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화 (32/71)

<-- 22 회: 재회, 그리고 첫 경험 -->

나는 너무나 뜻밖의 등장에 아무런 말도, 아무런 생각도 없어 그저 멍한 얼굴로 혜림누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나는 그런 나를 불안함, 초조함 그리고 애증(愛憎)이 섞인 얼굴로 바라보다가 애써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잠깐...들어가도 될까?” 

“아, 예...!” 

힘겹게, 힘겹게 말을 꺼내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내가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하자 혜림누나가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집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처럼 불안과 두려움으로 물든 혜림누나의 얼굴을 확인하고 괜히 심술이 났다.

‘그렇게 무서워할 필요는 없잖아요...누나...’ 

하지만 누나의 그 모든 행동이 내가 혜림누나에게 저지른 일 때문이란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나는 그저 씁쓸한 입맛을 느끼며 그저 조심스럽게 누나의 모습을 살필 뿐이었다.

‘누나는...여전한 것 같네...’ 

나 때문에 약간 야윈듯한 모습이었지만 예의 그 아름다운 얼굴과 티 없이 맑고 순수해 보이는 눈망울을 보니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최면이 풀렸음에도 이미 확연한 변화가 이루어진 누나의 가슴은 여전히 풍만하고 커다랬으며, 충분한 영양 공급을 받은 피부는 빛이 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콤플렉스를 극복한 후 생겨난 자신감 때문인지 그 풍만하고 탄력적인 가슴이 모아지고 받혀져, 그 아찔한 계곡과 속살이 반 이상 드러나는 도발적인 자태의 짙은 보랏빛 튜브 탑과 자신의 장점이었던 육감적이고 요염한 엉덩이를 강조하듯 타이트하게 조여진 다크 블루의 미니스커트를 입고, 욕정을 자극하는 고혹적인 넓적다리와 각선미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검은 스타킹과 미니스커트의 아슬아슬한 옆트임사이로 농염한 모습의 가터벨트를 드러내는 모습으로 또 다시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이,이런...! 그렇게 실수를 해놓고도 또...!’ 

최면으로 인해 변해버린 혜림누나와의 그 자극적이고 짜릿한 추억을 떠올리며 슬그머니 고개를 쳐드는 욕정에 퍼뜩 정신을 차린 나는 황급히 고개를 저어 그 추잡한 욕망을 잠재우며 입을 열었다.

“잠깐 앉아계세요. 마실 것 좀 내올게요...!” 

“으응...!” 

자신의 농염하고 관능적인 모습에 넋을 잃고 자신을 바라보는 내 뜨거운 시선을 느꼈는지 몸을 움츠리며 대답하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서둘러 전기포트에 물을 끓여 따끈한 허브티를 가져갔다.

-달그락...! 

“드세요. 누나...!” 

“고,고마워...” 

“뭘요...” 

내가 쇼파 앞에 놓인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찻잔을 조심스레 들어 올리며 차마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대답하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자조섞인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든 나는 찻잔에 담긴 허브티를 한 모금마시며 입을 열었다.

-후르릅...! 

-달그락...! 

“그보다 어쩐 일이세요...? 혹시...가슴을 더 크게 만들어달라고 오신건가요?” 

“..........” 

혜림누나에게 엄청난 죄를 지은 나였지만, 예전과 다르게 나를 보며 불안하고 초조한 눈빛을 보내는 누나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나왔다. 속마음으로는 ‘죄송하다. 미안하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이다.

 혜림누나는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내 모습에 그저 아무 말도 없이 내가 건네준 찻잔을 한동안 두 손으로 어루만지다가 이내 뭔가 결심한 듯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런거...아니야. 난 그저...진우, 네가 보고 싶었어...! 어떻게 해서든지...” 

“.........!?” 

두 눈 가득 애증(愛憎)의 감정을 담아서 나를 바라보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할 말을 잃고 혜림누나를 바라보았다. 혜림누나는 그런 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그러면 안 돼는 줄 알면서도 도서관 데이터베이스에서 진우, 너희 집 주소를 찾아서 온 거야...” 

“대체 왜...?” 

“그렇게 해서라도 진우 너를 만나고 싶었으니까...아니, 만나야만 했으니까...!” 

“.........?!” 

장기간 연체가 아닌 이상 도서관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어있는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자칫 직장을 잃을 수도 있으며,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 위험한 짓을 하면서까지 나를 만나고 싶었다는 혜림누나의 말에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며 누나의 말을 기다렸다.

 왠지 혜림누나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째서...” 

“.......” 

-스으윽...! 

“어째서...그동안 도서관에 찾아오지 않은 거니...? 내,내가 얼마나...얼마나 기다렸는데...!” 

“.........!” 

내 예감은 정확히 적중했다. 

