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38화 - 3 층으로(1)
“히히히, 그럼 나는 좀 더 랜트의 탄탄한 팔을 즐겨볼까나~.”
부비부비
노아가 내 팔에 얼굴을 비볐다.
보드라운 노아의 볼과 함께 폭신폭신한 귀도 함께 팔에 스치니 간지러우면서 기분 좋습니다!
“으으…….”
엘시가 가만히 노아를 쳐다보고 있다.
내 팔에 손을 뻗으려다가 거두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왠지 이대로 계속 놔두면 엘시가 눈가에 눈물까지 맺힐 것 같다.
조금 보고 싶지만, 슬슬 노아를 말리자.
하지만 말로만 하는 건 조금 싱겁다.
노아랑 같이 다니니 나도 노아랑 닮아가는 걸까.
장난을 하나 치면서 해보자.
“노아.”
“왜, 랜트?”
엘시는 노아를 보느라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이고 있다.
즉뒤쪽은 전혀 안 보고 있다는 말이다.
툭툭
엘시가 보고 있지 않은 틈을 타 손가락으로 노아의 꼬리 윗부분을 두드렸다.
“히웃!”
노아의 꼬리와 귀가 순간적으로 쫑긋하고 세워졌다.
“너무 엘시를 놀리면 안 되잖아. 그치?”
“으, 응…… 미안, 엘시…….”
노아가 내 팔에서 천천히 떨어졌다.
“몰라요. 그, 그런 장난을 치면 안 된다고 전에도 말했는데…… 노, 노아는 너무해요…….”
노아의 사과에도 엘시가 휙하고 고개를 돌렸다.
좀 많이 삐진 것 같다.
엘시의 반응을 보고 노아도 너무 장난을 쳐버렸다고 생각했는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서 노아의 옆으로 이동했다.
“미, 미안, 엘시! 용서해줘~.”
“몰라요!”
“엘시~!”
노아가 엘시의 마음을 풀 때까지 차분하게 망상을 하며 기다리도록 하자.
◈
엘시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는 10분 정도가 걸렸다.
그동안 노아가 엘시를 잘 달랠 걸 기도하며 엘시와 노아의 화해 백합 전개 망상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습니다!
만약 조금만 더 엘시의 화가 풀리는 게 길어졌다면 거기에 내가 끼어들어 3P 하렘 섹스 망상으로 넘어가려고 했다.
백합백합한 엘시와 노아에게 수컷만이 줄 수 있는 기쁨을 새겨주는 교육적인 망상이 될 예정이었다!
무척 아쉽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 딸감으로 쓰기로 하겠습니다!
3층을 향한 계단을 내려가는 순서는 노아 엘시 나 순서였다.
내려가기 전 엘시가 2번째로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이유는 노아가 계단을 내려가면서 또 나에게 장난을 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화는 풀려도 살짝 삐진 건 남아 있었다.
그런 엘시도 무척 귀여웠습니다.
오히려 평소에 자상한 미소를 짓는 엘시가 노아를 상대로 그렇게 삐진 걸 보면 그만큼 엘시와 노아의 사이가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솔리신은 생명과 창조를 관장하는 신이니 생명을 많이 만들 수 있는 하렘도 찬성하는 교리가 아닐까?
혹시 솔리신의 성경이라도 있으면 엘시에게 물어보자.
엘시라면 기뻐하며 용사의 얘기를 들려주듯이 말해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당장 물어볼 수 없으니 망상 속의 솔리신에게도 기도해보자.
꼴리는 솔리신의 나체를 떠올렸다.
어제보다 퀄리티가 높아진 느낌이 든다.
솔리신이여! 하렘! 하렘은좋지 않습니까!
망상 속의 솔리신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역시 망상에서는 대답이 불가능한가 보다.
하지만 어째서 미소가 지어지는 걸까?
나는 미소짓는 망상은 한 적이 없다.
미소짓는 솔리신에게 한번 폭풍 대면좌위 도킹을 해볼까 하려던 참에 3층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와아…….”
“여기가 3층…….”
계단 아래로 우거진 숲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에는 2층과같이 태양이 존재하고 있었다.
대체 저 태양은 어떤 원리로 되어있는 걸까.
“정말 숲으로 가득하네…….”
아래를 내려다보니 워프 장치를 시작해 일직선으로 길이 트여 있는 게 보였다.
“노아, 저 길도 원래부터 있는거야?”
그렇다면 던전은 다음 층으로 가는 친절한 사양으로 만들어져 있는 걸까?
“아니, 저건 옛날에 모험가들이 만들어 놓은 거래. 새로운 층이 발견될 때마다 일일이 길을 개척해서 길을 만들었대.”
“그렇구나.”
즉 저건 선배 모험가들의 유산이나 다름없었다.
“그러고 보니 이 던전은 최대 몇 층까지 있는 거야?”
내 의문에 앞에서 엘시가 대답해줬다.
“그건 아직까지밝혀지지 않았어요. 지금 개척된 최대 층은 54층이라고해요.”
“54층…….”
