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부 (4/6)

그래도. 나는.. 쓰러지지 않는다.

아버지 말대로. 난 정말로. 바닥이고.

이젠. 더 이상, 끝도 없는 몸이고.

그대로. 완전히 추락해버린.

꺾여버린.. 몸뚱이니.

부서져버린. 혼미한 의식이니.

사랑과. 증오조차.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완전한 제어불능의 대가리일 뿐이니.

그러니. 죽지 않는다고.

이대로.. 망가지진 않는다고.

죽을 힘을 다해서라도. 살겠다고.

어떤. 개 역설이라도 좋으니.

난. 남아있겠다고.

놈의 호흡을 느낄수 있는 바로 여기에.

너가. 얼마나.. 부서지는지.

얼마나 망가지는지. 구경하기 위해서라도.

너를 망치기 위해서라도.

그걸. 빌기 위해서라도.

전기철. 너를.. 증오하기 위해서라도.

난.. 쓰러지지 않을테니까..

미친듯이.. 오열이.터져나와서.. 이젠.. 완전히. 망쳐진,.

그런.. 아픔으로. 아프게 .. 

나는.. 그렇게.

[낫지도 않은 몸..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냐..?]

형의 걱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뇨. 사내새끼에게.. 너무, 기집애 다루듯. 하지 마쇼.]

뚝. 끊어 버렸다.

앓고 일어난건. 거의 일주일.

형은. 내 충고를 받아들여서. 가게를. 개보수하기로 어렵사리 용기를 냈다.

대지를. 담보로 하고. 빌린. 그. 대출받은 돈으로. 인테리어. 개보수를 하기로.

설계및. 초안. 그대로..

이름 그대로 갈수 있도록.

제우스.

이름만. 제우스가 아닌. 그 초라한. 구석진 바가 아닌.

좀. 제대로. 돈칠하는. 그런. 곳으로.

난. 형을 돕고 있었다.

뭐. 이젠. 임경민 놈이 찾아오던. 아님. 전혀 가능성 없는. 전기철이 놈이 찾아온다 한들.

거리낌. 없으니.

왜냐.

난. 살아야 하니까.

이건. 당위성의 문제일 뿐이었다.

혹독한 아픔. 

그걸. 극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여러가지 차이가 있겠지만. 내 방법은. 단 하나.

미련스러울 정도로. 파고 들어가서. 완전히 자가당착 해버리는.

그런. 괴로움으로.

수십번 죽이고. 나 자신을 박살내 버리는. 그 방법으로.

아픔 자체에 무감각해질때까지. 나 자신을 굴려버리는. 학대로..

그렇게 아프면서.. 성장하고. 다시. 밟혀서.. 일어나는.

잡초같은 생명력으로.

내가 밟혀주는건. 절대로..밟으라고 밟혀주는게 아니야.

내 자신에 대한 벌이야.

그렇게 손쉽게. 포기해 버리고.

나. 자신을. 내팽개치는것에 대한 벌.

그렇게. 아프게.

그렇게 시련을 끝내고 나면. 난. 그때서야. 정신이 들곤 했다.

지독히 현실적인.

그리고. 꼭. 살아야만 하는. 짐승과 같은 생존의지로.

절대절명의 과제로. 다시 리턴하는..

그. 질긴 생명력으로.

나. 한원선.

난. 自生力으로.. 사는 놈이고. 내 자신. 나름대로.. 죽을 힘을 다해 사는 것 맞다.

난. 아프지 않고. 나는. 행복하다.

나는. 불행하지 않다.

나는. 사랑하고 있다.

이 순환하는 대기를. 그리고. 나를.

따스하게. 호흡하는. 모든 것들을..

아프지 않아..!!

[궁시렁. 궁시렁..]

형이 끌끌 거리는 소리가 난다.

[뭐가..?]

눈을 곧추세우는. 내 앞에서 형이. 내 흉내를 낸다.

[하루종일. 너가 하는 건. 궁시렁 궁시렁이지. 이놈아.]

내가 언제.

[무슨. 사연이 그리도 많은건지. 계속. 띵띵띵..]

내가. 뭘.

[내뱉는 소리를 들어보면. 거의가 욕.]

그런걸 도대체 왜 듣고 있는데.

할짓 없는 사람이네. 정말.

