가....”

“왜 그러시오 공명, 무슨 할 얘기라도...”

“아...아니에요.”

왠지 공명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괜찮을 거란 생각에... 

나는 전군에게 칸나에로 향하라는 지시를 내리고는 

선박 안으로 들어갔다.

‘가가...’

공명이 바라보는 시선은 애써 무시한 채로...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2&WTV1471013=218661520&WTV1392781=24544718&WTV1357910=255355&WTV1357911=2231240&WTV246810=98&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로마대 하렘군... 라이벌간의 운명적인 사투(3)

“저기, 육지가 보입니다.”

“흐음...이제 도착인건가...”

중간 경유지나 마찬가지인 시칠리아를 지나, 

드디어 이탈리아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칸나에까지 가려면 내륙으로 더 들어가야겠지만...

육지에 도착한 우리는 

얼마 되지 않는 거리에 있는 칸나에로 진군하고자 

병사들을 이끌고 내륙으로 행군하였다.

“흐음... 이제 곧 칸나에로군. 한니발.. 

그대는 감회가 새로울지도 모르겠소.”

“그렇네요...”

칸나에 회전을 통해 로마군을 

9만이나 사살한 경력이 있는 한니발은 내 말에 

간단히 대답하고는 다시금 상념에 빠졌다.

‘무뚝뚝하기는...’

하지만 그또한 한니발의 매력이었기에... 

나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오라버니, 이 정도가 적당할 듯 싶어요.”

환골탈태를 통해 더욱 윤기나는 머릿결을 손에 넣은 관우가 

나를 바라보며, 병사들의 야영지로 

적당한 평원을 찾았다 보고하였다.

물경 15만에 달하는 대군이 잘 수 있는 야영지... 

최소한 일개 구 정도는 되어야할 평원이었기에 

왠만한 평원은 동네 공터로밖에 취급하지 않던 나였으나, 

관우가 보고한대로 넓게 펼쳐진 평원을 보고는 안심하여, 

곧 병사들에게 게르를 짓게 하였다.

하렘군의 야영숙소...로 통일되어버린 몽고군의 게르는 

이제 병사들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것이 되어있었다.

“가가?”

“왜 그러시오 공명?”

“이제 이틀 남았네요.”

“흐음....그렇소. 로마와의 결전은 이제 이틀 남았지...”

생각해보면 꽤나 긴 싸움이었고, 비록 

내 시나리오가 아닌 연희씨의 시나리오이긴 했지만, 

그래도 라이벌다운 국가였다. 로마는...

사상 최강의 사기캐릭터 길가메쉬를 보유하고 있는 그들... 

어찌 보면 로마의 당연한 승리로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내겐 길가매쉬와 맞대결을 해도 

쉽사리 지지 않는 장수들이 두 명이나 있다.

원정이라서 2명밖에 없는 게 흠이기는 하지만, 

내 시나리오에서는 수 명은 된다.

그렇기에... 나는 별 걱정 않고, 공명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대는 후군을 이끌 준비를 하도록 하시오. 

내가 선두에 서서 카이사르와 접전을 벌이게 된다면, 

그대와 사마의 한니발이 군을 이끌어야 되니깐...”

“알겠어요...”

그리고 공명은 물러났다.

‘왜 그러는 거지?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나?’

하지만 공명은 묵묵히 자신의 막사로 향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가가? 이제 결전이 멀지 않았네요.”

“으응...”

“소녀의 술 한잔... 받으시겠어요?”

“고..공명이?”

공명 그녀가 직접 술을 따라주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혼인을 할 때 백년가약을 맺기 위해 따라준 이후 

한번도 따라주지 않았던 공명... 그런 그녀가 

내게 술시중을 하겠다고 자청한 것이었다.

“공명...”

“자자, 쭉 들이키세요. 만백성의 

어버이가 되시는 분이라면 이 정도 술은 가뿐하겠죠?”

물론 가뿐하였다.

실제 술이 아니었기에 알코올 작용도 없었고, 

단순히 맛만 표현하였을 뿐이라... 게임상에서 

내가 취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몇몇 주류를 소재로 한 게임이 아닌 이상에야 

게임에서 술먹고 취하는 모습은 여간해선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도 공명은 자꾸 내게 술을 권하였다.

‘여기 NPC들에게는 알코올이 효과가 있으니깐 

내게도 권하는 것 같군... 뭐, 계속 마셔보자.’

모처럼 공명이 따라주는 술로 

보름달 아래에서 한잔 걸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공명이 주는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점차 몸이 둔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왔고, 

잠도 밀려왔다.

‘왜 이러지? 게임에만 미쳐서 그런가?’

요 며칠간은 무도회 때문에 한 보름간은 

편의점 알바를 쉬기로 하고, 

최대 플레이시간인 21시간을 꼬박꼬박 체웠기 때문에 

몸안에 점차 피로가 누적된 것이리라... 그렇게 믿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그동안의 피로가 밀려오다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했다.

‘혹시...?’

내 예감은 적중한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명의 얼굴을 본 나는... 

걱정 어린 얼굴로... 하지만

“가가를 사지에 보낼 수는 없어요...”라 말하며, 

자리를 떠나는 공명을 바라보며 나는 눈을 감았다.

“화타님께 얻어오길 잘한 것 같네.”

장비 장군과의 술시합에서도 지지 않은 나였기에 

행여나 싶은 마음에 가장 독한 술과 함께 

수면제 역할을 하는 모종의 가루를 화타에게서 얻은 공명... 

그녀는 깊이 잠든 나를 바라보며 말을 하였다.

