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 (1/1)

거실에서 나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정희는 잠에서 깼다. 아직 다 떠지지 않는 눈으로 방 안을 둘러보니 여전히 깜깜한게 한밤중인 듯 했다. 저 반대편 방문의 살짝 열려있는 틈새 사이로 빛이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아유, 얘가 몇시인데 아직도...' 아마도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이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들려오는 소리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아들의 말소리와 함께 어딘가 낯익은 젊은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친구라도 데리고 왔나...' 그때서야 아들이 저녁 때 술 한 잔 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도 그렇지 지금이 몇신데...' 정희는 침대맡에 놓여진 붉은 LED 시계를 확인했다. 숫자는 새벽 2:47분을 막 가리키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하려 했으나, 계속해서 들려오는 말소리와 소란스러움에 잠이 오지 않았다. '거실로 나가서 한마디 해야겠어...' 그녀는 이불에서 나와 빛이 새어들어오는 문쪽으로 걸어나갔다.

[얘들아, 몇신데 아직도 그렇게...] 방문을 열고 거실로 통하는 짧은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선 정희는 순간 멈칫했다. 거실에는 아들 영진이가 친구와 함께 텔레비젼을 틀어놓고 축구를 보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라는 아이가 바로 정민이었다.

[아, 어머님 안녕하세요?] 정민이는 정희를 보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꾸벅 인사를 했다. 영진이도 [아, 아직 안주무셨어요?] 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으..응 그래. 정민이 왔구나.] 순간 정민이임을 확인한 정희는 당황했다. 정민이는 아들 영진이와 초등학교때부터 가장 친하게 지냈오는 친구였다. 같이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고등학교에서 아들과 다른 곳에 진학했지만, 여전히 둘은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며 단짝으로 지내내고 있었다. 아들과는 달리 공부를 잘해서 서울로 대학을 가면서부터는 둘이 예전처럼 많이 만나지는 못했지만, 군대를 갔다가 전역하고 나서 한동안 다시 휴학하며 집에 머무르는 지금은 둘이 자주 만나는 듯 했다.

[죄송해요, 시끄러웠나봐요. 야, 그러니까 조금만 조용히 하자니까...] 정민이는 두 손을 모으며 죄송하다고 말하고는,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의 소리를 줄였다. [아, 아니야. 그냥 소리가 들려서 나와봤어. 그럼 재밌게 보렴, 난 다시 들어갈게.] [네, 이거 금방 끝날거예요. 주무세요.] [잘자요, 엄마.] 둘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정희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가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 올렸다.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살짝 흥분이 되는 것 같은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정민이구나...' 

사실 정희가 정민이를 보고 당황한 데는 이유가 있다. 말했듯이 정민이는 아들 영진이의 오랜 친구로 정희도 정민이를 어렸을 적 부터 많이 봐왔고, 정민이의 엄마와도 동갑내기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여서 그동안 그를 대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정희가 정민이를 대하기가 조금씩 불편해 지는 사건들이 있었다.

그때는 아직 둘이 고등학생일 때였다. 둘이 다른 학교로 진학하게 되서, 거의 매주 영진이의 집을 지나들던 정민이가 고등학교 입학 후 몇 달 만에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던 정희는 문소리에 잠시 일을 멈추고 거실로 나왔다. [안녕하셨어요?] [아, 그래 정민아. 오랜만이다 정말. 학교는 다닐만 하니?] [뭐 그렇죠 뭐.] 이어서 영진이가 뒤따라 들어왔다. 둘은 이미 땀으로 옷이 범벅이 되어 있었는데,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공원에서 농구를 하다가 온 모양이었다.

[엄마, 우리 샤워좀 하고 피시방에 갔다올게요.] [그래, 안방에 있는 욕실 써.] 정희네 집에는 거실에 욕실이 하나 있었고, 또 안방에도 작은 것 하나가 더 딸려있었다. [내가 안쪽꺼 쓸게.] [그래 그럼.] 영진이가 자연스럽게 안방의 욕실로 들어갔고, 정민이는 거실쪽에 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곧이어 쏴아-하는 샤워기의 물줄기 소리가 양쪽에서 들려왔다. 베란다로 돌아가 빨래를 마저 널은 정희는 빨래통을 가지고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 세탁기가 거실쪽에 있는 큰 욕실 안에 있기에, 빨래통도 항상 세탁기 옆에 두지만 지금은 정민이가 씻고 있어서 일단 문 앞에까지만 빨래통을 가져다 두기 위해서였다.

[으음...] 욕실 문 앞까지 온 정희는 문득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무슨 소리지...?' 정희는 문득 자신이 잘못들었나 보다 했지만, 다시 한번 소리가 이어졌다. [아..줌마..] […!!] 틀림없이 욕실 안에서 나는 정민이의 목소리였다. 샤워기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줄기 소리에 가려져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정민이의 음성은 확실했고, 다만 뭐라고 말하는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아줌마...? 잘못들은건가?' 정희는 숨을 죽이고 문쪽에 귀를 가져다댔다. [...아....줌마.....보...지...] 

정희는 예상하지도 않았던 단어에 깜짝 놀라며 문에서 떨어졌다. '얘..얘가 뭐라는거야..?' 당황한 정희는 아마 자신이 잘못 얼아들었을거라고 생각했다. 물소리때문에 음성이 끊겨 들린거라고.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정민이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보지..너무....좋아..아줌마..보..지..]

그녀의 심장이 쿵광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20년차 주부에, 혈기왕성한 고등학생 아들까지 있는 정희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리 없었다. '...설마.....아닐꺼야...' 정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문에서 떨어져 나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젼을 켰다. '….정민이가 …날? 설마... 하지만... 아줌마... 라고... ' 정희는 소파 앞 테이블에 놓여져 있던 쥬스를 컵에 따라 한모금 마셨다. 텔레비젼에서는 깔깔거리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영중이었다. 하지만 정희에게는 그게 지금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그래, 자... 그걸 한다는 보장도... 없잖아? 뭐, 정확히 잘... 모르지만, 별로 심각한 일은... 아닐거야.'

머릿속에서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정희는 편하게 생각하는 쪽을 택했다.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며 텔레비젼의 코미디에 집중했다. 십분 정도 지났을까... 먼저 영진이가 샤워를 끝냈는지 안쪽에서 문소리가 나더니 곧 정민이도 영진이의 옷을 입고 욕실에서 걸어나왔다.

[그래, 샤워 다 했니?] [예, 시원하네요.] 정민이는 정희를 보며 씩 웃고는 영진이의 방에 들어갔다. [쥬스라도 마시련?] [괜찮아요, 바로 나갈거예요!] 영진이의 대답소리가 들리고 약 이삼분 뒤, 둘은 나갈준비를 마쳤는지 다시 방에서 나와 거실을 지나 신발을 신었다.

[이따 저녁먹으러 와, 같이 먹구가렴.] [아,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집에서 가족들끼리 먹기로 해서요.] [그래, 그럼 잘 놀다가고 다음에 보자.] [네, 다음에 뵐게요.] 자리에서 잠깐 일어나 정민이를 배웅한 정희는 문이 닫히는걸 보고 몸을 돌렸다. 그러다 문득 아직 욕실 앞에 있는 세탁통에 눈에 띄어 안으로 가져다 놓으려고 집어들었다.

'휴... 좀 쉬다가 밥이나 해야겠다.' 세탁통을 세탁기 옆에 놓던 정희에게 드럼형 세탁기의 유리 안쪽으로 세탁물들이 보였다. 정희네 집은 세탁기로 세탁할 빨래들이 생기면 너나랄것 없이 옷을 그냥 세탁기 안에 넣는다. 나중에 정희가 세탁량이 적당히 찼다 싶으면 돌리는 식이다. 그런데 세탁기 안쪽으로 문득 자신의 핑크색 팬티가 눈에 띄었다.

'…..아니겠지만 그냥.... 한번 볼까?' 문득 호기심에 정희는 세탁기의 문을 열어 자신의 속옷을 집어들었다. 어디선가 남자들이 여자 속옷으로 자위를 하더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았다. 어딘가 웃기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속옷으로 어떻게 자위를 하지? 속옷의 냄새를 맡으며 자위를 한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그건 어딘가 불쾌한 기분이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누가 내가 벗어둔 팬티를 코에 가져다대고 냄새를 맡는다니... 그러면서 팬티를 집어든 정희는 순간 이상한 냄새가 풍겨오는 것을 눈치챘다.

[이건...] 그리고 유부녀인 정희는 그게 무슨 냄새인지 단번에 알아맞힐 수 있었다. 밤꽃냄새, 즉 남자의 정액냄새... 기대하지도 않던 냄새를 맡은 정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이..이게 무슨 일이지? 왜.. 그냄새가..' 그리고 방금 전 자신이 들었던 정민이의 말이 생각났다. '그.. 그러면 정말 얘가..?'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집어 든 속옷이 축축하게 젖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이 벗어둔 속옷이 이렇게 젖어있을 리가 없었다. 벗자마자 세탁기 안에 던져두었고, 세탁기 문은 닫아둔 상태이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자신이 쥐고 있는 속옷은 막 물속에서 건진 양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정희는 방금 전 욕실안에서 벌어졌던 일을 대강 파악할 수 있었다. 아까 들렸던 음성은 틀렸던게 아니었다. 정희의 생각이 맞은 것이다. 정민이는 이 안, 바로 정희가 서있는 이 자리에서 방금전까지 정희의 팬티를 들고 자위를 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정민이가 자신의 팬티에 사정까지 해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사정을 하고 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샤워기로 재빨리 물빨래만 하고 세탁기에 다시 넣은것 같았지만, 그 아찔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는걸로 봐서는 틀림없었다.

'아닐거야...' 정희는 다시 속옷을 세탁기안에 집어넣고는 욕실에서 나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심장이 아까보다 더더욱 미칠듯이 쿵쾅거렸다. '정민이가... 날...?' 거슬리는 소음에 텔레비젼을 끄고 소파에 앉은 정희 머릿속에 온갖 상상이 다 떠올랐다. 정말로 자위를 한걸까? 내 속옷을 가지고 나와 섹스하는 생각을 하면서? 정민이가 자신의 팬티를 움켜쥐고 코에 부비며 냄새를 맡는 장면이 떠오르자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딘가 불쾌하고 창피했다. 자신의 가장 은밀한 부위와 닿아있던 부분이 아닌가.

'일단... 진정하자...' 일단 생각을 멈춰야겠다고 생각하며 정희는 담요를 덮고 소파에 누웠다. 하지만 요동치는 심장은 진정될줄을 몰랐다. [아줌마... 보지... 너무좋아...] 정민이의 목소리와 함께 그가 자신의 속옷에 사정을 하는 모습이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 안돼... 그만 생각하자... 그만...' 정희는 지금 매우 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남편의 출장이 잦은 탓에 몇 년째 섹스리스 부부로 지내던 그녀에게 이는 엄청난 자극이었다.

물론 정희 자신은 이 기분을 해명할 길이 없었다. 단지 그녀는 지금 자신이 너무 당황스럽고 한편으로는 불쾌해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그녀의 몸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자신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머리를 흔들었지만, 순간 순간 떠오르는 쾌락적인 상상을 막을수는 없었다. 자신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사실 정희는 왠지모를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보다 한참 어린, 그야말로 아들의 친구인 젊은 남자가, 내 속옷을 가지고 내 보지에 박는 상상을 하며 사정을 했다... 이는 아직 정희가 여성으로서, 암컷으로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너무나 당황스러웠기에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녀의 비밀스러운 음부와 맞닿은 속옷은 이미 살짝 젖어든 상태였다. 하지만 정희의 이성은 이 무의식의 레벨에서 이루어지는 본능적인 감정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단지 당황스럽고, 불쾌하고, 한편으로는 조금 창피하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자신도 모르게 소파 위에서 잠깐 낮잠이 들었다가 깬 정희는 한 순간 머리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아직 10대의 고등학생이고 이성에게 관심이 많은 나이. 어른인 자신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일은 절대 아니었다. 그냥 모른척 넘어가면 되는것이다. '그래, 그냥 생각하지 말고 평소처럼 하자.' 자신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되는것이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는 일은 아마 없을테니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예전처럼 정민이는 집에 자주 놀러오지 않았고, 그 이후 정희가 정민이를 다시 만난건 가을이 다 되서였다. [안녕하셨어요?] 아들 영진이에게 받을 것이 있다며 찾아온 정민이었다. [그래, 오랜만이구나.] 미리 정민이가 온다는 말을 들은 정희는 반 년 전 생각이 나서 살며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막상 이렇게 자연스럽게 정민이를 대하는 자기 자신을 보며 '그래, 이러면 됐지 뭐.'라고 생각했다. '아무일도 없던거야.' 

그러면서 정희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정민이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정희의 여자로써의 본능은 이제 정민이를 단지 아들의 친구로만 보고있지 않았다.

정민이는 딱 봐도 남자처럼 생긴 아들과는 다르게 어딘가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이쁘게 생긴 아이였다. 어렸을적부터 아들과 키는 비슷했지만, 어깨도 떡 벌어지고 덩치가 큰 아들과는 달리 날씬하고 호리호리했다. 하얀 얼굴에 머리를 살짝 기르고다니는 탓에 중성적인 매력이 풍기는 아이였는데,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여자아이가 아니냐는 오해를 가끔 받기도 했다.

이렇듯 정민이를 어릴때의 여성스럽고, 예쁜 아이로만 기억하는 정희의 머릿속에서 이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머리도 짧게 자르고,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같이 축구나 농구를 해대는 탓에 얼굴은 가무잡잡하게 그을려있었다. 얇은 티 겉으로 드러나는 어깨는 어느덧 영진이만큼이나 벌어져 남성임을 과시하고 있었고, 팔을 움직일때마다 팔뚝의 잔근육들이 꿈틀댔다. 그녀는 느끼지 못했지만, 그녀의 뇌는 이제 정민이를 명확히 남자로 인식하고 있었다. 해가 갈수록 정민이는 더욱 남성스러워졌고, 그녀의 뇌 깊숙한 곳에 위치한 본능의 영역은 정민이가 남자로써 성장하는 모습을 차곡차곡 담아갔다.

그리고 올해 초 그 사건 이후로 더 이상 정희는 정민이를 아들의 친구로만 편하게 대할 수 없었다.

올해 2월, 정민이는 병장 만기전역으로 기나긴 군복무를 마쳤다. 전역날이 친구 영진이보다 보름 늦은탓에, 마지막 말년휴가를 나와서는 [넌 아직 군인이냐, 난 민간인인데?]라며 놀림을 받은게 괘씸했다. 전역한 당일날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다음 날 영진이를 만나기로 했다. 영진이는 벌써 2주나 사제의 물을 먹었다며, 군인티 내지 말고 옷이나 제대로 입고 나오라며 정민이를 놀려댔다.

낮 두시에 만나 피씨방에 가서 게임을 좀 하고, 저녁을 먹은 후 소주를 한 잔 하기로 했다. 약속장소는 집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왠지 준비가 빨리 끝나버려서 정민이는 한시간이나 일찍 집을 나서고 있었다.

'아, 너무 이른가...' 분명히 영진이는 약속시간보다도 30분은 늦게 올터인데, 일찍 나가는 자신이 멍청하게 느껴졌다. 집을 나서며 영진이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아직 읽지도 않은 상태였다. '이자식 자고있나...' 뭐, 여차하면 영진이네 집으로 가서 두들겨 깨우면 그만이었다. 정민이는 차라리 그러면 곧바로 영진이네 집으로 가는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약속장소에서 영진이네 집은 멀지 않았고, 아마 영진이네 엄마를 볼 수도 있을것이다.

'아줌마...' 버스가 목적지로 향하는 동안 영진이는 잠시 정희를 떠올렸다. 정민이가 그녀를 처음 봤던건 초등학교 입학식 때. 그때 처음으로 같은반이 된 영진이와 그의 엄마인 정희를 만났다. '예쁘다...' 아직 어렸던 정민이에게 정희는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자신의 엄마와는 다르게 날씬한 몸매에 아가씨처럼 찰랑거리는 생머리를 기르고 있었다. 물론 어린 정민이가 그녀의 몸매까지를 살펴봤던건 아니었다. 어렸던 그에게는 단지 얼굴이 예쁘다, 그뿐이었다.

정희는 그렇게 정민이에게 '예쁜 아줌마'라고 각인되어 있었다. 다행히도 정민이의 엄마와 정희는 동갑이어서 둘이 금새 가까워졌고, 자연스럽게 모자끼리 다 함께 만나는 일이 잦아졌다. 어린이날에는 양쪽의 아빠들이 모두 바빠서 넷이서만 놀이동산에 놀러가기도 했다. 정민이는 단짝 친구인 영진이를 만나는 것도 즐거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정희를 만나는 것도 매번 기대가 되었다.

정민이가 점점 자라 이성에 대해서도 눈을 뜨며, 정희도 정민의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쁜 아줌마'에서 '성적으로 매력적인 유부녀'가 되어갔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 3학년즈음 되자 정민이는 자신이 정희를 다른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다름없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예전까지만 해도 영진이네 집에 놀러갔을때, 정민이는 정희의 옷차림이나 그 위로 드러나는 몸매의 윤곽같은 걸 특별히 신경쓰진 않았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정민이는 자신이 정희의 뒷모습을 보며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주시하고 있다는걸 알아차렸다.

'탐스럽다...' 정민이는 옆에 영진이가 있다는 것도 잊은채 침을 꼴깍 삼켰다. 다행히 영진이는 정민이에게 별 신경을 쓰지 않아서 이내 정신을 차린 정민이는 마저 하던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날 하루종일 정희의 엉덩이는 정민이의 뇌리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하늘거리는 검은색 원피스는 적당히 그녀의 몸을 핏하게 감싸주었고, 그 덕에 그녀가 걸음을 옮길때마다 선명하게 엉덩이의 곡선을 나타내주었던 것이다. 그날 밤 처음으로 그는 정희를 생각하며 자위를 했다.

이후로 그는 영진이네 집에 놀러갈때면 멋을 한껏 부리기 시작했다. 정희에게 잘보이고 싶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전까지도 그는 '예쁜 아줌마'라고 동경하던 정희 앞에서 잘보이고 싶어했지만 지금과는 성질이 달랐다. 그가 생각해도 우스웠지만, 그는 정희에게 남자로 보이고 싶었다.

[이제 멋도 부릴줄 알고, 다 컸네 정민아?] 물론 그녀는 단지 정민이를 아들의 친구로만 보는 듯했다. 자신이 꾸미고 나온것을 알아준것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린아이로만 자신을 생각하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다. '좀 더 남자답게...' 정민이는 유난히 피부가 하얬는데, 그건 어릴적부터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하게 바르도록 가르친 정민이 엄마의 교육 덕분이었다. 또래 여자아이들 조차도 자신의 피부를 부러워했고 스스로도 자신의 피부가 좋았지만 과감하게 더 이상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 결과 얼굴이 꽤 검게 변해 섬세해 보이던 꽃미남 스타일의 외모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더 남자다워 보이는 것 같아서 스스로도 만족스러웠다.

사춘기를 맞은 정민이는 일주일에 서너번씩은 자위를 했다. 좀 많은 횟수인지 스스로 걱정이 되었는데, 영진이 녀석은 [야, 임마 난 하루에 일곱번까지 쳐..]라길래 대수롭지 않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 중 절반 이상은 정희가 정민이의 상상속의 섹스상대였다. 그녀는 사십대 초반인 나이였지만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 정희는 자기 나이에 비해 상당히 동안이었다. 따로 관리를 받거나 하진 않았으니, 굳이 이유를 찾자면 유전자 탓이리라. 따로 운동을 한 건 아니지만 거의 매일같이 공원을 걸어다니며 산책을 즐겼고, 덕분에 뒷모습만 보면 아가씨로 착각할 수도 있는 몸매였다. 아직까지도 길게 유지하고 있는 검은 생머리도 한몫 했으리라.

