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이지헌은 침울한 표정으로 저택을 찾아온 조문객들을 받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사장님"
"오,, 이사장.. 안타깝구려, 그래, 방에서 편안히 돌아가셨다고 들었네만은.."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미 돌아가신 후더군요, 사인은 심장마비라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다보니.. 후후, 그래도 편안히 가셨다니 마음이 놓입니다."
"그래그래, 산 사람은 열심히 살아야지, 훌훌 털고 일어나게"
"감사합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눈 JH의 사장 서지형은 영정에 향을 올리고 돌아갔다. 이지헌은 돌아가는 지서연에게 살짝 윙크를 날려보내고는 슬쩍 미소를 지었다. 지서연은 약간 어두운 표정으로 이지헌에게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돌아갔다.
"하아,,, 뭐, 잘 된거겠지"
그렇게 하루 종일 조문객을 받던 이지헌은 모든 일을 관리인들에게 떠맡기고 저택의 자기 방으로 돌아와버렸다. 어차피 친인척이 없는 이지헌에게는 굳이 영정 앞을 지켜야 할 의무는 없었다.
방으로 돌아온 이지헌은 물끄러미 책상에 놓인 세바스찬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지헌은 비릿한 미소와 함께 짧은 한숨을 내쉬며 세바스찬의 사진을 보이지 않게 덮어버렸다. 이지헌은 조용한 시선으로 창 밖의 저물어가는 풍경을 응시했다.
사인은 심장마비..
세바스찬 본인은 지서연이 던진 단검에 심장이 꿰뚫리는 고통 속에서 죽어갔겠지만 사실 지서연은 처음의 단검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무기도 없었고 공격도 하지 않았다. 단지 조용히 세바스찬의 뒤를 따라갔을뿐, 세바스찬이 본 단검은 모두 최면술에 의한 환영일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 환영에 자신의 몸이 당하는 순간 결국 세바스찬은 그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심장마비로 즉사한 것이었다.
물론 이 모두가 이지헌의 술수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후후,, 그럼 이제 이 저택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하렘이군"
수백의 젊은 여자가 기거하는 거대한 궁전...
단 하나의 왕을 위해 봉사하는 수백의 여자들의 성지...
그 동안 세바스찬을 위해 배려해 두었던 수 많은 어린 소녀들도 이제는 이지헌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지헌은 그런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다만 점점 더 세바스찬의 무의식을 장악해가는 초이의 클레이모어를 방치할 수 없었다. 클레이모어는 이지헌의 대적인 트리플 싸이코즈의 여성 회장, 초이의 기술로 대상의 무의식 중에 하나의 폭탄을 심어 대상의 무의식을 파괴하고 점차 그 이성을 상실케 하는 무서운 기술이었다.
이지헌은 이미 발동된 초이의 클레이모어를 막을 방도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세바스찬의 이성이 완전 붕괴 현상을 일으키며 점점 더 인간성을 상실하게 될 것도 알고 있었다.
어차피 고통속에 죽어갈 운명.. 자신의 손으로 편안하게 끝내 주는 것도 나쁠 것은 없었다.
똑똑,,
"들어와"
문이 열리고, 시녀장 샤를과 함께 프랑스산 인형 엘리스, 그리고 눈부신 미모의 지서연이 따라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샤를은 살짝 허리를 숙여보이며 말했다. 이지헌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샤를, 오늘부터 이곳 저택의 집사장은 네가 맡는다. 그리고 네 후임은 알아서 지정하도록."
"아아..."
샤를은 잠시 놀라움을 담은 눈빛으로 이지헌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가, 감사합니다!"
"훗, 서열로 따지면 당연히 너에게 돌아갈 몫, 그렇게 수선 떨 것 없다."
"......."
"방은 지시한대로 준비해 뒀나?"
"아, 네.. 따라오시죠"
이지헌은 샤를의 뒤를 따라나섰다. 그리고 그런 이지헌의 뒤를 지서연과 엘리스가 살짝 붉어진 얼굴로 따라 걷기 시작했다.
"아응!!"
애타는 교성과 함께 지서연의 하얀 몸이 꿈틀거렸다. 이지헌은 거칠게 혀끝을 지서연의 그곳에 밀어넣으며 양 손은 엘리스와 샤를의 그곳을 찾아 밀어넣고 있었다.
"크응,, 주,, 주인님!"
"아흐흐,, 조,, 좋아요!!"
완전히 조련이 끝나 하나의 인형으로 거듭난 엘리스는 푸른 구슬과도 같은 눈동자를 빛내며 이지헌의 유두를 햝으며 비성을 흘리고 있었고 지서연은 이지헌의 혀놀림에 연신 신음소리를 뱉어내며 몸을 뒤틀면서도 이지헌의 항문에 코를 박고 혀를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샤를은 그 큰 가슴을 드러내어 이지헌의 물건을 정성껏 감싸 흔들고 있었다. 이지헌은 전신을 가로지르는 쾌감에 눈꺼풀을 부르르 떨며 더욱 흥분한 몸짓으로 세 여자를 농락하기 시작했다.
스르르르...
