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20. 수인을 찾으러 떠난다.
* * *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우리는 별다른 위협도 없이 그냥 다음 마을에 도착하였다.
역시 비싼 마차라 그런지 따로 위험도 없고 마물들의 습격도 없었다.
마물은 조금 습격해줬으면 했는데 말이지.
아무래도 역시 조금 낮은 레벨과 스텟이 신경이 쓰이긴 했다.
케이트는 본인이 마물을 끌어당기는 역할이라고 했는데 제대로 끌어당기지도 않고 뭐하는 거야.
뭐 결국 마물이 습격을 한다면 케이트가 적당히 쓰러뜨리고 나는 마무리를 하는 작업이 반복되겠지만.
“감사했어요.”
“뭘요. 도적떼를 없애주신 모험가님들께 오히려 감사하죠.”
마을에 도착한 뒤 마부에게 말하자 마부는 도적떼의 습격이 신경쓰였는지 절반정도의 금액을 돌려줄 것을 말했다.
제대로 서비스에 신경쓰는 모습이군.
역시 비싼게 서비스도 좋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그 도적떼의 습격 덕분에 루나를 얻은 셈이니까.
300G로 루나를 얻은 셈치면 그리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거기에 중간에 합류한 루나의 가격은 받지도 않았으니까.
결국 100G에 얻은 것이라 볼 수 있겠지.
다음부터도 저 마부상들의 마차를 이용하도록 하자.
훌륭한 서비스에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마부상과 헤어졌다.
“그러면 이제부터 뭘 하면 될까.”
“역시 숙소부터 구해야하지 않을까요? 조금 쉬고 싶기도 하고.. 하아.. 하...”
“숙소라.. 확실히 그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길드에 가서 퀘스트 하나 정도 깨야하는 것 아닐까.”
숙소에 가서 야한 짓을 할 생각뿐인 케이트의 모습에 나는 일단 길드로 유도하였다.
뭐, 야한 짓을 안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길드에 가서 퀘스트를 받으면 많은 걸 알 수 있다.
일종의 시세라고 해야하나.
쉬운 퀘스트들의 보수를 본다면 그 주변 물가들도 알기 편했다.
보통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녀석들이 간단한 퀘스트를 하니까.
간단한 퀘스트의 보수가 즉 그날 하루의 식비와 숙소비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미 400G정도의 여유야 있었지만, 여유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치이.. 그런거야 그냥 제가 아무 때나 가서 보수가 많은 퀘스트 하나 깨고 와도 괜찮은 거잖아요.”
“뭐, 그렇긴 해.”
어차피 우리는 하루벌어 먹고 살 것도 아니고 먼치킨 케이트가 있으니 상관 없긴 하다만.
“으웅... 오빠아.”
“왜 그래? 루나.”
케이트와 이야기를 하던 중 옆에 있던 루나가 내 옷자락을 잡으며 말을 걸었다.
뭔가 불편한 거라도 있는지 루나의 표정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루나. 조금 편한 곳에서 쉬고싶어.”
“....일단 숙소부터 찾아보도록 할까.”
“아! 저랑 너무 다른 반응이신거 아닌가요!”
“시끄러! 케이트 너는 불순한 의도고 루나는 순진한 의도로 쉬고 싶다는 말이잖아.”
“그렇지 않아요! 저도 순수한 의도였다구요! 그리고 여우의 말을 어떻게 그리 바로 믿을 수 있는거죠!”
“오호.. 이 루나의 눈을 보고 다시 너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해보시지 그래.”
내게 반박하는 케이트에게 나는 루나를 케이트 앞에 세운 채 말하였다.
“으읏....”
그러자 루나의 이런 순진한 눈빛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케이트.
이거 봐. 이런 루나의 순진한 모습을 보고 어떻게 그런 악랄한 말을 할 수 있을까.
결국 그렇게 행선지가 정해진 우리는 일단 숙소를 구하기 위해 여관으로 향하였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여기 큰 방은 얼마정도 하나요?”
“큰 방 말씀이십니까. 어디보자.. 여성 3분에 남성 1분 방 찾으시는 거죠?”
“아뇨. 4명 모두 한방에 있을 건데요.”
“어.... 아하. 그러시군요.”
이 주인. 모두 같은 방을 쓴다고 하자 조금 묘한 표정을 지었다.
혼자서 3명이 감당 가능하겠냐는 약간 그런 눈빛이었던 것 같은데.
이 주인장이 사람을 뭘로 보고 그러는건지 원.
최면 어플로 암시를 걸어 어떻게든 버틴다고. 거기에 정 힘들면 케이트에게 버프를 받을 것이다.
“어... 그러면 4인실 기준으로 30G 되겠습니다.”
“흐음...”
그 전에 있던 숙소 가격이 2~3인실 가격이 10G였던 걸 생각하면 4인실로 가격이 조금 올랐다 해도 대충 2배 가격 정도 되나.
뭐, 확실히 모으기도 많이 모아서 별로 타격이 가는 가격들도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숙소의 키를 받은 뒤 우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식사 역시 주문하였다.
“그럼 이제 밥 먹고 쉬면 되는 건가요?”
“뭐, 루나가 쉬고 싶다고 하니 그러도록 하자.”
“루나에겐 약하시네요.”
“네가 루나를 보고 그런 말을 해봐라.”
루나에게 약하다는 아이리스의 말에 나는 루나를 가리켰다.
빵을 우적우적 씹으며 꼬리를 마구 흔들거리는 루나의 모습에 아이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원래 이런 캐릭터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상식개변으로 이정도까지 나들어지고 말았다.
뭔가 이렇게 되면 로리캐릭이 되버린 기분이잖아.
