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화 (5/39)

친구 엄마는 대학교수

 5

“그럼 유학을 간 거예요?”

 “후훗, 요즘 식으로 말하면 조기 유학이라고 해야할까?

 우리는 꼭 유학이라는 개념은 없었어..

 단지 우리 남편 일 때문에, 급하게 미국으로 건너가야할 상황이 닥쳤기 때문이지”

 “그랬군요.. 쪼끔 이해는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상황이 어떻게 되었든지 간에..

 그 무렵에 너희들을 서로 헤어지도록.. 만들어 버린 일로 아줌마는..

 내내 미안하게 생각했단다..”

 “아녜요.. 뭐가 미안하셔요.. 하하”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규복은 겉으로 ‘전혀 미안할 것 없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들으면서 스스로 몰랐던 무의식을 떠올린다.

 아마도 그녀가 저 예쁜 입으로 ‘미안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자기도 모르게

 좋아했던 그 가족과 갑자기 헤어졌던 것에 대하여..

 서운했던 감정이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규복은 마음이 풀어짐을 느낀다.

 ‘그래, 나도 미처 모르고 있었구나...

 난 이 사람들한테 어쩌면 그럴수가.. 하는 분노와 섭섭함을 느꼈을 지도 몰라..

 정작 그 당시에는 느끼질 못했을 뿐이지..’

 규복은 내심 떠올린다.

 소중한 여행에 동행까지 시켜주며, 사랑을 베풀어 주었던 그 가족.

 인정미 듬뿍 넘쳤던 그들의 사랑.

 사춘기 예민한 감수성의 아이가 느끼기에 얼마나 큰 감동이었을까.

 그런데 그런 추억도 잠시, 아무런 말 없이 그렇게 떠나버리다니...

 야속한 마음이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규복은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

 그 얕은 배신감이랄까 서운했던 감정은 있더라도

 강인의 가족들이 따듯하게 대해주었던 ‘정’은 마음 속에 남아있다.

 소년 규복은 ‘고맙다’는 감정을 훨씬 크게 가졌기 때문에

 ‘나는 최소한 선혜 아주머니 말처럼 그렇게 괴롭지는 않았어요...’ 라고.

 이런 면은 규복의 좋은 멘탈이라 할 수 있겠다.

 잠시 생각에 빠져 있다가 다시 수저를 떠서 입으로 가져간다.

 시간의 지나감이 너무나 안타깝다.

 좋아하는 사람과 단 둘이 마주 앉아 시간을 갖는다는 것,

 그 소소한 데이트의 시간은 얼마나 총알 같은 스피드로 지나가는지..

이런 저런 대화와 함께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둘은 ‘차를 여기서 마실까, 아님 다른 곳으로 갈까?’

 고민을 하며 잠시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앗...”

 “?”

 “잠깐만, 또 전화가 왔어.. 미안해?”

 “어.. 예, 천천히 하세요”

 “히힛, 진짜 금방 돌아올게, 규복아”

 선혜는 아까부터 계속 누군가로부터 오는 연락을

 드문 드문.. 폰 위로 뜨는 메시지 ‘알림’만 읽을 뿐,

 불쾌한 눈으로 외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마 같은 사람으로 추정되는 그 사람의 전화를 받고,

 규복에게 몹시 미안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선 것.

 ‘누구길래 저렇게 불안한 얼굴을 하지..

 지난 번에 혹시 아줌마가 급하게 약속이 있다던 거랑 관계가 있나?

 식사하는 사이에도 뭔가 계속 의식하는 눈치던데..’

 규복은 애써 밝은 생각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까 나눈 이야기나 그려보자.

 강인이 그렇게 오랫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다니...

 또 누군가, ‘다른 식구랑 같이 살고 있다’고 하던데..

 강인네 식구가 셋이 아니고 총 네명인가?

 단 한번도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데,

 하며 규복은 선혜가 어렴풋이 말을 흘리던 걸 떠올린다.

 “휴... 왔어용”

 “아”

 “오래 기다렸지~

 미안해, 전화가 갑자기 걸려 와서 도무지 끊을 생각을 안해서..”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죠. 급한 일이셨어요?”

 “으응? 후훗 그 정도 상황은 아니야~”

 “네..”

 “차 다 마셨어?.. 이제 일어날까 우리?”

