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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화 〉169화-내 고향 방문하기 (170/818)



〈 170화 〉169화-내 고향 방문하기

나는 우선 멜리사에게 인사했다.

"안녕, 멜리사. 그리고 근육돼지라고 부르지 말아 달라고 했잖아."

나를 먼저 근육돼지라고 부른 건 다름 아닌 멜리사다.

평소에도 자신만만하면서 여자애들의 대장격인 아이다.

내가 어릴 적부터 딸감으로 삼아온 옆집에 사시는 텔리샤 씨의 딸이기도 하다.

텔리샤 씨와 달리 아직 멜리사는 쭉쭉빵빵한 몸매는 아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보인다.

"모험가가 된다면서 2주 만에 꼬리를 말고 돌아온 겁쟁이한텐 근육돼지가  알맞잖아?"

"꼬리 내리고 돌아온 게 아니라 동료들이랑 잠시 마을에 들린 거야. 데이브한테 못 들었어?"

"걘 네가 돌아왔다고만 말하고 기분 나쁘게 얼굴만 붉히고 집에 갔는데?"

제대로 설명도 안 하고 나만 돌아왔다고 멜리사에게전했나 보다.

"그래, 동료하고 같이 왔어? 벌써 동료가 생겼구나. 별일이네."

"뭐가?"

멜리사가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대부분 숲속에서 혼자만 놀았잖아, 너. 같이 놀아도 남자애들이 먼저  걸었을 때뿐이고."

확실히 평소에 숲속에서 딸딸치는 게 일과인 나는 남자애들이 먼저 말 걸지 않으면 그다지 같이 놀지 않았다.

하지만 한  놀 때는 같이 재밌게 놀기에 남자애들과 사이는 나쁘지 않다.

멜리사가 그다지 가슴이 강조되진 않지만 팔짱을 끼며 말했다.

"너라면 그냥 혼자서 묵묵히 모험가 생활할  알았는데."

아마 엘시와 노아를 만나지 않았다면 당분간 그런 생활이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동료가 3명이나 있어."

"그래? 동료가 많이도 있네. 뭐,  덩치도 크고 힘은 세니까 모험가들 사이에선인기 있긴 하겠다."

멜리사는 무작정 나를 놀리는 건 아니고 인정할  인정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가끔씩 나를 근육돼지라고 놀리니까 복수로 망상 속에서 많이딸감으로 사용했다.

평소에 좀 건방진 또래 소꿉친구가 자지맛을 보자 얌전해지거나 비굴해지거나 태도는 그대로지만 자지를 박아지기만 하면 성격이 바뀌는 패턴으로 다양한 망상을 했었다.

"뭐, 잘 지내는  같아서다행이네."

"고마워, 멜리사. 멜리사는 별일 없었어?"

"하아, 이런 시골 마을에 별일이야 있겠어? 너무 평화로워서 지루할 지경이야. 나도 모험가나 될까?"

"으음…… 모험가는 생각보다 위험하니까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텔리샤 아줌마도 걱정할 거고."

실제로 엘시와 노아도 첫 만남 때는 목숨을 잃기 일보 직전이었다.

"알고 있어. 그냥 해본 말이야. 그래서 언제까지 있을 거야?"

"하룻밤만 자고 내일이면 떠날 생각이야."

"그래? 그럼 점심쯤에 동료들이랑 모여서 얘기 좀 들려줘. 2주밖에 안 됐지만, 마을 밖에서 재밌는 일 정돈 있었을 거 아니야."

멜리사의 이 말에는 동료들을 불러 멜리사 말고도 다른 마을 애들에게도 얘기를 들려주라는 소리다.

이렇게 다른 애들도 챙겨주는 면이 있기에 멜리사는 여자애들의 리더격을 맡고 있다.

"알았어. 어디서 모일까?"

"촌장님 집이면 되지 않아? 다들 거기서 촌장님한테 글씨도 배워서 모이기도 쉽겠고…… 촌장님 집이 제일 넓으니까."

"응, 그럼 이따가 보자, 난 어무이 심부름으로 빵 사야 되거든."

"그래, 이따 봐.  애들한테 모이라고 전할 테니까."

멜리사와 헤어지고 나는 데이브가 있는 빵집으로 향했다.

중간중간 마을어르신들이나 또래 애들을 만나 인사도 했다.

다들 벌써 돌아온 거니? 라거나 어라, 벌써 왔어? 라는 말이 먼저 나오셨다.

역시2주는 너무 빨랐던 모양이다.

데이브네 빵집에 가자 평소처럼 데이브가 카운터에 서 있었다.

"데이브."

"어, 랜트. 왜 혼자야? 니, 니냐 씨…… 크흠 다른 동료들은 없어?"

