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134화-새로운 가능성
구속~ 구속~ 구속~ 구속 플레이~
『그 노래는 뭔가요?』
마음속으로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자 솔리 씨가 질문을 해왔다.
아직 의견은 묻지 않았는데 말씀하셨네요?
『약속을 어긴 건 죄송합니다. 하지만 너무나 그 노래를 흥얼거려서 그런지 지금 제 몸이 붉은 밧줄로 귀갑 묶기가 된 상태입니다. 일단 저도 영향을 받았으니 세이프 아닐까요?』
정말로요?!
솔리 씨를 떠올리자정말로 마을 처녀복장을 한 솔리 씨가 귀갑 묶기 상태가 되었다.
가랑이에 파고드는 밧줄과 묶여서 강조된 엉덩이와 가슴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너무 구속에 대한 생각을 하더니 무의식중에 솔리 씨의 구속 모습을 상상했나 보다.
죄송합니다, 솔리 씨.
『아니요. 이 몸의 반응은 그다지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랑이 쪽이 더 강하게 조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솔리신의 몸은 구속 플레이는 좋아하는 걸까?
『아마, 쾌락에 대한 혐오감이 전혀 없는 몸이기에 순수한 자극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성지식이 없이 조금이라도 기분 좋으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백치미 캐릭터의 몸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냉정하게 자신의 야한 모습을 분석하는 솔리 씨의 말이 의외로 매우 꼴렸습니다.
『그래서 방금했던 노래는 뭔가요?』
영감을 얻기 위해서는내 접신몽처럼 솔리신이 내려주신 것 말고는 강하게 염원하는 게 중요하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바인드를 얻을 수 있도록 구속 플레이에 대한 강한 염원을 담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정말 솔리신에게 기초적인 지식밖에 부여받지 않아 영감에 대한 자세한 구조는 모르겠습니다만 재갈도 물리는 상상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채용합니다!
곧바로 솔리 씨의 입에도 밧줄로 된 재갈을 물리는 상상을 했다.
무척 야합니다.
그리고 나는 사냥을 하는 니냐 씨와 노아를 보고
엘시를 호위하며 구속된 솔리 씨의 상상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구속송을 불렀다.
대략 던전에 들어온 지 2시간.
배의 상태로 보아 아직 점심이 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상당히 안까지 걸어온 우리 주변에는 다른 모험가들은 없었다.
방금 만난 오크들도 니냐 씨와 노아가 쓰러트린 참이었다.
꾸우우우우우우우우울!
우리가 언제나 들었던 좀 많이 중후한 돼지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니냐 씨, 이 소리는……."
니냐 씨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크 챔피언이야. 정말 랜트랑 있으면 특이마물과 조우할 때가 많네? 원래는 일주일에 한 번 만날까 말까하는 게 특이 마물인데."
솔리 씨, 혹시 이것도 제 존재의 힘에 관계된 건가요?
『그에 관한 지식은 받지 못해서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관없지 않을까요?』
솔리 씨도 잘 모르지만 예상으론 이건내 존재의 힘이 관련된 게 아닌 그냥 운에 따른 것 같다.
"있지있지, 니냐! 지금 오크 챔피언을 잡으면 승격할 수 있을까!"
노아가 무척이나 신나 하며 니냐 씨에게 물었다.
"승격……!"
엘시도 무척이나 기대되는 눈으로 니냐 씨를 쳐다봤다.
니냐 씨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응! 확실하게 승격할 수 있을 거야! 빨리 가서 사냥하자! 후훗, 엘시랑 노아에게 살~짝 내 실력을 보여줄 기회기도 하니까."
"아, 잠깐만요, 니냐 씨."
"응? 왜 그래, 랜트?"
"오크 챔피언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왜?"
"인벤토리를 받았을 때 켈반 씨랑 약속했거든요. 깔끔하게 특이마물을 쓰러트리고 그 시체를 회수하기로요. 저라면 목뼈만 부러트리고 잡을 수 있으니까요."