천천히 방 안을 뒤덮는 푸른 빛의 가루들... 이지헌은 그 현란한 빛깔에 잠시 시선을 빼았겼다가 다시 아래에서 부터 훑고 올라오는 섬칫하리만치 강렬한 쾌감에 몸을 떨며 거칠게 꿈틀거렸다. 이지헌의 손에는 굵은 핏줄이 돋아나면서 더욱 빠르게 두 여자의 비처를 농락하기 시작했으며 이지헌의 혀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여린 지서연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었다.
"흐아앗!! 아앙,, 시,, 시녀장님!!"
이지헌의 몸을 햝는데 여념이 없던 엘리스는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어오는 샤를의 움직임에 몸을 떨며 비명을 질렀다. 워낙 가슴이 커서 특별히 가슴을 잡아 주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샤를이 두 손을 뻗어 엘리스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샤를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능란하게 엘리스의 어린 몸을 능욕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샤를은 몸을 흔들어 자신의 가슴이 이지헌의 물건을 빈틈없이 감싸게 하는데에 소홀하지 않았다.
"집사장이에요 엘리스 양.. 하아앗!! 아, 아가씨?!"
샤를은 자신의 가슴을 잡아오는 지서연의 손길에 움찔하며 시선을 옮겼다. 지서연은 샤를의 거대한 가슴을 움켜쥐어 이지헌의 남성을 감싸며 흔들기 시작했다. 샤를은 그 모습에 안심하며 다시 엘리스를 교육하는데 열을 올리는 것이었다.
"우우움,,,"
샤를은 엘리스를 공격하는 한편 자신의 가슴에서 조금 삐쳐나온 이지헌의 검붉은 빛 귀두를 입술을 벌려 맞아들였다. 축축한 타액이 이지헌의 귀두를 부드럽게 감싸고, 따뜻하고 습기찬 기분이 이지헌의 말단에 퍼져나갔다. 이지헌은 혀끝을 놀리며 집요하게 다가오는 샤를의 입속의 느낌과 그 하부를 감싸오는 부드럽고 탄력있는 가슴의 감촉에 점점 더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뿌려놓은 푸른 빛의 최음제의 효과로 그런 흥분은 점점 더 상승하고 있었다.
"아하하항!!! 시,, 시녀자... 아,, 지, 집사장님!! 더,, 더는!! 아,, 안돼요"
"우웃,, 훗,, 으으,, 조,, 좋은 인형이 되려면 좋은 교육을,, 으으윽!! 받아야 해요,, 아아아앗!!"
"아하,, 하아앗,, 하아,, 앗,, 지,, 지헌.. 지헌 님... 으아아"
세 여자의 온 몸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방 안에는 뜨거운 열기가 가득히 차올랐다. 세 여자의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축축하고 끈끈한 액체로 가득차 음란한 물소리를 흘리고 있었고 세 여자의 풀어진 눈동자는 깊은 쾌락에 젖어 소리높여 향락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후우,, 후우우,,, 으윽!!"
그리고, 그런 풀어진 모습은 이지헌도 마찬가지였다. 건장한 육체에는 투명한 땀이 강물이 되어 흐르고 있었고 불끈거리는 남성은 한계를 향해 달리며 거칠게 숨을 내뱉고 있었다. 전신의 근육은 긴장하며 뻣뻣하게 솟아오르고 있었고 여체를 탐하는 손길은 저도 모르게 거칠어지고 있었다. 이지헌은 허리를 밀어올리며 샤를의 입을 향해 방사했다.
쭈욱,, 쭈우욱!!
"으아압!! 우움,, 우우웁!!"
한 순간의 경직, 그리고 샤를은 짧은 신음성과 함께 자신의 입속 깊숙히 이지헌의 진한 정액을 받아들였다. 비릿하면서도 끈끈한 향기가 입속을 가득히 채우고, 샤를은 자신의 입 안을 가득히 채운 그것을 간신히 삼켜내고는 만족한 표정의 미소를 지었다.
"아하앗??!!"
그리고 다음순간, 샤를은 자신을 밀어 넘어뜨리는 거친 움직임에 짧은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그리고 상황을 볼 여유도 없이 자신의 하체를 범해오는 뜨거운 충만감.. 샤를은 전율이 돋는듯한 쾌감에 눈을 크게 뜨며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으아아앗!!"
찌걱, 찌걱,, 찌걱,,,
그 어느때 보다도 광적이고 열정적인 이지헌의 행위, 샤를은 폭풍처럼 몰아부치는 이지헌의 움직임에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이지헌의 곁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샤를이기에 버티고 있었지 엘리스나 지서연 이라면.. 아니 지서연은 예외로 하고 엘리스라면 벌써 온 몸에서 진액을 흘리며 널브러져 버렸을 것이다.
"으하하,, 아앗,, 하아아,, 아아앗!!
찌걱, 찌걱, 찌걱,, 찌이이익!! 찌익!! 찍!!
"아아아아아악!!!!!"
