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39)

친구 엄마는 대학교수

 14

꼬옥...

 선혜는 규복과의 달달한 입맞춤에 빠져들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길고 아름다운 다리로 규복의 허리를 감싼다.

 선혜의 허벅지와 종아리는 땀으로 젖어서 미끄럽다.

 촉촉한 살결이 하얗게 반짝이며

 규복의 상대적으로 거무튀튀한 살결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절대 놔주지 않아, 라고 속삭이듯

 선혜의 탐스러운 다리가 규복을 요염하게 끌어당긴다.

 유연한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저절로 휘어지고..

 여신이 자아내는 그 관능미가 일품이다.

 “아.. 좋아, 복아...”

 규복의 잔뜩 불 붙었다가 식은 육체에 다시 열기가 피어났다.

 반면 선혜의 포근하고 촉촉한 살결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매우 따스한 온기를 선사해준다.

 캔버스 위에 그려진 듯 뽀얀 선혜의 피부.

 그 백옥 같은 살결 한가운데 드리워진 작은 수풀.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옅은 털로 덮여 있지만

 지저분하지 않게 나름 정리가 된 모습.

 그보다는 중심의 새빨갛게 물들어 있는 질구가 눈에 쏙 들어온다.

 하얀 살갗과 조갯살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색상의 대비.

 규복은 이미 세번이나 사정을 했기 때문에 여유가 생겼다.

 선혜의 붉은 빛 가운데를 눈으로 즐기며..

 질리지도 않는지, 선혜의 맛있게 달라붙는 몸을 더 엄습한다.

 찌직.. 쯔적, 찌걱..

 듣는 이가 무안해질 정도의 낯뜨거운 접착음이

 선남선녀의 끈끈한 그곳에서 울려퍼졌다.

 도리어 그 적나라한 사운드가 두 연인의 성감을 돋구고.

 “... 흐흣, 으.. 응.. 아퍼~ 나..”

 “하아, 하아, 이모 보지,

 아.. 진짜 좋아요..”

 규복의 발갛게 상기된 얼굴이 볼만하다.

 듬뿍 사정을 개운하게 했는데도 나올 정액이 또 있을까?

 젊고 싱싱한 체력이 경이롭다.

 불끈- 불끈-

 선혜의 뜨겁고 축축히 들러붙는 늪 속.

 그 타이트하고 아늑하게 감싸주는 조임이 황홀하다.

 소년의 동공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마치 내 몸에 맞는 옷처럼, 꽉 끼는 타이트함이 기분 좋다.

 잘록한 허리를 부드럽게 끌어당기며, 육봉을 들쑤신다.

 그럴 때마다 아리따운 여인은 애타는 호흡을 터뜨렸다.

 “응.. 조금 살살, 아잉..”

 선혜의 애처로움을 자아내는 음색.

 달달하게 간드러지는 콧소리가

 남자의 애간장을 스르르 녹인다.

 서로가 서로를 갈구하면서도 조급해하지 않고

 따듯하게,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서로의 육체적 결합의 면적을 최대한 넓히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었다.

 두 남녀는 서로를 갈구하듯 안아주면서,

 현재의 모텔에 도착하기 전으로 기억을 되돌린다.

 -

 “음..”

 “후후, 일어났니?”

 “예..”

 “정신없이 자더라~ 많이 피곤했나봐”

 “네.. 우음..”

 “여기~ 물 있어요~”

 선혜는 웃으며 자다 일어난 규복에게 작은 물병을 건넨다.

 규복은 눈을 부비면서 시간을 살폈다.

 ‘3시 38분..

 그럼 내가 벌써 두시간이나 잔거야, 이 차 안에서?’

 보고도 믿기지가 않아, 규복은 선혜의 차 안을 빙 둘러본다.

 넓고 쾌적한 실내.

 무려 두 시간 씩이나 규복은

 선혜의 조수석 시트에 몸을 묻고 정신 없이 잠들어 있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아까 자위까지 했으니, 참..’

