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8화 〉87화-별명 (88/818)



〈 88화 〉87화-별명

“흐응~♪”

노아가 매우 장난기 넘치는 웃음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이 웃음은 엘시를 놀릴 때 자주 하던 웃음이다.

노아가 툭하고 가볍게  팔뚝에 주먹을 내지르며 말했다.

“으리얏! 던전 크래쉬!”

으리얏이라고 말했지만, 뒤에 이상한 기술명은 말한 적 없다.

보답으로 꼬리를 만지작거리고 싶었지만 많은 사람들이보고 있으니까 참았다.

“노아, 하지 마.”

“히히히~  번째 별명이 생겨버렸네, 랜트.”

“괘, 괜찮으세요, 랜트?”

엘시는 나를걱정해 줬다.

양심 성녀라는 별명 때문에 부끄러워한 적이 있으니까 나도 부끄럽거나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한 걸 거다.

“괜찮아, 엘시. 조금 오글거리지만.”

“왜~? 난 꽤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크래쉬! 크래쉬!”

툭툭

“나 그런 말   없어, 노아.”

“히히, 내가 방금 지어냈어. 앞으로 주먹 내지를  이렇게 말하면 어때? 별명도 잘 정착되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정착되는 건 좀…….”

“재밌을 것 같았는데…….”

그렇게크래쉬크래쉬라고 말하게 하고 싶다면 자궁구를 찌를 때마다 꼬리를 당기며 크래쉬라고 말할 수는 있다.

절정을 향해 노아의 이성을 크래쉬크래쉬하는 거다.

짐승 섹스 돌입을 위한 신호로 쓸 수는 있겠다.

“빨리 인식표 받으러 가자.”

“아, 그랬지!”

우리는 레니 씨가 있는 접수처로걸어갔다.

“안녕하세요, 레니 씨.”

“안녕하세요, 랜트 님, 엘시님, 노아 님.”

노아가 손을 번쩍 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레니 씨! 인식표 주세요, 인식표!”

“네, 알겠습니다. 엘시님과 노아 님의 인식표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레니 씨는 서랍에서 인식표를 꺼내 엘시와 노아에게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엘시님, 노아 님.”

“와아!”

“아싸!”

엘시와 노아는 각자 인식표를 받으며 신나 했다.

“이걸로 진짜 모험가가 됐어요!”

“히히힛! 빨리 원장님한테 자랑해야지!”

“그럼 저녁에 다시 만나자.”

“네, 랜트!”

“응! 저녁에 봐!”

엘시와 노아는 활짝 웃으며 모험가 길드를 나갔다.

분명 한시라도 빨리 미샤 씨는 고아원원장님에게 D랭크가 됐다는 걸 자랑하고 싶은 걸 거다.

……나도 돈을 보내는 김에 C랭크가 됐다고 편지라도 써볼까?

아니, 그보다 500골드 이상이나 되는 돈을 벌었다.

이 중 100골드는 고향에 보낼 생각이다.

100골드도 우리 고향에서 따지면 거금도 거금.

애초에 소박한 우리 마을에서 100골드 정도면 도박에 탕진하지 않는 이상 10년 이상은 거뜬할 거다.

오히려 골드로 가져가 봤자 쓸 데가 없어 곤란할 테니 환전소에 가서 실버로 바꾸는  좋을 거다.

금액이 금액인 만큼 내가 직접 뛰어가서 갖다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될 정도다.

다행히 인벤토리가 있어 100골드를 실버로 바꿔도 충분히 들고 다닐 수도 있다.

조만간 날을 잡아서 고향에 들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거금.

소박한 우리 마을.

돈에 눈이  마을 사람들.

하지만 힘으로는 나를 당해낼 수 없을 것 같으니 여자들이 몸을 발휘해나에게 성접대를 하며 돈을 받아 가는 것이다.

언제나 욕구불만(설정)인 옆집 아줌마도 경영이  불안한(설정) 빵집 아줌마도 나를 근육 돼지라고 놀렸던 살짝 말괄량이(사실)인 소꿉친구 여자애들도.

눈이 골드 표시로 바뀌며 나를 유혹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 허리 놀림으로 인해 골드 표시는 곧 하트 뿅뿅으로 바뀌고 돈은 상관없이 오히려 돈을 줄 테니 나와 섹스하게 해달라고 애원하게 되는 역전극!

꽤 좋은 소재를 생각해낸  같다.

그건 그렇고 레니 씨에게 근육 마차가 운용 가능한지 상담해보자.

“레니 씨.”

“네, 랜트 님. 랜트 님은 오늘 혼자 던전에 가실 생각이신가요?”

아마 엘시와노아가 밖으로 나갔으니  혼자 던전에 갈 거라고 생각했나 보다.

“아, 던전에 가긴 갈 건데. 조금 상담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무엇인가요? 아, 혹시…… 별명의 확산을 막는 법이라면 저희도 어떻게 할 수가…….”

“아니요, 그게 아니라…….”

아무래도 나같이 별명이 붙여져서 막으려고 접수처를 찾는 사람이  있나 보다.

