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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화 〉96화-설득 (97/818)



〈 97화 〉96화-설득



플레이를 끝내고 나와 니냐 씨는 방 안쪽에 있는 샤워실에서 몸을 씻었다.

몸을 씻은 뒤 나는 벗은 옷을 입고 니냐 씨는 창관용이 아닌 모험가용의 똑같은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니냐 씨는 평소대로 뿔과 꼬리 그리고 날개를 숨겼다.

사르륵하고 빛과 함께 사라져서 무척 신기한 장면이었다.

그 후 나와 니냐 씨는 같이 방을 나와 1층으로 내려왔다.

"어머, 오빠, 니냐랑  오래…… 어라? 니냐, 왜 나오는 거야? 아직 근무할 시간이잖아. 혹시 애프터야?"

니냐 씨는 내 팔을 꼬옥 껴안고 활짝 미소를 지으며 서큐버스 누나를 향해 말했다.

"벨라, 나 이제 여기 은퇴할래."

"……뭐!? 아니,  갑자…… 기…… 아."

벨라라고 불린 서큐버스 누나는  팔을 안고 웃고 있는 니냐 씨를 가만히 보면서 말했다.

"혹시…… 찾은 거야?"

"응!"

"하아…… 그래. 찾았구나……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서큐버스 누나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행복하게 살아. 오너에겐 내가 말해둘게."

"고마워, 벨라! 가자, 랜트♡"

"괘, 괜찮은 건가요?"

"괜찮아, 괜찮아."

나는 니냐 씨에게 이끌려 음마의 낙원을 나왔다.

저벅저벅 니냐 씨와 함께 나는 여우의 쉼터를 향해 걸어갔다.

"니냐 씨, 방금 왜 은퇴한다고 하신 거예요?"

"그야, 세상에서 하나뿐인 내 주인님이  남자인 랜트를 찾았잖아? 그런데 다른 남자 상대를 한다니, 내가 서큐버스의 피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말도  되지.
마스터를 찾은 다른 서큐버스도 그 마스터가 죽지 않는 한 다른 남자 상대는 거의 하지 않아."

"하는 경우도 있나요?"

"응, 마스터가 남과 하는 모습을 보고 흥분하는 성벽이 있다면  수도 있어. 아니면 다른 남자랑 같이한다든지."

말하자면 네토라세 플레이나 난교 플레이를 할 때는 예외인가 보다.

흐음, 네토라세 플레이…… 그런  나는 망상에서만 해도 충분하다.

망상에서는 엘시나 노아 그리고 티나나 미란다 씨 등, 그녀들의 야한 모습을 잔뜩 상상하고 다른 남자들과 하는 것을 생각할 때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오로지나만을 바라봐주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결국 꼴려서 다른 남자들과도 하는 야한 망상을 하고 만다.

야한 엘시 누나라든지, 티나의 출장 마사지라든가.

슬픈 상딸러의 본능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니냐 씨와 벨라 씨였나요?그 사람하고는 좀 달랐네요."

"뭐가 말이야?"

"벨라 씨는 머리에 작은 날개가 달렸었는데 니냐 씨는 뿔이 났었잖아요."

"아아, 그거? 서큐버스라도 개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어. 머리에 뿔이나 날개가 있다든지, 꼬리가 하트 모양이나 아니면 뾰족한 삼각형이라든지의 차이 정도는 있어. 나머지는 색깔이야.
혹시 랜트는 내가 날개 달린 편이 좋았어?"

"아니요, 저는 니냐 씨의 모습 그대로가 좋아요."

하트 모양의 꼬리는 그야말로 야한 엘큐버스라고 강조하는 것 같고 뿔은 꽈악 집고 이라마치오 운전을 하기 최적이다.

"헤헤♡ 기뻐♡"

니냐 씨가  내 팔에 달라붙으며 얼굴을 비볐다.

주변 모험가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렸다.

"저거…… 던전 크래셔랑 뇌창이잖아?"

"어째서 저 둘이 같이 있는 거야?"

"아마 밖에서 애인 행세하는 서비스라도 신청한 거 아니야? 뇌창의 니냐도 창관에서 일하잖아."

"뭐? 진짜?"

"너 몰랐냐? 리랴라고 유명하다고. 하지만 저 뇌창에게 애인 행세 서비스를 신청하다니……. 대체 얼마나 쏟아부은 거야?"

"초보 킬러들을 잡은 현상금 같은 걸로 낸 게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네."

주변에서 멋대로 추측하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그보다 애인 서비스는 뭘까?

나는 니냐 씨에게 물었다.

"니냐 씨, 애인 서비스라는 건 뭐예요?"

"일정 이상 돈을 쏟아부은 손님하고 창부가 데이트를 하면서 애프터 섹스를 즐기는 서비스야. 기준이 되는 돈은 창관에서 각자 정하고 있고."

말 그대로 애인 서비스였다.

돈을 쏟아부은 창부와의 특별한 둘만의 시간.

돈을 쏟은 만큼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창부와 달콤한 데이트.

그 후에는 호텔에서 이어지는 쑥컹쑥컹 타임!