정민이에게 정희는 최고의 자위 파트너였다. 벌써 십년 가까이 보아온 그녀 아닌가.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얼굴, 그녀의 자세, 모든걸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었다. 물론 그녀의 나체를 본적은 없기 때문에 약간의 허구는 필요했지만 상상속의 섹스는 그 어떤 야동보다도 자극적이었다.

그리고 고등학생때 정민이는 처음으로 상상속에서만이 아닌, 그녀의 체취를 느끼며 자위를 할 우연한 기회를 맞이했다. 영진이와 오후 내내 농구를 한 정민이는 [야, 그냥 우리집에서 씻고 피씨방이나 가서 놀자.]라는 말에 그의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정희를 보는것이 내심 기대는 됐지만, 이미 입은 옷은 모두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어서 먼저 씻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기에, 일단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욕실로 들어갔다. '아, 진짜 덥다...' 욕실 문을 닫고 옷을 벗어제낀 그는 샤워기를 틀다가 문득 세탁기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여성의 핑크색 팬티가 눈에 들어왔다.

'…어라...' 그 속옷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영진이는 정민이와 마찬가지로 외동이었고, 따라서 이 집에 사는 여자는 단 한명뿐이었다. '…...괜찮겠지?'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정민이가 세탁기를 열고 그걸 집어 드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속옷을 집어든 정민이는 바로 성욕이 밀려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였다. 어차피 자신이 샤워하는 줄 알고 있으니 누가 들어올 일은 없었다. 게다가 이 팬티는 빨래를 하려고 세탁기에 넣어둔 것이니, 다시 꺼낼 일도 없지 않은가. [후우...] 한숨을 내쉰 정민이는 생전 처음으로 손에 쥔 '여성이 입던 팬티'를, 그것도 매일같이 상상속에서 자신과 몸을 섞던 여인의 체취가 남아있는 팬티를 최대한으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정민이는 팬티에 혹시나 털같은 게 남아있진 않았을까 찾아봤다. 그녀의 보지털이 남아있다면 얼마나 자극적이겠는가. 하지만 정민이의 바람과는 다르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뭐... 상관없어...' 정민이는 아마도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바로 감싸고 있었을 부분에 코를 가져다댔다.

[흐읍...] 숨을 크게 들이쉬자 살짝 시큼한 내음이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희미한 냄새였고, 정민이는 그걸 제대로 맡기 위해 몇번이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이게... 보지냄새인가...' 물론 정말 여자의 보지냄새가 이와 똑같은지 그로써는 알길이 없었다. 아직 여자친구를 사귀어본적도 없는 정민이가 그런걸 알리가 만무했다. 하지만 어쨌든 정민이는 그럴거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있어 간접적으로나마 생전 처음 맡아보는 보지냄새였다.

'못참겠다...' 샤워를 위해 발가벗고 있던 정민이의 자지에는 이미 힘이 꽉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팬티에서 풍기던 그 음란하고 자극적인 향기는 왠지 모르게 맡을수록 사라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빨리 끝내버려야 했다. 다행히도 자위를 하기 위한 최고의 아이템이 손에 있었고, 벽 하나 사이로 그녀와 가까이 있다는 것이 그를 너무나 흥분시키고 있어서 사정을 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줌마 보지... 너무 좋아...] 정민이는 상상속에서 정희를 마음껏 유린했다. 이윽고 절정의 순간이 오자 정민이는 본능적으로 얼굴을 덮고 있던 그녀의 팬티를 자신의 자지 끝으로 가져다 댔다. 그리고 정확하게 조준하여 팬티 안쪽, 그녀의 음부가 맞닿아 있던 그 부분에 흥건하게 사정을 했다.

'…...' 으레 그렇듯이 사정을 하고 난 후에는 왠지 모를 허무와 후회가 밀려온다. 정민이도 마찬가지였다. 바로 전까지만 해도 누가 꺼내보겠어 하며 대수롭지 않게 팬티를 집어들었지만, 그래도 속옷위에 사정을 한 건 좀 아닌것 같았다. '물로 좀 헹궈내면 되겠지.' 뭐 큰일은 아니었고, 일단 자신이 정액이 묻어있는 흔적만 지우면 될 것 같았다. 어쨌든 빨래전에 속옷을 꺼내 검사할 일이 일어나진 않을 것 같으니까. 샤워기의 물로 팬티를 한번 헹궈낸 뒤에 세탁기에 도로 넣은 정민이는 샤워를 재빨리 마치고 나왔다.

그 날 피씨방에서 게임을 하면서도 정민이는 뒤처리가 조금 찝찝했다. '비누로 빨걸 그랬나...' 조금 더 확실하게 처리를 못한게 아쉬웠다. 하지만 이내 '에이, 설마 누가 그걸 꺼내보겠어.'라며 스스로에게 안도감을 심어주었다.

고등학생은 중학생과는 차원이 달랐다. 1학년때부터 수능시험을 준비하느라 정민이는 거의 매일을 밤 늦게까지 학교에서 야자를 하며 보냈고, 주말에도 교복을 입고 등교했다. 자연스럽게 영진이와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그에 따라 정희를 볼 일은 더더욱 없었다. 또래 여자아이들도 여고생에 되자 [요새 여고생은 발육이 좋아.]라는 인터넷 어딘가에서 본 대사를 증명하듯 매력적인 여성이 되어갔다. 여전히 정민이는 정희에 대해, '친구엄마인 성적으로 매력적인 유부녀'라는 섹스 판타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녀와 섹스하는 상상은 줄어들었다. 그 빈자리는 학년에서 제일 예쁜 여자애라던지, 치마를 줄이고 거만하게 다니는 꼴보기 싫은 – 하지만 자신의 보지에 박아달라며 애원하는 모습을 보고픈 - 노는 여자애라든지, 그냥 왠지 오늘 떠오르는 옆반 여자애라던지, 어쨌든 전부 비슷한 또래들이었다. 눈에 자주 보이는 대상으로 상상하기가 훨씬 수월했던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서울로 가버리자 물리적인 거리덕분에 아예 그녀를 볼 일이 없어졌다. 여름방학때조차도 새내기는 동아리다 과모임이다 뭐다 해서 바쁜데다가 지금은 헤어졌지만 입대할때까지 잠깐 여자친구를 사귀면서부터는 머릿속에서 정희를 잊고 살았다. 입대하기 며칠 전에 정희에게도 인사를 하러 엄마와 함께 만나긴 했지만, 며칠 뒤면 입대하는 정민이가 예전의 감정들을 다시 되찾을 겨를같은 건 없었다. 휴가 나와서도 친구다, 선배다, 동기다 술마시기 바빴고, 이제 다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게 되서야 옛 생각이 문득 든 정민이었다. 

[다음 정류장은...] 반은 졸면서가던 정민이는 버스의 안내방송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다행히 정류장을 지나치는 일 없이 무사히 내렸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가보는 영진이네 집이었지만, 중학교때 이사를 하고 난 후 계속해서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 그에게는 익숙한 길이었다. 반대편으로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정민은 바로 옆에 서 있는 눈에 익은 여성을 발견했다. 

[어라, 안녕하세요.] 뜻밖의 곳에서 정희와 마주친 것이다. 인사말에 고개를 돌린 정희 역시 정민이를 발견하고 살짝 놀라면서도 [어, 정민아. 오랜만이다.] 라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여긴 웬일이야?]

[영진이 만나려구요. 집에 있죠?]

[아마 있을껄? 연락 안해봤어?]

[네, 답장이 없어요. 원래 이 근처에서 보기로 했는데 조금 일찍나와서 그냥 집으로 찾아가려구요.]

[아까 내가 나왔을땐 있었으니까 집에 있을거야. 아, 맞다. 전역 엊그제 했다면서? 축하해, 고생했어.]

[고생은 뭘요, 감사합니다.]

정희를 보자 정민이는 어딘가 묘한 기분이 올라오는 걸 느꼈다. 대학교 1학년때 사귀던 여자친구와는 군대에 있을때 헤어졌고, 그 이후 정민이는 여자를 만날 일이 없었다. 물론 휴가를 나와서 대학 동기들을 만날 때는 여자동기들도 함께였지만, 대여섯명씩 우글우글했던 자리였기 때문에 따로 이성으로 느낄 여건이 되진 않았다. 그래서 탁 트인 도로변 횡단보도 앞이었지만 여자와 단 둘이 있게 되는건 상당히 오랜만의 일이었다.

정민이 바라본 정희는 전혀 변한게 없었다. 2년 전 군대에 간다며 인사를 드릴때 만났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운동을 다녀온 건지 하얀 긴팔 티셔츠에 요새 젊은 여성들이 많이 입는 까만 레깅스를 신었는데 복장이 그래서 그런지 더욱 젊어보였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잠시 그녀가 고개를 신호등으로 돌렸을때 보였던 눈가의 잔주름이 살짝 섹시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운동 다녀오세요?]

[응? 아, 그냥 산책. 요 앞 마트에서도 뭐좀 샀고...]

정희가 말하며 손에 있던 봉지를 살짝 들어보이자 그제서야 정민은 그것 발견하고는 [아, 주세요. 제가 들게요.] 라며 받아든다. [아, 괜찮아, 가벼운거야.] [그럼 더 괜찮네요, 주세요.] 정희 역시 부담되는 무게도 아니고 해서 끝까지 거절하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봉지를 정민에게 쥐어주었다. [그럼 고마워.] [뭘요.]

이윽고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군대를 다녀온 얘기, 그리고 그동안의 안부와 같은 가벼운 대화를 주고 받자 금새 영진이네 아파트가 나타났다. [오랜만이네요.] [그러게.] 아파트 정문 입구를 지나 영진이네 집이 있는 동의 현관으로 들어섰다.

[14층이었죠?] [맞아.] 엘리베이터에 두 사람이 모두 올라타자 정민이는 14층 버튼을 누르고 문이 닫히기를 기다렸다. 몇 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의 육중한 문이 닫히고 곧 위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

'…'

쿵.

[꺄악.]

[뭐야?!]

7층? 혹은 8층쯤이었을까? 두 사람은 차가 급정지할때의 익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버린 것이다.

멈춰버린 엘리베이터 안. 두 사람은 잠시 아무말이 없었다. 엘리베이터를 환하게 밝혀 주던 불빛이 몇 번 깜빡이더니 서서히 약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윽고 불이 완전히 나가버렸다. 완전히 깜깜한 암흑이 되어버린 것이다.

[고장났나봐요.] 정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응, 그런가봐. 어떡하지?] 한 순간 두 사람은 당황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도 그것이 추락으로 이어지거나 하진 않는다는 걸 둘 다 알고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막상 그 순간이 닥치면 불안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특히 여자인 정희가 더 큰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떨어지진 않겠지...?]

[괜찮을거예요.] 정민 역시도 일말의 불안을 느끼고 있었지만, 남자인 자신이 더 침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상버튼이 어디있더라...] 그는 태연한척 손을 더듬어 비상버튼을 찾았다. 온전히 손에 느껴지는 촉감으로만 찾아야 하는게 어려울법도 했지만, 다른 버튼들과 동떨어진 버튼이 비상버튼일거라고 생각한 정민은 이내 그것을 찾을 수 있었다. [찾았어?] [네, 눌렀어요.]

[여보세요?] 순간 어딘가 위치한 스피커에서 약간의 잡음과 함께 중년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비 아저씨인 듯 했다. [아, 네 여기 OO동 OOOO호 가는 엘리베이터 안인데요, 멈췄어요.] [아, 그래요? 사람 부를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경비아저씨는 사무적인 음성으로 대답했다. [떨어지는건 아니죠?] [네, 그럴일은 없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바로 사람 부를게요.] [네, 감사합니다.]

[이런일도 다 있네요.] [그러게.] [금방 오겠죠?] [그러겠지?]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었다. 괜찮다는 말을 들으니 정희도 약간 안심이 되었다.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다.

지금 정민이는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 밀폐된 공간 안에서 정희와 단 둘이 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그를 흥분케했다. [후우...] 아직 마음이 채 가라앉지 않았는지 다소 거칠어 보이는 그녀의 숨소리도 왠지 모르게 자극적이었다. 아직 팔팔한 청년, 온갖 욕망이 들끓는 이십대 초반의 나이, 게다가 이제 막 전역을 한 그는 꽤 오랜기간 동안 여자를 가까이서 마주한적이 없었다. 정민이는 자신의 아랫도리가 단단해지는 걸 느꼈다. 이를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리적인 현상인 것이다.

'이것도 괜찮은데...?' 정민이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버렸을때 느낀 당혹감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여자와 단둘이, 그것도 자신이 오래전 상상속의 성적 대상으로 느꼈던 정희와, 좁고 어두운 실내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그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하...] 정민이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었다.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며 멍하니 괜찮을거라고만 되뇌이던 정희는 그 한숨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정민이와 단둘이...' 예기치 않았던 사태에 잠시동안 넋이 나가있던 정희는 그제서야 자신이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정민이와 단 둘이서만 갇혀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정희는 흥분과 불안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엄습해 오는 걸 감지했다. 그녀의 본능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민이를 수컷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속옷에서 정민이의 정액 냄새가 풍기던 그 날 이후로 계속 말이다. 그녀의 이성은 그걸 인정하지 않았었지만, 갑작스러운 사태는 드디어 그걸 깨닫게 만들어 준 것이다. '남자랑 단둘이...' 마치 잊고 있던 사실인 양, 처음으로 정희는 정민이가 남자라고 생각되었다.

그녀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꼈다. 애써 생각하지 않아왔던 예전의 기억들이 다시 떠올랐다. 지금 옆에 있는 남자는 자신을 상상하며 자위를 하던 바로 그 남자였다. 그녀의 팬티에 자신의 정액을 쏟은 수컷이었다. 이제와서 아니었을거라는 생각으로 다시 빠져들 여유는 없었다. 정희는 엘리베이터가 멈췄을 때 느껴던 아까와는 또 다른 불안이 엄습하는 걸 느꼈다.

어색한 정적이 계속됐다. 사람은 시각이 마비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감각기관을 완전히 가동시킨다. 후각, 청각, 그리고 촉각 같은 것 말이다. 정민의 숨소리게 크게 들려왔다. 기분탓인건지, 아니면 정말 그러는건지는 그녀도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숨소리가 점점 커지고 거칠어지는 듯 했다.

그녀는 정적을 깨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혼란스러움에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 말을 던져보았다. [너, 여자친구는 있었던가?] 말을 하고 나서 정희는 괜한걸 물었나 싶었다. 지금 이성에 대한 질문이 좋은 타이밍은 아닌것 같았다. [아뇨, 상병때 헤어졌어요.] 하지만 자연스러운 정민의 대답에 그녀는 이내 마음을 놓았다. '그래, 무슨 일이 일어난것도 아닌데 뭐...' 그녀는 그냥 대화를 이어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고무신 거꾸로 신은거야?] [잘 모르겠어요, 뭐... 어쨌든 자주 못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래, 군대 가면 다 그런다더라.] [네, 정말 그러네요.]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달리 대화는 이내 끝나버렸다. 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정민은 여전히 묘한 흥분을 느끼는 상태였다. 아랫도리는 이미 터질듯 부풀어올랐다. 남자들이란 평소에 별 생각없이 대하는 여성을 상대로도 작은 조건만 주어진다면 성욕을 느끼는 법이다. 완전한 어둠, 밀폐되고 좁은 공간, 당분간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둘만의 장소같은 게 바로 그것들이다. '아... 진짜 흥분되네...' 물론 그 흥분이 정민이가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하도록 만들지는 않았다. 생각같아서는 그녀에게 달려들고 싶은게 그의 솔직한 심정이었지만, 범죄를 저지를 정도로 정민이 막나가는것도 아니었고, 그정도로 이성을 잃을 상황은 아니었던 것이다.

10분 쯤 지났을까? 밀폐된 공간 안에 두 사람의 온기가 퍼지면서 엘리베이터 안의 온도가 약간 올라갔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인식하던, 인식하지 않던 흥분과 함께 몸이 달아오른 상태였으므로 조금씩 더워지는 걸 느꼈다. [좀 덥다... 답답한데 자켓이라도 벗어야겠어요.] 갑작스러운 정민의 말에 정희는 흠칫 놀랐다. 자신을 진정시키는데 온 정신을 할애하고 있던 정희는 벗는다는 단어만 간신히 알아들었다. '벗는다고?' [덥지 않으세요?] 그녀는 이어지는 정민의 말을 듣고나서야 자신이 놓쳤던 단어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 덥다고 한거구나.' [좀 더운거같기도 하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대답하려고 했지만 약간의 떨림이 묻어있는 걸 감출수는 없었다.

다행히 정민이는 그 떨림을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그녀보다 훨씬 흥분한 상태의 그는 정말로 자켓이 답답했던 것이다. 스르륵- 천이 부대끼는 소리만이 엘리베이터를 떠돌았다. 아직 날씨가 좀 쌀쌀한 탓에 챙겨입은 두꺼운 자켓이 잘 벗겨지지 않았다. 끙끙대며 자켓을 벗던 정민의 머릿속에 문득 한 생각이 떠올랐다.

'바지도... 내려볼까?' 어디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자신도 몰랐다. 다만 성욕으로 가득찬 그의 뇌는 이 기분좋은 흥분을 더 오래 느끼고 싶어했다. 어차피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어둠속 아닌가. 그녀가 알아차릴 일은 없을것이다. 고민의 시간도 없이 정민이는 과감하게 행동했다. 의심받지 않도록 자켓을 벗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척 하며 자신의 바지와 속옷을 한꺼번에 내려버렸다.

[휴, 좀 낫네요.] [좀 나아?] [네.] 정민은 단단히 발기된 자신의 자지에 엘리베이터 안의 찬 공기가 닿는것을 느꼈다. 물론 정희가 이를 알아차릴 일은 없었다. 단지 자켓을 벗는데 잘 안벗어져서 시간이 걸렸을 뿐, 그건 아무 일도 아니었다. 정희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조차 못했다.

자켓을 벗은 정민이는 다시 정희와 나란히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섰다. 둘의 어깨가 닿을락 말락할 정도의 가까운 거리였다. 정희가 손만 뻗치면 자신의 자지를 잡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알아채지 못한 듯 싶었고, 그러한 상황이 정민이를 더욱 흥분에 빠져들게 했다. '혹시 알아차린다면 어떻게 될까?' 정민이는 어디선가 본적이 있던 야동속의 한 장면을 상상했다. 아니, 소설이나 만화속의 이야기던가? 어쨌든 그런것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채 팔을 내젓다가 자신의 자지를 건드릴 것이다. 정민은 태연한 듯 아무 말이 없을것이다. 그녀 역시 한번에 그것을 알아채진 못할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자신의 자지를 만진 정희는 속으로 '이게 뭐지?' 라며 천천히 그걸 더듬어 볼 것이다. 유부녀인 그녀가 그게 뭔지를 알아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는 속으로는 당황하지만, 애써 태연한척한다. 호들갑을 떨면서 손에서 놓아버리는게 오히려 더 상황을 악화시킬테니까. 오히려 그녀는 정민의 우람한 자지를 만지며 묘한 흥분감을 느낀다. 아무 말 없이, 그러나 계속해서 손으로 그것을 만져간다. 정민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며 그 쾌감을 즐긴다. 