"아, 그랬구나. 으음~ 그럼 내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건 다음에 해야겠네. 후훗, 그럼 랜트의 멋진 모습을 대신 기대할게."
"네, 맡겨만 주세요. 그럼 서둘러서 오크 챔피언을 사냥하러 가요!"
나는 엘시와 노아를 단번에 양손에 들었다.
"꺄앗!"
"와앗!"
"가요, 니냐씨."
"에에~ 나는 안 태워주는 거야?"
"죄송해요. 하지만 니냐 씨라면 제가 좀 빠르게 달려도 따라올 수 있어서……."
"후훗, 응, 알았어. 대신 돌아갈 땐 내 자리는 찜해줘♡"
"네."
엘시와 노아를 든 나와 니냐 씨는 오크 챔피언의 외침이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내가 쾅쾅 땅을 박차는 느낌이라면 니냐 씨는타다다다닥하고 빠르게 달리는 느낌이다.
달려가는 도중 내 옆을 바짝 따라오고 있는 니냐 씨를 보며 엘시와 노아는 놀라 했다.
"우와, 니냐도 빠르다."
"후훗, 노아도 승격을 많이 하면 이 정도는 가능할 거야."
"저, 저도 할 수 있을까요?"
"엘시는…… 노아보다 더 많이 승격하면 가능할걸?"
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곧바로 오크 챔피언을 찾을 수 있었다.
한 손에 양날 도끼를 들고 허리에는 마치 레슬링 벨트처럼 커다란 벨트를 찬 나보다도 커다란 몸집을 가진 오크.
딱 봐도 다른 오크들과는 차이가 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머리인 건 똑같았다.
나는 곧바로 멈춰 엘시와 노아를 내려놓았다.
"여기서 기다려줘."
"응!"
"힘내세요, 랜트!"
"니냐 씨, 엘시랑 노아를 부탁해요."
"맡겨만 줘~ 그보다 어서 랜트의 멋진 모습을 보.여.줘♡"
"네."
나는 차분히 오크 챔피언을 향해 걸어갔다.
꾸우우울! 꾸우우우우울!
내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오크 챔피언은 한 손에 쥔 양날 도끼를 허공에 휘두르며 나를 위협했다.
……어쩐지 오크 챔피언이 든 양날 도끼가 멋져 보인다.
저번에 상상한 바바리안 스타일에 딱 어울릴 것 같다.
저 도끼만은 전리품으로 가져가도 좋지 않을까?
쇠장갑도 좋지만 역시 내 모습에 어울리는 무기도 갖고 싶은 게 남자의 로망인 것이다.
오크 챔피언의 위협에도 별다른 공포를 느끼지도 않은 채 나는 계속 오크 챔피언에게 걸어갔다.
꾸우우우우우울!
위협을 해도 내가 전혀 아무렇지도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자 오크 챔피언을 성을 내며 나를 향해 돌진했다.
켈반 씨가 원하는 싱싱한 특이마물의 시체.
저번에는 주먹을 날렸더니 머리가 날아가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번에는 되도록 상처입히지 않고 빠르게 끝내도록 하자.
오크 챔피언이 오는 걸 대비하며 나는 주먹을 쥐며 자세를 잡았다.
사실 금방 끝날 것 같지만 자세라도 잡아서 멋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꾸우우우우우우우울!!!
오크 챔피언이 대각선으로 도끼를 휘둘렀다.
부우우우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나에게로 휘둘러지는 오크 챔피언의 양날도끼.
나는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 도끼를 휘두르는 오크 챔피언의 손목을 붙잡았다.
텁!
꾸우우우우울?!
꿈쩍도 안 하는 팔에 오크 챔피언은 당황한 듯한 돼지 울음소리를 냈다.
좀 키 차이가 나는 나와 오크 챔피언.
나는 폴짝 제자리에서 가볍게 뛴 다음 오크 챔피언의 목을 향해 왼손을 뻗었다.