“당신은 우리 제국의 어버이... 

이 공명의 지아비이기 이전에 만백성의 군주에요. 

그런 분을 이런 곳에서 잃기는 싫답니다. 

가가... 잠시 다녀올게요.”

그리고 공명은 약속된 시간에 칸나에로 향하기 위해 

자신을 따르는 호위대만 이끌고 로마의 진영으로 향했다.

“흐음... 저 사람이 군주인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런 듯 싶습니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내 성별을 모르는 카이사르 덕택에 

공명은 내 대리 역할을 할 수 있었고, 

곧 양군의 지도자는 결투에 앞서서 회담에 들어갔다.

“당신은 누구이기에 이곳까지 와서 이 로마를 괴롭히는가...”

“그런것까지 밝힐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뭐... 굳이 알고 싶으시다면 위나라에서 쫓겨난 

난민들의 군대라 봐도 무방해요.”

다른 차원에서 왔다고 하면 믿지도 않을뿐더러, 

행여나 그 발언이 향후 카르타고의 통일전쟁에 

불이익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공명은 

카이사르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카리타고는 우리의 우방이에요. 

그런 우방이 풍전등화가 되었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겠어요?”

“겨우 그런 이유로 우리 로마와 전쟁을 벌인 것인가.... 

이해가 되지 않는군.”

그렇게 말은 하고 있었지만 카이사르도 

방금 자신의 말이 모순임을 알고 있었다.

애초에 일어난 포에니 전쟁의 서막이 

시칠리아의 도움 요청이었기에... 

한니발 전쟁도 대외적으로는 동맹국 

사군토의 도움 요청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었던가...

“여튼 제 결투제의를 승낙해주시다니... 

감사할 따름이네요. 오늘은 성스러운 날, 

이곳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은 

우리 둘 중 하나가 될 것이에요.”

‘나겠지만 말이에요...’

그 말은 뱉지 않은 채 공명은 카이사르를 조용히 응시하였다.

“과연... 용기가 대단하군... 좋소. 

그럼 회담은 이정도로 하고, 결투를 시작하도록 하겠소.”

그리고 카이사르는 스스로 

무장을 단단히 하기 위해 막사로 돌아갔고, 

내 대리역할을 충분히 해내었다고 생각한 공명은 

만족된 웃음을 지으며 사지로 향하기 위해 

평소 입지도 않아 어색한 갑옷과 

들지도 않아 서투른 검을 들기 위해 

부하들에게로 향했다.

“이것으로 모든 것이 결판났으면 좋겠군.”

우두머리를 잃은 군대는 

단순한 폭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카이사르였기에 무엇보다도 

1대1 결투에 임한 각오를 단단히 하였고, 

그녀를 바라보는 공명 역시 

겉으로는 그 대답에 순응하였다.

‘이걸로 되었어. 가가 대신 죽을 수 있으니... 

이 이상의 행복은 없겠지...’

그리고 공명은 채찍질을 하여 힘차게 말을 달렸다.

생전 처음 쥔 칼을 바로잡은 채...

“으으...”

정신이 들어보니 어느덧 아침이었다.

‘공명 이녀석...’

무슨 수로 나를 잠재웠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중국 희대의 명의 

화타에게서 모종의 물건을 받았을 것임을 

짐작하였다.

‘로마와 전쟁을 끝내고나면 한소리 해야겠어.’

그래봐야 가벼운 꾸중일 테지만... 어쨌든 나는 

그녀에게 가볍게 한소리 하고자 

막사를 나와 공명을 찾았다.

그런데...

“배..백호님...”

“으응? 무슨 일인가. 사마의...왜 울상이야. 왜?”

“그...그게...”“오라버니...흑흑...”

“무슨 일이야 다들? 왜 그래?”

아무래도 내가 잔 사이에 무슨 큰일이 생긴 것 같았다.

“관우, 말을 해봐. 무슨 일이야 도대체?”

하지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했다.

결국...

“공명이란 분이 당신을 대신해서 전사했답니다.”

우리 진영의 장수가 아닌 연희씨의 장수 

한니발이 대신 보고하였다.

“뭐...뭐라고?”

“그리고 이것이 그녀가 당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유서라고 봐도 좋겠군요...”

그리고 외눈박이 미녀가 내게 건네는 한통의 편지...

서둘러 그것을 펼쳐본 나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가가에게...

이 편지를 보고있을 때면 저는 

아마 이세상 사람이 아니겠지요? 후후... 

아니, 혹시라도 제가 살아있다면 

지금 실컷 가가의 꾸중을 듣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후후... 전 지금 로마군의 

카이사르 독재관을 만나러 가고 있어요.

가가를 잃지 않기 위해서...

이 소녀의 목숨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니 말이에요.

언젠가 가가가 소녀를 구해준 일이 있었죠? 

물론 조자룡 장군이 구해준거나 다름없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 소녀는 좋았어요.

가가는 언제든 소녀가 원하면 

구하러 달려오실 분이라...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가가는 이제 소녀만의 지아비가 아니어요.

소녀의, 다른 장수들의, 책사들의... 

백성들의 지아비인걸요?

가가를 저만의 지아비로 두고 싶었지만...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가가는 한 제국의 황제인데...

소녀의 죽음은 전쟁터에선 

흔히 겪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죽음이에요.

그러니 너무 슬퍼하진 마세요. 가가...

소녀가 죽는다고 해도 그건 영혼이 육신을 떠나는 것일 뿐, 

가가의 곁에서 영원히 지켜드릴 수 있으니 

소녀는 그게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가...사랑해요...’