언젠가 선배 모험가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층을 개척해 길을 만들며 모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시, 노아. 우리도 강해져서 54층 이상을 노려보자. 누구도 아직 보지 못한 풍경을가장 먼저 보는 거 어때?”
“네, 랜트! 저도 그러고 싶어요!”
“그렇다면 가장 먼저 우리도 랜트를 도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야지! 빨리 코볼트 잡으러 가자!”
노아가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아, 노아! 그러다 넘어지니까 천천히 가세요!”
엘시가 노아를 주의했지만, 노아는 듣지를 않고 빠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빨리 코볼트를 잡고 싶은 건 나도 노아랑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내 앞에는 엘시가 있으니 빨리 내려가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엘시, 실례할게.”
“네? 꺄앗!”
나는 엘시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렸다.
“래, 랜트!?”
“노아한테 뒤처지면 안 되잖아?”
“하, 하지만…….”
가까이서 얼굴을 붉히는 엘시.
무척 귀엽습니다.
이럴 때는 굳이 말하지 않고 내려가는 게 편한 것이다.
나도 빠른 걸음으로 노아를 따라갔다.
“꺄앗!”
엘시가 계단을 내려가는 진동에 깜짝 놀라며 두 팔로 내 목을껴안았다.
기분 좋은 엘시의 향기와 함께 몰캉몰캉한 엘시의 가슴이 내 쇄골에 닿았다.
고맙습니다!
“도착~! 빨리 내려와, 엘…… 아!”
노아가 계단을 다 내려와 뒤를 돌아보면서 우리를 보았다.
“엘시, 치사해!”
“이, 이건 랜트가 갑자기 한 거예요…….”
“1분 1초가 아깝잖아. 그치, 노아?”
“으음~ 내가 그렇게 말했긴 했어도……. 응, 뭐. 나도 엘시를 놀리면서 랜트를 안았으니까 쌤쌤이인 걸로 생각할래.”
“무, 무슨 쌤쌤이에요!”
“히히히, 엘시도 랜트에게 안겨서좋으면서.”
“그, 그건……!”
계단을 다 내려오고 엘시를 조심스럽게 땅바닥에 내려놨다.
“자아, 엘시.”
“고, 고마워요, 랜트…….”
오히려 내가 고맙습니다.
나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일직선으로 이어진 길 빼고는 나무들이 우거지게 자라나 있다.
다른 모험가들이 안 보였지만 이곳저곳에서 늑대 울음소리와 비슷한 소리와 싸우는 모험가들의 소리.
그리고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노아, 코볼트랑 싸울 때 어떻게 할까? 내가 처음부터 전투를 맡아서 해치울까?”
엘시는 노아가 전투를 하다가 다칠 때를 위한 회복 담당이니 전투를 하는 건 나와 노아다.
하지만 빠른 승격을 하기위해서는 많이 코볼트를 쓰러트려 엘시와 노아의 존재의 격을높여야 한다.
쉽게 말하자면 경험치를 왕창 얻기 위해서 강한 내가 엘시와 노아를 버스 태운다는 거다.
“으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나도 싸울래. 우선 코볼트 한마리가 발견되면 나 혼자 싸워볼게. 그다음부터는 랜트랑 둘이서 사냥하자.”
“알았어.”
“저는…….”
“엘시는 평소처럼 내가 다칠 때 치료해줘.”
“네, 노아. 후우…… 저도 빨리 치료 말고도 둘의 전투에 도움이 되는 스킬을 얻고 싶어요.”
“히히, 엘시라면 얻을 수 있을 거야.”
“네, 열심히 솔리신에게 기도드릴게요.”
“그럼 길에서 조금 벗어나서 지나가자. 그편이 코볼트랑 더 조우하기 쉬울 거야.”
“알았어.”
“네.”
워프장치의 결계를 지나 노아의 말대로 개척된 길에서 떨어진 곳을 지나가길 3분.
크어어어엉!
갈색 털을 지닌 이족보행의 검을 든 늑대가 나타났다.
저게 코볼트.
오래 지나서 어렴풋하지만, 게임에서 본 거랑 모습이 엇비슷했다.
“저게 코볼트…….”
코볼트는 놀라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검 말고는 장착하고 있지 않았다.
즉 검 말고는 전라!
고블린조차도 헝겁을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코볼트는 전라였다.
물론 푹신푹신한 털이 있지만, 이족보행이라 솜털이 달린 핑크빛 자지와 불알이 덩실덩실 흔들리는 게 보였다.
판타지여도 현실이라는 말이 뼈에 스며들 정도로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자지 사이즈는 살짝 큰 정도였다.
흐음…… 아주좋다.
완전히 짐승이나 다름없는 레이지팡과 달리 코볼트는 이족보행에다 형태도 인간에 가깝다.
짐승에게 범해지는 여성을 상상하고 싶지만 완전한 짐승 형태는 싫은 기분일 때 코볼트는 마일드한 수간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소재의 마물이었다.
좋아, 오늘밤의 추가 딸감은 코볼트와 레이지팡에게 동시에 당하는 레니 씨를 소재로 쓰자.
스윽!