살겠다고. 그렇게 개지랄 해대는 새끼에게 왜 지랄이냐고.. 그냥. 냅두면 될거 아니야.

조건 반사적으로.. 그냥. 뿌루퉁하게 나오는. 내입을 보고. 

형이 자신의 그 솥뚜껑같은 손바닥으로 내입을 단호하게 막아버린다.

[도발적으로 그렇게 입을 삐죽거리지 말랬지.]

뭐가 도발적이라는 거냐.

[너. 생긴것도. 묘하게.  그렿게.자극적인 놈이. 기집애 모양으로.. 입까지 삐죽거리면..]

저게.저게. 하루에 2시간 이상. 기도하는. 인간이라는 놈의 입에서 흘러나올 소리라냐..

[정말 대책없단 말이다.]

너도. 할건 다한다는 거냐.

애매하게.. 벌어져 버린 내 입에서. 피식거리는. 웃음이 나온건 당연한 일.

[형. 혹시.. ]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그런.

[동정이야-?]

다이렉트로 쏟아져 나오는 질문.

왜냐구-?

저. 얼굴.

내 얼굴을 보고. 시뻘겋게 돼서. 옆으로 고개를. 돌려버리는. 저 순하디 순한 눈을 보면.

누구나 알수 있는 거지. 그런건.

[혼인전까진. 순결해야 한다.]

아니. 이게 왠 개뼉다귀 같은 소리라냐. 갑자기.

나는.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너무나. 쉽게 흘러나온. 형의 그 신변잡기적. 고백에 더 놀랐다.

[내 여자가. 순결하길 원하니.]

단. 하나의 끼어듬도 용납치 않는. 결연한. 표정.

[나도. 순결해야만 한다..]

놀고 자빠졌다.

육갑떤다 진짜.

그럼. 도대체. 나는. 뭐가 되는건데.

나같은 놈은. 절대 결혼하지 못하겠군.

아아. 애당초 바라지도 않는다.

형이랑. 낄낄거리면서.. 유쾌하게 하는 작업은. 그나마. 선행되어지는 행복.

밝은 햇살아래서. 다시.. 순수하게 정화되는..

이미. 망쳐진 몸뚱이야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나를 사랑하는. 그런.

[워,.원선아.!!]

형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건 그때였다.

[왜요-!]

높은 곳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인부들과 이야기 하느냐고.. 어떻게 할수 없는 상황.

이 판국에 부름 도대체 어떡하겠다는 거냐. 이 또라이같은 형놈아-!!

[빨랑. 내려와-!!]

찢어지는. 비명,

그.. 침착한. 형의 말이 아닌.,.

아주.. 이상하게 울리는. 다급한 목소리.

왜 저래. 진짜.

뭐하는 거야.

다급하게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자 마자. 형이. 나를. 붙잡아. 등뒤로 세워버린다.

[도대체 뭔데 그래-?]

짜증이 이빠이 나는 목소리는 어찌할수 없다.

왜 지랄이야. 갑자기.

깜짝 놀랐잖아.

[없다면서요.. 거기 있었던 겁니까..?]

임경민이 놈이었다.

형에게 조목조목 따지는 꼬라지로 미루어 보건대.. 형이 나 없다고. 말했나 본데.

그대로. 형을 밀쳐버리고. 여기까지 쫒아온 모양이었다..

안돼지. 안돼..

형의 그.. 어정쩡한 그런 개폼으로 어떻게 저런 새끼를 막아.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는 게임이잖아.

그게. 말이 된다고 보는건 아니겠지.

개와.. 병아리의 싸움이냐-?

내 참. 웃겨서..

형이. 임경민 놈을 절망어린 시선으로 쳐다보고.. 황당한듯이. 고개를. 돌려버린다.

[왜 왔어-?]

싸늘하게 울리는 건. 내 목소리.

[좀. 피해주시겠어요-?]

임경민이 놈이. 형을 보고. 마치 아랫사람 부리듯이.. 명령을 내린다.

[원선아..]

형이 내 쪽을 보면서.. 물어오지만.. 나는. 피식 웃으며.. 형에게 손을 내저었다.

[형. 상관하지 말고. 가 있어. 좀 이따 갈께.]

가 있어.

이건 내 문제니까. 형은 신경쓰지 않아도 돼..

놈이.싸늘하게 웃는다.

[당신.. 창부야..?]