그것이 죽어간 공명이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공명...’

그녀는 어차피 여기의 장수가 아니었다.

때문에 내 시나리오로 가게 된다면 다시 만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자신을 대신해 

전쟁터에서 한 줌 재가 되어 사라졌는데...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남자가 

이 세상에 어디있단 말인가...

“공며어어엉!!!!!”

그 자리에서 나는 끝없이 오열하였다.

나 대신 죽어간 공명을 생각하면서...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3&WTV1471013=221124717&WTV1392781=24570502&WTV1357910=255355&WTV1357911=2233583&WTV246810=99&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분노작렬, 동서전쟁의 진정한 승자!(1)

‘가가...좋아해요.’

‘가가밖에 없는걸요? 저한테는...’

‘가가... 항상 몸을 소중히 생각하셔야 돼요...’

‘가가...가가...’

“공며여여영!!!!!!!”

아무리 불러도 공명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유일하게 남겨진 유품이랄까... 

지금 내 손안에 있는 공명의 부채는... 

내 목소리가 내는 공명에 작게 떨리기만 할 뿐, 

주위의 모든 것이 

나를 기준으로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나 대신 뛰어나갔다.

그리고 적장과 맞써싸웠다.

검에 찔린다.

피가 베어나온다.

검이 가슴에 깊숙이 꽂힌다.

그녀는 웃는다.

아픔을 참으면서, 나대신 죽은 것을 기뻐하며...

그러며...죽는다.

그사이 난...난...

잠만 잤다.’

내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았다.

사랑하는 여인이 무언가 평소와 다른 언행을 보인다면, 

그것으로도 의심을 해야했고, 

그녀에게 다그쳤어야 했다.

그것을 알아차릴 눈썰미가 없다면, 

최소한 강하기라도 해야했다.

누구보다도 더... 하지만...

난 앞서 말한 두 가지중에 어느 하나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인 것이다.

「NPC의 경우는 다른 시나리오에서 전사했을 경우 

본 시나리오에서 다시 살아나..」

“닥쳐.”

「네?」

“닥쳐!!!!”

게임을 일시정지시키지 않았기에, 내가 

도우미에게 하는 말은 다른 장수들에게도 

전부 들릴 수밖에 없었다.

“다시 살아나? 그래서.. 그거면 된거라 이건가? 

다시 살아나니깐 멀쩡하게 살아나니깐 

그거면 충분하다 이건가?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건가?”

「............」

분했다.

나 자신이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게 

미칠 정도로 분했다.

지금 당장 내 눈앞에 카이사르가 있다면 

등용이건 뭐건 바로 목을 쳐버렸을 것이다.

하지만...지금 내 앞에는 

내 사랑을 죽인 원수가 없다.

충직스런 부하들만 있을 뿐...

“제길, 제길!!!!”

욕이 나오려고 했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욕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분하면, 선우님께서 움직이지 그러셨어요?」

“뭐라고?”

「일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거잖아요. 

그 여자가 죽을동안 당신은 퍼질러 잔거잖아요.」

“뭐라고 이 자식아?”

「다른 사람한테 화풀이하지 마요. 이건 게임이에요. 

게임에 목숨걸지 말라구요. 

목숨을 걸거면 제대로 걸던지요. 

기껏해야 다른 여자와 

그 짓이나 할 생각밖에 없었던 주제에...」

“그 주둥이 다시 한번 나불거려주겠어?”

「그렇게 분하면 나가서 싸워요. 

찌질하게 여기서 울지나 말고... 

한심한 인간 같으니라고...」

방금 이 한 마디로 확실해졌다.

지금 내 속을 뒤집고 있는 여자는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항상 좋은 말이나 규칙에 적용되는 말만 하는 

인공지능과는 달리 나랑 

현피라도 뜰 거 같이 말하는 것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아 태어난 

인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짓이다.

오늘날 컴퓨터를 비롯 인공지능은 

아직 스스로가 다른 사람을 욕할 줄 모른다.

크흠, 여튼...

이 사람하고 하도 싸우다보니, 

왠지 정신이 맑아지면서 차분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맞아... 그렇게 분하면 내가 

직접 나가서 죽이면 돼잖아? 카이사르...그 계집을...’

「참 빨리도 눈치까십니다.」

‘그만 해. 이제 충분히 알아들었으니깐...’

정신을 차리고 나니 게임을 

일시정지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얼른 속마음으로 얘기를 하는 나... 하지만

「다른 장수들이 들었을까봐요? 걱정말아요. 

행여나 흥분상태에서 게임 시스템 및 

NPC에게 말해선 안될 얘기를 할까봐 

말 걸기 전부터 일시정지 시켜놨습니다.」

이런 감사할...게 아니라, 첨부터 내가 

그럴 놈으로 보여서 그런 짓을 했다는건가...

‘크흠, 여튼 이제 머릿속이 좀 진정된 거 같네. 

고마워 도우미 양...’

「당신은 뭐 처음 볼 때부터 

그런 사람이었으니까요.」

‘그게 무슨 말이지?’

「혼잣말이에요.」

그리고 도우미는 사라져버렸다.

‘거참... 묘한 말만 한 채 사라지니... 

괜히 사람 궁금증만 키워놓고 말이야.’

“오라버니, 오라버니!!!”

잠시 하얀 색의 화면이 내 눈을 가리는 사이 

저 멀리서 관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눈 앞에는 공명의 부채가 있었다.

‘공명...네 복수는 내가 해줄게.’