이지헌의 두 번째 사정, 그리고 샤를의 세 번째 사정... 어쩐지 참는 시간이 늘어나버린 이지헌은 벌써 세 여자를 몇 번씩이나 절정에 오르고 있게 하고 있었지만 아직 다섯번의 사정 중 두번 밖에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샤를은 자신의 몸 위에 질펀하게 정액을 뿌려내고도 힘을 잃지 않고 다음 목표인 지서연의 그곳을 가르고 들어가는 이지헌의 끈질김에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아흐흐흥!!"
찌걱,, 찌걱,, 쩌걱,, 쩍,, 찌걱!!
"앗,, 아아앗,, 으윽,, 으으응,, 하아아!! 지,, 지헌,, 아아악!!"
찔퍽,, 찔,, 질퍽,, 쩍,
"아앙,, 아흥,, 흐으으,, 흐읏,, 아아"
지서연은 가느다란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이지헌의 물건을 깊숙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지서연도 이미 네 번의 절정을 거쳐서 온 몸에 힘이 많이 풀어져 있었다. 벌써 두 시간을 넘어서고 있는 이 광란의 현장에서 여전히 체력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지서연과 이지헌뿐, 샤를은 간신히 버틸 뿐이었고 엘리스의 경우에는 이지헌이 아직 그다지 건드리지 않아 체력이 남아 있는 듯 했다.
주우욱!! 주우우욱!!
"으아아아아!!!"
세 번째 사정, 그리고 다섯 번째 절정, 지서연은 몸을 파들파들 떨며 침대 위에 늘어져 버렸다. 이지헌은 엘리스의 뒤로 돌아가 항문에 자신의 물건을 밀어넣었다. 그리고 샤를에게 검은 막대기를 하나 던져주었다.
"그걸로 도와주도록 해줘"
"아아.."
샤를은 잠시 그 막대기를 바라보더니 이지헌의 지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막대기를 자신의 그곳에 집어넣었다. 그러자 긴 막대의 절반쯤이 샤를의 그곳에 깊숙히 파묻히고, 나머지 절반이 밖으로 삐죽이 나와 그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마치 남성의 성기처럼... 샤를은 울퉁불퉁한 돌기가 나와있는 그 물건을 엘리스의 앞에 밀어넣었다.
쑤걱!!
"으아앙! 아아,, 아아앙!!"
다시 이어지는 광란의 행위, 점점 저물어가는 밤중임에도 이지헌의 방에서는 음란한 물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인적이 없는 한산한 공터 훤칠한 키의 한 남자는 그 공터의 한 모서리를 향해 말없이 걷고 있었다. 깊게 가라앉은 눈동자와 굳게 물려있는 입술,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남자의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훗, 꼴 좋군"
다다른 공터의 마지막, 키작은 나무들 사이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둔덕, 그리고 그 둔덕의 앞에 세워진 매끈한 대리석의 석판, 이지헌은 그 석판위에 새겨진 이지영이라는 이름을 쓸쓸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지헌은 조용히 손가락을 뻗어 그 글자를 만져갔다.
"음.."
이지헌은 이지영의 글자를 쓸어가던 손가락을 천천히 거두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의 끝에 묻어난 하얀 돌가루.. 석판이 바로 얼마전에 새겨진 것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지헌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렸다.
그에게 잘못은 없었다. 잘못이라면 이지헌 자신의 최면술이 너무나 강해서 다른 최면술사들의 경각심을 불렀다는 것뿐, 그리고 세바스찬이 그 이지헌의 아버지였다는 것 뿐이었다.
천천히 일어서는 이지헌은 조용히 시선을 돌렸다. 어울리지 않게도 유난히 햇살이 맑은 날이었다. 이지헌은 그 작열하는 투명한 햇살 앞에서 어쩐지 숨고 싶어지는 자신을 애써 다잡으며 억지 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죽었을 사람이야.. 후후후"
낮게 울리는 웃음소리, 이지헌은 들고온 비닐봉지를 세바스찬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이지영의 무덤위에 던져버리고 빠른 걸음으로 멀어져갔다.
그리고,, 남겨진 세바스찬의 왜소한 봉분 위에는 아무렇게나 던져진 검은 봉지와 그 봉지 사이로 밀려나온 하얀 백합의 꽃잎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어두운 심연의 한가운데.. 이지헌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아아.."
이지헌은 자신의 몸이 물먹은 솜처럼 나른하게 늘어지는 기분에 인상을 쓰며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무겁기만한 머릿속은 지잉-하는 울림으로 가득히 차올라 좀처럼 의식을 집중할 수 없었다. 이지헌은 무거운 머리를 마구 뒤흔들며 몽롱한 눈동자에 영상을 담아내려 애썼다. 그리고,, 눈꺼풀을 깜빡거리며 머리를 뒤흔들던 이지헌의 망막에 흐릿한 하나의 영상이 잡혔다.
"......"