물론 픽션에서나 가능한 일일게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만으로도 정민이는 실제로 애무를 받는 것 같은 쾌감을 느꼈다. [후우...] 정민이는 자연스럽게 한숨을 다시 내뱉었다. 어차피 그녀가 진짜로 그렇게 행동할 일은 없을것이다. 그것보다 차라리 정민이는 자위를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정희와 지척인 거리에서 그녀 몰래 자위를 하고 사정을 한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그를 흥분시키는 일이었다. 다만 숨소리까지 크게 들리는 이 상황에서 그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 무언가 더 자신을 흥분케하는 행동을 하고 싶었지만, 더 이상 행동하면 안될 것 같다.

[아, 아직 안에 계시죠?] 정적을 깬 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예의 그 경비아저씨의 목소리였다. 반가운 목소리에 정희가 기다리지도 않고 대답했다. [아, 네 안에 있어요.] [지금 막 수리하시는 분이 오셨으니 이제 곧 나오실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안도감을 느낀 정희와는 달리 정민은 큰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이 상황이 더 오래 지속되었으면 싶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상상은 여기까지인것을. 이만하면 충분히 즐거운 해프닝이었다. 그는 이제 그만 바지를 올려야겠다 싶어 허리를 숙이려 했다. 그때였다. 

덜컹-

[어엇!]

[꺅..]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심하게 덜컹거렸다. 바지를 올리기 위해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던 정민은 그 진동에 마치 정희를 껴안듯이 그쪽으로 몸이 빙글 돌며 그녀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아, 조금 흔들릴수 있는데 괜찮다니까 걱정마세요.] 엘리베이터가 흔들렸다는 걸 알아차린건, 아니면 미처 말을 못했던게 생각이 난건지, 스피커에서 다시 한번 경비아저씨의 뒤늦은 설명이 들렸다.

[아, 죄송해요. 괜찮으세요?] [어어.. 괜찮아..] 덜컹거림과 함께 정민이가 자신에게 부딪쳐오자 정희 역시 조금 휘청했지만 다행히 심하게 부딪친건 아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진동에 조금 잘못하면 넘어질뻔했던 건 사실이었다. 정희는 반사적으로 손을 휘저어 아무거나 잡았다.

정민이는 정희와 부딪히며 뭔가 자신의 자지에 닿는걸 느꼈다. 자신 역시 갑작스러운 덜컹거림에, 바지를 빨리 올려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정희에게 부딪혀버린 미안함등에 당황해 그게 뭔지 한번에 알아차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걸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희가 자신의 단단하게 발기된 아랫도리를 손으로 쥐어버린 것이었다. '아차...' 정민이는 적잖이 당황하여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정희 역시 자신이 잡은게 무슨 손잡이었겠거니 싶었다. 정민이는 가방도 메고 왔고, 자신이 손에 쥐어준 봉투도 들고있고, 어쨌든 정민이의 물품중에 무언가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에 느껴지는 촉감은 뭔가가 달랐다. 그건 매우 단단했지만, 또 표면은 마치 사람의 살가죽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차가운 손에 따뜻한 온기가 전달되는걸 느꼈다. '이건 뭐지...' 왠지 모를 익숙함에 정희는 손 조금 더 앞으로 더듬어 보았다. 까끌까끌한 것들이 느껴졌는데 무슨 털같았다. 

'!!'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얼 잡고 있는지 깨달았다. 아니 확신할수는 없었지만, 촉감만으로 느낀 그것은 남자의 성기였다. 정희는 정민이의 자지를 손에 쥐고 있었다.

'지금... 이게... 설마...?!' 엄청나게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정희는 손에 쥔 그것을 놓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왜...' 짧은 순간동안 그녀의 머리를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려 애썼지만 헛수고였다. 

정민 역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갑작스럽긴 했지만 지금 자신의 아랫도리를 정희가 쥐고 있었다. 조금전까지 상상해오던 흥분은 아무데도 없었다. 그녀의 손에 더 힘이 가해지는게 느껴졌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그녀가 알아챌지도 몰랐다. [저기... 가방 좀 놔주세요.]

[아? 아, 아아, 그래그래...] 정민은 나름대로의 기지를 발휘했다. 놔달라는 그의 말에 정희도 순순히 그것을 놓아주었다. [아, 흠, 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정민은 재빨리 원래대로 서서 바지를 올려입고는 보이진 않지만 어쨌든 옷매무새를 바로했다. [이제 곧 열리겠네요.]

[응? 응, 그러게..?] 어딘지 떨리는 것 같은 정희의 음성. '혹시 눈치 챈걸까?' 정민으로써는 알 길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덜컹거림때문에 놀라서 아직 진정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럴때일수록 더욱 태연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각할 시간을 주면 의심이 깊어질지도 모른다. 

[아, 놀래라.. 놀라셨죠?] 

[응? 응, 뭐.. 그렇지..응.. 놀랬어..] 

[처음이네요 이런일은...] 

[응, 처음이지..] 

대답은 계속 했지만 정희는 정민이가 하는 말이 귀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가방... 이었나..?'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분명히 그녀가 손으로 느낀것은 발기된 남자의 성기... 겉은 부드럽지만 단단하게 고정된, 뜨거운 남자의 그것이었다. 하지만 전혀 당황스럽지 않아 보이는 정민의 말소리를 들어보면 그녀가 잘못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정민이가 매고 있던 가방은 가죽 가방이었다. 자신이 알던 촉감과는 조금 달랐지만, 의외의 사태에 그녀가 잘못 느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덥다고 자켓까지 벗었으니 가방도 벗어서 손에 들고있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위치에서 가방이 손에 잡힌것도 해명이 된다.

'가방이 맞나...?' 단단했던건 어디 한 부분이 접혀서 그럴수도 있잖아? 가방을 안고 있었다면 어쨌든 따뜻하게 데워졌을수도 있다. 털? 자신이 잘못 느낀 탓일게다. 그녀는 어떻게든 이 당혹감을 벗어나고 싶었고, 그녀의 무의식은 그 바람대로 가방이었다고 몰아가고 있었다. 그래, 단지 가방일 뿐이었다. 어느새 진정된 그녀는 평소와 같은 침착함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순간 엘리베이터에 불이 들어왔다. 갑작스럽게 주위가 밝아지자 두 사람은 눈을 제대로 뜰수 없었다. [우왓...] [어엇...] 둘은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그와 동시에 우우웅 거리며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소리가 났다. [아, 이제 되나봐요.] 정민이의 기뻐하는 음성이 들렸다. 정민이에게도 화제를 전환할 수 있는게 여간 다행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그걸 알 리 없는 정희는 단순히 엘리베이터가 다시 작동되어 기뻐하는 거라고만 느꼈다.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네요. 이제 작동 되죠?] 스피커에서 경비아저씨가 수리가 끝났음을 알려주었다. 

'으응...? 이게... 뭐지...?' 밝은 불빛을 가리기 위해 손을 눈위에 얹은 정희는 손끝에서뭔가 이상한 감촉을 느꼈다. 무언가 미끈거리는 액체같은 것이 느껴졌다. '뭐지...?' 그녀는 손을 얼굴에서 떼서 엄지와 검지를 서로 맞대어 비벼보았다. 그냥 물이라고 하기엔 심하게 미끄러웠다. '어디서 뭐가 묻었나...?'

[땡.]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정희네 집이 있는 층에서 멈추었다. 곧이어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직 눈이 채 다 떠지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엘리베이터에서 나가야 해 정희는 실눈을 가볍게 떴다. [제가 문 열게요.] 정민이가 먼저 내려 집의 벨을 누르는 사이 정희는 천천히 엘리베이터에서 걸어나오며 자신의 손끝에 묻어있는 액체의 정체를 확인했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묻어있는 액체는 투명했고, 또 점성이 있는지 두 손가락 사이에서 끈적하게 이어져있었다. 정희는 본능적으로 이게 뭐인지 알아챘다. 

'설마...!!' 

극도로 흥분했던 정민이의 단단히 발기된 자지는 자신도 모르게 투명한 액체를 조금씩 분비하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액체는 조금 전 정희가 그걸 쥐어잡았을때 그녀의 손가락에 묻어나온 모양이었다. 이제 정희는 더 이상 방금 일어났던 현실을 외면할수가 없었다. 이렇게 강력한 증거 앞에서, 또 다른 변명을 찾을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그녀는 정민이의 자지를 잡았던 것이다.

[야, 문열어 얼른!] [뭐야, 왜 여기로 왔어? 어라, 엄마도 왔네요?] 아는지 모르는지 정민은 문을 열고 먼저 집안으로 들어섰다. [둘이 밖에서 만났어요?] [어? 어어, 횡단보도에서...] 곧이어 정희도 집 안으로 들어왔지만 너무나 큰 당혹스러움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좀 피곤하다, 나 좀 쉴게.] [네, 그러세요.] 다행히 영진이는 그녀의 태도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 정민은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대처를 정말 잘한것 같고, 영진이가 수다스럽게 말을 거는 바람에 방금 전의 일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을 뒤로 하고 정희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침대앞에 이르자 몸에 힘이 쭉 빠지는게 느껴졌다. 정희는 침대위에 쓰러지듯 풀썩 드러누웠다. 다시 한번 자신의 손을 들어 묻어있는 액체를 확인했다. 여전히 양 손가락에 묻은 액체는 한가닥의 가는 실로 연결되어 있었다. '왜.......'

생각해보면 그렇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정민이는 남자였다. 스물 세 살의 건장한 청년이었다. 물론 모든 남자가 여자와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게 됐을 때 아랫도리를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다. 솔직히 이해할 수 없는 일 아닌가. '하지만...' 그렇다. 정민이는 이미 십대때 자신의 속옷에 자위를 했던 아이였다. 무엇이 정민이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하도록 이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을 한 사람의 여자, 한 마리의 암컷으로 바라보는 아이였다. 겉으로는 전혀 내색하지 않지만, 속으로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건 확실했다.

정희는 어렸을적부터 귀엽게 봐온 정민이를 이제와서 나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방금 전 그의 행동은 그녀가 생각하기에 미친것 같았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애써 그를 위한 변명을 찾아내려 했다. '왜... 그걸 거기서...'

좀 전의 상황을 곰곰히 생각해보던 정희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손에 쥐었던 감촉을 떠올렸다. 겨우 몇초간의 일이었지만 너무나 자극이 강렬해서 쉽게 잊혀지지가 않았다. 남자의 성기... 몇년동안이나 남편과 섹스리스로 지냈던 그녀가 남자의 자지를 만진건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게다가 정민의 자지는 자신이 기억하던 남편의 것과는 달랐다. 손으로 잠시 느꼈을 뿐이지만 한손에도 훨씬 육중하고 거대한 느낌이었다. 사실 그녀는 섹스리스로 지내면서도 큰 불만을 느끼진 않았다. 남편이 처음이자 마지막 남자였던 그녀는 누가 보기에도 정숙한 여자였고, 가끔씩 성욕이 일어나 욕구불만에 차도 단지 몸이 찌뿌둥하거나 어디가 답답해서 그러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거의 매일같이 걷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했기 때문에 몸 안에 욕망이 들어설 일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몸이 완전히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그녀는 아직 성생활이 가능한 여자였고, 사실 여자로써 성욕이 최고조로 이를 나이의 중년이었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녀의 몸을 본능적으로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정민이가 사정한 자신의 팬티를 발견했을때와 비슷한 감정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정희도 애써 그 생각을 거부하지 않았다. 물론 정신을 차리고 나면 내가 무슨생각을 한거냐며 자신을 책망할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좀전의 강렬한 자극과, 정민이가 수 년째 자신을 암컷으로 보아왔다는 사실이 잠시 그녀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이제 더 이상 정민이가 왜 그랬는지에 대한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직도 그녀의 오른손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싱싱한 자지의 감촉은 그녀 몸 속 어딘가에 있는, 그 동안 꽉 잠긴 채 내버려두었던 욕망의 수도꼭지를 세차게 틀어놓았다. 정희는 갑자기 차오르는 욕구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으로 걸어가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걸어 잠궜다. 그리고 침대에 다시 누웠다.

아무 말이 없었다. 아무 생각도 없었다. 지금 정희의 얼굴은 묘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몇년만에 그녀는 자위를 하려 하고 있었다. 정희는 드러누운 상태에서 허리춤을 잡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 입고 있던 검정색 레깅스를 끌어내렸다. 스윽- 하는 소리와 함께 레깅스는 그녀의 허벅지를 매끈하게 타고 내려갔다. 다시 엉덩이를 침대에 붙인 정희는 이번에는 무릎을 들어올렸고, 레깅스는 그녀의 손이 이끄는대로 조금의 멈춤도 없이 부드럽게 그녀의 무릎과 종아리를 지나 마침내는 발목을 통해 완전히 빠져나갔다.

이제 그녀의 맨다리가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살아래 완전하게 드러났다. 40대 후반의 여성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만큼 새하얗고 매끈하게 빠진 다리였다. 그녀는 무릎을 세운 체 자신의 새하얀 손가락을 그녀의 다물려진 허벅지 사이로 가져다 댔다. 늘씬한 허벅지를 살짝 벌리자 그 사이에 감춰져 있던 비밀의 공간이 드러났다. 여전히 팬티를 입은 상태였지만 그 얇은 하늘색 천은 그녀의 숲이 이루는 실루엣을 완전히 가려주지는 못했다. 음란하게 솟아오른 둔덕의 아래로는 살짝 흘러나온 그녀의 애액이 팬티의 그곳을 조금 적셔주고 있었는데, 그 천 양쪽으로는 미처 안으로 숨지 못한 털들이 부끄럽게 빠져나와 있었다.

손가락을 자신의 음부로 가져다댄 정희는 자신이 조금 젖어있음을 알고 살짝 놀랐다. 하지만 단지 그 뿐, 오히려 이는 그녀의 농익은 육체가 지금부터 하려는 일에 준비가 되어있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곳을 지긋이 누르자 오랜만에 느끼는 짜릿한 쾌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으응...]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문득 밖에 아이들이 있다는 게 생각이 났다. 혹시 소리가 새어나갈수도 있으니 그녀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손가락을 음부 위에서 빙글빙글 돌리며 느껴지는 그 쾌감을 견뎌야 했다. '아아...'

정희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정민이가 상상속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이미 모두 발가벗은 상태였다. 막 군대에서 돌아온 그의 몸은 보기좋게 그을려 있어 남성의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딱 벌어진 어깨에 적당히 발달한 가슴근육, 그리고 희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초콜릿 복근.

무엇보다 그녀를 놀라게 한건 그의 우람하게 발기한 자지였다. 그녀의 뇌는 방금 전 한순간의 감촉으로부터 그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마치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은 듯 무성한 원시림 사이로 정민의 자지는 터질듯이 부풀어 올라있었다. 정민은 자신의 자지가 자랑스러운 듯 의기양양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서 해줘...' 상상속의 그녀는 두 팔을 벌려 안아달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정민은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다가와 아무런 애무도 없이 그녀의 질구에 자신의 것을 조준했다.

'아, 바, 바로...?' 정희는 사랑스러운 애무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정민의 눈은 그럴 생각이 아닌듯 보였다. [못참겠어.. 빨리 박고싶어...] 그는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시... 싫어... 아흐응...' '안돼... 이렇게... 빠.. 빨리는.. 흐흡..' 그녀의 간절한 눈에도 아랑곳없이 정민은 자신의 자지를 그녀의 보짓속에 쑤셔넣었다. 순간 그 거대한 자지가 자신의 안으로 들어오자 정희는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아흐흐으응....!' 하지만 그 통증은 이내 환희로 바뀌었다. 키스나 애무는 없었다. 단지 정민은 자신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질펀하게 허리만을 앞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질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보지가 쑤셔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우람한 자지는 그녀의 안을 빈틈없이 꽉 채워서, 그가 허리를 움직일때마다 보짓살이 따라서 끌려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있었다. '너, 너무 좋아... 하아앙...' 어느새 정민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하게 맺혔다. [후우.. 후우..] 그의 거친 숨결이 정희에게 느껴지는 듯 했다.

환각에 빠진 듯 상상속의 정민이에게 자신의 마지막 은밀함을 허락한 정희. 어느새 정희의 질 속은 그녀의 새하얀 손가락들이 바쁘게 쑤셔대며 이리저리 어지럽히고 있었다. 마약을 하면 이런 기분일까? 정희는 구름속을 헤메는 듯 정신이 몽롱해짐을 느꼈다. 육체의 쾌락은 이제 그녀의 몸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경련을 일으키듯 조금씩 떨렸지만, 그녀는 그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 도착적인 쾌락은 정희의 온몸을 미친듯이 이끌어갔다.

'저, 정민아...' 그녀는 이제 제정신으로는 절대 하지 못할 음란한 말들을 정민이에게 토해내기 시작했다. 

'니 자.. 자지가 내... 안을 쑤... 쑤시고.. 있어... 아흐흥... 내... 보... 보짓속을... 아흑...' 

'아.. 아줌마 보지.. 아응... 나.. 난 몰라.. 흐응... 니가 옛날부터 원했던... 흡.. 아.. 아줌마 보지 어.. 어떠니?'

'니.. 자지가 지금... 아흐흐응... 내 안에서.. 보, 보짓속에서... 요동치고.. 있어.. 아으응...'

'아줌마는.. 아아앙.. 아, 아줌마 보지는.. 느, 늙었지만.. 하흡.. 마, 맛있게 먹어줘.. 아하앙.. 나, 난 몰라 정말.. 너, 너무 창피해...'

이미 그녀의 정신은 아무것도 구분할 수 없었다.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성적 환상의 나래속에서, 정희는 정민이의 우람한 자지가 자신의 보짓속을 사정없이 쑤실때마다 찢어질 것처럼 벌린 다리 사이에서 전해지는 쾌감에 미친듯이 매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검붉은 속살을 비집고 드나들때마다 그녀의 질척한 열탕 내에서 쁘집거리는 소리가 새어나와 방안을 채웠다. 이미 흥건하게 젖어 질척이는 보짓살이 원하는 것을 애타게 갈구하며 아우성치자, 정희의 농익은 육체는 더 이상 견딜수 없다는 듯이 활처럼 휘었졌다.

[아흐으응...!] 절정의 쾌감이 몰려오자 정희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경직되어 단단히 받쳐진 두다리 사이로 그녀의 엉덩이가 공중으로 튕겨올라갔다. 늘씬한 허벅지 사이로 야들거리며 야릇하게 솟아오른 보짓살이 살아있는 벌레처럼 부들거렸다. 샘에서 솟아나온 꿀같은 액체는 그녀의 무성한 숲을 지나 치켜올린 허벅지를 타고 어느새 종아리까지 흘러내려가 있었다.

격한 환희의 감정이 서서히 잦아들자 그제서야 정희는 이성을 되찾았다. '내.. 내가 뭘한거지...?' 정희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그녀의 지금 모습은 평소에 그토록 경멸하던 창녀나 다름이 없지 않은가? 그녀는 재빨리 휴지 몇장을 꺼내 자신의 다리사이와 애액이 흘러내린 곳들을 모두 닦아내고 속옷과 레깅스를 다시 고쳐입었다. '내.. 내가... 왜...'

자위를 한것만으로는 이렇게 당혹스럽지 않았다. 물론 그녀는 자위조차 몇년째 해본적이 없었고, 그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지금 그녀를 당혹스럽게 한건 자신이 상상속에서 정민이를 떠올린 일이었다. '내가... 정민이를...?' 

그녀는 자신이 아들의 친구를 남자로 느꼈다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했다. 뿐만 아니라 상상속에서 정민이와 질펀한 섹스를 가지지 않았는가? '내가.. 그런짓을..' 정희는 자신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을 했다는걸 깨달았다. 아들의 친구... 친구의 엄마...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을 일일뿐더라, 정희 그 자신으로서도 강한 거부감이 밀려오는 관계였다.