노아가 잽싸게 단검을 꺼내 역수로 들었다.
처음에는 혼자 노아가 코볼트를 상대한다고 했다.
“조심해, 노아. 하지만 위험하면 내가 곧바로 가세할게.”
“고마워, 랜트. 야아앗!”
노아가 코볼트를 향해 돌진했다.
크어어어엉!
코볼트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노아를 보고 울부짖으며 검을 휘둘렀다.
고블린이 곤봉을 휘두르는 속도보다 살짝 빠른 정도다.
노아는 코볼트가 휘두른 검을 가뿐히 피해내고 코볼트의 옆구리를 베었다.
크어엉!
옆구리에서 뚝뚝 피를 흘리는 코볼트가 다시 노아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부웅!
노아는 이틀 전 고블린의 곤봉을 피했던 것처럼 빙그르 땅을 구르며 검을 피했고 곧바로 자세를 잡으며 코볼트를 향해 단검을 날렸다.
푸욱!
노아의 단검에 코볼트의 목에 명중했다.
크엑! 켁!
단검이 목에 박혀코볼트는 괴로워했지만, 목숨까지 끊어지진 않았다.
“아, 큰일이다.”
노아는 방금 그 일격으로 코볼트의 목숨을 끊을 생각이었나 보다.
노아의 단검은 하나뿐이다.
단검을 무기로 쓰는 노아에겐 가지고 있는 무기가 없었다.
코볼트에게 돌진해서 목에 박힌 단검을 빼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기엔 위험할 것 같았다.
고블린을 사냥했던 것처럼 공격했지만 코볼트의 생명력이 더욱 질긴 걸 노아는 생각하지 못했나 보다.
아니, 애초에 3층이 처음이니 미리 예상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그럼 여기서는 내가 나설 차례다.
노아를 향해 방향을 돌린 코볼트를 향해 뛰어갔다.
케윽!
노아를 향해 칼을 치켜드는 코볼트.
노아는 몸을 살짝 웅크리며 회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코볼트의 검이 휘둘러지기 전에 치켜든 코볼트의 팔을 붙잡았다.
케엑!
코볼트가 이쪽을 돌아본 순간 코볼트의 가슴팍에 오른손을찔러 넣었다.
푸욱!
고블린의 가슴팍에 손을 찌를 때랑 별반 다르지 않은 감촉이었다.
마석을 빼도 죽지는 않으니 엄지를 치켜세우며 살짝 왼쪽으로 손을 움직여 심장에 구멍을 낸 다음 마석을 빼냈다.
케윽……
챙!
심장에 구멍이 뚫린 채 마석이 빼내진 코블트는 내가 손을 놓자마자 손에서 검을 떨구며 바닥에 쓰러졌다.
“괜찮아, 노아?”
“으, 응…… 고마워, 랜트.”
쓰러진 코볼트의 목에서 단검을 빼내 노아에게 건넸다.
“자아, 다음에는 던지지 말아야겠다.”
노아는 멋쩍게 웃으며 단검을 받았다.
“아, 아하하…… 그러게. 고블린보다 조금 강하다니까 평소대로 싸웠는데 큰일 날 뻔했어.”
“다음부터 조심하면 되지.”
“응.”
“노아! 괜찮아요?!”
엘시가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노아는 엘시를 안심시키기 위해 손을 붕붕 흔들었다.
“괜찮아~.”
“휴우…… 다행이에요.”
노아가 단검을 빤히 쳐다봤다.
“왜 그래, 노아?”
“응? 아니, 다음부터는 예비용도 챙기자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돈이 없어서 하나만 샀는데…… 지금은 랜트 덕분에 돈도 있으니까.”
“지금부터라도 워프장치로 돌아가서 사러 갈까?”
내 제안에 노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늘은 단검을 던지지 않고 베면서 코볼트랑 싸울래. 예비용 단검이 있으면 무심코 던져버릴 것 같아.”
노아가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미안, 랜트. 다음에 코볼트가 나오면 같이 싸워줘. 나 혼자로는 코볼트는 조금 불안할 것 같아.
“사과할 필요 없어, 노아. 파티끼리는 서로 돕는 건 당연하잖아.”
노아가 눈가를 손가락으로 훑으며 우는 시늉을 했다.
“흑흑, 랜트는 역시 상냥해. 좋아! 랜트의 상냥함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할게!”
나는 주먹을 불끈 쥐며 위로 번쩍 들어 의욕을 내는 노아를 응원했다.
“힘내, 노아.”
“응!”
열심히 노아가 의욕을 내며 코볼트를 사냥하면 그만큼 승격할 기회도 빨라질 것이다.
승격한 노아는 얼마나 체력이 늘어나는 걸까?
매우 궁금합니다!
“저,저도 빨리 랜트랑 노아의 전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낼게요!”
엘시도 노아를 따라 주먹을 번쩍 들으며 외쳤다.
조금 부끄러운지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귀엽다.
“기대할게, 엘시.”
“네!”
코볼트의 마석과 검을 내 배낭에 넣고 우리는 다시 다음 코볼트를 사냥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