이상하게 흘러나오는 놈의 목소리.

분명히 물었다.

나에게. 창부냐고..

[.....................]

묵묵부답.

할말 없다.

어쩌면. 맞는거. 맞으니까,

맞다면 맞는 소리,.

어차피. 나는. 어려서부터. 몸대주고 숙식을 해결하던..

그런. 너절한. 덩어리 아니었으니까...

정말로. 그랬으니까..

[호텔에서 새벽에 빠져나가는 건. 창녀들이나 하는 짓이지..]

얼굴에.. 표정이 없는 특이한 놈.

[몸주고.. 안심시켜 놓은후에.. 바로 도주라. 훌륭하시네.]

그래서.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건데.

[임경민.]

도저히 더는. 참지 못하겠다.

[너는.. 날. 도대체. 뭘로 보는거냐..?]

꼭, 한번 물어보고 싶었던 것.

[너랑. 나랑은. 그만이야.]

당연한 거잖아. 그건,

[기대하지 마라. 피곤하니까..]

짜증나.

[더 이상의 감정은 사절이니까. 다른 놈이랑.. 뭘 어쩌던가.]

피곤하다고.

[친구라면. 모르겠지만. 더 이상은. 싫어.]

일방적인 통고.

솔직히 친구도 싫다.

저런 놈이랑. 저런 개싸이코같은 새끼랑. 왜 내가 친구를 해야 하는 거냐.

그냥. 적당히 봐서. 잘라버리면 그만이지.

나더러 잔인하다 하지 마라.

저. 놈에게 깔려서. 그동안. 비명 내지르고.. 몸. 찢긴거 생각하면.

이가 갈리니까.

아직도. 허리가 욱신거리는데. 내가 미쳤냐.

[한원선..]

놈의 입가가.. 묘하게. 일그러진다.

[난. 당신이랑. 친구같은 것. 할. 생각. 전혀 없어.]

그 말. 나올줄 알았다.

나도 싫은데. 너라고 좋겠냐.

[하지만.. 내가 가지고 싶은건. ]

너가 가지고 싶은게 뭐던 말던.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더냐.

[당신의 그 말랑한 몸뚱이 하나니까..]

말랑한 몸뚱이-?

이 개새끼가.. 

너. 군대 어디나왔냐..

군의관 출신인 주제에. 감히 해병대에게 말랑한 몸뚱이 운운하는 거냐-?

이 개자식이 뒤질려고 환장했나..참자참자하니까. 정말. 못봐줄..

서슬퍼렇게. 일그러진 내 얼굴을 보고. 놈이. 재미있다든 듯이 킬킬 웃는다.

[내가. 원할때는. 몸을 내줘. 그럼.. 곱게 가주지.]

지금 그걸 말이라고-!!

결국. 성질 못이기고. 주먹이 나가는데. 놈의 다음 말로. 인해서.. 그대로 전신에 몸이 굳어버

렸다.

[억지로라도 너를 안을 방법은. 많아.]

아아..!

[단지. 나는. 너가.. 자발적으로. 깔리길. 바랄뿐이니까.]

아주.. 노골적으로 솔직한 놈.

[뭐. 우리 사이에. 그정도. 정리야. 당연한거 아니냐-?]

아주. 재미있어 하는게.. 노골적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너도. 이젠. 섹스에 길이 들어버렸으니.. 종종 사람이 필요할거 아니야..]

놈은. 나를 알고 있었다. 이미.

[혼자서는. 처리하기 곤란할때. 피차 연락하자는 거지.]

이런.. 개새끼..

[차라리 잘됐네..]

체념한 내 목소리다. 이건.

[너. 생각보다. 뒤가 깨끗한 새끼구나..]

완전히. 체념하고. 놈에게.. 내주기로..

[그럼.. 약속의 표시로.. 키스해줘..]

놈의 입가가 재미있다는 듯이 올라간다.

저. 웃음. 정말. 맘에 안들어.. 

[여..여기서..?]

황당하게 일그러지는. 내 얼굴에 놈이 그림자를 드리워댄다.

[바보놈아.. 여기는 야외야. 그렇게 머리 나빠서. 도대체 어떻게 살거냐...]

놈이.. 혀를 쯔쯔차고 있다.

이런.. 빌어먹을 놈..

그럼. 나를 놀린거란 말이더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견디지 못하고. 덤벼드는 나를 놈이 간단하게 제압해버린다 싶

더니.