똑똑- [엄마 나갔다 올게요.] 그때 밖에서 노크소리와 함께 아들 영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흠칫 놀란 정희는 소리가 난 문쪽을 바라보았지만, 아무 대답을 하지 않기로 했다. '냄새 같은게... 나진 않을까?' 가장 먼저 걱정이 되는건 마치 남자들의 정액에서 강한 냄새가 나는것 처럼, 자신이 흥건하게 분비한 그것들이 방안에 이상한 냄새를 채우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었다. 게다가 지금 정민이의 얼굴을 바로 볼 자신이 없었다. [주무시나보다.] 안에서 아무 대답이 없자 자신이 잠들었다고 생각하는지 둘은 바로 집을 나서버렸다. 현관문에 강하게 닫히는 소리가 났다.

그 이후로 정민이를 인식하는 정희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가끔 그가 놀러올때마다 그녀는 정민이를 똑바로 쳐다볼수가 없었다. 왠지 자기도 모르게 죄책감이 느껴졌다. 겉으로는 태연하게 행동했지만, 어쨌든 예전보다 정민이를 대하는게 많이 불편해졌다.

하지만 그건 또한 이제 정희가 정민이를 완전히 남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그 사실을 뒷받침하듯이 오랜만에 수음의 강렬한 쾌감을 맛본 정희는 그 이후, 한달에 한두번꼴로 혼자 있는 시간에 성적 쾌감을 만끽했는데, 그때마다 상상속의 상대는 정민이었다. '내가 왜 또...' 끝날때마다 후회를 거듭했지만 그건 마치 마약과도 같아 쉽게 떨쳐버릴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상상속에서 정민에게 박아달라 애원했고, 정민이는 언제나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보지를 쑤셔댔다. 할때마다 더 강렬한 쾌감이 그녀의 몸을 감쌌다.

[휴우...] 잠시 옛생각에 잠겼던 정희는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밖은 조금 조용해졌지만 여전히 텔레비젼 소리와 함께 아들 영진이와 정민이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잠들수 있을까...?' 정민이를 보자 심장이 쿵쾅거려 정희는 도저히 잠들지 못할 것같았다.

축구가 끝나자 술이 거나하게 취한 영진이는 먼저 자겠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거실에 혼자 남은 정민이는 남은 맥주를 마시며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마땅히 볼 채널이 없었다. 이 채널, 저 채널 돌리다가 이내 텔레비전을 꺼버린다.

'휴우...' 영진이네 집에서 밤을 지내고 가는 건 중학생 때 이후로 오늘이 처음이었다. 모두들 잠들었는지 집 안은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혼자 소파에 앉아있던 정민이는 멍하니 거실 안쪽의 좁은 복도를 지나 닫혀있는 정희의 방문을 응시했다.

저 문 너머에는 정희가 잠들어 있으리라. 그런 생각을 하니 정민이는 왠지 모를 묘한 흥분에 휩싸였다. 그는 방금 전 자신들 때문에 잠이 깨서 거실로 걸어나왔던 정희의 모습을 떠올렸다.

십 년이 넘도록 보아왔던 정희였지만 아까처럼 얇은 나이트 가운을 걸친 그녀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한 것을 봤었을지도 모른다. 가족들끼리 같이 수영장을 갔던 적도 있었고, 어렸을적에는 영진이네 집에서 자거나 혹은 영진이네가 자신들의 집에 와서 자는 일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 때는 정민이 이성을 인식할 만큼 성장해있지 않았다. 가운을 입은 정희의 모습은 그가 기억하는 한 가장 자극적인 그녀의 옷차림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막 자다가 침대에서 일어나 부스스하게 늘어진 긴 생머리는 오히려 정돈된 그것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의 눈은 정희의 이곳 저곳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겉보기에도 부드러운 실크재질의 얇은 가운은 수면을 위해 편하게 제작되어서인지 그 농익은 육체의 굴곡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얇은 가운의 가슴팍 아래로 안쪽에 그녀가 입고 있을 브래지어에 수놓아진 무늬가 희미하게 드러났다. 단단히 조여메어진 가슴골은 비록 그녀의 풍만하게 솟아오른 두 언덕 사이의 깊은 계곡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진 않았지만, 오히려 노골적이지 않은 그 모습들이 더욱 섹시하게 느껴졌다.

[후우우...] 정민은 긴 한숨을 내뱉었다. 갑자기 성욕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본능적인 반응이니 어쩔 수 없었지만, 정민이는 시도 때도 없이 몰려오는 강렬한 욕망에 고개를 저었다. '무슨 짐승자식도 아니고...' 이미 그의 아랫도리는 거대하게 부풀어 올라있었다.

'….휴우' 그는 다시 한번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술 기운 때문인지 평소때보다 더한 욕망이 끓어올랐다. 마음 같아서는 저 문을 열고 들어가 그녀와 섹스를 하고 싶었다. 왜 비디오에 보면 많이 나오지 않는가? 아니면 만화라거나, 아니 또 소설이었던가? 

'...너무 많이 봤어.' 하지만 평소에는 있을법하지 않을까 하는 일들도 막상 현실로 닥치면 자신감이 사라지며 역시 그런일은 불가능한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정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자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방문 하나 사이로 정희를 두고 말이다. 오히려 그는 이런 자극적인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할 지경이었다.

군대에 가기 전에 여자친구를 사귀어 보았지만, 사실 정민은 여자 경험이 아직 없었다. 여자친구와는 키스를 한게 다였다. 잘생기고 건실한 정민이를 남들은 여자 꽤나 울리고 다닐 놈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스스로는 그리 영양가가 높지 않은 허당이랄까. 게다가 여자친구와 헤어질때도 눈물을 흘린건 자기 자신이었다. 군대 안에서 전화로 이별을 통보받는 그 기분은 다시 떠올리기 싫은 처참한 기억이었다.

어쨌든 빨리 싸고 자야겠다. 이게 정민의 머릿속에 든 생각이었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차오르는 본능은 이대로는 잘 수 없다고 정민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혹시....' 그러자 문득 정민은 옛 생각이 떠올랐다. 욕실에 있던 세탁기. 그 안에서 집어올렸던 정희의 핑크색 팬티... 그녀의 비밀스러운 화원이 남겼던 시큼한 향기... 그 짜릿했던 기분이 수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 했다. 그건 그가 지금까지 살면서 즐겨왔던 자위중에서도 단연 자극적이고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뭐... 괜찮겠지...?' 정민에게 망설임은 없었다. 한 번은 했는데 두 번은 못할까? 게다가 모두 자고 있는 새벽이었다. 그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혹시 누가 깰까 조심스런 걸음으로 욕실로 향했다.

**

침대에 누워있던 정희는 기분이 이상했다. 이제 새벽 3시가 훨씬 넘은 시간이었지만 그녀의 몸은 진정될줄을 몰랐다. 정민이를 보고 순간 심란해졌던 마음은 이제 야릇한 흥분으로 젖어들었다. '왜... 이러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여자로써의 본능이 일으키는 일을 이성으로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머릿속에 정민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 안돼... 생각하지 말자...' 하지만 헛된 저항이었다. 그녀도 그걸 잘 알고있었다. 그 날 이후, 혼자서 자신의 외로운 육체를 위로할때마다 숱하게 깨달아 온 사실 아닌가. 그녀는 이제 정민이가 상상속에 나타나 자신을 유린하는 걸 더 이상 막을 수 없었다. 40대 후반이지만 또래의 다른 여성들보다 남성의 손길이 현저하게 닿지 않은, 그래서 더더욱 자신을 괴롭혀줄 남자의 자지를 애타게 갈구하는 그 음란한 몸뚱아리는 오히려 그걸 즐기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 거실에 아들과 정민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잊은 채 자신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허벅지 사이로 가져갔다. 아니, 오히려 방문 하나 사이로 밖에 정민이가 있다는 사실이 정희를 더 적극적으로 만들었다.

야릇한 흥분은 지금의 상황이 주는 묘한 긴장감과 맞물려 그녀를 전에 없이 빠르게 젖어들도록 만들었다. 정희는 자신의 풍만한 가슴위에 아로새겨진 유두가 바짝 서는 것을 느꼈다. '더워...' 그녀는 답답한 이불을 옆으로 걷어치웠다. 방 안은 불빛 하나 없었지만, 어디선가 새어들어오는 잔광이 그녀의 매력적인 육체가 가진 실루엣을 희미하게나마 비추었다. 

지금 그녀는 이제껏 자위를 하면서 자신의 몸이 가장 흥분되고 있는 걸 알아차렸다. 혼자 있을때도 왠지 모를 불안함에 자위를 할때면 항상 방문을 꼭 잠그던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방문은 열려있었다. 문은 닫혀있었지만 누구나 문고리를 열면 방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잠궈야 하나...?' 약간의 불안감이 느껴졌지만 그녀는 문을 그대로 두는 쪽을 택했다. 일말의 불안이 가져다주는 아슬아슬한 스릴은 오히려 그녀가 더 달아오를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본능이, 그녀의 음란한 육체가 문을 그대로 두라고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아름답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더듬어 자신의 질구를 찾아나갔다. 아직 팬티를 입고 있는 체였지만, 그녀의 기다란 중지가 그 은밀한 부위에 도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녀의 부끄러운 그곳을 살며시 가리고 있는 천은 이미 심하게 젖어있었다. 아직 채 식지 않은 애액의 따뜻한 온기가 손가락에 느껴졌다. 이미 그녀의 무성한 수풀 안, 깊고 음란한 비밀의 샘은 바로 아래에서 무시무시한 열기가 솟아 올라와 부글부글 끓는 열탕과도 같았다. 정숙한 그녀의 이성을 한순간에 마비시켜 버리는 그 사나운 욕망은 거칠게 애액을 뿜어내며 남자의 자지를 갈망하고 있었다.

'날.. 봐줘...' 그녀는 지금 자신의 모습을 정민이 봐줬으면 싶었다. 가랑이를 찢어질 듯 벌린채 그 사이에 숨겨진 여자로써 가장 부끄러운 부분을 혼자 외로이 위로하는 광경을, 그가 저 문을 열고 들어와 목격해 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지금 바로 이 침대 위에서 그와 몸을 뒤섞고 싶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그녀는 벌써 자신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느꼈다. '아흐흐응...' 순간 터져나오려는 신음을 정희는 간신히 참아내었다. '바... 박아줘... 흐읍... 내... 보.. 아앙... 보지에... 아흐흐흡...' 어김없이 그녀의 상상속에 정민이 등장했다. 그녀는 어느때보다도 애타게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몸에 달려들었다.

**

욕실에 다다른 정민이는 살며시 문을 열었다. 끼익- 소리가 났지만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소리였다. 그는 문을 다시 닫고 나서 불을 켰다. 예의 그 세탁기가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정민이는 행여나 들킬까 숨을 죽이고 세탁기 앞으로 다가섰다.

실망스럽게도 유리를 통해 보이는 세탁기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젠장....' 그는 아쉬움에 혹시 안쪽 어디엔가 안보이는 곳에 들어있지는 않나 싶어 세탁기 문을 열고 팔을 뻗쳐 더듬어 보았다. 하지만 전혀 손에 걸리는 것이 없었다. 허망함이 몰려왔다. '에라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정민이는 세탁기 문을 닫고 축 처진 어깨를 이끌고 욕실에서 다시 나왔다. 팬티는 없었지만, 뭐 상관없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여전히 그의 자지는 성난 듯 커져있었고, 단지 지금 정희와 같은 집에서, 방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녀가 사는 공간에서 그녀 몰래 사정을 할 수 있는것만으로도 그에겐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적어도 웬만한 야동따위보다는 훨씬 나았다.

욕실문을 나와서 잠시 정희의 방 앞에서 멈추어 여전히 미련이 남은 듯 방문을 응시하던 정민이 다시 거실로 발길을 돌리던 그 순간이었다. [아흥...] 정체불명의 얕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그는 그대로 제자리에 멈춰서서 자신이 들었던 소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 십 초 정도 흘렀을까. 더 이상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다. '잘못들은건가....' 아니면 어디선가 다른 층에서 무슨 소리가 새어들어왔을지도 몰랐다. 그 자신도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민은 가끔씩 쿵쾅거리는 소리뿐 아니라 층간에 사람의 목소리나 다른 소음들이 가끔씩 흘러들어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다시 거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아흐흡...!]

좀 전보다 더 크게 들려오는 소리를 이번에는 정민도 놓치지 않았다. 분명히 그의 귀에 여자의 얕고 가느다란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는 그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로 알아낼 수 있었다. 방금 전 그 소리는 정희가 자고있는 저 방 안에서 새어나온 것이었다.

'서, 설마...!' 정민은 자신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걸 느꼈다. 야릇한 기대감이 날아들었다. 그가 방금 전 그 소리가 뭔지 모를리 없었다. 물론 고통을 느끼거나, 혹은 단순한 잠꼬대를 겪을 때도 얕은 신음소리가 나올수는 있다. 하지만 그가 듣기에 방금의 것은 쾌락에 빠진 여자의 신음소리, 몰래 자신의 방안에서 수많은 영상을 보며 들어온 바로 그 소리였다. 시쳇말로 쎅소리였다. 자신이 잘 못 들은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는 정희의 방문에 바싹 귀를 붙이고는 숨을 죽였다. 자신의 심장이 뛰는 소리만이 적막속에 나도는 가운데, 잠시 기다리자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조... 좋아... 흐흡... 바.. 박아줘... 아앙....]

이번에는 신음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좋다고, 박아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아줌마가.... 자위를....?!' 이 방 안에는 그녀뿐이다. 그 정숙해 보이던, 그가 동경해 마지않던 그녀가 혼자서 자위를 하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그가 잠시 당황하며 상황을 파악하는 동안에도 방 안에서는 계속해서 정희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어떡하지...?' 그는 지금 자신이 커다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남성으로써의 본능은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그녀를 안고 싶었다. 혼자서 쓸쓸히 위로하는 그녀에게 자신의 싱싱한 자지를 선물해주고 싶었다. 반면에 그의 이성은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좋다, 문을 열어 그녀에게 가서 그녀를 껴안는 것까진 좋다. 하지만 만약에 그녀가 자신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그녀는 정민이를 발견하자마자 비명을 지를지도 모른다. 얼마나 크게 비명을 지를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술에 곯아떨어진 영진이도 충분히 듣고 일어날 만큼의 소리는 될 것이다. 잠에서 깬 영진이가 달려나와 그 광경을 본다면? 몰래 자위를 하고 있는 엄마, 그런 자신의 엄마를 짐승처럼 덮치려던 친구, 그 양쪽에 영진이는 엄청난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낄것이다.

아니, 지금 친구가 문제야? 본능이 다시 속삭였다. 너무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하지 말라고. 지금은 나를 달랠 생각만 하란 말이야. 이미 색정에 빠져있는 그녀는 나의 자지를 보면 암캐처럼 달려들지도 몰라. 여기서 다시 이성이 끼어든다. 하지만 그녀가 날 좋아할 거라는 보장이 없잖아? 어쨌든 그녀가 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반겨준다는 확신이 있어? 그게 아니라면 이래나 저래나 큰일이 될 거야. 순간의 욕망에 혹해서 두고두고 후회할 일을 저지르지 마.

결국 이성이 이겼다. 정민이는 단지 여자 혼자서 자위를 한다는 이유로, 그녀가 남자를 필요로 할 거라는 생각에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가 덮칠 만한 위인은 아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떤 일이든 현실로 닥치게 되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법이다. 침대에 누워서 혼자 하는 상상은 언제나 잘 흘러가며 또한 완벽하다. 하지만 현실에는 자신이 컨트롤할 수 없는 상대가 있는 법이다.

대신 정민이는 방문에 여전히 귀를 기울인 채 방문 앞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신음소리는 방금 전보다는 잦아든 듯 했지만 이따금씩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여전히 '조.. 좋아.. 아흐흑..' 이라든지 '더.. 깊게... 흐흐응..' 이라든지 평소에는 그녀의 입에서 들을 수 있을거라 기대도 할 수 없었던 음란한 말들이 방문 사이로 흘러나왔다. 편하게 자리에 앉은 정민이는 방문에 기댄 차 바지를 살짝 내렸다. 성난 그의 자지가 팬티가 벗겨지자마자 그 반동으로 튕겨올라 하늘 높이 솟구쳤다. 

정민이는 손으로 자기 자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방문을 하나 두고 안에서는 정희가 자위를 하고 있다. 그리고 밖에서는 자신이 그녀의 음란하고 질척한 신음소리를 들으며 같이 자위를 하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이보다 더 흥분되는 상황이 또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두 사람은 서로 상상속에서 상대방을 그리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있었지만 이를 그들이 알 리 없었다. 엄청난 흥분을 느끼며 정민이는 자신이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절정을 맞이하려는 걸 느꼈다.

[저.. 정민아... 쑤... 쑤셔줘... 으흐응..]

순간 정민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아니, 지금 뭐라고....?!' 그가 자신이 막 들은 걸 다시 생각 해 볼 겨를 도 없이 정희의 신음소리가 이어졌다. [내.. 보.. 보지 안에.. 하악.. 쏘.. 쏟아줘.. 정민아.. 아흐흑!]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똑똑히 들었다.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그는 바로 알아챌 수 없었다.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일이었지만, 절정을 넘어선 그의 자지가 이제 막 폭발할 듯 꿈틀대는게 느껴져 그는 잠시 신경을 딴 데로 돌려야 했다. 너무 흥분한 그는 사정을 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우우....' 갑작스럽게 찾아온 순간에 정민은 차마 그걸 통제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하얀 액체를 정희의 방문에 뿌렸다. 그의 거대한 자지가 분출해 낸 정액은 성난 듯 뿜어져나가 검게 덧칠되어 있는 그녀의 방문에 사정없이 부딪혔다. '…으이구' 

길지 않았던 사정의 순간이 끝나자 그는 여운을 즐길 여유도 없이 살금살금, 그러나 재빠르게 욕실로 들어가 휴지를 충분히 한손에 감아 나왔다. '나를... 불렀던건가...?' 그녀의 방문을 하얗게 더럽힌 자신의 좆물을 숨죽여 닦으며 정민은 다시 한번 방 안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끝났나...?' 그는 귀를 방문에 바싹 붙였다. 분명히 자신의 이름을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그녀의 부름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몇십초, 아니 몇분 지났을까? 고요하던 그녀의 방 안에서 다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부스럭- 부스럭-

뭐지? 새로운 소리를 감지한 정민은 침을 꼴깍 삼키며 숨소리마저 죽인채 온 신경을 방안의 소리를 듣는 데 기울였다. 하지만 사람의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다. 툭- 툭- '발걸음 소리인가?' 툭- 툭- 툭- '가... 까워 지고 있다?'

사람의 발걸음 소리... 가까워 지고 있다... 그렇다면...?

끼익-

'아, 안돼...!' 

방 안쪽에서 문고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정민은 정희에게 안겨왔다. 그녀의 풍만한 유방이 단단하게 발달된 그의 가슴에 짓눌렸다. 정민은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등을 감싸고는 그녀를 꼭 끌어 안았다. 그 남자다운 딱딱함이 자신을 압박해오자 그녀는 건실한 남자만이 전해줄 수 있는 왠지 모를 편안함에 스러져 자신도 모르게 다리 사이에 힘이 풀렸다. 그녀 안에서 심하게 꿈틀대던 정민이의 거대한 자지가 그 틈을 놓칠 리 없었다. 그 육중한 물체는 긴장이 풀어진 그녀의 보짓속을 더 거칠게 파고들었다.