나는 레니 씨에게 내가 운용하려는 근육 마차에 대해 설명했다.

1층에서 2층까지 2층에서 3층까지 빠른 시간에 사람을 태우는 운반 서비스.

 말을 듣고 레니 씨는곰곰이 생각을 한 후 말했다.

“불가능하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가격 책정 같은 건 생각하셨나요?”

“1층에서 2층은 10실버, 2층에서 3층은 5실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2층에서 3층은 5실버인가요?”

“슬라임은 약하니까요.”

1층과 2층 아니 모든 층마다 공간의 크기는 비슷할 거다.

그렇다면 가격을 정하는 건 마물의 위험도 정도다.

초보 모험가들은 길드에서 내주는 의뢰로 마석만 잘 모으면 고블린만으로도 하루에 한 명당 5실버는 얻을 수 있다.

다음 층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간 절약과 만일의 사태를 생각하면 10실버를 낼 정도의 여유는 있을 거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가격을 책정하고 게시판에 걸 안내서를 작성하겠습니다.”

레니 씨는 날렵하게 서랍에서 양피지를 꺼내더니 빠른 속도로 내용을 적고 도장을 찍은 다음 서랍에서 압정을 꺼내고함께 나에게 건넸다.

“이걸 의뢰 게시판에 붙여주시고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레니 씨.”

“아니요. 이것도 저희 업무 중 하나인걸요. 아, 랜트 님.”

“네, 레니 씨.”

“오늘은 레이지팡의 가죽을 안 쓰셨네요.”

“아.”

그러고 보니 채비를   인벤토리에서 꺼내지를 않았다.

“쓰는 게 사람이 더 잘 모일까요?”

레니 씨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오히려 지금 그대로 있으신 편이 의뢰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레이지팡의 가죽을 쓰고 있으면 무서워서 다가가지않으려는 모험가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 리 있는 말이었다.

그냥 쓴다고 생각하면 멋지지만, 특이 마물인 레이지팡의 가죽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 초보 모험가들이 다가가긴 힘들 것 같다.

최대한 무서운 인상은 안 주는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  모일 거다.

“충고고맙습니다, 레니 씨.”

“아니에요. 랜트 님, 오늘도 힘내주세요.”

“네.”

뒤로 돌아 나는 의뢰 게시판으로 걸어갔다.

내가 다가가자 의뢰 게시판에서 의뢰를 쳐다보고 있던 모험가들이 길을 터줬다.

마치 모세의 기적 같았다.

뻘쭘하게 서 있는 것도 뭐하니 나는 걸어가서 의뢰 게시판에 양피지를 대고 압정을 박았다.

그리고 다시 뒤를 돌아 모험가 길드에 있는 비어 있는 자리 중 한 곳에 앉았다.

이제는 근육 마차를 이용할 사람들이 찾아오는 걸 기다리는 것뿐이다.

만약 찾아오지 않는다면 창관에 들르자.



기다리길 1시간.

아무도 오질 않았다.

뭐가 문제일까?

아니, 사실 문제는 잘 알고 있다.

1시간 동안 가만히 기다리면서 나에게 말을 걸려는 새내기 모험가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있었다.

다만.

“야, 우리 한번 해볼래?”

“싫어, 이런 건 실력으로 직접 넘어가야 하잖아.”

자신의 실력을 믿고 안 하는 사람도 있었고.

“10실버…… 으음, 좀 더 돈이 모이면 해야지.”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안 하는 사람도 있었고.

“우리 저거 해보자.”

“하지만…… 더, 던전 크래셔라고 불리는 사람이잖아.게다가 덩치도크고…… 무서워.”

 별명이랑 덩치 때문에 무서워서  하는 사람도 있었다.

3번째 케이스는 나도 조금 마음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이 마음의 상처는 창관에서 듬뿍 치료받기로 하자.

엘시와 노아 그리고 티나에게는 미안하지만……

창관을 가보는  꿈이었다!

남자는 꿈을 좇는 생물이다!

대신 창관에 갔다 와도 내 정력은 변함이 없다는  증명하자.

……하지만 엘시가 울상을 지을  같아서 조금 마음에 찔립니다.

눈을 감으며 이리저리 고민하고 있던 찰나.

“흐~응. 당신이 던전 크래셔구나.”

나를 향해 걸어오는 소리와 함께 나를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님인가!?

눈을 뜨며 목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봤다.

“!?”

 여성을 보는 순간 난 충격에 빠졌다.

아니, 정확히는 여성의 복장에 충격에 빠졌다.

머리카락은 분홍색이었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트윈테일로 묶고 있었다.

눈동자는 붉은색에 동글동글 눈동자는 귀엽게 느껴졌다.

하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귀여우면서도 요염함이 느껴지는…… 그래 주로 섹시함이 좀 더 강조된 소악마 계열의 인상이었다.

말하자면 귀여우면서도 섹시함이 묻어나는 아이돌 같은 느낌.

몸매도쭉쭉빵빵.

미란다 씨만큼 풍만하지는 않지만, 엘시에 버금가는 커다란 가슴과 잘록한 허리 그리고 탱글탱글한 엉덩이를 가지고 있었다.