가볍게. 입술을 훔친다.

마치. 스쳐지나가듯이..

어안이 벙벙해져서.완전히 벙찐 나를 향해.. 놈이 미끄러지듯이.. 손을 흔들어 댄다.

[연락해라. ]

임경민.

너. 참..

나랑.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는.

정말. 프리섹스주의자..

하지만.. 깨끗한.

차라리. 나보다.. 순결한.,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렇게.. 너절하게 끌려다니지 않는.

담백함.

적당히. 자신을 지키고. 감정적으로 너무나 쏠려서.  좀 위험해 진다. 싶으면.. 알아서..  몸을 

빼버리고.

그렇다고.해서. 절대로. 자신의 실속은 잃지 않는.

저런 놈이 장사를 해야하는데.

임경민. 저놈..

솔직히 독특한 매력.. 있다..

내. 인정한다.

괜찮네.

보면 볼수록..

멀어져 가는. 놈의 뒷모습을 향해서..피식거리고.. 웃는. 내 곁에 형이 다가와 등을 쳐댄다.

[너. 정말 괜찮은거냐-?]

아아.. 괜찮지.

[도대체 어떤 사이야. 저. 기분 나쁜 놈이랑은.]

형..

[아아. 단순한 친구사이야. 곡해하지마.]

갈수록 느는건 거짓말밖에 없네..

이런..

[넌. 친구 사이에. 입술대고 있냐-?]

형의 얼굴이 노골적으로. 일그러진다.

극렬한 혐오.

형은. 예전부터. 게이는. 질색이었으니.

양성애에 길들여진 형은. 나를. 참으로 안스러워했고.

그만큼. 전기철이놈을.. 증오했다.

나를.. 망쳐버린 놈을.. 형의 자발적인 본능으로. 캐취해버렸기에.

[아아. 친밀한 친구는. 그러는 경우도 있어.]

완전히 말도 되지 않는 거. 나도 알아.

그러니. 비웃지 마라.

[외국놈들은 그래.]

물론. 외국놈. 그 누구도 안그러는거. 나도 알고 있어.

[에라. 이 빌어먹을 놈의 새끼야-!!]

결국. 내 놀림을 견디지 못하고. 형의 발길이 날아온다.

[원선아..]

형의. 사려깊은 눈빛.

부.담.스.러.워..

[야야.. 몸. 잘 사려라.]

왜. 그래. 갑자기.

[너. 저놈이랑. 같이 있을 동안에..]

이미 상상하고 있었다.

함께 뒹구는 꿈을.

놈이랑.. 엉기는. 환상에..

그대로..멀어져 가는 놈의 뒷모습을 보면서..

임경민이놈이랑. 뒹구르르..하는.

벌써 그렇게 중독되어 버려서..

멍하니. 헤메고 있는 내 얼굴을 보면서.. 형이 일침을 놓는다.

[전기철.. 그놈. 여기.. 뻔질나게 왔다 갔었어..]

숨막히는 정적.

...몰랐다면 거짓말.

시치미 떼는건. 적성에도 안맞는.

짐작..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다면.

솔직히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소름이.. 우선되는. 혐오.

새파랗게 질려버리는 내 얼굴 보면서.. 형이 답답한듯. 숨을 내쉰다.

[그간에. 너가. 너무 몸이 안좋아서.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아아..

[너. 없는. 근.. 한달내내. 놈. 계속 왔었어..]

그..그만..

[내가. 가게 다시 짓는다고 한것도..]

그만해-!!!

[놈이 못오게 할려고. 그래서..]

아아악..!!

[싫어-!!]

발작적인 경련이 일어난다.

미친듯이 몸부림치면서. 나는. 형에게 . 덤벼들고 있었다.

[싫어. 하지마..!! 하지마아-!!!]

싫다고. 

그 이름 꺼내지 말라고..

더 이상은 견디지 못하니. 그러니까..

제발..

제발.. 형..!!!

형의.. 어쩔줄몰라하면서.. 붙잡아주는.. 그.. 손길 아래서.

나는. 그대로 뻐드러지고 말았다.

죽어도.. 

절대로.

내 살아있는 동안에는.

놈이랑 엮이기 싫어.

싫어..!!

사랑한다 해도.. 

지금.. 이렇게 몸이 탄다해도.