오크 챔피언의 목을 쥐자마자 나는 단숨에 힘을 가했다.
뿌드드득!
꾸우욱!!
평범한 오크와 같이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며 오크 챔피언의 눈이 위로 올라가며 흰자만이 보이게 됐다.
손목을 잡은 오른손과 목을 부러트린 왼손을 놓자.
쿠우우웅
오크 챔피언은 혀를 축 늘어뜨린 채 뒤로 쓰러졌다.
"엘시, 노아, 어때 승격이 됐…… 오오."
오크 챔피언을 쓰러트리고 뒤를 돌아보자 코볼트 워리어를 쓰러트렸을 때처럼 엘시와 노아의 몸이 푸른 빛에 감싸였다.
승격을 했을 때의 현상이다.
"왔다! 왔다! 승격이야 승격!"
"저, 정말로 승격하고 있어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노아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꾹 감으며 빌었다.
"쉐도우 스텝! 쉐도우 스텝! 와라와라와라와라!"
"아, 저, 저도! 도, 도움이 되는 스킬 와주세요!"
엘시도 두 손을 모으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는 김에 나도 마음속으로 기도하자.
구속 구속 구속 구속 구속플레이!
우우우우우웅!
그때 머릿속에서 이명이 들리며 무언가가 내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접신몽을 얻었을 때의 감각과 비슷했다.
『축하드립니다, 랜트. 새로운 스킬을 2개 얻으셨네요.』
솔리 씨의 축하의 말이 전해져왔다.
고맙습니다, 솔리 씨! 응? 잠깐만 2개?
내 머릿속으로 스킬에 대한 설명이 들어왔다.
이건…….
그때 노아의 환희의 목소리가들렸다.
"와아! 쉐도우 스텝 얻었다! 거기다 2개나 더 얻었어! 야호오오오!"
"저, 저도 스킬을 얻었어요! 그것도 3개나!"
노아도 엘시도 이번에는 3개나 스킬을 얻었나 보다.
정말 잘된 일이다.
우선 둘을 축하해주자.
세 명을 향해 걸어가 나는 엘시와 노아를 축하했다.
"축하해, 엘시, 노아."
"응, 랜트, 덕분이야! 아! 물론 니냐도 고마워!"
"고마워요, 랜트! 니냐 씨도 정말 고마워요!"
"후훗, 별말씀을~ 같은 파티잖아?"
엘시도 노아도 니냐 씨도 모두 방긋방긋 웃으며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더 기쁜 소식을 전하자.
"아, 저기…… 나도 스킬 얻었어."
세 명의 눈이 모두 휘둥그레졌다.
"어? 정말!"
"와아! 축하드려요, 랜트!"
"있지, 어떤 스킬? 어떤 스킬이야? 혹시…… 야한 거에 관련됐어?"
니냐 씨가 매우 기대에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으로 물어봤다.
"으음……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2개나 얻었어요."
"그래? 그래도 정말 오늘은 축하할 날이야. 엘시랑 노아도 승격한 데다 스킬도 3개나 얻고…… 랜트도 스킬을 얻었잖아.
아, 그치! 마침 점심 먹을 시간도 됐으니까 밥 먹으면서 서로 어떤 스킬을 얻었는지 말해보자!"
"찬성!"
"저도 찬성이에요!"
"그렇게 해요, 니냐 씨."
◈
쓰러진 오크 챔피언의 무기와 시체를 회수한 다음 우리는 바위 그늘에서 어제와 같이 내 레이지팡의 가죽을 깔개로 쓰며 이번에는 원으로 앉아서 도시락을 꺼냈다.
다른 모두는 평범한 도시락이었지만 내 거는 다른 도시락보다 3배는 됐으며 무엇보다도…….
"어머."
"휘유~."
"아읏……."
커다란 하트 모양이 장식된 도시락이었다.
미란다 씨의 사랑이 열렬히 느껴집니다.
"사랑이듬뿍 담겼네?"