굳은 결의를 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공명의 부채를 들며 외쳤다.

“이제부터 로마는 우리의 원수다. 

그들의 갑옷만 봐도 그들의 얼굴만 봐도 

나는 베어버릴 것임을 이 부채에 걸고 굳게 맹세하겠다. 

모두 그대들을 대신해서 죽어간 공명을 기억하라!”

2XX년 8월... 이탈리아 칸나에에서 한 이 맹세는 

우리 하렘군에 있어서 가장 빛나는 맹세였고, 

그 뒤 무패는 아니지만 불패행진에 

큰 기여를 했음은 물론이었다.

에스파냐, 시칠리아, 샤르데냐, 프로방스, 

게르마니아... 이탈리아를 제외한 전역을 

우리 군대가 휩쓸어갔다.

종종 길가매쉬가 등장하여 

내 군사들을 앗아가려 했지만...

세이버와 관우의 분투로 그닥 

큰 피해를 입지 않으며 

이탈리아를 제외한 지중해 전역을 손안에 넣을 수 있었다.

분명 그 뒤에는 공명에 대한 내 마음이 함께 했기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공명... 나중에 돌아가면... 잘해줄게.’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시발점이 된 사군토... 

그곳에 주둔하고 있던 

마지막 병사의 목을 베어내며 나는 다시금 다짐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면 

피를 갈구하는 광전사라도 되겠다는 것을...

“크으으으... 이게 도대체 뭐지요? 

로마군이 지금 연전연패하고 있다는 소식만 

들려오고 있어요.”

“............”

지중해 전역을 손에 넣고서는 팍스 로마나

(로마에 의한 평화)를 이룩하였던 로마... 

하지만 지금의 로마는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 영토가 축소되어버렸다.

공식 석상에서는 지중해 전역을 장악한 것이 

카르타고로 되어있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실제로는 카르타고가 아닌 하렘군이라는...

새로운 조직의 활동으로 인한 것이란 것을...

‘며칠 전에 그들 병사를 한명 포로로 잡길 잘한 것 같아... 

자신의 손이 점차 재로 변해가는 모습을 본다면, 

결국 불게 될 수밖에 없긴 하지만...흐음... 

그건 그렇고 하렘군이라... 처음듣는 이름인걸?’

처음에 그들의 정체를 알았을 때는 고작해야 

이런 반응밖에 내면 되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다.

하렘의 하..만 들어도 음식이 넘어가질 않을 정도였으니...

“믿었던 카드인 길가매쉬마저 맥을 못추는 말이에요....”

“짐에게 무례한 언행은 삼가라.”

믿고있던 최후의 카드인 길가매쉬마저 이런 태도이다. 줄곧...

“이제 로마는 멸망의 길밖에 없는 것인가...”

카이사르가 그렇게 비통해하는 사이...

다른 한쪽의 막료에서는 다른 화제로 

각료들이 논쟁을 펼치고 있었다.WTVSUCCESS=TRUE&WTV5111627=1800/1817&WTV5131831=20&WTV5172239=4.21&WTV5192443=1988&WTV591322=08.10.08 00:17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3&WTV1471013=223784200&WTV1392781=24617362&WTV1357910=255355&WTV1357911=2237842&WTV246810=100&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분노작렬, 동서전쟁의 진정한 승자!(2)

“그럼 당신은 로마의 멸망을 바라는 것이오?”

“무슨 말을 그리 하십니까... 

전 단지 로마의 부흥을 위해서는 

지금 이 로마를 자신의 것인양 맘대로 주무르는 

카이사르를 무찌르자는 거지요.”

하얀색 토가를 입은 여인이 

당치도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을 하였다.

“제 바램은 종전처럼 원로원이 통치하는 로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불가피하긴 하지만 

지금 로마를 위협하는 하렘군을 이용하자는 것이지요.”

그녀는 우리 하렘군의 행로를 토대로 

자신이 세운 가설을 다른 장군들에게 이야기하였다.

“분명, 저 하렘군은 이 곳, 

루비콘 강을 건넌 뒤에 행동을 개시할 것입니다. 

그건 제가 약속드릴 수 있어요.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카이사르의 호위대나 다름없는 10군단과 

11군단의 병사들을 희생시키는 것... 

그리고 카이사르의 최측근 길가매쉬의 죽음, 

최소한 큰 중상입니다. 지금 하렘군의 우두머리는 

자신의 여인을 잃었다는 슬픔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로마군을 베어넘기고 있어요. 그라면, 

아마도 카이사르의 군사들을 전멸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원로원 의원이라는 자가 할 소리요?”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자신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장광설로 

의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로마의 장군은 대부분 

원로원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의원들이기도 하다.

어쨌든...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켜나가는 그녀의 이름은 카토... 

그리고 카이사르와 다른 막사에서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장군들은 

폼페이우스, 마리우스, 그리고 술라였다.

“이런 쓸데없는 말 때문에 우리를 불러들이다니... 

당신에게 진심으로 실망했소. 카토...”

“정말인가요? 후훗... 이제 민중들은 

당신의 이름따위는 

기억하지도 않는데요 마리우스?”

“뭣이!!!”

유구르타 전쟁과 게르만 족의 로마 침입 모두 

승리로 이끈 개선장군 마리우스에게 

카토는 시비를 걸었고, 원래부터가 약간 다혈질인 그녀는 

카토의 말에 발끈하여 칼을 뽑았다.

“그만 진정하고 자리에 앉으시지요...”

그 와중에 금방이라도 살육전이 벌어질 듯한 

이 자리에서 조용히 한마디를 내뱉는 그녀는.... 