더 이상은. 너를 견뎌내지 못해.

어떻게 해서든지 너에게서 도망칠려고.

그렇게 더럽게 너절하게.

절대로 원하지도 않는 놈에게.. 그렇게.. 너저분하게 몸을 굴려대면서.

그. 더러움을.. 참았는데.

그런데..왜.

왜. 나를 밟아.

왜...!!

치밀어오르는 오열을. 견디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동안. 꼭꼭.억누르면서.. 참아왔던. 서러움이.. 형의 셔츠를 적신다..

[형.. ]

제대로 발음도 나오지 않는.. 억눌린 흐느낌.

[나..]

붙잡을것이 없는..

[제발.. ]

단. 하나도 없는.

[제발.. 부탁이니..]

절박함..

[그만.. 하라.. 그래..]

되지도 않는 변명.

그렇게.. 무릎이 풀려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기운내라. 바보놈아-]

형이. 억센 손으로. 내 등을 후려갈겨 버렸다.

[사내놈이. 그런거 가지고. 우는 거. 아냐-!]

너가 모르니까. 그딴 소리를 하지-!!

네 놈이 도대체 뭘 알아-!

그렁한 내 눈물을 더러운 소매로 쓱쓱 닦아주면서 형이. 발길로 걷어찬다.

[일어나. 바보야. 알고 보니 머저리잖아..]

쌀쌀맞은 새끼같으니.

그. 말투하곤.

알았다. 알았어. 알았다고.

나를 염려하는 형을 향해. 안심하라고. 웃어보이지만.

속은. 갈래갈래. 터지고 있었다.

나를. 밟고 있었다니.

어째서. 왜.

도대체. 무엇때문에..!!

건물신축은 참으로 순조로웠다.

형은.. 건축학과 출신의.. 그. 특유의 감각으로.

인테리어를 해나갔다.

뚝심. 그리고. 술맛이 나야한다는. 주당 특유의 감각으로..

게다가.. 사내놈 특유의 그 간결미를 더해서...

제우스는. 그렇게.. 적당하게..형의 의도대로. 맞추어져서..만들어지고 있었다.

7월1일. 대망의 오픈날.

뭐. 한. 게을러터짐하는. 내가.. 손수.. 뻉끼칠하는 것까지 나와서 도울 정도로 헌신적으로 노

력봉사

한 덕에.

가게는. 꽤,. 그럴싸하게 차려졌다.

[아아. 볼만 하네요. 일취월장이라..]

임경민이 놈은.. 와서.. 꼼꼼하게 살피며.. 구석구석을.. 섬세하게 흝는다.

[뭐가 일취월장이라는 겁니까-?]

짜증이. 듣기에도 척하니 느껴지는  이 음성은 형의 것.

[전의 그 바는. 솔직히 제우스는 아니었지. 형.]

제우스라니. 솔직히 웃기지도 않았다. 진짜.

솔직하게 내뱉는 내 비꼬는 소리에. 형이 불끈한 건. 당연한. 일.

[뭐-?]

형의 이갈리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임경민이 놈이 피식 웃는 걸, 바라보면서,

슬쩍 나오는 이갈리는 웃음을 낸다.

[실내포장마차. 그 수준이었다.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난 .형이 느껴지고. 주위에 진열된 놈들이 킥킥 웃는 소리가 들렸지만.

사실은 사실이잖아.

난. 거짓말따위는 별 적성에 맞지 않아서리.

[그래도. 지금은. 제우스 비스끄리하게 되가네.]

형의 머리를. 북북 쓰다듬어서.. 달래주는중에.. 

그대로 몸이 얼어버렸다..

환상이야.

저건. 

환상이야.

하도.. 내가. 생각을 많이 해서.

지금 헛것을  보는거야.

내가. 미친거야.

내 시신경이 돌아버린거야.

놈을.. 발견하자 마자. 미친듯이 뛰쳐나가버렸다.

순간적인. 반작용.

무의식의.,. 의식분출.

도저히 제어하지 못하는.. 역함..

약간의 취기가.. 얼얼하게 느껴지는 와중.

완전히 깨어버린 정신으로. 미친듯이.. 내달리다가..

바닥에 엎어져서.. 세게 굴러버리고야 말았다..

뎅그르르.. 굴러서.. 결국.. 바닥에 처박히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아버렸다...