"역시 랜트는 뭐가 달라도 달라 휘유휘유~."
"사랑이 담긴 도시락……."
"아하하……."
사랑도 듬뿍 담겼지만, 무척 맛있어 보였다.
우리는 일단 식사를 시작했다.
세 입 정도 음식이 입에 들어갔을 때 니냐 씨가 노아를 향해 질문했다.
"노아는어떤 스킬을 얻었어? 쉐도우 스텝 말고도 2개 더 얻었지?"
노아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히힛~ 나는 쉐도우 스텝하고…… 바인드는 못 얻었지만 그 대신 서치를 얻었어!"
"서치? 아아, 노아는 도적이니까 확실히 그럴 가능성도 있었네."
"니냐 씨 서치는 무슨 스킬인가요?"
"서치는 대략적인 상대의 약점을 알 수 있는 스킬이야. 제대로 단련하면 처음 만난 상대의 약점도 금방 알 수 있게 돼."
그렇다면 공격을 피하고 약점을 노리는 노아의 스타일에 딱 맞는 스킬이다.
"있지, 한 번 써봐도 돼?"
"후훗, 괜찮아. 서치는 그냥 노아가 보는 거에 관련된 거니까. 위험하지도 않잖아? 랜트도 엘시도 상관없지?"
"네."
"네. 노아, 저도 궁금해요. 한 번 써 봐주세요."
"응! 그럼…… 서치!"
노아가 눈을 한 번 감은 후 번쩍 떴다.
"오오! 자세히는 아니지만 뭔가 어렴풋하게 빛나는 걸로 보여! 응응, 역시 사람은 대충 목이랑 심장이 약…… 점……? 으으응?"
"왜 그래, 노아?"
"어라라? 이상하네……? 니냐다 엘시한테는 목이나 심장 부근쯤에 어렴풋하게 여기가 약점이다! 라고 보이는데……랜트는 평소대로야. 아무것도 안 보여."
무기질적인 목소리가 내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레벨 max를 넘어 한계돌파 한 내 몸은 노아의 서치로는 약점을 찾지 못하는 모양이다.
"니냐,이런 경우도 있어?"
"그런 건 나도 처음 듣는 경우야. 하지만…… 랜트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게다가 서치는 사용자의 기준으로 써진다고 하니까…… 아마 아직 노아의 실력으로는 랜트의 어딜 공격해도 약점이 안 된다는 뜻일 거야."
"아아, 그러고 보니 엘시의 약점은 선명하게 보이는데…… 니냐의 약점은 엄청 흐릿해. 흠흠, 그렇구나!"
노아는 니냐 씨의 설명에 납득한 듯 끄덕끄덕 고개를 저었다.
"으음, 하지만 이대로 약점 하나도 못 찾았다는 건 뭔가 분한데…….좋아! 한 번 더 랜트한테 시험해볼래! 랜트 가만히 있어!"
노아의 승부욕에 불이 지펴졌나 보다.
"응, 노아."
노아는 다시 눈을 감고 번쩍 뜨며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우오오오오오! 보여라아아아……! 랜트의 약점 보여라……!! 아무거나 좋으니까 보여라아아아……!!"
필사적인 노아의 모습이 왠지 나에게 저주를 거는 것 같이 보인다.
눈 엄청나게 핏줄이 나 있어, 노아.
고양이 눈과 합쳐지니까 조금 무섭다.
"아, 보였다!"
노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나 보다.
나의 약점은 과연 어디일까?
"으으음?"
그런데 노아는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래, 노아?"
"아니…… 보이긴 보였는데…… 원래는 좀 붉은색인데 이번에는 핑크색으로 있지……."
핑크색?
"랜트의 자지하고…… 젖꼭지하고…… 입이 빛나고 있어."
……노아.
그거 약점이라기보다는 내 성감대야.
노아의 서치는 집념으로 인해 밤 생활 쪽의 약점을 볼 수 있게 발현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