 “아.. 네”

 조금 전까지 이어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더 가지자고 분명히 말했는데,

 어째 전화를 끊고 돌아온 선혜의 뉘앙스는..

 얼른 계산을 하고 ‘그만 헤어지자’는 느낌 같다.

 그게 규복은 또 불안했다.

 ‘아니겠지’

 제발 그러기를 바라며, 물끄러미 선혜가 계산하는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다.

 선혜는 정말 스타일이 좋았다.

 규복은 괜한 찜찜함을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어 털어내며,

 설레임 듬뿍 담긴 눈으로..

 훤칠한 키의 고선혜의 아리따운 뒷모습을 감상한다.

 ‘아.. 미칠 것 같아... 다리..’

 규복은 오랫동안 사진으로 봐왔기에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선혜의 예쁜 갈색 치마가 그녀의 허벅지를 가리고 있지만..

 저 아래로 감추어진 그녀의 하얗고 탐스러운 허벅지의 요염함은..

 사진이 닳아 없어질만큼 눈으로 범했었기 때문에,

 선혜의 숨막히는 각선미를 기억하고 있었다.

 가장 짧았던 그녀의 의상은

 역시 예전에 본 하얀색 핫팬츠였는데..

 그 반바지가 미니스커트가 아니었음이 아쉬울 뿐이다.

 그런 망상에 젖어,

 규복은 살짝 살짝 몸을 뒤트는 선혜의 하얀 종아리만 바라보았다.

 물오른 허벅지의 촉촉함이 소년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갑자기 근사한 하체의 그녀가 쑥- 이쪽으로 몸을 돌린다.

 “가자~ 아직은 조금 시간이 있으니까..

 우리 나가서 걸어가면서.. 웅..

 그래,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으러 가지 않을래?”

 “예.. 저는 아무거나 다 좋아요..

 전 그냥.. 그냥..”

 “... 그냥.. 뭐?”

 규복은 가게 문을 나오면서,

 옆에서 나란히 서서 궁금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는 선혜에게,

 혼자 얼굴을 붉히며 천천히 대답한다.

 “그냥.. 아줌마랑 같이 있으면.. 좋다구요.. 헤헷..

 그말 하려고 했어요..”

 “하하하.. 뭐야.. 싱겁게”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한 규복의 말에,

 선혜는 기분이 좋은지 피식~ 밝게 웃는다.

 그리고는...

 규복의 곁으로 조금 더 가깝게 ‘사삭-’ 다가와 나란히 걷는다.

 규복은 당연히 긴장한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과 그녀의 신장 차이는 큰데...

 170cm이 되지 않는 규복과,

 아마도 172 정도는 가볍게 넘을 것 같은 선혜의 대비..

 선혜는 가벼운 마음으로 규복의 곁으로 다가왔지만

 상대적으로 가슴이 쫄리는 규복은 그렇지가 않았다.

 ‘너무 가까운데... 흐익..

 아.. 근데.. 진짜 향기가 좋다..’

 선혜의 나풀거리는 꽃무늬 블라우스.

 그 색도 아름답다.

 더불어 규복의 취향에 꼭 맞는 파스텔 톤 치마와

 하얗고, 너무 마르지 않고 적당히 살이 있는.. 예쁜 하체의 어울림.

 오늘은 검정색의 흩날리는 긴 머릿결을

 빨간색 밴드로 단정하니 잘 묶은 모습이다.

 머리 숱이 풍성한 선혜.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던, 조금 자극적인.. 회색빛 가까운 갈색 머리보다,

 오늘 보는 칠흙빛 검정색 머릿결을 보니 굉장히 새롭다.

 청순함이 돋보이는 선혜의 새로운 모습.

 물론 규복이 선혜의 지금 모습을 '새롭다'고 느끼는 이유는

 오랫동안 혼자서 사진을 통해, 머릿속에 각인해왔던 이미지와 다르기 때문이다.

 어쨌든 규복은 선혜가 어쩌면

 상당히 여러 가지의 다양한 매력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잠깐 앉자... 후, 덥잖아, 그치? 훗”

 “네, 더워요, 여기, 여기 앉으세요”

 “우왓... 그렇게까지는..^^;

 고, 고마워, 규복아~”

 선혜는 다리가 아파 규복에게 앉자고 권했는데

 규복이 나무로 된 벤치 위를 그의 손수건으로 ‘벅벅’ 닦자,

 당황하며 머쓱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사뿐히 앉는다.

