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1부
기분은 아침부터 무지 안좋았다.
왜냐.
졸리니까.
덧붙여 배도 고프고 머리도 아프고 빙빙빙.
한마디로 어제 술 너무 마셨다.
해장이라도 해야 할거 같은데..
난 술먹으면 컵라면을 그 다음날 아침에 꼭 먹어야만 하는
아주 특이한 술버릇을 지니고 있어서.
군대 제대한지 이틀 지났건만.. 이 사회.. 민간인이라는 신분은
여전히 나에게 낯설기만 하다.
시위 주동자로 데모 에에엑 거리고 다니다가 날 완전히 눈밖에서 내보낸
아버지의 작품으로
해병대 지원 입대.
아버지..
그렇게나 원망스러웠던건 정말 살아 생전에 처음이었다는,.
우리 아버지. 항상 말씀하시길.
군대를 갔다 와야만. 그것도 해병대에 다녀와야만. 자식으로 인정한다고.
누가 자식으로 인정해달라 한적 있었냐.
그런거 줘도 필요없다.
어쨌거나 각설하고 해병대에 끌려가서 내가 당한건 거의 기합에 발길질.
내 성질이 개기기 좋아하고, 성질 역시 매우 더러워서
고참들에게 맞은 빠따는 열말이 넘는다.
사회에 나오면 .. 민간인의 신분으로 복귀만 하면
무조건 다 찾아서 밟아버리고, 죽여버리고, 완전히 갈아 엎어버리고 싶은
심정이 내 정말 간절했다만. 군대를 제대하고 어른이 되고 나니 정말.
성질은 많이 죽었다.
하여간 각설하고. 제 버릇 개 못준다고.
군대 제대하자 마자. 난 여자를 후리러 돌아다녔는데.
난 하루라도 어여쁜 걸들과 노닥거리면서 즐거운 청춘 생활을 하는 게 간절한 소망이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손쉬운 일은 절대로 아니었으니.
문제는 내 거지 발싸개같은 고약한 성질머리.
그 덕분에. 여자들 얼마 사귀더라도 나도 모르게 손 날라가는 바람에
어디 헤어진게 한두번이더냐.
게다가 우리 아버지가 하도 보수적이시라
나 역시 그런 영향을 이어받아 계집들. 담배피는거 싫어한다.
어느 정도냐고-?
왜 전의 여자친구랑 헤어졌는 줄 아냐-?
열심 놀고 있는데 아 이게 담배를 꺼내는 거야.
나랑 맞담배 핀다 이거지.
한마디로 야마가 획 돌대.
뭐 앞에서 헤헤거리는게 갑자기 왠 담배래.
인권평등에 기호품-?
놀고 자빠졌다.
나 그런거 절대 못본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아아. 재떨이를 그년 얼굴에 그대로 던져버렸어..
그 결과.. 대가리가 찢어지는 바람에.. 몇바늘 꼬매고.. 년 엄마 달려오고.
그집 식구들에게 혼나고.. 학교에선 완전 매장당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대자보까지 나붙고.. 개망신의 극을 달했다.
하여간. 말세라니까.
어떻게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게 이렇게 보편화 되는 사회가 이루어질수 있는 거냐고
그거 몸에나 좋냐-?
전혀 안좋은 백해무익한 거다.
살도 안찌고 값만 비싸다.
아아. 그럼 넌 안피냐고.
당근히 핀다.
잘났다 지랄마라
이 힘든 세상에 살면서 사내새끼 담배피는 건 당연한거다
정말 삽질한다고-?
이게 어디서 . 죽을려고,
하여간.. 그 기분을 와창창 억누르고. 어제는 말야. 여자를 만났어.
아는 후배 박살내서 삼삼한 애들 데리고 나오라 했걸랑.
이번엔 정말 내가 많이 양보해서. 다 좋으니. 담배피고 나발해도 좋으니
무조건 잘 빠진 애를 데리고 나와라 했었다.
당근이었다.
원래 미색을 죽도록 밝히는 내 성향을 아는
착하고. 훌륭하고. 믿음직스런 후배가 고르고 골라서
데리고 온 여자는 한마디로 원더풀,.
그 미끈한 다리에 킬킬거리는 웃음은.
간이라도 빼주고 싶을만큼 달콤했었다.
달콤했었지.
달콤했었는데.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으니.
요년이 알고 보니까,.. 내가 무지 싫어하는 새끼 사촌동생인거야.
그 새끼 이야기는 절대 하고 싶지 않으므로 여기서 자른다,.
하여간. 년이 자신의 오라버니 아냐. 같은 과 아니세요 하는데. 난 그대로 돌아버렸다.
미모-?
절색-?
난 그런거 다 필요없다.
여자가 맘만 착하면 됐지 뭔놈의 미모라냐.
얼굴 이쁜것들 얼굴값한다.
됐다.
고로 그 꽃같은 어여쁜 걸 차버리고 나서 애꿎은 후배만 내 발길질에 날아갔다.
하지만 그 비리한 새끼를 몇대 파파팍 두들겨 패봤자
부글거리는 내속은 절대로 진정되지 않는다.
이게 뭔놈의 개같은 경우라냐.
난 운도 지지리도 없어.
이번 여자는 담배 핀다 해도 내가 담배 보루로 사다주면서 피라고 고사를 지낼텐데.
그뿐이더냐
그 꽃같은 입술에 키스 할수 있다면 내 불도 붙여줄 용의도 있다.
인물 그렇게 밝히지 말라고-?
웃기지 마라. 야.
넌 얼굴 안따지냐-?
다리 안보냐-? 인물 안보냐-?
같은 처지에 놀고 있네. 정말.
어쨌거나 간에. 그로 인하여. 어제 술 미친듯 독에 빠져 마시고..
지금 내가 있는 곳은 편의점.
대가리를 컵속에 파묻는 자세로 퍼퍼퍽 라면을 먹고 있다.
라면.. 정말..
술먹고 먹는 컵라면은 정말 예술 . 그 자체라는.
아아. 하지만.
편의점에서 인사를 하면서 살랑거리는 알바생을 보니 다시금 어제의 그 여자가 떠오른다.
정말 예술 그 자체였다.
내가 살면서 그렇게 맘에 드는 여자는 정말 처음이었다는.
물론 인물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거지만.
오죽하면 그 여자가 담배피면 내가 불붙여준다 그러겠어.
단지.. 그 여자가 그놈의 동생인게 문제지.
그놈.
아아..
생각만 해도 역질이 치밀어오르는 ..
됐다. 그만하자.
한원선.
너가 언제는 잘 풀린적 있었더냐.
팔자가 그런가 보지.
부모 잘못만나 해병대에 안끌려가보나.
그것도 모자라 계집애 대가리 찢어놨다는 그 말도 안되는 대자보.. 아니 말은 솔직히 된다.
어쨌거나 간에 그래서 그 개망신을 다 당하지 않나.
다행히 바로 군대에 끌려들어가 다행이었지.
그렇잖으면 난 분노한 여총학에서 아마 돌맞아 지금쯤 세상에 없을거다.
하여간.. 요즘 여자들 너무나 드세다.
에에..
어떻게 길들여 데리고 살아야 할지.. 정말 암담하기만 하다는.
성질은 뭐 밟아버리면 되니까. 무조건 이쁘면 되는데
이런 소박한 기대를 만족시키는 년이면 무조건 장땡이다.
여자는 어쩄거나 이뻐야 한다니까.
[원선-!]
아악.. 난 내이름 부르는게 너무나 싫다.
왜 싫냐고-?
이름이 별로 맘에 안든다.
더 멋진 이름. 얼마나 많냐.
그런데 왜 고르고 골라서 원선이란 말이더냐
뜻이 뭔지 아냐-?
원선이다.
근원이 착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그 촌스런 감각덕에 이렇게 황당한 이름이 되어버렸다
어떻게 보면 계집애같은 .. 뉘앙스.
근본이 착하긴 개뿔이 착하냐.
난 지금까지 착하단 소리는 단한번도 들어본 역사가 없는데.
아아.. 이게 과연 자랑이란 말이더냐..아아.
[도대체 왜 머리는 그렇게 박아대고 있는거냐-]
아는 척하고 내 옆에 서있는 놈은.. 장현석.
에전부터.. 친했던 놈.
친했던 이유는 단 한가지.
놈이 밥을 먹을때. 내 밥값도 가끔 내줄 경우 있으니까.
사람은 무조건 경제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어쩔수 없다. 짠돌이 아버지 밑에서 눈치밥 먹으며 자라면 결국 사람은 이렇게 된다
국립대 가야한다고 갈궈서 어쩔수 없이 국립대 들어가냐고 얼마나 고생했는줄 아냐_?
하물며 남들 그렇게 노는 고등학교때도.
재수없어 국립대 떨어지기만 하면 무조건 삽질 시킬거라는 아버지의 그 엄청난 소리에
난 어쩔수 없이 공부를 해야만 했다.
우라질.
내 대가리가 어딜 봐서 국립대 들어갈 수준이란 말이더냐
그야말로 맨땅에 삽질이었다.
게다가 공부 못하는 놈에겐 절대 참고서 사줄돈 없다는
아버지의 그 괴상한 논리에 밀려 난 결국 놈들의 참고서를 줄줄이 복사뜨면서
완전 거지같이 학교를 다녀야만 했다.
내가 돌지. 돌아. 미쳐.
자식은 부모를 잘만나야 한다.
꼭 그래야만 한다,.
우리 아버지.
정말.. 대단한 양반이시다.
어쨋거나 간에 정말.. 난 자식 낳으면 절대 우리 아버지처럼은 안키울거다
내가 왜 민주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그건 전적으로 완전히 파쇼 아버지 덕분이다.
[고개는 도대체 왜 그렇게 흔들어 대는거냐-]
옆의 놈이 짜증난다는 듯이 날 툭툭친다.
[왜 치고 지랄이야-]
즉각적으로 팔꿈치가 날아가 버렸다.
불시에 가격당한 놈은 얼굴을 싸매면서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져 버린다.
멍청한 새끼
그러게 누가 옆에 와서 날 건드리래.
난 누가 손대는거 정말 질색이다.
그래.
인간 싫어 아직 동정도 못뗐다.
하여간 눈치들은 빨라가지고.
어쨌거나 간에 불만이냐-?
불만이냐고-!!
[하여간 더러운 성질-]
같은 과 다른 놈이 한숨을 내쉬는 소리.
[빨리 과방으로 내려가 봐-]
뭔 개소리야. 내가 왜 내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반문하는 나에게 놈이 심드렁하게 대꾸한다.
[전기철이 놈. 호출이다..]
내려오래-?
멋도 모르고 나에게 말 그대로 전한 놈.
그대로 발로 냅다 후려갈겨 걷어차 버렸다.
제대로 얻어 맞았는지 데굴데굴 잘도 굴러간다.
씨발. 그냥 재수없으니 당한셈 쳐라.
누가 주둥이 놀리랬냐고.
병신새끼.
그러니 사람 잘 보고 골라 말해라. 이 씹탱아.
어쨌거나..뭐..?
호출,..?
지가 무슨 삐삐회사 사장이냐.
호출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당연히 난 그런 말 한마디에 내려가서 대가리 내밀정도로
한가한 새끼. 절대 아니다.
내가 돌았냐. 아님 미쳤냐.
지금 그러면 어디서 뭘하고 자빠져 있냐고-
씨발. 뻔할 뻔자지.
말 그대로 놀러 나왔다.
머리가 짧아서 폼이 안나는게 무지 화가 치밀어 오르긴 하지만.
젤 발라 대가리 위로 세워버리고. 노는 물로 흘러 들어왔다.
돈 많냐고-?
당근히 없다.
하지만 전화 때리면 굴러나올 인간들은 어디든지 있다
왜.
내가 교우관계 원래 좋으니까.
아아. 그건 아니고. 난 후리기를 잘한다.
특히 여자 후리기.
현란한 말빨로 하루 놀 애들은 잘 섭외한다.
그 이유인즉슨. 내 생긴 건 못나지 않았다.
어쨌거나 간에. 그래서 내가 지금 에야디야하면서 술푸고 있는 곳은
언제나 자주 가는 빠.
ZEUS-
[어이구- 이게 얼마만이냐-]
당연히 주인형이 반갑게 맞아준다.
[뭐가 얼마만인데. 전에 휴가 나왔을때도 들렸었구만-]
짜증나게 반가운척은.
[햐- 이 자식아. 너 그때 이후로 4개월 만이다.야.]
벌써 그렇게 됐었나.
[그런데 초저녁부터 여긴 왠 일이야-]
형이 나를 보고 그 커다란 얼굴 전체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맨날 새벽에만 기어와서 자빠져 자라는 법 있수-]
내가 지금 이렇게 삐딱한 이유는 단 하나.
신경이 곤두서 있기 때문이다.
제대하고 나서 단 하루도 편하게 놀지 못했고.
거기에 덧붙여 그에 따르는 제반여건 사항도 정말 거지같기 이를데 없었으니까.
짜증난다.
그리고 완전 염병같아.
차라리 군대가 익숙한 느낌.
사회에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냥 거기에 말뚝 그대로 박을걸 그랬나 하는 생각까지.
숨이 막힌다 해야 하나.
거기 있을때는 하루라도 빨리 나가서 좀 제대로 살아보고 싶었는데
지금의 내 꼬라지는 별로 그리 쌈박하지 못하다.
피곤하고., 졸려.
[밥은 먹은거냐-]
형이 내 안색을 살피면서.. 얼굴을 들여다 본다.
[시끄러-]
머리 아파.
당연히 밥먹은 기억 따위는 전혀 없다.
왜냐. 먹을 필요가 없으니까.
밥맛도 없고 그다지 식욕도 없다.
어지럽고 졸려, 그리고 피곤하고 띵하지.
[집에는 들어가는 거냐-?]
물론 간적 없다.
제대하고 여기저기 굴러다니긴 했지만. 집에 얼굴 들이밀진 않았다.
성질머리 같아선 집에 가서 뭐 하나 부쉬고 나올거 같아서. 도대체 내가 왜 -
관두자. 씨발.
하야.. 이런걸.. 도대체 뭐라 그러나.
[하여간 피곤하게 산다니까-]
형이..짜증나는지 내 앞에 칵텔을 내밀면서 인상을 북북 써댄다.
[마셔라- ]
아아.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블랙러시안-
보드카의 후끈한 느낌이 목을 달구자 좀 살거 같다,.
[빈속인데 먹어도 되나 모르겠네-]
그러면서 내놓는 심뽀는 도대체 뭔데-?
툴툴거리면서도 난 정말 잘도 받아 마신다.
왜냐고? 그것도 말이냐-? 공짜니까.
[야. 원선아-]
형의 표정이 좀 심각해진다.
[..............................]
이젠 대꾸해주기도 귀찮다.
생각도 하기 싫고.
[앞으로 어쩔거냐-? 학교는 다녀야 할거 아냐-]
씨발. 왜 -
열이 확 받아올라서 술 마시다 말고 그대로 몸을 일으켜 버렸다.
왜 이 새끼나 저 새끼나 날 내버려 두지 않는 거냐고.
놈들은 남의 간섭. 정말 존나 좋아한다.
내가 언제 참견해 달래,
짜증나서 좀 쉴려고 왔으면 편하게 냅두면 좀 좋아-? 하여간.
어쨌거나간에. 말재주들은 정말 약에 쓸래도 더럽게도 없어-
[가냐-?]
형이 급하게 따라나오면서 나를 잡는다.
[야- 아까도 다녀갔어- 조심해라-]
그래도 날 생각해주는 놈은 당신 뿐이지.
이런 놈도 사람이랍시고 챙겨주는 꼬라지라니.
뭔 得을 어떻게, 뭐가 볼게 있다고 간섭이라냐.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면 좋잖아-
뒈지던 말던. 그냥 이렇게.
횡횡해진 대가리 속으로 바람이 지나간다.
춥기도 하고 알딸딸하기도 한 멍멍한.
그리고.. 피곤하게.. 늘어지는.
밥을 안먹으니. 드디어 뻐드러지기 시작하는 건가본데.
어질해지는 대가리 사이로 .. 환상인지 환청인지 익숙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아. 옘병할.
[오랜만이네-]
익숙한 인사.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매끄러운 사교적인 멘트.
[얼굴.. 기름칠.. 여전하네..]
꼬이기 시작하는 내 말투.
난 브르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쥘거 다 쥐고 태어나서 태생조차 귀족인양.. 새기고 다니는 놈들.
거지같은 새끼들..
학질 그 자체다.
돈 으로 지위도. 권력도. 그리고 인생의 있어서 모든 것.. 거의 다 가지고 꾸미고 치장할수
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을 완전히 밟아버릴수도 있을 정도로.
완전히 깔아뭉개서 더 이상은 숨을.. 고르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짓이겨 놓고도
자신들은 금칠한 의자에 앉아서
잘났다 폼을 잡는다.
내가.. 싫어하는 건 그 돈을 쳐바른 인간들을 싫어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돈. 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그 거들먹 거리는 꼴. 그리고 남을 뭉개놓고도 잘났다 뻗대는 꼬라지.
그렇게 해 놓고서도 일말의 죄책감은 커녕 당연히 너네는 밟혀야 한다는
그 같잖은 당위성.
난 그게 싫다.
싫다 정도가 아니라 역겹고 더럽고 못 견디겠다.
[꼬장한 성질은 여전하구나-]
더러운 웃음.
그래. 없는 놈은 자존심도 없어야 한다는 거냐.
미안해서 어떡하냐-?
나 손에 가진 건 아무것도 없는데 대가리는 있다.
머리속. 그거 돈으로 퍼갈수 있냐-?
너네 돈쳐발라 과외하고 지랄해댈때 나 혼자 아무것도 없이 죽어라 공부해서..
제일 좋은 대학 갔다. 그것도 최고 학부에.
그리고. 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판검사 될거다.
그래서 서민들 편에서 무료변호해줄거다
없는 놈도 알아야 하고. 알아야 당하지 않는다는 것. 그거 알릴거다.
만약 고시 떨어지면 무료 법률지식 상담. 안내센터 소장이라도 할거니까.
잘났다 재지 말아라.
돈. 쳐바른 새끼들.
너네는 다 가졌기 때문에. 어차피 잃을게 있어서 무서운게 있을지도 모르지만. 난.
난. 가진게 하나도 없어서. 눈에 뵈는게 없다.
더 이상 추락할 바닥이 없다.
이 개새끼들아-
[아직도 잘났다고 새파랗게 기어오르긴-]
들릴듯 말듯한 나지막한 소리
여전히 낭랑한 울림이긴 하지만. 상당히 신경쓰이는. 너절한 말투.
[보기 싫음 니가 꺼지면 되겠네. 누가 너더러 간섭해 달라 그랬나-?]
내 히죽거리는 웃음은 천성이다.
이건.. 가꾸는 것도 아니고 제스춰는 내 멋대로 나온다,
배때기에 기름칠한 너네는 너네끼리 놀라고.
제대로 손아귀에 움키지 못하고 태어나. 자라나서
앞으로도. 이대로 하나도 절대 얻을수 없는
나는 이대로 삽질이나 할테니
전기철- 이 더러운 브르좌 개새끼야-
꼴도 보기 싫어서 개 무시하고 그대로 휙 지나가려 하는데
더 이상은 몸이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뭐냐-]
놈이 내 팔을 잡고 있다.
가야 되니까. 팔 놓으라고. 이 -
[반 죽여서 따라오게 할까. 아님 그냥 몸 성하게 끌려갈래-]
놈의 음산하게 깔리는 목소리. 장난 아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작전상 후퇴. 여기선 절대.무조건 해야만 한다.
[어딜 어떻게 가자고-]
무조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왜냐. 길바닥에서 맞아 이대로 뒤지고 싶진 않다.
비굴하다고-?
살려면 어쩔수 없다.
이 놈이 미친놈이지 내가 치사한거 아니니까,.
난. 전략과 전술. 무지하게 잘 발달된. 고도의 학습능력을 가진 놈 . 맞다.
만약. 나더러 비굴하다고 한다면
그건 너가 돌인거다.
내가 목소리의 볼륨을 스탠다드에 맞추자. 놈이 그대로 동작을 멈춘다.
그렇지. 그걸 기다렸지.
[아프다.놔라-]
놈이 잡은 팔꿈치가 쥐가 나는 거 같다.
아,. 정녕 이게 사람 새끼의 힘이란 말이더냐
고기 처먹고 자란 새끼랑.. 콩나물 먹고 자란놈은
이래서 틀린거냐.
!!!!!!!!!
놈이 내 팔을 놓는 순간 그대로 팔꿈치로 대가리를 갈겨 버렸다.
그대로 고꾸라져 버린다.
병신새끼야. 넌 그러니 안되는 거야.
대가리에 총 날라오는 기분으로 고대로 줄행랑이다.
이건 절대로 running이 아니고 flying이다.
그렇다.
난 예전부터 튀는 건 그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순간 집중력.
정말 탁월하다 자신한다.
아무리 봐도 잘난 새끼 맞다니까.
이건 내가 내 자신에 대한 이야기라서 이렇게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놓으라고 놓는 새끼가 정말 돌덩어리지.
하기사 그 존나 잘났다 재는 대가리-
그걸 그누가 , 감히 갈길거라 상상했겠어.
아마 대가리에 금띠 두른 저 새끼가
그 지경까지 맞아 본건 생전 처음일거다.
기분이 점점 up되는.
좋은데-
그 주체하지 못하는 잘난 척을 껴안고. 내가 좀 자제했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간 곳은 리버사이드.
솔직히 나랑은 별로 어울리진 않을지 몰라도 워낙 내가 나이트에. 환장을 하는지라.
자본주의의 개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 주제에 뭔놈의 나이트냐고
그거야 내 취향이지.
별거 가지고 다 트집이셔.
내가 좋아 놀겠다는데 왜 그래 대체.
끝까지 시비걸고 늘어지는 거. 그거 별로 좋은 거 아니다.
막스나 레닌이 지금 태어 났어 봐라.
그럼 아냐. 쇼와 나이트에 열광하고 몸 흔들어 댔을지.
안봤으면 절대로. 삶의 다양성을 무시하거나 논하지 마라.
역시나. 가자 마자 익숙한 놈들.. 아니나 다를까. 여기 저기 박혀있다.
돈도 없는 놈이 왜 끼어 노냐고-?
그건 전적으로 내 맘이지.
[어머- 오빠-]
나를 보자마자 환성을 지르는 아주 어여쁘고도 삼삼한 여자들.
당연히 있다.
이 잘난 나를 위해서라면 술이라도 사줄 어여쁜 년들.
아마 인생.복받을 거다.
가서 제일 허리 가는 계집애 허리를 휘감아.
내쪽으로 잡아 당겨 볼을 부벼댄다..
여자의 따스함이.
좋다....
[진짜- 환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내 볼에 닿자 년이 소리를 지른다.
[얼마만이야. 이게-]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너 언제 봤는지 나 기억도 제대로 안나는데.
[하여간. 계집 후리는 건. 박물관 보존감이지-]
놈들의 입에서 익숙한 비아냥 거림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재주 있으면 너네도 하면 될거 아냐-]
짜증나는 투로 내뱉고 그대로 계집애를 무릎에 앉힌다.
[하여간. 한원선. 그 잘난 얼굴 속엔 도대체
뭐가 들어 있는지 한번 들여다 보고 싶다니까]
별걸 다 가지고 지랄들이네.
뭐가 들어있겠냐. 똑같은 꼴통이지.
[여자 꼬시기. 아님 담배 핀다고 이마 찢기. 뭐 그런 거 아냐-?]
놈들.. 엉뚱한 녀석이 툭하니 던진 그 소리에 웃고 난리났다.
뭔소리를 지껄이는 건지. 도대체.
하여간.. 빈속에 술을 마셔서 그런지 머리는 핑핑 돌아가는데
도저히 놈들의 장단을 맞출수가 없다
아무리 봐도 오늘은 내가 타겟인 모양이다.
그래 씹어라 씹어.
내가. 오늘은 참아준다.
내일 내가 좀 정상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너네를 패 죽일지는 모르지만.
내 오늘은 가만 있으마.
[그런데- ]
아까 날 야리던 새끼가 위 아래로 흝으면서 물어온다.
[전기철이랑은 어떤 사이야. 너-?]
..뭐..?
그걸 왜 나에게 묻냐-?
내가 그집 개새끼냐-? 그 새끼랑 어떤 사이긴 뭐가 어떤 사이라고 물어봐-?
[-치!]
그대로 나오는 비웃음이 내 얼굴 전체로 번져 나간다.,
맘대로 알아서 상상하라지.
그냥 말한다면. 만나고 싶지 않은 사이라고 하는게 제일 정확하겠다.
[야야. 아무리 봐도 너 약점 잡힌거 아니냐-?]
바로 옆에서 나랑 제일 오래 겹쳐졌던 놈의 입에서 생뚱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약점은 뭔놈의 빌어먹을 약점.
난 그런거 없다. 워낙 잘나서.
[근데 왜 그 새끼가 너에게 그렇게 눈에 불을 키고 쫒아다녀-]
알게 뭐라냐. 그대로 미친 놈인가 보지.
[혹시. 그럼]
놈들의 추측이 이리저리로 비약해서 걷잡을수 없이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그 새끼 애인. 너가 건드린거 아냐-?]
이건 또 뭔 개소리래.
[아아.. 씨발.]
도저히 못참고 그대로 일어나 버렸다.
그 결과.
놈들의 그 개 소리 덕분에 엉뚱하게도시리.
방금까지 내 위에서 온갖 잡재롱 떨면서 칼라깃을 어루만지던 귀여운 년이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뭐 어쩌겠냐.
그게 니 팔자고 운명인가 보지 .
나중에 만나면 내 열심. 귀여워해주마.
하여간. 짜증나서 도저히 못들어 주겠네.
돌아가는 꼬라지 보니까. 그 새끼가..
내 뒤를 밟는게 여기 저기에 까지 들어가고 있는 모양인데.
아. 제대한지 겨우 이틀인데.
하기야.. 그 전부터 좀 유별났다 해도.
이건.. 제대하자 마자., 너무 조이는거 아냐-?
뭐라 그래야 해. 이런 경우는.
돈이 없어서 다행일 때도 있다 좋아해야 하나-?
그나마 등록 못해 다행이다.
이참에 아르바이트로 과외라도 뛰면서 학비 벌어놨다가.
그 새끼 졸업하면 복학해야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씨발.. 어디로 가냐.
오늘은 좀 머리좀 가라앉힐려고 했는데.. 대가리.. 정말 쑤시다 못해 깨지는 거 같다.
한 사발도 모자르다고 한끼에 꼭꼭 두 사발씩 밥처먹던 새끼가.
지금 이게 무슨 개꼴이란 말이냐.
재대하고 나서.. 밥 몇숟가락이나 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있다.
라면이라도 사먹으러 들어가야 하는건가.
하지만. 리버. 앞.
차들만 쌩쌩.
모르겠다.. 뒤로 옆으로 돌아. 가나안 슈퍼라도 가야겠다.
아아..왜 이렇게 걸음이 가로 걸린다냐.
멍멍해지는 대가리 뒤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내 걸음과 섞여서 걷는 듯한... 구둣굽 소리가.
그 또각거리는 소리가 신경을 자극한다.
뭐야., 이거.
멍하게 뒤 돌아보는 내 눈에 황당한 물체가 잡힌다 싶더니.,
그대로 꼴아박히고 말았다.
[너... 죽었어... 개새끼야... ]
바로 귓전에서 울리는 소름끼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고 말았다.
머리.. 빙빙 돈다..
누군가 나를 바닥에 놓고. 밟고 있는거 같은데...
놈을 만난것은 아주 어렸을때 였다.
정말 재수없게시리도 말이지.
그때. 잠ㅇ동은 뽕밭이었다. 말 그대로.
별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서울의 변두리 동네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있는 말 그대로, 뜨기 시작했다.
아파트 들어서고 . 땅값 올라가고. 부자들 몰려오고. 강남 개발되고.
그러면서 양재천 끼고 있는 주위의 땅값. 무진장하게 올라가기 시작한거다.
다. 좋았다.
뭐 살고 있는 동네 땅값 올라간다는 데 싫어할 놈 어디있겠냐.
여하간. 우리는 그 강남 개발이라는 그 훌륭한 도시계획 덕분에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왠 재수없음인지는 몰라도 그 새끼는 그렇게 내가 다니는 학교로 굴러들어왔다.
전학생,
그런데.. 난. 가진 것 없어도 공부는 무지 잘한다 재는 새끼였는데.
그 놈에겐 별로 게임이 되지 않았다.
그 왜 있잖아.
학교 다닐때 보면 아주 반짝반짝하게 귀티나는 그런 애들.
잘 차려입은 것도 차려입은 거고. 그것보다도 태생의 고급스러움이라 해야하나.
말도 어른스럽고. 절대 어린애 같지 않은.. 그런 애들. 그것도 부자애들 있어.
그런거는 절대로 키워지지 못하고 졸부로서 갑자기 갖춰지는 게 아니라.
대대로 학습되어 이어져 내려오는 듯한 고급스러움. 그 종류지.
물론 그런 놈은 극히 소수고. 갑자기 돈 번 놈들이 꺼떡꺼덕 재고 다니는거지
진짜 부자들은 의외로 검소하고 지독하게 가려 쓰긴 하지만 말야.
하여간. 우리학교는 때아닌 분파를 겪게 되었는데. 그 이유인즉슨
까마귀 떼 있는 곳에 갑자기 백로떼를 풀어놓으니 어디 되겠어.
절대로 섞일수 없는 무리.
그리고 은근히 받아야 되는 경멸.
구체적으로 말해보라고-?
같은 아파트에 산다고. 소득수준이 비슷하다고 몰려다니는 그런거 말하는 거야.
말할때도 지네들끼리만 알아듣는 희한한 이야기를 하고 앉았고.
한마디로 저 잘났다 재는거.
물론 다 그런건 아니었지만. 난 좀 그중에서도 타겟이었던게.
그 신흥 부자 무리중 어떤 재수없는 놈이 나더러 옷이 촌스럽다 하는 바람에
열나 두들겨 패준적이 있었걸랑.
그 결과 그놈들에게 예의 없는 무식한 새끼로 찍혀버려서 은근히 갈굼을 당했지.
아들 얼굴 터지게 패놨다고 . 옷. 그 차려입은거 반만도 없는.
예의라고는 전혀 찾아볼수 없는
무식하기 이를데 없는 잘났다는 여편네가 찾아와서 얼마나
우리집을 뒤집어 놓고 갔는지 모른다.
난 엄마가 없다.
고로 우리 아버지가 고스란히 그 수모를 다 당하셨는데.
어디 아버지가 그걸 그대로 당할 양반이더냐
그 여자 얼굴도 못들게 개망신 당하고 간건 당연한 일이다,
잘났다 스카프를 획획 모가지에 처감고 남의 집에 갑자기
처들어와서 지껄인다는 소리가
자식교육 똑바로 시키라는 개소리였는데.
우리 아버지 말씀하시길.
- 애들 끼리 쌈질 한거 가지고 넘 역정내지 마쇼. 내 잘 타이르리다.
라고 하셨지.
당근 한거 아니겠어
근데 그 여자가 기가 살아서 기고만장하게 대들었걸랑,
이런데 사니 애가 그 모양이지 어쩌고 저쩌고 비웃듯이.
우리 아버지 . 그 소리 듣고 여자건 나발이건 절대 가만있을 양반 아니지.
- 아줌마 말하는 싸가지 보니 그집. 자식. 맞을만 하네
라고 하신거다.
뒤는 더 이상 설명 안하겠다.
어쨌거나간에 우리 아버지 케이오승으로 끝났으니 내가 뭐 더 말할건 없는데.
그 결과 그 잘난 무리와 이 동네 터줏대감인 우리들 사이가 아주 더 나빠진건
부연설명 따로 필요없다.
그리고 그 잘난 놈들 한가운데 구심점에 그놈이 있었다.
전기철.
다른 놈들과는 달리., 아주 예의바른 척 하는. 그리고.. 조용한 척 하는 . 그리고 절대로
노골적으로 시비는 걸어오지 않는 성격인데도. 놈들은 그놈을 주위로 몰렸다.
이상한 헤게모니.
조용하고도. 무지하게 말이 없는 새끼였는데 선생과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리고 박학다식해서 주위 아이들하고는 좀 틀리다는 인상을 받았다.,
뭐냐. 좀 어른스럽다 해야 할까.
그러나. 그 놈과 어떻게 어울리게 되면서. 내가 완전히 조지고 말았으니.
한번은 놈이 와서 먼저 말을 붙인 거다.
자기 집에 놀러가자고,
당연히 난 놈의 그 멋지다는 집을 꼭 구경해보고 싶었던 지라. 놀러갔다.
나말고도 여러명의 아이들이 다 우르르 몰려서 그 집에 갔는데 .
부자 놈, 나같은 놈들
뭐 골고루 섞여가서 딱 갈라서 그 집에 갔다.
집. 좋았다.
정말. 좋았다.
화장실에 가서 물을 내리니 뭔가가 내뿜어져 엉덩이를 닦아준다.
처음엔 물 줄기가 터져서 나오는 줄 알고 뭐 이런게 다 있나 ,,
완전 불량품이네 했다가.
손 하나 까딱 안해도 닦아주는게 있다는 거 처음 알았다,.
돈 많으니 좋은 건 사실이었다,
우리집의 3배는 족히 될듯한 넓은 공간에. 멋진 아줌마. 그리고.
꼭 테레비에서나 나올듯한 그런 부잣집.
다 좋았다.
다 좋았는데.. 그 날. 알고보니 놈의 생일이었다.
어떻게 돌아가는 스토리인가. 하고 그냥 무심하게 있었는데.. 갑자기
생일 축하한다는 소리가 푸르르륵 들리는가 싶더니 케이크를 내 오는 거다.
나랑.. 나와 같이 간 놈들은.. 완전 찌그러지는 느낌이었다.
생일 이라 같이 가자 했으면. 우리도 뭔가 준비를 했을지도 모르고
이렇게 무안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괜히 쫒아가서 놈들의 그런 경멸어린 시선을 은연중에 받아야 했다.
물론 놈은 절대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난 그게 더 속에 걸렸다.
아예 줄게 없을거라 생각해서 내게 말하지 않은 거라면. 난 더 이상은
절대로 참을수가 없었으니까.
속에서 뭔가가 부글거리고 있는데
꽃보다 더 화사한 아줌마가 날 보고 머리를 쓰다듬는다.
예전부터 엄마 없이 자라서 아줌마들 보면 한 없이 약해지는 나는
아줌마가 . 솔직히. 그 넓다랗고 물 나오는 화장실보다.
더 놈의 엄마가 부러웠다.
적어도 그말을 듣기. 전까지 말이지.
[너가 원선이니-?]
아줌마. 목소리도 장난 아니게 고왔다.
[-예-]
어떻게 얼굴만 보고도 아는 걸까. 나랑 마주친 적도 없는 거 같은데.
[정말. 듣던대로 아주 예쁘게 생겼구나-]
한마디로 콰콰쾅이었다.
난 절대 이쁘게 생긴게 아니라 멋지게 생긴 놈이다.
고로 이말은 오류다.
하여간 뭐가 잘못됬다는 건 알겠는데.. 그 말을 듣자. 하도 기가 막힌 나머지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얼떨떨해질수밖에.
그. 후로. 내 별명은 예쁜이가 되고 말았다.
국민학교 시절내내. 내 별명은 예쁜이었다.
물론 그 말을 들으면 바로 스트레이트로 주먹이 나가는 지라.
아무도 내 앞에선 절대로 그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놈들은 나를 예쁜이라 불렀다.
내가 얼마나 돌게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계집애 취급을 당해야 하는지.
왜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는데.
우리 아버지 어디서 갔다가 다른 집 사람들에게
그 소리 듣고 와서 나 와장창 진창으로 두들겨 패셨다.
사내새끼가 왜 계집애처럼 예쁜이란 소리를 들어야 하냐 -
라는게 우리 아버지를 열받게 한 원인이었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날 패는건 참을수 있다 치더라도. 날 보면 웃는 그 놈은.
원래 얼굴에 표정이 없는 그 새끼가 날 보면 웃는 그건.
내가 보기엔 아무리 봐도 비웃음이었다.
아니 그 새끼가 나더러 이쁘다고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그새끼 엄마가 날 보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듣던대로 정말 이쁘게 생겼구나 - 이겠냐
이가 득득갈리게 치떨리는 상황. 난 절대 그냥 넘어갈 놈 아니었다.
결국. 어떻게 골려줄까 하고 머리를 끙끙 싸매다가 결국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놈에게 만나자 그랬다.
놈에게 만나자 마자. 따지듯 물어봤다.
니가 그런 소리 떠벌리고 다녔냐고.
내가 예쁘다고 어디가서 왜 그딴 소리를 했냐고.
놈의 모양좋은 얼굴에.. 다시 알수 없는 웃음이 잡힌다.
그런 소리 어디가서 한적은 없어도 엄마에게 말한적은 있단다,.
그소리에 완전히 돌아버렸다.
순식간적으로 놈의 멱살을 잡아버렸다,.
그리고 웃기지 말라고. 죽고 싶지 않으면 닥치라고. 지금 누구 놀리냐고.
난 화가 나서 부르르 떨고 있는데. 그 새끼는 가까이 볼수록 더 웃는 듯 느껴진다.
갑자기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성질을 내면 다른 놈들은 전부 꼬리를 내렸었는데 왜 이 새끼는 웃는거야
그렇게 내가 우습다는 건가-?
왜 나를 보고 볼때마다 웃는 거냐고.대체.
까닭모를 느낌에. 멱살잡은 손에. 힘이 빠지는 순간.. 갑자기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
놈이 내 입술에 뽀뽀를 한거다.
그 까닭모를 황당함이란. 그리고.. 도저히 말로 표현못할 그 느낌도.
너무나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나 보다.
너무나 열이 받아서 도저히 주체 할수 없는 심정 .
그대로 눈물이 주르륵 흘러서 멍하게 서있는데..
놈의 장난기 가득한 눈동자가 내 위에서 반짝거린다.
속에서 타들어가는듯한 증오가 들끓게 된건 그때부터였다.
전기철.. 반드시 박살내고야 말겠다고. 이를 갈게 된것도.
꼭. 죽여버리고 말겠다고.
내속에서 놈에 대해 타들어가는듯한
증오가 들끓게 된건 그날 그때 이후부터였다.
전기철.. 반드시 박살내고야 말겠다고. 이를 갈게 된것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난 놈을 패지 않았다.
왜냐하면 놈의 어머니가 쫓아올수도 있으니까.
전의 그 새끼처럼 엄마가 쫓아와서 우리집에서 소리지를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하기 싫었다.
그 아줌마가 소리지르면서 아버지에게 삿대질하는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난 아직도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그 아줌마의 그 섬세한 손길을
아침마다 머리라도 빗을라 치면 항상 상상하면서
무지 좋아하고 있던 아주 어린애에 지나지 않았다.
나도 만약 엄마가 있다면.
그 아줌마 같은 엄마가 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얼마나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 아줌마가 만약 자기 아들이 터져서 얼굴에 피 흘리며 돌아오면
무지 화를 낼테니 그렇게 하기도 싫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내가 설령 놈을 두들겨 팬다치더라도 나에게 돌아올건 아무것도 없었다.
