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1화 〉50화나의 용사님 (51/818)



〈 51화 〉50화나의 용사님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왔다.

랜트가 사준 거나 마찬가지인 지팡이를 조심히 구속에 비스듬히 세워놓고 침대 위에 앉았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어요.”

아침에는 초보 킬러의 소식을 들어 무섭기도 했지만, 랜트 덕분에 그런두려움은 곧바로 날아갔다.

던전에서도 초보 킬러에 관한 얘기가 나와 불안함을 느꼈지만, 그것도 랜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랜트가 지켜준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곧바로 날아갔다.

오늘의 수확은 랜트 덕분에 많이 잡은 코볼트의 마석과 코볼트의 검을 납품해서 한 사람당 1골드 이상의 수확을 얻을수 있었다.

3층에서 우리만큼 벌고 있는 모험가는 없을 거다.

만약 노아랑 나뿐이었다면…… 아무리 힘내도 하루에 코볼트 20마리를 잡는 게 한계다.

랜트가 있었기에 노아도 안심하고 마음껏 코볼트를 공격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오늘 노아는 40마리나 되는 코볼트를 사냥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랜트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절대로 죽을 걱정이 없다는 안심감이 있어서이다.

“랜트…….”

만약 랜트가 없었더라면…… 나와 노아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새삼 랜트와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E급 모험가가 된 사실에 들떠 노아와 함께 겁도 없이 1층의 깊은 곳까지 가버리고 말았다.

거기서 홉고블린과 조우하고 노아는 부상을 입고 싸울 힘이 없는 나는 그대로 홉고블린에게 살해당하기 직전이었다.

아아, 저는…… 여기서 죽고 마는군요.

홉고블린이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기 직전,
눈앞에 닥친 죽음의 위기에 겁에 떨면서 체념할 때.
쾅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우렁찬 외침을지르며 랜트가나타났다.

단 한방에 홉고블린을 날려버리며 우리를 구해준 랜트를 처음 봤을 때.

우람한 근육 진 몸과  무엇도 겁내지 않는 얼굴 그리고 마물을 날려버리는 엄청난 힘.

마치 이야기 속에서 영웅이 튀어나온 것만 같았다.

내가 랜트에게 흥미가 생긴  분명 그때부터다.

처음에는 고랭크의 모험가가 우연히 지나가다 우리를 구해준 줄 알았다.

하지만 랜트는 그날  모험가 등록을 끝낸 모험가였다.

랜트는 정말로 이야기에서나 나올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일어난 홉고블린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우고 손으로 직접 마석을 꺼내는 랜트의 모습을 봤을 때는 조금 무섭다고 생각했지만, 워프장치로 돌아갈 때까지 대화를 나누면서 그런 두려움은 곧바로 사라졌다.

머리가 찌부러진 고블린의 시체를 봤을 때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랜트는 정직하고 성실하고, 그리고 순수한 사람이었다.

만약 다른 모험가였다면 처음 보는 우릴 구할 일은 거의 없을 거다.

거기다 오늘 막 모험가가 된 사람이라면 더더욱.

랜트는 우리의 목숨을 구해준 대가로 처음 온 도시 안내를 부탁했다.

보통이라면 금전을 요구할 텐데.

그렇기에 나는 랜트가 정말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일도 랜트를 만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생각했다.

좀 더…… 랜트와 얘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랜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

설마 저녁때 랜트가 같은 여관에서 묵게 된 것을 알았을 때는…… 부끄럽지만, 운명적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노아와 함께 도시 안내를 했을 때는 즐거웠다.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안내를 할 때마다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설명을 듣는 랜트의 모습을 보는 뿌듯하며 즐거웠다.

공원에서 랜트 옆에 앉았을 때는…… 조금 두근두근거렸다.

도중에 노아가 랜트에게 장난을 쳐서 화가 좀 났지만…….

노아는 너무 야…… 야한 쪽으로 랜트에게 장난을 친다.

나도 랜트도…… 노아의 장난에 얼굴이 빨개질 정도다.

랜트의 빨개진 얼굴은…… 조금 귀엽다고 생각했지만…….

랜트와 다시 던전에 들어가고 다시 한번랜트의 힘을 봤을 때는 역시 랜트는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한방에 간단히 마물을 해치우는 힘.
나와 노아를 들고 계속 빠른 속도로 달려도 지치지 않는 체력.

랜트가 같은 파티가 되어준다면 정말 든든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랜트가 우리랑 파티가 되면 얼마나 우리가 걸림돌이 될까라고 생각했다.

노아는 랜트와 같은 파티가 되고싶은 것 같았지만 그래도 우리를 구해준 랜트를 위해서……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목숨까지 구해줬는데…… 뻔뻔하게 같은 파티가 돼달라고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랜트가 파티를 맺어달라고 했을 때는 너무나 놀랐다.

