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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어플을 얻었으니 마왕을 따먹으러 가자-42화 (42/44)

〈 42화 〉 41. 마왕군 서큐버스를 만나게 되었다.

* * *

“너희 파티잖아! 뭘 그러게요. 따위의 대답을 하고 앉았어!”

“하지만 진짜 모르겠는걸요.”

나의 대답에 당황하며 소리치는 서큐버스 퀸에게 나는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잖아.

다른 녀석들은 전부 이해한다 쳐도..

진짜 이 레나 이 녀석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녀석이니까.

“너무해! 서큐버스는 정기를 받아먹고 사는 존재 아니었습니까!”

서큐버스 퀸에게 버려진 레나가 버림받은 여자 포즈를 취하며 소리쳤다.

“서큐버스가 확실히 그런 존재라는 인식이 있긴 하다만, 너 같은 변태를 좋아한다는 게 아니거든?!”

“변태... 변태라니...!! 그런... 변태의 아이콘이라 말할 수 있는 서큐버스에게 그런 매도를 당하다니... 헤으응..♥”

“......”

이 녀석 진짜 뭐야...?!

그런 말을 하는 듯한 눈빛으로 서큐버스 퀸이 이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쪽 역시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냥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마조 변태년이라는 말 이외엔...

“아무튼, 서큐버스 퀸이 왜 이런 트롤동굴에?”

애써 레나를 무시한 채 나는 우선 이야기를 진행 시키기 위해 말을 이어갔다.

“그래. 그거 말이지..”

서큐버스 퀸 역시 내가 레나를 무시하자 같이 무시하기로 하였는지 나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냥. 심심풀이라고 할까. 트롤은 말이지. 원래는 요정족에 속한다는 이야기 알고 있어?”

“음... 알고 있다만?”

방금 전 아이리스에게 들은 이야기이긴 하다만.

어쨌든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맞으니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 그러면 트롤이 원래라면 트롤이 원래 요정족으로 뭘 하는지도 알고 있겠네?”

“예쁜 여자로 변한다고 들었는데.”

물론 이 정보 역시 방금 아이리스에게 들은 정보였다.

“잘 알고 있네. 그럼 그 트롤을 이용해서 뭘 하려고 할지도 잘 알 것 같은데?”

“남자를 꼬시는 건가?”

“정답~”

나의 대답에 손가락을 튕기며 말하는 서큐버스 퀸이었다.

트롤로 남자를 꼬신다라..

뭐, 예쁜 여자로 변하는 능력이 있으니

거기까지야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트롤로 굳이 꼬셔서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어차피 서큐버스가 남자들을 꼬시는 능력이 있는데 굳이 트롤들까지 동원될 필요성이 있나?

“후훗. 뭘 하는진 알겠지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네.”

아주 정확하게 읽었다.

역시 사람 상대하는 일을 많이 하니 표정을 읽는 것에도 능숙한 걸까.

그런 생각과 함께 나 역시 서큐버스 퀸에게 정답이라는 의미로 손가락을 탁 튕겨주었다.

“뭐, 이유야 간단해. 그건 말이지...”

“.....”

뭘까?

트롤들까지 동원해 서큐버스 종족들의 파벌, 집단의 힘을 키우려는 속셈인걸까.

마왕의 자리까지 넘보기 위해 군단의 힘을 강력하게 만드려는 그런..

“요즘 서큐버스 녀석들이 인간들과의 연애에 빠져 가지고 제대로 일을 안 하기 때문이야!”

“,........”

“.........”

네..?

뭔가 당당하고 호탕하게 소리친 것치고는 꽤 보잘 것 없는 이유였다.

“황당하다는 표정 짓지 마. 이쪽은 굉장히 진지한 문제라고. 말단 서큐버스 녀석들, 제대로 정기나 모아와서 나에게 힘을 나눠주고 해야 할 녀석들이 고작 인간들의 연애에 빠져서는..”

“어... 음...”

뭐랄까..

확실히 뭔가 심각해 보인다면 심각한 문제이긴 하겠다만..

“시작은 손잡는 것부터...라니! 그 따위 서큐버스가 대체 어디있느냔 말이야! 응당 서큐버스라면 당장 그 남자의 옷을 벗겨제끼곤 바로 그라운드 파운드에 들어가는게 진정한 서큐버스이지 않나!”

“옳소!”

“레나 넌 갑자기 끼어들지마!”

느닷없는 섹드립 연설을 시작하는 서큐버스 퀸에게 레나가 격한 호응을 보였다.

그런 레나를 최면 어플을 이용해 무의식 상태로 만들어버렸다.

하아.. 진작 이렇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연설을 하는 서큐버스 퀸을 바라보자 녀석은 아직 자신의 연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았다.

“서큐버스의 존재 의의가 무엇인가. 그것은 정기를 얻기 위해! 남성들과의 섹스를 하기 위해! 우리는 녀석들의 정액이! 정기가 필요한 것이지! 달콤쌉싸름한 연애감정이 필요한게 아니란 말이다!”

“그렇습니까...”

그것참 대단하네요. 네. 그렇군요.

“주인님! 이건 기회가 아닐까요?”

녀석의 연설에 조금 질려버린 내게 갑자기 옆에서 듣고 있던 케이트가 눈을 반짝이며 내게 소리쳤다.

“갑자기 무슨 기회?!”

“서큐버스 퀸을 손에 넣을 절호의 기회!”

