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화 〉130화-아아, 나의 솔리신님
"일어나셨군요, 이 세계의 섭리에서 벗어난 자."
"네?"
뭘까.
이 신이라는 입장에서말하는 건 무척 어울리지만…….
왠지 그 대상이 내가 되니 매우 오글거리는 호칭은.
"오글거리셨나 보군요, 그럼 이렇게 말하는 게 좋나요? 일어나셨군요, 랜트."
오우, 솔리신은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나 보다.
"만약 원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의외로 솔리신은 무척이나 예의 바른 신이었다.
"저기…… 솔리신인가요?"
솔리신은 자상한 미소를 한 채로 말했다.
"그 질문에는 맞다고도 할 수 있고 아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무슨 소리일까?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네, 물론입니다. 저는 당신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솔리신입니다."
"제가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솔리신?"
혹시 사람이 믿기에 존재할 수 있는 신 같은 설정의 존재인 걸까?
"우선 더욱 간단하게 당신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하자면 저는 솔리신의 분령 같은 겁니다."
"분령이요?"
자신을 분령이라고 말한 솔리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는 솔리신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솔리신의 지식도 아주 조금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솔리신의 힘이 내려졌기에 이렇게 당신과 꿈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인식한 시점에서는 딱히 솔리신이 지속적으로 힘이 내리지 않아도 당신이라는 존재가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뭔가 복잡한 이야기 같다.
하지만 최대한 생각을 해서 내 나름대로 정리한 답을 말했다.
"예를 들자면…… 본래의 솔리신을 정령왕이라고 치고……지금 눈앞에 있는 솔리신으로부터 생긴 권속이나 미정령. 그리고 뭔가 저로부터 인식되어서 마력? 같은 걸 받아서 존재할 수 있다는 건가요?"
솔리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매우 흡사한 예입니다."
아무래도 정답인가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지만 그전에 물어야만 하는 게 있다.
"저기 오래 얘기할 시간 같은 건 있나요? 제 예상에는 이런 경우에는 꼭 중요한 말이 나올 때만 한해서 갑자기 잠에서 깨거나 하는데……."
"그건 경우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여기는 당신의 꿈속. 그것도 망상을 위한 고속회전을 하고 있는 꿈속입니다. 적어도 꿈속의 체감시간으로 3일은 있어도 괜찮습니다.
물론 깨어나고 싶다면 곧바로 보통 사고회로로 돌려 잠을 청할 수 있습니다."
눈앞의 솔리신은 나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그럼 다행이네요. 자세한 설명을 더 해주세요. 그…… 우선 제 눈앞에 있는 당신……솔리신님? 이 어떻게…… 이렇게 저랑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서요."
"알겠습니다. 우선 더 자세히 제 탄생에 관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제 존재는 방금 말했듯이 랜트. 당신 없이는 태어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이 세상의 밖에서 온 자입니다. 정확히는…… 이 세상 밖의 힘이 개입하여 이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힘을 가지고 당신은 태어났습니다. 즉 이 세계의 섭리에서 벗어난 자입니다."
그렇게 말하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의문은 들었다.
"저기…… 저는 분명 비상식적인 힘을가지고 있어요. 엄청난 괴력이랑 이 튼튼한 몸이에요. 하지만 그게 어떻게 해서 당신을…… 솔리신님을 태어나게 했다는 거죠?"
"승격이란 말을 알고 계시겠죠?"
"네."
"승격이라는 것은 즉 낮은 존재에서 보다 높은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5살이 된 순간부터…… 정확히는 당신의 의식이 돌아온 순간부터. 이미 이 세상의 생물이 다다를 수 있는 승격의 한계치. 그 이상에 도달한 자입니다.
당신은 지금까지 몰랐겠지만 당신의 존재의 격. 존재의 힘은 어떠한 용사도, 마왕도, 용조차도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
"당신이 어릴 적 바깥세상에서 온 힘은 당신의 몸이 무수한힘을 주어 지금의 몸이 되도록 존재를 끝없이 올린 겁니다."
즉…… 내가 그때 부탁했던 조건을 들어주기 위해 그 무기질적인 목소리는 기간을 5살로 잡아두고 날 끊임없이 승격시켰다는 말이 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5살 때부터 레벨 max를 뛰어넘어 한계돌파를 했다는 소리다.
"그렇…… 군요."
"그리고 그런 존재의 격을 가지고 있는 당신이 솔리신 석상을 보았습니다. 보고, 인식하고, 그리고 강하게 존재를 상상했습니다.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석상의 몸에 색을 입히고 움직임을 추가하며 존재로서의 정보를 부여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자세히 망상했습니다."
네, 망상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른 사람이 생각했으면 단순한 망상으로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거대한 존재의 힘을 가지고 있는 당신이 계속 생각했기에 저라는 존재는 솔리신에게 인식이 되었습니다."
……망상해서 솔리신에게 인식되었다.
뭔가 무척 불안합니다.