먹물을 풀어놓은 듯 한없이 까맣기만 한 어둠의 가운데.. 작은 백색의 무리가 번지듯 퍼져나갔다. 검은 종이에 떨어진 하얀 잉크처럼 천천히 퍼져나가는 그 백색의 빛깔은 천천히 퍼져나가 하나의 몸체를 이루고, 그 몸체에서 다섯개의 줄기가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하나는 짧게 윗쪽으로, 나머지는 사방으로 길게 뻗어나갔다. 이지헌은 몽롱한 눈꺼풀을 손으로 비비며 천천히 형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도대체,,, 저건"
천천히 걸음을 옮겨갈수록 그 형상은 점차 또렷해져갔다. 흐릿하게 일렁이던 다섯개의 백색, 아니 분홍이 섞인 황색에 가까운 그 줄기들은 마치 인간의 피부처럼 매끈한 촉감과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냈고 가장 짧았던 하나의 줄기에서는 마치 인간의 얼굴처럼 오똑한 콧날과 움푹 패인 눈두덩, 그리고 도톰한 입술이 솟아나왔다.
저벅
저벅
다시 걸어가는 이지헌, 이제 두 발짝만 더 걸으면 손에 닿을듯한 거리까지 걸어온 이지헌은 점점 더 또렷해지는 그 형상,,, 완연한 인간의 모습을 한 그 형상을 향해 이끌리듯이 계속 걸어갔다. 그리고...
"아아!!"
마침내 두 발짝을 더 내딛은 이지헌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고 말았다. 이지헌의 온 몸이 파르르 떨리며 조금씩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소름끼치는 음성과 함께 주위의 어둠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지.. 지헌.... 제.. 제발 나를"
"그,, 그만해!!"
이지헌은 머리를 감싸쥐며 소리질렀다. 하지만 이지헌의 머릿속에 곧바로 전해지는 듯한 섬찟한 음성은 멈추지 않았다.
"제발.. 제발 나를 죽여..줘... 지.. 지헌.."
"아.. 아냐!! 그만해!! 그만하란말야!!"
"흐.. 흐윽 이.. 이럴수는 없어 이럴수는 없단 말야!! 어떻게 니가..."
"내 잘못이 아냐!! 이건 다 그 녀석들이!!"
이지헌은 파르르 떨리는 눈동자에 공포와 연민, 고통을 담고 천천히 일어나는 백색, 아니 살색의 형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분명한 형체를 드러내는 그것은 분명한 인간이었다. 그것도 긴 생머리에 아름다운 곡선, 그리고 숨막힐 듯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얼굴을 가진... 하나의 여성, 하지만 그녀의 두 눈동자에 어린 깊은 어둠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반감하고 있었다. 그녀의 어둠어린 눈동자는 이지헌의 질린 표정을 쫓고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 자그마한 미소가 맺혔다.
"믿을 수 없어.. 어떻게 지헌이 네가 나한테..."
이지헌의 얼굴이 극한에 다다른 흥분으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이지헌의 흔들리는 눈동자에는 또렷한 아픔과 분노, 자책이 떠올라 있었다. 그녀는 그런 이지헌의 모습을 보며 싸늘하게 웃었다.
"후.. 후후후... 크크크.. 크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
투명한 백색의 치열을 드러내며 광소하는 그녀의 모습을 이지헌은 괴로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벌어진 그녀의 입가에서는 붉은 핏물이 울컥거리며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이지헌은 무릎걸음으로 그녀의 곁에 다가가 그녀의 가녀린 몸을 받쳐들었다. 이지헌의 얼굴에서는 두 줄기의 눈물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흉하기 그지없는 이지헌의 얼굴은 눈물 콧물로 더욱 지저분해져 있었다. 이지헌은 덜덜 떨리는 그녀의 몸을 감싸안으며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흐느꼈다.
"미.. 미안해.. 크흑.. 내 잘못이야 내가 모자라서.. 아.... 채희야!! 채희야!!!"
스스로 게워낸 핏물로 젖어가는 그녀의 몸을 끌어안고 격한 눈물을 토해내던 이지헌은 그녀의 몸에 이상을 느끼고 다급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이지헌은 미친듯이 그녀의 몸을 흔들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천천히 빛을 잃어가는 눈동자로 이지헌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볼 뿐 대답이 없었다. 이지헌은 짐승과도 같은 울음을 터뜨리며 그녀의 몸 위로 무너져내렸다. 크게 폭을 그리며 들썩이는 이지헌의 몸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안에서 천천히 식어가는 하나의 몸. 이지헌은 가진 모든 약물과 향, 도구들을 꺼내 미친듯이 약물을 뿌리고 향을 피우기 시작했지만 그녀의 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다만 천천히 어둠속에 동화되어 빛을 잃어가는 두 개의 눈동자만이 그런 이지헌의 움직임을 마지막까지 쫓고 있을 뿐... 그리고, 이지헌이 그녀의 입을 벌리고 붉은 액체를 흘려넣는 순간,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지헌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깊은 절망 속에서도 애틋한 연민을 담은 눈동자. 그것을 마지막으로 그녀의 가녀린 몸이 힘없이 늘어졌다
"흐어어어억!!!!"
이지헌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폈다. 고급스러운 장식의 벽지와 방 안을 장식한 장인들의 가구들. 침대의 옆에 놓여있는 탁자에는 이지헌이 즐겨 사용하는 최면향과 최면용 팬타그램, 팬던트 등의 도구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정체 불명의 병들.