[하흑... 쏘..쏟아줘.. 내.. 안에.. 하아앙...] 정희의 상상속에서 이제 정민은 끝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그의 허리가 멈추더니 이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도 이제 막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너.. 너무 좋아... 흐흡.. 아흐흐으응...' 정희의 몸도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휘저은 보짓속은 뜨거운 애액으로 가득차 있었다. 살며시 벌어진 그녀의 뜨거운 보짓속이 비좁은지 보기만해도 음란한 꿀물이 밖으로 넘쳐 흘렀다. 여전히 씰룩거리는 보짓살사이로 그 비밀스러운 액체가 질구 아래의 줄기를 타고 내려와 침대를 적셨다.

'아아아....' 쾌락의 마지막을 지났지만 그녀는 몇 분 동안 움직임이 없었다. 그녀는 가만히 누워 아직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팔다리에 힘이 풀렸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조금은 아쉬운 듯 여전히 흥건하게 젖어있는 자신의 다리 사이를 만지작거렸다.

'혹시나 누가 듣진 않았겠지?' 잠시 걱정이 그녀의 머리를 스쳤지만 이내 사라졌다. 방문은 여전히 닫혀있었고, 밖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아마 자겠지....'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머리맡의 시계를 바라보았다. 새벽 4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자위를 즐긴 정희는 갑자기 심한 갈증을 느꼈다. '물이라도 한잔 마시자.'

자위를 시작하면서부터 그녀는 침대맡에 항상 티슈를 가져다두었다. 아랫도리가 젖어있는 상태로 움직이는건 아무래도 찝찝했기 때문이다. 정희는 말없이 휴지를 몇 장 꺼내들어 방금 전 격정이 휘몰아친 흔적을 닦아내었다. 이제 오십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젊디 젊은 아들의 친구를 상상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는 게 어딘지 청승맞고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 젖어있는 털과 시트를 닦아낸 그녀는 조용하게 팬티를 다시 끌어올리고 가운을 챙겨입었다. 문득 굳게 닫혀있는 방문이 눈에 들어왔다. 저 문을 열고 정민이가 들어왔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한심하기는....' 바보같은 생각이었다고 느꼈다. 순간이나마 육욕에 몸을 맡긴 채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길 바랐다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녀는 휴지를 한손에 챙겨들고는 문으로 향했다.

끼익-

그녀는 가볍게 하품을 하며 문고리를 돌려 잡아당겼다. 물보다는 쥬스를 마시자, 그렇게 생각했다. 문이 열리자 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그녀는 의외의 광경과 마주했다.

[어엇...]

[…..!!]

정민이었다. 방문을 열자 바로 앞에 그가 엉거주춤한 자세로 멀뚱히 서있던 것이다. 자신만의 비밀스런 쾌락의 현장을 들킨 듯 정희는 바로 그 앞에서 얼어붙었다.

[…...]

[…...]

둘의 시선이 어색하게 마주쳤다.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정민 역시 정희만큼이나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낭패다'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게 느껴졌다. '다 닦았나...?' 정민은 정희가 눈치채도 못하도록 재빨리 눈을 돌려 열린 방문을 바라보았다. 불안한탓인지 까맣게 칠해진 문 위에 그가 방금 전 뿌린 하얀 액체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았다. 아직 완전히 닦아내지 못한걸까. '알아채면 어떡하지?' 그는 그녀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다행히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평소였다면 그녀는 정민이의 눈동자가 잠깐 돌아가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방 앞에 엉거주춤 서있던 것도 왠지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다. 여전히 문짝에 묻어 아래로 흐르고 있는 그 정액냄새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 역시도 침착함을 잃은 상태였다.

'….설마....들었을까....?' 정희는 퍼뜩 걱정이 되었다. 외길에서 고양이를 마주쳐 얼어붙은 쥐새끼마냥, 정희는 온 몸 뿐만 아니라 머리속까지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문득 자신의 손에 휴지가 들려져있다는 걸 깨달았다. 정희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가운에 달린 주머니 안으로 그것들을 숨겼다. 그녀의 노력과는 달리 그건 누가 봐도 어색한 움직임이었지만, 다행히 정민 역시 거기까지 주의를 기울일 정도로 제정신이 있는 건 아니었다.

[아.. 안주무셨네요..?]

먼저 입을 연 건 정민이었다. [아..? 아아.. 으응.. 그, 그래.. 목이 말라서...] 갑작스런 정민의 물음에 정희는 목이 메어 오는것을 느끼며 간신히 대답했다. [뭐, 뭐좀 마시려구... 너, 넌?] 

[아, 저, 저 전... 자, 잠깐 화, 화장실좀...] 정민 역시 떨리는 목소리를 주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대답했지만 말을 더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 아아.. 그, 그렇구나.. 그, 그럼, 자, 잘자렴.] 사람이 당황하게 되면 이렇게 말하기가 힘들었던가? 어쨌든 겉보기엔 너무나도 평범한 대화였다. 그녀는 뭔가 찝찝한 뒷맛이 느껴졌지만 어서 이 어색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민을 뒤로한 채 거실 옆에 딸려있는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그럼 저랑... 하, 한잔 하실래요?] 정민은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말이 튀어나오는 걸 느꼈다. 아마 그의 남자로써의 본능이 시킨 일이이라. 쓸데없는 계산따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그의 무의식에 들어찬, 아직 미처 충족되지 못한 욕구는 일단 그녀를 붙잡으라고 명하고 있었다. [어, 어어..? 그, 그럴까 그럼?] 예기치 않던 그의 제안에 당황한 정희 역시 자기도 모르게 이를 승낙하고 말았다. [그, 그럼 화장실좀 갔다가...]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였지만, 막상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두 사람은 지금 자신들이 어떤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일단 사태가 일단락 되었다고 생각한 정민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빠르게 욕실로 들어갔다.

쾅- 아직 굳어있는 팔다리가 다 풀리지 않아서인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문을 세게 닫았다. 일단 욕실안으로 도망쳐 들어온 그는 이제서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녀가 알아차렸을까? 아니면 모르는 걸까? 알아 차렸다면 어디까지 눈치챘을까? 혹시 냄새를 맡았을까? 처음 문이 열렸을때 내가 너무 이상한 자세로 있던걸까? 어디서부터 생각을 시작해야 할지 그도 혼란스러웠다. 다행히 자신의 정액을 닦던 휴지는 방문이 열림과 동시에 주머니에 쑤셔넣은 상태였다. 불룩하게 주머니가 솟아올라있었지만 이것까지 보진 못했겠지? 그는 얼른 휴지를 꺼내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아... 진짜...' 세수라도 하고 정신을 차려야겠다. 정민이는 세면대 앞에 서서 세차게 찬물을 틀었다. 물줄기가 그의 손에 닿자 그렇게 시원할 수 없었다. 조금 진정이 되는 듯 했다. 정민이는 손에 물을 가득 받아 자신의 얼굴에 끼얹었다.

정민의 문을 닫고 욕실 안으로 사라지는 걸 보자 정희 역시 팔다리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녀도 그와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들은거야...?' 알 길이 없었다. 정말로 그냥 화장실에 가는 길이었을까? 자신이 자위를 했다는 걸 알아차렸을까? 혹시나 정민이 문 밖에서 귀를 기울였다면, 자신이 내뱉은 말을 들었을까? '내가.. 무슨말을 했지...?' 그녀는 자신이 소리를 어느정도로 크게 냈는지, 그리고 어떤 말들을 내뱉었는지를 기억해내려 애썼지만, 상상과 현실의 경계조차 모호한 상태에 빠졌던 터라 그걸 구별해 내는것 조차 쉽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입밖으로 신음을 흘렸었는지 조차 알쏭달쏭했다.

[후우우....] 깊게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플 뿐이었다. 새삼 그녀는 자신의 주머니 안에 휴지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는, 혹시나 정민이 나올까 얼른 꺼내 부엌 한켠에 자리한 휴지통 깊숙히 집어넣었다. 갈증이 더 심하게 느껴졌다. 냉장고 문을 열어 물통을 꺼내 든 그녀는 그걸 컵에 가득 따라 단숨에 마셨다. 갑자기 얼음같이 차가운 수분이 한가득 쏟아지자 정희는 머리가 아련해오는걸 느꼈지만 게의치 않고 다시 한잔을 따라 벌컥벌컥 들이켰다.

[하아아....] 물을 연거푸 두 잔이나 마시고 나니 이제 좀 기운이 돌아오는 듯 했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침착함을 되찾았다. 몸의 떨림도 멈춘 듯 싶었다. 

끼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정민이 욕실에서 걸어나왔다. 앞머리가 조금 젖어있었지만 눈에 띄지는 않았다. [맥주로... 할까요...?]

[으응...?] 정희는 방금전까지의 대화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래, 같이 한잔 하기로 했지. 이제서야 생각이 났지만 그녀는 태연한체하며 말했다. [그, 그으래.. 좋지..] [그럼 제가 꺼낼게요.] 정민은 냉장고 옆에 서있는 정희의 곁으로 다가와 문을 열었다. 갑자기 정민이 성큼성큼 다가오자 그녀는 흠칫 놀랐지만, '아, 맥주를 꺼낸다고...' 라고 뒤늦게 생각하고는 안심했다.

[거실에서 마실거죠?]

[그렇지 뭐...]

맥주 두 캔을 꺼낸 정민이 먼저 주방에서 나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정희는 물통을 다시 냉장고 안으로 집어넣고는 그 뒤를 따랐다. '옆에.. 앉아야 하나..?' 정민이 먼저 자리에 앉는걸 정희는 순간 망설였다. '아니, 아니야.' 옆에 앉는 건 왠지 불편하다고 생각한 정희는 그의 오른편에 90도로 놓여있는 소파에 가서 걸터앉았다.

[불 좀 켤게요.] 정희가 앉자마자 정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등 스위치를 올렸다. 그러자 지금까지 거실과 복도 사이의 코너에 놓여진 어항의 희미한 불빛으로만 밝혀져 있던 거실에 환하게 불이 들어왔다. 정희는 빛을 보자 마음이 조금 더 놓여졌다.

함께 한잔하기로 했지만 막상 상황이 되고 보니 할말이 없었다. 다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자 정희와 정민 모두에게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방금 자기가 한 일을 눈치챘을까? 전혀 모르고 있는걸까? 아니면 모르는척 하고 있는걸까? 거실 안에는 정적과 함께 미묘한 공기가 감돌며 서로를 탐색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둘 다 모르는것 같았다. 하지만 저게 정말로 모르는건지, 괜히 분위기가 이상해질까봐 모르는 척 하는건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더 빨리 침착함을 되찾은 쪽은 남자인 정민이었다. 자기가 한 일을 눈치챘는지만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정희와는 달리, 그 역시도 들키면 곤란할 짓을 하긴 했지만 또한 그녀가 한 일을 알고 있었다. [그럼 한 잔 할까요?] 맥주캔을 하나 집어들어 뚜겅을 딴 정민은 그걸 정희에게 내밀며 말했다. [고, 고마워.] 정희가 그걸 받아들자 정민은 남은 캔 하나를 마저 집어 들어 뚜껑을 딴후 건배를 하자는 제스쳐를 취했다. [짠.] 둘은 캔을 가볍게 부딪치고는 안에 든 맥주를 들이켰다.

차가운 맥주가 그의 뇌를 깨워주자 정민은 이제 여유를 되찾았다. 맥주를 몇모금 들이키고 잠시 내려놓은 정민이는 가운만 입고 앉아있는 그녀의 몸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정희의 육체는 훨씬 매력적이었다. 그녀는 아까와는 달리 허리춤의 매듭을 조금 더 타이트하게 묶었는데, 덕분에 가운 위로도 그녀의 굴곡진 몸매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가녀린 그녀의 어깨선은 풍만하게 솟아있는 가슴을 지나 잘록한 허리까지 매끄럽게 떨어져 있었다. 정희의 어깨 위로 보이는 하얗고 가는 목선은 그녀의 정숙한 여성미를 유감없이 발산해,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 왔을 것이다.

정희가 자리에서 무의식중에 다리를 꼬자 자연히 위로 올라온 그녀의 맨발에 정민의 시선에 쏠렸다. 평소의 청초한 이미지를 보기 좋게 배신하듯 검게 칠해져 있는 발톱이 오히려 섹시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다리를 꼰 덕분에 조금 밀려 올라간 가운 아래로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가 드러나 있었다. 지척인 거리 앞에서 이토록 원숙한 여인의 나무랄데 없이 매끈한 허벅지를 보고 있자니 정민이는 갑자기 더러운 욕망이 솟아오르는 걸 느꼈다. 무릎 위에서부터 꿀을 바른 듯 매끈하게 뻗어 올라가는 허벅지는 점점 굵어지더니 이내 가운 속으로 숨어버렸다. 조금만 더 가운이 올라갔다면 엉덩이가 보일것 같기도 한데... 아무리 곁눈질로 살펴봐도 거기까지는 시선이 닿지 않아 그의 속을 애타게 만들었다.

정희는 본능적으로 그의 시선을 느꼈다. 아직 정민만큼 침착함을 되찾지 못한 그녀는 약간의 당혹감을 느꼈다. 방금 전, 자신의 상상속에서 자신을 가졌던 바로 그 정민이었지만, 자신을 찬찬히 뜯어보는 것 같은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왠지 그 시선이 싫지만은 않았다. 정희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을 훑어보는 그의 시선을 발견하고는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반도 살지 않은, 아들과 동갑인 어린 남자. 이미 중년의 나이마저 넘어서려고 하는 그녀에게 있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자신보다 더 어린 여자들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젊은 남성이 그녀들을 바라보는 눈과 똑같은 음흉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사실이 그녀의 여성 그 자체를 만족시켰다.

여전히 안에는 정적이 감돌았지만 더 이상 어색하기만 한 침묵은 아니었다. 이제 거실 안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매력적이고 원숙한 암컷을 앞에 두고 그걸 차지하고 싶어하는 수컷, 젊고 싱싱한 수컷의 은근한 시선을 받으며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암컷이 서로의 눈치를 보는 듯 했다.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긴 정희는 자신을 바라보는 정민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않고 스스로도 정민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평소에도 막연히 예쁘게 생겼다고 생각해 왔던 정희였지만,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니 참 잘생긴 인물이었다. 침을 삼킬때마다 은근히 힘줄이 드러나는 굵은 목, 그리고 덩치 좋은 자신의 아들 못지 않게 떡 벌어진 어깨. 얇은 반팔 티셔츠 위로 텔레비젼에서 보던 운동선수처럼 멋지게 튀어나온 가슴. 근육이 붙어있을 것 같은 날씬한 허리와 자신의 것보다 두 배는 더 굵어 보이는 허벅지.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방금 전의 기억이 떠올라 묘한 흥분을 느꼈다.

[흠, 흠..] 정적을 깨는 정민의 헛기침 소리. 갑작스러운 그의 음성에 정희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내가 또...' 불현듯 이성을 되찾은 정희는 보이제 않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이성을 되찾자 다시 둘만 있는 상황이 부담스러워지면서 잠시 잊고 있던 걱정이 정희의 머릿속에서 고개를 들었다. '들었을까...?' 그녀 스스로는 절대 답을 찾을 수 없었지만, 혹시나 눈치챘으면 큰일이라는 걱정에 정희는 풀지 못할 고민에 빠져들었다. 저 눈은 알고 있는걸까? 전혀 모르는 걸까?

순간 정희의 기색이 바뀐 걸 알아챈 정민도 자신이 너무 노골적으로 그녀를 쳐다보았음을 깨닫고는 무안한 듯 맥주를 들이켰다. 정민이 맥주를 마시자 정희도 그제서야 맥주가 있다는 걸 깨달은 사람처럼 테이블에서 자신의 캔을 들어올려 따라마셨다. [꿀꺽꿀꺽-] 먼저 캔을 내려놓고 그녀가 맥주를 들이키는 모습을 지켜보는 정민은 괜히 야릇한 상상에 빠져들었다. 

'내 껄 저렇게 마셔줬으면...' 이미 성나있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감추느라 낑낑대면서도 정민은 그렇게 생각했다. 너무 많이 들이켰는지 그녀의 입 주변에 맥주가 한가닥 입술을 타고 턱을 지나 목까지 흘러내렸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음란하게 느껴졌다. [앗차...] 차가움을 느낀 그녀는 얼른 캔을 내려놓고, 테이블에 놓여진 휴지를 한장 꺼내 맥주를 닦아냈다.

[휴우...] 흘러내린 그 물줄기를 닦은 휴지를 테이블에 놓은 정희는 자신도 모르게 기지개를 켰다. 어색함과 불안함, 그리고 희미하지만 확실하게 존재하는 야릇한 공기가 한데 섞이자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꼈던 것이다. [피곤하세요?]

[그냥, 좀.. 찌뿌둥 하네..?] 태연하게 대답한 정희는 기지개를 다 켜도 답답함이 사라지지 않자 앉은 상태에서 상체를 좌우로 돌리며 가볍게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후우-] 스트레칭이 효과가 있는지 몸이 조금은 시원해지는 것 같았다.

[마사지라도 해드릴까요?] 그 모습을 본 정민이 대뜸 제안했다. [마사지?] [네.] 말을 해놓고 나서도 정민이는 갑자기 왜 또 입밖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내가 마사지를 할 줄 알았던가? 집에서 엄마를 마사지 해 준적은 몇 번 있었다. 효도 안마의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딱 그 범위 내에서 말이다. '괜한 얘기를 꺼냈나...'

질문을 받은 정희도 곧바로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마사지? 갑자기 웬 마사지라니? 자신이 몸이 찌뿌둥하다고 해서 단지 선의로 한 말일수도 있다. 예의상 해 본 말일수도 있고... 아니면 정민이가 정말 마사지를 할 줄 아는걸까? 그냥 한 번 물어볼까? 하지만 복잡하게 흐른 그녀의 사고는 여전히 혼란스러우면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그녀의 입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그래, 그러지 뭐.] 그녀의 입은 반사적으로 그의 제안을 승낙했다.

내가 뭐라고 한거지? 정희는 자신의 입을 원망했다. 조금 더 생각을 해보고 대답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깟 마사지일 뿐인데 뭐...’ 그녀는 애써 의미를 두지 않기로 했다. 

[그럼.. 이쪽으로 앉으세요.] 정민은 살짝 옆으로 비키며 정희에게 자리를 권했다. 순간 정희는 망설여졌다. 어릴적에는 수도 없이 함께 앉기도 하고, 귀엽다고 곧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던 정민이었지만 그건 벌써 예전의 일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있어 정민은 남자였다. 그것도 자신을 갈구하며 자신과 음란한 행위를 벌이는 걸 상상해온걸 잘 알고 있는 젊은 남자, 그리고 그녀 자신 또한 상상속에서 자신의 은밀한 그 곳을 쑤실수 있도록 허락했던, 온 몸이 날아오를것만 같던 쾌락을 선사해준 수컷이었다. 하지만 왠지 승낙했다가 곧바로 발을 빼기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정민이 권하는 대로 그의 옆에 가서 앉았다.

풀썩- 그녀의 무게로 인해 소파가 조금 아래로 꺼지는 느낌이 들었다. 정희가 자신의 어깨를 스치며 옆에 앉자 그 긴 머리카락에서 기분좋은 냄새가 정민의 코를 자극했다. ‘아아...’ 여자의 샴푸 냄새. 자신의 주위에 물씬 풍겨지는 그 냄새를 맡자 정민은 정신이 몽롱해질 지경이었다. ‘후우우...’ 평범한 샴푸 냄새일 뿐이었지만, 그녀의 체취와 뒤섞인 그것은 세상의 그 어느 향기보다도 뇌쇄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강하게 욕정이 끓어오르는 걸 참아내기 위해 애쓰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어깨 먼저.. 주물러 드릴게요..]