"호, 호, 혹시 진짜 솔리신님이 화나거나 그런 건가요?"
솔리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세계의 섭리에서 벗어난 자가 나타났다. 라고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마왕의 편에 서 생명들의 위협이 될 만한 존재라면 경계나 대책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오히려 생명을 낳는 것을 중요시하며 그것을 애호하며 또한 무차별적으로 생명을 앗아가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전반 부분은 그냥 야한 망상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당신의 존재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솔리신은 당신에게 말을 전달하는 역할로써 당신의망상 속의 저를 이른바 분령으로 삼아한순간 존재할 수 있는 힘과 약간의 지식을 주고 당신에게 영감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방금 당신의 눈앞에 나타난 순간 솔리신이 내린 힘은 다 소비되었습니다. 대신 당신이 인식하는 것으로 당신의 존재의 힘으로 저는 이렇게 당신과 대화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이걸로 제 탄생에 대한 설명은 끝입니다. 더 다른 방면의 자세한 설명을 원하신다면 구체적으로 질문해주세요."
으음…… 우선 신경 쓰이는 것부터 차근차근 질문하자.
다행히 시간은 충분하게 있다.
"그럼 여태까지 제가 야한 망상을 할 때 미소를 짓거나 생소해하거나 고개를 갸웃거린 것도……."
"그건 저입니다. 정확히는 솔리신의 존재하는 힘이 아직 다 발휘되지 않았을 때, 당신의 저를 망상하는 존재의 힘이 강해져서 반응할 수 있었던겁니다."
솔리신의 힘이 발휘되지 않아도 망상하는 것만으로 나는 눈앞의 솔리신을 잠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 앞으로 망상할 때도 반응하는 건가요?"
"당신이 바라지 않는다면 하지 않습니다. 바란다면……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진짜냐.
그렇다면 솔리신 한정으로 더욱 생생한 망상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기뻐할 때가 아니다.
나는 쭈뼛쭈뼛 눈앞의 솔리신에게물었다,
"저기…… 혹시 솔리신을 상대로 야한 망상을 해서…… 솔리신은 정말로 화나지 않았나요?"
"네. 전혀 화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생명의 창조에 관한 생각은 솔리신에게 있어서는 좋은 생각입니다."
와우.
솔리신은 매우 포괄적인 생각을 갖고 있나 보다.
"그럼 이제부터 당신은…… 솔리신님은 뭘 하실 건가요? 솔리신에게서 힘과 지식을 받았다는 것은 뭔가 역할이 있어서가 아닌가요?"
"네. 제 역할은 긴급시의 당신에게 솔리신의 말을 전하는 겁니다."
"긴급시요?"
"만약 용의 폭주, 던전의 이변, 마왕의 탄생 등. 수많은 생명의 위기가 닥쳤을 때. 당신에게 그 위기를 알릴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랜트, 당신은 이 세계의 섭리를 벗어나면서 강한 힘을 가진 자입니다. 분명 어떠한 위기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건 정보의 전달입니다.
당신이 거부한다고 해서 천벌이 내리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다만 솔리신이 대책을 만드는 동안 다른 생명들이죽을 뿐입니다."
많은 생명의 위기라고 한다면 거의 인류의 위기나 다름없다.
오히려 미리 알게 되는 건 좋은 일이다.
"그 외에는 없나요?"
솔리신은 단호히 말했다.
"없습니다."
"정말로요?"
"전혀 없습니다. 그 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렇게 꿈속에서 당신의말 상대를 하는 것과 이 솔리신과차이가 없는 신체구조를 가진 몸으로 당신의 망상을 꿈속에서 실현시키는 것뿐입니다."
그것만으로 무척이나 뛰어난 게 아닐까?
너무나도 환상적인 역할이 아닐까?
"시, 싫지 않나요? 솔직히 스스로 말해도 제 망상은 소프트한 것도 있지만 하드한 것도 많은데……."
"싫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의 망상이 있기에 태어날 수 있었던 존재입니다. 오히려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어째서…… 실망시킨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어디까지나 망상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솔리신의 힘이 부여되는 사이에 신체구조는 똑같아졌습니다. 하지만 감각까지는 아닙니다.
설령 지금 제 몸이 당신의 상상으로 수많은 검에 꿰뚫려졌다고 해도 당신의 자지로 연속으로 박아졌다고 해도 저는 고통을 느끼지도 쾌락을 느끼지도 못합니다."
눈앞의 솔리신은 딱 잘라말했다.
"당신이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저는 이른바 무감각증입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느끼지 않을 뿐 몸의 반응은자연스러울 겁니다."
"으음…… 즉 몸은 느껴도 그 몸의 쾌락이 정신까지 전해지지 않는다는 건가요?"
"네."
그럼 문제없다.
오히려 몸은 느낄 대로 느끼는데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가 갭이 있어서 더 꼴리지 아니한가.