절륜하지 않으면 그 시간은 아련한 한 줄기의 빛과 같이 금세 꺼져버리고 평소와 같은 단순한 창부와 손님의 관계로 리셋.

나처럼 절륜하다면 단골 창부의 마음속에 끈적하고 뜨거운 쾌락의 기억을 온몸에다 덮어씌우는 것이다!

쾌락을 잊지 못하고  쾌락에 대한 갈망은 이윽고 사랑으로변하고 손님과 창부의 관계는 여보 자기의 관계로 클래스 체인지!

이윽고 해피엔딩에 도달하는 것이다.

……가끔씩은 내가 아닌 가상의 인물로 망상을 하는 것도 좋은 것이다.

니냐 씨는 왼손으로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참고로  여태까지 펠라 전문이어서 애프터도 애인 서비스도 한 적이 없어. 근무 시간에 이렇게 밖으로 같이 나온 건 랜트가 처음이야♡"

가슴에 가죽 갑옷을 입고 있어서 부드러운 손길을 직접 느끼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쉽다.

"이미 은퇴하지 않았나요?"

"아, 그렇네. 하지만 근무시간이 아니라도 이렇게 같이 걸어가는 것도…… 함께 있으니까 두근두근거리는 건 랜트가 처음이야♡"

결국 나는 니냐 씨의 첫 경험 상대가 됐다는 거다.

조금 우월감이 느껴집니다.

밤거리를 나오자 니냐 씨는 내 팔에서 떨어져 나란히 내 옆을 걸었다.

어째서 갑자기 떨어졌는지 의아하게 생각하자 니냐 씨는 곧바로 나에게 찡긋 윙크를 날리며 말했다.

"밤거리면 몰라도…… 다른 곳에서 같이 오붓하게 있는걸 혹시 여친들이 보기라도 하면 나중에 설득하기 어렵잖아?"

니냐 씨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한 행동이었다.



니냐 씨와 함께 여우의 쉼터에 도착했다.

내가 안에 들어오자 티나가 평소대로 나를 반겼다.

"어서 오세요, 랜트 씨! ……옆에 있는 분은 누구신가요?"

그리고  옆에 서 있는 니냐 씨를 보고 눈을 가늘게 뜨고 물어봤다.

지금 티나의 눈빛은 근육통이 걸렸을 때의 노아를 봤던 눈빛하고 똑같았다.

즉.

무섭다.

니냐 씨는 방긋 웃으며 티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 나는 니냐라고 해. 랜트한테 이 여관이 좋다고 들어서. 나도 묵고 싶은데 자리 있니?"

니냐 씨의 말에 티나의 표정이 금세 풀리며 평소와 같은 얼굴로 돌아왔다.

"아, 손님이세요? 자리라면 있어요. 이쪽으로 와주세요. 랜트 씨는 저녁 드실 거죠? 빈자리에 앉아주세요."

"으, 응. 티나. 그런데 엘시랑 노아는 왔어?"

"아니요, 아직 안 왔어요. 우선랜트 씨의 음식부터 가져다드릴게요."

티나는 그 말을 끝내고 미란다 씨가 있는 카운터로 걸어갔고 니냐 씨는 그 뒤를 따라갔다.

나는 니냐 씨를 믿고 빈자리에 앉아 음식이 오길 기다렸다.

음식을 기다리고 있자 니냐 씨가 내가 있는 자리에 와서 앉았다.

"헤헤, 나도 오늘부터 여기에 묵기로 했어, 랜트♡"

"원래 있던 여관은 어떡하시게요?"

"그야 내일 가서 취소하면 되지. 아, 나도 랜트랑 같이 먹을 거니까 같은 메뉴 주문시켰어. 저녁의 추천 메뉴. 그런데 랜트는 언제나 추천 메뉴만 먹는 거야?"

"여기 음식은 맛있으니까요."

"하긴 도시락도 엄청 맛있었어."

"도시락은 따로 서비스여서 30실버를 내면 받을  있어요."

"그래? 그럼 설득이 다 끝난 다음에 신청해야겠네♡"

과연 오늘 안에 설득이 다 끝날 수 있을까?

설득하는 도중에 엘시가 나를 보고 눈물을 흘릴 것 같아 무척 불안하다.

니냐 씨와 함께 음식을 기다리는 도중 엘시와 노아가 함께 여우의 쉼터로 돌아왔다.

"야호~ 랜트!"

"다녀왔어요."

"어, 어서 와, 엘시, 노아."

어떡하지.

뒤가 너무 켕겨서 말을 더듬고 맙니다.

나를 본 엘시와 노아는 곧바로 내 건너편에 앉아 있는 니냐 씨를 봤다.

"어라? 랜트랑 같이 있는 건……."

"저,  사람은…… 뇌창의 니냐 씨?"

엘시가 놀라며 니냐 씨의 별명을 불렀다.

역시 B랭크쯤 되면 모험가가 아닌 티나는 모르더라도 모험가인 엘시와 노아는 아는 것 같았다.

"어째서…… 뇌창의 니냐 씨가 랜트랑 같이……?"