“이런 대화에서 갑자기?!”

“오로지 정액만을 추구하는 서큐버스 퀸. 그런 그녀에게 절륜한 주인님의 정액을 한 번 맛보이면 다시는 주인님을 벗어나지 못하는 포로가 돼버리지 않겠어요?”

“여기서 이야기 흐름이 갑자기 그렇게 흘러간다고?”

“그렇게 흘러가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죠?!”

“거 참....”

“흥. 고작 단순 조금 야한 남자의 정기따위로 이 서큐버스 퀸이 만족할 거라 생각하나? 적어도 용사, 영웅급이 정기는 되는 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이 나를 만족하게 할 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거라면 역시 주인님이 딱 적당하겠군요. 서큐버스 퀸. 이 주인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아주 깜짝 놀랄걸요?”

자신만만한 서큐버스 퀸의 말에 케이트 역시 슬며시 미소를 띄우며 도발한다.

뭐야, 내가 뭔데 내 정체를 알면 녀석이 깜짝 놀라는데.

“훗. 확실히 주변에 여자들이 많은 걸로 봐선 꽤 절륜한 남성으로 보인다만 단지 하렘을 만드는 남성 따위..”

“흥. 단순한 하렘이 아니거든요. 주인님은 말이죠.... 바로 마왕을 따먹을 자! 마왕을 따먹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 성욕에 미친 자라고요!”

“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은 돌려 말하던가 할 수는 없었냐?

아니면 조금 고급지게 말한다던가.

이게 참...

뭐라 틀린 말이 아니라 태클을 걸 수도 없고.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

심지어 서큐버스 퀸은 그런 케이트의 말에 꽤 당황한 모양이었고.

저 당황한 모습이 어떤 의미의 당황인 것 역시 중요하긴 했다.

정말 미친놈이라 생각해서 당황한 것이라면 케이트의 저 발언은 오히려 마이너스.

그러나 감탄의 의미로 당황한 것이라면 꽤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세상에 이런 미친놈은 생전 본 적 없는데..”

어... 응...

그러나 그런 나의 기대와 달리 서큐버스 퀸은 첫 번째 의미로 당황했는지,

그런 발언을 내뱉었다.

케이트의 그 발언은 별로 좋은 발언이 아니었던 것으로..

“하지만, 그런 성욕에 미친 녀석.. 별로 싫진 않은걸?”

흐음...

실패인 줄 알았더니 성공.

뭐, 그런 전개인 걸까?

그러면 난 여기서 뭘 어떻게 해야 올바른 행동인거지?

“그래요! 이렇게 성욕에 미친 사람은 어지간해선 볼 수 없어요!”

그런 고민을 하고 있자니 서큐버스 퀸의 발언에 케이트가 옹호하며 말한다.

야...

그러니까 아까부터 하는 말이 지금 욕인지 칭찬인지 정확히 구분이 되지 않는다니깐?

케이트의 옹호에 나는 속으로 그런 태클을 걸며 이왕 이렇게 된 거 나 역시 미친 척하고 나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뭣하면 시험해볼래?”

그런 말과 함께 나는 주머니 속 최면어플을 슬쩍 조종해 스스로의 성욕을 조금 올려놓았다.

“자신만만하군.”

나의 도발에 서큐버스 퀸 역시 슬쩍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바라보았다.

“이쪽은 손해 볼 게 없으니까. 어차피 서큐버스 퀸 널 만족시키지 못한다 해도 난 서큐버스 퀸이랑 떡을 친 남자로 후대에 기록되지 않겠어?”

“흥.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녀석이네. 너, 서큐버스를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거냐?”

“음?”

서큐버스라는건 그냥 남자의 정기를 빠는 마물이 아니었나?

“반응을 보니 제대로 모르는 모양이군. 서큐버스는 말이지. 자신이 제대로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되는 종족이란 말이지. 다시 말해, 네가 날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떻게 해서든 네가 날 만족시킬 때까지 빨아먹는다는 말씀. 너의 마나든, 레벨이든, 생명력이든 뭐든 뽑아서 정기로 만들어서 말이지..”

“호오...”

확실히 원래 세계에 있을 때 그런 동인지나 게임을 본 적이 있었다.

정기 대신 레벨을 빨아먹는 서큐버스 종족 말이지..

이곳 서큐버스는 단순 정기뿐 아니라 그런 것까지 빨아먹는단 말이지..

게다가 레벨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생명력까지.

“어때 무섭지 않아? 네가 날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했을 경우 넌 그대로 레벨도 빼앗기고 생명력을 빼앗겨 떡을 치던 그 상태 그대로 미라가 되어 죽어버릴 수도 있는 거야. 그럼에도 그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어?”

“복상사라... 어찌보면 남자에겐 최고의 죽음이잖아?”

솔직히 전혀 무섭지 않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죽는다 한들 나쁘지 않잖아?

서큐버스에게 짜내져 죽는 인생.

거기에 어차피 나에겐 최면어플도 있고, 옆에서 내 체력을 회복시켜줄 케이트도 존재한다.

그런 안전장치들이 있는데 뭐가 그리 겁나.

게다가 나는 저런 자신만만해서 도발하는 여자들을 굴복시키는 것에 쾌락을 느끼거든.

그런 생각과 함께 나는 도발하는 서큐버스 퀸에게 그런 대답과 함께 최면어플로 나의 성욕을 최대치로 올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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