기철아..

몽롱한.. 의식 너머로.. 소리가 들린다.

예전의 그 소리가.

그리고.. 이제는. 진짜로.. 치떨리게 변해버린 그가.

느껴지는 감촉이.

완전하게 변해버린.. 

사는게 원래 이런거지.

내게는. 한번도 운이 좋다는. 법칙. 그거.

단 한번도 적용된적 없었다.

그뿐인가..

내 뒤를 물어댄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놈이었다,

내 인생이 비틀어진것도. 놈때문이었다.

나는. 정말로. 놈을..

그래.. 놈을..

좋아했다.

그. 어린시절의 백색. 그대로.

맨날.. 나는.. 너를. 생각하는데.

매시간. 너를.. 못 잊어.

그. 치떨리는. 배신감에..

내 몸을 좀먹는 그 육욕에 절어.

너를. 생각하는데..

너는. 왜.

도대체 왜. 나를. 이렇게 밟는거야..

얼마나 뛰었는지.

얼마나.. 아팠는지도..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눈을 뜨고.. 정면을.. 응시했을때.. 나는..

생전 처음 보는 곳에. 낯설게 서있었다는 것.

도망쳤다는 거.. 그거 하나..

눈을 뜨면.. 사라지는.. 사람..

눈만. 감으면.. 그대로.. 목을 죄는

숨이.. 턱턱 내 목줄을 죈다.

그. 아픔속에서. 나는. 절어서. 하얗게 부서지고 있는데..

목줄기에 걸린. 핸폰이 미친듯이 울어대는 건.. 그때였다.

[여..여.. ]

숨죽인.. 내 목소리를.. 잘라버린 것도..

[...............뚜뚜뚜뚜]

끊어지는. 신호음에.. 심장이.. 벌벌거리는 것도..

나는. 그대로 미쳐버리고 있었다.

토막이 쳐져서. 그대로.. 제물로 끌려가는..

그런.. 갈증이.. 나를.죄고 있었다.

터덜터덜.. 얼마나. 걸었는지 모른다..

동호대교 밑으로. 해서.. 한참을 걸어서.. 그렇게.. 헤메고 헤메다가..

새벽녘이 되어서야.. 나는. 지친.. 파김치같은 몸으로.. 간신히.. 형네로..

그렇게.. 몸을 누이기 위해서..

임경민이 놈에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놈의 그. 몸에. 내 육신을. 누이고. 안정하고 싶다는.. 울음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그런식으로라도.. 위로를 받고 싶었지만.

단. 하나의 절망이. 나를. 포기하게 했다.

난. 더 이상.. 망가지고 싶지 않아서.

사람같이 살고 싶어서.

나도 사람이니까..

단. 한명이라도 좋으니.

단. 한순간이라도 좋으니.

나를.. 인격적으로..

사람으로. 따스하게.. 안아준다면.

내 심장이라도 파서.. 그에게 내줄텐데..

내가 원하는 건.. 섹스도.. 몸뚱이의 너절하고. 더러운 부대낌도 아닌.

단. 하나.

교류. 인간적 감정의 교류인데..

내가 필요한건. 체온. 단지. 그거.. 하나.

어린애처럼. 눈물. 질질 흘리며. 한참을.. 완공된 제우스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들어갔다가.. 놈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기다릴수도 있는거..

다시는.. 절대로.

아니 죽어도..

그렇게 라도..

부서지는 의식사이로. 놈의 형체가 담기는 것.

그리고. 놈이 나를. 보는 것.

그 상태에서. 뒤로 주춤거리다가. 미친듯이 뛰어갔다는 것.

육중한 차체에 부딪혀서. 그렇게. 튕겨지는... 느낌과,... 

그리고. 몸이 날아가듯.. 부유하듯 그렇게.. 

명멸하는. 헤드라이트 속으로.. 그렇게 뻗치듯.. 바스러져버리듯. 그렇게..

그대로. 뻗튕겨서.. 날아가면서. 나는. 눈을 감았다..

이제는. 잠들수 있을테니까..

다 잊고. 편히 쉴수 있을거라고.. 

이렇게..

혼미한.. 의식너머로.. 말소리가.. 두런두런.. 들리는듯도 하는데.

난. 헤메고. 이리저리. 망쳐서. 돌아다니는데.