 그런 생각을 하는 줄 모르고

 선혜는 규복을 애정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며 묻는다.

 “우리 점심 먹었으니까 규복아”

 “예, 아주머니”

 “이제 거의 양양 다 왔으니까, 곧 휴게소야~

 너 먹을 꺼 뭐 사고 싶거나~ 화장실 가야지 않아?”

 “휴게소요?

 가기는 가야죠, 살 것도 있고.. 헤헷”

 “후훗, 얼굴에 시트 자국 눌렸다”

 “어, 진짜요~ 아우, 엄청 잤나봐요,

 이 자리가 너무 편안해서.. 저는 이렇게 차 안에서 잘 못 자거든요”

 “헤에~ 근데도 두 시간이나..

 아주 쿨쿨거리면서 잘 자든데? 호호”

 선혜도 규복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잤다니 신기해서 웃는다.

 규복의 얼굴에 빨갛게 난 시트 자국 때문에 더 웃겼다.

 “어?”

 “깜짝이야, 왜 그래?”

 “비가 이렇게 많이 와요~”

 “하하, 놀래라, 비 아까 전부터 계속 오고 있었어~”

 “그래요..

 전혀 모르고 기절했었네~”

 규복은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속으로는 내심 웃고 있다.

 이미 오전에 출발하기 전, 동해안 지역의 일기 예보를 면밀하게 살폈기 때문이다.

 적당히 오후 두 세시 이후로

 소나기 같은 국지성 호우가 퍼붓는 것과..

 장대비는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비가 끊이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진짜로 비가 좍좍 쏟아지네, 왠일이야, 기상청~

 오늘 만약에 잘 풀린다면..

 이건 정말 하늘이 도우는 걸지도 몰라’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를 띄우는 규복.

 본래 나쁜 의도로 악한 생각을 잘 하지 않지만

 오늘은 ‘날이 날이니 만큼’머릿속으로 계속 염두하고 있는 계획을 위해..

 조금이라도 어긋나지 않고 착착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도착했어~”

 “예, 아주머니, 피곤하신데 에고..

 헤헤, 같이 휴게소 안 가세요?”

 “웅? 난 딱히.. 화장실이 급하지도 않고, 호호.

 아까 미리 다녀와서 그런가봐~

 너 편하게 볼일 보고, 뭐 먹고 싶으면 알아서 사와.

 나 잠깐 쉬고 있을게~”

 “네.. 고마워요, 아주머니”

 늘 생각하는 이미지지만

 선혜는 말투 한마디 한마디가 천사같다.

 설령 지쳐있고 피곤한 가운데서도

 규복에게는 짜증을 부리는 법도 없고, 느긋하게 대해준다.

 “으~ 시원타...”

 규복은 공중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몸을 흠칫 떤다.

 깔끔하고 조용한 화장실.

 여느 우리나라 휴게소가 다 그렇듯이

 이곳도 은은한 방향제 향기와~ 클래식한 음악 소리가 차분하게 들려온다.

 시원하게 볼일을 본 뒤 거울을 보고 엉망이 된 얼굴을 갈무리한다.

 꼴이 말이 아니다.

 선혜에게 늘 멋지게, 조금이라도 잘 생기게 보이고 싶은데

 오는 길에 침 질질 흘리고 자서 스타일 다 구겼겠구나..

 그 생각을 하니 너무 부끄럽다.

 “어푸, 어푸!”

 세수를 하고, 대충 손을 말린 후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꺼내 ‘톡, 톡’ 검색창을 두드리며

 아까까지 선혜와 점심 때..

 밥을 먹은 이후를 떠올려본다.

 -

2월 중순이지만 이미 어느 정도 풀려 있었고

 마침 둘이 서울에서 출발한 날은 완연한 봄 날씨였다.