[응? 아, 그, 그래...] 그의 말에 정희는 그의 오른편에 앉은 상태에서 몸을 오른편으로 비틀었다. 이제 정희는 자기와 완전히 반대로 돌아앉아 자신에게 가운만을 걸친 채 그 등을 내보이고 있었다. 마치 속이 비칠 듯 얇은 가운은 그녀의 아담한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를 이어주는 한 가닥의 선자국. 그녀가 입고 있는 브래지어의 끈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노골적이지 않지만 그래서 더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정민은 두 손을 그녀의 양 어깨에 올려 살며시 쥐었다. 그 낯선 손길을 느낀 정희의 굳어있던 몸이 움찔하며 약하게 떨렸다.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었지만, 정말로 그의 두툼한 양 손이 자신에게 닿으니 닿으니 그녀는 가슴이 철렁이며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후우...’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속으로 심호흡을 했다.

정민 역시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약간의 망설임과 함께 묘한 기대감이 솟아올랐다. 그녀를 여자로 느낀 이후 처음으로, 이제 정민은 그녀의 몸을 만졌다. 그의 손에 쥐어진 물렁한 어깨가 기분좋게 느껴졌다. 그는 천천히, 부드럽게 정희의 어깨를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후우...] 정민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뜨거운 콧김이 바로 앞 그녀의 목덜미를 자극하자 정희는 찌릿한 뭔가를 느꼈다. ‘으응...’ 왠지 모를 야릇한 흥분. 정민의 두툼한 손은 부드럽게 그녀의 어깨를 주물렀고, 그녀는 자신을 녹일 듯 섬세한 그의 손길에 조금씩 긴장이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낯선 남자의 손길은 여태껏 그녀가 잊은채 살았던 옛 기억들을 떠올려주기라도 하듯 정희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그 묵직한 손길은 40대 후반의 농염하게 무르익은 그녀의 여체를 서서히 일깨우고 있었던 것이다.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 그녀는 다리를 비비꼬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참아내야 했다.

흥분되기는 정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녀의 뒤에서 그녀의 몸을 마음껏 관찰했다. 어깨 한편 너머로 긴 생머리를 모두 쓸어내린 그녀의 가느다랗고 하얀 목이 바로 그의 눈 앞에 있었다. 침을 살킬때마다 묘하게 꿀떡이는 그녀의 미끈한 목덜미를 보니 저 가늘고 여린 목구멍에 자신의 정액을 쏟고 붓고싶은 남자로써의 본능이 끓어올랐다. 정민은 자신의 호흡이 조금씩 빨라지는 걸 느꼈지만 애써 숨을 고르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연스럽게 그 뜨거운 콧김을 그녀의 목덜미로 내뱉음으로써 본능적으로 그녀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 기분좋은 달콤한 손놀림과 함께 정희는 정민의 뜨거운 숨결이 자신의 예민한 목덜미를 자극하는 걸 느꼈다. ‘아아....’ 묘한 긴장감과 더불어 야릇한 흥분이 고조되어 갔다. 이제껏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그의 숨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려오자 이제 정희는 은근히 즐기기까지 하고 있었다. 정민이의 호흡이 조금씩 거칠고 빨라지는것이 느껴졌고, 이에 보조를 맞추듯 정희도 호흡이 점점 거칠어졌다.

‘후우.. 후우..’ 어느새 정희는 어깨를 조금씩 들썩이며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녀의 등 바로 뒤에 있는 정민이 그걸 모를리 없었다. 여자 경험이 없었던 그라도 지금 정희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흥분하고 있다!’ 그녀를 주무르는 자신의 손, 반은 고의적으로 뜨겁게 그녀의 목덜미를 자극하는 자신의 숨결이 그녀를 여자로써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를 자극하려고 마사지 얘기를 꺼낸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제 상황은 그가 원하는 대로 흐르고 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로지 자신에 의해서 그녀가 흥분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정민은 조금 더 과감하게, 하지만 여전히 조심스럽게 양 어깨를 쥐던 손으로 그녀의 예민한 목덜미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앙...] 갑자기 정민의 손이 자신의 목을 덮쳐오자 그녀는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그녀의 입에서 가늘게 나온 그 소리는 마치 신음소리와도 같아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어머.. 내가..’ 정희는 자신의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그의 애무처럼 느껴지는 마사지를 즐기고 있던 정희였지만, 자기가 흥분하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는 건 어떤 여자나 창피함을 느끼기 마련이었다. [기분 좋으세요?] 자신이 흘린 신음을 들었는지 정민이 그렇게 물어왔는데, 정희는 이 질문이 왠지 음란하게 느껴졌다. [으, 으응..]

이제 정민은 남자로써의 확신이 느껴졌다. 자신의 눈 앞에서 그의 손에 몸을 맡기고 있는 이 아담한 여체가, 여자로서 한창 무르익어 가장 뜨거울 나이라고 익히 알고 있는 중년 여성의 농익은 육체가 자신이 선사해주는 자극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함을 가져다 주었다. 이제 정민은 점점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목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마사지하면서도, 다른 한 손은 이제 그녀의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정희가 그걸 알아채지 못할 리 없었다. 갑자기 자신의 목에서부터 등줄기의 한가운데를 쓰다듬은 그의 손길이 순간 그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의 손길은 점점 애무처럼 변해가고 있었고, 정희 역시 사뭇 놀라면서도 그걸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녀는 정민이 뒤에서 자신을 덮쳐오는 걸 상상했다. 자신을 거칠게 돌려세워, 사납게 끌어안으며 키스해오기를 원했다. 터질듯 솟아오른 자신의 젖가슴을 부여잡고 자신을 쓰러뜨려, 남자로써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자신의 음란한 다리 사이에 선사해주길 원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녀의 본능을 힙겹게 방어하고 있는 이성이 그녀를 갈등하게 만들었다. 이는 정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제 그가 하는 건 더 이상 마사지가 아니었다. 그는 부드러운 실크 재질의 가운위에서 그녀의 등을 양손으로 어루만졌다. 자연스러운듯 고의적으로 그 얇은 가운 안으로 비추어보이는 브래지어의 끈을 살짝 살짝 튕기며 그녀를 자극해갔다. 정민 역시 이제 한 발자국만 더 가면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 마지막 한 발자국이 힘들었다. 혹시 이것들이 다 그냥 자신의 착각이었다면? 단지 자신의 손길에 몸이 풀어져서 그랬을 뿐, 그녀가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면? 물론 지금 자신의 손아귀에 있는 몸뚱아리는 바로 얼마전까지 자신의 이름을 애처롭게 부르며 스스로 보짓구멍을 쑤셨을 그 음란한 육체였다. 하지만 극도의 긴장감은 그를 초조하게 만들어, 확실하게 들었던 그 사실조차 자신이 방문앞에서 잘못 들은건 아닌가 하고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둘 중 하나만 먼저 입을 뗀다면, 작은 행동이라도 먼저 불을 붙인다면 곧 폭발할것만 같은 그 위태로운 상황이 한 동안 말없이 계속 이어졌다. 정희와 정민 모두 야릇한 쾌감과 음란한 상상속에서 서로를 범해가고 있었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나 단단하여 더 이상 실행으로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은 둘 모두를 애타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는데, 정민은 정희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을 뿐이었고 그녀도 간간히 탄성을 내뱉고 있을 뿐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기만 하는건 바람작하지 않다고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일까? 정희는 갑자기 자신의 몸에 힘이 풀리는 걸 느꼈다. 허리가 휘청이며 뒤로 쓰러지려고 하자 정민이 얼른 뒤에서 그녀의 상체를 받쳐올렸다. [아, 미안..] 계기를 마련해준 그녀에게 화답하듯 이제 정민의 본능이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 [피곤하신가본데, 그럼 누워보실래요?]

누우라고? 정민의 그 말에 정희는 아득히 떠나갔던 이성이 조금 돌아오는 걸 느꼈지만 이내 ‘그래, 그냥 마사지를 받는거일 뿐이잖아.’ 라고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다. 본능적으로 그녀는 이제 자신이 그에게 뭘 원하는지 느끼고 있었지만, 아들의 친구에게 범해진다는 짜릿함, 그리고 그에 동반되는 두려움에 스스로를 아직 속이고 있었다. ‘마사지니까...’

그녀는 순순히 그의 말을 따랐다. 정민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희는 그대로 소파위에 엎드려 누웠다.

정민이 그녀에게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잠시 일어선 사이, 정희는 몸을 돌려 소파 위에 엎드려서 그 위에 배를 깔고 앞으로 누웠다. 그녀가 편한 자세를 찾기위해서 몸을 뒤척이는 동안 그는 가만히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돌아누운 그녀의 뒷모습은 그렇게 요염할 수 없었다. 부스스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을 주는 그녀의 까만 생머리 아래로 그녀가 입고 있는 흰 가운이 천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반사시키고 있었는데, 그 얇은 천은 그녀의 찰싹 몸에 달라붙어 육체의 굴곡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었다. 그녀의 가냘픈 어깨와 매끈한 등은 방금 전 앉아있을 때보다도 훨씬 날씬하게 느껴졌고, 잘록한 허리를 지나 가운 아래로 적당히 살이 붙은 그녀의 허벅지. 그리고 그의 본능을 강하게 자극하는 그녀가 입고 있을 팬티의 자국이 풍염하게 솟아 오른 둥근 엉덩이의 계곡 위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저걸 다 벗으면 어떤 모습일까. 정민은 그녀의 풍만한 둔덕을 지긋이 바라보며 아무것도 입지 않은 그녀의 육체를 상상하자 아랫도리가 부풀어 오르는 걸 느꼈다. 

편한 자세를 찾았는지 그녀가 움직임을 멈췄다. 소파 위에 놓여있는 쿠션에 얼굴을 파묻은 그녀는 이제 그에게 준비가 끝났다는 걸 말하듯이 아무런 미동도 없었고, 단지의 그녀의 몸만이 호흡에 맞춰 희미하게 들썩이고 있을 뿐이었다. 정민이는 천천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

[핫...] 그가 자신의 돌아누운 허벅다리 위에 올라타자 정희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뱉었다. 뒤로 누운 자신의 몸을 마사지하려면 그 위에 올라앉는 수밖에 없으리라. 그녀 역시도 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의 체중이 자신에게 실리자 일말의 불안감과 긴장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었다. 그 육중한 무게에 다리를 꼼짝없이 잡힌 그녀는 마치 덫에 걸린 생쥐가 된 것 같았다. 이제 그가 자신에게 어떤 짓을 해도 도망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하니 문득 불안해졌다. 하지만 그 불안한 상상은 또한 그녀를 야릇한 흥분속으로 이끌고 있었다.

[후우...] 정희의 허벅지 위에서 그녀의 등이 바라보이도록 걸터앉은 정민은 깊게 한숨을 내뱉고는, 다시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앉아 있을때보다 몸에 힘이 빠져있어서일까. 그녀의 어깻살이 더 기분 좋게 물컹거렸다. 

이윽고 어깨를 만지던 그의 손은 아까와 같이 목에서부터 등줄기를 타고 내려와 그녀의 등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앉아서 마사지를 받던 때와 그의 손놀림은 별로 변한 게 없었지만, 정희가 느끼는 기분은 사뭇 달랐다. 서로 같은 눈높이에서 단지 자신의 등만을 보여줬던 방금 전과는 달리, 이제 그는 땅바닥을 쳐다본 채 엎드려 누워있는 자신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게다가 여자로써 자신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 위치한 하체까지 그에게 무방비 상태로 뒤를 보여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몸이 서서히 달아올랐다.

그 위에서 그녀의 등을 쓰다듬는 정민 역시 비슷한 느낌이었다. 허벅지 위에 다리를 벌리고 올라앉은 그의 바로 앞에 그녀의 엉덩이가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다물려진 허벅지 사이에 있을, 여자로써 가장 비밀스러운 화원. 잠시 자신의 아랫도리를 내려다 본 그는 자신의 자지가 꿈틀대며 폭발할듯이 커져있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자신의 그 거대한 봉우리 바로 앞, 자신이 깔고 앉아 있는 그녀의 옷 아래로 감춰져있는 그녀의 은밀한 계곡... 정민의 자지는 마치 그것 만이 맡을 수 있는, 여체의 보지가 내뿜는 자신을 유혹하는그 비밀스러운 향기를 감지했다는 듯 전에 없이 심하게 껄떡이고 있었다. 자신이 쑤셔줄 그 음란한 구멍이 바로 앞에 있는지 스스로 아는듯이 정민이의 물건은 미친듯이 꿈틀댔다.

[아앙..] 그녀의 등을 기분좋게 어루만지는 정민의 손길에 조금씩 긴장이 풀린 정희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또 다시 무의식중에 신음을 흘린 그녀 자신이 창피하게 느껴질법도 했지만, 이제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에 그녀는 참아왔던 졸음이 갑자기 찾아오는 듯 나른해짐을 느꼈다.

정민은 이제 조금씩 그녀의 허리쪽으로 더듬어 내려오고 있었다. 가끔씩 옆구리에 닿은 그의 손길이 간지럽게 느껴져 그녀는 몸을 움찔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손을 점점 더 아래로 향했다. 이제 그의 손길은 팬티의 자국이 허리와 엉덩이의 경계를 표시해주고 있는 바로 그곳까지 내려왔다.

[하아...] 물 흐르듯이 매끄럽게 자신의 손을 그곳까지 이끌어온 정민 역시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잠시 망설이자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이성이 머릿속의 틈바구니에서 치고 나왔다. ‘더 해도.. 되는거야?’ 갈등되는 순간이었다. 그녀의 체취가 가득 묻어있을 그녀의 팬티... 여자로써의 마지막 은밀한 신비를 감싸고 있는 성스러운 그녀의 속옷이 나타내주는 선명한 경계선은, 그가 이 선을 넘는다는 게 어떤 의미를 뜻하는지를 강하게 경고하고 있는 듯 했다. 그는 순간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꼈다.

잠시 동안 정민의 손길은 그녀의 허리위에서 멈춰 더 나아가지 못한 채 그 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그게 오히려 정희를 더 애타게 만들었다. 몽롱한 잠결에 느껴지는 야릇한 기운으로 가슴이 터질 듯 쿵쾅거리던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 아슬아슬한 스릴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랐다. 정희는 자신의 육체가 느끼는 그 묘한 욕구에 이미 정신이 지배된 상태였다. 

[괘... 괜찮아...]

그녀의 마치 신음소리와도 같은 떨리는 음성은 한순간에 정민이의 두려움을 가시게 했다. 그녀의 허리춤에서 빙글빙글 돌고있던 그의 두 손은 이제 자신을 가로막았던 선을 천천히 넘기 시작했다.

이제 그의 손은 풍만하게 솟아오른 그녀의 엉덩이 위에 다다랐다. 경험이 없는 정민으로써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다 자란 여자의 엉덩이... 게다가 자신이 손을 올린 이것은 다른 누구도 아니라 정민 자신이 항상 마음속으로 품어오던 바로 그 여인의 엉덩이였다. 이걸 볼 때마다 당장이라도 이 안에 자지를 쑤셔넣고 싶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단지 입맛을 다시며 씁쓸히 돌아서게 만들었던 바로 그녀의 농염한 둔부가 이제 자신의 손에 그 운명을 맡기고 있었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자신을 욕정에 가득차게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왠지 성스러운 느낌마저 갖게 해왔던 그녀의 부끄러운 엉덩이를 한참동안 손바닥으로 문지르던 정민은 그 탱글탱글한 살덩이를 손에 꼭 쥐어보았다.

[흡...] 

갑자기 정민의 손아귀에서 강한 힘이 느껴져오자 정희는 반사적으로 하체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방금전까지만 해도 물컹거리며 손쉽게 잡힐 듯 느껴졌던 그녀의 엉덩이가 단단하게 굳어졌다.

‘아차...’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에 힘이 준 게 민망하게 느껴져 서서히 하체의 힘을 풀었다. 잠깐동안 그의 손길을 경계하던 단단함이 풀어지자 다시 정민의 손에 기분좋은 물컹거림이 느껴졌다. 이제 정민은 마지막 저항을 포기한 무방비 상태의 그녀의 엉덩이를 마음껏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아앙....’ 정희도 이제 본능에 몸을 싣고 있었다. 그녀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뭇 남성들의 소유욕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외모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유부녀라는 이유로 누구도 선뜻 그녀에게 다가서지는 못했다. 단지 남성들은 침을 삼키며 그녀에게 음흉한 눈빛을 날릴 뿐이었고, 그녀 역시 그런 노골적인 눈빛을 수 없이 느껴왔던 게 사실이다. 정숙하고 이성적인 그녀는 그 시선들을 애써 외면하며 깊게 생각해오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여자로써의 본능은 무르 익을대로 익은 그녀의 육체가 시들어버리기 전에 더 많은 수컷의 손길을 원했던 것이다. 유부녀, 하지만 남편과는 오래도록 잠자리를 가지지 못한 그녀의 처지는 그녀의 욕구를 채워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강한 정신과 꾸준한 운동으로 간신히 억눌러왔던 그 육욕이 이제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쓰다듬어 나가는 그의 손길에 터져나가려 하고 있던 것이다.

정민이는 그녀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감싸쥐고 지긋이 누르면서 바깥쪽으로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엉덩이 양쪽을 움켜쥐고 바깥으로 밀어낼 때마다 그 탱탱한 살덩이의 계곡이 벌어졌다 다시 모아졌다를 반복했다. 엉덩이 살이 당겨지며 덩달아 자신의 항문이 벌렁거리는게 느껴지자 그녀는 여성으로써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아응...] 하지만 이미 정신이 아득해져있던 그녀의 그 수치심은 왠지 모를 강한 쾌감을 불러 일으켰다. 외마디의 얕은 탄성과 함께 정희는 소파를 꽉 움켜쥐며 희미하게 팔을 떨었다.

노골적으로 그녀의 둔부를 애무하던 정민은 이제 양 쪽 엄지손가락으로 그 요염한 계곡 사이를 파고들어가기 시작했다. 정희에게도 자신의 엉덩이 사이로 자신을 누르는 그 압력이 점점 강해지며 다가오는것이 느껴졌다. 그는 마치 숨겨왔던 보물을 찾듯이, 섬세하지만 확실한 움직임으로 그녀의 항문쪽으로 파고들었다. 

[학...!] 그의 손가락이 자신의 항문끝에 닿아서 강하게 누르자 정희는 입에서 소리가 터져 나오는 걸 막을 수 없었다. 놀란듯한 그녀의 탄성에 순간 정민도 주춤하여 손가락의 힘을 풀었다. 그러자 그의 손에 눌려있던 정희의 탱탱한 살덩이가 그의 손을 계곡 밖으로 다시 밀어냈다. 자신이 실수한 것일까? 당황한 정민은 혹시 그녀가 아픔을 느꼈을지 걱정이 되어 말했다. [죄, 죄송해요...]