 “바람이 시원해서 좋다..

 우리 아까, 만난지 시간이.. 겨우 한시간 반? 그 정도밖에 안되었지..”

 “그런 것 같아요.. 헤헤”

 “응.. 난 오늘 규복이 너하고 계속 같이 있으려고 그랬어..”

 “....”

 “후훗, 표정이 왜 이리 어두워~ 정말이라구웅~

 근데 에고..

 요즘은 휴일인데도.. 참.. 쉴 틈을 주질 않네..”

 ‘너무해’라는 말을 작게 중얼거리며,

 선혜는 규복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숨을 내쉬었다.

 규복은 그런 가부다.. 하면서도

 선혜의 그 힘겨워하는 듯한 한숨이 어째 마음을 아프게 하는 기분이다.

딱히 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조금씩 어둠이 찾아오는 내내

 그렇게 가깝게 벤치에 붙어 앉아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아마 한 시간 정도 지났을 것이다.

 규복도 선혜를 처음 만났던 떄보다는,

 점점 더 겪으면 겪을수록..

 ‘아줌마가 이런 성격이구나’

 새롭게 재발견할 정도로

 털털하고 인간미 있는 그녀의 성격을 알아가고 있다.

 “나 음료수 사올게, 목말라”

 “엇, 제가 사올게요”

 “아냐, 내가 마르다면서 그러면 시키는 것 같잖아~”

 그러더니 말릴 틈도 주지 않고 규복을 눌러 앉히며,

 선혜가 알아서 7m 정도 거리의 자판기로 걸어간다.

 엥..

 규복은 웃으며 자리에 앉아,

 선혜가 지갑만 들고 놓고 간 그녀의 핸드백을 보았다.

 ‘이건 무슨 브랜드야? 못보던 생김샌데..

 하긴 내가 보면 뭐 아나.. 이쁘면 됐지’

 신기한 눈으로 선혜의 검정색 핸드백을 바라본다.

 응?

 그런데 선혜가 놓고 간 그녀의 핸드폰이 그 안에서 ‘반짝’ 빛나는게 보였다.

 꺼내지 않고 요령껏..

 살짝 핸드백을 옆으로 밀어, 그 폰의 앞부분이 보이도록 한다.

 ...?

 ‘피차 곤란할일 없도록, 좋게 말할 때..’

 글자 앞부분이 깜박거리는 빛과 함께 알림 메시지로 뜨는 것이 보였다.

 이게 뭐야..?

 규복은 조금 더 그 뒤를 읽고 싶었지만..

 밝게 웃는 목소리로 그를 부르는 선혜의 부름에 고개를 들어야 했다.

 “아.. 감사합니다..”

 “응~ 이거 맛있어, 복숭아맛이야, 호호호, 내가 좋아하는 거”

 “예.. 저기 아줌마, 되게 귀여우세요”

 “무.. 뭐엇?”

 “?”

 “얘는 참... 못하는 말이 없네.. 하하하..”

 진짜인데..

 속으로만 그 말을 중얼거리며 규복은 고개를 숙인다.

 내가 이상한 말 실수했구나.. 별 생각도 안하고..

 선혜가 기분 나빠할까봐,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의 눈치를 살핀다.

 어, 그런데..

 선혜는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조금 전, 자신이 몰래 보았던 그 카톡 메시지..

 아마도 그걸 확인하고, 표정 관리가 잘 안되는 것 같다.

 틀림없이 밝은 소식은 아니구나.

 “....”

 “저, 아주머니..”

 “으응?”

 “죄송해요..”

 “.... 또 뭐가? 훗”

 “귀엽다고 그래서..”

 “풋.. 킥킥.

 내 얼굴이 그렇게 어두웠니?”

 “에..”

 선혜는 미안한 눈빛을 지으며, 규복의 어깨를 가볍게 툭, 감싸준다.

 “아니라니까~ 나 그렇게 막힌 사람 아니야, 규복아..

 니가 어떤 말을 해도 아줌마 상처 안받아요..

 아니.. 화 나지 않아.. 후후”

 “그, 그래요..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응~ 귀엽다고 한 이야기 때문에?”

 “네.. 제가 넘 버릇없는 것 같아서.. 기분 나쁘신가보다.. 했죠”

 “하하하하, 그럴리가 있니, 얘는~”

 선혜는 약간 오버스러울 정도로 웃으며,

 오른 팔로 규복의 몸을 ‘꽈악’ 끌어 안아주며 두드렸다.