아무런. 존재감도 느껴지지 않는. 어둠같기도 하고. 빛같기도 한 곳을.

이렇게. 아프게. 돌아다니는데..

앉지도 못하고. 쉬지도 못하고. 쓰러질듯한 육신을. 가지고. 이렇게..

멀리.. 헤메고 있는..

생각.안해.

모든것.. 전부..

왜. 내가.. 이러는지..

눈을 감아버릴테니까..

왜. 헤매는지도. 그리고.. 왜 아파야 하는 건지도. 모르니까..

이제는. 전부 생각하지 않을테니까.

난.. 모르니까.

전부.. 

몰...라... 

[의식은 돌아온건가요..]

주의의 웅성거리는 소리.

[동공의 움직임으로 봐서는..요]

눈까풀도 움직이지 않을수 없잖아.

[그럼. 왜 . 눈을 안뜨는 겁니까.]

시끄럽다.

저리 가라..

[말도 안꺼내고.. 전혀. 의식을. 차리지 못하잖아-!!]

급기야. 노성과 반말이 튀어나온다.

[환자가. 아직. 그럴 상태가 아니니. 기다리셔야죠]

의사도 .. 할짓 못되나 보다.

저런. 놈들이나 상대해주고 있게..

하여간. 어쨌거나 좋으니.. 제발. 조용해라..

잠. 다 깼다..

[한가지 방법.. ]

재미있어 하는게 분명한 목소리.

[원인 제공자를. 이리오라 함 되겠네]

뭐냐..

[전기철인가요.. 이쪽으로 오라 하시죠.]

이기죽 거리는.. 노골적인. 혐오감.

[뭐..뭐..?]

아주.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대응.

[그. 개잡새끼는. 왜..! 오면. 내가 죽여버릴거야. 내가-!!]

시끄럽다.. 제발. 아아.. 고막찢어지겠다..

나가라..

[당신이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건데..]

이. 비꼬는 말투. 맘에 안든다. 진짜.

[닥쳐. 너가 뭘알아-!! ]

나가.. 싸우라니까. 

[제가 바보인줄. 아십니까..?]

이쪽도. 감정이 꽤나 껄그럽다.

[당신도. 참. 역겨운. 인물이야.. ]

아예. 이참에.. 반말로 나서는 거냐.

아아.. 경민아, 너. 잘 모르는 모양인데 개기지 마.

쥔형.. 성질. 참으로 더러워..

너가. 깨질거다..

[시끄러-! 여하간. 그 개새끼 이름 아예 말도 하지. 마 -!!]

전기철. 불러왔다간.. 형 주먹에 그대로  맞아죽겠군..

[환자. 안정에 좋지 않으니.. 나가시죠.. ]

그래도. 의사는 의사인지.. 끌어내는 그런..

이제야. 좀 편해지는..

간신히 눈을 감고.. 천천히 적막속으로 빠지고 있었다.

수면에. 부유하듯.. 일그러지듯 그렇게.. 헤엄치듯. 유영하는.. 내 의식에.

놈의 목소리가 들린건 환청이었을까..

놈이 내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귓가에. 입술을 대고.

부드럽게.. 쉴새없이..

놔두고.. 가면..

죽여..

다시. 너를 쫒아가서.. 죽여버릴거야. 라고.

빌어먹을 목소리..

꿈속까지 쫒아와 괴롭히는. 단 한명..

내 무의식을. 지배하는. 놈.

도저히 참을수 없는 고문.

왜 무의식까지 쫒아들어와서.. 나를.. 괴롭히는 거냐..

이. 더러운 새끼야.. 왜..

견디지 못하고 꼬물락. 움직이는. 내 얼굴에.. 서늘한.. 놈. 특유의. 그 촉감이.

시리게 느껴지고 있었다.

눈을.. 뜨라고..

마치 명령을 내리듯..

내게 눈을 뜨라고..

그.. 거지발싸개같은 놈이.. 내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안아줘.. 제발..

허공을 부유하듯.. 손을 내뻗어.. 놈을 안으려..

식은땀에 절어서.. 헉헉거리며.. 

놈을 그리워하며.. 그 냉기라도.

그 얼어붙은 체온이라도 가지기 위해서. 

놈을 안으려 하지만. 아무것도 담기지 않는다..

추워.. 기철아..

추워...

그러니. 제발. 나를 안아..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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