[아, 아니야...] 너무 큰 소리를 냈다고 생각한 그녀는 오히려 창피했다. 마사지로 시작된 상황이지만 이미 마사지를 넘어서고 있음을 서로 알고 있었다. 이미 다 자란 성인들인 두 사람이 그걸 모를 리 없으리라. 하지만 그 은밀한 쾌감에 이끌리듯 몸을 맡긴 두 사람은 이 순간이 계속되기를 바랐다. ‘그녀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도 그런 생각이겠지...?’ 그리고 잠시 몸을 멈춘 사이에 흐른 잠깐 동안의 정적은 상대방이 그 무언의 합의를 승낙했음을 서로가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정민은 멈춰졌던 손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풍염한 엉덩이를 마음껏 주무르던 손은 이제 조금 더 아래로 내려와있었다. 정희는 그의 손길이 엉덩이보다 더 예민한 자신의 허벅다리쪽으로 쓸어내려가는 걸 느꼈다. 가운 아래로 하얗게 뻗어나온 그 살오른 허벅지... 이제서야 처음으로 정민의 손이 그녀의 맨 살에 닿게 된 것이다. 정희는 그의 따뜻한 손길이 허벅다리 안쪽을 쓰다듬어 오는 걸 느끼자 그 쾌감에 등줄기에 소름이 듣는 걸 느꼈다.

정민 역시 그녀의 맨살의 감촉을 손바닥으로 만지며 자신의 숨결이 점점 뜨거워지는게 느껴졌다. 그녀의 농염하게 살이 오른 새하얀 허벅지의 감촉은 방금전까지 느껴졌던 실크보다도 더 매끄러웠다. 자신의 손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을 때 마다, 그 날씬하면서도 보기보다 풍만한 안쪽의 살이 자신의 손을 따라 끌려 올라갔다 내려갔다는 반복하는 그 느낌이 너무도 자극적이었다.

이제 그의 손은 허벅지 안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동시에 그 손은 노골적으로 그녀의 가운을 조금씩 위로 밀어 올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엉덩이를 가려주던 천막이 그에 의해 조금씩 벗겨올라가는 걸 느낀 정희는 창피함을 느꼈다. 그의 손길은 섬세했지만, 또 그만큼 확실했다. 이제 곧 가운이 허리까지 밀려 올라가고 팬티만 입은 자신의 엉덩이를 내보이게 되리라 생각하니 숨고 싶을만큼 부끄러운 기분이었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또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창피할수록 더 크게 밀려오는 그 야릇한 쾌감이 기대마저 되었다.

그런 정희의 머릿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민은 말없이 그 고결한 작업을 계속 해나갈 뿐이었다. 마치 공예를 빚는 장인의 느낌으로,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힐 지경이었다. 그 반복적이고도 도착적인 작업이 드디어 막을 내리자, 정희는 아랫도리에 공기가 닿으며 시원해짐을 느꼈다. 비로소 정민의 눈 앞에 하얀 팬티를 입은 그녀의 달덩이 같이 둥근 엉덩이가 이루는 요염한 광경이 펼쳐졌다. [미치겠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이 나오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순간 그는 자신의 한 말의 의미를 깨닫고 흠칫했지만, 오히려 그가 내뱉은 말은 정희를 더욱 흥분시킬 뿐이었다. 

‘내... 엉덩이를 보고... 만족해 하고... 있어....’

아무리 자신을 여자로 생각하고 군침을 흘려 오던 남자라고 해도 그와 그녀는 정확히 아들과 엄마뻘이었다. 그리고 20년이 넘는 세월의 차이가 거짓 없이 그녀의 몸에 새겨 놓은 흔적은, 아무리 그녀가 또래보다 젊어보인다고는 해도 그 긴 시간의 현실이 주는 두려움마저 없애 줄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녀는 정민이 자신의 맨몸을 본다면, 그의 또래 여자들에게 찾아 볼 수 없는 나이 든 자신의 몸뚱아리를 본다면 혹시라도 실망하고 돌아서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의 말로써, 자신이 몸에 그가 만족하고 있다는 확신이 생김으로써 암컷으로써의 뿌듯함과 함께 자신감이 밀려왔다.

[아흐응...] 그리고 마음속 한켠에서 언제나 자신을 구속해오던 걱정이 사라지자 정희는 왠지 모를 해방감을 느꼈고, 그의 손길이 전보다 더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이제 그녀의 다리사이, 팬티 안으로 감춰진 무성한 숲속 사이에 있는 마지막 욕망의 샘은 이미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열탕으로 변해 그 질척한 애액을 밖으로 토하듯이 뿜어냈다. 정희는 자신의 중심이 젖어드는 느낌에, 또 다시 창피함과 함께 욕망의 갈증을 느꼈다. 

‘나, 날... 봐줘... 아흑.. 차, 창녀같은... 내... 보, 보지를...으응...’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엉덩이를 주물러대는 그의 손길에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물어 터져나오는 신음을 간신히 참으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꿈을 꾸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외침을 알아들은 듯 정민의 손은 이제 다시 서서히 아래로 미끄러져 마지막 남은 그녀의 성으로 다가갔다.

아직은 다물려진 그녀의 허벅다리. 하지만 그는 무리하게 그 사이로 파고들 생각은 없었다. 그의 손길에 닿는 범위에서 최대한 섬세하게, 그리고 깊숙하게 엉덩이와 허벅다리 그 중간즈음에 댄 손바닥으로 그녀의 살을 주무르며 비벼댔다. 

[하으응...] 그의 손이 아까처럼 바깥쪽으로 원을 그리며 자신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쥐고 돌리자 정희는 다시 한번 자신이 계곡 사이가 벌어졌다 오므라지며 항문이 벌렁거리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까보다는 조금 더 강해진 그의 손길에, 그 항문줄기를 타고 그 밑에 위치한 자신의 가장 부끄러운 부분마저 정민의 손을 따라 벌렁거려지는 걸 알아채고는 수치심과 쾌감에 몸을 떨었다.

이윽고 점점 더 깊숙해지기 시작한 그의 손놀림이 마침내는 그녀의 항문줄기 깊숙한 곳,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대음순 끝을 조금씩 건드리기 시작했다. 이제 정민이는 탄력있는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아직은 굳게 닫혀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그 안에 존재할 미지의 그곳을 조금씩 터치해 나갔다.

[하아앙...!] 그녀 역시 쾌감에 외마디 탄성을 흘렸다. 이제 그녀의 농익은 몸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정희는 자신의 본능이 어서 다리를 벌리고 보지 안에 그의 자지를 쑤셔박으라고 아우성치는게 느껴졌다.

[자, 잠깐만...]

그녀는 잠시 정민이에게 잠깐 기다려달라고 말하더니 오른팔을 뒤로 내밀어 자신을 깔고 앉아있던 그의 오른다리를 잡아서 약하게 밀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정민이 모를 리 없었다. 그녀의 요청대로 정민은 그녀의 허벅다리를 짓누르던 자신의 다리를 살짝 치워주었다. 그리고...

스윽-

스스로도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어쩌겠는가, 본능이 시킨 일을. 그녀는 내키지 않으면서도 미친듯 이끌리는 욕정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한쪽 다리를 살짝 접으며 앞쪽으로 끌어 올려, 그가 더 잘 볼수 있도록, 더 잘 만질 수 있도록 자신의 다리 사이를 살며시 벌려 이제 그녀의 마지막 음란함을 그의 눈앞에 보여준 것이다.

그 행동은 그녀에게 있어 무엇보다도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남편 앞에서도 그녀는 그렇게 행동해 본 적이 없었다. 항상 먼저 요구해오는 건 남편이었고, 한 번도 자신이 먼저 그에게 잠자리를 갖자고 말해본적조차 없는 정숙한 그녀에게, 남편 이외의 다른 남자, 그것도 새파랗게 어린 아들의 친구에게 욕망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다리를 벌려주는 자신이 애처로웠다. 하지만 더 큰 쾌감과 더 큰 흥분이 지배하고 있는 그녀의 머릿속은 그것들을 미처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이미 너덜너덜해져가고 있는 정숙함의 끝자락을 움켜쥐듯이, 마치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살짝만 다리를 벌린 그 모습이 이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바람대로 정민의 눈앞에 지금까지의 자극을 훨씬 뛰어넘는 음란한 그녀의 모습이 드러났다. 살짝 벌려진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하얀 팬티 한장만이 애처롭게 가리고 있는 그녀의 음부가 드러난것이다. 이미 예전부터 달아올라 흥분한 그녀의 보지는 이미 팬티를 다 적셔서 가운 위로 묻어날만큼 엄청난 양의 애액을 뱉어낸 상태였고, 그 하얀 천은 음란한 꿀에 잔뜩 물들어 그 안의 무성한 털들이 선명하게 비쳐보였다.

[꿀꺽...] 정민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며 침을 삼켰다. 야릇하게 일렁거리는 그녀의 엉덩이, 그리고 그 허벅지 사이의 팬티 속으로 비치는 40대 후반 중년 여성의 농익은 보지... 젖은 그녀의 팬티는 그녀의 몸과 털에 엉겨붙어, 천이 찰싹 달라붙은 그녀의 두툼한 보짓살이 한눈에도 음란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아.. 어서...]

그녀의 애원과도 같은 목소리가 다시 정민을 이끌었다. 그는 정희의 허벅다리를 깔고 앉아 다시 그녀의 부끄러운 그곳을 향해 만져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아들의 친구가 친구의 엄마에게 마사지를 해주는 수준은 넘어선 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 그건 여전히 마사지였다. 그와 그녀가 하고 있는 짓은 이미 누가 보기에도 암컷의 꿀처럼이 젖어든 보지 안으로 수컷의 껄떡이는 자지가 쑤셔박히기 전, 서로를 더 큰 자극으로 이끌어 주기 위한 전희의 애무와 다를 바 없었지만 그 둘은 머릿속으로 이건 여전히 마사지라고 부르짖고 있었다. 선을 넘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 현실의 벽을 깨는데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리라. 

어디까지 계속되어야 할지,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지도 모른 채 마사지를 가장한 그 음란한 둘 만의 속삭임.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그들을 흥분시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을 속인 댓가로 얻을 수 있는 그 은밀한 짜릿함. 

특히 그럼 감정은 정희가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처음부터 단지 마사지일 뿐이라고 자신을 속인 정희는, 자신이 받고 있는 그 야릇한 흥분과 쾌감들도 단지 마사지를 하다가 느끼게 된 부수적인 결과물들일 뿐이라고 자기 자신의 가식적인 위장을 합리화하고 있었다. 육체의 욕망에 이끌려 그의 앞에서 자신의 다리리까지도 벌린 그녀였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마사지였다. 어릴때부터 보아온 아들의 친구에게 받는, 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이 그녀를 이 도착적인 쾌락으로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오직 하나의 방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정민은 그녀와는 조금 달랐다. 그 역시 마사지로 시작하긴 했지만, 계속 그녀를 만지며, 그녀의 흥분된 반응을 느끼며 성욕이 점점 커져 이제 이 길의 끝에서 그녀와 하나가 될 수 있을거라 무의식적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 마사지라는 가식적인 간판을 걷어치우고 절정으로 향하게 되리라. 꿈꿔왔던 대로 자신의 육중한 자지를 그녀의 다리 사이에 거칠고 난폭하게 선물할 수 있으리라. 수컷과 암컷의 결정적인 차이인건지, 아니면 아직 젊고 혈기왕성한 청년과 이성적이고 원숙한 중년의 차이인건지는 모른다. 아무튼 이제껏 일치했다고 생각한 둘의 생각은 조금씩 엇나가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정민이 그녀의 가장 비밀스러운 그 곳을 강하게 압박하자 마침내 그 균열이 터져나왔다.

‘더 이상은 안돼...!’

[그, 그만...!]

타닥-

쿠당탕-

바로 직전까지만해도 그가 어서 자신의 젖어있는 그곳을 더 심하게 적셔주리라고 기대하고 원했던 정희는, 정말로 정민의 두툼한 손가락이 자신의 비밀스러운 화원을 덮쳐오자 순식간에 이성이 되돌아오는 걸 느끼고는 갑작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덕분에 아무런 방비 없이 그녀위에 올라타있던 정민이 소파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으윽...!]

예상치 못한 그녀의 반응에 그는 아래로 떨어지며 거실바닥과 심하게 부딪혔다. 정희 역시 스스로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얼른 밀려올라간 가운을 아래로 끌어내린 정희는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황급히 소파에 앉아 그를 쳐다보았다. 그녀 역시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단지 고통을 느끼는 듯 옆구리를 부여잡고 엎드려 일어설 줄 모르는 정민이를 보고 그제서야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괘, 괜찮니, 정민아..?]

괜찮을리 없었다. 부딪힌 것도 부딪힌 것이지만, 정민이는 이 상황이 너무나 황당했다. 방금전까지 자신의 손길을 애처롭게 갈구하던 그녀가 갑자기 태도를 싹 바꿔 자신을 밀쳐내버리더니, 이제는 다시 걱정된다는 듯이 엄마같은 눈빛으로 자신에게 물어오고 있다... 그로써는 이 상황을 머릿속에서 정리할 도리가 없었다.

[미, 미안해...]

[으윽..]

그는 다소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정희를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이 부주의하게 발로 걷어차버려 고통에 낑낑대는 강아지가 자신을 쳐다보듯이, 원망과 황당함이 담긴 정민의 눈빛을 본 정희는 미안함에 어찌할 줄을 몰랐다. 정민을 도와주려는 듯 그를 향해 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저, 정말 미안해...]

그러자 정민은 미안한 듯 울상인 표정으로 자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마음속에서 잠시나마 일어났던 원망의 감정이 눈녹듯 사라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아직 흥분에서 다 빠져나오지 못한 듯 살짝 상기됐으면서도 이성을 되찾은 듯 평소의 그 정숙함이 한데 어우러져 묘하게 매력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방금 전까지 잊고 있었던 욕정이 다시 휘몰아치는게 느껴졌다. 그는 자신을 향해 그녀가 내민 손을 재빠르게 낚아채었다. 그리고는,

[!!]

풀썩-

정민은 그녀를 소파쪽으로 밀어 쓰러뜨리며 거칠게 키스해 들어갔다.

갑작스럽게 정민이 자신의 입술을 덮치며 몸으로 부딪혀오자 정희는 놀라면서도 그 힘을 당하지 못하고 소파위로 쓰러졌다. 소파가 풀썩 꺼지는 느낌과 함께 쓰러진 그녀는 쓰러진 자신의 몸 위로 정민이 덮쳐오는걸 느꼈다.

[우읍...] 정희는 고개를 돌려 입술을 떼내려 했지만, 자신 위에 올라탄 그의 손이 그녀의 뒷머리를 움켜잡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입술을 벗겨내려는 듯이 거칠게 빨아대는 그의 커다란 입과 낼름대며 굳게 다물린 분홍빛 입술의 틈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그의 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턱에 힘을 주어 그걸 거부하는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이었다.

[이, 이러면... 안...돼..] 그에게 팔을 붙잡힌채 얼굴이라도 빠져나오려 힘겹게 저항하면서도 그의 뜨거운 숨결이 자신의 얼굴을 간지럽히자 정희는 머릿속이 아찔해졌다. 방금 전까지 자신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던 그 흥분이 다시 되살아나려 하는 것이 느껴졌다. [저, 정민아...] 정희는 그를 밀쳐내고 있던 자신의 팔에 서서히 힘이 빠지는걸 느꼈다. 

정민도 그녀의 몸이 저항을 점점 멈추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입술 안을 파고든 그의 혀 끝으로 그녀의 다물린 치아가 서서히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아...] 그녀의 몸이 살짝 떨리며 입술사이를 비집고 야릇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정희는 이제 더 이상 고개를 돌려 그를 피하려하지 않았다. 여전히 이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방금전까지 자신의 온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던 그 짜릿했던 흥분에 다만 눈을 꼭 감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끼듯이 그도 이제 방금전처럼 거칠에 그녀를 압박해오지 않았다.

[하아...] 정민은 입으로 한숨을 토해냈다. 그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얼굴을 타고흘러 귓볼을 자극하자 그녀는 다시 쾌감에 몸이 떨렸다. 자신의 호흡이 거칠어지는 걸 느끼며 정희는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 그는 자신을 범하려 하고있다. 어릴적부터 쭉 보아온, 친구의 엄마였던 자신을 수컷으로써 지배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귀엽다며 자연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마치 또 다른 자신의 아들인 양 사랑스럽게 대해주었던 자신을, 이제 그는 다 자라 온전한 남성이 되어, 수 많은 세월을 거치며 탐스럽게 농익은 그녀의 온 몸을 원하고 있었다.

그가 자신을 여자로 보아왔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게 없던 사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해 하면서도 야릇한 기대를 가지던 그녀에게 있어서, 이제 그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이 그녀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저, 정민이가... 나, 나를...’ 아들의 친구... 어리게만 보아왔던 그 아이가, 자신의 몸을, 자신의 보지를 원하고 있다...

이제 정희는 자연스럽게 정민의 키스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이 천천히 벌어지며 정민은 자신의 혀가 그녀의 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걸 느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말랑말랑한 혀가 정민의 혀가 휘감겼다.

[츄릅.. 츄릅..] 정민은 섬세하게 혀를 놀리며 그녀의 입술과 혀를 빨아댔다. [아...] 그녀는 이따끔씩 탄성을 내뱉으면서도 놓아주지 않으려는 듯이 정민의 목을 팔로 휘감고 자신의 코끝으로 그의 얼굴을 문질러댔다. 서로 맞 닿아있는 입 안에서 자신과 그의 타액이 섞이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흥분시켰다.

끓어오른 두 사람의 욕망처럼, 그녀의 입안에 두 사람의 침이 섞여 부글거리며 하얀 거품을 일으켰다. 자신의 목구멍 안쪽에 그 더럽고 달콤한 타액이 고이는 걸 느낀 정희는 도착적인 쾌감을 느끼며 그 희멀건 액체들을 여린 목구멍 사이로 꿀꺽꿀꺽 삼켜댔다.

[하아..] 

몇 분 동안이나 지속된 뜨겁고도 음란한 입맞춤이 끝나자 정민은 천천히 그녀에게서 입술을 뗐다. [아아..] 그가 얼굴을 떼는 것을 느꼈지만, 정희는 눈을 떠 그를 바라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제 곧 아들의 친구와 몸을 섞게 된다는 자신의 운명을, 그 육중한 금기의 문을 차마 자신의 손으로 열고 들어갈 자신이 없던 것이다. 하지만 그걸 거부하려 하지도 않은채, 그녀는 정민이 그 문을 열고 자신을 이끌어 주기를, 흥분에 겨운 듯 몸을 떨며 기다리고 있었다.

정민은 잠시동안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 시선을 피하듯이 눈을 감고 있는, 빨갛게 상기된 그녀의 얼굴이 너무나도 섹시했다. 살짝 찡그린듯한 그녀의 표정. 세월이 그녀의 눈가에 잔주름을 새겨두었지만 마치 그녀가 소녀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정희는 자신의 목에 그의 까칠하고 따뜻한 혀가 닿는게 느껴졌다. ‘아아아...’ 그의 뜨거운 입김이 목을 자극하자 감고 있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정민은 혀끝으로 그녀의 목을 쓰다듬듯이 핥아나갔다. 한손을 들어 그녀의 기분좋은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더니 감추듯 가슴위에 포개어 올려둔 가린 정희의 양손을 하나씩 치우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그녀가 입은 가운의 매듭을 풀려하고 있었다. 정희는 매듭이 살며시 잡아당겨지는게 느껴지자 부끄러움과 야릇한 기대가 느껴졌다. 나비 모양으로 매듭지어졌던 그 끈은 정민이 잡아당기자 간단히 툭하며 풀어졌다. 

그녀는 자신을 적당하게 조여주고 있던 끈이 풀어지자 몸이 허전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열린 앞섬 사이로 그의 손이 비집고 들어와 자신의 가운을 벗기려고 하는 게 느껴졌다.

[아, 안돼...]