푸른색의 장발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원로원파의 리더 술라였다.

“쳇...”

예전에는 자신의 부관이었지만 지금은 

자신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선 그녀였기에, 

주황색 단발머리의 마리우스는 

조용히 자리에 앉을 뿐이었고, 

다시금 카토의 전략논의는 이어졌다.

“카토... 그대는 로마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개인적인 복수심 때문에 

이번 일을 진행시키려는 것 같소...”

“후후....”

술라의 말에 알 수 없는 미소만 띄우는 카토

그런 그녀의 모습에 모든 제장들은 잠시동안이지만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그 잠시의 시간이 지난 후,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적장에게 그 얘기를 해도 될까요? 

그녀의 연인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직접 얘기를 해볼까요?”

“지금 우리를 협박하는 건가!!!”

카토의 말에 발끈하여 다시 일어서는 마리우스와... 

이번에는 그녀를 말리지 않겠다는 듯 

조용히 카토를 응시하는 술라... 그리고

“당신은 죽음을 재촉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술라와 더불어 카토를 응시하는 폼페이우스까지...

그런 와중에 폼페이우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날의 기억을 떠올린다.

“이것으로 모든 것이 결판났으면 좋겠군.”

“.........”

카이사르의 말에 공명은 

어색하게 쥔 검을 고쳐잡으며 

말을 달리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아무래도 이상한걸?”

카이사르의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던 폼페이우스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래도 명색이 우리 대로마군을 상대로 

격전을 벌인 인물일진데... 칼 잡는 것에서부터 

승마술까지... 무엇 하나 

어색하기 짝이 없는 엉성한 자세야...’

수십년 동안 전투를 경험하고 

또 대부분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장군인 그녀의 눈으로 

단번에 이 여인이 

적군의 지도자가 아니란 사실을 간파할 수 있었다.

“독재관 각하. 저 외람되오만 아무래도 저 여인은...”

“적군의 지도자가 아닐 것이다. 그 말을 하고 싶으신건가요. 

폼페이우스 장군님?”

그녀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대답을 하는 카이사르...

그녀 역시도 알고 있었던 듯 하다.

“아무래도 적군의 참모중 한 사람인 듯 합니다. 

제법 갖춰입기는 했지만 갑옷을 입은 채로 

어떻게 말을 다뤄야할지 모르는군요. 

우리 로마군단을 봐도 겁에 질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 

군단 경험에는 제법 녹록한 참모로 여겨지는군요...”

“그..그걸 알면서도...”

공명이 말을 타고 달려오는 사이에도 

그 둘은 이렇게 긴 대화를 나눴다.

뭐... 거의 말을 타본 일이 없는 공명이 

중간중간 말을 세웠다가 다시 달렸기 때문이겠지만...

“어쨌든 적군의 지도자가 아니라 해서 

봐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녀 역시 

우리 로마군을 초토화시키는데 

일조한 인물이니 말이죠...”

그리고 카이사르는 능숙한 솜씨로 말을 움직여 

공명에게 돌진했다.

“후우... 그냥 살려둘 것을 그랬나...”

사실 폼페이우스는 자신을 따르던 병사들을 죽인 원흉... 

그 적군의 지도자만 죽인다면 

다른 이는 살려두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였다.

때문에 지도자끼리의 1대1 승부에서도 

카이사르의 승리를 확신하고 그녀에게 

계속 결투신청을 받아들이라 권유했던 것도 

폼페이우스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원흉은 살려둔 상태에서 

그의 여인을 죽이다니...

전략적으로 볼 때 크나큰 패착이었다.

그리고 더불어... 로마의 영토를 

크게 축소시키는 결과마저 가져왔으니...

이제 지중해 패권을 손에 쥔 국가는 

로마가 아닌 카르타고가 되었다.

과거의... 지중해의 절대 강자로서 군림하였던 로마는 

이제 자신들의 반도인 이탈리아 반도에 묶여 

조용히 카르타고의 처분을 기다리는 형국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어!”

카토의 의견 따위는 이미 

의견으로 치부되지도 않을 정도였기에 

그녀는 더 이상 카토의 발언을 듣지 않기로 하고 

막사에서 나왔다.

그리고 말을 타고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어서는 로마의 이름이 

지도상에서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폼페이우스가 말을 박차고 달리는 곳... 

그곳의 끝에는 미소녀 그림의 깃발이 

한없이 수놓아져 있었다.

“다음 행보는 어디가 좋겠소 사마의...”

“타란토... 일단은 그곳부터 공략합니다.”

장화모양의 이탈리아 지도에서 제일 아래... 

장화로 따지면 굽 왼쪽에 있는 타란토를 

공략대상으로 삼은 사마의...

“하지만 병사들이 내리기에는 힘들지 않을까?”

“이제 로마의 해군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설령 지금부터 선박을 만든다고 해도 

우리 하렘군과 견줄만한 해군이 없는 상태... 

군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백호님...”

“흐음...그도 그렇군. 어차피 

도시에서 날아오는 화살쯤은 우리에겐 

장애물이 되지 않으니깐... 좋아 

우리의 다음진로는 타란토이다. 그리고... 

모든 병사들에게 화살공격에 대비하여 갑옷을 두텁게 입고, 

방패로 무장하여 밀집대형을 이룬다고 전하라...”

길가매쉬의 게오바도 소용없게 되어버린 지금... 

그깟 화살공격에는 당할 우리가 아니었기에... 

나는 적의 심장부인 로마부터가 아닌... 