살짝 벌어진 커튼의 틈으로 들어오는 새하얀 달빛은 어느때와도 다름없는 이지헌의 방 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젠장..."
이지헌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쥐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향했다. 새하얀 달이 저택의 평온한 밤을 비추어주고 있었다. 이지헌은 아직도 벌떡거리며 뛰고 있는 심장을 느끼며 얼굴을 감싸쥐었다.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단말인가"
아직도 자신을 괴롭히는 지독한 기억.
모든 괴로움의 시작점.
이지헌은 한숨을 내쉬며 걸음을 옮겼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버려서 샤워를 하고 싶었다. 방 구석의 문을 열고 이지헌은 샤워실로 들어갔고 잠시후 쏴아아- 하는 물소리가 어두운 정적속에 울려퍼졌다.
녹음이 산산히 부서지는 공원의 한적한 하얀 길 위를 걷는 한 쌍의 남녀. 훤칠한 키에 조각과도 같은 외모의 소유자, 하지만 어딘가 그늘진 눈동자로 알맹이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와 그런 남자의 손을 꼭 잡고 살짝 홍조를 띈 순진한 얼굴로 곁에 함께 걷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
"이런데는 처음 와보네"
"훗, 그래? 가족끼리 피크닉이라던가 가지 않는거야?"
"으응... 아버지가 우리가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셔서"
"그래?"
이지헌은 풀 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김다연을 잠시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부모님 때문에 밖에 나오는게 쉽지 않거든..'
잠시간 이지헌의 귓가에 스치는 아련한 목소리. 이지헌은 눈살을 찌푸리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움켜쥐었다.
"으응? 왜 그래?? 어디 아픈거야?"
금세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지헌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김다연, 이지헌은 김다연의 시선을 피하며 머리에서 손을 떼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음.. 글쎄..?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이야? 안색이 안 좋은데.."
"하핫, 아무것도 아니라니깐? 그냥 요즘 잠이 좀 모자라서 그래"
"에에? 안돼~!! 잠은 꼭 충분히 자야 한다구"
"아하하,, 노력해볼게"
"약속해야 돼?"
제법 다부진 표정으로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말하는 김다연. 이지헌은 웃음을 참으며 그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마주 걸었다.
"그렇게 안 봤는데 잔소리 되게 심하네, 자! 됐냐?"
"푸훗, 미안해, 그래도 잠은 제대로 자야 한단말야, 응? 저건 뭐지?? 되게 예쁘다~!"
귀엽게 웃으며 얼버무리고는 이지헌의 손을 붙잡고 다른 쪽에 피어난 꽃나무를 향해 달려가는 김다연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지헌의 입가에는 아련한 미소가 머물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님이 싫어하신다면서 어떻게 나온거야?"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물어보는 이지헌, 하지만 김다연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떨구었다. 새어나오는 부끄럼에 떨리는 목소리
"아,, 아, 아버님이라니... 누가 듣겠어..."
이지헌의 입가에 다시 미소가 번졌다. 참... 지서연 못지 않게 순진한 소녀다. 이지헌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응? 들으면 뭐 어때, 흐음.. 설마 기분 나쁜건가?"
"아, 아니 그런건 아닌데,, 그래두 부끄럽단말야"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어쩔줄 몰라하는 김다연의 모습을 보는 이지헌은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가벼운 장난인데도 이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김다연의 모습이 우습기도 했지만 귀엽기도 했다. 저도 모르게 다시 미소를 짓던 이지헌의 표정이 흠칫하며 굳어버렸다.
'이런이런... 왜, 왜 이러는거야 정신차리자'
그리고 다시 이지헌의 얼굴에는 차가운 그늘이 드리워졌다. 여전히 김다연의 이러저러한 말에 따뜻하게 대꾸는 해주고 있었지만 이지헌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은 치워지지 않았다.
"아~ 따뜻하다 여기, 사람도 별로 없어서 너무 조용하고.. 기분 좋아"
한참을 공원내를 거닐던 두 사람은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한적한 구석까지 걸어왔다. 김다연은 형형색색의 꽃나무로 둘러싸인 잔디둔덕을 발견하고는 즐거운 표정으로 달려가 그 위에 드러 누워 버렸다. 커다란 나무의 그늘 하나가 김다연의 몸을 시원하게 가려주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이지헌은 조용히 주위를 살폈다. 아마 샤를이 지시대로 주위의 진입로를 차단하고 있겠지만 혹시나 안에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몇 번을 둘러보아도 다른 사람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저기,, 지헌아 너도 이리와서 누워봐"
너무나도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자신을 부르는 김다연을 보는 이지헌의 표정이 순간 흔들렸다. 하지만 이내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온 이지헌은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잠깐만, 주위 좀 둘러보고 갈게"
"으아아~ 왠지 졸리다.. 햇살이 너무 좋아"
나른하게 기지개를 펴며 반쯤 감은 눈으로 흐드러진 나뭇잎의 사이로 부서져 내려오는 햇살을 바라보는 김다연은 너무나 행복한 표정이었다. 이지헌은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안쪽 주머니에서 조심스럽게 작은 약병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이지헌은 다른 쪽 경치를 보는 척 하면서 몸을 돌려 그 약병의 뚜껑을 열고 그 안의 가는 붉은 가루를 바닥에 뿌리며 천천히 걸었다. 열린 뚜껑에서 흘러내린 미세한 가루들은 대기중을 흘러가는 미풍에 섞여 주위에 퍼져나갔다.