며칠을 머리 싸매고 생각해 봤는데.
내가 그래도 똑똑한 새끼였걸랑.
무진장 공부 잘하는 전기철 저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대.
당근한 일이었다.
난 열심히 공부를 했고.
태생이 돌이 아니라. 당연히 백점 무수히 맞았다.
하지만. 놈은 나를 보는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여유작작한 모든 것이. 내가 그 질색. 팔색을 하는 웃음도.
도대체 왜 웃는 거냐고. 왜-~!
그래서 무시하기로 했다.
전적인 무시.
절대로 쳐다 보지도 않고. 같이 어울리지도 않고. 모이지도 않고.
그렇게 지냈다.
그런데. 재수없게도 놈과 나는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신세가 되고 말았으니.
그렇게도 다른 학교 가게 해달라 소원해 마지 않았건만.
난 다시 놈과 같은 학교에 다녀야 하는 것이었다.,
정말 치떨리고 이가 갈리게 싫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따지고 보니까. 그때 그 새끼가 그런 행동을 한건.
전적으로 어리니까. 뭣도 모르고. 진짜. 충동적으로 놀려줄려고
그런 행동 한게 맞는데. 머리속으론 이해가 가면서도. 마음으로는 절대
죽어도 이해할수 없는 그런 느낌이 드는거다.
솔직히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국민학교때와는 달리. 중학교때는 성적이 바로 나왔다.
난. 항상 2등이었다.
전교 2등.
언제나 영원한 2등.
아무리 죽어라 공부를 해봤자. 난 놈을 앞서지 못했다,.
그게 날 더 환장하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싫은 새끼가 내 앞이고.
그것도 모자라서 한번도 나에게 여유를 허용치 않는다
한마디로 환장할 노릇이지.
결국 난 놈을 추월한다는 걸 포기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아버지는 상이용사였다.
먹고 살기 힘들어 군대에서 말뚝 박고 있었던 아버지는.
월남에 갔고. 결국 ,월남에 갔다가 팔 하나를 잃어서 돌아오셨다.
그렇지만. 자식새끼 하나 있는 대로 키워보겠다고. 죽어라.
불철주야 힘쓰셨지만.
아버지가 아무리 애쓴다 해도. 받아주는 곳은 아무 곳도 없었다.
그렇게나 노력했지만. 우리는 가난했다.
물론 정부 보조금 . 있었다.
그거라도 없으면 우리는 굶어 죽어야 했다.
결국. 견디다 못하고 내 여섯살때. 엄마가 집을 나간거다.
어디가서 팔자 고쳐 잘먹고 잘 살지는 몰라도. 난 별로 엄마 보고 싶지 않다.
그러니 그냥 아예 없었으려니 치련다,.
하여간. 그래서, 난. 어렸을 때부터 일을 해야 했다.
아버지가 맘이 아프신게.
날 볼때마다 그 가엾은 양반 눈에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난. 절대로 아버지 혼자 그 고생하게 하기 싫었다,.
그로 인해서. 난 교복 찢어먹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무지 노력해야 했다.
무조건 제일 큰걸 시켜서 접어 입고 다녔다.
그리고 행여 찢어지기라도 할까봐 빨래 할때도 아주 살살 빨았다.
행여 찢어먹기라도 하면. 비싸니까. 큰일이니까,.
아버지는.. 점점 약해지셨다.
몸이 자꾸. 허약해지고.. 그렇게 오그라드는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아팠다.
무언가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나는 어렸고. 아버지는.. 너무 나이가 드셨다.
어릴 때부터 나는 그로 인해서 일을 했다.
하나에 오원주는 구슬꿰기부터 시작해서 안해본 일이 없었다.
대학만 가면 .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열심히 아버지를 보필하리라 생각했다.
물론 성질이야 개차반이고. 아주.아주. 까다로운 양반이지만.
난 아버지 밖에 없었다.
그날도 아르바이트로. 한 물건을 떼어다 주는 날이었다.
아주 화창한 여름날.
난. 보따리 하나가득 마대를 지고. 이어.
땀뻘뻘 흘리면서 질질 끌고 가는데.
놈이 보였다.
그것도 아주 예쁜 여학생과 실실 거리며 저쪽에서 어슬렁 어슬렁 온다,.
난. 어렸다.
그리고 수치스러웠다.
놈에게 만은 그런 꼴. 절대 보이기 싫었다.
지금이야. 뭐.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도. 그땐 너무나 어렸다.
나도 모르겠다.
내가 왜 그때 멀쩡히 지나가고 있는애에게 시비를 걸었는지는.
아마도 맺힌건 무지 많았었나 보다.
정신이 들었을때는.
난 놈을 마구 두들겨 패고 있었다.
사정없이 두들겨 패다가. 옆에서 그 여자애의 꺄악꺄악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조금씩. 화하게 정신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자.
난 놈위에서 미친듯이 주먹을 날리고 있었고.
놈은 나에게 깔린채 아무 반항 하지 않고 내 눈 똑바로 보면서 무표정하게 있었다.
전신이 굳어버리는 느낌.
사지가 그대로.
소름이 좍하게 내 달리는. 그런거.
왜.
놈은 나에게 맞대응을 하지 않은건지 잘 모르겠지만.
놈은 내가 힘이 빠진걸 알자
그대로 밀어버리고 일어서서 몸을 툭툭 털었다.
놈이 아무 말 없이 내 곁을 스쳐지나가자. 그제서야 난 정신이 들었다,.
놈에. 대해. 그리고 나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놈은 더 훨씬. 어른이라는 걸.
그리고. 나를 경멸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렇게 만든 건 내 자신이라는 걸. 뼈속 깊이. 알수 있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렇게 싫어 하면서도. 어쩌면 난 놈과 친해지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내새끼들은 화가 나서 우당탕 하고 치고 받다가도.
한번 운동장에서 같이 뒹굴고 나면 친해지는게 정석인데.
그러길 바랬는데.
놈에게선 아무런 맞대응이라는게 없었다.
완전한 포기.
놈과 나와는 교차점이 없었다.
물론. 같은 동네. 같은 학교지만. 절대로.
놈은 나와 동창생이라 불릴수 없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뼈속 깊은 절망,
사람 사는데 레벨이 있고.
사람 그 자체에도 레벨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놈과 나는 너무나 격차가 커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는 게.
나로 하여금 그 모든것에 절망하게 만들었다.
나도.. 무리가 되고 싶었다,
같이 어울리고. 같은 공감대를 공유하고. 그리고.. 느낄수 있는.
하지만. 절대로 .놈과 나는 섞일수 없는 처지.
아마 그때부터 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거 같다.
어쨋거나 간에. 난 그런거 생각하고 팔자 좋게 늘어져 있기엔 너무나
너무나 바쁘고도 힘들고. 그것도 모자라 메인 몸이었다.
아버지 수발 해드리고. 집청소. 그 합꼬방이라도 닦고 쓸고.
안하면 아버지 잔소리 . 정말 귀 찢어져라 울리니까.
그건 직접 들어보기 전엔 절대로 느낄수 없다.
기차 화통이라도 삶아 먹었는지. 도대체 왜 그리 목소리가 큰지.
우리 아버지 . 별로 말은 없는 양반이라도. 그 성질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정말.. 요절을 내는 양반이었으니.
그 힘든 중학교 시절에. 소풍을 갔다.
지금에야 뭐. 김밥집, 그런거라도 있지.
그 시절에는 김밥집이고 나발이고 그런거 없었다.
도시락도 못싸가는 형편에. 지금이야 뭐 유료급식이라도 있지만.
그 시절엔 그런건 상상도 못할 때였고.
놈들은 하나 가득 배낭을 메고 와서 맛있게도 먹는다.
난. 그래서 소풍을 싫어하게 됐다.
공부만 잘한다고 선생들이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니었다.
학부모가 인사를 하지 않으면 . 선생들 . 잘 챙겨주지 않는다.
뭐 고등학교 때야. 공부 잘하는 새끼가 학교 명예를 지켜준다 하지만.
중학교 때. 어디 그런가. 고등학교야 왠만하면 다 가지.
담임을 별로 안좋은 놈을 만난 덕분에. 난 언제나 찬밥이었다.
그리고 이유없는 갈굼과 무시를 당했다.
윤리선생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봐도 참으로 비윤리한 놈이었다,
애들 사이를 비집고 돌아다니다가 나를 발견하고 툭 한마디 던진다.
[뭐야. 원선이.넌. 김밥 안싸왔어-?]
내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김밥을 싸와.
짜증이 나서 고개를 돌려버리는데. 갑자기 괴상한 소리가 들린다.
[맞다. 넌 싸줄 사람이 없구나-]
이게. 담임이라는 놈이 과연 그 사람 많은데서 할 소리란 말이냐.
[너희들 김밥 걷어라-반장-]
전기철이 놈이 앞으로 걸어나온다.
[애들 김밥 걷어서 원선이 갖다 줘라-. 담부터는 좀 챙기고]
도대체..
챙기라는 거야. 아니면 지금 엿먹으라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저런 개새끼가 다 있어-
눈앞이 어질하게 화 하고 달아오르는 느낌.
그리고.. 이가 갈리는 아픔도.
찢어지는 가슴도.
순식간에 수북하게 김밥들이 가지각색 모양으로 쌓여 내앞에 떨어진다.
멍하게 서있는 내 앞에. 전기철이 놈이 김밥을 내민다.
[먹어라-]
[..........]
김밥. 순식간에 다 날아가 버렸다.
탁 차버리고. 몸을 돌이키는 순간에 놈의 목소리가 들린다,.
[바보새끼...]
낮게 들릴락 말락하게 깔리는 소리였지만..
난 그 순간 완전히 다마가 나가 버렸다.
바보..
그 말..
완전히 못이 와서 가슴에 맺히는.느낌.
난. 놈에게..
그 동안.. 내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길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이길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그것도 모자라.. 이젠 멍청이 취급까지 당하는 형편,
하지만. 맞았다.
놈이 맞았다.
난 멍청한 바보새끼였다.
그러니 이렇게 되도 않을 짓거리를 해대가면서 억지로 살아가는 거지.
아무리 노력해 봤자.
새벽에 일어나서 그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수 있는 곤한 신세.
그렇게 미친듯이 개지랄 떨어봤자. 절대로 .
죽어도. 난 절대로 신분상승을 이룰수가 없는데.
그리고 너네 무리에 도저히 들어갈수가 없는데.
그건 돈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좋다고만 해서도 가질수 있는게 아닌.
타고 나는 배경.
그 날. 나는 결심을 굳혔다.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왜냐고-?
없는 자는 깔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깔리더라도
이유도. 아무것도 없이. 그대로 밟혀야만 한다.
그러니까. 알고 당하겠다고.
그리고 남들을 도와주겠다고.
솔직히. 대학 가기는 너무나 무리한 형편이었고.
아버지의 병세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난 내가 아깝다고 생각했다,.
만약 여기서 내가 물러나고 이대로 깔려버리면.
당장은 어떻게 입에 풀칠하고 배때기에 기름칠 하면서
살지는 모르지만.
그건 앞으로도 똑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영원히.
결국.
내 자식도 나랑 같은 팔자로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거.
난 그게. 싫었다.
그 거지같은 소풍날 이후로. 난 더 변해갔다.
최대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뛰어오르기 위해.
악착같이.
난 내가 여자가 아닌걸 감사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쓰러졌을 거다
노가다- 여자는 절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노동력을 제공해야 하니까.
안해본 잡다한 일들이 없다.
그러면서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악몽같은 일이었다.
결국.. 빈혈로 쓰러지고야 말았으니. 밥 제대로 쳐먹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악착같이 뛰어다니다가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엎드러지고야 말았다.
쓰러지면서 내가 생각한 건. 일당 만 오천원이었다.
아버지 하루 약값 칠천 오백원. 그리고 생활비 삼천원.
그리고 참고서 값,..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병원에서 눈뜨고 어기적 기어 일어나와 보니 아버지는 병원에 계셨다.
병세 악화라나.
좋다.
그대로 죽지 뭐.
악에 받혀 쓰러지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아무 것도 쥐지 못한채 결국 허탈한 심정으로. 다가가는데.
멍하게 나를 보는 아버지의 얼굴에 말 못할 감정이 어려있다.
놈이 돈을 대줬다.
그 영악한 새끼는 다 알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개구덩이를 견디고 있는지.
결과적으로는
그놈 어머니가 장학회장으로 있던 학교 육성회에서
나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
학교 아이들이 날 돕겠다고 기금을 마련해줬다,.
물론. 선행이고. 정말. 감사하게 받아야 되는 일이지만.
난 꼬였다.
그리고 아주 나쁘고 더러운 새끼라.
그런거. 정말 이가 갈리게 싫었다.
상처받은 자존심,
그리고.. 더럽게 상처받는 마음이.
전교생이 내 형편과 처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네들로부터 돈을 받아야 한다는 그 모든것이
나로 하여금 절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모든 무성한 일들의 원조가
그 전기철이라는 학생회장 개새끼라는 건.
놈이 언제나 나보다 한발짜국 앞서서 우월하게 날 내려다 본다는 걸 의미했다.
자격지심. 맞다.
자격지심이라는 말. 그걸거다.
하지만.
난 아주 예민한 사춘기였다.
그리고.. 놈에게 그렇게 쌓여갔던 아픔과. 마음의 앙금.
게다가 내가 가지지 못한걸. 그리고 앞으로도 절대 가질수 없는 그 모든것.
놈은 원할 필요도 없이 모든 걸 그렇게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없는 놈은 절대로 흉내낼수 없는 그 여유까지.
날 절망하게 만들었다.
놈과의 격차는 더더욱 벌어질수 밖에 없고. 난 아무리 잘났다 개지랄 해봤자.
개천에서 나는 용. 그 정도 였으니까.
그럼. 우리 아버진 개천이란 말이더냐.
나라를 위해서 몸을 희생한 우리 아버지가 왜 개천이 되어야 하냐.
월남전. 그래 돈벌려고 팔려갔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엄연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용병으로서 싸우러 간거다.
고로 우리 아버지는 내게는 영웅이었다.
왜냐고-?
내겐 단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니까.
아버지라도 없으면 난 버틸것도. 지탱할 것도 없어지기 때문에.
장학금 전달의식. 정말 더럽게 진행됐다.
그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이면 나에게 돈봉투와 장학 증서를 전달해 준건 전기철 놈이었다.
놈은 학생대표로 나설 충분한 자격이 있는 학생회장 이었다.
그리고 난 그들에게 기생해서 얻어 먹어야만 살아야 하는 놈이었고.
놈의 얼굴. 놈의 표정. 놈의 눈빛.
너무나 처절하게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바로 엊그제 일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너무나 생생하게.
내 시각이 삐딱해지기 시작한건.
아마 그 사춘기 이래였던것 같다.
그 혹독하기 이를데 없는 아픔의 그 이후.
난 별로 웃지 않게 됐다,.
놈과 나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절대로 가까이 할수 없는. 그리고 겹쳐지지 않는.
중3 때 였다.
사건은 그때 일어났다.
잘도 피해가다가. 놈과 나는 같은 반에 걸렸다.
반 배정날,
놈과 놈을 따르는 그 개무리들을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얼어붙는 줄 알았다.
[표정이 그게 뭐냐-?]
옆에 있는 놈이 희한하다는 듯이 물었지만.
그런걸 대꾸해주는 것 조차 막막해질 정도로
난 완전히 얼어버렸다,
내가 쳐다보는걸 깨달았는지 놈이 몸을 돌려서 나를 본다.
눈과 눈이 부딪히는 그 숨막히는 시간에.
난 완전히 굳어 버렸다.
그걸, 도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정말. 심장이 터지고 갈라지는 소리가 날듯이. 난 괴로웠다.
놈이 나를 보더니 아는 척 인사를 한다.
왠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놈이 나에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내게로 천천히 다가 오고 있었다.
[반가워- 오랜만이네]
역시나.. 매끄러운 음량.
돌아가고 있었다.
그 때. 그 시절. 어렸을때로.
왠만큼은. 놈에 대해선 알고 있었다 생각했었지만.
이후 일어난 일에 비하면 정말로 새발의 피라는 걸 알게 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같은 반이 된 이후.
놈은 자신의 직책과 우월한 지위를 내세워
나에게 접근을 시도했다.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놈은 아주 적극적으로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동안 과묵하게 변했던 내가
완전히 사이코틱하게 개지랄하는 폭주성격으로 바뀐 건
전적으로 전기철 그 개새끼 덕분이었다.
[집에 갈거냐-?]
방과 후에 책가방을 싸는 나에게 놈이 말을 건다.
[남이사-]
뚱하게 내뱉는 나에게 놈이 희한한 걸 던진다.
그때 한참 빠져서 환장했었던. 아메리카 풋볼리그.
달라스 카우보이스의 마크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게다가..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쓰리 다이아몬드 마크..
솔직히 지금이야 케이블 티비가 있고 엔비에이도 있어서
그런 거 별로 관심 가지지 않아도 상관 없던 시절이었지만.
난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에이에프케이엔 뒤져서
밤새서라도 풋볼 찾아볼 정도로 광이었다.
내 주제와 처지에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고상한 취미덕에.
영어도 상당히 늘었다.
경기 흐름을 이해하려면 영어를 알아야 더 재미있으니
그건 당연한 일이다.
내가 생각해봐도 참. 웃기지도 않긴 했지만.
좋아하는 건 뭐 어쩔수 없는 거니까.
그런 내 눈앞에 이런 기가 막한 뺏지들이 굴러다니니.
미칠 지경이다.
꿈에서나 그리던 것들이다. 이런건.
[이..이게 다..뭐..]
입이 어니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아아. 삼촌이 미국에 사는데. 보내달라 그랬어-]
놈이 생하니 웃는다.
예나 지금이나. 놈의 웃음은. 참으로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놈이 내 반응을 살피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채.
그대로 한참 동안 놈의 그 웃음을 넋나가서 홀린듯 쳐다 봤다.
[아..그런데..이걸 .. 왜.]
놈의 눈이 반짝거리면서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 깜짝놀라 얼굴 새빨개져서
수습에 나선다.
이걸 왜 내 앞에서 풀어놓는 거냐.
지금 잘났다 재기라도 한다는 거냐.
아니면. 난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거니. 뭐 엿먹어라 그거냐.
[너가 연습장에 그려놓은 거 보고,. 흥미 많은 거 같아서. ]
놈의 입에서 나온 이 뜻모를 소리에 난 그대로.. 멍해졌다.
이건 또 뭔 개소리래. 그럼, 내 연습장까지 봤다는 건가..?
점점 속이 묘하게 타들어가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럼. 이걸 도대체 왜 줘-]
황당하게 물어보는 내 질문에 놈이 웃으면서 내 어깨를 친다.
[뇌물이야. 친해지자고.]
그 순간 완전히 돌아버렸다.
친해지자니.
뭐가 어떻게, 뭘해서 친해지자는 건데.
내가 그동안 너에게 얼마나 .
그리고 너 때문에 얼마나 ..
내가 잠시 돌았었던 모양이다.
그 소리를 듣고 바로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놈의 뺨을 갈겨버렸다.
짝하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놈의 얼굴이 완전히 돌아 가버리고
얼떨결에 맞아서 정통으로 고꾸라져 버렸다.,
반 아이들이 전부 다.. 쳐다보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난. 겨우 제정신이 들었다.
이게. 도대체.왜.
내가 미쳤지. 왜. 내가 이 새끼를 갈겨버린거야.
나랑 친해지고 싶어서 이런 것까지 가져오는 놈인데.
나도 모르게 놈을 일으켜 세워줄때는 난 거의 울기 일보 직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머리에 핏줄이 터질거 같다.
난 정말 그때 너무나 순진했었다.
그 양의 탈을 뒤집어 쓴 개새끼에게 홀라당 넘어갔던 걸 생각하면
그 개새끼의 몸을 붙잡아줬던 내손모가지까지 덤으로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다,
[미..미안하다.]
서투르게 사과하면서 울먹거리는 나를 놈이 빤하게 쳐다보며 웃는다.
[너. 한번 나에게 빚진거다.]
놈의 그 이상한 소리를 그 당시로서는 절대로 이해할수 없었지만.
이해하기 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하여간. 그 미안하고 찜찜한 기분으로 놈에게 무조건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이 부어터진데다가 입술에 피까지 맺혀 있어서. 놈의 얼굴이 참으로..
안되보인다.
저 얼굴로 놈이 집에 가서 얼굴 들이밀면. 놈의 엄마가 물어볼거고.
그럼 놈은 나를 말할 것이다.
다름아닌.내가 팼다고.
그렇다면. 그 천사같은 아줌마가 도대체. 나를. 뭘로 볼것인가.
그때까지도 놈의 엄마에 대해 환상을 품고. 아픈 맘을 가지고 있던 나는
놈의 상처난 얼굴을 보자 그대로 하얗게 질려 버렸다.
[어떡하냐.. 아플텐데..]
놈의 얼굴..
장난 아니게 퉁퉁 부어 올라 있어 나도 모르게 떨리는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왜. 미안해-?]
놈의 얼굴에 묘한 기색이 떠오른다.
아프다기 보다는 너무나 재미있어하는 듯한 눈치로.
[미안하다고 했잖아.]
왜 대답한 걸 물어보는 거지-? 이 놈 바보아냐-?
속으로 화가 조금씩 기어오르기 시작했지만.
곧바로 미안한 맘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나를 바라보는 놈의 눈초리가 갈수록 묘해진다 싶더니. 내 손을 잡는다.
[뭐..뭐야..]
깜짝 놀라 뿌리칠려고 하지만. 쉽게 놔주지 않는다.
[우리집에 가자-]
놈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
[아..안돼..]
집에 가서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 많단 말야.
[그럼 그냥 너네 집에 가서 너희 부모님에게 다 말할까-?]
놈의 얼굴에 재밌다는 듯한 웃음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안돼..!!]
그렇다면 절대 안된단 말이야.
우리 아버지 알면 나 죽어-!
아들네미가 가지고 싶어하는 걸 사온 한반 친구를 이렇게 패놨다 하면.
그리고 이렇게 예의바르고 성실하게 생긴 부티가 좔좔 흐르는 놈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면 . 난 아버지에게 맞아 죽을건 뻔한 일이다.
이러지도 못하고 .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만 글썽해지는데.
놈이 그대로 나를 질질 끌고 나간다.
놈이 날 데리고 간 곳은. 이상한 곳이었다.
놈의 집 앞. 패밀리 레스토랑.
생전 처음 보는 음식들을 하나 가득 시켜놓고 좋아라 나를 본다.
뭐땜에. 나에게 이러는지는 정말 모르겠는데.,
정말로 놈을 이해할수가 없어진다.
상에 가득한 음식을 보면서. 놈을 쳐다보니 자신의 음식. 잘 먹고 있다,
하지만. 난 솔직히 입에 넣기 조차 부담스러워진다,
언제 한번이라도 먹어봤어야 어떻게 먹는지 방법이라도 알지.
이건 . 정말로.
어떻게 적응이 되지 않는 상황.
[왜. 맛이 없어-?]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놈이 쳐다본다 싶더니 눈초리가 묘해진다.
[아니 그게 아니고-]
섣부른 변명을 할까 하다가 순순히 정직하게 이야기 했다.
[어떻게 먹는지 잘 몰라-]
한번이라도 먹어봤어야 뭘. 어떻게 먹을줄을 알지. 이건.정말.
놈이 웃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쓰사삭 다 썰어버린 자신의 접시를
내게로 밀어놓고 내 손도 안댄 접시를 가져간다.
난. 놈이 정말 착한 놈인줄 알았다.
그리고 그동안 놈을 너무나 나쁘게 본 내가 죄많다 회개해야 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그건. 정말. 완전히,. 전적으로.
내 불행의 시작이었다.
그 이후로. 놈과 나는 사이가 너무도 좋아졌다.
한번 내가 마음을 놈에게 터놓기 시작하자. 놈은 정말. 급속도로
내게 다가왔다.
우리집. 그 꼴난 방구석까지 머리 들이밀고 들어와 뒹그르르하고 갈 정도로
놈은 뻔질나게 들락거렸다.
그런데. 문제는
놈은 내가 고생하는 걸 무지 보기 싫어했다.
그렇지만. 난 무조건 먹고 살아야만 했다.
놈과 노는 것도 좋았지만. 난. 생존이 달린 문제였다.
결국엔. 놈이 보다 못했는지 생활비까지 대주겠다고 했지만.
난 아주 단호하게 거절했다.
난 . 친구가 필요했지. 돈줄이 필요한건 절대로 아니었었으니까.
생전 처음으로 야멸차게 거절당하던 놈의 새파랗게 질리던 그 얼굴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날은. 놈이랑 영화를 보러가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나와서 영화관에 갔다.
정말. 너무나 즐거웠다.
왜냐하면. 이런거 어떻게 즐길수 있는 여가나 시간 따위. 내겐 없었으니까.
자리에. 앉아서 영화에 몰두해서 쳐다보는 중이었다,.
정말. 재미있다고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깨 한쪽이 무거워진다.
놈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들어버린거다
지가 무슨 별에 나오는 스테파넬도 아닌 주제에 내가 뭣땜에 사내놈의
그 무거운 대가리를 지탱해줘야 한단 말이더냐.
거칠게 한쪽으로 밀어버리면 다시 굴러와 척하니 내 어깨에 기대길 수차례.
아무리 생각해도. 놈이 수상해진다.
영화에 대해 관심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한다.
결국. 굴하지 않는 놈의 그 고집인지 아님 괴상한 잠버릇인지
정확한 이유야 내 알바 없으나.
끝까지 거의 두시간 얼추 넘어서까지 나는 놈의 그 머리를 지탱해줘야만 했다,
그런데 .문제는 . 아주 괴상한 곳에서 일어났으니
내 목덜미에 닿던 놈의 그 부드러운 머리털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진다.
유달리 예민한 성격이어서.
난 누가 나에게 닿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목에 닿는 놈의 숨결과. 부드러운 머리털은 나로 하여금
거의 기절하게 만들 지경이었다.
얼마나 그렇게 지났을까.
어깨가 부서질 지경으로 아파서.. 더 이상은 어떻게 참을 수 없어지니까
놈이 내 어깨위에서 눈을 뜬다.
정말. 지가 내 여자친구도 아니고.
어떻게 나보다 커다란 사내놈이.
이렇게 기대고 잘수가 있더란 말이더냐.
세상에 이런 법이 도대체 어디에 있어.
기가 막힌 나머지. 아예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속만 부글거릴뿐.
그렇게 놈을 노려보는데. 갑자기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놈이 내 입술에 달려들은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국민학교때의 그 얼치기 뽀뽀가 아니고.
이건 입술과 입술이 맞닿고 혀까지 닿는 그런거.
생전 처음 당한 수모.
완전히 얼어서 놈이 하는데로 그대로 내맡기고 있었다.
얼마 안되는 순간이었지만.
완전한 치욕으로 자리잡는덴 별 시간이 필요없었다.
놈의 입술이 스친다 싶더니 입술을 빼앗고. 혀가 살짝 닿는가 싶더니.
그대로 순식간에 빠져나간다.
난 도대체 그때 뭐하고 있었냐고-?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해서 입벌리고 에하고 있었다, 왜-!!
영화가 끝나고. 놈이 내 어깨 위에서 머리를 일으킬 때가 되서야
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내 입술에는 아직도 선명한 놈의 감촉이 남아있다.,
[뭐해-. 안 일어나-?]
놈이 나를 재촉해서 잡아 끌어당긴다.
갑자기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살아 생전에 이렇게 기가 막힌건 처음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서 울고 있는데 지나가는 아저씨들이 한 마디씩 하고 지나간다.
[주윤발 죽는게 그렇게 가슴 아팠나 봐-]
영화는 영웅본색이었다.
미치는줄 알았다.
한 마디도 못하고 꺼이꺼이 울었다.
놈은 그야말로 아주 좋은 친구인양. 나를 붙잡고 달래주는 척 연기하느냐
혼신의 기운을 쏟고 있다.
결국. 난 작정하고. 놈이랑 밖으로 나왔다.
아무래도 싸울거 같아서 여의도 광장으로 가자 그랬다.
그 시절에는 여의도 공원대신에 광장이 있었다.
고수부지는 공사하고 있던 시절이다.
어쩄거나 간에. 난 가서 놈이랑 둘이 나란히 앉았다.
난 속에서 부글거리고, 미치다 못해. 팔딱 뛰겠는데.
놈은 아무런 내색이 없이
바로 오늘 아침. 그 얼굴 표정 그대로. 만면에 미소만 가득하다.
[너.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부글거리는 속을 가라앉힐려니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다.
그래도 침착해야 한다.
침.착.
[뭐가-]
저 태연하기 이를데 없는 낯짝,. 패기라도 하면 소원이 정말 없어지겠는데.
부글거리는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놈은 무심하기 이를데 없다.
[왜 자꾸 뽀뽀해-!!]
결국 놈의 도발에 넘어가 악을 쓰게 된다.
[그게 무슨..]
놈의 얼굴이 아주 황당하다는 듯이 변해가기 시작한다.
멋모르는 놈들이 보면. 이건 완전히 헛다리 집는 내가
애매한 기철이 놈을 가지고 닥달하는 꼴이다.
[그게 어떻게 화낼. 그런건데-]
놈이 기가 막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웃는다.
[뭐야. 그럼. 지금 장난하자는 거냐-!]
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이 되고야 만다. 결국,
[그런 인사에 왜 의미를 두는 건데-]
이런 말을 지껄였던. 그 새끼. 그 당시에 안죽인게 지금도 한이 된다.
[이..인사..?]
같잖은 놈의 말에 난 적잖이 황당한 나머지 얼굴 근육이 일그러진다.
[넌 그럼 엄마가 하는 뽀뽀도 의미를 두냐-?]
이건 아예. 놈이 아주 나를 바보로 만들어 가는 형상이다.
[어..엄마가..?]
당연히 모른다. 난 엄마에게 그런 뽀뽀 받아본적 한번도 없다.
[그런 소프트한 뽀뽀는 그냥. 인사라 생각하면 되잖아.]
지금 생각해 봐도. 전기철이 그 놈. 참 엽기적인 놈이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 속으로 자라난 건지.
참으로 대단하다 아니할수 없다.
그런 새끼가 학생회장에 잘났다고 모범생인척 하던 꼬라지에
완벽하게 넘어갔던 걸 상상하면 지금도 속이 뒤집어진다.
그렇지만. 중3 이 되고서도 그런 것에 몽매했던 나에게도 문제는 컸다.
도대체 뭘, 하나라도 알아야 게임이 되지.
내가 할줄 아는게 삽질하고 공부밖에 더 있었냐.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말. 이런 행동. 나에게 보인건 그 놈 하나였다.
내가 사람하고 접촉하는 거 . 싫어하게 된건.
그것도 남자와는 어떻게 닿는 것 조차 혐오하게 된건.
그 새끼의 공헌이 참으로 지대했다.
여자는. 뭐.
나쁘지 않지.
그렇다고 꼭 안아야 된다는 필요가 있다는 건 아니다.
혼자 하는게 속편하고 돈도 안드니까.
말랑한 살덩어리 좋긴 한데. 왠지 부담스러워서.
어쨌거나 간에. 놈의 그 황당한 개소리에 완전히 난 싸움의 목적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놈의 그 황당 궤변에 그대로 넘어가서 난 중 3 내내 놈이랑 붙어다녔다.
그런데. 문제는. 놈이 조금씩. 적극적으로 내게 대쉬해오는게 문제였다.
놈의 집. 아니면 내 집에서 뒹굴거리며 공부라도 할라치면.
어김없이 두세번은 쪽쪽거린다.
학습의 효과는 참으로 위대했다.
처음에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불쾌하고 매우 싫었는데.
나중엔 놈이 하도 하니까 무감각해져 버렸다.
내가 불감증이 되어버린건, 고로 놈의 탓이다.
그때는 너무나 순진했었던 지라.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바보 아니었나 싶다만.
놈의 그 환장할 짓거리를 아무 반항 없이 고스란히 받아줬다는게 문제다.
지금. 회상컨대.. 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이다.
난 바보였었다.
연합고사 끝나고. 만점 발표나고. 놈의 집에서.. 놀고 있었을 때였다.
놈이 테이프를 비디오에 넣는다.
[뭐야-]
신종. 무슨 영환가 하고 호기심에 달겨드는데.
놈이 뒤에서 날 낚아채버렸다..
[그냥 여기서 봐. 내 위에서.]
놈은 희한하게도 날 팔베게시켜서 뒹굴거리는 걸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 역시 놈의 더러운 술책중 하나였다.
난 놈이 사람이랑 부비거리는 걸 좋아하는 따스한 성격이라 생각했다.
그 시절부터 놈은 참으로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문제 있었다는 거. 지금은 아주 처절하게 알고 있다.
화면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다 홀라당 벗은 여자들이 남자랑 뒤섞여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여자 벗은거. 그때 첨봤다.
눈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이게 그 말하던 포르노라는거구나. 하면서 침 질질 흘리며 보고 있던 중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자극에.놀라. 몸은 아예 반응조차 잊어버렸다.
나더러 왜 그리 덜떨어졌냐고-?
내가 착하고 순진한거다. 너네가 발라당까진거고.
아아. 아니다.
차라리 발라당 까졌으면 그런 개새끼에게 놀아나진 절대 아니었을거다.
그러니 사람이 너무 순진해도 절대 안된다는 거. 내가 산 증인인 셈이다.
어쨌거나간에.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남자가 여자에게 이상한 짓거리를 시작한다.
여자. 앓는 소리를 내나 싶더니 거의 죽어간다.
[뭐야. 쟤네. 저거 아픈건가-?]
걱정이 진심으로 되기 시작한다.
아무리 봐도. 저건 너무 비정상적으로 크니까.
[그런거 아냐. 바보야. 그냥 봐-]
평상시와는 달리 놈의 말이 참으로 날이 서있다.
화면은 거의 크라이막스를 향해간다.
여자.거의 울부짖으며 난리를 치다가 그대로 뻗어버리자 끝났다.
난.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도대체 왜 저런거 찍어서. 이렇게 고생을 시키나.
게다가 저렇게 벗고 있어서 참으로 춥겠다.
돈. 저렇게 버는 방법도 있구나.
하지만. 저렇게 벌진 말아야 겠다. 왜냐하면 여자가 너무 많이 아프니까.
이런 등등의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난 참으로 어리고 미련하고 순진하기 이를데 없었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으로 쓴웃음만 올라올 뿐이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었는데 말이지.
어쨌거나간에..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지금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솓는 그 일이.
놈이 그대로 바닥에 다운하나 싶더니
엉거주춤 기다시피 일어나 간신히 침대로 간다.
[왜 그래. 아파-?]
당연히 아픈 놈이 걱정이 되서, 나는 놈의 뒤를 급하게 쫒아갔다.
[아아.. 괴로워..]
놈의 입에서 긴 한숨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이다.
뭐하는 지는 도저히 알수가 없다.
왜냐. 침대시트로 몸을 뒤그르르하게 말아버리니까. 뭐가 보여야지.
하여간. 놈의 눈이 뒤집힌다 싶더니
경련이라도 일어나는듯 발작을 해대기 시작한다.
뭔 일인지. 놈의 집은 텅 비어 있었다.
놈네 어머니는 동창회라고 집을 비웠다는 데다가.
그 집 파출부 아줌마 역시 휴가인 날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놈이 일부러 그 날을 택해서 교묘하게 타이밍 잡은 것임에 분명하다.
어쨌거나 간에.
놈이 거의 기절할 지경으로 뒤로 넘어가니 , 나야 점점사색이 될수밖에.
엠브란스라도 불러야 되는거 아닌가. 거의 미칠 지경이 되어간다.
이러다 이 녀석 죽으면 도대체 어쩌란 말이야.
어떻게 해야 해.
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인데. 놈이 애절한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원선아-]
난 울고 있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동안. 이놈에게 너무나 잘못했는데.
여기서 이놈이 죽기라도 하면 어쩌지-?
그럼 난 죄받아 지옥에 갈거야.
한번도 잘해준적 없는데.
결국 난. 견디지 못하고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왜 울어..]
갸날픈 놈의 목소리.
그 개새끼의 쳐죽일 연기력..
지금 생각하면 정말 경악에 가깝다. 이가 갈리다 못해 부서질 지경이다.
[너. 죽지마. 너 .. 죽으면.. ]
거의 흐느끼는 수준으로 난 꺼이꺼이 울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중3 이나 된 열여섯이 정말 바보같기 짝이 없었다.
난 정말 아들 나면, 절대로 나 같이는 키우지 않을거다.
지금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열이 받는 대목이니까.
[죽지 않아..]
말이야 그렇게 하지만, 놈의 얼굴색이 정말로 하얗다.
[괘..괜찮은거야..?]
숨이 막힐 지경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식은땀을 흘리는 거지..?
돌아버리겠네. 진짜.
[원선아.. 나..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견디지 못하고 신음을 간간히 내뱉는 놈의 눈이.. 흐리하다.
[그래.말해-]
뭔들 못해주겠냐. 그때 그 심정에.
친구가 죽어간다는데 .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가 약이라도 해먹여서
낫을수만 있다면야. 내 뭔들 못해줘.
[그러면.. 나..]
놈의 말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금방 끊어져 버린다,
뭐야. 도대체 답답하기 이를데 없다.
[뭐야. 말해-!!]
내 필사적인 애원은 이제 거의 절규에 가까워진다.
놈은 정말 숨넘어가기 일보직전이었다.
[나... 숨을 못쉬겠어... ]
아니나 다를까. 놈이 헉헉 거리기 시작한다.
아예 이건.아까 그 화면에 나온 그 여자들과 별반 다를게 하나도 없다.
[도와줘- 왠만해선. 절대 부탁하지 않으려 했는데.]
놈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리와-]
그 애절하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어떻게 이 착한 내가 안넘어가겠냐.
그놈의 그 비린 뒷속을 알았다면야. 천리 만리로 튀었겠지만. 말이다.
놈의 침대로 들어가자 마자. 놈이 내 입술에 성급하게 자신을 틀어 막는다.
지금까지 처럼. 그런 소프트한 뽀뽀가 아니었다,. 그건.
난 멍청하게도. 놈이 하도 열에 들떠서.
그때까지도. 제 정신이 아닌 상태라 그러는줄 알았다.
놈의 입술이 점점 깊어지는가 싶더니..
내 혀까지 돌돌 말아서 감듯이 핥아댄다.
전신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점점 깊어진다.
꼭.. 키스 같은.
혹시.. 아까. 그네들이 하는 걸. 너무 열심히 봐서 이런 반응이 오는걸까..
난. 영문도 모른채. 신기해지는 나의 반응에 점점 겁을 먹어 간다,
내가 그렇게 멍하게 당하는 사이에 . 벌써
놈은 내 입술을 송두리째 먹어가고 있었다.
[흡..]
도저히 숨을 쉴수 없을 정도로 격한 입맞춤.
놈은 벌써 내 몸 위로 기어 올라와서 나를 송두리채 덮치고 있다.
더 이상은 절대로 참을수가 없어져서 도리질하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피해보려 하지만.
놈은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시..싫..!]
