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 회: 재회, 그리고 첫 경험 -->
"자,자 사양하지 말고, 안으로 들어와. 나도 혼자 있거든."
"아, 그래요?"
"응!"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내가 현관에서서 집안을 둘러보고 있자 아무래도 송유라의 눈에는 내가 머뭇거리는 걸로 보였는지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안심시켰고, 나는 그런 그녀의 말에 머쓱한 척 연기하며 뒷머리를 긁다가 집안으로 완전히 들어왔다.
그리곤 마치 여기 앉으라는 듯이 손으로 거실에 놓인 소파를 가리키는 송유라의 손짓에 피식 웃으며 소파에 앉아 남의 집에 처음 와본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집을 둘러보다가 의아하다는 듯이 송유라에게 물었다.
"그런데 남편 분은 어디 가신 건가요?"
"으응? 출장...갔어."
"아,아..! 출장..."
"으응..!"
[우웅..! 고마움의 표시로 식사대접을 하려고 집에 들어오라고 했지만 남편도 없는데 외간남자를 집에 끌어들이는게 좀...꺼림칙하네..? 게,게다가 나 아직 노브라에 노팬티인데...드,들키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자연스럽게 말을 붙이려고 꺼낸 질문.
그 질문이 아무래도 송유라에게는 경각심을 주는 말로 들렸는지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하곤 이내 내 눈치를 살폈다.
염사술로 인해 망각하고 있던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살아난 것이다.
'이런, 이런 그러면 안되지요. 송유라씨..!'
나는 그런 송유라의 반응에 얼른 염사술을 펼쳤다.
나를 외간남자로 여기고 경계하는 송유라의 사고를 교묘히 비틀어 '나를 도와준 마음씨좋고, 착한 이웃집 학생'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그리고 노브라와 노팬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하는 그녀의 마음을 그녀가 가진 욕구불만과 연계시켜 '불안하지만 스릴있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자...
"지방 출장이신가요?"
"으응? 아,아니 해외 출장..!"
[으윽! 자,자꾸 신경쓰여...그,그치만 왠지 내가 노브라에 노팬티로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심장이 두근거리고, 야릇한 기분이야...! 아, 이,이게 외설잡지에서 보던 노출플레이에서 오는 쾌감인가? 이거 왜,왠지 중독 될 거 깉아...!]
"이야, 해외 출장이라..남편분이 꽤나 능력있으시나 보네요?"
"으응! 뭐, 그렇지...!
[능력...있긴 하지, 그것 때문에 맨날 회사에서 일거리를 잔뜩 주는 바람에 출장이다 야근이다 해서 집에도 안 들어오고, 어쩌다가 한번 집에 들어오는 날에 분위기라도 잡으면 피곤하다면서 자버리는 바람에 섹스리스가 된 게 벌써 몇 개월짼데...!]
나를 의식해서 그런지 치맛자락을 자꾸만 아래로 내리면서도 은근슬쩍 다리를 벌려 치맛자락이 올라가게 만든 송유라였다.
또한 송유라의 허점은 아무래도 욕구불만과 섹스리스라는 점인지 남편이야기가나오자 투덜거리기 바쁜 그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이것만 잘 이용하면 송유라에게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우선 그녀의 수많은 생각 중에 '배고프다'라는 감정을 강화시켰다.
"으음, 배고프네...! 진우군도 배고프지? 내가 얼른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줄께!"
"하하! 예, 아주머니."
그러자 송유라는 갑자기 하기를 느꼈는지 자신의 배를 문지르며 주방으로 향했고, 나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독심술을 비롯한 염파를 이용한 최면술을 사용한 후 떠오른 지식들을 정리했다.
'독심술은...너무 쉽군.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염파만 잘 캐치해서 그것과 이어진 그 사람의 사고를 읽는다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염사는...좀 애매하네, 흐르는 물처럼 이어지는 인간의 사고에 일종의 둑을 만들어서 그 사람의 사고방향을 틀어버리거나, 사고를 주입한다는 건데...'
"흐응~! 내가 앞치마를 어디에 뒀더라...!"
[알몸에 앞치마를 하고서 진우군에게 알몸을 보여지는 것도 나쁘지는...핫! 내,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람? 아,알몸에 앞치마라니! 게다가 그건 보여줘...? 하아! 아무래도 너무 오랫동안 섹스를 못한데다가 노브라에 노팬티 차림이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더니 잠깐 머리가 어떻게 됐었나봐..!]
'보다시피 염사술은 대상이 거부감이나, 반발하는 마음이 생기면 쉽게 풀린다는 말이지. 게다가 지속적으로 염파를 발산해야 해. 뭐, 간단하게 조종하기 쉬운 방법이지만 지속적으로 염파를 발산해야하며 자유의지를 거스를 순 없다는 단점이 있는 건가?'
이름 없는 고서의 저자가 남긴 안배로 그가 남긴 최면술을 전부 알고 있지만 그 지식이 내 것이 아니기에 나는 이렇게 최면술을 하나하나 사용해보고 그것들을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붙여 이해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나의 마루타가 된 송유라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칼등으로 요리를 한다거나, 간을 보는데 국자대신 손잡이로 간을 본다거나 하는 이상행동을 했고, 누군가 등 뒤에서 그녀를 부르는 환상을 염사하자 자꾸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그런 그녀를 지켜보며 나는 독심술과 염사술에 대해 파악했고, 이내 그것들을 어느 정도 내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자! 그럼, 다음은 암시인가?'
