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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어플을 얻었으니 마왕을 따먹으러 가자-15화 (15/44)

〈 15화 〉 14. 역시 용사파티에는 엘프가 국룰

* * *

“으아아아아,,,”

“어제는 좋았죠?”

“아니, 피곤해...”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기지개를 켠다.

아무리 그래도 두 번 세 번 이어진게 아니라 거의 날이 밝을 정도로 했으니..

이건 피곤하지 않은게 이상하지.

“저는 팔팔한데요.”

“나랑 스테이스터스가 다르잖아.”

케이트의 능력치는 나와 차원이 달랐다.

그 능력치를 메꾸기 위해 스스로에게 최면 암시를 걸어 어떻게든 버텼다만..

그래도 평소처럼 2~3시간 정도로만 끝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뭐, 어제는 나 역시 꽤나 흥분했기에 나쁘진 않았지만.

“그건 그렇고 아이리스는 어디 갔어?”

“화장실에 간 것 같은데요.”

“도망간 건 아니지.”

“결계로 막아놨으니.”

“결계까지 쳤냐..”

헤헷.

혀를 내밀며 케이트가 미소를 짓는다.

아니, 굳이 결계까지 칠 필요야 없는데..

만약 아이리스가 도망간다면 그건 그대로 둘 생각이었다.

어차피 엘프는 여럿 있으니까.

거기에 어제 아이리스에겐 최면어플을 사용하지도 않았으니. 어플을 통한 위치추적도 할 게 없었다.

다시 말해 아이리스에게 집착하는 건 시간 낭비.

다른 엘프들이야 많고 도망갈 정도라면, 굳이 쫓을 이유는 없다.

뭐, 나름대로 몸매나 얼굴이나 감도 등 좋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른 엘프라고 나쁜 건 아니니까.

“그래서, 상태는 어떤 것 같아?”

“뭐,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냥 조금 쑥쓰러워 하는 정도?”

“첫 경험이니 쑥쓰러워 할 수 있지.”

“앞으로 자주 하게 될 텐데 말이죠.”

“벌써 내 파티가 된 듯이 말하네.”

“안 될 리가 없으니까요.”

뭐, 안 될 건 없었다.

어차피 강제로 파티를 맺게 하려면 최면 어플을 사용하면 됐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파티가 되게 하는건 재미가 없지.

그리고 그렇게 파티가 돼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냥 노예하나 만드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나는 노예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니 그렇게 공략할 생각은 없다.

물론 너무 완고하다면 약간은 사용하겠지만.

감도 조정이라던가, 구속 정도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용할 생각은 없다.

물론 마왕에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럴 예정이다.

“저, 저기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어느덧 아이리스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래. 아이리스. 어제는 어땠어?”

쑥쓰러운 듯 말을 머뭇거리는 아이리스에게 나는 바로 본론을 말했다.

저렇게 쑥쓰러워 하는 상태를 기다려봐야 어차피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는다.

“그.. 그으..”

이거봐.

바론 본론을 물어도 여전히 쑥쓰러운 듯 말을 더듬거린다.

이러니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는게 좋지.

“괜찮았어?”

“모, 몰라요!”

“하긴, 처음이었으니까. 비교대상이 없긴 해.”

부끄러워하며 소리치는 아이리스의 대답에 나는 능글맞게 맞받아쳤다.

상대는 어제 막 첫 경험을 한 (전)처녀.

이쪽은 매일매일을 케이트와 관계를 가지는 색욕남.

이런 화제에 대한 여유가 다르다.

“처, 처녀였다고 놀리지 마세요.”

“놀리려는 건 아니었는데 말이지.”

“으우...”

놀리려는거 맞잖아요.

그런 말을 하는 듯 아이리스가 나를 노려보았다.

아니, 뭐 놀리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런 거에 신경쓰지 않는 타입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거잖아.

이런 건 신경쓰는 쪽이 지는 대화다.

“그, 그런데 케이트씨가 있으면서 왜 저를 굳이 그렇게...”

“응?”

뜬금없이 그런걸 물어오는 건가.

하긴 나도 뜬금없이 본론으로 넘어갔으니 도긴개긴이다.

“남자가 여러 여자를 탐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아이리스의 질문에 케이트가 당당히 대답했다.

“네..?!”

“원래 남자라는 생물은 호색한에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에 이 여자 저 여자를 들쑤시고 다니는 법이랍니다.”

“그, 그런... 말도 안 돼요!”

맞다. 그건 너무 나간 논리다.

너무 비약적이라고 해야 하려나.

그러나 이런 태클에도 불구하고 케이트는 여전히 당당한 태로를 취한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남자가 호색하지 않으면 인류는 멸망해요. 게다가 영웅호색이란 말도 있잖아요? 주인님이 오크랑 싸우던 모습 보셨죠? 강한 남성일수록 색을 밝히는 법이랍니다.”

“............”

“일단 밝히는건 맞긴 한데..”

케이트의 말을 듣자 아이리스가 저 말이 맞냐는 듯 나를 바라본다.

그 시선에 나는 일단 밝히는 게 맞다곤 말하였다.

일단 그게 사실이긴 하니까 말이지.

남자니까 호색하다는 것도 모르겠고, 영웅인 것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맞는 이야기는...

내가 밝힌다는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그래서 일단 밝히는게 맞다는 것엔 동의하였다.

“히잇...”

그러자 아이리스가 살짝 움츠러들며 나를 겁먹은 얼굴로 바라보았다.

아니, 호색하다고 겁먹을 필요까지야.