왜 이렇게 몸매까지 묘사할  있냐면 그건 그녀의 복장.

즉 내가 충격에 빠진 요인 때문이다.

그녀의 복장은 거의 푸른색 레오타드로 된 수영복에 흡사했었다.

가장 비슷한 건 SF물에 자주 등장하는 파일럿 슈츠 같은 질감의 레오타드.

하지만 어깨 부분은 없었고 그 대신에 어깨 보호대 같은 장갑이 팔뚝과 함께 연결되어 있었다.

어깨 부분이 없기에겨드랑이가 완전히 드러나는 건 물론이고 가슴 부분은 위와 아래에 하나씩 구멍이 나 있었다.

위아래 구멍으로 가슴골과 밑 가슴이 보였다.

게다가 구멍이 뚫린 건 가슴만이 아닌 허리도 마찬가지였다.

가슴 바로 아랫부분의 허리를 담당하는 양옆도 훤히 터 있어서 잘록한 허리가 맨살로 보였다.

레오타드의 하반신 쪽은 거의가랑이만을 가리고 있어서 허벅지와 가랑이 사이 관절 부분이 드러나 있었다.

놀라운건 치마를 입긴 입고 있었는데 앞부분이 없다.

거의 짧은 치마나 다름없는 길이의 벨트와 연결된 연보라색 치마는 양옆 허벅지랑 아마 엉덩이를 가리고 있는 것 같지만 앞부분을 가리는 부분만이 없다.

그리고 걸을 때마다 짧은 치마가 팔랑팔랑거려서 가린 부분이 다 보인다.

치마의 의미는대체 뭘까요?

거의 망가에서나 나올 법한 짧은 치마인데도 앞부분이 없다.

다리에는 무릎 아래까지 온 하얀 스타킹을 신었고 신발은 모험가용 부츠를 신고 있었다.

정리하자면 말하자면 섹시함이 묻어나는 귀여운 아이돌 소악마 계열의 외모를 가진 쭉쭉빵빵한 여성이 엄청나게 꼴린 복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억제술을 쓰지 않으면 곧바로 풀발기 가능할 정도였다.

“당신은…….”

여성은 한 손에 들고 있는 십자창을 어깨에 걸치며 말했다.

“나는 니냐. 뇌창의 니냐라고 불리고 있어. 랭크는 B랭크. 던전 크래셔…… 미안, 이름 뭐였지?”

“랜트입니다. 그냥 랜트라고 불러주세요. 저는 C랭크입니다.”

“그래. 흠~ 던전 크래셔라길래 무서운 인상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꽤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네?”

니냐 씨는 허리를 숙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가슴 윗구멍으로 풍만한 가슴골이 보였다.

감사합니다!

잘 보니 니냐 씨의 귀는 뾰족했다.

혹시 엘프인 걸까?

이런 야한 복장을 한 엘프가 있다니.

정말 행복합니다.

“너, 근육 마차? 라는 걸 하고 있다며? 나도 이용하고 싶은데…… 물론 나 ‘혼자서만’ 말이야. 어때 가능해?”

혼자서 만을 강요하는 니냐 씨 혹시 헌팅 당하고 있는 걸까?

“인원은 5인 이상이 아니면 상관없어요. 하지만 B랭크인 니냐 씨가 1층에서 3층까지 이용할 필요가 있으시나요?”

“어머, 층수도 제한이 있는 거야?잘 못 봤는데.”

“네.  수 있는 층은 1층에서 3층까지예요.”

“그래~?”

니냐 씨는 허리를 세우고 왼손을 허리에 대며 말했다.

“하지만 소문에 따르면 13층에서 초보 킬러들을 해치웠다며? 13층에 갈 수 있는 거 아니야?”

“정확히는 1층에서 3층 그리고 13층만 갈  있어요. 하지만 13층에서 14층까지는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어째서?”

“가격을 아직 정하지 않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그다음 층부터는 동료들과 같이 가고 싶으니까요.”

물론 13층의 계단까지는 데려다줄 수는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도 되도록 엘시와 노아랑 함께 처음으로 체험하고 싶다.

“그래…….”

니냐 씨는  맞은편에 앉더니 창을 내려놓고 턱을 괴며 말했다.

“그럼 이런 건 어때? 너의 마차 이용은 됐으니까…… 오늘 하루 나랑 임시 파티를 맺어줄래? 같이 울프팡 사냥에어울려줘. 솔직히 마차 이용보다…… 너한테 흥미가 있어서.”

역시 헌팅이었습니다.

야한 복장의 엘프로 추정되는 여성의 헌팅!

물론 같이 임시로 파티를 맺는 거지만 사냥하는 도중에 므훗한 전개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런 거라면…… 괜찮아요. 아, 하지만 점심까지만 하는 걸로 괜찮을까요?”

“괜찮아. 나도 점심 후에는 볼 일이 있으니까. 그럼 임시 파티 성립이네.  부탁해, 랜트.”

“잘 부탁합니다, 니냐 씨.”

나와 니냐 씨는 악수를 했다.

니냐 씨의 손은 매우 보드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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