어떻게 해서든지 숨을 쉬어야 겠다고 놈에게 싫다고 말하려는 순간.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입술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내 옷이 후드득 벗겨져 나간거다.
너무나 깜짝 놀라서..
반사적으로 내 옷을 쥘려고 하지만. 순식간에 윗도리가 찢겨져 나간다.
보잘것없는 내 옷이, 거의 너더기나 다름없는 내 옷이
힘없이 놈의 광폭한 손길에 의해 떨어져 나갔다.
[원선아.. 한원선..]
한 없이 부드럽고.. 달콤하게 내 귓가에 속삭이는가 싶더니.
놈의 입술이 내 목덜미를 덮쳐오기 시작했다.
그때. 그 극장에서 닿던 그 느낌 그대로
그 놈의 머리카락이.. 내 얼굴에 닿는가 싶더니
놈의 그 뜨거운 입술의 감촉이
핥듯이 샅샅이 내 목덜미를 옭죄어 간다.
미묘함.
그리고.. 당황.
생전 처음 느끼는 충격.
그 느낌에 질려서. 반항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
그 찰나. 그대로 얼어서 놈에게 송두리째 몸을 내맡기자 마자.
놈은 더 강하게 내 목을 틀어감는다.
그 소름끼치는 감촉.
그리고 강한 키스.
나에게 낙인을 찍기 시작한다.
놈은 내 몸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새겼다
놈의 혀와 이가 지나가는 곳.곳 마다. 전신에 불이 붙듯 스물거리고 있었다.
혀가 내 젖꼭지를 간지럽히나 싶더니 어느새 이로 꼭 물어댄다,
숨막히는 괴로움.
그리고 충격.
헐떡이면서 밀어내지만. 놈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간단하게도. 자신을 밀어내려고 필사적으로 아둥 바둥거리는
나의 팔목을 간단하게 잡아서 내 위로 고정시켜 버렸다.
겁에 질려 새하얘진 내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 놈이 안타깝다는듯이
속삭인다.
[더.참고 싶었는데..]
놈의 허스키..
이제 놈은. 아프기는커녕. 다 나은 사람처럼 보였다.
게다가 내가 전혀 알아들을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니까.
도저히 갈피를 잡을수도 없다.
무서워..
[기..기철아..]
울먹이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놈에게서 놓여날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치지만.
놈은 힘이 너무나 강했다.
도대체 이게 .
아까 그 비디오 테이프의 모습이 각인되듯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치 그런 모습이랑 너무나 닮았다.
하지만.. 넌..그리고 나는.
새파랗게 질려서 순식간으로 멍하게 변하는 내 눈을 똑바로 들여다 보면서.
놈이 난생처음 보이는 웃음을 짓는다.
약간은 찡그리는 듯. 그리고 . 약간은. 아프게.
놈은 나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잠시 나를 들여다 본다 싶더니 갑자기 뭔가로 내 몸, 거기를 후비기 시작했다.
그 한가운데.
난생 처음 겪는 그 괴상한 수치심에 견디지 못하고.
나는 거의 쇼크로 기절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왜. 하필이면. 그 많고 많은 곳중에서.
더럽게. 거길.
왜 . 거기에 너 손가락을 넣는거야. 왜.
[이..이러지 마.. 아파..!!]
최대한 몸을 뒤틀면서 놈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려 하지만.
놈은 내 몸. 전체를 막아버린채.
기묘한 놀이에만 열중해댄다.
뭔가 하나가 내 몸
갈라진 틈새로 들어오려 애쓰고 있다.
그 숨막히는 뜨거움.
[아-!!]
입술을 물어 뜾으며. 절규하듯 몸을 비틀어댄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놈에게서 놓여나려 미친듯 버둥거리지만..
난 벗어날수 없었다.
내 다리가 높이 들려. 올라간다 싶더니 놈이 내 몸을 찢으며 덤벼 들어온다.
[아하아아---!!]
생전 처음이었다.
그렇게 아팠던 건.
[힘빼-]
놈이 화가 났는지 날 때린다.
놈이 날 때린건 정말 처음이어서 아픈 볼을 붙잡고 눈물 서린 멍한 눈으로
하염없이 쳐다봤다.
난.. 아파 죽겠는데.. 왜..
그 마음 저림에.. 나도 모르게 멍해지고 있는데..
갑자기 강한 이물감이 뒤에서 느껴진다 싶더니 거칠게 뭔가가.
내 몸을 찢으면서 걷잡을수 없이 잔인하게 내몸을 토막내기 시작한다.
[아-흑!!!]
마치 사지가 두동강이 나는듯한 괴로움.
갈기갈기 찢으면서 사정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찢어지는 아픔. 파과의 순간.
난 젖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멍멍하게 놈을 바라본다.
생전 처음 느끼는 저린 아픔.
내 처녀를 고스란히 놈에게 빼앗기면서.
뒤에 거대한 이물질이 느껴지고 있다.
조금씩 들어가나 싶더니 마침내 더는 견디지 못하고 븍하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그대로 찢어져 버렸다.
그 아픔에 숨도 제대로 못쉬고 몸을 비틀며 반항하는데.
놈은 내 여린 반항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더 거칠게 몸을 헤집어놓는다.
[피라도 나오니까.. 좀 들어가기 수월해지는데..]
놈의 한숨 서린.. 목소리가 나온다 싶더니.
내 그렁그렁한 눈물을 조금씩 핥아 댔다.
[아..파.. ]
속삭이듯. 그렇게 놈에게 말해보지만. 놈은 내 아픔을 거둬주기는 커녕.
내가 그렇게 내뱉자 마자 , 얼굴이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더 깊숙이 들어온다.
[아--!!!]
차마 비명이 되어 나오지 못하는 경악어린 신음.
내 몸. 깊숙이 한도 끝도 없이 들어간다 싶더니 놈이 미친듯 짓이기기 시작한다.
몸이 완전히 굳어버린건지 . 얼어버린건지. 난. 놈에게 몸을 그대로 내맡기고
한없는 충격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지금. 놈이. 나에게 하는 짓은 정상이 아니었다.
정상이.. 아닌.,
아까.. 그 여자와 남자들이 엉겨붙어서 한. 그거.
그걸 왜. 내가 방금 전까지 그렇게 친한 친구였던 기철이와 해야 하는지.
난 도저히 내 머리로 이해할수가 없었다.
[아하아악-!!]
내 입에서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때였다.
한번 그렇게 어렵게 들어갔나 싶더니. 이젠 아예 뺐다 박았다를 반복하면서
사정없이 더 깊게. 더 강하게. 거칠게 몰려 들어온다.
노골적으로.. 부딪히면서.
[아..아파.!!]
울면서 미친듯이 버둥거리며 애원했지만.
놈은 절대로 나를 봐주지 않았다.
거칠고 아프게. 그리고 갈기갈기 찢어대면서
나를 가지고 있었다.
더없이 잔인하고. 아프게.
이대로 죽을거 같다는.. 막막함.
그리고.. 이유없는 수치심.
난.. 여자가 아닌데.
그리고.. 넌 ..내 친군데.
그런데..왜..
왜 내가..
전신이 갈라지는 아픔에. 견디지 못한채 마치 정신을 잃을거 같다,
아니. 이젠 숟제 차라리 정신이라도 잃었음 좋겠다.
사정없이 놈의 밑에 깔려서. 뚫린채로.
난 울면서 놈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제발 살려달라고 빌고 있었다.
난.
나는..
아..아..아파..
그만...제발...
제발.. 기철아..
제발..!!
정신이 혼미하다.
결국엔 찢어지고 만 그곳이
도저히 견딜수 없을정도로 따끔따끔하게 쑤셔오고 있었다.
그리고 뭔가가 주르르 흘러내리는 그 참을수 없는 이물감도.,
아파..
눈가에 눈물이 송글송글 맺히는가 싶더니.
주르르 귓가를 타고 흘러내린다..
견디지 못하고 수치심에 그대로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지..집에 가야 하는데..
울면서..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이젠 완전히 몸이 내 몸이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꼼짝도 할수 없다.
어떻게든 일어나 볼려고 낑낑거리면서 몸을 움직거리는데.
그 망할놈이 내 몸 위로 겹쳐 올라왔다.
서늘한 눈,
지금까지.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본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전기철.
언제나. 나를 보면. 기분좋게 웃어주던 그 놈이..
아주 무표정하고.
아주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벌거벗고 있어서 혐오스러워 저러나..
머리속에 만감이 교차해대기 시작한다.
하지만 뭐 어떡하란 말이냐.
너가 벗겼지. 내가 벗었어-?
그리고 못먹어서 마른건 죄가 아니잖아-!
도대체 왜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야.
창피한데..
제발 보지 말아줬으면.
제발.
하지만 놈이 물끄러미 쳐다보면 쳐다볼수록.
내 몸은 점점 새빨갛게 물들어 간다.
창피함..
그리고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견딜수 없을 정도의
수치심.
적나라하게 느껴지고 있는.
하반신 사이의 그 찢어지는 듯한 끔찍한 통증으로.
그리고 내 몸에서 줄줄 흐르고 있는 그 섬찟한 뜨거운 느낌으로.
난. 내가.. 지금 어떤 처지에 있는지는 조금씩 감이 잡히고 있었다.
그렇지만
난. 놈이 좋았다.
기철이 놈이 좋았다,
그래서 참을수가 있었다.
놈은 나에게 정말 친한 친구니까. 그러니까.
그래도 눈시울이 달아오르는건 어쩔수 없다.
[울거냐-?]
놈이 나를 보면서 기분좋다는듯이 웃기 시작한다.
[왜..왜..물어보는거야..!]
난.. 아픈데. 도대체 왜 넌 웃는거야.
[너눈이 빨개지니까 그렇지. 눈뿐만이 아니고. 몸도 빨개졌지만.]
놈이 내 몸을 톡톡 건드리기 시작한다.
[만지지마아-!]
놈의 손길을 탁 뿌리치는 찰나. 등줄기에 섬뜩한 아픔이 끔찍하게 스친다.
[어흐어...]
차마 말로 이어져 나오지도 못하는 격통,.
놈이 날 그대로 뒤집는가 싶더니.
아직도 뭔가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는 내 뒤를 살핀다.
[싫어-!]
견딜수 없는 수치심에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뒤채였지만.
놈의 무자비한 폭력 아래서 난 제대로 움직일수조차 없었다.
[바디 오일이라도 바르고 할거 그랬나.]
놈이 뜻모를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나 싶더니 나를 번쩍 안아 들어올린다.
[이거 놔아-]
놈의 가슴에 폭 파묻힌 포즈라니.
그게.. 무슨 꼬라지란 말이냐.
지금도 그때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의 피가 거꾸로 솓는 끔찍한 느낌이 든다.
죽이고 싶다.
정말 죽여버리고 싶다. 전기철.
눈물이 흐를 정도로. 피눈물이 흐를정도로.
내가 얼마나 그 쳐죽일 개새끼를 증오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어디가서 도저히 말도 못끄내는 소리.
친구에게 밟혔어요.
계집애도 아닌 사내새끼가. 남자에게.
사지육신 멀쩡한 놈이 . 당했다면.
그건. 내가 병신새끼인거다.
그때의 날. 죽이고 싶다.
놈은 나를 휙하니 가볍게 끌어안고 욕실에 가서 물을 받는다.
짓이겨진 상처에. 뜨거운 물이 닿으니
몸서리가 쳐지는 아픔이 내 전신을 휘감는다.
[내..내가 다..닦을수..]
몸을 가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놈의 손길을 피해보려 하지만.
놈은 쉽사리 나를 놔주지 않았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눈물이 걷잡을수 없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내 창피한 꼴을 어떻게 해서든지
놈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지만. 놈은 난공불락이다.
결국 내 몸 구석구석을 놈의 손길이 닦아내리기 시작했을 때는
급기야 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엉엉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나중에 정신이 좀 들어왔을땐
난 그 저주받을 개새끼의 품에 꼭 안겨서 어린애처럼 울고 있었다.
[괜찮아. 한원선. 괜찮다고.]
놈의 숨결이 바로 귓가에서 느껴진다.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의 아픔.
뜨거운 물에 닿자 근육은 좀 풀어지나 싶지만.
찢어져서 사정없이 벌려진 상처는 정말 죽을만치 아프다.
[자. 몸좀 들어봐-]
놈이 날 섬세하게 닦아주고 있었다.
[시..싫어.!]
견딜수 없는 수치심에 참지 못하고 몸을 뒤채이지만.
벌써. 놈은 내 그곳에 손가락을 넣어서 그 아픔을 닦아내고 있다.
[헉-!]
쓰라린 상처에 놈의 손가락이 들어가자.
상처난 혈관이 미친듯 아우성을 질러댄다.
온몸이.. 견딜수 없이 조이듯 괴로운 아픔.
아무리 온몸에 정성껏 비누거품칠을 해놓았다 하더라도.
찢어진 상처에 뭔가가 닿는 건. 정말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다.
놈의 팔을 잡아 밀어내면서 항의의 신음을 내지르는 찰나.
놈의 눈이 견딜수 없이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나를 뒤집어 버렸다.
[아학-!!]
숨도 제대로 내쉴수가 없다.
손가락이 아니다..
더 크고.. 굵은.
그리고.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격한 아픔이.
내 사지를 다시 찢어대고 있었다.
[그만하려 했었는데..]
놈이 이를 악물듯이 이상한 소리를 내뱉는가 싶더니
그대로 내 몸을 헤집어 벌리기 시작한다.
[숨을 내쉬어. 바보야. 숨을..]
타는듯한 놈의 거친 목소리가 들리고 한순간에 놈이 나를 거칠게 궤뚫어 버렸다.
[아아아-!! 기-! ]
피눈물을 흘리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놈의 잔인한 몸에서 빠져나갈려고 미친듯 버둥거렀지만.
몸을 뒤틀면 뒤틀수록 찢어지는 아픔만 더 강해질 뿐이었다.
너..너가..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친구잖아..너.
너가 어떻게 ..
전기철. 너가...
아파서 몸부림치지만. 그대로 거칠게 짓이겨댄다,
난 아파서 눈앞이 하얗게 변해가는데.
놈은 뒤에서 나를 사정없이 박아대면서. 핏치를 올리고 있었다.
사지가 뚫린듯이 막막해지는 아픔.
너.무해..너.
정말 너무해..
흐려지는 시야사이로.. 의식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제발.. 살려달라고.. 그만하라고..
얼마나 울면서 놈에게 빌었는지 모른다.
나는 놈의 몸에 사정없이 뚫려. 후비는 비명을 지르며 울어대다가
아마. 난. 놈의 품에서 정신을 잃은 것 같다.
기다시피해서 집으로 오는 도중에.
난. 그 어리고 순진한 머리속으로
내가 할수 있는 한도의 가장 많은 생각을 했다.
비록 몸은 아프고.
정신은 죽을만치 괴롭고 혼미했지만.
난 살아있었고. 살아야만 했다.
난. 그때.
놈에게 한번 깔렸다 해서. 그것에 어떤 의미를 두어야 할만큼.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중에야. 내가 어느정도 상황판단력이 생기고 나서야.
내가 어떤 꼴을 당한건지 처절하게 알수 있었지만.
그때의 나는 너무나 어리고 바보같았다.
상황에 대한 이해보다는..
내가 놈에게 깔려야 했었다는 그런 생각보다는.
놈을 이해하고 싶었다.
난. 기철이가 정말 좋았으니까.
환경이 피폐하면.얼마나 인간이 망가질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질수 있는 예라고나 할까.
그런거 신경쓰지 않아도.충분히. 난 너무나 힘들었었다.
아무리 괜찮은척. 다른 사람들 앞에서 헤헤덕거린다 해도
난 열여섯 어린애였다.
아직은 엄마품이 그리운. 그런
하도 먹고 살기가 힘들었으니까.
그리고. 난. 몸뚱이가 전부인 놈이었으니까.
난. 어떻게든 살아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선. 난. 일어서야만 했는데..
그렇지만..내 생각이 알고 싶었다.
놈에게 그렇게 당하고 나서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놈을 대할순 없었다.
찢어지는 내 아픈 모습을 보면서도.
입이 일그러지는 듯한 웃음을 보이던 놈의 얼굴이.
그리고 행위가 끝나고 나서.
나를 보던 놈의 그 차가운 모습이.
그 눈이. 너무 선해서.
너무 눈에 잡힐듯 들어와서.
마치 심장을 태우고 속을 저미듯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날 보고 웃어주던. 같이 이야기 하고 웃어대던
예전의 그 익숙하고 그리운 모습도 겹쳐져서.
나를 걷잡을수 없는 혼란에 빠트리고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난 놈이 무서워지고 있었다.
도저히 속을 알수 없는 놈.
난. 놈을 피하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 자신을 지키는게 우선이라는 직감이 고개를 든거다,.
본능적으로 난 놈을 피하기 시작했다.
나도 놈을 찾지 않았지만.
놈 역시 나를 찾지 않았다.
우리의 그 짧디짧은 우정이라면 우정일수 있던 그런 관계는
거기서 끝났다.
난 진심으로 놈을 대했지만.
놈은 아니었던 모양이었고.
난 왠지 놈에게 이용당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난. 꿈을 꿨다.
타는듯한 놈의 몸이 나에게 겹쳐지는.
그리고 나를 핥던 그 촉감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해내고 있었다.
고단한 육신을 누이는 밤이면. 생각이 잦아지는 밤이면.
난. 그놈에게 안겼던 그 때 그 날을 생각하면서 부들부들 떨어야 했다.
하얀 씨트를 물들였던.
그 선명한 피색이 눈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점점 지치고 있었다.
그 악바리같던 나는.
점점 쓰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놈에게 어떻게 해서든 잘보이기 위해.
목적과 수단과 미명과 방법이야 어떻든지 간에.
놈을 의식하고 죽어라 공부했던 그 모든 일에서.
이젠 정말 벗어나고 싶었다.
난. 그때 너무 지쳐있었다.
이런 나에게.
나에게. 돌을 던진 것 역시 놈이었다.
운수 더럽고. 거지 같게도.
놈과 나는 고등학교마져 똑같은 학교를 가야하는 끔찍한 운명에 처했다.
그것도 같은 반.
반을 확인하고. 놈의 이름을 확인하자.
난 거의 절망에 가까운 시선을 돌린다.
놈은 내 바로 옆에서 태연자약하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완전히 껍질을 벗어버린 모습으로.
이젠.
더 이상의 위선이 아닌.
손톱을 드러낸.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노골적으로.
소름이 끼쳤다.
피해자는 나고.
어떻게 보면. 난 완전히 우롱당한건데.
그 날. 그 괴로웠던 순간 이후로.
난 놈을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놈을 무시하고 그대로 피해 도망가려 하지만.
놈은 벌써 나를 발견하고 뒤통수를 잡아끈다.
[원선아-]
목소리만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예전의 전기철 그대로다,
난 변해 있었는데.
그렇게 잘났다고 모가지 뻣뻣하고.
가진거 없어도 용기백배해서 휘몰아치던 그런 한원선이 아니었다.
난 소심하고 괴롭고 힘든.
정말 죽지 못해 사는 공부벌레일 뿐이었다.
그 놈이랑 있으면 한 없이 비참해지는. 그런.
도저히 참을수 없어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리는데.
놈이 나에게 바싹 붙어 선다.
[부르는데. 도대체 어딜 그렇게 급히 가는거야-]
그 부드러운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놈을 무의식적으로 좆는다.
모든 건.다 똑같지만.
놈의 눈이 변해 있었다.
전의 그.
어렸을때의 전기철은 없었다.
[비켜-]
도저히 견딜수 없는 막막함.
[수업 끝나고 우리집에 올래-?]
놈이 노골적인 협박을 한다.
[시..싫어..!!]
전신에 돋는 소름.
내가 왜-!
도대체 왜 너희집에 가.
[뭐 보여줄게 있는데.]
놈의 잘생긴 얼굴에.. 기분좋은 웃음이 돈다.
[필요없어-!!]
거의 비명을 지르다 시피 놈에게서 빠져나오려 하는데.
놈이 뒤에서 킬킬거리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려고 하는거야. 너-]
협박.
수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놈이 비디오 테이프를 들고 있다.
저건..
[이거 돌려도 상관 없는 거냐-?]
무슨 소리야. 그게.
[너희 아버지가 보면 좋아하실까-?]
이상한 소리.
[당하지 않으려면 그대로 오는게 좋을텐데.]
놈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마치 그때. 그 눈처럼.
나중에 그 비디오 테입이야기가 거짓말이라는 걸 알았을때.
내가 얼마나 열이 받아 격분했는지는 상상이 가고도 남을거라 생각한다.
난 완전히 속고 있었다.
전기철. 그 개새끼에게.
그 상황에.
아무 힘 없는 내가 취할수 있는 방법은 한 마디로 낫띵.
어쩔수 없어.
놈에게 휩쓸려 끌려 간곳은. 근처의 패스트푸드점이었다.
자리에 앉자.
놈이 콜라에 빨대를 끼워서 나에게 건넨다.
우습지도 않은 놈.
놈이 지금 하는 짓은 .
완전히 사내놈이 계집애 챙겨주는 식이다.
나도 손가락 있으니 절대로 빨대 끼울수 있을 뿐더러.
빨대 끼워서 음료수 쳐먹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으니까.
물론. 놈이 그 후에도 날 계집애 취급한 전례는.
앞으로도. 계속. 줄줄이 나온다...
정말로 속. 뒤집히는 새끼였다. 그 개놈은.
[치워.]
놈의 얼굴을 앞에 대고 말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글거리기 시작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너무나 쪽팔려서.
왜 내가. 이 놈을. 다시 상대해야만 하는 거란 말이더냐.
그것도 이렇게 가까이서.
제발. 다가오지 마라-
진짜. 심장 뒤집어지는것 같단 말이야
그 무엇보다 . 놈의 눈이 싫었다.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그 눈이.
이미. 놈은.
나를 샅샅이 구석구석. 모두. 몽땅.다 .
너무나 낱낱이 알고 있었다.
놈이 날 쳐다보는 눈빛을 느낄때마다.
마치 내 알몸을 쳐다보는 거 같아서. 얼마나 창피했는지는.
그냥 알아서 상상하길 바란다.
나더러 예민하다고-?
그게 어떻게 예민한거냐-
놈의 그 노골적인 눈을 보면 아무리 바보라도 알수 있다,.
그런건.
[용건 있을거 아냐. 빨리 말해.]
이런 시답잖은 짓거리 할려고 날 여기까지 협박해서 끌고 온거 아닐테니까.
빨리 여기서 사라지고 싶어서 정말. 미쳐버리기 일보직전이다.
[왜 그렇게 날이 서있는 거야. 너. ]
그럼 내가 지금 이 판국에 돌지 않게 생겼냐-?
[섭섭해라.. 아예 이젠 날 쳐다도 보지 않네..?]
놈의 눈이 히죽거리면서 웃고 있다,.
섭섭-?
섭섭이 다 얼어죽었다. 이 개새끼야-
[닥치고. 빨리 말하라고-]
정말 진절머리 나는 놈.
[-몸은 괜찮아-?]
놈의 얼굴이 더 빙글거린다.
아아..
속이 화하게 타들어가는 느낌,.
괜찮냐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지껄이는 거냐.
일 치르고 나서.거의 한달이 다 되가는
이 시점에...나더러 괜찮냐고..?
서서히.. 이성의 끈이 툭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너. 한번. 당해보시지.
그. 괜찮냐는 소리 나오나.
지금도 그 쑤시는 느낌이
적나라하게 전해지는 거 같다.
개새끼.
다시 생각하다 보니. 내가 그때.
놈이랑 똑같이 박아버리지 못한게 한이 된다.
그것도 아주 천추의 한이 된다.
[얼굴. 또 왜 그렇게 빨개지냐-]
놈의 손이 내 얼굴에 닿으려 하자.
나도 모르게 놈의 손을 팍하고 쳐버렸다.
소름이 전신에 퍼지고 있었다.
단지 손등이 가볍게 마찰되었을 뿐인데도. 타는 듯한 긴장이 전해져 온다.
[뭐야. 그 표정은.]
놈 얼굴이 . 짐짓 심각해진다.
[나 전염병같은 거 없어. 알잖아.]
엉뚱한 소리.
놈의 몸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도 너무나 샅샅이.
놈의 몸을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난 주체할수 없이 붉어진다.
[하.. 뭐야. 도대체.]
그대로 놀려 먹는 목소리.
아아..
그 말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속에서.,. 부하게 올라온다.
나는 쪽팔려 죽을 지경인데.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인데.
넌. 지금 날 놀리는 거야-?
미안하다고 무릎꿇고 빌어도 시원찮은 판국에.
날 놀려-?
아주 완전히 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의 상황으로
날 몰고 가고 있었다.
난. 열이 받다못해. 마치 죽을거 마냥. 괴롭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지는데.
놈은 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는양. 희색이 만연하다.
[그런.. 얼굴표정이라니.. 정말.. 참기 힘들어 지잖아-]
놈의 입에서 희한하게 나오는 목소리라니.
참기가 힘들어지잖아-?
뭐가. 뭐가 참기가 힘들어진다는 거냐. 도대체.
도저히 알아듣지 못한채 멀뚱하게 멍하니
쳐다보는 내 얼굴을 놈의 손이 어루만진다.
[그냥 갈래.. 지금..?]
이게 도대체 뭔소리라냐.
[도저히 못참겠어-]
놈의 그 절망 어린 한숨소리를 듣고서야. 난 연상을 할수가 있었다.
지금의 날 보는 놈의 그 얼굴은, 그때 날 잡아먹을 때의 그 소름끼치는
얼굴과 별 다를바가 없었으니까.
숨막히는 증오.
거기에. 그 개놈의 깔리는 목소리까지.
수치심을 자극해서 더 이상은 견딜수 없었다.
그런.. 소리라니.. 어..어떻게.
겁에 질린 내 눈에 놈의 눈이 선하게 들어온다,
아주 선량한 얼굴로. 나를 보면서 다시 웃고 있었다.
[순순히 말을 듣겠어. 아님. 공개를 할까.]
이 말에. 난 완전히 낫또가 돌아버렸다.
아무리 개라도. 한계상황에 이르면 사람을 무는 법이다.
난 돌아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소리까지 몰리고도 가만히 있을 나는
절대로 아니었다.
[공개..]
말소리가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부들부들 떨려나온다,.
[공개해..]
이건. 내 목소리가 아니다.
거의.. 신음에 가까운 비명소리다.
[공개하라고- 이 개새끼야-!]
눈에 뵈는 건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누가 너에게-]
너무나 화가 치밀어 오르니 이젠. 아예 앞이 새까맣게 흐려지고 있었다.
[아아..]
놈의 눈이 잠시 흐려진다 싶더니 다시 웃음이 감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설마, 내가. 공개라니-]
이건 또 무슨 개잡소리라냐.
게다가.,. 저 실실거리는 낯짝이라니.
뭐야. 도대체.
[농담이었다.]
짤막하게 이어지는 놈의 말에 난. 그대로 핀트가 나가버렸다.
한 마디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어떻게. 사람을 가지고 그렇게 놀릴수가 있는 거야.
내 살아 생전에 그렇게 화가 나보긴 처음이었다.
지금도 그때 그 일을 생각하면.돌아버리기 일보직전이다.
놈은 그것도 모자라 아주 태연자약한 낯짝으로
아예 열이 달아오르다 못해 새파랗게 달아올라.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내 머리를
얼씨구나 쓰다듬고 있다.
[개..개새끼.. 죽일..놈.]
말도 제대로 이어나오지 못하는 욕설을 내뱉는 나를,.
멀뚱하니 서서 쳐다보던 놈의 얼굴은 아주 신났다.
난. 속이 썩어들어가는데.
왜 저 새끼는 저렇게 여유작작하게 웃고 있는거야.
도대체 왜-!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놈을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만큼 밉다.
내가 놈을 싫어하게 된건 아마도. 그떄 그 황당한 사건이 이유가 됐을거다
실컷 놀려먹고. 농담이었어 라니.
어떻게 그게 농담이라고 나온다는 거냐,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놈에게 당한 온갖 모욕이 속에 불을 붙이고 나를 활활 태우고 있었다.
놈은 나를 완전히 가지고 놀고 있었고.
난 놈의 손에 놀아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한원선..이..어린애..같은 놈아..]
놈이 날 웃고 있다,.
[넌 . 끝났어,..]
전신에 소름이 확. 끌어 올리는 느낌.
수 년이 지난 후에도 난 놈의 그 말뜻을 이해할수가 없다.
끝나다니. 뭐가 도대체 끝났다는 거냐,.
사내놈에게 깔린게 무척 비참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제야 자라나기 시작하는 내 이 창창한 젊은 놈이 뭐가 끝났다는 거냐-?
괴상하기 이를데 없는 놈이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의 그 놈을 절대로 이해할수가 없다.
하여간에.
내가 어떻게 놈을 피해서. 뿌리치고 도망갔는지 잘은 기억이 나진 않았지만.
나중에 익숙한 길목이 눈에 들어올때가 되어서야. 난 겨우 숨을 쉴수가 있었다.
미쳤다고.
난. 놈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뭐 놈에게 잘못했었나. 하는 생각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놈에게 그렇게 죽을 죄를 진것 같지는 않은데.
왜 놈은 나를 그토록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건지.
난.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게 시작이라면 시작이었고. 놈의 경고라면 경고였던 것은.
시간이 알려주기 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놈은 기묘한 방법으로 나를 갈궈댔다.
특히나, 내가 놈에게 당했던 그 갖가지 모욕들은 처절하게 각인되어서.
도저히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길이길이 남을 정도로.
절대로 잊지 못하는 더럽고 너절한 방법으로 나를 곤두서게 만들었는데.
방법 또한 정말로 가지가지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난. 절대로 제대로 된 도시락 쌀만한 형편이 아니었다.
싸줄만한 사람도 없었고.
모든 건 거의 자급자족해야만 했다..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쓸 정도의 여유, 역시 없었으니까.
하지만. 아버지는. 위대했다.
뭔짓을 뭐 어떻게 해서 그렇게 하시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지금도 좀 불가사의 하긴 하다,
그 불편한 몸을 가지고서도. 집안일을 하신다고 꿈지럭 거리셨다.
몰론. 잘난 우리 아버지가 맘만 먹으면 뭔들 못하랴.
그리하여. 우리 아버지의 하루 일과중. 제일 빼먹지 않는 일은 바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놈 아침 도시락 챙기기였다.
도시락 ..
김치 담글줄도 몰라서 양배추 소금에 절여서
고춧가루 발라 간신히 김치랍시고 흉내내면서 먹는 판국에
뭔놈의 제대로 된 도시락 반찬이 있겠냐.
생활 보조금이라봤자. 아버지 한달 약값이랑 생활비 대면. 진짜.새발의 피.
그 판국에. 우리가 뭐 잘났다고 고기반찬이 있을수 있겠어.
지금에야. 고기가 흔해 자빠졌지만.
그때만 해도. 고기는 싼 음식. 아니었다.
그렇다고 돼지고기 볶아서. 그대로 도시락에 넣을수도 없잖아.
요리야 잘만 하면 뭐. 그럴싸 하겠지만.
아버지나 나나. 요리에 문외한이니.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걸 알리가 없다
무엇보다. 언제 먹어봤어야 알거 아냐.
삼겹살. 구워먹는거 말고.
고기요리를 뭐. 이건. 하나라도, 제대로 할줄 아는게 있길하나 .
그래도 아버지는 소리 소리 질러가면서 나를 챙겨 먹였다.
아버지가 제일 신경쓴 건. 계란.
난. 지금도 계란이라면 정말 토할거 같다.
계란 소리. 듣기만 해도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다.
계란 후라이. 계란 삶은거.
하여간. 아침마다 계란은 내 도시락에 필수품이었다.
그런거라도 먹어야 키가 큰다나.
하여간. 그 시절에 난. 계란은 정말 물리도록 먹어야 헀다.
어쨌거나 지금의 내키가 작은 편은 절대 아니니까.
아버지의 말마따나 계란 먹어서 내키가 자란거라면.
어떻게 보면 그 말이 맞을수도 있겠다.
그래서. 계란과 우유는 내 도시락이었다.
맨밥에 계란 후라이. 그리고 새빨간 양배추 절인거.
어디가서 도시락 꺼내기도 창피한. 차림.
하지만. 아버지의 잔소리나.
그리고 집에서 혼자 . 불편한 한 손을 이용해서 식사할 아버지를 생각하면.
난 용기 백배하게 얼마든지 먹을수가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국민학교때는.
나랑 별반 사정이 다를바 없는 애들이랑 밥을 먹었고.
중학교때야. 뭐 다같은 처지의 애들이니까.
그리고 국민학교때부터 봐온 애들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고등학교때. 되니까. 사정이 완전히 역전되기 시작했다.
한 마디로. 내 친구들은 거의 다 공고나 실업계로 떨어져 나간 상황.
그리고 내 친구 무리들이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그래도 먹고 살만한 애들이나 대학보낸다고.
인문계에 넣은 실정,
그렇게 풀칠도 못하는 집에서
나와 같은 처지의 놈이 대학간다고 뻗치고 있는 놈을
만나지 못한거다.
같이.. 밥을 먹어도 될만한 친구를 만나지 못한 덕에.
오늘도 혼자 밥을 먹는데.. 갑자기 옆자리에 누가 앉는다.
당연히 전기철이었다.
그 개새끼가 내 옆에 와서 앉자.
그 놈의 추종무리도 주르르 달려들어 내 주위를 감싼다.
[달걀 맛있겠다-]
도시락.
그 당시 내도시락은 당연히 밥 위에 올라간 계란 후라이였다..
그걸 어떻게 떼어서 놈을 주란 말이냐.
[너 반찬이나 먹어-]
퉁명스레 쏘아붙이지만.
벌써 놈은 내 계란을 홀라당 집어다 반 이상 우적거리고 먹은 후다.
어어하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난-!]
나는 뭐 먹으란 말이야. 대체-!
황망한 시선으로 놈을 쏘아보자.
놈이 내 입에 자신의 젓가락으로 새우튀김을 쑤셔 넣는다.
왜 먹여-!
밥그릇에 놓으면 됐지. 왜 입에다 쳐넣고 지랄인건데-!
가뜩이나 날 여자취급하는 놈의 이상한 장난 덕분에
다른 아이들까지 가세해서 완전히 미칠 지경이건만.
놈은 그 장난의 정도를 낮추지 않았다.
[새우에도 계란은 들어간다. 문제는 좀 적게 들어가는 거지만]
저 웃는 낯짝에 침뱉을 수도 없고.
개같은. 새끼.
그것도 말이라고 지금 지껄이는 거냐.
[이건 도대체 뭐냐. 넌 이거 정말 많이 싸오더라-]
놈이 내 양배추 김치를 들면서 이상하다는 둣이 뒤적거린다.
난. 태생이 양반이라서 .
밥먹을 때. 젓가락으로 뒤적거리는 건 정말 참을수가 없다.
지금도 그건 마찬가진데. 밥먹을때 휘저어 놓는 건 질색이다.
그런데 지금. 저 개자식이. 내 계란을 홀라당 말아먹은 것으로도 부족해서
내 김치를 전부 다 들쑤셔놓고 있다.
[이-! 그렇게 뒤적거리면. 난 도대체 어떻게 먹으란 말이야-!]
결국 내 입에선 짜증나는 소리가 나올수밖에 없다.
[사내놈이 계집애같이 유별나긴. 뭐가 어떻다고-]
놈의 비웃듯 툭하고 던지는 소리에.
주위에서 같이 밥먹던 놈들이 한꺼번에 웃음을 터트린다
[하여간. 이 새빨간 양배추는 도대체 뭐야. ]
뭐긴 뭐냐. 이상하면 안먹음 될거 아냐. 누가 너더러 그런거 먹어달랬어.
[김치다.-]
맘에서 빙빙거리는 욕설과 달리 순순히 대답해 준게 화근이었다.
[김치-?]
젓가락을 들어올려 한동안 들여다 보던 놈이 내 소리를 듣자.
희한한듯 미간이 일그러진다.
이상한 표정
그리고.. 그놈의 표정에 따라. 멍이 들어가는 내 가슴도.
도대체..왜 그러는거야.
뭐가 어떻다 그러는건데.
놀릴려면 같이 먹지 않으면 되잖아.
누가 너더러 . 같이 먹어달라고 부탁이라도 한거냐.
그 호화스런 너희 반찬 , 줘도 안먹을 테니까.
제발 나에게서 떠나줬으면.
상관하지 말란 말이야. 제발-!
왜 날.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을 하는거야.
이젠 아예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는 나를 놈이 들여다 본다 싶더니.
밥먹다 말고. 그대로 몸을 일으켜 버렸다.
[야. 전기철. 너 다먹은거야-? 밥 아직 많이 남았잖아-]
옆의 놈이 물어본다.
[아아. 별로 식욕이 없어.]
그런 반찬이 식욕이 없다면. 난 아예 굶어 죽어야 겠네
밥그릇보다 반찬통이 큰 으리으리한 반찬.
만약 . 그런 반찬이라면. 나는 한달은 견딜수 있을거 같다,
그 도시락을 바로 내 옆에 밀어 놓은 채 놈이 일어서는가 싶더니.
놈의 몸을 움직여 나갈때. 내 반찬통을 쳐버렸다.
실수를 가장한 고의.
아까 계란도 다 뺐겼겠다. 이젠 남아있는 반찬이라곤.
그 양배추 김치밖에 없는데.
그 김치가 교실 바닥에 쏟아져서 대굴대굴 잘도 굴러간다.
차마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도 않는 상황.
밥. 몇숟가락 먹지도 않았는데. 도대체 나더러 뭘 어떻게 먹으라는 거냐.
맨밥만 먹으라고-?
아니면. 애들 그 눈치보면서. 젓가락으로 하나씩 집어오란 말이냐.
도대체 나. 굶으라는거야. 말라는 거야.
고의가 아니라고.
내가 바본줄 아냐.
바로 옆에서 놈이 먹은 덕분에.
그 자리에서 놈이 몸을 일으킨 덕분에. 아주 생생하게 봤다.
일부러 손으로 툭 치는걸. 봤다고.
밥.. 당연히 먹어야 하는데.
도저히 입안에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
원수.
세상에 원수도 저런 원수놈 없을거다.
나더러 놈의 도시락. 먹으면 되지 않냐고.
주려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난. 절대로 저런 개놈의 도시락.
먹어줄 생각 없다.
안먹다 저런거 먹으면 얹히던지 체한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병나봤자. 나만 손해니까. 차라리 안먹겠다고.
아니. 솔직히.
먹었다가. 재수없어 얹힐거 같아서 내가 사양이다.
구역질나는 개새끼..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린다.
결국. 난. 그날 맨밥을 찬물에 말아서 훌훌 마셔야만 했다.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않은 놈의 반찬통을 들여다 보면서
놈이 내뱉은 말은 단 한마디.
멍청한 새끼라나.
정말. 개같은 놈이다.
나더러. 멍청한 새끼라니.
뭐가 도대체 멍청하다는 거냐.
그럼 내가 너의 그 개같은 밥을 받아 먹어야만 멍청하지 않다는 거냐-?
차라리 내. 멍청하고 말겠다. 이 개새끼야.
이것 뿐인줄 아냐-?
내가 놈에게 당한건. 한도 끝도 없다.