나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꺼내던 혜림누나가 두 손으로 내 빰을 감싸며 격랑을 만나 돗단배처럼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직시하며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

 혜림누나는 누나의 이야기를 듣고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현실에 넋이 나가 있는 오른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감싸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그때는 내가 잘못했어...너,너무 당혹스러웠고, 그래서 솔직하지 못했어...하,하지만 이제는 아니야...! 나...오래전부터 진우 너를 좋아했어...아니, 사랑했어...!”

“그,그게 무슨...!?” 

“거,거짓말 아니야...! 나, 너를 볼 때면 항상 가슴이 이렇게 미친 듯이 뛰었어, 이유 없이 기쁘고, 이유 없이 행복했어...!” 

-꾸우욱...! 

“아....!” 

마치 자신을 버리지 말라는 듯이 애절한 표정을 지으며 내 오른손을 자신의 왼쪽 가슴으로 가져가며 그 부드럽고 탄력적인 가슴에 꾸욱...! 밀착시키는 혜림누나의 격렬한 고동이 손바닥 전체에서 느껴졌다. 그 쿵쾅대는 심장의 격렬한 고동과 나를 바라보는 애절한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지금의 이 현실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혜림누나의 고백(?)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언제나...언제나 진우 너를 볼 때면 항상이랬어. 그리고 너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눴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누,누나...!” 

“하,하지만 진우, 네가 나빴어...” 

“.......?” 

“...누나의 몸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마음대로 희롱해 놓고,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떠나가 버리다니...반칙이야...!” 

“그,그건...!” 

내가 죄책감에 시달리다 누나에게 걸었던 최면을 풀어주고 한동안 누나의 곁에 가지 않을 것을 탓하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당황하며 그것이 내 본심은 아니었다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혜림누나의 행동이 그런 내 마음보다 빨랐다.

-스으윽...! 

-꾸우욱...! 

“느,느껴져...?” 

“..........!” 

“그때 이후로 진우 너를 떠올릴 때마다 이,이렇게...패,팬티가 흥건해질 정도로 젖어버려...” 

“아.....!” 

혜림누나가 ‘그때 이후’라고 말하는 것은 아마도 최면에서 풀린 이후이리라. 

나는 자신의 왼쪽 가슴에 자리하고 있던 내 오른손을 감싼 자신의 가녀리고 부드러운 두 손으로 나머지 왼쪽 손을 조심스레 자신의 치마 속으로 이끄는 혜림누나의 모습을 보며 축축하게 젖은 누나의 팬티를 손끝으로 느낄 수 있었다. 누나가 흘린 애액으로 흠뻑 젖어 꽃잎에, 소음순에, 크리토리스까지 찰싹 달라붙어 그 적나라하고 음란한 자태를 고스란히 드러내어 마치 누나의 꽃잎을 만지고있는 듯한 착각이들 정도의 팬티를!

 혜림누나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파르르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그러니까...” 

“그러니까...?” 

“채,책임져줘...이,이런 나를...진우 너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나를...책임져줘...!” 

“누,누나...!” 

-와락! 

파르르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얼굴을 터질 듯이 붉게 물들이며 고백하는 혜림누나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나는 나도 모르게 누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가늘게 떨리는 혜림누나의 매혹적인 자태, 부끄러운 듯 수줍게 이야기하지만 적극적이고 대담한 사랑고백, 그리고 더 이상의 움직임 없이 나를 그윽한 눈빛으로 직시하며 애틋한 감정을 가득 담은 얼굴을 하고 있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을 느꼈다.

“나,나도 사랑해. 누나...!” 

“아,아...!” 

사랑한다는 말. 그것은 진심이었다. 혜림누나를 처음엔 단순히 실험대상으로만, 스쳐지나가는 인연으로만 생각하던 누나가 어느새 내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혜림누나에게 걸었던 최면을 풀었을 때 깨달았고, 혜림누나가 꽤나 내 가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한 달의 시간동안 깨달았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비로소 그것이 ‘사랑’임을 깨달았다.

 뒤늦은 나의 고백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한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작은 탄성을 터뜨리는 혜림누나를 조심스레 쇼파 위에 뉘였다.

-스르륵...! 

“아...!” 

누나의 가녀린 어깨를 감싸고 있는 오른손으로 누나의 잘록한 허리를 받히며 혜림누나를 천천히 쇼파에 눕힘과 동시에 누나가 자신의 팬티위로 이끌었던 왼손으로 혜림누나의 탄력적인 왼쪽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넣어 누나를 바르게 누인 나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지금의 상황이 심히 부끄러운 듯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손가락을 꿈지럭거리는 혜림누나의 바라봤다.

 그러자 나와 시선이 마주친 혜림누나가 차마 나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 고개를 살짝 돌리고는 수줍게 손을 뻗어 그 가녀리고 매혹적인 두 팔로 내 목덜미를 휘감고 입술을 달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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