"짜잔! 다 됐어요~! 진우군! 이리 와서 밥 먹어!"
"아, 예!"
그렇게 송유라를 상대로 독심술과 염사술을 파악하는 동안 송유라의 요리가 만들어졌고, 나는 그녀가 부르는 소리에 소파에서 일어나 식탁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식탁 앞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노출로 인해 성적쾌감을 느끼기 시작한 송유라의 마음을 읽어 '신체노출을 하면서 흥분을 느끼고 있다'라는 송유라의 사고에 '젊은 남자를 보면 성적으로 흥분한다.'라는 사고를 염사시켜 '젊은 남자 앞에서 신체노출을 하면 성적으로 흥분을 느낀다'라는 암시를 걸었다.
그러자...
"하아아..♡! 불앞에 오래 서있었더니 덥네에...!"
-사락..!
-펄럭! 펄럭!
'호오..? 이것봐라?'
송유라는 묘하게 달궈진 숨을 내뱉으며 자신이 걸치고 있던 앞치마를 풀고, 덥다는 핑계를 대고 보란듯이 내 앞에서 예의 그 헐렁한 나시티를 펄럭이며 땀을 식혔고, 그런 송유라의 행동에 그 하얀 속살과 풍만한 가슴이 언뜻언뜻 드러났다.
"어서 앉아요. 진우군! 어머!"
-탱그랑!
"이런...! 수저를 떨어 뜨렸네..? 진우군, 떨어진 수저 좀 주워줘요."
"아, 예..!"
뿐만 아니라 먼저 자리에 앉아서 수저를 놓아주는 척하다가 떨어뜨린 송유라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수저를 주워 달라고 말했고, 그녀의 부탁대로 수저를 줍기 위해 식탁이래로 상체를 숙이자...!
-스윽..!
".......!"
송유라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치맛자락을 끌어올리고는 두 다리를 쩌억! 벌렸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눈앞에 훤히 드러난 꽃잎과 무성한 수풀, 그리고 성적흥분을 느껴 흐르기 시작한 그녀의 애액이 매끈하게 뻗은 그녀의 허벅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장면을 목격한 나는 내가 암시를 걸어 놓고도 그 대담한 행동에 얼굴이 벌게져서 얼른 수저를 주워들었다.
"후훗..♡! 자, 많이 들어요. 진우군."
"예? 예..!"
그렇게 수저를 줍고 나자 노출에 대한 쾌감으로 한껏 들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자신의 아랫입술을 핥은 송유라가 어서 식사를 하라며 음식을 권했고, 나는 그런 그녀의 손짓에 슬쩍슬쩍, 때로는 적나라하게 자신의 속살을 드러내는 송유라의 행동에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넋을 놓은 채 송유라가 차린 음식들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송유라는 나에게 마치 보란 듯이 자신의 속살을 노출시켰다.
입으로 가져가던 음식을 제 가슴위에 떨어뜨리고 턱밑이라 안 보인다는 핑계로 나시티의 옷깃을 끌어내리고, 자꾸 수저를 떨어뜨려 내게 주워 달라고 하는 둥의 행동들로 말이다.
그 덕분에 그녀의 아슬아슬한 노출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나는 그녀가 그럴 때마다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어때...? 음식이 입에 맞아?”
[후훗! 순진하긴...! 겨우 속살 좀 내비쳤다고 얼굴 붉히는 것 좀 봐. 아우~! 귀여워 죽겠네! 좀 더 괴롭히고 싶은 심정이야. 하지만 진우군이 애도 아니고, 여자경험이 있으니까 조심해야지. 자꾸 이러면 진우군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니까 말이야.]
송유라의 노골적인 노출에 내가 시선처리를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자, 자신의 노골적인 행동에 당황하고 있음을 눈치 챈 송유라가 자신의 행동이 가진 위험성을 떠올리며 자신의 하얀 속살을 보여주던 행동들을 멈추고는 자신의 두 손을 식탁위에 올려 턱을 괴고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예? 아, 예! 아주 맛있어요!”
그녀의 속마음을 독심술로 읽고 있던 나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며 환한 미소와 함께 대답해주었다.
그러자...
“호호! 그래? 맛있다니 다행이네, 입에 안 맞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아! 오랜만이네...! 누군가를 위해서 요리를 하고, 그 사람이 내가 열심히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저 모습을 지켜보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건...!]
지금까지 자신이 한 행동은 모두 잊었는지 입을 가리며 조신하게 웃어 보인 송유라가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는 송유라가 남을 위해 요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느끼는 만족감과 충족감, 그리고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속으로 씨익 하고 웃었다.
그런 그녀의 감정을 잘만 이용하면 괜찮은 암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차린 건 별로 없지만 많이 들어. 부족하면 말하고. 알았지?”
[우웅...! 이런 게 혜영누나의 마음이라는 걸까? 조금이라도 더 진우군에게 뭔가 해주고 싶어..!]
“하핫! 차린 게 없다니요. 이렇게 진수성찬인데요. 게다가 아주머니처럼 아름다운 미인과 함께 하는 식사인데 부족한 게 있을 리가 없죠!”
“어,어머! 얘는 농담도...! 호호홋!”
[뭐, 예의상하는 말이겠지만 기분은 좋네... 남자한테 아름답다는 말을 듣는다는 건.]
특히 결혼하고 전업주부가 됐지만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인해 어찌 보면 ‘사회적인 고립’이 되어가 가고 있는 송유라의 현재 상황을 이용하면 ‘괜찮은 암시’가 아니라 ‘아주 괜찮은 암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