 선혜도 날씨가 춥지 않다는 걸 알았고

 그리 두껍지 않은, 은갈치 컬러의 재킷과 스커트를 입고 있다.

 다만 규복의 응큼한 시선으로 볼때는 꽤 위험한 복장인 것이..

 위 아래 밝고 가벼운 그레이의 투피스 세트에

 하의는 놀랍게도..

 선혜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것이다.

 ‘아주머니가 미니스커트 입은 적이 있나? 아마 첨 보는데...

 아.. 진짜 대꼴이다..

 미칠 것 같어.. 크아, 위험해!’

 행여라도 자신을 위해 의도적으로 야릇한 옷차림을 입고 오지 않았나,

 그런 엉뚱한 마음에 규복은 눈이 풀린다.

 이미 머릿속으로는 선혜와 뜨겁게 살을 섞고 싶은 욕구, 오직 하나 뿐이다.

 규복은 정말 가슴이 두근 두근,

 선혜와 반갑게 만나 차를 타고 오는 내내

 그녀의 섹시한 차림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계속해서 발기가 된 상태였고,

 간신히 딴 생각을 하며 가라앉히나 싶으면..

 선혜가 또 말을 걸어오고 그녀의 요염한 자태를 보느라..

 또 사타구니가 발딱 곤두서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타이트하게 전신을 감싸는 선혜의 맵시가 시선을 끌어당긴다.

 길고 아리따운 여인의 각선미가 눈부시다.

- 흠, 여기가 좋겠어.

 오는 길에 낙지덮밥과 쭈꾸미가 먹고 싶다며

 둘이 의기투합해서, 매운 것 먹자고 식당에 들렀다.

 그런데 선혜의 근사한 자태와 청아한 미모에..

 들어간 식당 내 주목이 순식간에 쏠리면서 시끄러워진다.

 - 야~ 저 여자 봐봐, 응?

 - 캬, 쥑이는데..

 - 무슨 밥 먹는데까지 저렇게 빼입고 오냐?

 - 쉬잇.. 들려 이 ㅄ아~ 여행가다가 들린 거겠지.

 - 흥, 눈꼴시잖아.

 대충 이런 대화들이 웅성거리는 소란 중에 들렸다.

 듣지 않으려고 헤도 워낙에 사람들이 동요하며 크게 쏟아낸 말들이라..

 규복은 선혜를 보고 사람들이 시끌벅적하자,

 선혜가 불쾌할까봐 그녀의 눈치만 살핀다.

 ‘...?’

 선혜는 별 미동도 없다.

 오직 자기 할 일만 하는 듯,

 사람을 불러 메뉴를 시키고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규복의 얼굴을 보고 “히히~ 곧 나올거래~” 밝게 웃었다.

 - 여기 맛있나봐~ 사람들 되게 많이 왔어, 그치? 후훗.

 - 예, 그런가 봐요, 헤헤, 맛있기로 소문난 집인 듯.

 - 응~ 잘 찾아온 거 같아~

 규복이 너 근데 계속 아까부터 폰만 보니~ 섭섭하다, 얘.

 - 저, 그게 아니라.. 사, 삼촌이랑 연락이 안되서 그래요..

 - 아~

 선혜는 전혀 모른다.

 규복이 그녀의 섹시한 검정 스타킹 차림에,

 얼마나 육봉이 단단하게 발기되어 있는지를.

 핸드폰으로라도 도피처를 찾지 않으면..

 규복은 선혜의 사소한 동작에도 눈 둘 데가 없을 지경이다.

 ‘허흐, 진짜 미치겠다, 야.. 돌아버려’

 규복은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도 모르게 허겁지겁 먹은 후,

 선혜가 먼저 차에 타자, 화장실 다녀온다며 후다닥 뛰었다.

 그리고는 “철컥”

 좌변기 문을 걸어 잠그고, 부리나케 육봉을 꺼내 흔들기 시작한다.

 “하아, 하악.. 하아..”