그리고 기뻤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며 거절을 했지만……

랜트는 우리와 파티를 맺고 싶다고 말해줬다.
랜트는 우리와 함께 모험을 하고 싶다고 말해줬다.
랜트는…… 우리와 함께 있는 게 즐겁다고 말해줬다.

나도…… 랜트와 파티를 맺고 싶었다.
랜트와 함께 모험을 하고 싶었다.

처음 2층에 도달했을 때의 감동은 정말로 멋졌다.

내가 모험가가 되고 싶었던 계기.

이야기에서 나올 법한 모험을 하고 싶다는 목적이 하나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나도…… 랜트랑 있는 게 즐거웠다.

 이틀밖에 되지 않은 만남이지만…… 랜트랑 함께라면 랜트랑 같이 파티를 맺고 모험을 하면 분명 앞으로도 즐거울 거라고 생각했다.

랜트는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오늘 본 환상적인 경험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말해줬다.

좀 더 다양한 곳을 같이 보고 싶다고 말해줬다.

랜트가 우리에게 손을 뻗어 다시 한번 파티를 맺어달라고 말할 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랜트와 함께  수 있는 게 기뻐서…… 눈물이 흘렀다.

랜트를 보면 조금 가슴의 고동이빨라진 건 분명 그때부터다.

다음날, 노아가 혼자 훈련하느라 근육통이 생겨 던전에 갈 수 없게 돼, 나와 랜트는 둘이서 의뢰를 받게 됐다.

그날은 정말 즐거웠다.

랜트에 대해서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약초 캐기를 할 때 숲에서 레이지팡을 간단히 잡는 랜트의 강함도 새삼 깨닫게 됐다.

모험가 길드에서 랜트의 성실함과 정직함을 더욱 잘 알 수 있었다.

랜트의 그런 정직함 덕분에 어제 인벤토리를 얻을  있었던 거다.

신전에 들렀을  미샤 신관님에게 정중히 인사하는 랜트를 보고 역시 랜트는 상냥하고 예의 바르다고 생각했다.

예배당에 들어설 때 솔리신의 석상을 보고 눈을 크게 뜨는 랜트는 조금 재밌었다.

분명 솔리신의 아름답고 신성한 모습에 감탄한 거라고 생각했다.

파티의 미래와 계속 랜트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는 모습을 랜트가 빤히 보고 있었을 때는 부끄러웠다.

랜트에게 기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들었을 때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아, 아름답다니…….

랜트는 착하지만, 너무 사람을 과하게 칭찬하는  같다.

랜트가 신전을 싫어하지 않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예배당을정기적으로 오자고…… 다음에는 노아도함께 오자는 랜트의 말이 정말로 기뻤다.

랜트와 다시 둘이서 공원에왔을 때는 노아가 없어서  긴장됐다.

그때는 어째서였을까?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랜트에게 고향이 사귀던 분이 있었냐고 물어버리고 말았다.

지금까지  명도 없었다는 말이 믿겨지지 않았다.

랜트는 정말 멋지고 훌륭한 인격을 가졌다.

그런데도 랜트는 고향에서 가장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랜트가 사귀던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왠지 기뻤지만, 랜트라면 분명 고향에서도 인기가 많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분해서 랜트의 장점을…… 나는 내가 느낀 랜트의 멋진 점을 말하고 있었다.

랜트는 착하고, 상냥하고, 듬직하고, 멋지고, 강하고, 그리고 내가 본 남성 중에서 가장…….

순간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깨닫고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나도 모르게 랜트의 모습을 자꾸만 쳐다보고 되는 버릇이 생긴 건 그때부터다.

카페에 들어가서 케이크와 마실 걸 시키고 랜트와 둘이서 얘기를 했을 때는 정말 즐거웠다.

 얘기를 미소를 지으며 들어주는 랜트.
얘기를 들으면서 중간중간에 맞장구를 쳐주는 랜트.
랜트는 정말로  얘기를 듣는 걸 즐거워했다.
누군가와 이렇게 즐겁게 얘기를 한 건 처음이었다.

처음 랜트의 앞에서 내가 모험가가 되려고 한 계기를 말했다.
랜트와 파티를 맺게 돼서 기쁘다는 말을 다시 한번 전했다.

랜트도 앞으로도 같이 많은 풍경을 함께보자는 말을 해줬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쁘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그다음 날.

처음으로 승격을 했다.
전부 랜트 덕분이었다.

너무 기뻐서 3층으로 오기 전 노아가 장난을 쳐서 조금 부럽고 화났던 마음이 전부 날아갈 정도였다.