물론 놈이랑 같은 반이 된건 고1때 단 일년 뿐이었지만.
난 놈 덕분에 정말 피눈물 나는 학창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제일 이가 갈렸던 게. 바로 참고서 문제였는데.
학교에선 뻔질나게 참고서를 사야만 했다.
특히 참고서없이는 제대로 공부할수가 없다.
자존심이고 뭐고 다 구기고 선생들 찾아다니면서 .
남는 참고서나 협찬받은거 있으면 좀 달라고 구걸하길 수차례.
그래도 , 어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더냐.
사전.
그 망할 놈의 사전이라도 하나 제대로 된게 있으면.
정말 소원이 없겠는데.
내 꼬깃꼬깃한 사전은 아예 지문에 절고. 절어서.
제대로 페이지가 넘어가지도 않을 정도.
남이 쓰다 만걸. 어떻게 얻어쓰게 된데다가.
심심하면 사전 읽는 희한한 취미를 가진 주인을 만난 덕에.
사전의 탈을 쓴 개걸레가 된지 벌써 몇년째.
당연히 새 사전이 가지고는 싶었지만. 그 걸레랑 하도 정이 든 탓에
난 사전을 버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왜 . 그런 기분 있잖아.
하도 정이 들고 길이 들어서. 사람보다 더 친숙한 그런 느낌.
아주 오래된 친구 같이 동거동락한.
난. 그 사전이 그런 존재였다.
그 닳고 닳아 촉촉한 기마져 느껴지는 닳아진 면을 만지는게..
스트레스 해소가 될 정도로. 난 그 사전을 아끼고 있었다.
하지만.
신학기 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사전을 찾아보니 아무데도 눈에 띄지가 않는다
거의 5년 이상을 나랑 같이 살았던 사전이 없다.
뒤지고. 찾고 여기저기 열어보지만.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내가 발견한 곳은 교실 뒤. 쓰레기통.
완전히 걸레로 변해버린 사전쪼가리를 안고 황당하게 서있는데..
뒤에서 전기철 놈의 냉랭한 소리가 들린다,
[어.. 아까.그거 내가 버린건데.. ]
멍청하게 서 있는 내 눈에 놈이 잡힌다.
[그거..왠만하면 버리지 그러냐.]
마치 한심해 견딜수가 없는 듯한.
놈의 말투.
내가 돌아버린건. 놈의 그 표정 떄문이었다.
내 사전.
주인 잘못 만나서.
아니. 주인이 아니고. 쓸데 없이 이상한 놈 만나는 바람에.
이젠. 정말 완전히. 완벽하게. 망가져 버린. 사전.
그 사전을 가지고 멍하니 서있는 내게 놈이 자신의 사전을 휙하니 던진다.
[새거다-]
은근히 짜증이 내배어 있는 말투.
새거면.
새거라면 다 되는 거냐..
그럼. 5년 동안 같이 지낸 내 사전은 걸레쪽이니 당연히 쓰레기통행이네.
넌. 책 읽다가. 다 읽고 오래되서 너덜거리면 버리고 새책 사나본데.
난 안산다.
돈도 돈이지만. 정들어서라도. 그런 짓 하지 못한다.
돈 있으면. 너나. 너를 위해서 쓰라고.
왜 가만히 있는 나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도대체 왜-!!
서러운 나머지 이젠. 아예 눈물까지 그렁해지는 나를 향해
전기철놈 얼굴이 희한하게 일그러진다.
[뭐야. 대체. 그 표정은.]
이건 내가 할 말이다.
너야 말로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그런 괴상한 표정이라니.
[왜 울어. 도대체.]
놈이 내 어깨를 잡고 마구 흔들어 댈때야. 난 제정신이 들었다.
내 눈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난. 한번도. 장난감이나. 책같은 사치한거 가지고 놀아본적 없었다.
그런 나에게. 사전이란. 아주 큰 의미였었다,.
물건도. 의미가 될수 있다.
특히 늘 지니고 손에 품고 다니는 물건이라면.
놈은. 그걸. 알지 못하는 놈이었다,.
물론, 이해해주는걸. 바라는 건 아니었지만.
굳이 버리면서까지 날. 괴롭힐 이유는 없잖아.
[돌려내-!]
내 입에서 드디어 황당한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뭐..뭐..?]
놈의 얼굴이 황당하다는 듯이 이상해진다.
[돌려내라고,.이 개새끼야-!]
이젠 악이 나온다.
그동안. 나는 참을 만큼 참았고. 할만큼 했다.
할짓 못할짓 다해가면서. 별지랄 다해줬잖아.
뒤까지 대줬음 될거 아냐.
도대체 뭘 바라고 나에게 이런 짓을 하는거냐-!
[완전 지지리 궁상이네..]
놈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날 보면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지지리 궁상,.
그래. 없어서 지지리 궁상맞다.
너에게 피해주는 거 없음 되잖아.
내 궁상 맞은데. 너가 뭐. 보태준거도 있어-?
꼭지까지 완전히 돌아버려서 부들부들 떠는 나를 흘낏 보면서
놈이 한다는 말.
[이래서 없는 것들이란.. 해줄수록 지랄이지..]
난. 거기서. 완전히 나가버렸다.
없는 것들.
해줄수록 지랄.
그래. 나 없다.
그리고 지랄맞은 것도 맞다.
하지만. 해줄수록 지랄-?
누가 너더러 나한테 뭐 해달라고 한거 있어-?
뭐, 세상에.
어떻게 . 이런 개새끼가 다 있을수가 있냐.
심상치 않은 우리 분위기에. 반애들이 주위를 둘러 싼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애들이 쳐다보고 있었다
숨막히는 증오.
그리고. 너무나 화가 나니까. 돌아버리는 다마.
완전히 붙어버린 입.
단. 한마디도. 놈과 다시는 섞고 싶지 않았다.
난. 죽어도.
놈을 용서할수 없었다.
가진거 없어도. 난 내 잘난맛에 사는 놈이었다.
없어도.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죄되지 않는다 생각했다.
없는 건. 단지 불편한것 뿐이라고.
죄는 절대로 되지 않는다고.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거라고.
나도. 남들 사는 아파트에서 살수 있을 거라고.
남들 사는것처럼. 나도 살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노력했었다.
그런 나에게. 놈은 말한다.
없는 놈은 어쩔수 없다고.
돌아버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난 주위를 둘러싼 개무리에게까지
내가 완전히 망가져 버리는 모습을 보이긴 원치 않았다.
그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여기서. 만약. 내가 무너진다면. 더 이상. 지지할곳도.
버틸 힘도 없어져 버리고 만다.
난. 그렇게 할수 없었다.
나중에. 내가 맑스나. 포이에르 바하에 빠진 것도.
놈의 영향이 컸다.
난. 언제나 죽어라고 노력하고 힘들게 살아야 했는데.
놈은 너무 쉽게 모든걸 쥐고 있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業대로라면 난. 아마
전생에 무지 죄 많은 놈이었을거다.
하지만. 난. 그날. 아무 소리 들어오지 않았다.
화가 나고. 억울해서.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서.
얼마나 그날 울었는지 모른다.
나중에. 좀 커서야. 대가리좀 자라고 나서야.
조금씩. 변화를 위해서. 노력하는 군중이 있는한.
그리고. 그들의 조직적인 힘이 수반되어야만.
민주주의가 .그리고 복지 인권이 자라나는 거라고.
단 한순간의 시위로. 변하는 게 아니라는걸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지나서야. 알수 있었다.
어쨌거나. 난 그날.
너무 울어서 얼굴이 팅팅 부어버리는 바람에.
도저히 그 꼴을 하고. 자리에 앉아있을수가 없었다.
결국,. 내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는 담임에게.
너무 배가 아파서 조퇴한다는 말을 하고. 책가방까지 냅두고.
집으로 내빼 버렸다.
다른 그 무엇보다도. 놈과 한 교실에서. 그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는게.
도저히 참을수 없는 괴로움으로 다가왔으니까.
차라리 내. 죽고 말지.
화나거나. 서럽거나. 슬플때.
견디지 못하고. 뻗어버리면. 내가 하는 일은. 단 하나.
잠이었다.
잠을 자면. 어떻게든.
잊을수 있으니까.
그리고. 꿈을 꿀수 있으니까.
그래서,.
집에서. 한참을 잔거 같다.
멀리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잠을 깼을때는.
벌써. 저녁이 되어 있었다.
난. 상이군인 용사회에 간. 아버지가 벌써 돌아온줄 알고.
문을 열었다,
아무런 대꾸도 없다.
섬뜩한 느낌.
놈이 서있었다.
전기철. 그 개놈이.
멀쩡한 낯짝으로. 내 책가방을 들고. 우리집. 대문 앞에 서있었다.
[들어가도 되지-?]
애당초 물어볼 필요가 없는 말,.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놈은 벌써. 성큼성큼. 우리집에 들어와 있다.
[무슨 일이야-]
이젠 대꾸해주기도 슬슬 지겨워지는 상황이니만큼. 내 목소리는
심드렁 해질수밖에 없다.
[쌀쌀맞은 놈-]
놈의 입에서 나온건. 언제나 그렇듯. 괴상한 소리.
쌀쌀맞긴 뭐. 개뿔이 쌀쌀맞다는 거냐.
책가방 돌려주러 왔으면. 놓고 가면 되는 거지,.
뭐가 잘났다고. 문지방까지 넘어 들어와.
나가-!
내 소리없는 절규는 놈에게 들리던 말던.
놈은 내 자고 있던 방바닥에 그대로 앉아 버린다.
[뭐야. 안가-?]
황당해서 나오는 내 소리는 이미 씹혀버린지 오래,.
놈은 이미. 너무나 편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앉아라 . 목 빠지겠다.]
놈이 내뱉는 소리는. 적반하장도 유분수,.
그게. 주인이 내뱉는 소리냐. 아니면. 불청객이 내뱉는 소리라냐.
[아버지는 언제 오시냐-?]
놈은 아주 익숙한듯. 벌써 두다리 쭉피고. 자기네 집인양, 뻗고 있다.
[아아. 오늘. 상이군인 용사회 가셨는데.]
그때나. 저때나 나의 제일 큰 단점이나 장점은 정직,.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라는 올곧은 우리 아버지의 가르침을,
너무나 성실히 이어받았다는 게.
바로 나의 치명적 약점이 될줄이야.
[그럼.언제쯤 오시냐-?]
그냥. 지나가는 소리처럼.놈이 무심하게 중얼거린다
[글쎄.. 늦으실걸 아마.,.]
지금 다시 생각하면. 나 정말, 문제 많았다.
아니. 너무나 순진해서.거의 바보나 다름없었다.
그런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밟히고도 모자라. 한다는 말이.
- 글쎄 , 아마 늦으실걸-?
병신 아닌가 싶다. 아아.
하여간.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놈이 덤벼든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까까지 곤하게 자고 있던. 이부자리는.
한 마디로. 나 잡아잡수가 되어 버린다.
[뭐,.뭐야-!]
깜짝 놀라.뿌리치지만. 놈의 힘은. 바이스.
[난 성인군자 아니야-]
재미있다는 듯이 빙글거리는 놈의 눈은 벌써. 미친놈의 눈빛이다.
절대. 저 눈은 ..
그때. 그.
그제서야 상황판단이 쏴하게 돌아가. 난 미친듯이 버둥거리지만.
놈은 간단하게 날 제압해서 간단하게. 그대로 깔아버린다.
[시..싫.!!]
겹쳐오는 입술이..
사정없이.. 내 입술을 틀어막아 버린다..
정신이..
타는 듯이 혼미해지고 있었다.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채
멍하게 벌어지는 내 입술을. 놈이 난폭하게 잡아채서야.
난. 조금씩.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이 판국에 이르러서도 모른다면 말이 안되는 거지.
죽을 힘을 다해서 반항한답시고 놈을 밀치는데.
놈이 내 손목을 휘어 잡아서. 바닥에 고정시켜 버린다.
[쓸데없는데 힘쓰지 마-]
이상하게 울리는 음성.
눈.. 완전히 돌아가 버린 눈동자.
소름이. 전신을 확하니 기어오른다.
[왜.,.]
내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갈라지고 있다.
눈물이.. 조금씩. 배어나오고 있었다.
수치심에.
이 상황이.
꼬여버린 이 상황이 너무나 비참해서.
[도대체..왜.. 이러는 거야..]
도저히 내 목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이. 갈라진 소리는
놈을 주저주저하면서 처다보는데. 놈은 응대가 없었다.
그저. 그 쏴한 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볼뿐이다
놈의 손이.. 내 앞으로 다가온다 싶더니. 그대로.. 내 얼굴을.
내 턱선을.. 목줄기를 따라. 흘러내려온다.
[한원선..]
놈의 목소리가.. 내가 알던 놈이 아니었다.
씁쓸하게 울린다고. 느꼈던 건. 내 착각이었을까.
내 이름을 부른다 싶더니. 그대로 내 목덜미에. 놈이 입술을 가져다 댄다.
그 묘한 타는 듯한 열기가. 입술의 촉촉한 감촉으로부터
그대로 전해져 들어오고 있었다.
[시-!]
손을 내저으면서. 어떻게든 피해볼려고 도리질 해보지만.
집요하게 내 목덜미를 물고. 거칠게. 감아온다.
싫어..
눈앞이 절망으로 화하고 있다.
난.. 남잔데..
너도..
왜.. 우리가.. 이래야 해..
생각을 미처 할 엄두도 없이 그대로 나를 짓밟고 있었다.
그대로. 앞섶을 벌려버리는가 싶더니.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집요하게 낙인을 찍는다.
마침내. 놈이 내 가슴의 젖꼭지를 물어대면서 거칠게 핥아올때는.
난. 거의 미쳐버리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렇게.. 움찔거리지마..]
놈의 음성이 귓가에 나른하게 울린다.
[그럼 정말.자제할 수 없어지잖아..]
하는 소리라니.
제발. 귀에 대고 말좀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놈의 숨결이 귀에 부딪힐때마다.
난. 그 미묘한 자극에 거의 자지러지고 있다
[어차피. 처음도 아니잖아-]
재미있어하는 듯한 음성.
그리고. 그 반대급부로 얼어붙는 내 심장도.
처음이 아니라니.
그럼. 그땐 처음이어서 날 가지고 놀았다는 거냐-?
뭐. 이런 미친 개새끼가 다있어-!
새파랗게 독이 올라서 거칠게 놈을 밀어대다가.
결국 놈이 내 휘두른 팔에
얼굴을 정통으로 엊어맏고 몸이 튕겨져 나간다.
난. 살았다 싶어서 몸을 일으켜 정신없이. 피해보지만.
그건 완벽한 나의 오산이라는 걸
깨닫기 까지는 불과 얼마 걸리지 않았다.
!!!!
찢어지고 있었다.
그 예민한 곳으로. 뭔가가 뜨겁게 흘러내리는 기운을 느끼며.
난폭하게 침입하고 있다.
[아하아아아---!!!]
제대로 이어지지도 않는 비명이 갑자기 뒤쪽으로부터. 날. 밀고 들어온다.
[기-기-기처-!!]
놈의 이름은. 허공에 그대로 부서져서. 조각조각 흩어진다.
한마디로.. 숨도 쉬지 못할 아픔.
[뜨거워..너..]
그리고.. 바로 뒤에서 느껴지는 놈의 허스키한 목소리도.
그대로 찢어버리면서 집어넣는가 싶더니. 거칠게 후벼대면서
더 깊은 삽입을 요구하고 있었다.
전의 그. 방법과는 전혀 다르게. 한꺼번에. 깊숙이 찔러오자.
난. 거의 까무라쳐 버렸다.
그대로 고꾸라지는 내 허리를 놈이 강하게 붙잡아서
그대로 박아오기 시작했다.
[사..살..!!]
살려달라고.
제발. 날.
울면서 애원하지만. 놈은 더 강하게 몸을 겹쳐오고 있었다.
난. 타는 듯한 수치심과. 겹점의 통증으로 거의 실신 지경인데.
놈은 나의 절규는 듣지 않았다.
나를. 밟고 있었다.
그대로 나락으로.
아픈데.
이렇게나.. 죽을거 같이 괴로운데. . 넌 왜.
너는 왜. 나를 밟는 거야.. 도대체..왜..!!
바닥에 뻗어서 널부러져 있는 나를.그대로..
놈은 나를 밟고 있었다.
[미칠거 같아.. 원선아.. ]
놈의 속삭이는 소리..
이젠.. 거의 정신이 나가 있는 나는
놈의 소리가.. 멀리서 울리는 소리로 웅웅거리듯
들릴 뿐.
[그만.. 제발.. 그만..]
죽어라고 버둥거리지만.. 놈과 더 깊이 밀착될 뿐이었다.
난. 엉엉 울고 있었다.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난.. 남자 취향도 아니거니와. 아주 건강하고 신체 정상의 남자였다.
이런 나를.
그리고. 다름 아닌. 친구인 나를.
왜. 놈이.
그것도 사내놈이 이렇게 비참하게 찢어대는 건지.
난.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 다른 무엇보다도. 너무나 서러워서.
놈에게 당해야만 하는 내가 너무. 비참해서. 난 어린애같이 엉엉 울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애절하게 놈에게 애원해도,
놈은 나를 기절하리만큼 까물하게 밟아 온다..
[제..발..]
거의 의식을 잃고 반쯤 감기는 눈을.. 놈의 혀가 핥고 있다.
눈물을..가린 속눈썹을.. 놈이 핥고 있었다.
[자극하지마..]
놈의 입이 움직이고 있었다.
바로 내 눈앞에서.. 마치 내 미약한 반항을 비웃듯이.
[그렇게.. 조이지 말라고..]
놈도 괴로운지. 땀이 뚝뚝 떨어져. 나를 적시고 있다.
[숨도 제대로 못쉬겠어..]
놈이 이를 악물듯 내뱉는가 싶더니. 그대로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눈앞이 빙글하게 돌아가는 어지러움이 날. 강타한것도.
멍하게 잡히는 내 시선이..갑자기 화하게. 어질해지기 시작한다.
그대로.. 놈의 그 타는 듯한 몸짓에 끌려서 밟혀가면서.
난 울고 있었다.
심장이 터져버릴 정도로 격하게 부딪혀오는 놈의 그 몸짓에.
난. 그대로 부서져 가고 있었다.
[제..제발..]
이젠. 거의 신음이 되어버린..
울음을 놈에게 속삭이면서.
난.. 결국 의식을 놓아버렸다.
멍멍해지는 의식 속에서.. 손을 꼼지락 거리자.
뭔가가. 나에게 와서 부딪힌다.
참을수 없이 간지러운.. 숨결도.
내 몸에 와서 전신을 물들이고 있었다.
눈을 뜨지 않아도. 누구인지는. 벌써.몸이 기억해내고 있다
[또..붉어지는 거냐.]
익숙한듯이 놀리는 이 목소리도.
그리고.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눈물도.
[날 봐.]
고집스레 눈을 감고. 절대로 쳐다보지 않는 나에게 심통이 났는지
놈이 갑자기 내 귀를 꽉 깨물어 버린다.
그. 소름돋는 느낌에. 눈을 떠 버리자. 놈의 빙글거리는 그 무심한 표정이.
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너. 맛있었다. 무척,]
괴상한 소리.
경악.
난. 완전히 그 소리에 굳어버렸다.
내가 놈에게 완전히 돌아버린건. 놈의 그 한 마디였다.
놈은. 나를
철저하고도 처절하게 .
아주 완벽하게 짓뭉개고 나서야. 돌아갔다.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전.
나는 완전. 피칠한.이부자리에서 널부러져
숨도 못쉰채. 죽도록 깔려 있었다.
내가 그 순간. 놈에게 배운건
숨막히는 증오와. 끓어오르는 오열이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살아 생전에 내가 그렇게 울어보긴 난생 처음이었으니까.
난. 내가 없어서 놈에게 당했다고 생각했다,
그건.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놈이 만약. 내가 있는 놈이었더라면.
조금이라도. 내가 가진게 있었더라면 나에게 그렇게 했을까.
여자. 그것도 뒷골목 여자에게 하는 짓을 나에게 했을리가 없다,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미화될수 없는 거다.
난. 놈에게 분명히 놓아달라고 했고.
싫다는 의지표현을 분명하게 밝혔었다.
게다가 난. 절대로
게이도 아니거니와. 놈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친구로라면 모르겠지만.
난. 지극히 정상적인 놈이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여자랑 남자랑 몸섞는 것도.
절대로 이해못하는.
음란성을 바라보면서 욕구충족을 한다기 보다는.
왜 저런 짓을 해서 밥벌어먹고 살까.하는 생각을 가진.
아주 건전한 어린애에 지나지 않았다.
어쨌거나간에 나는. 놈을 친구라 생각했었는데. 완전히 밟혀버린 거다.
그러나. 놈은 내 신의를 완전히 저버리고.
날. 자신의 욕구충족 대상으로. 짓밟아버렸을 뿐이다.
난. 놈을 도저히 용서할수가 없었다.
아무리 합리적인 방법으로 여러가지를 생각해봤지만.
놈의 그 변태같은 속셈은 도저히 분석해 낼수가 없었으니까.
지금도. 그 미친놈을 생각하면 머리의 피가 거꾸로 솟는다.
고로,. 그 새끼는 내 이해권 밖이었다.
물론. 성향은 누구나 자유겠지만.
난. 내가 놈에게 깔려야 되는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수가 없었다.
고로 , 내가 내린 결론은 단,하나.
내가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 이었다
나더러 꼬였다고..
그래 꼬였다.
지지리 없는 놈이. 자라면서.
그것도 밟히고 뭉개져서 자라면서.
생기는게 악밖에 더 있냐.
내가 조금이라도. 가진게 있었으면.
아니. 다 차치하고. 남들 다 가진 엄마라도 있었으면.
놈이 내게 그렇게 할순 없었을거 아냐.
난. 절대로 놈을 용서할 수 없었다.
이튿날. 피비린내를 풍기면서. 이를 득득 갈며 등교한 나에게.
말을 거는 놈은 단 한명도 없다.
심지어 그 전기철 개자식 조차도. 나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놈은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단. 한마디라도 내게 내뱉으면 죽여버릴려고 했는데.
놈은. 나에게 대쉬하지 않고 있었다.
속으로.. 허하게 풍겨나가는 안도감.
하지만. 왠지. 허탈한 것은. 도대체..
솔직히. 난. 놈에게. 화를 내고.
그리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은게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놈을 다시 좋아하는 건 어려워진다 하더라도.
놈을 싫어하진 않게 될테니까.
처음으로 정말 맘에 드는 친구라고 사귀었는데.
이제와. 놈을 그렇게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은.
내 맘, 한 구석에서 지워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아픔을. 수반해야만 했다.
솔직히. 난. 놈에게 밟히고 몸을 바친.
그 더러운 기억보다는.
그 아픔보다.
놈을 이젠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그 사실이 더 맘이 아팠다
하지만.놈은 내 속을 알던지 모르던지 간에.
날 보지 않았다.
먹고 살기 급급하고. 하루하루 사는것 자체가 고난이었던 나로서는
놈과의 신경전 자체가 사치에 지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난. 점차. 자의건. 타의건 간에 무조건 무뎌져야만 했다.
만약. 여기서 더 무너져 내리면.
난 정말 갈곳이 없었다.
난. 내가 ,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고 생각헀다.
똑똑한 놈이라고-?
당연하다.
난 머리 나쁜놈 아니다.
단지 좀 어리숙하고 순진해서 그렇지.
물론 지금에야 발라당 까질만큼 까져서 파계승이 두렵잖지만.
이때는. 참으로. 순진하기 이를데 없는 놈이었다.
이미. 몸이야 버릴대로 버린 몸이었지만.
정신만은. 영혼만은. 매우 깨끗한 시절이었다.
행여. 몸 더럽다고.
맘도 더럽다는 생각따위는 하지 말기 바란다.
살면서 몸이야 더럽힐수 있는 거다.
게다가. 난 고의로 그런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타의에 의한거 아니냐.
물론. 내가. 멍청하고, 순진해서 당하긴 했지만.
그건.
내가 그러라고 사주한것도 아니고.
어쩌다 재수가 없다보니
미친놈 잘못 만나 그런건데.
이렇게 재수없는 나더러 안됐다 하지는 못할망정
만약 더럽다 뭐라 그러면. 참으로 사고방식이 고루하다 할수밖에.
그럼 넌. 처녀 안따지냐고.
아아. 처녀. 좋지. 좋은데.
잘못 건드리면. 뒷감당 수습하기 힘들고.
솔직히 따먹기 힘들다고. 건들지 말라 그러대.
아프다고 소리는 귀찢어져라.박박 질러대지.
테크닉은 거지같지.
솔직히 생전 첨 하면서 테크닉이 있을게 뭐라냐.
아파 죽겠다고 그 난리지랄을 떨어대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야 하지.
가르쳐주면 또 여기저기 굴리고 다니고.
누가 그딴 소리했냐고-?
아아.선배들이.
남자들끼리야. 뭔 소리를 못하겠냐.
오입이고 나발이고. 입에서 나오면 나오는대로 하는 거지.
어쨌거나. 내가 완전히 사내구실 제대로 못하게 된데는
전기철 그 개새끼의 공헌이 참으로 지대하다 아니할수가 없다.
난. 발기가 되지 않았다.
참으로. 더럽고 치사한 일이지만.
그때 . 그 쇼크 이후로. 나는 단 한번도. 느낄수가 없었다.
심지어 스트립쇼를 봐도.
년들이 좋다고 벌거벗고 그 홀딱쇼를 해대는 걸 봐도.
난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는 거다.
전기철. 그 개자식은.
그렇게 날 박살내고 있었다.
남들은, 내 속도 모르고. 여자. 엄청 밝히네.
여자 장난 아니게 꼬이네 하지만.
뉘라서 이 환장할 속을 알겠냐고.
정말 돌아버릴 팔자가 아니라 할수 없다.
내 , 놈에게 도대체 얼마나 당했으면.
이 지경까지 됐겠냐고.
도대체.
얼마나 당했냐고.
그건. 그리 간단하게 말할수가 없는 문제였다.
아아. 정말이지 한도 끝도 없었으니까.
죽어라고 공부했다,.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기에 그딴 소리 하냐고
아아.
대가리에 총맞은 새끼마냥 공부했다. 왜-!
최고 학부 한번 가볼려고
아예 원이 맺혀서 죽어라 했다.
살려고.
한번. 제대로 살아볼려고. 공부했다.
뭐. 잊을거 있으면. 신경 쓸거 있다면,.
이 방법 권한다.
아아. 공부하기 싫다고.
그럼. 늬들은 먹고 살만 한가 보다,.
난. 가진거 없고. 가질거 없어서.
이 길외엔 다른 방법.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공부를 좋아하는 놈은 또. 절대 아니지.
공부하기 좋아 하는 놈이 어디에 있어.
물론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난 뭐.그런 거창한 이유따위는 절대 없었고.
어떡하겠냐. 먹고 살 다른 방법이 없는데.
솔직히. 내가 공부하지 않는다면. 내가
이. 가진 거,. 하나 없는 내가. 어떻게 살수 있겠냐..
가난은 이어져 내려오는 세습같은 거라
피눈물 나는 노력 없이는. 절대로 빠져 나갈수가 없어.
열심히 노력하면 잘먹고 잘산다는 건.
책에서나 나오는 거짓말이야.
생각해 봐라.
한달에 몇십만원 나오는 거.
계속 약값에 생활비 다. 줄줄이 들어나가고 나면.
도대체 남는게 뭐가 있어.
빚지고 살지 않는게 다행이란 소리가 그래서 나오는 거다
그 몇천원 몇백원 남는걸로. 저금하면. 그까짓게 돈 몇푼이나 될거 같냐.
한마디로 웃기지도 않는 소리라는 거지.
고로. 그 상황에서 내가 살아남을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죽어라 공부하는 거 외엔 없었다는 거다.
참으로 비참한 현실이긴 했지만.
원하는게 있고. 그리고 가능성이 있다는게.
그나마 단 하나의 조그만 행복이었다.
나. 정말 착하지 않냐.
완전. 바른생활 청소년이었다니까.
지금 생각하면. 그 거지같은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견뎠나 몰라.
선천적으로 무뎌서 그나마 견딘거지.
예민한 새끼였으면. 끝끝내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뒤졌을지도 몰라.
어쨌거나간에. 난 살아남았다.
우리 아버지를 봐서라도.
난 꿋꿋하게 이 악물었다고.
내가 죽으면.
우리 아버지는 도대체 어쩌라는 거냐.
그 가엾으신 양반. 그렇게 쇼크받는 꼴,. 난 절대 못본다.
생의 희망이라곤. 나밖에 없는 사람.
아무리 잘났다고 뻗대는 양반이지만.
속은. 참으로 여리디 여린 분이라는 걸. 너무나 잘알고 있는데.
내가 미쳤다고. 우리 그 불쌍한 아버지 가슴에
대못을 박겠냐.
내 아버지에게 은금으로 옷을 해입혀서 업고 다녀도 .솔직히 시원치 않다.
전기철 놈은. 어땠냐고.
한마디로 딱 잘라 이야기해서. 간단하게 말한다면.,
놈은. 그렇게 피칠한 나를 내버리다시피. 던져버리고 나간 후로.
나에게 말걸지 않았다 이거지.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놈은 나를 보지 않았다.
그때. 내가 놈에게 너무 반항해대서. 놈이 질린건지.
아니면. 그 더러운 집구석에서. 자신의 고귀한 몸을 누여서 그런건지.
놈은. 나를 한동안 외면했다,
나야 편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그닥. 속까지 편한건 아니어서. 놈이랑 마주치기라도 할때면.
속 아픈 괴로움을 참아내야만 했다.
난. 이미
놈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것도 제일 더러운 방법으로 놈은 나를 기억시킨 거다.
밤이라도 되서. 고단한 육신을 누일라 치면. 난
온몸,.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놈의 자국을 기억해내며.
치를 떨어야만 했다,.
힘들고 고달팠으니 망정이지.
내가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었으면.
그대로 뻗어 돌아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내가 성격이 좋은거라니까.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라도 살고 있지.
아버지가 입이 닳도록 말씀하셨었걸랑.
심성은 착한 놈인데. 부모 잘못만나서 고생한다고.
그건. 아니라고 봐.
부모는 아냐.
엄마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아버지는 잘 만났어.
솔직히. 나라를 위해서 몸바쳐 희생했다면. 그건 가문의 명예 아냐-?
내 아버지가. 훌륭하다는 거. 나 믿어 의심치 않아.
그리고. 그렇게 산다 하더라도. 꼬장한 자존심일지도 모르지만.
난. 우리 아버지가 정말 좋았걸랑,
땅투기 해서 돈버는 놈들. 돈은 많이 모았을지 모르지만.
신흥귀족같이. 태생이 다른 놈 마냥. 그렇게. 뼈속까지. 완전 다른 놈인척
거들먹거리고 다니는 건. 난 절대 안부러워.
단지. 그놈들의 어머니.
그리고. 쪼들리지 않는 형편이 부러웠을 뿐이지.
그리고. 난. 이렇게 잘나고 똑똑할뿐아니라. 사지육신 멀쩡하고.
아버지도 있잖아.
생긴게 못생기길 했냐. 그렇다고 키가 작냐.
뭐. 거기. 한쪽. 그 일부분이 약간 문제가 있긴 했지만.
그걸로 먹고 살것도 아니고. 어차피. 결혼이고 나발이고. 별 생각도 없는데.
귀찮은 판국에 잘 됐지 뭐,
내가 그렇다. 발정난 개도 아니잖아.
그게 서던 안서던. 내가 뭐, 포르노 배우 할것도 아니고,.
밥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알게 뭐라냐.
어쨌거나간에. 전기철이 놈은. 나에게 한동안 관심을 뚝 끊은거 같았다.
그래도 처다보지 않으니. 맘은 편해 좋대.
물론. 얼마가지는 않았어.
뭐. 그놈의 술수에 하도 놀아나다 보니까. 어느정도 적응력이 생겼다 그럴까.
왜 그런거 있잖아.
한동안. 그냥 냅두다가. 갑자기 휘몰아쳐 오는거.
그런. 느낌이었어.
좀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보라고-?
아아. 그러니까. 피곤하게 . 고단하게 공부하면서. 죽어라 살고 있는 나를
온갖 방법으로 갈궜단 이야기지. 한 마디로.
놈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 그러대,.
그것도 뭐. 청소년 프로그램에 나오는 탤랜트라나.
무지 이쁜 여자애래.
그 당시 여자라면. 뭐. 사내놈들이야. 언제나 군침 질질 흘리는 대상이고.
뭐. 여자친구 사귀는게. 그렇게 흔해 나자빠진 시절도 아니었걸랑,.
게다가. 탈랜트라잖아.
물론. 뭐. 고등학생 탤랜트,에 단역에 불과하다지만. 꽤 이쁘장했어.
어떻게 아냐고.
년이 우리 학교앞에. 놈 만나러 오기도 하고 그랬걸랑.
반반하고. 깔끔하게 생긴 인상. 호감가는 얼굴. 꽤 삼삼하니.
난. 느낌이 어땠냐고.
뭐.어떠긴 어때.
놈이 정상이 되가나 보다. 그랬지.
하지만. 맘 한구석이 구렸어.
왜냐. 놈이. 약간은 얄밉다 그래야 하나.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해야 되는 거잖아.
사내놈이니 완전 미쳐서
한순간에 낫또 돌아서 그 지랄했다 치더라도.
난 친구였잖아.
내가 아무리 없고. 무시당해 싼 놈이지만.
그래도,.그 지랄 했으면 솔직히 미안하다 하긴 해야 하는거 아니냐-?
그러니 기분이 와장창창 더러울 수밖에.
그 계집애. 직접 보니까. 맘이 솨하게 넘어가는 그런거 있잖아.
속에서 불이 인다 그래야 하나.
놈이. 나에게 했던 그런 더러운 짓거리.
고 년에겐 안할거라 생각했어.
놈.. 내 바로 앞에서.
고년이랑. 살살 거리면서 가는데.
손도 안잡고. 그냥. 가대
그러니. 그렇게 생각했지.
손만대도 부서져 버릴거 같은 저런 여자애를
나처럼 그렇게 찢어 발기진 않았을거 아냐.
한 마디로 내 기분.. 너무 더러웠어,
그러니까. 놈이 정상이라는 걸 알아서 좋긴 좋은데.
그런데.내가 완전히 밟히는 그런 기분..
맘이.. 마치 가슴에 대고 못질하는 그런 기분이 드는 거야.
숨막히게 서럽고..
그런데.. 나에게 불을 지른건. 같은 반 놈들이었어.
놈들이 내게 웅성거리는 거야.
그것도 뒤통수에 바로 직격탄을 날린거지.
[잘렸네. 한원선. 이제 어떡하냐-]
그렇게 지껄인 새끼. 어떻게 됐냐고.
팔.하나 부러졌지.
잘리긴 뭐잘려.
내가. 놈의 여자친구였어-?
아무리 그래도 말. 그딴식으로 함부로 하는 거 아니다.
하여간. 놈들을 죽을 정도로 패대기를 치고, 이를 악물고 날려버렸지만.
그래도. 내 뒤통수에 대고 비아냥 거리는 놈들은 줄지 않았어.
왜냐고.
없잖아. 내가,.
가진게 하나도. 없잖아.
공부 잘한다 해도. 정부 보조금 받아서 사는 거.
다른 놈들. 다 아는 형편에.
얼마나 무시 당하고 살았는데.
그동네. 그대로.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이어 다녔고,
게다가. 내가 좀 눈에 띄었다 해야 할까.
공부좀. 잘하면. 애들이 어느정도 알잖아.
그런데다가,. 그 염병할 중학교때. 빌어먹을 불우 학생 돕기 후원 위원회 덕에
전교생 앞에서 그 생쇼를 했는데. 누가 몰라.
나. 돈없는거. 알만한 놈들은 다 아는데.
애들. 참으로 잔인했어.
특히. 나랑 전기철이 놈이랑.
섞여서 이어 붙여 말하는거는 거의 환장할 지경이었다.
거의 나를 놈의 종새끼로 인식하는 분위기였어.
아무리 없는 놈이라지만. 그렇게 갈궈대면 안되는 거지.
하여간. 눈에 밟히면. 다수가 한명. 병신 만드는 건.
너무나 간단한 일이니까.
공부 잘하는거. 아무 소용없었다.
노골적으로. 잡아서. 없는거 무시한건.
소소히 예를 들자면. 책한권 넘을 지경이다.
선생들 마져도. 아주 재수없는 놈들은
나한테 노골적으로 지랄해댔어.
심지어. 이런 말까지 들었는데.
그렇게 공부해봤자. 뭐. 취직해서 한달에 이백만원 벌기밖에 더하겠냐.
출세할려면 차라리 고시를 보지 그래.
이런 식으로. 살겠다는 놈. 면전에 지껄이는게 선생이냐.
없는 놈이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남겠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식으로 대못을 박을수가 있어.
게다가 난 여리디 여린 열일곱 살이었다.
그 말. 하나하나, 비수가 되서. 내 맘속에 살아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말로 상처준거.
절대로 잊을수 없다.
그건. 미안하다고 해도.
절대 지워질수 없는 문제니까.
하여간. 내 맘에 못박은 놈들이 하도 많아서.
상처로 점철된 내 고교시절은 솔직히 기억하기도 싫다.
지금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치가 떨리니까.
그래도. 난. 참으로 병신이었던게.
놈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 하기가 싫었어.
왜냐하면 안보면 그만이라 생각했걸랑.
꾹 참고 3년만 견디자. 3년만 견디면. 절대 내가 이렇게 살진 않을거다
아무 생각하지 말고. 고등학교 시절엔 공부만 하자,.
그렇게 생각했어,.
그렇게 안생각했으면. 아마 미쳐버렸겠지.
늬네가 생각해도. 나. 참. 훌륭한 인생 아니냐-?
그런데 도대체 왜 갈구냐고. 왜-!
솔직히 말해서. 난.
놈이 계집애랑 살살 거리는 꼴.
내 눈앞에서 직접. 뵈주고 확인사살까지 한 그 날.
기분 엄청 더러워져서. 학교 보충이고 나발이고 다 빠져먹고 돌아다녔다..
그래도.. 바람은 쏘여야..될거 같아서.
조금이라도 숨을 쉬어야 될테니까.
이 얼굴 그대로 집에 들어가면.
아버지가 걱정하실까봐.
그런 꼴.. 보이기 싫었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
아들네미가 걱정한다고.. 신경쓰는 아버지에게.
맘 아프게 하기는 싫었으니까.
쏘다니다가..좀 자빠져 자고 나서. 공부해야겠다,.
뭐 그렇게 생각했다.
피곤도 하고,. 졸리기도 하고,. 머리도 묵지근하게 아프고.
그러니. 난 정말 쉬고 싶어서.
단지. 그것 뿐이었는데.. 그게.. 그렇지 않았다..
정말.. 울고 싶을정도로 괴로워서..집에 오는데..
우리집. 바로 앞에. 놈이 있었다.
계집애랑. 그렇게 가는 걸 봤는데. 왜. 우리집 앞에 놈이 서 있었는지.
나도. 솔직히 잘은 모르겠지만.
놈은 우리집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그대로 얼어붙는 발길.