호색하다고 무작정 덮치지 않는다.

오히려 호색하기에 나는 계획적으로 그리고 내가 꼴릴 상황을 만들어 덮친다.

그것이 진정한 호색한이 아닐까?

단순히 눈앞의 여자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색을 추구한다.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 그럼... 저도 케이트씨와 같이 노예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음? 아니야. 나는 굳이 케이트에게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시킨 적 없어. 그저 단순히 케이트가 좋아서 부르고 있을 뿐.”

케이트와 섹스를 할 때 가끔 기분이 들어 그렇게 시킨 적은 있었다.

가끔은 주인님, 노예 플레이도 괜찮은 것 같아서.

하지만 밖에선 하늘씨라고 부르라고 했듯 굳이 나는 강압저긍로 하라고 한 적 없다.

본인이 갑자기 저렇게 부르는거지.

“맞아요. 제가 단순히 좋아서 주인님이라 부르는 거랍니다~ 존경의 의미를 담아서. 아이리스씨도 몇 번 주인님과 몸을 섞다보면 아실거예요.”

“그, 그런...”

나와 케이트의 해명에 아이리스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뭐, 믿을 수 없어도 어쩔 수 없는거지.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사실인 것이다.

혹시나 하는 일이 역시나라고 원래 현실이란 그런 것이다.

“뭐, 엘프를 파티에 넣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아이리스 네가 싫다면 그냥 나가도 상관없어.”

“네?”

아까도 말했다시피 어차피 다른 엘프도 있을 것이다.

굳이 엘프라고해서 아이리스에 집착할 필요는 없으니까.

싫으면 파티에서 빼준다.

그런 모토다.

물론, 케이트는 내가 억지로라도 파티를 맺게한 거지만.

이건 굳이 내 승부욕을 불태운 케이트의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이 세계라고 한들 엘프는 많아서 여신은 얼마 없다.

아니, 이 세계에서 여신은 케이트가 유일할 수도 있다.

그러니 희소성의 가치로 따지면 여신인 케이트와는 파티를 맺어야 했던 것.

그런 것이라 볼 수 있다.

“가, 강제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뭐, 그런거지. 난 그저 마침 상황이 나왔기에 엘프와 몸을 한 번 섞어보고 싶었을 뿐이니까.”

상황이 나왔다기보단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한 것뿐이지만.

“하지만 괜찮겠어요?”

“네?”

“아이리스씨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희는 엄청 강하답니다? 굳이 저희와 파티를 맺어서 손해 볼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

케이트의 유혹에 아이리스가 고민한다.

하긴, 술에 취하게 해서 따먹은 것만 제외한다면 우리 파티에 들어오는 것은 손해가 없었다.

그런 오크 토벌 미션에서 단숨에 오크들을 제압할 수 있는 초보자들이 얼마나 될까.

이미 초보자는 넘어섰다고 보는게 맞다.

뭐, 나는 능력치보다는 최면 어플의 힘이 강한거지만.

“물론 그렇게 된다면 매일 밤 저희 주인님과 관계를 계속 맺어야 하는 조건이지만~”

“에엣?!”

“....그런 거였나?”

굳이 매일 밤까지는 필요하지 않는데 말이지.

케이트 하나만으로도 피곤해 죽겠는데 아이리스마저 상대해야 한다면 몸이 남아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지. 매일밤은 역시나 제 차례를 빼앗길 수도 있는 거니까 이틀? 삼일?”

“그냥 내가 하고 싶을 때는 안 되는 거냐?”

“그런 것도 괜찮지요. 하지만 저는 매일 밤 상대해주셔야 하는 거 아시죠?”

“..........”

이미 매일 밤 상대하고는 있다만.

이거 얼른 레벨업을 해서 능력치를 늘리지 않으면 정말로 몸이 남아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그렇다면, 하늘씨의 잠자리 상대만 되어드린다면 제 힘이 되어주신다는 건가요?”

“뭐, 힘이 되어준다기보다 그냥 파티를 맺자는 이야기지.”

“그럼... 지난번 오크 토벌 말고도 상위급 오크들도 토벌하러 가주실 수 있는 건가요?”

“어.. 마왕을 쓰러뜨리러 우리도 여행을 떠날거니 중간에 오크들 정돈 물리치지 않을까?”

굳이 오크들을 토벌하고 다닐 생각은 없다만.

일단 오크들을 마주친다면 해치울 생각은 있었다.

“어차피 아이리스도 좋았잖아요~ 어제 그렇게 앙앙♥ 신음이 방을 울리셨으면서~”

“마, 말하지 말아요!!”

아이리스의 흉내를 내며 바로 음담패설을 박아버리는 케이트였다.

훌륭하다.

“그래서 어쩌실거죠? 파티에 들어오실 건가요? 아니면 그냥 이대로 첫경험 상대로 끝내실 건가요?”

“그... 그게에..”

“그게?”

“으우....”

케이트가 선택지를 주자 고민하기 시작하는 아이리스.

엘프족 특유의 귀가 축늘어진 채 부들거리는게 토끼를 보는 것 같아 귀여웠다.

재밌는 상황이구만.

뭐, 이미 여기에서 고민을 하는 순간 이미 답은 정해졌다고 본다.

애초에 거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식으로 첫 경험을 했음에도 저렇게 고민할 정도라면...

이미 어젯밤의 기억은 훌륭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이겠지.

자. 그래서 어쩔거냐 아이리스.

너는 파티에 들어올거냐. 아님 말거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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