"으응?"
편안하게 누워있던 김다연은 어쩐지 코끝이 찌릿하는 감각과 함께 묘한 붉은 안개가 눈앞을 스치는 것을 느꼈지만 이내 기분좋은 몽롱함과 함께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그런 김다연의 곁에 이지헌이 다가와 앉았다.
"으응? 지헌이구나, 으아아~ 여기 누워봐 너무 기분 좋아~!"
가늘게 눈을 뜨며 이지헌을 반기는 김다연. 이지헌은 그런 김다연의 눈을 마주보며 작은 시계 모양의 둥근 팬던트를 꺼냈다.
째깍
째깍
"응? 뭐야 이건?"
"최면 코드 발동"
"아아.."
이지헌의 선언과도 같은 말과 함께 흐릿해지는 김다연의 눈동자, 그리고 잠시 후 그 눈동자의 빛이 돌아왔을때 이지헌은 이미 김다연의 옷을 모두 벗긴 후였다.
"으응,, 왠지 바람이 더 서늘해진거 같아"
"기분 탓이겠지"
변칙 반이성 상태.
이지헌은 김다연의 이성을 온전히 유지시키고 있었지만 그녀의 모든 감각은 이지헌의 통제하에 있었다.
"그럴까나?"
"그보다 정말 기분 좋은 곳이구나 여기"
"으응,, 아아앗?? 뭐,, 뭐야"
갑자기 몸을 뒤틀며 얼굴을 붉히는 김다연. 당황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살피는 그녀를 이지헌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왜 그래?"
"아.. 그.. 그게 말이야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무슨 말이야?"
"그.. 그게 꼭 내 가슴을.. 으아.. 그.. 그게 아니라.."
"누가 가슴을 만지는 거 같았다는거야?"
"아.. 그게.."
이지헌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다시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히이익!! 또,, 또"
"너 왜 그래?"
이지헌은 거의 울상이 되어버린 김다연을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서도 김다연의 가슴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하지만 김다연은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듯 울상을 지으면서도 이지헌의 손을 떼어낼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가.. 가슴이.. 히익!!"
"가슴이 왜?"
"그.. 그게 아프면서도 이상하게 찌릿.. 아아앙!"
"어,, 야, 뭐 하는거야"
갑자기 이지헌을 향해 쓰러지는 김다연을 이지헌은 가볍게 받아내었다. 김다연은 완전히 상기된 얼굴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이.. 이상한 기분이.. 으아앙!! 누가 자꾸 만지는 거 같은.. 아앗!! 그.. 그만둬!"
이지헌의 위에 쓰러진 채로 몸을 떨며 짧은 신음성을 발하는 김다연. 이지헌은 슬슬 한 손을 그녀의 아래로 가져가 그녀의 숨겨진 그곳을 희롱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다연의 반응은 더욱 격렬해졌다.
"으아아!! 거, 거긴!! 무.. 무슨!"
"어, 어이. 왜 그러는거야? 갑자기 빨개져서는"
"으아앙.. 몰라 자꾸 온 몸이 이상해.. 아응!!"
"혹시 무슨 꽃가루 알레르기라던가"
"하아.. 핫!! 그,, 그런거 없단 말이야...아앙!!"
스스로 신음성을 발하면서도 스스로 부끄러움을 감당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는 김다연의 모습을 보는 이지헌은 조금씩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 동안은 그냥 직접적인 행위로 무의식 중에 섹스에 대한 관념을 집어넣어 주었지만 이제는 이성이 깨어나 있는 동안 그 이성을 자극하여 무의식 중의 흥분이 살아나 위로 올라오게 하고 있었다. 사실 최면 작업중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이곳이었다. 스스로의 자아가 없이 자신의 최면술에 그대로 복종하여 움직이는 무의식 상태는 그다지 재미랄게 없었다. 스스로의 이성을 가지고 그대로 반응하는 이 반이성 상태 작업이야 말로 최면술 작업의 절정이었다.
"어디 아픈거 아냐?"
"모.. 몰라 일단은 돌아갈래.. 으아앗!!"
부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모아 일어나던 김다연은 이지헌의 손가락이 자신의 항문을 찾아 들어가자 비명을 지르며 다시 쓰러져 버렸다. 이지헌은 그런 김다연을 부축하며 말했다.
"어이 정말 어디 아픈거 아냐?"
"으아아아앙~!!! 몰라 모른단 말야... 몸이 제 멋대로.. 으아앗.. 하아.. 뭐.. 뭐야 하으읏!!"
울상이 되어버린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몸을 움찔거리는 김다연의 부끄러운 모습. 이지헌은 흥분한 자신을 느끼며 슬슬 김다연을 핀치로 몰아붙였다.