나도 모르게 놈을 보자마자 뒷걸음질 치면서 도망가려 하는데.
놈이 나를 거칠게 잡아 돌려 버렸다.
[또 어디로 내빼려는 건데-]
엄청나게 열이 받아 올라있는게 바로 느껴진다.
평소의 그 예의바른 놈이 아니었다.
항상. 부드럽고. 친절했던 전기철이 놈이 아닌.
이상한..
[이리 와-]
명령.
내가 이 개새끼에게 왜 이런 명령을 받아야 하는 건데.
난. 그냥. 괴로우니까. 너가 다시 지랄해댈 필요 따위 없잖아.
그런데.. 입속에서 맴도는 이런 생각과는 달리.
내 입에서 나온 소리는 정말 거지같은 소리가 흘러 나왔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내 입을 찢어버리고 싶지만.
솔직히 내가 왜 그딴 소리를 지껄여댔는지는. 나 자신도 이해가 안간다,.
[여자애는 어쩌고-]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놈에게 물어보고 있는걸까.
그래도 놈이 .
그리고 놈의 여자친구가 신경쓰이긴 했다는 걸까
그게 아니면. 찢어져버린 맘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던
웃기지도 않는. 솔직히 내게는 어울리지도 않는
계집애에 대한 . 그런 열등감 때문이었을까.
여하간. 내입에서 나온. 정말. 전혀 생각지도 않은 소리를 들은탓인지.
기철이놈의 얼굴이 이상하게 일그러져 간다.
[신경쓰이냐-?]
놈의 얼굴 한쪽이 일그러지는 건. 분명히 비웃음이다.
난. 그대로 고개만 끄덕거렸다.
다른 거. 다 둘째치고. 울음이 새어나와서.
도저히. 말을 이을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
내가 도대체 왜 울었을까.지금도.. 모르겠으니까.
놈이 여자랑 같이 돌아다닌다면. 만세삼창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왜 그렇게 서럽게 울음이 나왔나 모르겠다.
난.. 솔직히 맘이 넘 아팠다.
그렇게 날,. 찢어발기고. 친구랍시고. 놈에게 잘해줬는데.
나를 너무 무시하는 놈이 너무 서러워서. 견딜수가 없었다.
그래도 최소한. 나를.
그렇게 대하는 건 아니었잖아.
그런데 이제와서 여자랑 그렇게 좋다고 얼씨구나 돌아다니더니
왜 나를 찾아온거야-
난. 너 뒤닦개고..
년은 . 또. 따로 쓰나-?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내가. 왜. 그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거야
나도.. 귀한 자식이야.
귀한집 아들이야.
우리 아버지. 나. 금쪽같이 위했어.
돈없다고 자식까지 팽개치는 그런 놈 아니었단 말이야.
이런 나를.. 넌. 도대체. 왜 그렇게 함부로 대하는 건데. 왜-!!
아예 흐느낌이 통곡으로 변해버리는 나를.
놈이.. 물끄러미 뚫어지게 쳐다보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에. 정신이 들었을때는 이미.
나. 그놈에게 끌어 안겨져 있었다.
그것도. 놈의 품에 폭 끌어, 감겨서 안겨진채로
엉엉 울면서. 통곡을 하고 있었다.
내가 왜. 놈에게 그렇게 안겨서 서럽게 울어댔는지.
지금도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래도. 난. 놈을 친구로 대했었나 보다.
정말..친하고. 소중한 친구로.
아직도.. 친구랍시고. 놈을 생각하고. 좋아했었다.
이런 내 가슴을 발기발기 찢어놓은 것도 역시.
전기철. 그. 개새끼였다.
[너.. 나 좋아..?]
놈이 내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이 물어온다.
난.. 놈이 정말 좋았다.
여자. 남자. 그런거 다 떠나서.. 놈은. 내 친구였다.
처음으로.. 정말 좋아했던. 친구.
난. 놈을.. 그리고..놈이랑 같이 소중하게 공유했던,.
그 모든 기억을.. 아직도 맘 한구석에 두고.
기분 안좋을때마다 꺼내 보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용서하려고.
어떻게 해서라도.. 다.. 이해해 볼려고.. 그렇게..
그런데.. 놈은.. 나를..
쓰레기통으로밖에는 생각해주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놈이 이상한 눈으로 보는가 싶더니.
따라오라 한다.
군말없이 따라간 곳은.. 근처의 여관이었다.
난생처음 가보는 이상한 곳,
들어가니.. 침대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놈이.. 왜 그런 곳으로 끌고 가는지..
왜 생각하지 않았냐고.
알았지..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호되게 당했는데..
모른다면 바보병신이잖아.
알면서 왜 갔냐고,.
아아.. 할말이.. 그리고..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었어.
그리고.. 놈을 이해하고 싶었고.. 놈을..
그리고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그렇게..
그렇게.. 돌아가고 싶었는데..
그렇지만. 그게 완전한 환상이라는걸. 알게 되는건.
정말 한순간이었다.
들어가자 마자.. 난폭하게 뉘여져서 놈의 그 거친 손아귀에 그대로
잡혀 끌어 안겼다.
숨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공포.
다시. 또 다시.. 그 아픔이 내 뒤를 뚫을걸 생각하면..
거의 돌아버릴거 같았다.
난. 솔직히 놈이 정신병 아닌가 싶었다.
왜냐하면.. 정상인 놈이 남자랑 그지랄하진 않을거 아냐.
그래서 내가 얌전히 놈을 참아내면. 어느정도의 대화가 가능할줄 알았는데..
하지만. 그게 완벽한 오산이라는걸 알기까지는.
그다지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격하게 겹쳐오는 입맞춤
전보다 놈은 . 훨씬 능숙해져 있었다.
무조건 감아 채는 그런 움직임이 아닌.
미묘한.. 자극으로 내 혀를.,. 감아 올린다.
숨죽이고 흐느끼면서.. 놈을 외면하는 내 볼을 붙잡아..
그 젖은 볼에.. 천천히 입맞춤하면서.. 나를 핥고 있었다.
내 눈물을..
어느새.. 벌어지기 시작하는 앞섶사이로 뜨겁게 놈의 입술이..
범해져 들어온다.
뜨겁고.. 괴로운,,
그 자극에 조금씩.. 몸을 뒤척여 보지만. 그대로 사정없이. 헤치고 있었다.
시..싫어.
도리질 하면서.. 목덜미를 쓸어오는. 그 촉촉한 혀를.. 피해보지만.
놈은 나를 놔주지 않았다.
더 능숙해진 모습으로.
그리고 더 잔인하고 집요하게 나를 빼앗고 있었다..
내 모든것을.
아예.. 다 벗겨진. 내 상체를 이젠. 거리낌 없이 사정없이 범해오기 시작한다.
보잘것없이 앙상한 내 몸은. 놈의 탄탄한 몸이 마치 짓뭉개듯.
쥐어 누르고 있었다.
소름끼치는.그 감촉을.
더할나위 없이.. 떨리는.. 몸으로.. 다 받아내야만 했다.
뜨거운 입술이.. 내 쇄골로.. 그리고 내 겨드랑이 사이로.
그리고 놈의 거친 자극에 의해.. 부어 오른.. 젖꼭지를 사정없이 물어온다.
숨을.. 쉴수가 없는.. 괴로움.
헐떡이면서.. 놈을 밀어내 보지만.. 놈은.. 나를 놓지 않았다.
오히려. 더 집요하게 자극해오고 있었다.
[편하게 몸을 내맡겨..]
바로 귓전에서.. 놈의 목소리가 . 숨결이 들리는 바람에.
그대로 나는 굳어버렸다..
도..도대체 어떻게. 몸을 내맡기라는 거냐.
이렇게.. 놈에게 깔려있다는 것.자체로도..난 숨이 막혀서..
도저히 견딜수가 없는데.
[힘을 빼,]
간질이는 듯한 허스키가.. 한숨과 같이 흘러.. 내 귀를 녹이고 있다.
[어흐..흑..]
울면서.. 놈을 쳐다보는데.. 쏘는 듯한 검은 눈이 내 얼굴 바로 위에서.
나를 정면으로 내려보고 있었다
그 질식할거 같은 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완전히 정지된 시간.
숨을 제대로 몰아쉬지도 못하고 헉헉 거리면서..
눈물 그렁해 놈을 쳐다보는 나를
놈이 이를 갈듯.. 몰아쳐 오기 시작한건 그때였다.
숨막히는 괴로움,
정말..타는 듯한.. 그런..
더 능숙해진 모습으로.
그리고 더 잔인하고, 집요하게 , 나를 빼앗고 있었다..
내 모든것을.
아예.. 갈무리 없이 .다 벗겨진. 내 몸을.
이젠. 아무 거리낌 없이 . 사정없이 범해오기 시작한다.
보잘것없이 앙상한 내 몸을.
놈의 탄탄한 몸이 마치 짓뭉개듯.쥐어 누르고 있었다.
소름끼치는.그 감촉을.
더할나위 없이.. 떨리는.. 몸으로.. 다 받아내고 견뎌내야만 했다.
뜨거운 입술이.. 내 쇄골로.. 그리고 내 겨드랑이 사이로.
그리고 놈의 거친 자극에 의해.. 부어 오른.. 젖꼭지를 사정없이 물어온다.
숨을.. 쉴수 없는.. 괴로움.
헐떡이면서.. 놈을 밀어내 보지만.. 놈은.. 나를 놓지 않았다.
오히려. 더 집요하게 자극해오고 있었다.
[편하게 몸을 내맡겨..]
바로 귓전에서.. 놈의 목소리가 . 숨결이 들리는 바람에.
그대로 나는 굳어버렸다..
도..도대체 어떻게. 몸을 내맡기라는 거냐.
이렇게.. 놈에게 깔려있다는 것. 그 자체 만으로도..
난 숨이 막혀서.. 도저히 견딜수가 없는데.
[힘을 빼,]
간질이는 듯한 허스키가.. 한숨과 같이 흘러.. 내 귀를 녹이고 있었다.
[어흐..흑..]
울면서.. 놈을 쳐다보자.. 쏘는 듯한 검은 눈이 내 얼굴 바로 위에서.
나를 정면으로 내려보고 있다
그 질식할거 같은 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완전히 정지 된 시간.
숨을 제대로 몰아쉬지도 못하고 헉헉 거리면서..
눈물 그렁해져 놈을 쳐다보는 나를. 마치.이를 갈듯..
휘몰아쳐 오기 시작한건 그때였다.
숨막히는 괴로움,
정말..타는 듯한.. 그런..
눈을 들어..홀린듯,.놈을 보면,. 놈은.. 열중하고 있었다.
나에게.
그 얼굴을 홀린듯.. 처다본다.
차가운..느낌.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놈이 조금씩. 나를 맛보기 시작한다.
목덜미로. 가슴으로. 그리고.. 내 복부로..
놈이 슬쩍슬쩍 스치고 지나갈땐,.
난.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하지 마아..!]
결국엔 견디지 못하고..
울음섞인 비명을 지르며. 놈을 어떻게든 밀어내 보려 하지만.
놈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좋아한다며..]
놈의 목소리가 참으로 희한하다.
눈물, 그렁한 눈으로 놈을 올려다 보니. 놈의 얼굴은 조금 일그러져 있다.
[너..나.. 좋아한다며,.]
놈의 입에서 참으로 희한한 소리가 들린다.
[그럼..]
놈이 슬쩍 웃는 듯이 보이는 건. 내 착각인 걸까.
[내가 하는대로. 따라와야 되는 거 아냐..?]
황당하다는 듯이 놈이 웃어제끼는가 싶더니.
비웃듯. 곧바로 내 예민한 허벅지 안쪽을 건드린다,
[허..어헉!]
그 간지러운, 느낌에 자지러지면서 어떻게서든. 몸을 떼려 발버둥치지만.
놈은 아주 잔인하게 날 가지고 놀고 있다.
[숨을 내 쉬어봐-]
놈이 비웃듯 일그러뜨리는 입술을.. 내 허벅지에 대자.
난. 아예. 머리 한쪽이. 부서져 버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제..제발!!]
이를 악물다시피. 하고. 놈을 피해 몸을 주춤거리지만.
놈은 오히려 더 집요하게 허벅지 안쪽을 혀로 감아 물어온다.
[싫어-!!]
울면서 마구 반항해대는데. 오히려. 내 다리를 벌리고. 공략해온다.
[뜨거워..]
놈의 한숨섞인.. 묘한 감탄.
[감촉.. ]
놈의 말이 내 귓전에 흩어지지만. 난. 놈의 말을. 전혀 이해할수가 없었다.
[계집애들보다.. 훨씬.. 나아..]
놈은.. 왜 그런 소리를 내게 지껄인 걸까.
그 말에.. 꿈꾸는듯 몽롱하게 뻗어있던 내 머리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낫다..
그럼.. 넌. 벌써.
더러운,.
내가.. 좋아하고.. 그렇게.. 좋아했던.. 놈은.
벌써. 그 짓을 해봤다는 걸까.
그래서.. 나랑.. 비교하고 있는 거라는,.
그 사실에..
그대로 경악해버렸다.
여자를 안아보고서.. 다시.. 나를 안는.
그 치욕에. 난 완전히 다마가 나가 버렸다.
새파랗게 질려버린.. 내 몸을..우습다는 듯이 내려다 보던 놈이..
다시 손가락 갯수를 늘린다.
[아하아아-!!]
소름끼치는 그 감촉에 견디지 못하고 미친듯 저항하는 나를
놈이 그대로 꽉 눌러버렸다.
[다치기 싫으면.. 입닥쳐.]
잔인하게 내리까는 놈의 모양좋은 입술이.. 그대로 부르르 떨려오고 있었다.
[성질나면.,. 그대로.. 죽여버리는 수가 있어..]
놈의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건.. 금새 알수 있다.
난,. 그 날. 그대로 죽는줄 알았으니까.
내 몸속에.. 손가락을 넣은채로.. 놈이 내 반응을 구경이라도 하는듯이.
내려다보면서.. 즐긴다.
난.. 몸속.. 그 치욕스러운 부분에.. 놈이 들어왔다는 것.
그리고.. 제일 더러운 부분에.. 놈이 있다는 것에..
미쳐버리고 있었는데.
놈은.. 그 손가락을 쉴새없이 움직여대면서 자극하고 있었다,.
독특한 이물감.
그리고.. 짓이겨지는 예민한 속살.
[희한하군.. 넌..왜..]
놈이 내 핑크빛 페니스를.. 그대로.. 스쳤을때는.
난. 거의 까무라치기 일보직전이었다.
[왜.. 그대로인거야..?]
놈이 의아한듯.. 내 물건을..집어온다.
[마..만지지..마아.!!]
비통한 내 절규는.. 놈이.. 듣지 않은지 이미 오래.
[아예..안된다는 건가-?]
이리저리 만지고.. 자극해대면서.. 놈이 가지고 장난칠때는.
난. 완전.. 기절하고 있었다.
[차라리 잘됐네]
경악. 그 자체인 놈의 말.
[어디 가서.. 제대로 쓰지는 못할테니..]
놈의 입가가.. 잔안하게 일그러진다.
[나 때문이냐..?]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물어온다.
난.. 순식간에.. 질려서 .. 그대로 고개만 끄덕였다.
놈이 무서워서. 도저히.. 말도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귀여워..]
놈이 재미있어하는게 너무도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나를.. 완전히 밟으면서.. 놈은 너무나 즐거워 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새끼-!!
경악과 수치심. 그리고.. 놈에 대한 분노로.. 피눈물을 흘리는 나를
놈이 달콤하게 감아오고 있었다.
부드럽고.. 굉장히.. 자극적으로.. 나를 짓이긴다.
그.. 더러운 느낌에. 닿기만 해도 소름이 끼쳐서 움찔거리는 나를.
그대로.. 짓찟듯.
손가락이 빠져나간다 싶더니.. 바로 놈의 육중한 몸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숨막히는 아픔.
[아..하아..!!]
어떻게든.. 견뎌보려 하지만.. 놈은.. 너무 크고 거대하다.
괴로움.
아...아파..
[힘빼.. 그렇지 않으면.. 너만 다쳐,. ]
귓가에서 속삭이는 놈의 목소리,.
하지만.. 그 새카만 눈은. 그대로 날 쏘아보듯이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억지로. 몸의 힘을 조금이라도 빼기 위해.
그 아픔에서 견디기 위해. 이를 악물자 마자.
놈의 몸이 . 거칠게 그대로 밀려들어온다.
[아하아아--!!!]
그.. 거대한 격통이.. 나를 부수고 있었다.
산채로 잡아 사지를 찢고 있었다.
[제발. 움찔거리면서 조이지 마-!]
놈도 한계가 왔는지.다시 나에게서 몸을 빼버린다.
이제야 살았다 싶어.. 몸을 뒤채이는데 완벽한 오판이었다.
그대로 뒤집어진다 싶더니. 놈의 몸이 한순간에 뒤를 뚫어버린다.
[...!!!!! ]
완전히 막막해지는.. 절규..
기..기철아..
눈앞이..새하얗게 변한다 싶더니..
등줄기에.. 예리한 칼날로 찔러대는 듯한 아픔이. 후벼지기 시작했다.
뒤로 하는 건.
정말.. 고통,
반항도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그대로 순식간에 뚫려버렸다.
끝까지 완전히 밀려들어 왔다 싶은데..
놈의 목소리가.. 귓전에서 등골을 타고 울린다.
[아직.. 반도 제대로 안들어갔다.. 벌써부터 그렇게 조이면. 뭘 어쩌라는 거야]
날.. 차라리.. 죽이는게.
차라리.. 토막을 치는게..
이를 갈듯.. 놈에게서 벗어나려.. 미친듯 발버둥치지만. 놈은 그대로 찢으면서
내 몸을 쪼개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숨막히는.. 악몽이 계속 되고 있었다.
나..난.
이럴려고.. 너를 따라온게 아닌데..
차마.. 말로 이어지지도 못하는.. 아픔은.. 그대로..후비듯. 짓이겨오는
거친..놈의 몸놀림에 의해서.. 조각조각 부서져간다.
[속살..죽여.. 그대로.. 조여..이..개새끼야.. 원선아..]
놈의 입에서.. 나른하게.. 욕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하아아..흑..흐..]
피눈물나는..괴로움.
그대로..내 몸을 벌리는가 싶더니.. 부딪혀오고 있었다.
숨쉴수도 없이.. 틈도 주지 않은채.. 그대로.. 잔인하게 짓밟듯..
혼미해지는 의식속으로.. 놈의.. 여러 잔상들이 부서지고 있었다.
그 예전의 편린들이 박살나고 있었다.
몸. 완전히 겹쳐져.. 사내놈에게 뚫린채.
말. 그대로의 강간을 당하면서.. 나는. 울고 있었다.
절대로,.
절대로.. 너를 용서하지 않을거라고.
이렇게.. 나를.. 밟아오는 너를.
아프게 찢는 너를 죽어도..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친구가...아냐..
넌...
아니야..!!
제일. 치를 떨었던 건. 역시. 놈의 .그 더러운 접촉.
놈은 완전히 나를 부셔버렸다..
물론. 놈이 나를 접촉했던 방법은 .그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잔인하고도. 잔혹하게 나를 끝까지 밟아댔다,
얼마나 까물하게 정신을 잃고 널부러졌는지는..
나중에 혼자 정신을 차렸을때야 알수 있었다.
놈은 내 옆에 없었고..
도저히 참을수 없는 격통에 눈을 떴을때. 난. 완전히.침대에 고꾸라져 있었다.
내가 섹스를 싫어하고. 행위 자체를 혐오하게 된것은
전기철. 그 개놈의 공헌이 참으로 지대했다.
난.. 접촉.. 참으로 좋아하는 놈이었는데..
하도 사랑같은거 받고 자란. 호강하는 놈이 아니라서 그렇지.
어떻게 보면 애정결핍일지는 몰라도.
난.. 그렇게 접촉 자체를 혐오하는 놈은
처음부터. 사람 싫어했던 건. 아니었다고 본다.
특히.. 맨살이 닿을때의 그 타는 듯한 긴장감과.. 따스함이 좋았다.
부드러움..
그리고.. 친밀함이 느껴지는.. 그 감촉이.
하지만.. 섹스는 틀렸다.
그건. 너무 아프고. 힘든 작업이었으니까.
난. 그 날. 이후. 성에 대한 그 모든 환상을 전부 깨부셔야 했다.
멀쩡한 사람하나.
완전 병신 만들어버린거다
그것도.. 자신을 믿고 의지하던..놈을.
그대로 밟아서.
얼마나 많은 나날을. 놈의 품속에 있던 그 더러운 순간을 저주하면서.
내 자신을 갉아먹었는지는 이젠 .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다.
더 이상은 말할것도 없었다,.
그날.. 얼마나 잔인하게 밟혔는지는..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거의 기어갔다는 것에서. 미루어 짐작하길 바란다.
자책하고 괴로워하면서.. 집에 기어들어가는데..
아버지가.. 대문앞에 서 계신게 보였다.
내가. 너무 늦어지니까. 걱정이 되서. 나와 계셨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버지는.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그 어슴푸레한 새벽녘에.
아버지를 보고.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내 발걸음이 도저히. 제대로 움직여 지지 않는다.
날 발견한. 아버지가. 아주 빠르게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다가 올수록, 날 볼수록. 아버지의 얼굴이..
참으로 이상하게 변해간다.
어떻게 해서든지. 뒤로 물러서려 하지만.
내 걸음은 벌써. 땅 바닥에 붙어버렸다.
엉금엉금 기어오다 시피 하는 아들네미를 보고..
가뜩이나. 그 입무거운 양반이.. 더더욱 입이 붙어 있었다.
날..샅샅이 보고 있었다.
갑자기 내 한쪽 팔이 비틀려 올라간다 싶더니..
아버지가 내 셔츠 앞섶을 벌려버렸다.
확인..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도망치고 자시고 할 일도 아닌.
정말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아버지 얼굴에 표정이 없다.
완전히 돌같이 굳어버린 아버지의 얼굴이
완전히.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팔이 자유스러워진다 싶더니.. 아버지가 날 돌려세운다.,
난.. 경악..
아니. 솔직히 경악도 아니고.. 그대로 얼어버렸다.
이렇게 들킬 줄은 몰랐었다.
꿈에서도. 단 한번도. 아버지가 아시리라고는 생각할수가 없었다.
발목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허벅지 안쪽에서부터. 놈의 그 더러운 액체랑 섞여. 피가.. 흐르고 있었다.
냄새..
내 피비린내와.. 놈. 정액의 그 시큼한 냄새가..
너절하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너무나 황당하고. 얼어붙어서.. 아무 말조차 나오지 않았으니까.
할말..
아무것도 없었다.
[누구냐-]
한참을 아버지랑 나랑. 그 어두워지는 밤. 한가운데서. 서있는데..
아버지 입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누구냐고.. ]
아버지의 목소리가.. 얼어붙은듯.. 삐그덕하게 갈라지고 있다.
[여자.. 아닌거 .. 아니까..]
목울림이.. 마치 토하듯이.. 그렇게..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술기운이 토기와 같이 밀려오는 그런,. 냄새도.
구역질이 나올거 같다.
주저앉았다.
도저히.. 서 있을수가 없어서.
그래서..
난. 그대로 무릎을 꿇어버렸다.
아버지의 바지를 잡고 메달렸다.
말은..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마치 벙어리인양. 입이 붙어버린것처럼.
난. 아버지가 놈이랑 만나는걸. 바라지 않았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더 이상은 절대로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내가.
내가 맞아 죽는게 나으니까. 그러니까..
제발.. 아버지..제발..
잡은 팔..가운데.. 아버지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피울음을.. 흘리고 있었다.
난. 아버지의 울음을 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어머니가 집을 나갔을때도.
아버지 보고 팔없는 병신이라고 사람들이 비웃을때도.
그리고.. 나더러. 돈이 없다고.. 괄시를 받을때도.
아버지는. 단 한번도 기가 꺾였던 양반이 아니었었다.
그런. 아버지가 울고 있었다.
그것도.. 차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 각진 얼굴. 하나 가득히 눈물만.. 주르르 흘리고 있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것 만큼. 나도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었다.
아니. 사랑이란. 그런 감정.. 그런 벅찬.. 사치한 느낌이 아니더라도.
난. 아버지,. 아버지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숨이.. 멎는듯.. 가슴이 뻐개지는듯.. 아프고..
눈 앞이 멍멍하게 흐려져 온다.
[인나라-]
아버지가.. 내 팔을 잡아 올린다.
눈물이 그렁해지는 내 얼굴에 아버지 얼굴이 마주 겹친다.
[당한기다-]
독특한 울림
[와 말을 못하노- 니 당한기라 안카나-]
아버지가.. 말을 하고 있다.,
[니가 가서 내준게 아이잖아-]
아아.. 가서 내준거나 별반 없는..
끌려간 것도 아닌.. 그런..
도저히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버리는데.. 아버지가. 날 감아온다.
난. 거짓말 할수 없었다.
아버지를. 도저히 볼수 없었다.
[원선아-]
아버지가.. 날.. 부수고 있었다.
놈에게.. 완전히 망가진 나를. 아버지는. 아예.. 짓이기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라는게 없었다.
도저히 아버지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울고 있는데..
아버지가 내 등을 두들겨준다.
[닌. 내 아들이다-]
내 아버진. 군인이었다.
[내. 아들은 안운다 안카나-]
그리고 용병이었다.
[사내놈이 . 우는 거 아니다.]
그것도.. 귀신잡는다는 해병이었다.
[너는. ]
아버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당하고 싶어서 당한게 아냐-]
그리고..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넌. 잘못한거 없다-]
가진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가슴만은 따스한.
내가. 그 불구덩이를 헤집고 나올수 있었던.건.
전적으로 아버지 덕이었다 생각한다.
아님. 난. 그날. 그대로 뻐드러졌을지도 모른다.
내가. 얼마나. 가슴. 찢으며 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사자가 아님. 절대로. 그 아픔따위는 느낄수 없을테니까.
최악이라 생각했다.
아버지가 날 보셨을때. 난. 죽었다고 생각했다.
살아있어도.
난 살아있는게 아니었는데.
차라리. 아버지가 날 두들겨 팼었으면. 맘은 더 홀가분해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버진. 나를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가뜩이나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죽은 개새끼같은 눈을 가진 아들을.
그렇게 조련하고 있었다.
[사내새끼는.. 죽어도.. 눈물 보이는 거 아이고..]
어떻게 보면. 상당히 고루한 사고 방식의.
[사는 건 그렇게 녹녹지 않다 안카나-]
그리고.. 달관한.
[정신차리라-]
할말만. 딱딱 골라서. 하는. 굉장히 말없는.
그렇지만. 속내는 상당히 곧은 종류의 사람.
단. 한 마디로. 남자라고 밖에는 말할수 없는.
우리 아버지는.. 아버지 말마따나..
군인이었다.
푹잘수 있었다.
아픈 몸을.. 간신히 뉘이고.. 그렇게 울듯이..
꽁꽁. 몸을 군용모포로 감싼채,. 잠이 들었다.
신기한 일이었지만. 난. 더 이상 울지도 않았고..
괴로워서 몸을 뒤척이지도 않았다.
난. 살수 있었다.
멍멍하게.. 표정을 잃어버린 내 눈앞으로..
놈이 보이고 있었다.
환상속에서..
그리고 꿈속에서 난. 놈을 본다.
난. 놈을 놓는다.
놈은. 이제 친구도 아니었고.
그리고.. 다른 그 무엇도 아니었다.
난. 그렇게 놈을 죽였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죽고 있었다.
지금도 꿈을 꾼다.
가끔. 그 소름끼치는 악몽을. 기억한다.
내 몸을 후비듯. 짓이기던 그의 몸을 기억한다.
타는듯이.. 나를 밟아대던 놈을..
아직도.
그후.
나는. 놈을. 피했다.
최선의 방책이었고. 내가 할수 있는 최고의 고육책이었다.
난. 놈을 만나길 원하지 않았다.
보기만해도 심장 한구석에서 덜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듯.
동작이 아파왔지만. 그런거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난. 어렸고. 그만큼. 순수하게 놈을 좋아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더 이상의 상처를 받으면서까지 놈에게 농락당하고 싶지 않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
뒤를 더 이상 내주고 싶지 않았다.
놈은 이런 내 반응에.. 더 더럽고 집요하게 다가왔다.
더 이상은 처다보지 않고.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는 나에게.
놈은 더. 잔인해졌다.
그 날은 시험이 끝난 날이었다.
난. 이제. 등수고 . 승부욕이고 나발이고. 아무 관심 없었다.
난. 내가 가고 싶은 대학에만 들어갈수 있다면.
그리고. 그 학부에만 지원이 가능하다면.
더 이상은 뭐. 꼭 등수를 올려야 겠다는 그런 기대감같은것도 없었고.
내가 할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다.
성적은. 참으로 좋았다.
아마. 제반여건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
무심하게. 무덤덤하게 공부에 파고든 결과가 아닐까 싶지만
결과는 꽤 봐줄만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책가방을 챙기고 있는데..
옆에 사람기척이 느껴졌다.
순간. 등줄기에 익숙한 소름이 타고 오른다.
놈이었다.
한동안.
정말 한동안. 나를 외면했던. 놈.
그 놈이 바로 내 옆에서 물끄러미 나를 보고 있었다.
내려다 보는 놈의 시선이 참으로 차다.
그때. 그렇게 나를 내 버리고 나간 후로는 나를 찾지 않던 놈이었는데.
보지도 않았었는데. 왜.. 두달이 거의 다 지난 오늘에서. 내 옆에.
나는 바보 아니었다.
놈에게. 몇번 당한 걸로. 어느 정도는.
놈이 뭘 원하는지는. 조금씩 감이 오고 있었다.
놈은. 그때. 나를 안았던 이후로. 나에게 접근하는 목적은 단 하나.
섹스라고 난. 생각하고 있었다.
[왜-]
내가 들어도 짜증이 이빠이 치밀어 오르는 목소리다.
내가 성질 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내가 왜 이새끼 뒤 닦개가 되어줘야 하냐-?
뭐. 내가 남창이야-? 아님 창부야.
[시험 잘봤어-?]
놈의 입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려나온다.
난. 그말에 짱 돌아버렸다.
그런 시답잖은 소리 할려고 나에게 온거 아니잖아-
솔직히 내가 시험 잘보거나 말거나. 너에게 관심이라도 있는거냐.
넌. 내 뒷구멍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잖아.
심지어. 있지도 않은 비디오 테입으로 날. 갈굴정도로. 그렇게 협박할 정도로.
넌 치사한 놈이었잖아.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하고.
그리고.. 상황을 멀리서 객관적으로 볼수록.
상황은 극명하게 내게 들어오고 있었다.
난. 바보가 아니었다.
[닥치고 용건이나 빨리 말해-]
놈을 올려다 보는 내 얼굴엔. 더 이상의 감정이라는 게 없었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이런 놈을 친구랍시고. 엉겨붙고. 그리고. 정주고. 좋아했던 거 생각하면.
내 자신이라도 찢어 죽이고 싶었으니까.
나를 쳐다보는 놈의 시선이 묘하게 돌아간다.
마치. 생전 첨 보는 놈을 보는 듯.
아주 이상한 표정.
난. 놈의 표정을. 뚫어지게 쳐다봤지만. 아무것도 읽어낼수가 없었다.
[한원선-]
놈의 발음이 매끄럽게 울리는 가 싶더니.
갑자기 내 머리가 한쪽으로 세게 돌아가 버렸다.
왜. 대가리를 그대로 갈겨버린 걸까.
아무리 시험 끝나고. 애들이 귀가할 시간이었다지만.
그래도 다른 아이들이 몇명은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왜.
순간. 예상치 못했던 충격으로 고꾸라지는 내 머리통을 받쳐주는 놈에게서
희미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고 느낀건 내 착각이었을까.
부어오른 뺨에. 멍멍한 기가 느껴지고..입술은 터져서 . 피맛이 흐르고 있었다.
[잘난척 하지마-개새끼야]
아주 느리고.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
[내가 대라면 대고. 깔라면 까는 거지. 왜 지랄이야-]
조목조목하게 깔리는 특유의 음성
[따라와. 얌전히- 죽기 싫으면-]
놈의 시건방진 이 말에. 내가 돌아버린건 당연한 일이었다.
[차라리 죽여. 이 새꺄-]
입이.. 멋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차라리 죽이라고.
내가. 너에게 다시 당할바엔. 차라리 죽고 말테니까.
혀깨물고 죽는 한이 있어도. 너에게 다시 깔리진 않을테니까.
차라리 죽이라고
내 눈에 지금 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차라리 죽는게 나으니까.
내가. 어떻게 견디고 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힘들게 살아남고 있는건데.
거기다가 돌을 던지는 거냐.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
도대체 어떻게-!!!
이를 갈면서 내뱉는 나를 놈이 희한하다는 듯이 쳐다보는가 싶더니
갑자기 명치끝에 놈의 간단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그걸로 끝이었다.
그대로 바닥으로 엎어져 버렸다.
숨도 제대로 몰아쉴수 없을 정도의 격통.,
그렇게 맞아본건 정말 난생 처음이었다.
[넌. 학습능력이 없어.. 이 병신 새끼야...]
놈의 목소리가. 참으로 나직하게 울린다.
[그렇게 당했으면. 이젠. 길이 들을때도 되지 않았나..?]
놈의 나른하게 깔리는 허스키가. 재미있다는 듯이 큭큭 울린다.
놈이 날 들쳐 업는가 싶더니. 내 책가방을 쥐어 들고.
그대로 밖을 향한다.
반 아이들은 이 희한한 사태에 전혀 관심 없었다.
내가 놈에게 맞던 말던.
그리고. 놈이 날 들쳐 업고 나가던 말던.
만약. 내가 놈을 팼어도. 애들은 저랬을까.
왜 나는 이런 황당한 판국에도. 그런 자격지심을 가져야 하는 걸까
난. 그런 생각을 하면서. 놈의 널찍한 등판에서. 눈을 감았다.
물론. 놈이 내게 지껄인 소리는. 다른 아이들이 전혀 들을수 없었겠지.
속삭이듯이 나지막한 소리로. 지껄였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맞으면. 최소한. 말리기라도 해야 하는거 아냐..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 당해야 하는 거라면.
그렇다면. 전기철.
이건 어떨까.
네가. 무슨 짓거리를 하던지 말던지 간에. 내가 당해야만 하는 팔자라면 말야.
내가 좀 장난치는 것도 괜찮을지 몰라.
지금껏. 내가 반항하는걸.
울어대는 걸 보고. 참으로 기분 좋았다면.
후회하게 만들어 줄테니까.
너에게.. 죽어도.. 순순히는.. 내주지 않을테니까.
심장의 고동이 다시 잦아들고 있었다.
평상시처럼.
놈의 등판. 그 한가운데서.
나는 놈에게 속삭였다.
[내려 놔..]
내려 놓으라고.
다리 멀쩡하니. 나. 충분히 걸어갈수 있으니까.
[어디로 갈래.]
내 이기죽 거리는 말에 놈이. 무표정하게 뒤돌아본다.
[사람들 없으면. 없는 것 만큼 좋겠지.]
짜증이 있는대로 올라와서. 말하고 있는 나도 모르게 입가가 일그러진다.
[맞아 죽어도 좋으니까. 한판 붙자고.]
아마 내가 미친건지도 모른다.
어차피.상대가 되지 않는 게임이었다.
나도 알고 있었다.
놈은. 나보다 강하다는 것.
그리고. 내가 놈에겐 아무런 적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아까 맞았던 복부의 충격이.
아직도 몸 한가운데서 잔경련을 일으키고 있었으니까.
무모하다 해도 좋았다.
하지만. 놈에게 한마디라도 . 단 한번이라도 좋으니.
주먹을 날리지 않으면. 난. 돌아버릴거 같았다.
[귀엽다 귀엽다 해줬더니. 이젠 아예 꼭지까지 돌아버렸군.]
놈이 황당하다는 듯이. 날 보고 웃음을 터트린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어이가 없는 말이다.
귀엽다고 해줘-?
내가 계집애냐-?
귀엽긴 뭐가 귀여워.
게다가.. 뭐가 어쩌고 저째-?
개뿔이나 귀여워해준게 뭐가 있는데.
하여간. 그 개새끼의 말. 지금. 다시 생각해서 .
기분 좋을 건. 단 하나도 없다.
그 개지랄 같은 개 새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만 득득 갈린다.
여하간 . 난 그대로. 빡 돌아버렸다
난. 여자도 아니었을뿐더러.
놈에게 맺힌게 참으로 많았으니까.
순식간에 놈의 고개가 돌아가 버렸다.
내가 그대로 갈겨버린거다.
무심결에 당해버린 놈의 표정에 황당한 기색이 역력하다.
놈이 날 보는 표정이 좀 진지해 진다 싶더니.
그대로 주먹이 날아온다.
간신히 피하긴 했는데. 전신에 소름이 내 달렸다.
싸움으로선..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그런.
간단하게 내 팔목을 잡아서. 제압해버리고. 그대로 잡아 끌어 버렸다.
[여기서 개망신당하고 끌려갈래. 아님. 몸성하니 걸어올래.]
음산한 협박.
[광고하기 싫음.입닥치고 따라와.]
뚝뚝 끊어지는 말투.
놈의 표정은 평상시랑 똑같다.
하지만. 말투는 조용하다 하더라도. 얼마나 놈이 화가 나 있는지는
바로 알수 있었다.
그렇지만. 나라고. 놈에게 그대로 당할 새끼는 아니었다.
뭐. 완전 꼭지까지 돌아버린 놈에게 뭘 더 바래.
내가 순순히 끌려갈거라 생각한 놈이 병신이지.
놈의 손아귀에 잡혀있는 팔목을 잡아빼면서. 지랄해댄게 화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같잖은 오기가 어디서 치밀어 올랐나 모르겠지만.
그때. 난 완전히 빡돌아 있었다.
[차라리 죽여. 이 새꺄-!!]
아예 지랄 발광을 해대면서 놈에게 덤벼들었다.
죽이라고. 차라리.
너에게 그렇게 당하느니. 죽는게 나을테니까.
놈의 얼굴이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날 발길로 바닥에 고꾸라뜨려 버렸다.
[너. 원대로 한번 죽여주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는게 느껴지는. 그런 목소리.
완전히 밟혀버리는가 싶더니.
놈에게 맞으면서. 난 까물하게 의식을 놓았다.
맨 정신으로 놈에게 당하느니. 차라리. 아파서.
정신도 제대로 못차리는채 그렇게 당하는게. 낫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물론. 완벽한 오산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놈에게 두들겨 맞고. 끌려간 곳은 놈의 집이었다.
그 큰 집은 텅텅 비어 있었다.
하도 지랄해대고 악을 쓰고. 두들겨 맞은 턱에.
난 아무런 기운이 없었다.
완벽한 전의 상실.
옷섶이 다 벌려지고. 차가운 공기가 맨살에 닿는 걸 느끼면서.
난. 눈을 감아버렸다.
이렇게 된바에야. 차라리. 순순히.다리 벌려주고.
놈의 말마따나. 입닥치고 참는게. 나을 테니까.
한두번 겪은것도 아니고. 이젠. 정말. 버릴대로 버린 몸이잖아.
그러니까. 참을수 있어.