"……오호라. 그렇게 된 거네."

엘시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노아는 무언가 알아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노아는 나랑 니냐 씨가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사정을 다 알아챈 걸까?

설마…… 그런 명탐정 같은 일을…….

노아는 방긋 웃으며 엘시에게 말했다.

"엘시, 일단 우리도 앉자."

"아, 네, 노아."

노아는 방긋방긋 웃으며 자리에 앉았고 엘시는 니냐 씨를 바라보며 의문이 가득한 얼굴을 하며 앉았다.

자리에 앉자 노아는 손을 들어 티나에게 외쳤다.

"티나! 여기 2인분 추가!"

"네, 노아 씨!"

티나에게 주문을 마치고 노아는 나를 보며 말했다.

"우선 만나게 된 경유를 알려줘, 랜트. 어떻게 안 거야?"

"그건……."

 만남은 어쨌든 건전했다.

니냐 씨의 복장이 지금도 그때도 건전하지 않고 매우 바람직하지만 만남자체는 건전했다.

그러니 이 부분은 내가 설명하자고 생각했을 때 니냐 씨가 먼저 말했다.

"아, 내가 말할게. 우선…… 둘은 날 알고 있니?"

"네…… 뇌창의 니냐 씨죠? B랭크 모험가이신……."

"모험가 실력으로도 유명하고 남자들 시선을 빼앗는 쪽에서도 유명한 B랭크 모험가잖아? 뇌창의 니냐."

"그럼 자기소개는 생략해도 되겠네?"

"응, 그러니까 설명을 계속해줘. 아, 나는 노아."

"저는 엘시예요."

"알았어. 엘시, 노아. 내가 랜트를 만난 건 오늘 아침이야. 랜트가 근육 마차를 이용하려고 내가 접근했었어. 14층에 갈 예정이었거든."

"래, 랜트는 14층까지 옮겨 줬나요?"

"아니, 할 수 있는  3층까지. 그다음 층부터는 동료들이랑 직접 함께 넘어가야 한다고 거절했어."

"그, 그랬군요……."

엘시는 니냐 씨의 대답에 안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노아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래서?"

"그래서 근육 마차가 안 된다면 같이 울프팡을 사냥할 임시 파티를 맺어달라고 했어. 그 유명한 던전 크래셔의 실력도 보고 싶었으니까. 다행히 그건 수락해줬어.

그리고 같이 사냥을 했는데…… 정말 랜트는 대단하더라? 울프팡도 한 방에 곧바로 처리해버리고…… 솔직히 내가 아무리 날뛰어봐도 랜트를 이길  없는 게 보이더라."

"래, 랜트는 무척 강하니까요."

"응, 엘시 말대로야. 랜트는 엄청 강했어. 그리고 상냥하잖아?"

찡긋 엘시를 향해 윙크하는 니냐 씨.

"네! 랜트는 무척 상냥해요!"

엘시는 니냐 씨가  칭찬을 하자 기뻐하며 동의했다.

그 모습이 무척 귀여웠지만, 최종적으로 할 얘기에 무척 마음에 찔립니다.

"열심히 울프팡을 처리하면서 시간이 지나니까 벌써 점심이  되더라. 그래서 함께 도시락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는 거야."

"함께 도시락을 먹었나요?"

"응,  육포만 꺼내서 먹었는데. 랜트가 나눠줬어."

"그렇구나~ 랜트는 참 상냥하구나~."

노아가 놀리는 어조로나를 쳐다봤다.

……역시 뭔가를 눈치채고 있는 게 아닐까?

하지만 니냐 씨와 내가 같이 있는 걸 보는 것만으로 그렇게 빨리 알아차릴 수 있는 걸까?

"내가 있는 여관은 도시락 같은 건  만들거든. 그런데 여기 도시락은 매일 먹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오늘 나도 여기에 묵게 됐어."

"아, 그럼 랜트는 니냐 씨를 안내해준 거군요!"

"응, 맞아."

중간 부분이 매우 삭제됐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엘시는 방금 말만으로 납득한 것 같았지만 노아는 턱을 괴며 말했다.

"이유는 그거뿐이야?"

"물론 그 이유만이 아니야. 사실은……."

"음식 나왔어요."

니냐 씨가 추가로 말을 꺼내려고 할 때 때마침 티나가 음식을 가지고 왔다.

우선은 음식을 먹고…… 아니, 음식을 먹으면서 니냐 씨는 본론으로 들어가는 걸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음식을 다 먹은 다음에 해줬으면 했다.

니냐 씨가 뭐라고 설득을 할지 조마조마해서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

"있지, 랜트."

그때 노아가 방긋방긋 턱을 괸 채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창관에서니냐랑 한바탕해서 기분 좋았어?"

탕!

거칠게 식사가 놓인 쟁반이 거칠게 테이블 위에 내려졌다.

"이게 무슨 소리예요, 랜트 씨?"

티나가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째려봤다.

"래, 랜트……?"

엘시는 상황이 이해가 잘 안 가는지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노아와 나를 번갈아 가며 봤다.

오우, 큰일입니다.

식사를 할 여유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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