"아아"
이지헌은 뜨겁게 달아오른 김다연의 몸을 끌어안았다. 이지헌의 손가락이 김다연의 그곳으로 빨려들듯 들어갔다. 김다연은 새빨갛게 변한 얼굴로 이지헌을 올려다 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왜 그러는거야.. 어디 아픈거면 집으로 돌아.."
"아흐흣.. 지.. 지헌.. 아아앙!!"
하지만 더욱 몸을 밀착해오는 김다연. 이지헌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김다연의 그곳에 파고든 손가락의 움직임을 더욱 빠르게 했다.
"흐읏,, 하아앙!! 하아아. 하아.. 읏.. 아아!!"
"야아... 너.. 너 정말 뭐하는거야.. 너 나 놀리는거지?"
입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태연하게 말하면서 손가락은 집요하게 김다연의 약한 부분을 공격하는 이지헌의 얼굴은 지금 이 상황이 당황스럽고 부끄러워 견딜 수 없다는 듯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김다연은 더욱 이지헌에게 달라붙으며 모기소리처럼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더는 ... 수... 어... 게든 좋으니... 제발.."
"으응? 뭐라고?"
"제발.. 하아.. 하아앗!!"
이지헌은 더욱 집요하게 김다연을 공략하면서도 얼굴은 태연하게 당황한 척 연기를 하며 김다연에게 되물었다. 김다연은 부끄러움으로 입술을 꽉 깨물면서도 이지헌의 귓가에 필사적으로 속삭였다.
"더는 못.. 버티겠어.. 어떻게는 좋으니까.. 제발.."
"무슨 소리야?"
확인사살.
다시 한번 되묻는 이지헌의 입꼬리는 슬며시 올라가고 있었다. 이지헌의 손가락이 드나드는 김다연의 그곳에서는 질펀한 물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김다연은 이지헌의 되물음에 눈을 꼭 감고는 이지헌의 입술을 향해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덜덜 떨리는 김다연의 입술이 이지헌의 입술에 닿고 두 사람의 설육이 서로를 향해 엉키고 설키며 다가갔다. 이지헌은 김다연의 미숙한 혀끝을 적당히 데리고 놀면서 양손을 놀려 김다연의 순수한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폭발적인 몸을 훑어내고 있었다.
"흐으으읏!! 흐읏.. 왜.. 이렇게 되는.. 으아앗!! 그래도.. 지헌.. 지헌이 너라면.. 으아앙!!"
눈가에 살짝 눈물을 내비치면서도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김다연. 이지헌은 그 묘한 미소에 살짝 얼굴이 굳어졌지만 김다연을 향한 손길을 멈추지는 않았다. 이지헌은 김다연의 몸을 밀어 넘어뜨리고 그 위에 올라탔다.
'사람의 겉 모양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 지헌군 너라면 내 모든 걸 줘도 아깝지 않아'
다시 이지헌의 고막을 울려오는 언젠가의 목소리... 이지헌은 머리를 뒤흔들어 그 목소리를 털어내고는 김다연의 쓰러진 몸 위로 달려들었다. 김다연은 이지헌의 거친 숨결을 바로 곁에서 느끼며 거의 실신 직전이었지만 눈물어린 눈을 질끈 감으면서 버텨내고 있었다.
"아아앗!!"
삽입의 순간.. 김다연은 첫경험때 무척 아프다는 말을 누누히 들었기에 잔뜩 몸에 힘을주고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삽입 순간에 지레 겁을 먹고 지른 비명이 무색할 정도로 별다른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은근한 기대감과 흥분이 저 밑에서 부터 올라오고 있었다. 김다연은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 말도 안돼.. 분명히 아플거라고.. 으흣!!"
당황한 김다연의 표정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지헌은 허리를 쳐 올리고 있었다. 그와 함께 김다연은 빠르게 쾌락을 느끼며 젖어들고 있었다. 김다연은 쉽게 흥분하며 젖어버리는 자신의 모습에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이.. 이런.. 느낌.... 이라니.. 으아앗!! 그런데 나.. 왜 이렇게 쉽게.... 으아앙!! 흥분하는거야!! 변태같잖아!!'
찌걱
찌걱
점점 크게 울려퍼지는 질펀한 물소리. 김다연은 그 민망한 소리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몸 속 깊숙한 곳에서 지진처럼 퍼지며 자신의 모든것을 장악하기 시작한 강렬한 쾌감에 점차 몸을 가누기 어려워지고 있었다. 새하얀 대리석을 깍아 놓은 듯한 매끄러운 다리는 이지헌의 튼튼한 둔부를 감싸고 거칠게 흔들리고 있었고 둥근 공과 같은 아름다운 모양의 가슴은 이지헌의 허리 움직임에 맞추어 리드미컬 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순수함과 순진함으로 가득하던 얼굴에는 뜨거운 홍조와 쾌락에 젖어 벌어진 입술, 그리고 강렬한 감정에 젖어 풀어진 두 개의 눈동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점점 더 빨라지는 물소리의 울림에 맞추어 이지헌의 입가에서 터져나오는 숨소리도 더욱 거칠어졌고 김다연이 뱉어내는 신음소리도 더욱 끈적해졌다. 뻗뻗한 긴장으로 휘어진 김다연의 몸은 폭풍우 속의 조각배처럼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고 이지헌의 허리는 방아간의 공이처럼 쉴새 없이 거칠게 찍어내리고 있었다.