참고로 말하자면 루나는 케이트와 아이리스에 비해 몸집이 작은 정도지 로리가 아니다.
대충 160정도는 되어보이는 키에 적당비 비율도 괜찮고 가슴도 없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뭔가 어리광쟁이로 만들어버리니 로리가 된 기분이었다.
“아무튼 그러면 오늘 드디어 할 수 있는건가요?”
“그렇게나 하고 싶냐.”
“하루 하지 않으면 수명이 1년씩 단축돼요.”
“거짓말..”
“기분이 그렇다는 이야기죠.”
“너도 원하냐 아이리스?”
“저.. 저는....”
“그래 잘 알았어.”
말은 하지 않았으나 귀가 파닥거리는 거에서 은근히 원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 내가 조교하면서 성욕을 은근히 올려놓은게 이렇게 굴러가는건가.
아이리스 역시 겉으로는 튕기면서 하루 안하니 원하는구만.
뭐, 그래도 오늘의 주인공은 케이트와 아이리스가 아니라 지금 눈앞에 보이는 루나였지만 말이지.
“뭐, 너희들이 그렇게 원한다고 한들 오늘의 주인공은 따로 있는거 알지?”
순진하게 밥을 먹고 있는 루나를 잠시 바라본 후 나는 케이트와 아이리스에게 말하였다.
“으우.. 저도 빨리 하고 싶은데..”
“어쩔 수 없죠 뭐.”
내 말에 투덜거리는 케이트와 가볍게 수긍하는 아이리스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근데 진짜 내가 세게 조교해서 그런가 케이트는 왜 저렇게 야하게 바뀌어버린 걸까.
이제 누가 전 여신이었다고 말하면 믿어주기나 하려나 모르겠다.
“우웅! 맛있어어~”
그런 생각을 하다 나는 눈앞의 루나를 다시 바라보았다.
수인은 어디가 약점이려나.
역시 잘 알려진 대로 꼬리 쪽을 만지거나 엉덩이를 토닥여주면 흥분하거나 하는 걸까.
여우는 고양이과가 아니니 엉덩이를 토닥인다고 흥분하지 않으려나.
잘 모르겠으니 나중에 확인해보도록 하자.
그리고 저 귀는 흥분하면 쫑긋 설지 아니면 부끄러움에 접힐지 그런 것들도 굉장히 궁금하다.
역시 수인이라면 이것저것 탐구하는 맛이지.
근데 펠라를 시키면 저기 보이는 송곳니에 긁히거나 해서 다치고 하지 않겠지?
루나가 펠라를 하다 실수로 저 송곳니에 잠시 찔리는 생각을 했더니 금세 내 주니어가 죽어버린다.
아... 그런 무서운 건 생각하지 말자.
“맞다. 그러고보니 루나.”
“응?”
“내가 수인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러는데 역시 수인은 발정기같은게 있는거냐?”
“어...? 으으...”
발정기에 대해 묻자 루나의 얼굴이 붉어지며 귀가 접힌다.
역시 발정기에 대해 묻는건 조금 부끄러운 일이었던 것인가.
“이, 있지...”
“있는거야?!”
훌륭하다.
역시 수인이라고 한다면 발정기.
발정기가 된 수인은 야하지.
그런데 보통 발정기가 되면 수인은 혼자서 어떻게 해결하는걸까.
“그러면 혼자선 어떻게 해결해?”
“그... 그건...”
“그건?”
“부, 부끄러워서 말 못해!!”
“그렇구나.”
확실하게 이해했다.
자위로 해결하나 보네.
그거 이외엔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뭐 보통 스포츠로 풀다거나 몸을 움직인다거나 이런 말도 있었는데..
일단 인간이 내가 성욕이 한창 쌓일 때 운동으로 못풀고 운동하고 자위를 하는데
발정기인 수인이 운동따위로 풀 수 있을리 없다!
여기는 이세계니까 목숨을 건 전투라던가 하면 풀리지 않을까 잠시 생각이 들었으나.
그런 발정기 해소는 남자의 꿈과 희망에 방해된다.
언제나 남자는 꿈과 희망을 먹고 사는 법이다.
그런 저질스러운 현실로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승부를 걸어오면 안되는 것이다.
“그러면 발정기는 보통 언제 일어나는건데?”
“으움... 그, 그게....”
언제 발정기가 일어나냐 물으니 루나의 말이 없어졌다.
말하기 어려운 것인가? 어째서?
단순히 발정기가 언제 나타나는지 물을 뿐인데 그게 부끄러울게 있나?
“아. 그건 제가 알아요.”
“호오. 아이리스. 그런걸, 알아?”
“나름 지식이 많은 편이거든요. 수인들의 발정기는 보통 만월 밤에 일어나요. 그러니까.....”
이야기를 하는 도중 아이리스가 무언가 눈치챘는지 그대로 말을 멈추고 말았다.
뭔데 너도 갑자기 말을 멈추고 그러는거냐.
치사하게 자기들만 알고 나도 알려달라고.
“오늘 밤이네요. 흐흐...”
말문이 막힌 루나와 아이리스를 대신해 이야기를 눈치챈 케이트가 말하였다.
오늘이 만월밤이란 말이지..
그렇다는 말은 즉..
루나의 발정기는 오늘 밤 진행된다는 것이렷다!
“그래서 루나가 저렇게 부끄러워 하고 있는거네.”
“후후후... 수인의 발정기 모습이라. 이건 귀하네요.”
“그래. 마침 루나를 구해서 데려온 이날에 마침 발정기라니. 나는 참 운도 좋네.”
설마 능력치에 붙어있던 운이 이런 식으로 작용되어 버린건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거 오늘밤이 꽤나 기대가 되는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