참을수 있으니까..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려버린채.. 덜덜 떨고 있는데.
놈의 반응이 없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놈을 보는데..
놈의 얼굴이 희한한듯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왜..]
내 목소리가., 갈라질대로 갈라져서. 완전히 부서져 있다.
꼭. 마치. 짓이겨진 사람처럼.
놈은.. 한마디 대꾸도 없이 날 쳐다 본다 싶더니..그대로 날 안아올렸다.
숨죽인 흐느낌이 내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차라리. 목줄을 끊어버리는게. 나았으니까.
내가 울던 말던..놈의 입에선.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거리낌 없는 손길이 내 옷을 확 잡아 버리는가 싶더니. 나를 그대로 묶어버렸다.
[견디기 힘들어질테니까..아마..]
지금도 충분히 견딜수 없을만치 괴로우니까.. 신경써줄 필요 없는데.
이런 내 자조를 놈이 들을리는 없다.
어쨌거나 간에. 나는 놈에 의해 단순간에 고정되어 버렸다.
[넌.. 너가 뭐라 생각하냐..]
제어되지 못한채. 내 입에서 멋대로 소리가 흘러나온다.
[발정난 개새끼..]
왜 이런 소리를 나는 하고 있는 것일까.
몸이. 놈을 컨트롤하지 못하니까. 이젠 입이 맘대로 나가기 시작하는 걸까.
미친듯이.. 웃어대는 나를 놈이 무신경하게 비웃듯 쳐다본다.
[그래.. 발정난 개새끼..맞다.]
놈이 내 다리를 휙하니 들어올린다.
[그래. 너에게 미쳤을지도 몰라.]
놈의 얼굴에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져 버린. 그 비웃음이 잡힌다.
[하지만. ]
놈의 몸이. 그 거칠고. 집요한. 딱딱한 몸이.. 내 허벅지 사이에서 느껴진다.
[내가 왜 . 기르는 개에게까지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냐-?]
놈의 말이 내 귀를 잔인하게 후비는 느낌
[완전하게 길들여버릴까-?]
놈의 입술이 재미있다는 듯이 일그러진다.
[너. 이 낭창한 몸뚱이. 한번. 내가 짓뭉개볼까-?]
미묘한 자극이 내 온 몸에 와닿고 있었다.
놈의 손가락이.. 거칠게 내 입구를 열어 젖힌다.
[흐으..]
비명이 나올거 같다.
당장이라도.. 놈에게 놓아달라고 애원하고 싶다.
하지만. 절대로 놈에게 꺾이긴 싫었다.
더 이상은 빌거나 애원하기 싫었다.
더. 이상은.
놈은 장난치는게 아니었다.
그 말에 완전히 굳어버린 나와는 전혀 상관 없이.
막무가내로 놈이 와 닿고 있었다.
소름끼치는 충격.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는.
아픔.
손가락이 빠져나가기 무섭게. 입구가 무리한 충격으로. 벌어지고..
바로 놈의 몸이.. 와 닿는다.
놈의 얼굴이 웃는다 생각이 들었던건 내 착각이었을까.
놈의 손가락이 내 턱을 잡아올려.. 입술을 댄다.
[너.. 도대체..왜..]
내 입에서..격렬한 항의의 울림이 퍼져 나오는 걸. 그대로 무시한채.
놈은 그대로 내 입술을 혀로 핥고 있었다.
미묘한 울림. 그리고 타는 듯한 감촉이 입술에서 느껴진다.
그대로 닿았다가. 살며시 떨어져 가는 그런 느낌 그대로.
놈은 나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왜냐고..?]
놈의 그 쳐죽일 면상엔.히죽거리는 그 특유의 웃음이 가득하다.
[나도 몰라-]
느리게 깔리는 괴상한 허스키.
[그런거 이제는.. 아무 상관 없어..]
그리고..잔인하게 일그러지는 그 입매도.
[생각 안하니까. 그런것따위는.]
거짓말.
거짓말이야.. 전기철.
나를 안을때. 너의 표정..
넌. 더럽다 생각하고 있잖아.
나를. 더럽다고.
아파서 허덕일때. 너의 얼굴을 봤어.
제일 더러운걸 만질때처럼. 혐오에 가득찬 너의 얼굴을 봤는데..
넌. 단지. 나를 혐오하고. 더럽다고 생각할 뿐이야.
너가 관심있는건. 내 뒷구멍 뿐이잖아.
넌. 나를 더럽다 생각하잖아.
이미 밟히고 일그러진 나를.
그리고.. 너에게.. 뚫려버린 나를 더럽다 생각하잖아.
그래서 안는 거잖아.
그렇지 않다면. 나를 굳이 안을 필요따위는 없을테니까.
머리에 가득한 복잡한 생각이 샅샅이 부서져 버릴 정도로 가혹하게
다리가 들려올라간다 싶더니. 곧바로 놈의 몸이 느리게 와 닿는다.
[하아아-]
절대로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입을 손으로 막아버렸지만.
놈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아버렸지만.
타는 듯한 통증은. 여전히 견디기 힘들다.
도대체 왜..
그렇게나 많이.. 당했는데..
이젠.. 적응이 될만도 한데..왜..
[아파..?]
놈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끄러운 울림을 동반하고 있어.
듣는 내 심장을 후벼 판다.
마치. 진심으로 아끼는 양.
예전의 그 친구였을때처럼의 그런 상냥한 울림으로
그렇게.
[시..싫..아하.!!]
싫다고 말할려고 했는데..
놈의 몸이 곧바로. 내 한가운데를 바로 뚫어버린다.
아하아악-!!!
차마 말이 되지도 못하는 비명소리..
내 속을 후비듯 발기발기 열어젖히고 있었다.
[아프냐고..]
마치 키득거리는 듯한 목소리.
이..이.. 개새끼야.
너 한번 뒷구멍으로 집어 넣어봐라.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몸이 덜그덕 거리는지.
기분이 얼마나 더럽고 비참한지.
너 한번 당해보라고. 이 개새끼야-!!!
내 속절없는 절규는 놈의 거친 움직임에 의해서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어흐으으윽..]
피눈물이 목구멍에서 솓아 오르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수 없는 괴로움이.
놈이 내. 미약한 저항을 비웃기라도 하는듯이 내. 발기되지 못하는.
가엾은 페니스를. 가지고 히롱하기 시작한다.
처절한 괴로움.
그건. 도대체.왜.
[제..제발..]
난..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놈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도저히.참을수 없는 괴로움.
그리고. 숨을 쉴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놓아줘.. 제발..
[너..]
전기철. 놈의 얼굴에.. 비웃는 표정이 만연하다.
나를..
[괴로워..?]
차마 입을 떼지도 못하고.. 새하얗게 질려버린 나에게 놈이 속삭이듯 물어온다.
난. 온몸으로 괴로움을 표시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잔인하게 하는 거야. 너!!
도대체 왜-!!
눈물이 그렁하게 맺힌 내 눈을 놈이 핥는가 싶더니..
놈의 몸이 사정없이 부딪혀 오기 시작한다.
막막한 갈증.
타는듯한 아픔 한가운데.. 목이 말라온다.
[다리를 감아봐..]
놈이 거칠게 내 다리를 자신의 허리로 감아버렸다.
[몸을 움직여.,]
도대체 어떻게 움직이라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해서든지 피해 도망가려는 내몸을 놈이 부여잡는가 싶더니.
단 한번에 끝까지. 완벽하게. 집어 넣어 버린다.
...!!
난,. 완전히 질려버려서..
도저히 손끝 하나 움직일수가 없었다.
난.. 다시.. 이렇게 밟혀야 하는 거냐..?
도대체.. 왜.
왜 내가 이래야 하는 건데..왜..!!
마치 몸이 둘로 갈라지는 듯한 통증이.
내 온몸을 잡아 찢듯이 덮쳐오고 있었다.
손에 와서 잡을거라곤. 그 얇디 얇은 침대시트 밖엔 없었다.
그걸.. 의지하고.. 다리를 놈의 허리에 맞감은 상태 그대로..
놈에게 처절하게 부서져 가고 있었다.
[흐어..어..기..기..기]
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하는 내 미약한 신음은..
그대로 놈의 탐욕스런 입술에 의해 먹혀버리고.
거칠게.. 내 입술 안을 . 그리고 내 몸 안을.. 휘젖기 시작한다.
거친 몸놀림과.. 자극적인 유린.
난. 말 그대로. 놈에게 먹히고 있었다.
입술이.. 혀가.. 내 온 몸을 감아온다.
이젠..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
기철아.. 제발.. 전기철..제발..
난. 끝끝내 울음을 터트리면서 애원하고 있다.
그만해.. 제발. 아.아파..
내 몸이 들려올려진다 싶더니..
놈이 뒤에서.. 거칠게 후비듯 박아올때는. 난 거의 의식을 잃고 있었다.
망가져 버린 몸 전체에.. 놈이 닿고 있었다.
그리고.. 놈은 놈의 말.그대로 날. 인식시키고 있었다.
내 몸에.
내 전체에.
놈의 몸이 와닿을때마다. 움찔거리면서..
내 온몸이 거부하고 있다.
[조이지 마.. 너..]
놈의 음성이.. 소름끼친다.
[그렇게 조여대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런 말이라니.
내가.. 언제.. 뭘.
놈이 사정없이 몸을 놀리기 시작하자.. 그 갑작스런 몸놀림에 놀라버린
내 몸이 빳빳하게 굳어들고 있다.
[야.. 하.. 이 개새끼..]
놈의 입에서 욕설이 나오기 무섭게.. 내 몸을.. 완전히 짓이기기 시작한다..
[아하아아아..!!]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도대체 어떻게 내 입에서 그렇게 까지 흘러나오는줄은 모르겠다만
난. 흐느껴.. 울면서. 놈에게 마치 걸레처럼 매달리고 있었다.
흐느끼듯. 신음하면서. 놈을 감아 죄고 있었다.
도저히.. 숨을 쉴수가 없어..
그러니까.. 제발..
허리가 내 의지 밖으로 버퉁기고..
놈의 자극을 찾아..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건 그때였다.
놈이 내 몸을 유린해 댈때마다. 내 몸은 움찔거리면서 반응을 보인다.
나까지 느낄 정도로.
성에 무지한 내가.. 달아오를 정도로.
[이젠. 완전히. 뒤만으로도.. 가는 건가 보네..]
놈의 입에서.. 도저히 알아듣지 못할 .
이해할수 없는 소리가 울려나오나 싶더니.
그대로. 나를 감아 올려.. 밟아대기 시작한다.
[원선아.. 한원선..]
놈의 목소리가 한없이.. 울리고 있었다.
[나에게 매달려봐. 그래.. 더.. 조여..]
내 몸은. 놈에게 완전히 바쳐져 있었다.
사..살려줘.. 제발.. 그렇게 움직이지 마아-!!
내 애원이야. 어찌됬던 말던. 놈은
내가 후들거리는 그 지점을 찾아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난. 마치. 놈에게 종속된것처럼. 그대로 놈을 따라서..
사정없이 밟히고 있었다.
[말해봐..]
놈의 입술이.. 내 입술을 살짝살짝 스치고 지나가고 있다.
완전히 쾌감으로 흐려져 버린 내 눈에..
놈의 입술이 와 닿는다.
[안아달라고 말해줘..]
놈의 입술이.. 바로 내 입술에 와 닿고 있었다.
[어흐어,어억..]
난. 그떄.. 난생 처음 겪는.. 괴로움으로..
그리고 저린 쾌감으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복부 전체에.. 온 몸에. 놈의 그 탄탄한 나신이 느껴지고 있었다.
내 몸. 그 민감해질대로 민감해진 부분에 놈이 닿을때마다.
나는 완전히 자지러지고 있었다.
[아..안아줘.. 기철아..]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할정도의 쇄된 음성이,. 흘러나오고.
내 목소리가 공중에 그대로 가닥가닥 흩어지기 시작한다.
[제.. 제발..]
그 말이 입에서 울려나오기가 무섭게 놈의 동작이 멈춰버렸다.
[똑똑히 말해. 잘 안들려..]
죽여도 시원찮을 ..개새끼.
놈이.. 내 속에 손가락을 넣어 푹 질러버리자..
완전히 달아오른 내 속이 비틀 움찔거린다.
선명한 감각.
[제..제발.. 기철아..제발..!1]
이젠 완전히 비명으로 화해서.. 가슴을 찢고 있었다.
[들어와.. 제발..!!]
내 흐느끼는 소리에.. 놈이 거칠게 후비듯 들어와. 난폭한 울림을 시작해댄다.
[더 조여.. 더.. 허리를 움직여 . 그렇게..]
놈은.. 말 그대로..날 조련하고 있었다.
속절없이 흔들리는 내 몸은.. 놈에 의해 완벽하게.. 놈과 하나가 된다.
정신이.. 완전히 나가고.. 몸만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타는 듯한. 생전 처음 느끼는. 그 쾌감이.. 나를.. 더럽히고 있었다.
난. 그날.. 그렇게 내 순수를 완전히 버려야 했다.
더럽게.. 완전하게.
놈에 의해서.
놈의 뜨거운 기운이.. 내 속에서 터지는 걸 느끼면서.
난 의식을 잃었다.
제발..기철아..
그후. 나는. 내 성 정체성 따위의 거창한 명제라던지.
아님. 어떻게 살아야 올바로 사는 것인가. 라던지.
내지는. 바르게 살자. 뭐 그런 더러운 타이틀 같은 건 다 버렸다.,
모든 걸 내던져 버리고.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기로 했다.
난. 뼈속까지 놈에게 맞춰져 버렸고.
놈이 원하면. 언제든지 콜하는대로 다리를 벌려줬다.
물론. 완전히. 놈에게 동화되어 버렸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놈이 주무르면 주무르는데로.
놈이 벌리라면. 벌리고. 놈이. 감으라면 감아주고. 그렇게.
그렇게 더럽게. 너절하게 생활을 이어 나갔다.
도대체 왜. 그렇게나 망가졌냐고.
그건 . 지극히. 당연한거 아냐.?
나도 놈을 원해.
그리고. 놈의 자극에 넘어갔어.
그게 다야.
원래 중이 고기맛보면. 돌아버린다고. 놈의 그 자극적인 짓거리에
내가 환장했어.
그래서. 그렇게 되어버린거야.
다른 거창한 명제따위는 뭐가 되도 좋다고.
다 좋으니까.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상관하지 말라고.
난. 어차피 더러운 새끼고. 놈 말대로 뼈속까지 창부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걸레같이 살겠다는데. 늬들이 뭐라 할꺼까진 없잖아.
누가 늬들보고 다리벌리랬냐.
좋다 이거야.
망가져도 좋고. 부서져도 좋아.
잘 살지 못해도 좋고. 미쳐 나가 돌아다녀도 좋다고.
어차피. 이렇게 살라고 태어났나 보지.
난. 그 어처구니 없는. 더러운 경험 이후로. 완전 빡 돌아버렸어.
내가 얼마나 더럽게, 수치스럽게 놈을 원하는지.
나. 스스로 똑똑히 깨달았으니까.
비비적거리면서. 울면서 매달린건.
제대로 말도 못하면서도. 끝까지 놈을 부여잡고. 허리를 비틀은건,
그리고.. 제발 넣어달라고. 퍼킹해달라고.
몸부림친것도 나였어.
나니까.
그래, 내가 더러운 새끼고. 개니까.
전기철이 그 개새끼가. 환장하고 내게 덤빈거야.
좋다고.
그래 다 좋아.
난. 걸레야.
뭐. 그게 어떻다는 건데.
벌거벗고 춤추는 계집애들 보고도. 뭐 아무런 반응없는 새끼.
호모 맞잖아.
정상적이고 돈많은 새끼가. 이 더러운 새끼. 좋아서 안겠다는데
황공해서. 다리는 못벌려 줄망정. 지랄해서 깨빡칠 필요따위 없잖아.
어차피. 이렇게 더럽게 살아야 하는 거라면,
그리고. 이게 내 원죄라면.,
그래. 다 갚아주면 될거 아니야.
이번에는. 완전히 다 갚아줄테니까.
앞으로. 다음 세상이 존재한다면.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절대로.
너 같은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그리고. 너도 나같은 개놈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거 아니야.
난. 이미. 완전히 망가져 버린걸.
놈 말고도. 좀 삼삼하게 돌아가는 사내새끼를 보면.
그 알몸을 상상하고. 내 몸에 퍽킹할때의 그 스물거리는
그 감촉을 느끼는. 그런 놈이 되어 버렸는데.
그 잘난. 너 때문에.
이 개같은 놈의 새끼야.
그래. 나. 완전 돌았어.
미친 놈 맞아.
그러니. 그런 개새끼에게 몸을 내어주지.
다른 거. 몽땅 다. 절대로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빌어먹을 생활. 너절한 나날. 그리고. 나날이 더러워지는 몸뚱이.
전부 다.
난. 이제 공부해야만 한다는 그 처절한 당위성마져 잊어버렸는데.
모든 걸 놓아버렸어.
단지. 내가 미쳤다고.
그렇게만 생각했지만. 사실. 명제는 따로 있었다.
내가 자라야 한다는 것.
유별. 더럽고 혹독한 사춘기에. 그런 더러운 일이 터지는 바람에.
완전히 망가져 버린다 하더라도. 난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건. 밤에.. 너절하게 술에 젖어 들어오는 아버지의 쪼그라진 등이나.
아니면. 잠들지 못하는 새벽녘.
내 뒷구명을. 내 스스로 쑤시며. 그 더러운 기분을 향유할 때. 그때.
아냐. 전기철-?
너가 얼마나. 나를 더럽히고 있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잔인하게 나를 죽이고 있었는지를.
넌. 아마도 모르겠지.
내가 아니니까. 넌 절대로 나에 대해 말할수 없는 거겠지.
그런 거지.
그런 주제에. 나에 대해 다 안다고 지껄이지 마.
난. 단지. 너에게 몸만 주는 거야.
나도 즐기고. 너도 즐기자는 거지.
공평하잖아. 이 개새끼야.
뒷구멍만 밝혀대는 씹새끼야.
공평한 거잖아.. 전기철.
난. 아마. 죽어서 좋은 데는 못갈거 같아.
이렇게 더러운 몸.
그리고 너절한 호모새끼. 반겨줄 천국이란 없을 테니까.
성경에 이르시되. 남자에게 몸 파는 놈은. 창부보다 더 더럽고.
개만도 못한 놈이라 했으니.
난. 아마. 죽어도. 천국에 가지는 못할거야.
그리고. 대자대비한 부처님이라 하더라도.
이 걸레같은 새끼를 받아줄리는 만무하겠지.
뭐. 이딴 소리를 지껄이냐고.
아아.. 죽을려고도 해봤었걸랑.
하도. 힘들고. 괴롭고. 내 자신이 비참해서.
차라리 죽을려고 했었는데.
내가 워낙 똑똑하잖아.
그래서. 생각해봤더니. 난 영락없이 지옥행이더라고.
그래. 살아 생전에 이렇게 고생만 이빠이 하고. 괴롭고. 아팠는데.
죽어서까지. 뜨거운 기름에 튀김되고는 싶지 않더라는 거지.
물론 지옥이 없을수도 있고. 천국이 없을수도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게 없다고.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전혀 없다고. 그 누가 장담하는데.
물론,. 지금에서야. 내가 완전 컸으니.
웃으면서 , 실실 쪼개면서. 지껄이는 거지만. 말이지.
그때. 난. 너무나 심각하고도 괴로워서 완전 돌아버리는 줄 알았었다.
어쨌거나 간에. 난. 더럽게도 잘 살아남았고.
대학에도 갔고. 그 고교 시절 더러운 중에서도. 잘 기어남았어.
아버지야. 뭐. 그런거 아셨냐고.
바보가 아니신 이상. 당근히 아셨겠지.
색이란. 당연히. 눈에 드러나는 거야. 원래.
게다가. 난 아버지가 주시하고 있는. 단 하나밖에 없는. 아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아들이었잖아.
한숨.
물론. 아버지 깊은 속내에 내가 속병만 안겨드린건.
정말 당연한 일이었지.
미쳐버리기 일보직전이시라는 것도 잘 알아.
두들겨 맞은것도. 여러번이고. 다리까지 부러졌었으니까.
하지만. 뭐. 패면 어쩌겠어.
계집보다는.사내새끼에게 빡돌아서. 질질거리고 다니는거.
그리고. 눈 돌아가서. 완전. 그 여리버리한. 눈깔을 잃어버렸는데.
몸 섞으면. 병신. 바보 아닌 이상.
바로 티가 나는거야.
잘나가는 바람둥이들은. 여자 눈깔만 봐도. 처년지 걸렌지 알던데 뭐.
나야. 뭐. 갈데까지 간 새끼니까. 그런 건 . 다 어떻게 되도 좋다 이거지.
아버지 아는건. 당연한 거였어.
하지만. 정말 신기한게 있었는데.
아버지가 날. 그렇다 해서. 죽이진 않았다는 거.
내 자식이 만약. 나같은 새끼가 나온다면.
난 아마 내 성깔. 못 이겨 바로 죽여버릴지도 몰라.
그러니 내가 병신. 고자인게
오히려 잘된 일인지도 모르지.
아아..그런데.. 그런거 다 떠나서.
지금 이런 말하는 데. 도대체 왜 이렇게 한숨만 나오는 걸까.
나..
아마. 정상적인 가정에서. 제대로 사랑받으며 컸으면.
그렇게 자랐더라면. 나도 정상이 될수 있었을까..
난. 그게 의문이었다.
나도 엄마가 있었고.
그리고. 먹고 사는게 그렇게 고단하지 않았더라면.
그렇다면. 놈이 나를 우습게 여겨 깔아대진 않았을거 아냐.
그럼. 나도 제대로 된 계집애 사귀었을지도 모르고.
그리고.. 어쩌면. 애낳고 잘살았을지도 몰라.
병신 안됐을지도 몰라.
나중에 병원에 가서. 진찰 받아보니까.
신체적으로는 정상인데. 심리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강박관념이 쌓여 병이 된거 같다 그러대.
맞는 걸꺼야. 아마.
정신과에도 가봤었걸랑.
내 이야기 듣던 의사.
정말. 표정.. 참으로.. 볼만 했었지.
항상 포커페이스들에.. 완전.. 비지니스 스마일이 넘실거리는 인간들이.
정신과 의사들인데 말이지.
어쨌거나 간에.
그러저러하게 되서 여기까지 굴러오게 된거야.
놈에게 고교시절에 몸주고.
그리고. 완전 망가져 버린건. 다 알테고.
그러면서. 대학이랍시고 왔는데.
대학 와서까지 내가 놈에게 끌려다닐 필요가 없잖아.
고교 시절이야.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거지만.
대학교도 그렇진 않걸랑.
게다가. 놈은 고시 준비한다고 바로 고시원 들어가 버리대.
어떻게 재수없게 대학까지 같은 대학. 같은 과를 와버린거야.
뭐. 좋아.
그렇다 해서. 놈이 온다고. 내가 가고 싶은 대학 . 피할 필요가 뭐가 있어.
내 맘이다. 이거지.
벌리라면 벌리고. 깔려면 깔라 그래.
어차피 무서운 건. 단 하나도 없으니.
눈에 뵈는 것도 없어.
이젠. 완전히 망가져 버린걸,.
아주 완전히....
그래. 나. 완전 돌았어.
미친 놈 맞아.
그러니. 그런 개새끼에게
좋다고. 몸을 내어주지.
다른 거. 몽땅 다.
절대로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빌어먹을 생활. 너절한 나날. 그리고.
철저하게 더러워지는 내 몸뚱이.
전부 다.
밤이 깊어져서.
새카맣게. 앞이 흐려지면.
언제나. 상념들만 많아져서.
머리만. 뒤덮이고.
가슴에.. 피멍이. 욱신거리면서.
혈맥에 알코올이 돌기라도 할라치면.
그대로.. 엎어져 버리는.
내. 더러운 영혼에게..
놈은. 나를 찾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에. 그렇게 뻑하면. 불러들여.
난잡한 행위를 강요하던 개놈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이제. 더 이상
나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에 비례해서. 그만큼 . 나는 쓰러지고 있었다..
난. 이미. 놈을. 원하고 있었다.
놈을. 보기만 해도,
마주치기만 해도. 아니. 생각만 해도.
찢어질듯. 두근거리는 내 심장은.
마치 정지할 듯. 욱신거리는데.
놈은. 나를 보지 않았다.
언제부터였을까.
놈이 나를 피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고. 다른 년들이랑 돌아다니기 시작한것은.
놈은. 여자들이랑 어울렸고.
사내놈에게..
그것도 싫다고.. 하는 놈에게.
정신 나간 행위를 강요하던. 그런 미친 놈은
더 이상 아니었었다.
난.. 그렇지 않았는데..
사내놈을 보면. 심장이 타들어가는듯. 조여올지언정.
놈들의 탄탄하게 조인. 엉덩이 살을 보면.
그리고.. 앞섶을 보면.. 심장이 뻐근해지지만.
귀여운. 깔깔이들에게는. 아무런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앞이.. 타들어오는 느낌이 아닌.
뒤가 조여드는. 더러운 기분.
전기철.
그 개새끼는 생각만 해도.. 지금도..
가슴속이 타는듯. 목이 조인다.
놈은. 그 잘났다는 대학내에서도 스타였다.
고관대작의 아들네미가.
국립대의 최고 학부에 입학이라.
거의 센세이션.
출세는 기정사실.
아아.. 정말. 기가 막히고. 웃기지도 않는데.
그 고관대작이라는 거 말야.
팔 하나를 잃을 정도로. 엄청나게 국가를 위해 희생한것보다
더. 대단하고 요란 뻑적지근한 희생을 강요당해야 하는 건가-?
어쩌다 텔레비에 놈의 아버지가 나오면.
얼굴에 기름칠만 번지르르 하던데 말야.
도대체 어떤 희생을 했기에. 그렇게. 개기름이 줄줄 흐르나 몰라.
그리고. 내 불쌍한 아버지는 .
단지 . 돈없는 용병에. 총알받이였기에. 팔 하나를 잃었어도.
돈 백만원도 채 안되는 그런 잡돈 가지고
쌀걱정 하면서 살아야 했었나-?
국가를 위한 숭고한 희생-?
지랄하고 자빠졌다. 이 개놈들아.
어쨌거나. 내 아버지가 애국자지. 내가 애국자더냐.
솔직히 다 좋다. 이거야.
뭐. 상관 없어.
나랑. 상관하지 않음 된다 이거지.
상관 하면. 돌아버리니까. 그대로.
잊자고. 모조리 다.
하여간에 내가. 놈을 원하는 건. 좋다 치자.
뭐. 그렇게 길들여져 버렸으니까..
그런데. 내가 원했나-?
처음부터 안아달라고 사정하기라도 했어-?
싫다고 울면서. 뻗대는 새끼. 잔인하게 찢어발긴건.
그 잘났다고 지랄하는. 가진 거 많은 너. 아니었었나.
멀쩡한 새끼. 데려다,. 호모 만들고. 고자 만들어놓은 주제에.
너는 출세해서. 잘난 마누라 끼고 살면.
사회적으로 출세한 인생인가-?
에라. 이 개새끼야-
더러운 놈아-
그런.너를.
내가. 미쳤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왜 내 뒷구멍에. 스스로 손가락 끼어 넣어. 돌려대면서
밤마다. 왜 . 도대체. 왜.
널 생각하면서 우는 줄은 모르겠다만.
참으로. 넌. 짐승같은 놈이다.
캠퍼스.
나는.. 화염병이 난무하던. 시절. 뒤의 책사 였고.
놈은. 입학하자 마자.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고시원으로 직빵했던 놈이었다.
그렇겠지.
뭐. 고시패스도. 줄좋고. 연수원 성적 좋은 놈이.
제대로 된 출세 코스를 밟아가는 법이잖아.
난. 어차피. 그른 몸.
너나. 열심 공부해서. 그래. 잘났다고..출세나 하라지.
난. 그런 것. 이제 별취미 없다.
솔직히. 있는 기득권자 앞에서 굽실거리며.
그대로. 출세지향적으로.. 사느니.
민권 운동이라든지. 사회단체에 투신하고 싶었다고나 할까.
사회적 호승심이라 해도 좋다.
어쨌거나 간에. 난. 뼈속까지 반골이었고.
사회에. 별다른. 이해나. 관심. 그리고, 기득권으로의 편입은.
완전히.. 기대하지 않게 되었으니.
비뚤어졌다고..?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말야.
누가 . 어디서. 날 받아들여주긴 했나-?
국가 보훈 대상자라.
그거. 보훈청이다.
나라 위해서. 몸바쳐. 싸웠던 보훈 대상자의
모든 업무를 관할하는 곳은 부가 아닌 청이다.
그게. 뭔 상관이냐고,
아아.. 그래. 늬들에겐 아무 상관 없을지도 몰라.
그럴거야.
하지만. 그만큼 홀대 받고 있는건. 부인할수 없겠지.
나더러 따지기 좋아한다고.
그래. 나. 법대 출신 맞다.
그리고. 솔직히. 난. 의식을 가지고.
항상 생각하고. 깨어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그 멍청하고. 순진빵 빠가였던 한원선이를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진짜. 비약할만한 발전이지.
그래.
전기철이 놈이. 완전 개사악한 새끼만은 아니었었어.
완전 순진 병신놈 하나. 좀 제대로 만들어 놨잖아.
이런 거. 그거랑 비슷하지 않냐-?
일본이 대동아 전쟁 일으키고. 주변국들 밟아댄 역사를
침략이 아닌. 진출이었고.
서방세계의 발전된 문물을.. 전파했다..
뭐.그렇게 떠들어대는 거랑 비슷하지 않냐고.,
아아.. 늬들..나더러 피해망상에 미쳤다고 생각하는 구나..
하기사. 이런. 쓸데없는 것. 이렇게 비약시키는 걸. 보면.
나도 솔직히 그런 생각. 들어.
하지만..뭐. 비슷하잖아.
남. 실컷 밟아놓고서도.. 당위성에 의해서. 어쩔수 없이.
길들이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거.
내가 개새끼냐.
길들이긴 무얼 길들여.
하여간. 그. 개같은 전기철이. 개놈 생각함. 생각할수록.
이만. 득득 갈린다니까.
어쨌거나 간에.
그렇게 . 학보일하면서. 시위에 투신하는 나를.
그 전후 사정. 전부 알게 된 아버지는.
그대로 고꾸라졌어.
지금 생각해봐도. 누가. 아버지에게. 그딴 소리 찔렀는지는 모르겠다만.
우리 아버지. 그대로 노발대발.
그.강직한 양반 말씀하시길.
국가가. 존립하므로. 너가 존재할. 당위성이 있는 거니.
군대가라 그러대
갑자기 아닌밤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뭔놈의 군대래-?
호모도 군대가나-?
어쨌거나 간에. 우리 아버지의 그. 불호령으로. 해병대 끌려가서
내가 겪은 고초는 무게로 따지면. 쌀 열가마니가 넘을 거야.
성질 더럽고. 인간성. 나빠지고. 완전 망가져 버린건. 당연한 일.
내가. 원래 성질 더럽고. 꼬치꼬치. 따지기 좋아하는 성격이었다만.
군대에서. 어디 그런게 통하냐.
맞아 죽지 않은게 다행이다. 솔직히.
하여간. 어쨌거나 간에. 군대 생활 . 첨에는.. 참으로. 거지같았는데.
첨에는 죽을거 같았지만. 날이 갈수록 적응은 되는 거야.
상병달고. 병장다니.. 뭐.. 견딜만 해지는 그런거.
그때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건.
그 소식을.. 듣고.. 돌아버린건.. 내 제대하기 불과. 사나흘 전이었다.
아버지.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유는. 그 흔하디 흔한.
언제나. 볼수 있는. 교통사고.
덤프트럭에 치여. 비명행사 하셨고.. 그. 차는 무보험 차량에.
운전한 애는.. 나랑. 동갑짜리. 젊은 놈.
사색이 되어 대가리를. 책상에 밖고 있는 그 놈을 보니.
나는..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시신은 처참했다,.
완전히 부서져서.. 도저히 . 어떻게 염을 할수도 없는 상황.
난.. 울지 않았다.
눈물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울지 않았다.
아버지는.내가 울기를 원하지 않으셨을 거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우는 걸. 절대로. 원하지 않으시니까.
내가. 울면. 언제나. 두들겨 맞았었으니까.
그러니까..
내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이라면.
울지 말아야 한다고.. 늘.
합의고. 나발이고 없었다.
그대로 감빵에 집어쳐넣어서. 콩밥먹이고 싶진 않았냐. 물어보는데.
그렇게 하면. 죽은 자가. 다시 살아 돌아오나-?
우리 아버지가. 그런거 원하실까-?
화장을 하고.. 그리고., 부대로 돌아오는 날.
왜 그리.. 하늘은. 화창하고.. 바람은. 산들거리는지.
초라한. 장례.
아무도 없는.
진짜. 뼈속까지.. 허한. 느낌.
마치 죽어있는듯.. 그렇게.. 아프게.
어떻게..제대랍시고 했다만.. 나는..
나는.. 살아 있어도. 살아있는 느낌이 아니었었다.
천하에 둘도 없는 불효자식.
난..개자식에.. 개 호모새끼였다.
아버지.. 그렇게 애새끼들 볼라치면. 좋다고..
그렇게 이뻐하셨는데.
콧물만 질질 흘리는. 어린 애기들이 뭐.그리 좋다고.
한참을 그렇게 들여다 보시나 할 정도로
그렇게.. 어린 애를 좋아하시던 양반.
손주새끼.. 하나라도. 보고 돌아가셨으면.
내 한이라도 없으련만.
내가., 한거라곤.. 불쌍한 그 양반.
가슴 짓찢어놓은 죄밖에 없다.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좋았을텐데.
차라리.. 그랬었더라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차라리.. 죽어서. 더 좋은 데 가시길.
이 생에서는. 너무나. 아프셨으니까.
저 생에서라도.. 행복하시길.
그렇기만을.. 간절히..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젠.. 나를 보지 마시길.
날.. 찾지 마시길.,
죽어서라도. 이 불효자식. 다시는. 뒤돌아 보지 마시길.
그러기 만을.
가슴 한구텅이가.. 허하고.. 바람들린 것 만치. 쓸쓸해진다.
남들은 봄이라는데.
나는 봄이 아니다.
얼어붙은 육신이 차다.
절절한..마음이 아파.
난.. 쇼크로 패닉 상태였고.
끼니는 내게 사치였었다.
그런 훌륭하고. 잘난 아버지에게.
나는.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자식놈이니까.
그러니까.. 아버지.
이번 생으로, 여기서 인연 끝내길..
그러기만을..
제대하고.. 일부러. 복학 신청 안했다.
학교에 오니.. 플래카드가 나부낀다.
전기철.. 고시 패스..
패스 명단에.. 놈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난. 삼년. 말뚝 박고. 와보니. 놈은.. 벌써.. 고시 패스 했단다.
능력도 좋아.
하기사. 십년이 가봐도. 내가 될지 안될지는 미지수였겠지.
놈은. 군대를 가지 않았다.
뭐. 평발이라나.
뜀박질만 잘하고. 오래 달리기만. 참으로 잘뛰던.
고등학교 시절의 놈이 눈앞에 생생하게 아른거리는데.
내가 모르는새에 평발이 되기라도 한건가 보지-?
어쨌거나간에.. 놈은.. 잘났다는.. 그 미명하에.
나랑은 갭이. 아주아주 동떨어지는 느낌.
가뜩이나. 멀리 있던. 그 놈은.
이제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그랬다고.
어쨌던. 이젠. 너랑 나랑. 뭔 상관이냐.
이 판국이었는데.
놈이.. 나를.. 캔다 그러대
할 짓이 없는 건가.
아님.. 이새끼가.. 그간의 과중한 공부로
완전. 머리가 맛이 간건가.
내가 어떻게 알겠어.
하여간에.. 놈이.. 내 뒤를 밟는다는. 소리가 들리니까.
내가 얼마나 황당했겠냐.
그. 무구한 세월동안.. 그냥 내비두다가.
나. 지금. 바닥에. 기분. 완전. 저조에.. 약간. 맛이 간새끼.
도대체 왜 찾아.. 돌아다니는 건데.
답은. 너무나 뻔하잖아.
놈이 지금까지 날 원한. 이유는 단 하나 아니었었나-?
뒤닦개.
고로. 정사의 대상.
섹스.
그런거. 아니야-?
그럼. 내가. 가서 다리벌려주고. 나 안아주세요. 이래야 하냐-?
우리 아버지 뼛가루. 아직 강물에 녹지도 않고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그래. 내가 가서.. 놈이랑 질탕하게 몸섞고. 콧소리 흘려야 한다는 거냐-?
지랄하지 말아라.
차라리. 나를 죽여 토막을 칠지언정
내 아버지 살아 생전에 恨 만들었던. 너랑.
이젠. 날. 죽여도. 절대로. 몸 섞지 않을테니까.
너랑은.
다른 그 누구라도 좋아.
너만은 싫어.
이 개새끼야.
싫다고-!!!
제발. 그냥. 내비두란 말이야.
왜. 이 개새끼야. 나가서. 돈많으니 나가서. 애새끼 사면 그만이지.
왜 가뜩이나.. 죽지 못해 사는. 이 허접대기 병신을 건드리는 거냐.
도대체.왜-!!
놈을 피했다.
피하고..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섞이지 않을려고. 놈을. 피했다.
손 쉬웠다.
집은.. 방뺐고. 그리고.. 모든 짐은. 거의 버리고.
그리고.. 고시원으로 내뺐다.
고시원.
어디가서. 세 얻느니.. 고시원이 싸니까.
아아.. 아버지..
내가 공부해서.. 그래서.. 만약에.. 고시 패스 하면.
우리 아버지가 좋아하실까-?
대학 붙었을때 말고는. 난 한번도 제대로 효도 못해본거 같은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후에.. 고시 패스라도 하면.
아버지가.. 나를. 용서 하실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아버지가.. 웃는. 얼굴을.. 상상하고 싶다는.
그 이유 하나. 때문에.
그렇게..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으려고.. 추스리던 중에.
나는.. 놈에게.. 그대로.. 발목 잡혀버렸다.
리버사이드.. 나이트.
그.. 횡횡한.. 그리고.. 침침한..
그.. 바닥 아래서.
눈을 뜬다.
새카만. 어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어디인지도 느껴지지 않아.
그래.. 몰라.
단지. 좀. 울었다는거..
맘. 한구석이.. 좀. 아리하다는 거.
그리고.. 목이 따끔해진다는 거.
그렇게..
[눈.. 떴구나..]
서늘한 손이.. 내 열기 오른 이마를. 만지작거리면서. 흘러 내린다
[치워..]
내 목소리. 같지 않다.
내. 울림이. 이렇게.. 거칠었었나.
[잘난척 하지마.. 이 병신새끼야..]
놈의 구역질 나는 그 울림.
[하..하..]
내. 빈 웃음.
그래.. 지금. 꼬라지. 누워서.. 눈 감고 있어도. 아주 적나라하게 느껴져.
지금. 난. 완전 벌거벗고., 이 곳에 자빠져 있는 거겠지.
그래. 내 맨살에. 와닿는 . 내게는 어울리지도 않는.
이런. 어울리지도 않는 환장할 촉감이라니.