한 번 모험가 길드로 돌아가서 켈반 씨에게 랜트가 인벤토리를 받고 랜트의 방어구를 샀다.

녹색의 가죽 갑옷을 입은 랜트는 정말 멋있었다.

용사님 같았다.

무기점에서 랜트가  지팡이를 사주었다.

너무 미안해서나도 1골드를 냈지만…… 랜트가 나에게 선물해주려고 하는 마음이 정말 기뻤다.

하지만 그날 가장 기뻤던 건 내가 건 스피드에 랜트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신나 하는 모습이었다.

평소의 우리와 대화할 때의 랜트는 언제나 상냥하고 차분한 얼굴을 했다.
싸울 때의 랜트는 자신 있게 웃으며 언제나 안심이 가는 듬직한 얼굴을 했다.
그때의 랜트는 마치 우리 도시 안내를 해줬을 때처럼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며 즐거워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 마법이 랜트의 도움이 되고 랜트가 신나 하는 모습을 봐서 정말 기뻤다.

앞으로도  랜트의 곁에서…… 랜트의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 으으으…….”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러웠다.

어째서 나는 지금 이렇게 랜트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걸까.
어째서 랜트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뛰는 걸까.

랜트에 생각하는 걸로 벌써 1시간이 지나고 말았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신성 마법을 다 쓰고 말아서 랜트랑 둘이서 얘기할 수 없었다.

물론 식사를 할 때 랜트하고 노아에게 얘기를 들려줬지만…….

“역시  번은 랜트하고 둘이서 있을 때만…… 아으, 저,  또 무슨 생각을…….”

이대로 혼자 있으면  랜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찰 것 같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노아는 아직 깨어있겠죠?”

아무런 얘기라도 좋다.

혼자만 있으면 랜트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는 부끄러운 일만 일어나고 만다.

침대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왔다.

그때 노아가 마침 랜트의 방으로 들어가고 있는 게 보였다.

“노아?”

랜트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혹시…… 랜트 방에 들어가서 랜트에게 야한 장난이라도 치려는 걸까?

“정말…… 노아도 참…… 그런 장난은 하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한  노아에겐 따끔하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아는 랜트의 여, 여, 연인도 아닌데…… 그러한 장난은 너무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야한 장난이 아니라 그냥 대화만 하려고 들어간 경우도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그런 경우였다면 노아에게 주의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선 노아가 랜트랑 어떤 대화를 하는지 들어보고 판단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온 순간 야한 장난을 치려는 노아가 시치미  수도 있다.

조금 양심에 찔리지만, 이것도 파티를…… 랜트를 위해서다.

노아의 야한 장난엔 랜트도 곤란해할 테니…….

부, 분명 곤란해할 테니!

살짝 어떤 대화를 하는지 엿보다가 야한 장난을 하려고 하면 랜트의 방에 들어가자.

다행히 랜트의 방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 살짝 열려 있는 상태였다.

이거라면 들키지 않고 랜트와 노아가 어떤 대화를 하는지 들을 수 있다.

사사삭 벽에 등을 기대고 빼꼼 얼굴을 내밀며 문틈 사이를 들여다봤다.

“히히히, 랜트~ 오늘은 잔뜩   있겠네~.”

노아가 웃으면서 랜트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할 수 있다니? 뭘 말하는 걸까?

“노아. 티나를 너무 놀리면 안 돼. 티나도…… 그…… 마사지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히힛, 쌤쌤이라지만 마사지로 아프게 한 복수야~.”

대화를 들어보니 내가 방에 들어간  노아가 마사지가 아픈 것 때문에 티나를 놀렸나 보다.

나중에 노아한테 주의를 주자.

아무리 아팠다고는 하지만티나는 노아를 위해서 마사지를 해준 거다.

그런 티나를 놀리는 건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다.

“그보다~ 지금은 이 시간을 잔뜩 즐기자, 랜트. 자아, 빨리 앉아, 앉아.”

“……알았어.”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에…….”

랜트가 침대에 앉은 순간…… 노아가 랜트에게 입맞춤을 했다.

어째서? 노아가 랜트에게 키스를?

자, 장난이라지만 이건 너무 지나……

방문을 열고 노아를 말리려고 할 때.

계속 믿기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한 번 입술이 떼어진 후 이번에는 랜트가 노아의 머리를 감싸며 랜트 쪽에서 노아에게 입맞춤을 했다.

단순한 입맞춤이 아니었다.

“츄릅, 츄르릅, 하음…… 으음, 츄릅…….”

서로의 혀를 얽히고 섞는……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하는 그런 진한 키스였다.

어째서…….

머릿속으로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가슴에서 심장이 죄이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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