그녀의 입에서 애처로운 신음이 흘러나왔지만 정민은 그대로 그녀의 가운을 벗기기 시작했다. [시, 싫어...] 부끄러운 듯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여전히 눈을 감은채 다리를 비비꼬며 있을 뿐이었다. 정민이는 마치 어린 아기의 옷을 벗겨주듯 힘이 빠진 그녀의 한 팔을 잡아 소매에서 빼내었다. [으응...] 팔꿈치가 소매에 걸려 잘 빠지지 않자 그녀는 가운이 벗겨지는게 창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어깨를 비틀어 팔이 수월하게 빠지도록 했다. 그렇게 가운이 완전히 벗겨지자 이제 그의 눈앞에 하얀 속옷만 걸친 그녀의 농염한 몸뚱아리가 펼쳐졌다. 

[보, 보지마...] 

자신의 맨살에 거실의 공기가 그대로 닿는걸 느낀 그녀는, 자신의 육체를 정민이 내려다보고 있다고 생각하자 허전함과 창피함에 양 팔으로 가슴과 다리사이를 가렸다. 뽀얗고 매끈한 어깨, 그리고 그 미끈한 목덜미 아래로 풍염한 두개의 젖가슴이 그녀의 팔 아래 하얀 브래지어 안에서 유혹하듯 출렁였다. 나이를 잊은 듯 여전히 매끈하게 빠진 복부를 지나 팽팽한 허리 아래로 미끄럽게 퍼진 허벅지... 그 뇌살적인 허벅지가 모아지는 40대의 물오른 둔덕... 미처 그녀의 손으로 다 가려지지 않는 듯 무성하게 자라있는 털이 스며나온 보짓물로 흥건하게 젖어있는 팬티에 비쳐보여, 보는 것만으로도 숨막히는 광경을 연출했다.

[후우...]

그는 뜨거운 한숨을 내쉬며 뜸을 들였다. 마치 저녁의 만찬을 즐기기 전, 음식을 앞에 두고 손을 씻으며 입맛을 다시듯이, 정민은 자신의 눈앞에 가만히 누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그 음란한 육체를 눈으로 즐기고 있었다. 자신보다 두 배나 나이가 많은 연상의 여인, 이미 다른 남자의 소유인 정숙한 여성을, 그것도 친구의 엄마인 이 매력적인 유부녀와, 이제 오직 둘만이 아는 비밀스럽고 음란한 시간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 그를 너무나 흥분시켰다.

이제 정민은 다시 그녀에게 다가들어 서서히 그녀의 성스러운 육체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다시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살며시 포개며, 이제 그의 한손은 그녀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했다.

[하앙...]

그와 뜨겁게 혀를 섞던 정희의 목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정민의 두툼한 손바닥이 그녀의 젖가슴위를 지긋이 누른채 빙글빙글 돌며 마사지하듯이 비벼대기 시작하자, 브래지어 아래로 흥분하여 꼿꼿히 선 그녀의 젖꼭지가 기분좋은 마찰을 받으며 그녀에게 야릇한 쾌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마치 젊음을 빨아대듯이 그의 침을 꿀꺽꿀꺽 받아삼키던 그녀는 점점 젖어드는 음탕한 상상과, 그 상상이 점점 현실로 되어가는 짜릿함에 몸을 바들거렸다.

정민은 그녀와 입술을 떼고 자신의 머리를 서서히 그녀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는 힘없이 가슴위에 놓여진 그녀의 팔을 살며시 들어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던 속옷을 살짝 위로 들어내자, 이제 그녀의 완전한 젖가슴이, 그 반동으로 음란하게 출렁거리며 그 뇌쇄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꿀꺽...] 정민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40대 후반의 나이가 말해주듯 풍염하게 물오른 두 개의 젖가슴... 그리고 봉긋하게 솟아오른 그 끝에 단단하게 서 있는 검갈빛의 젖꼭지... 그 애처롭게 부푼 유방은 누군가의 엄마로써 안기고 싶은 푸근함과, 한 마리의 수컷으로써 입 안 가득물어 마음껏 빨아대고 싶은 욕망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다.정민은 한손 가득 그녀의 물컹거리는 젖퉁이를 움켜쥐고, 다른쪽 젖꼭지를 입에 물고 빨기 시작했다.

[하흐응...] 정민이 마치 젖을 쥐어짜듯이 정희의 한쪽 가슴을 주물러대며, 그의 입 속에서 까칠한 혀가 자신의 빨딱 선 유두를 자극하며 강하게 흡입하자 그녀는 온몸에 짜릿짜릿한 쾌감에 몸을 떨었다. 십년 가까이나 느껴보지 못했던 여자로서의 피학적인 쾌감에 그녀는 거의 흐느끼듯이 바들거리며 신음을 토해냈다. [아흑.. 너, 너무.. 조, 좋아.. 하흡.. 저, 정민아...]

그의 입 안에서 음탕하게 유린당하는 젖꼭지... 자신보다 20년도 넘게 어린 젊은 남자가 맛있다는 듯이 헐떡대며 자신의 젖을 빨아대자 정희는 참기 힘든 음탕한 기분을 느꼈다.

‘아아.. 정민이가.. 내 젖을.. 내 가슴을.. 맛있게... 먹어주고.... 있어..’ 

금기를 깨는건 더 짜릿하게 느껴지는 법이고, 그러기에 악마의 유혹이 더 달콤한 법이다. 순간 정희는 방에서 자고 있을 아들 영진이가 떠올랐다. 그가 지금 나와 이 모습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건 그녀를 불안하게 하면서도, 아들의 앞에서 엄마가 아들의 친구에게 범해진다는 그 아슬아슬한 상상이 그녀를 더 짜릿한 쾌감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리는 그녀의 육체위로, 이제 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서서히 더듬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희는 여전히 쾌락에 취해있으면서도 그의 손이 이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여자로써 그녀가 가진 가장 소중하고 부끄러운 부분... 그리고 그의 손이 거의 허리춤까지 다다르자 갑자기 느껴지는 야릇한 불안감에 반사적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가 자신의 손을 잡자 정민은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계속해서 그녀의 배를 쓰다듬어 내려가 다리사이로 손을 가져갔다. [거, 거기만은.. 아, 안돼...] 그러나 그녀의 마지막 이성이 내뱉은 떨리는 음성은 거실을 허무하게 울릴 뿐이었다. 정희는 여전히 그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지만,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 않은 그녀의 손은 오히려 자신의 마지막 비밀이 있는 그 성스러운 장소로 그의 손을 안내하듯이 같이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실로 한뼘도 되지 않는 여성의 비밀스러운 그 곳... 암컷의 그 한뼘을 가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컷들이 도전하고, 성공하는 극소수의 수컷들 뒤로 얼마나 많은 수컷들이 좌절하며 포기하는가... 정민은 유부녀임에도 불구하고 누가 보기에도 매력적인 정희에게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육욕을 품었을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가 자신을 받아들였을 때, 그녀의 다리사이로 무르익은 보짓속에 자신의 자지를 쑤셔박았을때, 정숙한 그녀에게서 어떤 음란함이 터져나와 자신의 눈과 귀를 자극할지 미칠듯이 보고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자신은 그것들을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그는 정복감과 함께 찾아오는 긴장속에서 마른침을 삼켰다. 

이제 그녀의 아랫배를 지난 그의 손바닥에 얇은 천조각 사이로 까칠한 수풀의 감촉이 그득하게 전해져왔다. 그 아찔하게 음모가 무성한 보짓털의 둔덕위를 확인한 그는 손을 잠깐 멈추고 더 이상 내려가지 않은 채 그 위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이제 이 성스러운 마지막 작업을 하기 위해 그녀의 젖꼭지를 천천히 뱉어내고 그녀의 허벅다리 사이로 고개를 가져갔다.

드디어, 정희는 이제 야릇한 흥분과 함께 긴장되며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는 걸 느꼈다. 이제 그는 자신의 가장 비밀스러운 그곳을 향하고 있다. 여자로써 그녀의 모든 것을 간직한 은밀한 부분, 그녀의 남편 이외에는 한번도 허락되지 않았던 그 소중한 부위가 이제 막 다른 남자에 의해 점령되려 하고 있었다. 정숙한 정희에게 있어서 목숨과도 같은 그 곳을, 이제 그녀는 스스로 정민에게 내어주고 있었다.

[시, 싫어.. 보, 보지마...] 자신의 허벅지 사이에서 그의 뜨거운 숨결이 느껴지자 정희는 부끄러움에 몸을 떨면서도, 본능적으로 천천히 자신의 다리를 벌렸다. 이제 정민은 그녀의 다리 사이에 고개를 파묻고 그녀의 그 비밀스럽고 부끄러운 부분이 이루는 숨막히는 광경에 넋을 읽고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이나 야동 속에서는 많이 봐왔던 장면이었지만, 실제로 다 자란 여자의 보지를, 그것도 농염하게 무르익은 중년 여성의 보지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정희의 맞물린 허벅지 사이에 하얗게 그걸 감싸고 있는 팬티 아래로 무성한 음모가 가무잡잡하게 주변을 감싸고 있었고, 그 우거진 수풀 가운데에 이미 찐득거리는 애액으로 범벅이 된 그녀의 검붉은 보짓살이 찰싹 달라붙은 하얀 천 아래로 선명하게 모습을 보이며 바들거리고 있었다. 이미 물이 오를대로 올라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그녀의 질구... 정민은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팬티를 양손으로 잡았다. 

‘아아...’

이제 정민은 그녀가 걸친 마지막 장막까지도 벗겨내려 하고 있었다. 이제 이 옷마저 벗겨지면 자신은 완전히 나신 그대로의 몸을 그에게 내보이게 된다. 창피했지만, 그 아찔함이 그녀의 몸을 더 뜨겁게 태우고 있었다. 정희는 수치심 속에서도 허리를 살짝 올려 그의 작업을 도와주었다.

스윽-

그녀의 팬티가 다리를 타고 매끄럽게 내려가자, 이제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이 되었다. 이미 오십이 다 되어가는 그녀가, 겨우 스물 몇살인 그의 앞에서 태어났을 때 그 모습 그대로의 몸뚱아리를 드러낸 것이다. 정희는 수치심이, 그리고 정민은 정복감이 가져다주는 욕망적인 쾌감에 흥분하며 바들거렸다.

이제 그의 눈 앞에 아무것도 가려지지 않은 그녀의 보지가 보였다. 팬티 위로도 선명하게 보였던 그 검붉은 보짓살은 이제 가득 묻은 애액에 번들거린 채 꿈틀대며 음란함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그 벌어진 대음순 사이로 매끄러운 속살... 미끌거리는 살틈을 비집고 나온 살조각이 흐물거리며 그 안에서 찐득한 애액을 계속해서 토해냈다. [하아앙...] 정민이 숨을 내뱉을때마다 그 뜨겁고 간지러운 숨결이 그녀의 를 자극했고, 정희는 그 쾌감에 자신의 팔을 깨물며 신음을 참고 있었다. [차, 창피해..]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숨기고 싶어도, 그녀의 보지는 암컷으로서 가진 터질듯한 욕구를 정민에게 그대로 드러내듯 벌렁거리며 그를 유혹했다. 보기만해도 질컥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그녀의 무르익은 보지는 묘하게 꼼지락거리며 음탕한 냄새를 뿜어냈다. 

정민에게 있어서 난생 처음 맡는 여체의 내음. 마치 썩은 치즈에서 나오는 악취와도 같은 그 냄새는, 그러나 눈에 들어오는 광경과 더불어 정민의 머릿속을 아찔하게 흔들었다. 다 큰 여자의 보지 냄새... 자신의 욕구를 더 강렬하게 자극하는 그 암컷 특유의 내음에 정민은 더 이상 그 갈증을 참지 못하고, 흘러나온 음액에 흥건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애처로운 보지를 거칠게 빨기 시작했다.

[쯔읍, 쯔으읍!]

[자, 잠까... 하흐으윽...!]

정희는 자신의 벌려진 다리 사이에서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쾌감을 느끼며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강한 신음을 내뱉었다. 그와 함께 그녀의 육체가 전에 없이 강렬하게 경련하며 그녀의 허벅지를 휘감고 있는 그의 팔로 전해졌다. 보짓털이 까칠하게 다리 사이로 파묻은 그의 얼굴을 건드려왔고, 그 털에 엉겨붙어있던 끈적거리는 보짓물이 정민의 얼굴에 닦이듯이 묻어갔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고 그녀의 보지를 빨아대며 그 안에 가득 고여있는 그 질척이는 꿀물을 삼켜댔다.

[더, 더러워... 마, 마시지마...]

자신의 보지가 뱉어낸 그 더러운 액체를 정민이 맛본다는게 더 없이 수치스러웠지만, 정희는 허벅지 안쪽에서 퍼져올라 온 몸을 뒤흔들게 만드는 그 강렬한 자극에 목구멍이 턱 막혀 숨조차 쉬기 힘들 지경이었다. 꼭 쥔 두 손이 바들거리며 그녀의 몸뚱아리가 경련하듯 바들바들 떨렸다.

[쯔읍.. 쯔읍..]

[하으으윽.. 저, 정민...아아앙....]

정희는 마치 구름속을 헤메듯 몽롱해지는 육체의 쾌락에 취해갔다. 그 음탕한 육욕의 구덩이는 정희의 온몸을 미친듯한 쾌락으로 이끌며, 그녀의 입에서 흐드러진 신음이 계속해서 터져나왔다.

‘주, 죽을것 같애.. 하아앙.. 너, 너무 좋아...’

[아흐흐흑... 아아아...]

정민은 자신의 침과 정희의 보짓물이 엉켜 질척하게 늘어붙는 그녀의 보짓살, 그리고 계속해서 그녀의 보지가 토해내는 그녀의 보짓물이 주는 짜릿한 맛에 미친듯이 그녀의 보지를 빨았다. 몇 분이나, 마치 개처럼 샅샅이 그녀의 보지를 핥아대고 빨아댄 정민의 입은, 그녀의 질척한 보짓속의 열탕안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음란한 꿀물을 모두 삼키고도 여전히 목마른지, 이제 갈라진 계곡위를 미끌어지며 그 위에 솟아난 도톰한 돌기를 빨기 시작했다. 

[아흐윽.. 나, 난 몰라... 하윽.. 거 거긴... 저, 정민아...]

[쯔으읍...]

이전보다도 훨씬 강한 자극이 그녀의 등줄기를 타고 전해지며 정희는 소름이 돋음과 함께 정신이 혼미해지는걸 느꼈다. ‘기, 기다려... 시, 싫어...’ 그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몸을 점점 더 격렬하게 떨기 시작했다.

[쯔으읍..]

그리고 계속해서 정민의 입술이 자신의 바들거리는 클리토리스를 감싸고는 핥아내듯이 집요하게 자극하자, 이제 그녀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듯이 허리가 활처럼 휘며 튕겨올랐다.

[하아아앙...!]

기절할정도의 짜릿함을 느끼며 그녀는 두 팔을 뻗쳐 반사적으로 정민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그리고 강하게 자신의 다리 사이로 잡아당기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정민의 얼굴은 자신의 침과 그녀의 애액이 질펀하게 섞여 엉겨붙은 그녀의 벌어진 계곡에 파묻혔다. ‘흐흡..!’ 순간적으로 입과 코가 눌린 그는 그녀의 다리가 강하게 조여오며 허벅지살이 목을 강하게 압박하자 숨을 쉴 수 없었다. 그의 얼굴을 자신의 다리 사이에 붙잡은 채로 정희의 몸이 심하게 꿈틀거렸다.

[하흐읍.. 아아아....]

그녀의 몸이 경련할때마다 함께 바들거리던 보짓살들이 묘하게 꼼지락거리며 다시 걸죽한 보짓물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숨조차 쉬기 어려운 정민은 정희의 살오른 허벅지 사이에서 그녀의 끈적한 흐느낌을 들으며, 그녀의 보지를 빨고 있는 자신의 입 안으로 질컥거리며 내뿜듯이 터져나오는 그녀의 애액을 억지로 들이마셔야 했다.

[커걱.. 푸웃..] 호흡조차 곤란한 정민은 숨을 쉬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얼굴 위로 쏟아져 나오는 그 보짓물을 삼켜댔다. 더 이상 담아둘 수 없을 정도로 고여든 물이 제방의 한 구석을 뚫고 터져나오듯, 그녀의 보지는 엄청난 양의 음란한 꿀물을 토해냈고, 그건 방금 전까지 그녀가 흘렸던 것보다도 더 진하고 더 찐득거리렸다. 가래처럼 자신의 목구멍에 엉겨드는 보짓물에 정민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하아아...]

쌓여있던 욕정을 모두 토해내자, 폭풍같은 절정이 사그라들며 그녀는 잔잔한 여운에 취한 채 가만히 숨만 내쉴 뿐이었다. 자신을 움켜잡은 손과 자신을 조여오던 허벅지가 서서히 풀리면서 그를 놓아주었고, 그제서야 풀려난 정민은 그녀의 다리사이에서 고개를 들어 가쁜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정민이가... 날...’

여자로써, 암컷으로써 십년만에 느낀 남자의 손길. 그리고 자신의 보지를 음란하게 핥아대던 그 남자는 바로 지난 몇 달 동안 상상속에서 자신과 몸을 뒤섞은 정민이었다. 자신이 은근히 바라왔던 상상이 현실로 이뤄진데 대한 만족감, 나이 든 자신이 나이 어린 남자를 유혹했다는 성취감, 그리고 방금 전 자신의 다리 사이에서 느껴진 아찔할 정도의 쾌감...

그는 자신의 앞에서 거칠에 호흡을 정돈하는 정민을 바라보았다. 거친 흥분에서 호흡을 정돈하던 그녀는 정민의 몸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를 샅샅이 핥아내려가던 그녀의 눈이 불룩하게 솟아있는 그의 허리춤 사이에서 멈췄다. 정희는 그 곳에 눈길이 닿자 자신도 모르게 갈증이 느껴지며 목이 타는 듯 했다.

‘.....’

한눈에 보기에도 거대하게 솟아오른 정민의 아랫도리는 그녀의 머릿속에 온갖 상상을 일으키며 다시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다. 정희는 정민의 그 곳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음란하게 쏘아보고 있었다. 남자의 자지... 이제 한 번 절정을 맛보며 모든 벽을 허문 그녀는, 자신의 눈 앞에 젊은 남자의 우람하게 솟은 자지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몸이 다시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머, 먹고싶어... 어떡해.. 내가 왜...’

조금 이성이 돌아온걸까? 그녀는 정민의 우람한 자지를 바라보며 자신이 음란한 상상을 하는게 문득 부끄럽게 느껴져 잠시 망설여졌다. 자신의 상상속에서 그녀의 음탕한 보지를 가득 채워주던 그 자지... 거칠게 자신의 구멍을 쑤셔대며 여자로써 모든 쾌감을 맛보게 해 줄 수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바로 그것이었다. 

숨을 모두 고른 정민은 그녀가 생전 처음보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걸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그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 아줌마가... 내 자지를...’ 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음탕한 눈빛으로, 그녀는 애처롭게 갈구하듯이 그의 자지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정민의 호흡과 함께 바짓속에서 꿈틀거리는 그 거대한 살덩어리... 기묘한 긴장감에 정민은 꼼짝도 않은채 침만 꿀꺽 삼키며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

‘....’

계속되는 정적속에서 정민은 그녀의 호흡이 다시 가빠지고 있는걸 느꼈다. 처음에는 미세하게만 들리던 그녀의 숨소리가 점점커져, 이제 그녀는 보기에도 심하게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마치 입맛을 다시는 표정으로,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자신의 아랫도리에 머물러 있는 그녀의 시선...

마치 영원과 같던 정적이 흐르고, 정민은 그녀가 서서히 몸을 일으키며 움직이는것을 느꼈다. 그리고 정희는 소파 위에 엎드린 채 천천히 기어, 그에게 다가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