맨날. 군용모포. 휘감고.. 똘똘 말고. 냉바닥에.. 몸 뉘던 내가.
이런. 호화스러운 곳을. 왜 못 느끼겠어.
게다가. 팔이.. 자유스러운 것 . 같지도 않은데.
허이구야.
징하게도 묶어놨네.
누가 풀고 도망이라도 칠까봐 그러냐.
그래. 맨날. 좆구멍에. 내 손가락만 넣어서. 미쳤다고 그 지랄해댔으니.
이젠. 아예 .진짜 넣어서. 아주아주. 즐겁게. 즐기게 해주시겠다고.
맘대로. 해라.
이 개자식아.
내가. 너의 뒤닦개라면. 깔개라면.
그대로. 해줌. 될거 아냐.
이왕지사. 버린 몸. 끝까지 가자 이거냐-?
내가. 실실 쪼개는 모습을 보는. 놈의 얼굴이..
참으로. 나. 혼자 보기는 아까울만큼. 괴상하게. 일그러진다.
차갑다. 그래야 하나.
어쨌거나간에. 놈의 눈이.. 서릿발 내리는 느낌.
[곱게는. 안되겠는데..]
놈의 입가가. 슬쩍. 위로 올라간다.
닥쳐라.
언제는. 너가. 내게 곱게 대해준적이 있었더냐.
제대한지. 며칠이나 됬다고. 벌써부터. 이 지랄이란 말이더냐.
게다가..
그리고..
[오늘은.. 봐줘라..]
결국에는.. 내 입에서.. 한숨섞인.. 애원이 나온다.
어쩔수 없다.
비겁하다고. 치사하다 해도 좋다.
하지만.. 지금은..
[喪中이다-]
내.. 입가가.. 비틀어져 버린다.,
애원따위. 하기 싫지만. 그렇지만. 지금은.. 절대로.
안돼..
[야야.. 한원선..]
놈의 얼굴이.. 평상시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뭐야. 도대체. 저 표정은.
[넌. 나를. 아직도. 꿰지 못한 거냐-?]
아아..
놈이 내 곁으로 오면서.. 자신의 흰 셔츠를. 그대로 벌려.. 옷을 벗는다.
더 . 탄탄해진. 놈의 몸.
남자.. 의..
전신의. 차가운. 울림.
그리고.. 내 심장의 고동이.
느껴져.
[너. 정말.. 사람 볼줄 모르는구나- ]
희미한 비웃음.
[내가. 너의 형편과 처지를 살펴줘야 할 필요가 있는건가-?]
아아..
이..쳐죽여도 시원찮을 개새끼야..
[내가.. 벌리라면. 벌리고. 깔라면. 깔라고.. 하지 않았나-?]
놈이.. 난폭하게. 내 다리를. 잡아.. 벌린다.
[이렇게나 움찔거려대는 주제에..]
놈이.. 그대로.. 전혀 준비되지 못한. 내 애널 사이에. 자신의 손가락을.
푹. 질러 넣는다.
[흐윽..]
다리가. 부르르 떨린다.
허리가.. 움찔거리면서. 버퉁겨 올라간다.
[어때. 너는...]
놈이.. 마치.. 표본이라도. 검색하듯이. 이리저리 손가락을 움직여 댄다.
[시..싫..!!]
찢어지는 내 절규는. 그대로.. 거친. 놀림이 먹어버린다.
손가락은.. 이리저리 헤메이면서. 깊숙이 쳐박혀서.
그대로.. 사정없이 내 온몸을 헤집어댄다.
[굉장한 반응인데.. 한원선..]
왜..이러는 거야..도대체..왜..!!
[아주.. 숨막힌다.. 거의 먹어달라고 발광을 하는데.]
놈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내 몸을. 이리 저리 헤집고 있다.
벌써.. 하나가. 더 들어가서. 두개의 손가락이.. 거칠게 부딪혀 오고 있다.
[제..제발.. 더..더는.. 하..하지..마-!!]
몸을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기 위해서.. 몸을 들어올리지만.
그대로.. 깊숙이 파헤쳐댄다.,
[너.. 자꾸 지랄하면. 다리까지 묶어버리는 수가 있다..]
사람 새끼 아니다.
차라리.. 날. 죽여.
喪中이야..
그러니까.. 제발. 그만해..
나.. 정말.. 기절할 힘조차 없는데.
그러니.. 그만.. 제발..
제발-!!
놈의 섬광이.. 드물게. 느껴진다.
[개새끼..한원선.. 너.. 정말..]
놈이.. 거칠게 숨을 들이 마쉬는가 싶더니.. 긴 손가락들을. 한순간에 빼버렸다.
[흐윽..]
허탈감.
그리고.. 살았다는 안도감.
아.. 이젠.. 아아. 제발..
[뭐야.. 그 새빨개진 몸뚱이는..]
놈이.. 내 몸을 . 곳곳을. 희롱하듯. 움직여 댄다.
놈의 집요한 입술이.. 내 페니스를 물고.. 장난칠때는.
난. 완전히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다.
제발..
거기는 치부야.
그러니까.. 거기는..
건드리지 말란 말이야..!!
[너 주제에. 여자들을 만나러 돌아다녀-?]
놈의 얼굴엔.. 그 쳐죽일 면상엔. 웃음이 만연하다.
[이걸. 하나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주제에. 뭘 어째-?]
입술이. 잔인하게 움직인다.
[그네들도. 너가 호모새낀거 다 알고 있나-?]
아하아.. 제발..
놈이.. 이로 잘근잘근. 내 페니스를 물면서.. 엉덩이의 갈라진 틈새를
벌려댈때는.. 나는. 까무러치기 일보직전이었다.
[이 주제에 누굴 만나-?]
놈의 얼굴이.. 사람 같이 보이지도 않는다.
[아아.. 한원선. 너 정말. 죽을려고 환장했나 보구나..]
그래.. 그러니까.. 차라리 죽이고.
날. 놓으라고..
[아하아아악-!!]
아파..
그렇게 세게 물면. 아무리. 발기되지 못하는. 그런. 처절한. 부분이지만.
아파..
아프니까.. 제발..
그러지 마..
놈이.. 내 페니스에.. 뭔가를 찔러 넣는다.
아아...!!
흐릿해진 내 시선에.. 경악할 물건이 잡힌다.
[남창이라는 표시..]
놈의 얼굴이.. 비웃듯. 일그러진다.
[굉장히 어렵게 구한 거다.. ]
아파..
생살을 찢는 아픔.
뭐..
세상에서.. 제일 .. 남자 몸에서. 제일. 여리고 아픈 부위.
그 곳. 귀두에. 뭔가.. 피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호모주제에..]
놈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싶더니..
내 몸. 그대로에.. 엄청나게 통증을 두면서.. 몸을 박아온다.
[아하아악-!!]
몸 섞은지.. 벌써.. 몇년 넘었고.. 완전히..잊을려고..
그 개발악을 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탄성은. 여전한데.. 마치. 버진 같아..]
놈의 얼굴이.. 끔찍하게. 일그러진다.
[개새끼.. 이 감촉이라니..]
놈이.. 미친듯이 찢으면서. 박아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파아-!!]
흐느껴 울면서.. 놈을 피해 몸을 버둥거리지만. 내 몸을. 지탱해주는건
팔목에 잡혀있는. 얄팍한 끈쪼가리 하나.
완전히 버둥거리는 내 몸을 지탱하는 건. 내 팔목을 잡고 있는.
그 줄.
참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울부짖는 내 몸에.
사정없는 놈의 몸이 부딪혀 온다.
[아하아...!!..]
어느새 내 몸은...놈의 몸에.. 쳐죽일 반응을 시작하면서.
뒤로 고꾸라져 간다.
활같이 휘어지는 내 몸을.. 놈의 입술과 혀가.. 그리고. 탐욕스러운 치아가
곳곳에 낙인을 찍는다.
[이.. 병신 놈.. ]
나지막하게 웃는 소리.
[넌.. 안돼..]
놈의 웃음.
[아하아..아..!!... ]
쾌감 어린.. 교성,
놈은 아주 정확하게. 내가 느끼는 부분만.
그리고. 그동안.. 나를. 범하면서. 느낀. 그.. 자체의 몸으로.
거칠게.. 유린하기 시작한다.
[제..제발...아하아..파아...!!]
기철아..
전기철.. 제발..
[더. 울어봐.. 신음하듯이.. 그렇게.. ]
놈이.. 내 허리를 밀어내면서.. 더 거칠게 몸을 움직일때는.
난 완전히 넋이 나가버렸다.
미친듯이 놈의 허리를 감아 안으면서..
다리로. 놈의 몸을 있는 힘껏 조여댄다.
허리를. 버퉁거리며. 그대로.. 놈에게 최선을 다해
몸을, 허리를 .겹쳐 올리기 시작한다.
미친.. 몸놀림.
육신은.. 내 자유의지를 상실했다.
놈의 만족한.. 그.. 비웃음을 느끼며.
난.. 눈을 감았다.
허리를 놀리며.
괴로워.
숨을 쉴수조차 없는데..
그런데..
너는 왜.. 내 목을 잡은 손을 놓지 않는거야.
살려줘.
숨을 쉴수 있게.
제발. 목을 놔.. 아아..
기철아..
정신을 아마 놓았던것 같다.
깨어났을때는.. 어두웠고. 나 혼자였다
혹시나해서.. 손을 움직여 보니. 묶였던 것을. 풀어놨는지.
움직임이 매끄럽다.
불을.. 어떻게 킬수가 없다.
몸을 좀 움직여 봐야 하는데. 그런데.
조금씩.. 몸에 힘을 다.. 완전히 빼고. 다리에만.. 어떻게.. 체중을 실어서
몸을 움직여 보는데.. 제대로. 될 턱이 없다.
그대로..파당탕.. 침대 밖으로 굴러버렸다.
아아..
맨바닥에 닿는. 내 자신의 모습이란.
그대로. 널부러져서.. 찬 바닥에 나를 눕혀버린다.
화끈한 애널주위의 살이..
그대로. 움찔하는가 싶더니.. 뜨거운 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얼마나.. 박아댄건가.
숨도 쉴수 없을 정도의 수치심.
아버지.
아버지.. 지금 어디에 있어요.
설마.. 나.. 보고 있었던 건 아니죠.
그렇다면..
저.. 차라리.. 죽이시던가.
이럴려고 낳은 건 아닐거 아녜요.
차라리.. 죽이시라고,
감은 눈 사이에서.. 뜨거운 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이를 악물고.. 몸을.. 움직여 간신히 추스리는 찰나.
등골을 타고 섬찟한 통증이 내 달린다.
허리가 나간거 같다.
무식한 새끼.
이건. 정말 해도 너무 하잖아.
이를 갈듯.. 몸을 일으켜., 욕실 쪽으로.. 몸을 움직일때마다.
야누스의 근육은.. 제 멋대로 움찔거리면서. 경련을 해댄다.
아아..왜 이리 따끔거리는 거야.
앞이..
짓찢어지는 뒤가 아니라.. 앞이.,
욕실에 들어가.. 호화스런 전신 거울에 몸을 비출때가 되서야.
난. 그. 아픔의 실체를 느낄수 있었다.
내 페니스.. 귀두..
열십자로 갈라져.완전히. 찢어져서.. 뭔가가 매달려 있다.
물론 그것만은 아니다.
완전히.. 너덜거리는.. 몸이.. 보인다.
기가 막힌 나머지..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아아.. 어떻게.. 이렇게..
경악과.. 분노로.. 돌아버리는 내 귀에. 놈의 한숨 섞인..
신음과. 그리고.. 킬킬거림이.. 그대로 전해져 .. 완전히 박살을 내고 있다.
- 남창의 표시라 했다.
난.. 그 사람들. 상대 직접적으로. 단 한번도 안해봐서 잘은 모르겠는데.
남창이 될려면.. 그래 앞부터.. 찢어놔야.. 뭐 표시가 된다라는 거냐-?
그런 말도 되잖은 개소리가 어디에 있어.. 도대체..!!
뭐. 이런 개놈이 .. 세상에 도대체.. 어떻게..
니몸 아니니까.. 내건 개새끼 몸뚱이니까.
이렇게 찢어발겨도 되는 거냐.
경악으로.. 새파랗게 질리는 몸뚱이엔..
찬물도..몸을 식히지 못한다.
도대체.. 어디 가서 원한을 샀기에..
내가 왜 이런 꼴이 되어야 하나.
남창.. 창부들.
그 사람들도.. 이런 대접 안받는거.. 알게 된건. 그 후의 일이었다.
의사는 나를 보고. 치명적이라 했다.
이젠.. 절대로.. 남자 구실 할수 없다고.
고자라..
그래..나. 원래. 고자였어.
선천적이 아닌.. 후천적인.
그래. 다 좋아.
그런데..내가.. 왜 생식능력마저. 잃어야 하는 건데.
의사..이건.. 린치란다.
난.. 너무.. 기가 막혀서..
완전히. 아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고소 해야 하는데.
그래.. 말. 그대로.. 고소해야 하는데.
쳐 죽여서. 사회에서.. 완전히 매장해야 하는데. 그런데.
아무도. 증인이 없었다.
단 한명도..
놈은 콘돔을 사용했고..
아무도.. 놈과 내가.. 그 곳에서.. 그렇게 개같이 뒹굴었다는 걸.
증명해줄 놈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 말하면 누가 믿을까.
없는 놈들은 다 병신이냐고..?
그래..?
이 사회가 그렇게 좋은 사회였었나..?
돈없고 빽없는 새끼..
그것도 고아..
누가 내 말을 믿어 준다니.. 좋네..
왜 그리 자포자기 하냐면.. 나도 할말은 없지만.
될걸. 부딪혀야 뭐가 돼도 될거 아냐.
완전히 말라버린걸.
이젠.. 아주 .. 완전하게..
수술대에 올라가서.. 그 개칠한것.. 짜집기 하는 동안.
나는.. 완전히.. 릴렉스하게 늘어질수 있었다면..
너무나.. 내가 망가진 걸까.. 아니면.. 돌아버린걸까..
완전히..
내 몸은. 그렇게 망가지고 있었다.
놈의 징표는. 아주 더럽고 치졸하게.. 내 몸뚱이에.. 더러운 흔적을 남겼다.
완전히 부셔지고 있었다,.
더럽게.. 산산이.
신문에.. 놈의 기사가 난건.. 그 지랄하고... 일주일이 채 안되서였다.
놈의 결혼 기사.
너무나 잘난 아들이라서.
줄이. 여기 저기서 들어오는 탓인지.
놈이 골라잡은 상대는. 말 그대로.. 대단한. 여자.
솔직히 여자가 잘난게 아니고.. 그 집안이.. 잘난거겠지.
내 기분이 어땠냐고.
아아..도대체. 어떻게. 말을 차마 할수가 없는데.
내 몸은. 내 몸뚱이는. 그리고. 내 심장. 그대로. 갈기 갈기 찢어놓고.
너는 아주 행복하게 장가를 간다.
아아..
이. 개놈아.. 개새끼야.. 쳐 죽여도.. 시원찮을 개놈아.
그래.. 잘 살아라.
더 할 말 없으니까.
더 이상은.. 어떻게 해줄 말은. 단 한마디도 없으니.
이젠..제발..나를 놔.
놓으라고..
놓아..줘. 찾지 마..
그럼.. 되니까.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까.. 찾지 말라고.
그러니까..
눈물은. 완전히 말라버렸다.
잘된 일이었다.
너무나. 잘된 일이라.. 이렇게 행복한 거겠지,.
그. 정신병자 새끼.. 지 마누라는.. 위하겠지,.
최고라.. 생각하고. 아껴주고 보듬어주면서.
그렇게 사랑하겠지.
난.. 걸레니까.. 놈 말대로.. 남창이니까.
그 대단하고 깨끗하고.. 훌륭한 여자랑은 차원이 틀리니까..
그러니까..
한숨쉬고 내가 울면서 뻐드러졌을거라 생각해-?
천만의 말씀.
아니. 절대 그러지 않아.
없는 놈. 특유의 잡초같은 신경줄로 살아남을 테니까.
죽지 않아.
절대로 죽지 않아.
어차피 임포였었는데..
생식능력.. 완전히 망가진건.. 예전부터 였고.
전부터 고자 맞았었잖아..
아무 생각하지 않을려고.
울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아무 것에도.. 마음 두지 않아.
그러니까.. 내버려 두란 말이야...!!!
제발...
아아.. 한원선..이 병신아...
이 개새끼야...!!
난. 절대로 죽지 않아.
정신적으로도 . 그리고.. 이 걸레같은 몸뚱이로도.
난.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
한번도. 행복하게. 다리뻗고. 살아본 적. 단 한번도. 없었어.
단 한번도. 내가 행복하다 생각해본적.
그래. 단 한번도 없었으니까.
그래.. 다 좋아.
뭐든. 좋아.
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을 테니까.
이렇게 빡돌아서 미쳐서 죽으면.
누가 좋다 손뼉칠건데.
난. 죽어도. 포기하지 않아.
난. 우리 아버지 아들이야.
그리고. 난. 사람이야.
너 종새끼가 아니야.
이 개새끼. 이 더러운 걸레놈아.
당하는 놈만. 걸레는 당연히 아니겠지
너가 몸을 많이 놀렸냐. 아님 내가 많이 놀렸냐.
난. 지금까지. 몸 섞은 놈이라곤. 그 잘난 너밖에 없어.
너도 알다시피. 단 한명하고도. 너 말고. 다른 놈하고는. 섞은 적 없잖아.
전기철. 너는 어때.
아주 많은 상대를 섭렵한 놈 아니었던가.
어떻게 몸 끼울때마다. 넌. 테크닉이 화려해져.
너나 한번 남창해봐.
그 무식하고. 괴상한. 노련한 움직임이라면,.
남창으로 떼돈 벌고도 남을거 같다.
너 마누라. 상당히 행복하겠네.
정말. 좋겠어.
법관 남편. 집안 좋아. 게다가. 절륜남이야.
생긴거 받쳐줘. 겉으론 멀쩡해. 게다가. 좋은 집안 여자는 끔찍히 알테니.
그 얼마나. 잘났다겠어.
잘먹고 잘살아라.
그리고. 나 보지 말아라.
난. 너 말고도. 피곤하고. 죽지 못해 사는 개새끼니까.
죽은 개처럼 널부러진. 나는 보지 말고. 너나 잘먹고 잘살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무나 착해.
그러니. 너같은 개보다 못한. 개놈보다 , 더 나은 놈 맞아.,
그러니. 너같이 더러운 놈보고 잘먹고 잘살라 그러지.
몸뚱이만 깨끗하면. 걸레 아닌가.
내가 보기엔. 넌 완전 돌은 놈에. 엄청. 잔인한 새끼야.
전기철. 이. 버러지 같은 놈아.
난. 고시 공부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시작했다.
학교. 복학하기로 하고. 아르바이트 알아보러 다녔다.
결국. 내 지랄맞은 성질로는 과외고 나발이고. 하나도 안맞는다고.
주위에서. 뜯어 말려서. 결국 간곳은. 내 단골집. 그리고. 아는 형집.
ZEUS.
형은. 나를. 정말. 잘 챙겼다.
형. 이반이냐고-?
절대 아니야.
그 얼굴에. 바텀도 우습지만. 탑도 안어울린다.
그 순진한 얼굴바탕에.. 남자가 덤벼들면. 그대로. 아웃이다.
게다가 독실한 카톨릭 신자.
새벽에 일어나면. 기도를 두시간이나 하는.
말. 그대로의. 범생이.
고시원에서. 공부를 하다 지치면. 압구정동에 갔어.
거기서. 칵테일 리믹스도 하고. 그리고. 형 가게도 치우고. 그렇게.
전기철이 그새끼는 어떻게 됬냐고-?
안 만나 봐서 모르겠는데.
난. 고시원에 있었다니까.
그거. 찾을려면 금방 찾겠지.
고시원 주변에 여기 저기 깔려있는. 촘촘히 박혀 있는 아는 놈들 때문에.
뒤지면. 그 개새끼가 뭔들 못하겠냐.
하지만. 말야.
장가갈려면 바쁜가 보지.
그래서. 당분간은 좀 잠잠하대.
난. 어땠냐고-?
아아..찢어진 몸뚱이, 장난 아니었어.
그렇지만. 뭐. 젊은 놈이니. 금방. 일어날수 있겠지 뭐.
뭐가 걱정인데.
그거 찢어졌다고. 내 인생 조지냐. 망가지냐.
어차피. 미련도 없어.
앞이 걸레 됬다고. 뒤는 어떻게 된거 아니잖아.
뒷구멍에. 손가락끼고 놀면. 꽤 견딜만 하잖아.
왜 그렇게 사냐고.
그렇게 생겨 먹었으니. 그렇게 사나보지.
더 이상. 아주 많이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어쨌거나간에. 난. 단순하게 살자.
그게 모토걸랑.
피곤하게 이 생각. 저 생각하다가. 내 대가리 찢어지면. 누가 책임지는데.
아아. 밥도. 참으로 잘차려 먹었어.
고시원 주변이 밥값이 싸고. 음식이 푸짐하걸랑.
그래. 없으니. 밥이라도 잘챙겨 먹어야 될거 아냐.
그래야. 찢어진 몸도 잘붙지.
공부. 참으로 잘되대.
아무 생각 없으니. 더 잘되대.
하여간. 야마가 빡돌아 미치면. 참으로. 열심히 사는 새끼니.
그래서. 내게는 그런 놈이 붙었는지도 몰라.
돌아서. 견디며 살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봐.
어쨌거나 간에. 뭐 다 좋다 이거야.
물론. 맘이야. 허하게 찢어지지만.
웃는 얼굴로. 속은 돌아버리지만. 그래도.
그래도. 나는. 살아야 하잖아.
그래야. 아버지를 만나지 않을 거 아냐.
이대로라면. 죽어서. 나 . 아버지 못봐.
그 양반. 저승에서도. 지금의 내 꼬라지 알면. 피 토하고 쓰러질 양반이야.
그렇게. 귀하게 키운. 자식이. 이렇게 생병신 된거 알면.
그대로. 죽을 양반이야.
그렇게는 안돼.
난. 한번이라도. 효도 하고 싶어.
물론. 고시 패스가 다는 아니야.
하지만. 아버지가 원하신 일이었다.
그럼. 된거야. 더 이상은 없어.
난. 아버지에게. 죽은 아버지에게라도. 단 한번이라도.
웃게.. 물론 웃으실수는 없다 치더라도.
그걸. 내가 볼수는 없을 지라도.
아버지가. 웃는 모습. 상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지니까.
그게. 단 하나의 희망이니까.
그래서..
그러니까..괜찮아.
견딜수 있어.
있다고.
아아..
놈은.. 역시. 나의 패턴을 꿰고 있었다.
예상과 같이. 놈은. 다시 나를 찾아왔다.
그. 요란한 결혼식.
놈의 결혼 후. 정확히 보름이 지난 후.
토요일에.
놈은 내 고시원. 그 방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놈은. 내 집에 있었다.
그리고. 더 없이. 친근한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건넨다.
그 시절. 그 때. 그 낯빛 그대로.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내가 믿었던. 그 모습 그대로.
놈은 전기철이었다.
[밥은 먹은거야-?]
놈의 말투. 항상. 느끼는 거지만. 너무나 매끄러워.
마치. 버터같이. 정말. 아주. 기름덩어리 같은.
[무슨 일이야.]
당연한 거지만. 너랑 말하기 싫으니. 되도록. 간단히 말해줬음 좋겠는데.
[아아.. 이 쌀쌀맞은 놈아..]
놈의 입에서.. 진짠지. 가짠지. 도저히 진위를 구별하기 힘든 어투가 새어나온다.,
대단한 놈이다. 정말. 넌.
지금의 너 표정. 정말. 진짜 같아.
그런 대사라니. 아주 친한 친구 같아.
너와 나.
차라리. 이런 쇼 할바에야. 도박꾼이 되지 그랬어.
너 정도 포커페이스에. 개철판이면. 그리고 .그런 권모술수라면.
엄청나게 따먹고도 남았을텐데 말야.
[왜 그리 헬쓱해졌냐-?]
놈이 나를 위 아래로 흝으면서.. 피식 웃듯이 미끄러진다.
아아.. 진짜.. 몰라서 묻는거냐.
아니면. 알면서 확인 사살이냐.
난. 그게 아닌데. 왜.
도대체..왜..나에게 묻는거냐.
너.. 진짜.
진짜.. 사람 아니구나.. 정말..
말종이구나.
진상이야.. 진짜.. 너같은 것도.. 세상에 있었구나,..
[어떤 개새끼가. 나를 모조리 칼질해놔서. 다 짜집기 했다..]
내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간다.
이젠. 나에겐. 너를 보는 감정이 없다.
아무 느낌조차 가지지 않을테니까.
어차피.. 내게는 자기조절 능력이라는거 없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인생이다, 그 잘난 너에 의해서 말이지.
더 이상은. 너에게 꿇기 싫으니
나를 안고 싶으면. 차라리 약을 먹여.
맨정신으로는 날 설사. 처죽인다 할지언정. 너에겐. 안기지 않을테니까.,
힘으로 해. 차라리.
친한 척 하지 마. 너가. 언제 나랑 친했는데.
너를 알아.
너를 안다고. 전기철.
차라리 죽여.
날. 죽여라. 개새끼야.
넌 싫어.
차라리 개새끼랑 몸을 섞을지언정. 너는 싫어.
놈은. 아무런 대응이 없다.
단지. 눈빛이 확하고 타오르듯. 느껴졌을 뿐.
그래. 너의 그런 술수 다 알고 있어.
그리고 나서. 나를 안으라 그러겠지.
그리고 . 말 안들으면. 패서라도. 중독시키겠지.
너는 그런놈이지.
한참을 그렇게 둘이서.. 냉랭하게 쳐다보는데. 놈의 입에서 생뚱하니.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안아 줘.. 한원선..]
처음이었다,
놈이 내게 팔을 벌린건.
경악으로 다물어지지도 않는 입을 그대로 벌린 채.
놈을. 본다.
지금.. 도대체..
뭐라고..
[날. 안아-]
그대로 나를. 유혹하고 있다...
묘하게..
이미 섹스를 알아버린. 나에겐.
놈은 마약.
완전히 경악. 그 자체로 얼어버린 내 몸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아.
정말로 사랑스럽다는 듯이 보듬어.. 내등을 쓸어올린다.
익숙한 손놀림.
[입.. 벌려...]
당연한 명령.
미처 내 대답을 들을 틈새도 없이.
놈의 입술이 그대로 유영하듯이 자연스럽게.
내 입술을 덮친다.
따스하고 부드러워.
그리고.. 예민한..
쇼크로 완전히 얼어붙어.. 그대로 굳어버린 내 몸을.. 전신을..
놈의 입술이. 천천히 미끄러지고 있었다.
말캉한 놈의 입술과 혀가.. 그대로 밀려 들어오고.
나는. 덜덜 떨고 있었다.
[사랑하고 있어.. 원선아..]
놈의 입술이.. 부르르 떨린다 싶더니.. 내 귓가에.. 접촉을 해댄다.
가벼운 터치.
난. 정신이 들었다.
완전히 돌아버렸던. 이성이 그제서야.
아아. 사랑..
사랑 좋네.
사랑이 이런거였구나.
갈가리, 앞 찢어놔서 고자 만들고. 남의 아버지 가슴에 대못박는게
사랑이었구나.
그렇구나. 전기철.
너의 사랑은 그런 거구나
아니면. 더. 다른 비열한 수를 쓰기 위해서. 지금 술책 쓰는건 아닌가-?
너가 언제는 나에게 제대로 된 말 한적 . 단 한번이라도 있었나.
그래. 마누라가 아직은 제대로 씹질을 못하나 보지-?
그거야. 너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제대로 가르치면 될거 아니야.
귀한집 여자라. 아직 . 제대로 못놀아 봤나 보네.
너. 잘하는거 잘 가르침 될텐데. 왜 나같은 개새끼에게 사랑한다 그러냐-?
사랑-?
이런게 사랑이었나-?
너 눈엔 내가 병신으로 보이는구나.
내가 다 갈기갈기 찢어지니까. 완전 병신으로 보이는구나. 너.
있는 힘을 다해. 놈을 밀쳤다.
어디서 그런 힘이 돋아났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놈을 던져 버렸다.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단 한번도. 제대로 흘려보지 못한 눈물이.. 뜨겁게 내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왜..도대체.왜.
내가.. 놈에게.. 눈물을 보이는거냐.
도대체. 왜.
놈은.. 뜨겁게 나를 사랑한다 속삭이던. 그 얼굴이 무색할 정도로
차갑게. 울고 있는 나를 본다,.
[닥치고.. 가라..]
짓이겨서.. 마치. 갈라지듯이.. 부서지는 목소리다. 이건.
[더러운 개소리. 다시는 마라.]
까끌하게. 울리는.
[차라리 내 몸이 필요하다 말해.]
진심으로.
[그리고. 너는 쓰레기통이니.. 다리나 벌리라 그래. ]
난. 놈의 말. 하나하나 . 전부 다 기억하고 있었다.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어떻게 나를 길들였는지.
얼마나 잔인한 방법으로 내게 상처를 주었는지.
놈이 얼마나. 아프게. 내게 말을 했는지. 그 말. 전부를
다. 기억하는데...
[기르는 개에게.. 사랑한다 말하다니.. ]
너는 나에게 개라 그랬다.
[너답지 않네.. 전기철..]
갈기갈기 찢는 것도 사랑이더냐.
우리 아버지. 그렇게 나를 사랑했더냐.
다른 놈들. 다 그렇게 사랑하더냐.
눈물이.. 놈의 앞섶을 다 적시고 있었다.
[나를.. 안고 갈려면.. 차라리 죽여서 안고 가...]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완전히.. 심장을 찢는 아픔으로
.
[차라리..]
목이 메어서.. 도저히..
차라리.. 나를 죽여..
너를 보지 않게.
더 이상은 너를 원하지 않게.
나를 죽여.
기철아.
눈..
그때의 눈을.
전기철. 놈의 눈을 잊을수가 없다.
내 말을. 듣고.. 놈은.. 비웃듯. 얼굴을 . 내 몸을..
한참을. 쳐다 봤는데..
아아.
[한원선..너가..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져 버린.
놈의..노골적인.. 웃음.
나는 눈을 감는다.
차마 볼수 없는 놈을 향해.. 눈을 감는다.
역시나. 놈의 말.
알아들을 수 없어..
나는. 너의 말. 이해할 수 없다.
모른다.
나는 너를 모른다.
놈의 길다란 손가락이. 젖어있는 내 눈가를 흩고 있었다.
[너가.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한번 내기해볼까-?]
놈의 그. 미끈한 면상엔
비웃음이 가득하다.
[한번. 내기해 보자. 얼마나. 견디는지.]
놈이 내 귓가에 히죽거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내 가는 목선을 타고. 놈의 손가락이 주르륵 흘러내려 온다.
노골적인.. 움직임.
[벗어..]
놈의.. 나지막한 명령이.. 귓가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내 텅빈 동공엔.
더 이상. 놈이 이젠. 잡히지 않는다.
도저히 참을수 없어.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그 비좁은 바닥에 드러누워..
완전히.. 눈을 감아 버렸다.
눈물이.
뜨거운 눈물이.. 찢어지고 있는 속에서...
주르르 흘러내리는 게..느껴졌지만..
나는 눈을 뜨지 않았다.
도저히. 눈을 뜰수 없었다..
눈물. 보이기 싫어..
너에게 만은.
마음이 약해질수도 있으니.
너를 보면..나는..
놈의 길다란 손가락이... 나를 천천히 흝어 내려간다..
어느새.. 상체가 드러나고.. 내 여윈 몸. 구석에..
놈의 입술이.. 자신이라는 낙인을 곳곳에. 새기고 있었다..
말할수 없이. 부드럽게.
그리고 감미롭게.
타듯이..
놈의 입술이.. 참으로.. 간지럽게.
나를 안고 있었다.
내.. 눈물을.. 놈이 핥기 시작할때는..
나는 벌써.. 숨죽인.. 흐느낌으로.. 놈에게 화답하면서.
내 얼어붙은 몸. 그 자체를. 놈에게.. 바치고 있다.
놈은. 어느새.. 내 전신을 가지고 있다..
짜집기 된. 나를. 놈이. 담았을 때는.
그 부분을 .. 매끄러운 혀로. 감듯이 접촉하기 시작할때는.
죽고 싶을 정도로.
아프게. 가슴이 찢어지고 있었다...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감정.
그대로..놈이. 나를. 품에 담는다.
도대체...왜.
이.. 더럽고 흉한 걸.. 가져..
그리고.. 완전히 망쳐진 곳에.. 너는.
왜. 그렇게..
내 페니스.
그. 예민한. 살갗에.. 놈의 입술을 느낄때는.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
난도질당한. 핑크빛에.. 놈이 닿을때마다.. 나는..
숨도. 제대로 못 내쉬면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절대로.. 절대로..
이번만은.. 너를.
너를 참으려고.. 그렇게.
마지막으로..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너를.. 안고 싶어서..
안기고 싶어서... 그렇게.
참으려고..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은..
귓가로. 흘러내려.. 바닥을 적시고..
나는. 내 전신을.. 그대로.. 놈에게 내맡긴채.
있는 힘을 다해. 놈의 광폭해지는 몸놀림에 맞추어 나가고 있다.
아아..
세상에 둘도 없이 소중한 것을 다루기라도 하는 듯.
조심스레. 나를 핥고 있었다.
단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
사랑.
언제나 난폭하게 밀어넣어질 뿐이었는데.
왜.. 도대체..왜.
놈을 피해.. 허리를 버둥거리지만. 놈은 나를 놓지 않았다.
오히려. 조이는 감촉은. 더 강렬해질 뿐이다.
내 몸을 따라.
그대로.. 놈의 온몸으로..감아오고 있었다.
차.. 참을수 없어..
도저히..
기철아.. 그러니..
제발.. 기철아.. 그만.
제발-!!
멍하게. 크게 뜨여진 내 눈동자에..
놈이 담긴다.
경악으로 일그러지는. 내 미간에..
놈의 입술이 살포시 내려앉듯. 부드럽게 감싸오고 있었다.
전신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섬세한 애무.
마치.. 사랑한다는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한다는 듯이.. 그렇게.. 아프게.
놈의 익숙한.. 더없이 노련해진.. 그대로....
내 몸을 범해오고 있었다.
난. 이런 종류의 제대로 된 자극은. 단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아아아..!
왜.. 이렇게 하는 거야. 도대체..왜.
난..
나는.. 기철아,
기..!!
제..제발..!!
미묘한 자극으로 깨어나기 시작하는 내 몸뚱이는..
벌써 놈을 처절하리만큼. 절실하게 기억해내고 있었다.
놈의 입술이 닿을때마다. 자지러지는 신음이
절대로 내 목소리가 아닌듯한. 교성과 어울려 나오고 있었다.
허리가 거칠게 젖혀진다 싶더니..
놈이. 곧바로.. 쑤시면서. 거칠게 난입해. 들어오고 있다.
그.. 괴로움에.. 몸을 조인다.
[원선아.. 한원선..]
놈의 신음..
처음 듣는.. 그런.
놈이.. 내 몽롱하게 달아오른 눈을 바라보면서. 입술을 겹쳐오고 있었다..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강하게 얽혀 들어가.
허리의 놀림과. 완전히..
하나가 된다.
최선을 다해.. 놈을 감쌌다..
길게. 다리로. 놈을 조이고.. 매끈한. 놈의 나신에..
있는 힘껏. 간절하게..내 허리를 부딪혀간다.
[원선아..]
놈이 나를 부른다..
[사랑한다.. 말해.. ]
놈이. 내 귀에 대고 속삭이고 있었다.
적나라한 마찰.
놈의 움직임 속에서.. 나는. 놈에게..
나를 바친다.
완전한 흡수를 한다..
그 속에서.. 놈이랑. 하나가 된다.
그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그렇게..
놈을 부른다..
[기..기철..아 ]
차마.. 말이 되어. 이어.. 나오지도 못하는..
허스키하게 갈라지는 울림..
절대로.. 내 소리 같지 않은..
[사..랑..]
놈을 부르며..눈을 감는다...
최선을 다해..
애절하게..놈을 ...
사랑하고 있다고..
너만을..
아주 오래전부터..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너는. 나를 사랑한다 말했다.
나는 너를 보면 ..
아파..
그것도.. 아주 많이.
내 심장이 터지고.. 온몸이 박살날 정도로.
너를. 사랑하지만.
하지만. 놈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전기철. 그 놈은.. 나를.
[한원선.]
아아..
[야-! 원선아-!!]
거칠게 흔들어 오는 울림이 전해진다.
[정신차려-!!]
시끄러..
그만..
제발. 나를 놔.
왜 이렇게 귀찮게 하는 거야.
눈을 감게. 그대로. 잠들게 놔둬.
도대체. 왜.
나를. 깨우는 건데.
그대로. 나를 놔.
제발.
[이 새끼. 이거. 병원에라도 싣고 가야 하는 거 아니냐-?]
웅성거리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고 있었다.
[몸은 도대체 왜 이런거야.]
누군가. 나를 뒤집고 있다.
[완전. 미친놈이구만. ]
혀를 차는 다른. 소리도.
[이런 놈들땜에. 다수의 선량한 우리가 욕을 먹어요. ]
아아..왜 이리 시끄러운 거지.
[고시원이지. 여관이냐-? 에이구.]
무슨 소리야..
[얼마나 질탕하게 놀아난거야. 도대체. 완전 개판이네]
누가... 나를 보고. 있다.
[야야.. 성한 곳이 없다.. 광란의 하룻밤. 그 자체... ]
나를 들추고 있었다.
[....................]
순식간의 정적.
나는 알고 있었다.
내 몸에 걸쳐진 건.
단지.. 모포 한장이었다는 걸.
억지로. 몸을 일으키기 위해.. 몸을.. 힘을 주지만.
전신엔.. 기운이 들어가지 않았다.
간신히 뜬. 내 눈에. 나를 보던. 대상의 허옇게 질려버린 얼굴이.
그대로.. 들어오고 있었다.
[나..가..]
들어오라 한적 없으니. 나가.
어떻게.. 내 입속에서. 그런 울림이 퍼져 나왔는지.
나도 알수가 없다.
더 이상의 수치감도.
그리고. 그 어떤 아픔도.. 내겐 없었다.
전기철..
놈은 내기라 했다.
게임이라고.
얼마나 가나 본다고 했다.
내가 얼마나 버티나.
나를 사랑한다 했다,.
그리고. 나를 가졌고.. 내 비명을 이끌어 냈으며.
내가 사랑한다는 고백을. 끝내는.. 듣고 말았는데...
그것도 , 아주 절절히. 아프게.
사랑한다고. 하는.
더 이상. 내게는 잃을게 없었다.
그게 얼마나 비참한 건지.
그리고.. 얼마나 바닥인건지.
너무나 많은 걸. 가지고 있는 너는.
알수 없겠지만. 그렇지만.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나를.
내 이름을. 후비는 듯이. 부르는. 소리가 울린다 싶을떄.
나는. 의식을 놓았다.
눈을 떴을 때는 익숙한 풍경이 잡히고 있었다.
하얀. 바닥에.. 햇살이 비추고 있다.