적의 다리부터 차근차근 베어내기로 결심하였다.

그 첫 번째 공략대상이 타란토가 되었을 뿐... 

어디라도 상관없었다.

공명을 죽게 한 녀석들에게는 

항복이라는 단어조차도 지나친 관용이었기에...

“선우씨...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아요...”

“그보다도 점령지는 어떤가요? 

혹시 반란이라도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가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이불을 같이 덮은 사이였기에, 연희씨는 

자신의 연인(이제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웠다.)인 내가 무리하는 것이 

좋지 않아보였던 모양이다.

괜스레 걱정으로 연신 땀도 흐르지 않는 내 얼굴을 

천으로 닦아주는가 하면... 가끔 

나를 멍하니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를 짓곤 한다.

“반란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어요. 그리고... 

마케도니아 쪽에서도 로마를 멸망시키는데 

협조하고 싶다고 전문을 보내왔구요. 

이제 선우씨가 무리하지 않아도 

로마는 멸망할 거에요.”

마케도니아의 대왕 알랙산더는 

이 기회에 자신의 영광을 앗아간 로마를 

지도상에서 없앨 생각인 듯... 

연신 카르타고에 전문을 보내왔다.

그리고 휘하의 중무장 보병 2만과 15만이 

1달은 먹을 수 있는 군량까지도 보내왔으니... 

로마는 무슨 수를 쓴다고 해도 

카르타고를 이길 순 없을 터였다.

하지만... 바람앞의 등불로 연명하는 정도의 로마로는 

아직 성이 풀리지 않은 나로서는 로마의 멸망... 

그 앞에는 내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 

연희씨의 걱정에도 아랑곳않고 계속해서 

무리하게 행군하고 있었다.

‘로마의 싹은 내가 잘라내주마...’

그것만이 연인의 죽음을 방조한 나에 대한... 

마지막 속죄일테니깐...말이다.

게임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폐인이 되었다고 누군가가 꾸짖어도 상관없었다.

현실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여인을 

게임에서 만난것일 뿐...

이상형이나 쫓으니 현실에선 

애인이 없다고 하는 말들도 

내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현실이 아니라고는 해도

볼 수도 들을 수도 만질 수도 있는 가상이니깐...

누군가의 조작으로 프로그래밍 된 사랑이라도...

그것은 사랑이기 때문에...

나는 그 사랑을 깨뜨려버린 로마를 

한없이 증오할 수밖에...없다.

한없이... 한없이...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3&WTV1471013=230242832&WTV1392781=25077063&WTV1357910=255355&WTV1357911=2279632&WTV246810=101&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분노작렬, 동서전쟁의 진정한 승자! (3)

“달려라! 달려!”

로마에서부터 달려오고 있는 금발의 여인 

그녀의 이름은 폼페이우스... 

현재 그녀가 가는 곳은 로마의 숙적이라고 봐도 좋을 우리 진영, 

즉 하렘군의 진영이었다.

“이봐 저기 누군가가 달려오는데?”

“어디... 가만? 저건 로마군 장수 아닌가?”

로마군의 장수임을 알고서는 바로 

활시위를 당기는 하렘군 병사... 하지만

“화살을 내려라. 적장이 흰색 깃발을 흔드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싸울 모양으로 온 건 아닌 듯하구나.”

적에게 화살을 겨누는 병사를 제지하는 한니발...

자신의 직속상관은 아니지만, 

현재 카르타고와 하렘군은 동맹관계였기에 

병사는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장수의 말을 듣기로 하고 

조용히 시위를 내렸다.

“로마의 장수가 여긴 무슨 일인가?”

지금 우리 하렘군의 전진기지가 되어버린 

로마의 남부도시 타란토... 얼마 전이었다면 

로마의 땅이었기에 폼페이우스가 저런 물음에 

답할 의무는 없었지만, 현재는 카르타고의 점령지이기 때문에 

용무를 밝혀야만 했다.

“그대들의 대장을 만나러 왔어요. 문을 열어주세요.”

“협상이라도 하러 온건가? 이곳에 온 목적을 

이 한니발에게 말하라. 사소한 일이라면 

들여보내지 않겠다.”

“양국의 운명이 걸린 일이에요. 들여보내주세요.”

“정확한 용건을 말...”“한니발 장군, 들여보내주세요.”

“아, 사마의님...”

자신과 함께 전장에서 동거동락한 천재적인 전술가 사마의... 

한편으로는 자신의 병법 스승이기도 한 그녀였기에 

한니발은 폼페이우스를 더 추궁하지 않고 안으로 들여보냈다.

“일부러 사지로 왔다는건가? 담이 크군.”

이미 로마라면 로마산 밀가루도 

태워버릴 마음으로 가득한 내 앞에 

감히 폼페이우스가 로마의 사신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서다니... 

참으로 담이 크다 볼 수밖에 없었다.

“칸...이라고 했던가요?”

“네 마음대로 부르거라.”

거만한 저 말투... 약간 화가 나기는 했지만, 

어차피 이곳은 적진 안이었기에 

폼페이우스는 참기로 했다.

“그럼 칸... 아무래도 제가 

여기 오래 있으면 불편하실 거 같으니 

본론부터 말하도록 하지요.”

“그러도록... 하지만 이것 하나는 명심해라. 

난 로마의 것이라면 

풀 한포기조차도 베어버리려는 마음을 가진 사내니, 

혹시나 화친같은 얘기를 꺼낸다면 

그대의 목숨은 없어진다는 사실을...”