"그럼 전 괜찮아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달리 질문은 있으신가요?"
"으음…… 그럼 꿈속에서 엘시나 노아의 모습을 지금 당신처럼 구체화할 수 있나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에 한해서만 가능합니다. 솔리신이 당신에게 내린 스킬은 접신몽. 어디까지나 분령인 저에 한해서만 작용됩니다.
물론 다른 마물을 이 공간에 소환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다만 배경이나 도구 등을 꿈속에서 만들어낼 수는 있습니다."
말하자면 접신몽은 눈앞의 솔리신 전용의 진짜 솔리신 말 전달 및 눈앞의 솔리신과 폭풍섹스 가능 스킬이라는 것이다.
조금 아쉽지만 눈앞의 신체구조가 완전히 똑같은 솔리신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훌륭한 스킬이다.
"아, 원한다면 얼마든지 접신몽을 쓸 수 있나요?"
"네. 만약 평범한 잠을 자길 원하신다면 그저 잠만 잘 수도 있습니다."
접신몽 패시브 스킬은 내 맘대로 온오프가 자유로운가 보다.
솔직히 신이 연관돼서 무조건 해야 하는 게 아닐까불안했지만 아니라서 다행이다.
야한 거에 관련된 건 다 물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궁금한 것에 대해 물어보자.
"솔리신에게어떤 힘과 지식을 받았나요?"
"우선은 저라는 분령의 자아를 생성할 수 있는 힘입니다. 허나 이 힘은 이제 당신의 존재의힘으로 보완됐습니다.
그 외에도 접신몽으로 당신과 만나고 대화하며 몸을 섞을 수 있는 것도 당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던 것도 당신의 존재의힘으로 보완됐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힘은 솔리신의 말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뿐입니다. 제 쪽에서 솔리신에게 물음을 던질 수는 없습니다. 만약 제게 새로운 힘이 생긴다면 그건 솔리신에 새롭게 힘을 내렸을 때뿐입니다."
말하자면 솔리신의 말 전달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 대부분은 내 존재의 힘이라는 걸로 할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지식에 관한 건 지금 당신에게 설명한 것 말고는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본 적 없는 새로운 마물을 봤다고 해서 제가 그 마물에 대해 아는 건 아닙니다.
인류의 역사의 진실, 역대 용사와 성녀 그리고 동료들에 관한 사실, 등 원래 솔리신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당신에게 설명하기 위한 기초적인 지식 외에는 받지 못한 전 전혀 모릅니다.
오히려 제 지식의 대부분은 당신의 기억과 지식에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당신의 망상을 기초로 만들어진 존재이니까요."
"던전의 비밀 같은 것도 모르나요?"
"자세한 구조나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다만 아는 건 던전은 베인신이 만든 것이라는 것뿐입니다."
정말로 던전은 베인신이 만들었나 보다.
그것만으로도 세기의 발견이 아닐까?
"더 물으실 건 있으시나요?"
"으음…… 솔직히 지금 들은 정보만으로도 받아들이는 데 좀 시간을 두고 싶어요."
"그렇습니까…… 그럼 달리 저에게 원하는 건 있으시나요? 지금 솔리신이 당신에게 전할 말은 없습니다. 지금 저는 당신과 대화를 나누거나 당신이 원하는 행동을 들어주는 게 고작인 존재입니다. 아, 그전에 한 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뭔가요?"
"저는 솔리신의 분령…… 즉 진짜 솔리신이 아닙니다. 그러니 앞으로 저를 부르실 때는 솔리신과 차별을 두어 솔리라고만 부르는 게 어떨까요?"
확실히 그편이 더 나을 것 같다.
"네, 솔리님."
"님은 필요 없습니다."
"그럼솔리 씨."
솔리씨는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랜트. 저에게 원하는 것이라도 있나요? 지금 저는 당신의 마음을 읽을 순 없습니다. 원하시는 게 있다면 말로 전해주세요."
솔리 씨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그럼 무서워서 못했던 걸 눈앞에서 생생하게 재현하도록 부탁하자!
결국 야한 망상을 해도 솔리신이 혼내지는 않았다.
그 사실만으로 긴장이 완전히 풀리고 오히려 지금 일어난 이득에 마음이 두근두근합니다.
"장소 바꿀 수 있나요?"
"네. 어디를 원하시나요?"
"그럼 2층의초원으로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단숨에 주위의 풍경이 바뀌었다.
푸른 하늘.
주위의 무성한 풀.
산뜻한 바람.
2층의 풍경이다.
"바꾸었습니다. 다음으로 원하시는 건 뭔가요?"
"그럼……."
나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했다.
"지금 그 모습으로 니냐 씨처럼 움직이면서 봉춤을 춰주세요!"
무서워서 보류로 했던 봉춤을 주는 솔리신!
지금은 솔리 씨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
꿈속에서 생생하게 솔리 씨가 알몸으로 봉춤을 추는 모습을 딸을 치며 구경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