그대로. 얼어붙듯이.. 울리는 내 동공에는
더 이상의 빛이란 들어오지 않는데.
하지만. 그렇다 해도,.
난. 죽을 생각은 없다.
[야야.. 잠이 깨있었던 모양이네..]
시끄러운 놈들이 나를 감싼다.
[닥치고.. 먹을거나 내놔.]
누구냐고.
내가 첨에 말 안했냐-?
나. 대인관계. 더럽게 좋은 놈이라고.
가진건. 친구밖에 없다고.
물론. 놈들은. 나에게. 무슨 속으로.. 붙어오는 줄 몰랐지만.
내게.. 인간들은.. 장난 아니게 꼬이는 대상들이었다.
아버지. 그러시대.
내가. 뭐. 온기가 있다나.
온기.
온기가. 뭐. 다 얼어죽었다냐.
하여간. 놈들은. 오히려. 대학 와서 사귀기 쉬웠다.
아무 생각없이. 이해관계 없는 놈들.
그 사이로 뭉쳐지고 있었다.
남들은. 오히려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사귄다 하지만.
내 고등학교 시절은. 그 개놈. 전기철. 개새끼에 의해.
친구가 나발이고. 질색했던 시절이라.
쌍심지를 키고. 나를 감시하던. 놈을 감히 견제하면서.
내 주위로 몰리는 놈들은 없었다.
단지. 대학에 오니. 놈들이. 꼬일 뿐이지.
오히려. 가진 것. 없는. 나를.
놈들은. 더 편안해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새끼. 먹는 건. 참 더럽게 밝히는 새끼가. 뭘 먹고 이렇게 말랐다냐.]
놈들이.. 나를.. 애워싸고. 김밥과 포장 우동을 풀러 놓는다.
[우동부터 내놔. 사오라는 거. 사온거 맞지.]
그래. 나. 먹는 거 밝힌다.
어쩌겠냐. 없이 살아서. 더욱. 그런 것을.
[그래. 이 개새꺄., 양껏.쳐 먹어라.]
놈들이. 내 앞에.. 우동을 풀러 놓고. 김밥도. 주르륵 나열한다.
[이제 좀. 살만한거냐-?]
놈들이. 내 뒤통수를 득득 문질러 댄다.
[닥쳐. 개뿔이나. 살긴. 뭔놈의. 내가 언젠 뒤졌어-?]
양볼이 미어터져라. 김밥을 넣고 우적거리지만.
놈들은. 내 볼텡이를 찢어져라 잡아당기고 있다.
[야- 이. 미친놈아. 그 꼬라지라니. 뭔놈의 지랄이야. 대체.]
닥쳐라. 그걸. 내가 어찌 안다냐.
[내. 하여간. 너. 언젠간. 치정사건에 꼬일줄 알았다.]
치정. 웃기고 자빠졌다.
그거. 해보기나 했으면 소원이나 없겠다.
될걸. 하라 그래라.
여자. 꼴도 보기도 싫다.
설사.있으면 뭐하냐. 뭐. 생과부 만들일 있냐.
[이 새끼. 예전부터. 그러고도 남을 놈이었어.]
놈들이 거들고 있다.
[분명히. 이건.원한에 의한 치정이다.]
아악.. 우동. 가락이 얹히겠다.
왠. 단언하는 소리래. 니네가 봤어-?
내가 여자랑 엉기는 거. 본적이라도 있냐고.
뭔. 쉰밥. 개 목구멍 넘어가는 소리라냐.
[내 살아 생전에.. 참. 별꼴 다봐.]
한 놈이. 기가 막히다는 듯. 한숨을 내쉰다.
아아. 그건 나 역시 동감이야.
[뭐. 어떡하겠냐. 워낙에. 내가 인물이 잘난 게 탈이지.]
무심코 내뱉은 내 한마디에 놈들이. 그대로 엎어지고 있다.
[이 미친놈. 지 매를 지가 벌어요. 그렇게 당하고도. 주둥이는 살았다니까.]
그럼.주둥이만. 따로 죽을수도 있다더냐.
뭔. 그런 해괴한 소리가 다 있어.
히죽거리는 내 면상을. 급기야. 못 참고.
놈들이 내 대가리를 그대로. 우동사발에 쳐박아 버렸다.
[이런 놈은. 그대로. 사회에서 매장을 시키자.]
뭔. 지랄이야. 이게-!!
[사회악이야. 한원선. 뭐. 완전 미친놈이네.]
친군지. 왠순지.
[그런. 지랄을 하고도. 입만 살아가지곤. 나불나불.]
노골적으로 나를 까고 있다.
[그러나. 저러나. 이 새끼. 사내구실은 할수 있는 거냐-?]
하아..하..하..
[병원에라도 끌고 가야하는거 아냐-?]
그만 해라. 진짜.
[야. 이 병신놈들아. 보자보자 하니까. 안닥쳐-?]
소리를 내지르는 수밖에.
[그거.칠한 꼬라지 못봤어-? 열심. 끼고 놀고 있었던 거 본 주제에.]
설마. 남자에게 당했을거라 상상인들 할것이냐.
그 질펀하게 흐르던. 가락이 내건지. 그 개놈건지. 너네가 어떻게 알아.
[개칠. 짜집기 했어도. 상태는 멀쩡하다. 이 병신들아.]
되든 안되든. 우겨야지.
아아. 나도. 이제 완전, 미쳐. 빡돌아가고 있는 건가.
이게 왠. 거지같은 개그라냐.
그래도. 꼴에 존심은 있나봐.
고자라는 소문은 듣긴 싫은가 보니.
[포경수술이 . 좀 과했을 뿐이라니까-.]
의사들이 이 소리 듣지 않길 바랄뿐이다.
아마. 몰매 맞아 죽지 않을까 싶어.
하지만 어쩌겠냐.
생고자.
심하잖아.
난. 아직. 그렇게 거꾸러지기엔.
너무나 젊은데.
난. 아직.. 새파란. 놈이란 말이야.
숨을 쉬는한.
그리고. 살아 있는 내가 느껴지는 한..
아무리 밟아봐라.
내가 엎어지나.
맘대로.. 해봐.
눈에 뵈는 거. 하나도 없다니까.
어지간 해선. 아마.
아프지 않을거야..
그. 개놈은. 날. 던지고 가던지 말던지.
아주 잘쳐먹고 잘사는 모양이었다.
놈들은 종종.
한숨쉬는. 감탄의 어조로 전기철이놈을 입에 담지만.
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놈. 나랑 뭔 상관이더냐.
알게 뭐라냐.
됐다.
그런 식으로 살면 뭐하고. 잘 되면 뭐하고. 행복하면 뭐한다냐.
나랑 무슨 상관이 있다더냐.
하나도 부럽지 않아.
너를 원하지 않아.
새빨간 거짓말이라도 좋아.
너를 원하지 않아.
전.기.철.
나더러 차가워 졌다고-?
아니. 그럼 . 그 개꼴을 당하고도.
내가 놈 말에 솔깃해져야 한다는 거냐-?
내가 바보냐-? 아님. 병신이냐.
놈이 나랑 무슨 상관이더란 말이냐.
사랑한다 한 그말을 내가 믿겠냐.
아님. 내가 사랑한다는 그 말을 내가 인정하겠냐.
섹스중에 뭔말인들 못하겠냐.
그러려니 하나 보지.
거짓말 하지 말라고-?
그럼 어떻고. 저럼 뭐가 어떤데.
달라지는게 뭐가 있는데.
[야야.. 원선아.]
누군가가 나를 쿡 찌른다.
요즘은. 이렇게 멍하니 있는게 버릇이라도 됐는지.
난. 종종. 이렇게 .. 놈을 생각하고는 한다.
물론. 치떨리게. 놈을 떠올린다는 것. 자체가. 혐오스럽기 그지 없다만.
그래도 어찌하겠어.
난. 놈이 싫은지. 좋은지. 여하간. 그 개새끼.
잘도 떠오르는데.
[왜. 툭툭 치고 그러셔. 뭐. 잘못 한거 없잖아-]
내가 알바 한다 안그랬냐.
여기는 내가 알바하는. 홀. ZEUS다.
손님. 정말. 더럽게도 없다.
좁다란 가게.
게다가. 절대 압구정 같지 않은. 소박한. 바.
이런 바라면. 다른 동네에 차릴것이지.
왜 이런. 허접데기 가게를 . 하필. 땅값 비싼. 압구정에 차렸나 그랬다가.
쥔형에게 맞아 뒤지는 줄 알았었다.
건물이 형 건물인데.
보수 비용 없어서. 돈 벌면. 보수한다나.
에이구. 이거 , 껌값 벌어 보수할 세월에.
차라리 대출끼고. 보수해서. 돈 갚아나가는게 훨낫겠다는. 소리가.
내 목구멍을 간지럽혔지만.
무식하기 이를데 없는 형의 저 큼지막한 손아귀에 쥐어터지느니.
차라리 내가 닥치고 말지.
[야야.. 절로 가봐.]
형이 손님쪽을 가르킨다.
[거길 내가 왜 가.]
짜증난다.
내가 청소하러 왔지. 손님 술시중하러 왔더란 말이더냐.
[너. 아는 사람이라고. 오래.]
형이 이상한 소리를 한다.
[뭐-?]
혹시나 해서. 목을 쑥빼고 쳐다봤지만. 아무래도 모르는 남자다.
[나. 모르는 사람인데-?]
정말. 모르는 사람 맞다.
아무리 내가 돌이라지만. 난. 그래도. 사람은 기억한다
[닥치고. 빨랑 가봐. 너. 만나러 왔대.]
이게 뭔 소리라냐.
내가. 뭐. 돈치기 했냐.
날. 보러 왜와.
하여간. 이상한 호기심에. 그 남자 앞을 향한다.
첨 보는 얼굴이다.
게다가. 놈의 얼굴. 좀. 이상하다.
왠지.맘에 안드는 첫인상.
인상이 차다.
성질. 더럽게 생겼다.
아무리 봐도 착하게 안보여.
놈이 흰이를 드러내며. 사람좋게 웃는다.
아아. 아저씨. 안어울려.
지금 엽기개그해-?
[임경민입니다.]
누가 너더러 이름 이야기 하라냐.
의아하게 떠지는 내 눈을. 그 사람이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기억하실련지요. ]
기억 . 당연히 안난다.,
나. 천재 아니다.
[집도읩니다.]
집도의가 뭐라냐.
[그게 뭔데요.]
뚱하니 내뱉는 내 말에. 그 사람의 얼굴이.. 참으로. 이상해진다.
뭐야. 그 말 못알아 듣는다. 무식하다 그거냐-?
나. 무식하다. 원래 무식하다.
욕하지 마라.
[수술하셨을떄.. 제가 ...]
그 사람의 얼굴이.. 재미있다는 듯이 빛난다.
아아.. 그.
나를 .. 보고 웃고 있었다.
[무슨 일이신지..]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차가워지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했음 그만이지.
왜 상관이라냐.
하기사. 그런 환자 첨봤을테니 호기심이야. 가겠다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거다.
왜. 뒤를 밟은 건데. 왜.
[사귀고 싶은데요.]
그 사람이 내게 말했다.
하도 황당하니
그대로. 어안이 벙벙해진다.
웃기지 말아라.
사귀긴. 개뿔을 사귀냐.
뭘 어쩌자는 건데.
하도 희한하게. 개짜집기 하다보니. 내 인생이 불쌍하더냐.
됐다.
너도 알고 보니 미친놈이구나,.
어차피, 나 사람구실 하지 못할거라는 거. 알면서.
다가오는 건.
참으로 잔인한 거야.,
너가 아니니까.
당사자가 아니니까. 그럴수 있는거야.
너도. 똑같아.
똑같은 놈이야.
새파랗게 질린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나를.
그 사람이.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호모세요?...]
내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간다.
미쳤다 해도 좋다.
어쨌거나 간에. 난 더이상 잃을게 없다.
[예..예..?]
그 사람의 이마가. 약간 일그러진다.
[호모시냐고요.]
내. 말. 당연한거다.
남자가. 남자보고 사귀자 하면. 당연히 호모 아냐-?
[아아.. 호모 아닌데요.]
그 사람이 다시 웃는다.
참으로 안어울리는 얼굴에 웃음이다.
[그럼. 지금. 장난치십니까-?]
내 목소리가 날카로워지고 있다.
주의의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무리 사람없는 빠라지만. 저녁이었고. 8시 정도 였다.
두서넛의 커플은 있었다.
그 사람들. 전부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장난으로 보이십니까-?]
여전하다.
그 사람의 그. 웃음은.
[예.]
딱잘라지는 내 목소리는 어쩔수 없다.
[앉으세요.]
놈이 . 의자를 뒤로 빼준다.
소름이 쫙 기어오르는..
전기철이 놈도 그랬다.
날. 여자 취급 했다.
난. 여자 아니다.
고로. 이런 대우받을 이유도, 필요 따위도 필요 없다.
도저히 성질을 이길수가 없어서.
발길로 의자를 그냥 확하니. 차버렸다.
힘없는 의자는. 둔탁한 파열음을 내면서.
한번에. 카운트까지. 굴러가 버린다.
[무시하지 마...]
내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오는지. 나도 몰라.
단지. 내가 미쳤다는 것.
그건 알아.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왜. 지랄이야-!]
난. 완전히 돌아있었다.
[나. 호모 아니야-!!!]
차라리 절규.
정상이고 싶은 절규.,
나도..
그리고. 우리 아버지도 원했던.
하지만. 될수 없었던..
단 하나.
[난. 정상인이야-!!!]
정상.
비명을 지르듯이.. 소리로 후벼파고. 난. 뛰쳐나왔다.
서늘해진 밤공기가.. 등골을 후비듯이.. 날. 움켜댔지만.
나는.. 숨을 제대로 내쉴수 없었다.
등을 누군가가 . 잡는게 느껴졌지만.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누군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쭈그려 앉아서. 가쁜 숨을 내쉬면서.. 헉헉 거렸다.
하도. 맘이. 허하게 아파서.
더 이상.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아무것도.
[당신.. ]
내 입에서. 목이 멘 소리가 흘러 나온다.
[원하는게 뭐야..]
이미 알고 있잖아.. 너.
알고 있잖아.. 한원선.
[아아..]
그 사람이. 멋적은듯. 웃어 넘긴다.
[그럼 내가 말할까-?]
참을 수가 없어질만큼. 내가 혐오스러워 지고 있었다.,
[내 몸이지.]
아니라 해도 좋아.
하지만. 나는 애가 아닌데.
아니야.. 난.
[...........]
그대로 눈으로 . 나를. 보고 있다.
나는. 그대로. 쪼그려 앉은채. 그를 보고 있었다.
말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섹스나 할까-?]
완전한 자포자기.
그의 눈이. 내 예상치 못한 말에.
희한하다는 듯이. 휘둥그레진다.
[목적이 있어서.뒤를 밟은 거잖아.]
나도 몰라.
내가 왜 이렇게 망가져야 하는지는. 나도 모른다고.
[원하는 대로 해줄테니까. 가자고.]
난. 몸을 일으켜. 전신을 이용해. 뒤로 기지개를 폈다.
[너가 원하는대로. 당신이 원하는 대로.]
속삭이듯이.. 입을 일그려 뜨리며 말을 한다.
[해줄테니까.]
나도 원하는 걸.
몸을.
이미. 그렇게 되어 버린걸.
완전히.
호텔에.. 들어가기까지.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욕실에 들어가서.. 가운만. 걸치고 나와. 그대로.. 침대에.. 대자로 뻗어줘도.
그는 말이 없었다.
그대로.. 미동도 하지 않은채.. 나를 내려다 보다가.
한숨을 쉬는가 싶더니. 진열된 양주를 딴다.
씨바스 리갈.
온더 락으로. 나에게 내민다.
[마셔요.]
침착한 목소리.
나는.. 눈을 감고..
그의 목소리를 느끼고 있었다.
눈물이 나와야 정상인데.
눈물은 나오지 않는다.
울고 싶은데.
정말. 울고 싶은데.
[일어나요. 오늘. 뭐. 어쩌자는 건. 없어.]
존대말과 반말이 섞인. 정중함.
그 힘에 이끌려. 천천히 내미는 잔을 받아 쥔다.
[기분이 좀 나아지겠지.]
그 사람이. 내 잔에.. 건배를 한다.
[인생을 위해..]
좋은 말이다.
인생이라.
하지만. 난.
축생 아니었더냐.
희미하게 일그러지는. 내 입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그대로.. 잔을 넘겨 버렸다.
[그렇게 마시는 건. 몸에 좋지 않아요.]
여유작작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달관했다 해야 하나.
아님. 완전하게. 객관적인 눈이라 해야 하나.
아무런 감정도 읽히지 않는다.
단. 하나의 접점도 없다.
그대로.. 손을 내미는 나에게.. 그가 겹쳐지고 있었다.
강한 힘으로.. 나를 감아 죈다.
목덜미에.. 입술을 미끄러트리며.. 나는 눈을 감았다.
기철아..
전기철.
벌어지는.. 가운사이로..들어오는.. 그의 손을 느끼며.. 숨을 내쉰다.
너를 놓는다.
지금. 이렇게..
놈은.. 전기철이 놈과 아주 달랐다.
그 어떤 것도.. 일치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묘하게 겹치는 건. 길들여진 몸뚱이의 환각 작용탓일까.
[아하아--!!]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내지르며.. 버둥거리지만..
그는.. 사정 없었다.
벌써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들어오지 않고. 그대로.
말. 그대로.. 날 가지고 장난만 치고 있었다.
[드..들어와.. 제발..!!]
숨도 제대로 못쉬겠어.
제발.. 들어와.
나를 보는.. 그의 얼굴이 차다.
[섹스가,. 애널 섹스가.. 다가 아닌데..]
한숨을 내쉬듯.. 읖조리는 목소리.
[잘못.. 당하신거 같은데요..]
그건..나도 동감이다.
하지만. 그렇게..
손가락 넣어 돌리는거나. 그거 넣어 돌리는 거나.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건데.
제발. 장난 치지 마..
부..부탁..
이젠.. 아예.. 눈물까지 나고 있다.
그만해.. 제발..
아악..
죽을 거 같아.
[그렇게. 조이지 말아요.. ]
귓가에.. 놈의 호흡이 닿을때는.. 거의 까무라칠 지경..
온몸이.. 완전히 달아올라 있는데..
벌써.. 얼마나.. 놈에게..당하고 있었던 걸까.
말 그대로 프로였다.
나는..전 기철 놈외에는. 아직까지 한명도 상대해본적 없었다.
이런. 테크니션이라니.
미칠 지경이다.
후회 막급이다.
내가 돌았지.도대체. 내가 왜-!!
[키스 하는 법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나..]
놈이.. 비웃듯 이기죽거릴때는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마-!!]
싫어.. 키스만은.
그것만은 싫어.
몸은 줘도 좋지만.. 난.. 입술은.
진저리를 치면서. 도리질하면서..
뒤로 내빼듯. 빼버리는 내 입술에.. 놈이 덤벼든다.
촉촉하고.. 부드럽게..
그리고..정성스레.. 포개지는..
온몸에 전율이 휘감아 돈다.
놈은.. 전기철 놈은.. 단지.
그대로.. 휘어 감아.. 송두리채.. 가질 뿐이었는데.
놈은 다르다.
완전히 달랐다.
교묘하게.. 자극시키면서.. 말그대로.. 흡수시키고 있었다.
숨도 못쉴거 같아.
그만해.. 제발..
막혀버리는 호흡사이로.. 간간히..신음이 흘러나가지만.
집요한.. 입술은.. 떨어지지 않았다.
부드럽게 시작된 키스가... 어느새.내 양볼을 거머잡은채..
격렬하게 바뀌고 있었다.
달아오른 몸에.. 놈의 입술의 자극은..
나를..나가 떨어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놈이.. 입술을 떼는걸. 몽롱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환장하겠는데..]
애매한 말투로..웃듯이..
그가.. 내 입술을.. 쓸듯이.. 흝어 내리고 있었다.
[그런.. 눈이라니..]
내가 .. 무슨..
[그렇게 쳐다보면.. 누구나... 덮치고 싶어하는건. 당연하잖아..]
순식간에.. 찬물이라도 뒤집어쓴듯. 화해진다.
[시..싫..]
진저리를 치면서.. 그의 몸을 밀어내보지만.
벌써. 내 위에 있다.
상위를 점유하고 있었다.
내 다리를 들어올린채.. 천천히. 몸을 포개온다.
끔찍한 감촉..
너무나 선명한..
몸이.
느껴지고 있었다.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시트를 꽉 움켜쥔다.
제발.. 끝나기를.
제발.. 빨리.
제대로.. 숨도 못고르고.. 호흡을 내쉬지도 못하는
내 등을.. 그가 절묘하게 감싸고 있다..
[숨을.. 천천히..]
귓가를.. 간지럽히는.. 허스키.
놈의 입술에 맞추어. 숨을 내쉬는 사이.
어느새.. 깊숙히 점거당해 버렸다.
완전히.. 하나가 되어버린 몸이.. 놈의 율동에 맞추어.
부서지고 있었다.
[아하아..!!]
전립선,
정확하게.
그 곳을.. 하얗게 부수어 나간다.
[한원선.. ]
놈의 모양좋은 입가가.. 잔인하게 일그러진다.
쾌감으로 멍멍하게 젖혀지는 내 동공에..
놈이 잡힌다.
[목을 감아 봐..]
어느새.. 내 팔은.. 놈의 목을 감고..다리로. 놈을 바싹 조여쥔채.
그대로... 짓이겨지는 몸을 내맡기고 있다.
격한 쾌감.
그리고.. 가물하게. 떨어지는.. 의식.
그 속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나를 깨우고 있다.
나에게 파고 들고 있었다.
[가지고 싶었어.. 너를..]
울리고 있었다.
내 귀에.
눌린.팔을. 조심스레 들어 치운다.
내 몸과. 놈의 몸은. 맞닿아 있었다.
아아..
팔을.. 치우고.. 몸을.. 조심스레.. 일으키는데..
뜨거운. 액체가.. 내 몸을 타고 주르르 흐른다.
미친..
콘돔 안쓴건가..
내가.. 어떤 놈인줄 알고.
이런 . 미친.. 놈..
창백해지는 내 안색을.. 놈이 눈치챘는지..
내 허리에.. 팔을 감아 오고 있었다.
[깼어요-?]
팔의 힘이 강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뿌리치기 위해.
몸을 떼어내지만. 놈의 몸은.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너. 돌았어-?]
내가 신경이 파르르 하는 건 어쩔수 없는 일.
맨살에.. 직접이라니.
이런.. 개같은..새끼.
[뭐가요.]
놈이 태연자약한 낯짝으로 담배에 불을 붙인다.
[왜 콘돔 안쓴건데.]
거의 나는. 폭팔 직전.
콘돔에 왜 이리 민감하냐고-?
그건 당연한거 아냐-?
계속 이렇게 줄줄 흘러내리는 거.
어떻게 감당하란 말이냐.
도대체 어떻게-!!
내 아래는. 당연하게도. 난리났다.
파들거리는 속살이. 미친듯이 경련을 일으키며..
놈의 정액을 쏟아내고 있었다.
[아아.. ]
재미있다는 듯이 뒤틀어지는 입가.
[왜 웃고 지랄이야-!!]
그렇잖아도. 지금,. 완전.
열받아 돌아버리겠는데 이새끼가. 지금 염장을 지르나.
[저. 원래 콘돔 안써요.]
놈의 말투가. 참으로.. 차다.
[뭐-?]
황당하니. 말도 안나와.
코..콘돔을 ..
[맨살이 좋아서..]
담배연기를 그대로 다이렉트로. 내게 내품으면서. 피식 웃는다.
하지만.
눈은 웃지 않는다.
[너. 젤도. 안썼잖아-!!]
뭐. 이런 개새끼가 다 있어.
의사라며.
[말 그대로에요. 맨살이 좋다고. 전. 원래 그냥 해요.]
딱 부러지는 말투.
끼어들 여지가 없다.
[너. 그러다가. 병이라도 .]
기가 막히니. 이가 덜덜 떨린다.
[하..]
놈이 신선하다는 듯이 나를 보면서. 내 머리를 쓸어올려 준다.
[그런 걱정 . 하지 않으셔도 될거 같은데..]
놈의 눈에.. 섬광이 빛나고 있었다.
[저. 의사에요. 그런 것도 못알아 먹을까봐.]
아주 차다.
[피검사 할떄. 한원선씨. 참. 깨끗했어.]
지금은. 그때. 벌써. 한달이 다 되어 가는데.
어안이. 벙벙한. 내 얼굴을 놈이 냉랭하게.흝어내린다.
[내 전공이니. 신경 안써도 된다고..]
사뭇. 명령조로. 말투가 바뀌고 있었다.
도저히 적응이 안되는..
이상한.
[그냥 하는. 촉감이 좋을 뿐이니..]
나를.. 보는 눈이 차다.
[그런 .쓸데 없는거. 이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테니까..]
어느새. 놈의 입술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를 안아.. ]
어느새 바뀌어 버린. 그의 반말.
놈에게.. 내어 던진 몸. 그대로...
부딪혀 들어오고 있었다.
[아악..!!]
뜨거운 내부에.. 놈이 침입하자..
경련을 일으키던 속살이.. 마치 불이라도 품은듯이.. 그를 조인다.
[당신.. 정말..]
놈의 미간이.. 강하게.. 일그러진다.
[아아악..!!]
놈을. 내젖기 위해서.. 팔로 밀어버리는 내손을 붙잡아 깍지 낀채로.
그대로.. 나를. 밟는다.
[맛들리겠어..]
놈의 입이..재미있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중독성이 강한 사람이야.. 당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비틀린..내 속살에.. 격하게 부딪혀 오고 있었다.
끔찍할 정도로 리얼한. 내벽의 울림이 전해올때는.
나는 거의 까무라치고 있었다.
[천부적인..]
귓가에.. 닿은 놈의 입김이.. 날이 선듯.. 차게 느껴진다.
[비치..]
씁쓸하게 울리는.. 놈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나도 알아..
나.. 그런 거.
나도 충분히 알고 있으니...
내 의지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내가 원해서 그런게 아니라면.
그거..
죄가 아니라 해도,.
격해지는 몸의 놀림과는 달리.
속은 찢어진다
피멍이 든다.
단순간의 엔조이 상대라 할지라도.
원하는 건. 같아.
상대방의 순결한 몸.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확인하고.
다른거.. 다. 알면서도.
모든 걸. 다 아는주제에.
퍽킹할때만큼은 버진을 원하는.
밟히는 내 자신과.
조련당하는 내 육체에.
신물이 올라오는.. 괴로움.
그러면서도..
반응을 일으키는 내몸이.
더.러.워.
섹스가.. 깊어지고 있었다.
임경민. 그 놈과..
얽힌게 몇번인지.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난. 날이 밝아올 무렵에야.
이제는. 완전히 망가져 버린 몸을 가지고.
다시. 돌아올수 있었다.
다시는 가질수 없는..그런..
나는.. 놈에 의해..완전히.. 개박살나 있었다.
아아.. 처음 본 놈이었는데.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
숨막히는 자괴감이.. 내 목을 죄고 있었지만..
회한이 나를 감싼다 해도.. 난 어쩔수 없다.
다 끝나 버린걸..
이젠..모두 다..
더 이상의 순결한 몸뚱이란 내겐 없었다.
그래도. 전기철. 그놈에게는. 나는 깨끗했을지 모르는데.
이젠..다른 사람을 알아 버렸다.
잘못 걸렸어.
이 정도일줄은 몰랐는데...
벌써. 내 허벅지에는..
놈의 체액이 그대로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다.
더러운. 증거..
그대로..
내가 있는 고시원 입구에 들어서자. 놈이 차를 세운다.
피곤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던 나는. 차가 서자.,
반사적으로 눈을 떴다.
[괜찮아요-? 혼자 일어날수 있겠어-?]
악마같은 새끼.
치가 떨린다.
그렇게 박아놓고 뭐가 어쩌고 저째-?
일어날수 있겠어-?
너. 한번 일어나 봐라. 이 개새끼야-!!
허리가 후들거리고.. 다리가. 제대로 짚이지 않는 상태긴 하지만.
난. 악으로. 죽을 힘을 다해.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흐윽-!]
몸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격한.,울림에.
내 짧은 단발마의 비명이. 차안에 찢어져라 울린다.
[으이구.. 같잖은 오기는..]
놈이.. 피식 웃는다 싶더니 내 몸에 손을 댄다.
[치워-!]
나도 모르게 손을 휘갈겨 버렸다.
짝하는 소리와 함께. 놈의 고개가 그대로 돌아가 버리고.
놈의 잘생긴 미간에.. 그늘이 생긴다.
[.............]
섬뜩한 시선으로 나를 대할때는.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미안하다.. ]
놈은.. 나보다 연상으로 보였지만.. 손위라 할지라도..
존대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마.
내가 깔린다는 그 같잖은 자격지심일지도 모른다.
깔리는 주제에. 존대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아아.. 괜찮아요..]
입은 괜찮다 말하지만. 얼굴이 차다.
[그런데..]
슬며시 손이 내 쪽으로 와서. 내 안전밸트를 쥔다.
[뭐.뭐..]
뿌리치려 하지만. 놈의 손이 벌써. 내 어깨를 옭아맨 후다.
[기철이.. 전기철이.. 누굽니까..?]
놈의 얼굴에.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이 사악하고 흘러가는 걸.
나는 보았다.
[아아..]
절대로.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이름.
너가 어떻게.
[간밤에.. 그 이름 몇번 불렀어요.]
놈이.. 히죽거리면서. 내 볼을 가볍게 터치할때는 죽고 싶은 심정.
[말하기 싫음 안말해도 돼..]
다시 나오는 반말.
[그 대신..]
놈의 입술이.. 가볍게 내 입술에 와 닿는다.
[키스해 줘..]
대답.. 들을것도 없이.. 놈의 입술이.. 그대로 내 입술에 와 닿는다.
거의 빼앗듯이 나를 가져가고 있었다.
몰캉하고도.. 부드러운 섬세함.
내 입술과 혀를.. 가져 가고 있다.
송두리째.
놈이 내 몸에서 떨어질때에는. 나도 모르게..
내쪽으로 놈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아아..]
전신에 불이 붙는 듯한 수치심.
마치.. 더러워지는 듯한..
[..마..]
입술이 덜덜 떨려나온다.
도저히 내 입술같지 않은..울림.
느껴지고 있었다.
내 전신에서.
[마지막이야..]
그래도..
[너랑.. 다시는 얽히지 않아..]
꼭. 해야만 할 말.
[이..이젠.. 끝...]
숨도 제대로 내쉬지 못하고 덜덜 떠는 내 얼굴을,
재미있다는 듯이 놈이 쳐다보고 있다,.
물끄러미.
[아니요.]
단도직입적인 말투.
[난. 당신이 맘에 들었어.]
딱. 끊어지는 발음.
[다시 가질지도 모르겠는데-?]
상당히.. 내려다보는듯한 느낌.
나도 모르게.. 차에서 뛰쳐내렸다.
뭐. 서 있는 차였고. 잠겨 있지도 않아서. 별로. 힘들건 없었다.
단지. 무의식적으로. 내가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랐는지는..
난.. 단순히.. 엔조이하기 위해서.. 그래서.
황급히.. 휘적거리며.. 등을 돌린. 내 뒤에.. 놈의 소리가 들린다.
[또 봐요..]
그 어처구니 없는 말에.. 뒤를 돌아다 보니.. 놈이 손을 흔든다.
여유..
가진자만의 여유,
억지로.. 몸을 돌려. 계단을 부여잡는 내 눈에.. 기가 막힘이 어린다.
잘못 걸린거 아냐-?
왠지..
잘못 걸린거 같다는..
그런..
복잡한 머리를 .. 억지로.. 짜집기 하면서.
위를 쳐다보았을때. 놈이 보였다.
전기철이다..
그대로.. 기다린건. 얼마만큼 이었을까.
옆에 수북하게 놓여있는 꽁초에 시선이 간다.
그리고.. 놈이 그냥. 넘어가지 않을거라는 것도.
절망적인 시선으로 놈을 피해보지만.
이미 나는 놈의 사정권 안이었다.
[좋은 차네..]
평상시와 같은. 무심한 목소리가 울려나온다.
[아아.. ]
아무 말도 할말이 없다,
[누구차야-?]
매끄럽게 흘러나오는 놈의 목소리에서 살기가 느껴진다.
속이기 싫었다.
어차피. 뭐. 다리 벌려보면. 바로 알게 될거고. 내 목덜미고 어디고.
다 얼룩덜룩. 놈이 잇자국을 내 놓았는데. 이제와서. 아니라고 할것도 없잖아.
내가.. 너의 소유물도 아닌 이상에야.
[새로 사귄 애인..]
내 입에서.. 희한한 비웃음이 흘러 나온다.
놈은 말이 없었다.
하기사. 말이 없기도 하겠지.
사랑한다는 소리. 들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다른 놈의 흔적이라나.
그것도.. 그 개칠갑. 피지랄 해대가면서. 자국 남겨놓은 놈에게.
[한원선..]
놈의 울림이 차분하게 내려 앉고 있었다.
[닥치고.. 가라..]
완전히 그 자리에. 굳다시피 서 있는 놈을..
내버려 두고.. 피곤한 걸음을 옮겼다.
너를 보면. 심장이 뛰어.
다른 박동으로 엇박자를 내면서.
그게 뭔지는 나도 몰라.
그. 긴 시간. 함께 했었던.. 뭔지.
아니면. 너를 보면 거꾸로 뒤집히는 심장인지.
어쨌거나.. 전기철..
너랑은 끝이야..
다시는 보지 않아.
난.이대로.
이렇게 너절하게 살테니
너는 나를 놔.
놔.. 기철아..
이제.. 이렇게 더러워진 나를.
너. 함께 할 필요 없을테니.
더 이상 가지지 말고 나를 놔.
전기철.
기다시피 몇발자국이나 옮겼을까..
놈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린다.
[한원선..]
쳐다보지 않았다.
눈물이 흘러..
놈을 볼수가 없었다.
더 이상은. 보지 않을테니까. 그러니까.
무시하고.. 발걸음을 옮기는 나를. 놈이 확하니 끌어 안는다,.
뒤에서.. 꼼짝없이 끌어 안겨져..놈을 확하니 느꼈다.
서늘한 내음.
놈의 몸에선.. 담배향과... 커피내가 어우러진.. 묘한 체취가 흘렀다.
놈, 특유의 체향과 맞물려..
[놔..]
젖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더 이상은.. 너를 보지 않을테니까..]
떨리는 허스키.
목이 메어서. 더 이상은..
[닥쳐..]
완전히 비웃어 깔아버리는 목소리.
[나.,. 정말 화가 났거든..]
놈.. 몸. 전신의 근육이 떨리는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대로 죽여버릴테니까..]
완전히 미쳐버린.
[더 이상. 단 .한 마디라도 내뱉었다간..]
놈이.. 웃고 있었다.
완전히.. 본색을 드러낸. 그대로.
놈에게 질질 끌려간 곳은.
내 방이었다.
얼마전에.. 그렇게 처참하게 당했던.. 그대로의 방.
[짐싸라-]
놈이.. 비웃듯.. 휘갈기고 있었다.
[뭐..뭐..?]
하도 ..기가 막히니. 얼굴이.. 황당하게 일그러진다.
짐을 싸-?
내가 왜.
내가 왜 짐을 싸야 하는데.
이거.. 완전히 미친.
완전히 패닉상태로.. 얼어붙어 있는 내 몸을 그가 다가오는가 싶더니.
그대로 내 셔츠를 좍 찢어 벌린다.
순식간에..내 적나라한 정사의 흔적이 놈에게 드러나고 있었다.
놈의 시선이.. 내 쇄골의 잇자국에서.. 새빨갛게 부어오른 젖꼭지에 이르르자.
난. 절망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미쳤구나.. 너..]
전기철.. 놈.. 얼굴은. 이미. 사람의 얼굴이 아니다.
[..그래..]
이젠..나도.. 정상이 아니니.
놈이. 내 버클을 풀어버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바지를 풀어 내린다.
속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내 몸. 그대로. 그에게 드러나고 있었다.
아직도... 흘러내리는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는데.
[..죽일 새끼..]
마치.. 이로..입술을 짓찢듯.. 탁하게 갈라지는... 울림.
[이젠.. 마구.. 굴리기로.. 작정이라도 한거냐..]
아주 낮게 깔리는.. 조용한 허스키.
[걸레라며..]
히죽거리고. 내 웃음이 흘러나온다,.
[말. 그대로.. 걸레야..]
Fucking man . hey..
[걸레가.. 다리 벌리는게..뭐가.. 이상한 건데..]
이기죽 거리면서..놈을.. 향해 다리를 벌린다,
[너가 만든 걸레.. 테크닉.. 한번 구경이라도 해보던가..]
완전히 얼어붙은 놈을 향해.. 내 손가락을 흔들어 보인다.
[어때. 만족하지 않나-?]
놈을 향해..활처럼. 상체를 크게. 젖힌다.
Come here...
[지금까지. 너가 원하는 대로.. 다 했잖아..]
비웃듯이.. 웃는다.
[생살까지 저며 가면서.. 다 해줬잖아.]
Rolling ....
[어때. 뭘.더. 기대하는데.]
허리라도 흔들어 주랴.. 이 병신아.
흐느적. 몸을 흔들며.. 몸을 꼬아댄다.
[가라.. 개새끼야..]
Rolling.. fuck you..
보고 싶지 않으니.. 그대로 가라.
이렇게 해서라도 너를 놓을수 있다면.나는...
전부 다.
너를 놓았으니.
그러니. 너도 나를 놔.
정상으로 살아.
더 이상은 이 더러운 호모새끼. 찾지 말고.
너라도 정상으로.
일반으로 편입되는 세상에서.
Game set,
전기철.
난.. 그대로 지옥에서 구를 터이니.
이젠... 망가져 버린. 죄의식 사이로.
이새끼. 저새끼. 다 받아들이며. 최대한 너절하게.
더럽게 굴리며.
그대로.. 지옥으로..
미친듯이.. 웃어제끼는 내 시선 너머로.. 희미하게. 일그러지는
놈이 잡힌다.
Rolling..
놈의 차가운 눈을 바라보며.. 허리를 비틀어 비음을 흘린다.
손가락을 넣어.. 내 애널을.. 수축시키고 있었다.
비틀어지는. 몸 사이로..
아직도 남아있는..축축해진.정액이 마찰을 일으키는 소리가 들린다.
축축하게 젖어있는. 애널사이에.. 손가락을 넣고.
빙빙빙..
그래.. 어차피. 잡년의 자식이니.
난.. 개 놈이니.
내 스스로..
미친듯이 손가락을 넣어 돌리고 있었다.
강한 자극에..멍멍해지는 의식을 느끼며..
도발적으로..상체를 최대한으로 젖힌다.
감각만을 흡수하면서..
웃음이 나와.
너와 나에게.
이렇게 망가져 버린 우리에게.
그렇게..
나는. 죽는다.
내. 타락한 순수에.. 칼을 꽂는다.
나는 내가 아니다.
나는.. 죽었다.
개새끼.. 너..전기철..
끝이야..
The fin....
난..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