이제 단순히 여자들과 관계를 갖기 위해 

게임을 즐기지는 않는 나였기에, 

이렇게 일침을 가할 생각이었고, 

이쁘긴 하더라도 베어버릴 마음은 충분히 있었다. 

지금의 나에게는...

예전의 우유부단함은 이미 없애버렸기에... 

지금의 나는 증오의 화신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요즘은 공명의 생각 때문에 

다른 여인들을 품에 안은 일이 한번도 없으니 말이다.

“후우... 당신이 그렇게 열내는 이유는 

저도 충분히 압니다.”

“닥치고 용건만 말해라. 그러지 않는다면 

사신이건 뭐건 상관없이 네 목을 취할 것이다.”

로마에 대해서는 인내심마저 저버린 나였기에.. 

폼페이우스를 베기 위해 칼을 빼어든 나... 

하지만 폼페이우스는 그런건 무섭지도 않다는 듯,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당신이 그렇게나 사랑하는 공명... 

그녀라면 지금 살아있습니다.”

“뭐라고?”

지금 나를 떠보겠다는 건가?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생각하는 나는 

조용히 폼페이우스의 목에 검을 가져다대며 

말을 이었다.

“공명은...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공명은 

네 상관인 카아사르에게 가슴을 꿰뚫렸다고 들었다. 

그런데 지금... 내게 거짓을 말하는가. 

정말로 죽고 싶은가?”

하지만 그녀의 눈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살아있습니다. 하렘군과의 전투로 

수많은 병사들을 잃어버린 카이사르 독재관이라도 

그녀가 칼 한번 쥐지 않은 참모라는 사실은 

알고 계셨습니다. 그녀는... 지금 그녀는 

로마의 감옥에 구금되어 있습니다. 아마, 

카이사르 독재관은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솔직히 그녀는 당신의 연인을 죽었다고 공표하면서 

좌절하여 군사를 물리고 알아서 돌아가길 바랬기 때문이지요. 

당신이... 알아서 군사를 물릴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말은 하였습니다. 적군이건 아군이건 상관없이 

참모라는 존재는 그 존재유무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한 것이니까요.”

“.................”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녀가..그녀가 살아있다니...

그녀가 아직... 아직 살아있다니...

꿈같은 이야기였다.

정말로 살아있다니...달려가고 싶었다.

당장 달려가서 그녀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고

그녀의 가냘픈 어깨를 끌어안고 싶었고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하고 싶었다.

하지만...하지만 그녀는 적진에 있다.

“아마 카이사르도 결정을 내렸을 겁니다. 

비장의 카드라 볼 수 있는 길가매쉬 

호위관까지 소용없어진 이상, 당신들과는 

협상이 아니면 안된다는 사실을...”

“그래서... 지금 그말이 사실이라면, 

그녀를 인질로 무엇을 요구할 셈이지? 

우리보고 물러나라고 할 것인가?”

“초자연현상이긴 하지만, 카이사르 독재관은 

그대들이 이곳의 사람이 아닌 것까지 알고 있어요. 

로마와 저 멀리 동방에 있는 위나라와는 

교류가 활발하니 말이죠.”

“그도 그렇군...”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애써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조조가 자신이 해가 될 일인... 

카르타고 원조에 군사를 보낼 리 없다는 사실을 

카이사르는 직감했을테니... 

나도 아는 사람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당신이 귀중한 정보를 알려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지만...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로마를 멸망시킬 생각밖에 하지 않은 사람이오. 

그리고... 지금 우리 하렘군의 퇴각 문제는 

단순히 우리만이 결정할 사안이 아닌 것이 되었소. 

이미 우리는 카르타고와 동맹을 맺고 있으니 말이오.”

사실 그렇다.

대부분 나의 의지로 인해 로마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형식상으로는 

하렘군과 카르타고는 동맹상태이다. 

함부로 우리의 사정이 생겼다해서 

동맹을 풀고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점이라면 안심해도 좋습니다. 폐하께서는 

하렘군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동맹관계를 해소해도 좋다고 제게 일러두셨습니다.”

이미 이탈리아를 제외한 전 지역을 먹은 카르타고로서는 

아무리 길가매쉬가 있다손 치더라도 

로마가 이길 희망은 없었다.

‘약가의 희생은 필요한 법이니 병사들을 미끼로 쓰세요. 

지금의 점령지 정도라면 30만은 

어렵지 않게 모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길가매쉬가 게오바를 쓰는 동안에는 

잠시동안 빈틈이 생길 겁니다. 보구를 날리는 동안... 

그사이에 한니발을 비롯한 몇몇 S급 장수들이 합심해서 

그녀에게 달려든다면, 최소한 큰 중상은 입을 것입니다.’

이미 연희씨에게 대충 길가매쉬 공략방법을 전수한 나였기에... 

연희씨는 이제 안심할 수 있었던 듯 했다.

“그럼 로마의 요구조건은...우리 하렘군이 물러나는 것..인가?”

“일단은 그래요...”

“구체적인 요구조건이 있다면 사마의와 의논하도록... 

그리고 그대와 협상하는 동안에는 휴전을 맺도록 하지.”

“알겠어요...”

대충 용건을 마친 폼페이우스는 내 마지막 말을 끝으로 

사마의와 함께 상세조건을 의논하고자 다른 막사로 향했고... 

나는 장수들을 모두 물리친 뒤,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한편 로마에서는....

“폼페이우스 장군이 안보인다고?”

“그렇습니다. 카토님...”

“흐음... 알았다. 물러가도록...”