 아까 차 타고 오는 내내 서 있었는데

 물 빼는 것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나마 지금 해결을 안하고 또 차를 같이 타면..

 쭈꾸미도 먹었겠다,

 얼마나 몸이 말을 안듣고 위험한 상황이 될지..

 ‘안경까지 꼈어..

 난 이상하게 아주머니가 안경 쓰면 더 꼴리더라.

 엄청 지적이고.. 멋져’

 오래 전부터, 선혜가 어떤 모습일 때 빛이 반짝 반짝 날 거라고..

 수차례 머릿속으로 되새기며 욕정을 품어 왔던걸 떠올린다.

 수험생 시절일 때 항상,

 두루마리 휴지가 사다 놓으면 바로 없어질 정도로

 그 얼마나 선혜의 아리따운 자태를 보며 열정을 불태웠는가..

 그런데 실물이 저렇게, 당당하게 눈 앞에 있다.

 예전 같았으면 이미 사고를 치고도 남았을지 모른다.

 실물은 훨씬 더 아름답고,

 고혹적으로 남심을 사로잡는 자태가 더 남다르다.

 은은하게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페로몬 비슷하게 흘러넘치는 선혜의 색기는..

 혈기왕성한 규복을 괴롭히고 있었다.

 ‘치마는 왜 저렇게 짧지?

 응?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교수들 중에 아줌마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거 아닐까?

 불안한데.. 다리도..

 꿀꺽, 가슴이 패인 옷도 그렇고, 흑..’

 선혜가 은빛 수트 안에 입은 것은

 소프트한 검정색의 울 니트.

 그리고 얇은 재질이 겨우 감싸고 있는 풍만한 가슴.

 아마도 짐작하기로는

 선혜의 탐스러운 가슴을 가리는 속옷이 진한 자주빛일 것이란 사실.

 규복은 숨을 거칠게 토하면서,

 선혜의 아리따움에 강렬하게 몰입한다.

 여지껏 보아왔던 선혜의 어떤 모습보다도,

 복장이나, 스타일과 코디의 매치 면에서..

 저것은 단언컨대,

 가장 완벽하고 섹시한 교수님 스타일이 틀림없다고.

 그런 자기만의 판타지에 한없이 빠져들고 있다.

 어찌 보면 엄격한 기숙사의 사감 선생님과도 같은..

 정갈하고 타이트한 옷매무새를 하고 있으면서도

 곳곳에 남심을 쥐고 흔들줄 아는,

 페티쉬 적인 감성을 잘 살려주는 복장.

 꿀꺽, 마른 침을 삼키면서 규복은 손에 가속을 붙인다.

 ‘브래지어가 자주빛인건 어떻게 아냐구?

 아까 살짝~ 벌어진 스커트 아래로..

 팬티가 살짝 보였거든~ 헉헉..’

 육봉에 불이 붙었다.

 거대한 기둥을 꽈악 쥐고 흔드는 애잔한 광경.

 흐헉, 흐헉~ 거리는 규복의 숨결이 아주 거칠다.

 규복은 선혜의 섹시한 블랙 스타킹,

 그 한 가운데만 구멍을 뚫어 찢어 놓는 환상에 젖는다.

 가운데만 찢어 놓고 거칠게 삽입한다는 상상.

 그것만으로도 규복의 섹스 판타지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그녀가 신고 있는 블랙 하이힐은 그 와중에 보너스.

 마침내 사정을 한다.

 - 하... 죽다 살았다, 어후..

 너무 좋았어요, 이모..

 그 어느 때보다도 짜릿한 파정을 마친 후,

 후끈한 열기에 사로잡혀 있던 규복,

 화장실 벽에 축- 늘어진다.

 정리를 끝내고 바지를 당겨 입었다.

 거울 안으로 자신의 행색을 잘 점검하며

 규복은 또 이런 상상에 젖는다.