"으아앗!! 하아.. 하아앗!! 으아아앗!! 기.. 기분이 이상.. 으아아앗!!"
이지헌은 한참을 움직이던 허리를 잠시 멈추더니 김다연의 허리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는 편안하게 잔디밭 위에 누워버렸다. 김다연은 이지헌의 배 위에 올라탄 상태로 잠시 멍한 표정으로 이지헌을 바라보더니 이윽고 스스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이내 리듬을 찾아가는가 싶더니 몇 분 후에는 능숙하게 허리를 돌리고 찍고 흔들기 시작했다. 김다연의 적당히 부푼 엉덩이 사이로 이지헌의 단단하게 솟은 물건이 몇번이나 파고들고 나오길 반복하였고 김다연의 부드러운 곡선이 이지헌의 단단한 산맥 위에서 물결치듯 흔들리고 있었다.
김다연의 흥분한 계곡에서 흘러나온 계곡 물은 넘치고 넘쳐서 이지헌의 복근 위에도 흥건하게 젖어 흐르고 있었고 바닥으로도 흘러서 잔디들의 위에 이슬이 되어 맺히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앗!! 미.. 미칠거 같아.. 으아아앗!! 지.. 지헌아.. 나.. 이상해.. 으아앗!! 하아.. 하아아.. 하앗!!"
흥분은 흥분을 부르고 부름을 받은 흥분은 마지막을 향해 거칠게 채찍을 갈기고 있었다. 이지헌의 위에서 움직이는 김다연은 극한의 흥분으로 거의 이성을 잃고 있었고 평소라면 상상도 못할 대담한 자세로 허리를 튕기고 있었다.
다리를 활짝 벌리고 허리를 움직이고 있는 김다연의 푹 젖어버린 그곳은 이지헌의 눈동자에 그대로 비쳐보이고 있었다. 마치 개구리처럼 벌어진 김다연의 하체는 리드미컬하게 아래위로 반복해 움직이고 있었고 그때마다 질펀한 물소리가 울려왔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자 김다연은 거의 신내림이라도 받은 듯 미친듯이 허리를 찍어내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응핫!! 하아.. 하아앙!! 읏,, 으읏.. 으항.. 아아앗!! 미.. 미쳐!! 흐아아아.. 너무 좋아.. 흐읏.."
절정을 향해 달리는 김다연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흐르고, 질펀한 물소리를 반복하던 김다연의 허리가 갑자기 딱 멈추더니 격렬한 경련을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츄츗!!
츄츄츗!!
츄츗!!
무서운 기세로 쏘아져 나오는 애액은 순식간에 누워있던 이지헌의 상체를 뒤덮어버렸다. 덕분에 얼굴이며 가슴팍이며 배에 온통 투명하게 빛나는 애액을 뒤집어쓴 이지헌은 거칠게 일어나서 김다연을 밀어 넘어뜨렸다. 그리고 벌떡거리는 자신의 물건을 잡아 김다연에게 내밀고는 손으로 감싸잡고 흔들었다.
주우웁!!
주웃,,
주우우웃!!
마찬가지로 폭발하듯 무서운 기세로 뿜어져 나오는 하얀 빛깔의 탁한 액체는 김다연의 뜨거운 몸을 온통 더럽혔다. 이지헌은 엄청난 양의 정액을 쏟아내고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털썩!
스르르...
그리고 그와 함께 김다연의 몸도 스스르 무너져 내렸다. 서로의 몸에 온통 상대의 액체를 묻히고 무방비하게 쓰러져 누워있는 두 사람.. 이지헌과 김다연의 입가에 미소가 맺히고 천천히 두 사람의 눈이 감겼다
"흔적이 잡혔습니다"
"어디지?"
이지헌은 어딘가 원한마저 느껴지는 무서운 눈빛을 하고 샤를을 향해 물었다. 샤를은 이지헌의 그 무서운 기세에 눌려 몸을 가늘게 떨면서도 간신히 대답을 해내었다.
"3주전 태원고 근처에서 초이와 다리안으로 짐작되는 사람들을 보았다는 목격자를 확보했습니다. 최면향을 이용해 목격자들의 내면까지 확인한 결과 그 두 사람이 확실합니다."
"태원고라.. 흠.. 정말 내 일을 또 방해하고 싶은건가? 후후후... 자아분열 정도로는 약발이 안 먹히는 모양인가보군.. 이번에 걸리면 아예 자아붕괴나 자아왜곡 정도로 쳐박아 버려야겠어"
"......"
"그 후의 행적은 없나?"
"아직은.."
"계속 추적해"
"네"
문이 닫히고 샤를이 밖으로 나갔다. 이지헌은 흥분이 묻어나오는 눈빛으로 허공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끝장을 내버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