근처에 순찰하는 위병을 통해 

폼페이우스가 어디있는지 물어보았던 카토는.. 

불현듯 생각이 떠올랐는지 어느 한 곳으로 향했다.

‘그녀라면 필시 하렘군에게 협상을 하기 위해 

그곳으로 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수밖에는 없겠지...’

그녀가 향하는 곳.. 그곳에는 따사로운 햇빛을 

허락받지 못한 사람만이 머무르는 곳이 있었다.WTVSUCCESS=TRUE&WTV382229=1290948983&WTV1471013=235153758&WTV1392781=25360841&WTV1357910=255355&WTV1357911=2305429&WTV246810=102&WTV2571219=159&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2.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WTV9172643=부제 : 분노작렬, 동서전쟁의 진정한 승자! (4)

“이걸로 된걸까...”

“이제 괜찮아요. 선우씨....”

“아, 연희씨... 제가 없어도 괜찮겠어요?”

고개를 돌리면서 카르타고의 군주 

연희씨를 쳐다본 나는 그렇게 말하였다.

이제는 사랑이 되어버린 우리 두사람의 관계...

게임속에서의 연인이 공명이었다면 

현실에서의 연인은 그녀가 되어버린 나였다.

“이제 됐어요... 로마에게 다시는 쳐들어오지 않겠다는 것과 

로마의 국토는 이탈리아로 제한한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해요. 꼭 점령만이 

최우선인 것은 아니니까요...”

하긴, 맞는 말이다. 전세계의 육지 중 

삼분지 이 이상 10억의 인구만 획득해도 

천하제일의 패자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으니 

그녀의 말이 맞는 말이기도 했다.

현재 카르타고령은 본래의 영토였던 

북아프리카 일대와 에스파냐, 갈리아 지방

(카이사르가 카르타고에 대한 공격은 스키피오에게 일임하고, 

자신은 갈리아 원정을 떠나려는 찰나에 

우리가 등장한 것이었기에 갈리아 지방은 

로마의 속주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프랑크 왕국이나 합스부르크 왕가같은 세력이 있는 것도 아닌... 

단순히 겔트족과 게르만 족의 서식지였기에 

점령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아무래도 

시작하는 나라가 다르면 세계의 판도도 다른 모양이다.)

그리고 덤으로 영국까지 점령한 지금, 

지중해의 패자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넓은 영토를 차지한 그녀였기에... 

유럽을 어느 정도 안정화시킨 다음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에 있는 워싱턴 링컨 무리, 

인디오들만 없앤다면... 아시아를 먹지 않고도 

전세계 대륙의 삼분지 이는 가지게 되는 셈이었다.

인구 10억을 만들려면 꽤나 오랜시간이 걸리겠지만...

“로마는 아무래도 멸망시키는게 

후환을 두지 않아서 좋지 않겠어요?”

“그냥 두는 편이 좋을 거 같네요. 

군사들에게 경각심도 심어줄 필요도 있고... 

길가매쉬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지금 점령지에서 나오는 군사들과 한니발... 

그리고 주변국가와 돈독한 관계를 쌓는다면 

괜찮을 테니까요....”

뒤에 무언가를 두는 것은 꽤나 

찝찝한 일인 것임을 아는 나지만... 아직 

공명이 로마의 볼모로 있다는 사실을 또한 아는 나였기에... 

섣불리 그녀에게 로마를 멸망시키라 말할 수는 없었다.

게임 속이기는 했지만 공명 역시 그녀만큼... 

아니 그녀 이상이나 사랑하는 여인이었기에...

“선우씨의 마음이 어떤지 나는 이해해요. 

그러니깐 저는 걱정하지 말고 로마와 협정을 추진해주세요. 

더 이상의 싸움은 저도 원하지 않으니깐...”

무조건 전쟁만 해서는 나라를 안정시킬 수 없다.

내가 이곳에 온지도 어느덧 3년째가 되어가고 있었다.

현실시간으로도 하루가 흐른 터였다.

앞으로 대회까지는 14일... 그 중 5일은 접속을 할 수 없으니깐... 

결국 내게 허락된 시간은 9일밖에 없는 것이었다.

때문에 얼른 공명을 데리고 돌아가... 

내 시나리오에서도 어느정도 세력을 안정화시킨 뒤에 

전 능력치 200의 위업을 달성해야만 했다.

‘공명이 살아있다는 말을 듣고나니 겨우 이성을 찾은 건가...’

요즘들어 다른 미연시 게임과는 다르게 

너무 게임에 몰입했다는 생각이 드는 나였다.

원래부터 나는 미연시를 비롯, 

모든 NPC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졌었다.

비록 프로그래밍 된 가식적인 감정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대하면 길은 열린다고... 

게임 공략에 그리 자신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감정을 게임에 불어넣으면 왠지 모르게 

게임이 잘 풀렸기에 나는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하지만 지금은 습관처럼 NPC들에게 애정을 담고는 한다.

그런데 이번 게임같은 경우는 나조차도 애정이 너무 많았달까? 

그런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페이트 시리즈나 지금 

천하통일 타이틀이 나오기까지의 초석을 다져준 

삼국지 시리즈도... 이렇게까지 몰입을 하진 않았었는데...

아무래도 점점 게임에 빠져드는 내 자신이 

가끔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튼... 지금은 공명을 구하는 게 우선이니깐...’

이렇게 생각을 마친 나는 연희씨의 말을 듣기로 하고, 

내일 호위병들과 관우만을 대동한 채 

수도 로마에서 30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협상장소로 갈 마음을 먹었다.

그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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