 ‘블라우슨지 뭔지, 옷도 얇게 생겼던데,

 마음 같아서는 아주머니 가슴이 크니까.. 그냥 검정 옷 위로 바로 꺼내서,

 바로 막 애무하고 싶어..’

 머리를 도리도리~ 강하게 흔든다.

 음란한 쪽으로 빠져들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입가에 흘러내린 끈끈한 침을 닦는다.

 - 왜케 오래 걸렸어~~ 후웅~

 - 죄송해요.. 속이 조금 안 좋아서.. 쪼꼼 매웠나봐요.

 - 웅~ 나는 맛있게 먹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좀 맵기는 했어~

 - 하하, 맞아요, 아주머니~

 - 후훗, 음~ 규복아,

 너 얼굴 아까부터 아주 피곤해보이고, 다크 서클도 심하던데..

 아줌마 괜찮으니까, 지금부터 등 기대고 한숨 좀 푹자라, 응?

 - 예? 그래도 괜찮아요?

 - 그럼~ 괜찮지~

 내 눈치 보지말고~ 그냥 푹 자버려~

 - 헤헤, 알았어요.

 상냥한 선혜의 넘치는 배려와 사람 좋은 웃음.

 얇은 검정빛 뿔테 안경을 쓴 선혜.

 그럼에도 그녀의 정갈한 이목구비는 안경과 무관하게 얼굴의 선이 살아있다.

 아니, 도리어 안경이 있음으로 인해서

 선혜의 이지적인 미모가 요염한 빛을 발산하는 지 모른다.

 자꾸만 선혜의 샤프한 옆 얼굴을 힐끗거리게 되는 규복.

 ‘흐, 이 정도면 정신병이야... 자라고 할 때 빨리 자자’

 -

 다시 그 의식은 양양 휴게소로 돌아온다.

 어라..

 갑자기 “쿠르릉! 쾅~ 쾅~”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섬광이 번쩍, 빛나더니,

 번개를 동반한 천둥소리가 하늘에 울린다.

 “이야.. 번개 봐봐,

 어후, 정신 번쩍 드는데?”

 쏴아아-

 화장실에서 나와 광장에서 바라보니

 들어가기 전보다, 장대 빗줄기가 더 심해져 있었다.

 일기예보에서는 국지성이라고 했는데

 그 정도가 아니고.. 아예 오래 지속될 기미다.

 ‘그래도 먹거리는 사야지, 우리 이모 배도 고프시고..

 돌아가면 운전대 바꿔 잡겠다고 하자’

 기특한 마음을 먹으며 규복은 휴게소 내 식당을 경유해 편의점에 들른다.

 선혜가 준 카드로 먹거리 몇가지를 계산하고 나왔다.

쏴아아-

 퍼붓는 빗줄기의 그 소리에 속이 뻥 뚫린다.

 우산을 활짝 펼치고, 아스팔트 바닥에 발을 내딛는다.

 차박~

 아직 오후 네 시경인데도

 아까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보다 부쩍 쌀쌀해졌다.

 바람까지 동반한 매서운 강풍에..

 규복은 두려움마저 느낀다.

“....

 아, 어서와~ 왜 이렇게 안 오나 했잖아, 쿡쿡,

 그거 뭐야? 먹을 것 좀 사왔쪄?”

 “네.. 아주머니 운전만 계속 하고 고생하시는데..

 죄송해서요.. 음료수부터 좀 드세요!”

 “와~ 고마워^^ 규복이가 역시 최고야~”

 선혜는 진심으로 고맙다는 듯 밝게 웃었다.

 검정색 스웨터를 입은 규복의 어깨를 토닥 토닥 두드려준다.

 선혜에게 사온 빵과 먹을 것을 건네준 뒤, 규복은 그녀가 괜찮다고 손사레를 치는데도

 죄송해서 안되겠다며, 강한 의지로 운전대를 뺏는다.

 좀 무례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는 하지만

 '작전'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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