 선혜의 훅~ 들어오는 깊은 체취의 포근함과

 동시에 그녀의 ‘뭉클~’ 거리는 풍만한 오른 쪽 가슴의...

 엄청나게 부드러운 촉감이 규복의 왼쪽 어깨를 자극함은 물론이다.

 알코올을 마신 것도 아닌데,

 왠지 취기가 오르기라도 한 걸까.

 기분이 좋아 보이는 그녀.

 아들 친구의 왼쪽 팔에 그녀의 몸을 살짝 기대며,

 그녀가 뻗은 팔 끝 손으로는 소년의 오른쪽 팔을 가볍게 만져주었다.

 규복이 그 짜르르~~

 기분 좋게 울리는 터치감에

 야릇한 흥분을 느끼며 몸이 경직되는 것은 모르고..

 선혜는 천진난만하게 규복의 어깨를 ‘탁탁~’

 “괜찮아, 괜찮아..”

 라고 중얼거리며 두드릴 뿐이다.

 “가자. 시간이 좀 오버됐어”

 “네..”

 규복은 선혜가 마시던 복숭아빛 음료 캔을 받아들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런데 아닌게 아니라 자세히 보니,

 알코올이 가볍게 들어 있는 음료수네...

 그제야 선혜가 얼굴이 왜 살짝 달아올랐는지를 이해한다.

 “저기까지 같이 가자, 전철역까지...”

 “네..”

 “나 약간 취한 것 같지? 술 마시지도 않았는데”

 “하하, 오늘 기분이 조금.. 좋으신 것 같아 보여요”

 “그래? ... 히히..”

 선혜는 규복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규복은 속으로 ‘술을 진짜 못하는구나’라며 웃을 뿐이다.

 막상 걸으니 멀쩡해 보인다.

 선혜는 규복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멋쩍게 웃는다.

 약간 뒤뚱거리면서 지하철 승강장까지 함께 내려왔다.

 “이제 같이 타고 가다가..

 참, 규복이 너는 어디까지 가?”

 “저는.. 이대로 x호선 끝까지 쭉 가면 돼요, 아줌마는요?”

 “응~ 나는 xx에서 환승해야돼.. 먼저 내리겠네?”

 지하철 안에 타자,

 수많은 주위의 남성들이 반 자동적으로 선혜 쪽을 기웃거린다.

 이렇게 멋진 자태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여성이 타면..

 대부분은 저렇게 쳐다보는게 당연하지..

 규복은 약간 우쭐한 기분을 느끼면서 생각했다.

 “아.. 또 왔어..

 여보세요, 네..

 지금 가고 있거든요?”

 “....”

 “... 녜, 녜.. 알겠어요.. 네..”

 조금 신경질적인 목소리.

 어딘가 모르게.. 많이 참았다가 아주 조금이나마, 대드는 것 같은 느낌?

 규복은 본능적으로 그렇게 느꼈다.

 선혜는 아마 지금,

 몹시 불쾌한 감정을 가까스로 억누르면서,

 의문의 걸려온 전화에 진짜 마지못해 ‘끌려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아, 다 왔다”

 “아줌마.. 그럼 다음주에 뵐게요”

 “웅.. 오늘 미안해, 규복아”

 “네?”

 “훗, 아니야.. 아무 것도..”

 규복은 입을 열어 뭔가 말하려 했지만,

 선혜는 정말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손을 가볍게 흔들면서 멀어졌다.

 타악-

 문이 닫히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어져가는 선혜.

 홀로 지하철을 타고

 금방 자리가 나자, 많은 사람을 가운데 섞여서 앉은 규복.

 타고 오는 내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불길한 하나의 느낌은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당연히 가족이나 친지 아니믄 지인 분 만나러 가는 거지.

 상식적으로 아줌마가 이상한 사람을 만나러 갈리도 없고..

 나도 그렇게 믿지만...

 그런데.. 희안한 이 기분, 이상하게 찝찝하네..

 생각이 지나치면 병인데.. 이거 나 혼자 또 심각하게 구는 건 아닌지’

 규복은 그런 불길함을 애써 떨치내며 머리를 흔들었다.

 아둔한 편이지만

 가끔씩은 예리한 촉을 발휘하는 경우도 곧잘 있는 스스로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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