"다들 우리 집에서 어무이 아부지하고 얘기하고 있어. 그보다 데이브, 멜리사랑 만났으면 제대로 얘기해줘. 멜리사가 나보고 꼬리를 말고 돌아온 줄 알았잖아."

"아하하, 미안미안. 나도 가게 빨리 봐야 해서. 그보다 다른 동료들은 언제 다시……."

어지간히 니냐 씨를 보고 싶나 보다.

"멜리사랑 말해서 점심쯤에 촌장님 댁에 모이기로했어. 거기서 내가 플단에서 있던 일도 들려줄게."

"정말? 그런데 2주 만에 뭔가 재밌는 일이라도 있었어?"

"마을에서 지내는 것보다는 훨씬 자극적인 얘기가 될 거야."

특이마물을 잡은 이야기라든지. 초보 킬러를 잡은 이야기라든지.

데이브는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그거 기대되네. 빵은 뭐 살 거야?"

"그럼…… ."

나는 점심에 먹을 빵들과 아부지가 좋아하는 크림빵을 사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하고 방문을 열자 엘시, 노아, 니냐 씨하고 어무이, 아부지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랜트가 말했어요! 함께우리랑 모험하면서 다양한 풍경을 보고 싶다고요! 이야~ 그때는 저도 가슴이 찡했어요! 엘시도 또르르 눈물도 흘리고……."

"노, 노아. 너, 너무 그런 걸 강조하지 마세요……."

"헤에, 랜트가 엘시랑 노아가 파티를 결성하게 될 때는 그랬었구나."

"응! 그러고 보니 니냐는 몰랐었나?"

"응, 처음 들었어."

"……우리 아들이 정말 그런  했니?"

어무이가 의심 가는 표정을 지으며 노아에게 물었다.

"네!"

아부지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리 아들 착한  아는데 평소에 숲속에서만 놀던 애가 그런 말도 하다니……. 애비로서 기쁘구나."

"근데 랜트, 정말 혼자서만 거의 놀았어요? 랜트, 성격 보면 예의 바르고 성격도 좋은데?"

"성격이야 얌전하지. 근데 얌전하기만 하고 애들끼리 그리 뭉쳐 노는 애가 아니었는데…….

"빵 사 왔어요."

"어머, 아들. 왜 벌써 와."

3명에게서 얘기를 듣고 싶다는마음은알겠는데 아들에게 그런 말은 너무하지 않아, 어무이?

"우리 마을이 얼마나 넓다고 시간이 그리 들여, 어무이?"

"어머, 옆집 멜리사라든지, 빵집 데이브랑대화  하고 오지 그랬어."

"멜리사는 가는 길에 만났어요. 점심쯤에 촌장님 집에 모여서 얘기 들려주기로 했어."

"어머, 그랬니?"

"아들, 아빠 크림빵 사 왔어?"

"응, 아부지."

아부지는 나무를 베러 갈 때마다 크림빵을 간식으로 가지고 가서 먹는 게 일상이다.

"근데 아부지는 일하러 안 가?"

"슬슬 가야지."

"랜트야, 너도 아빠 따라가서 일 도와주렴."

"나도?"

딱 봐도 어무이 혼자서 3명하고 이야기하려고 또 나를 쫓아내려는 속셈이 훤히 보였다.

"그래, 아빠 일 도와주고 오렴, 알겠지?"

미소를 지으며 무언의 압박을 넣는 어무이.

이때는 순순히 따르는 게 낫다.

"네."

"허허, 그럼 2주 만에 우리아들이랑 함께 일하러 가볼까."

아부지는 방긋 웃으며 진심으로 나랑 같이 숲에 가는 걸 기뻐했다.

남자의 귀엽다는 건 아버지의 이런 면이 어울리지 않을까?



거의 2주 만에 아부지와 함께 숲속으로 갔다.

같이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아부지는 웃으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허허, 우리 아들이 저렇게 예쁜 애들을 데리고 올 줄은 몰랐어."

"나도 2주 만에 저렇게 예쁜 애들이 내 동료가 될 줄 몰랐어, 아부지."

그리고 소중한 연인이 될 줄은 더더욱 몰랐어.

"조금밖에 얘기는 못 들었지만…… 다들 좋은 애들인 것 같구나."

"응, 정말 착하고 좋은 동료들이야."

"게다가 우리 랜트가 멋진 모습을 보였다니 아빤 기뻐요."

"그래?"

"물론이지. 우리 아들이 여자애들의 위기에 쏜살같이 다가와 구하다니…… 우리 아들 언제 그렇게 멋지게 된 거야?"

"아부지, 닮아서 그런 거 아니야?"

아부지도 어무이가 아프거나 힘들어할 때는 오버 리액션할 정도로 움직인다.

"하하, 우리 아들이 그런 기특한 말도 다 하네! 아,  나무면 되겠다. 아들, 부탁해."

"네."

나는 아부지가 가리킨 나무 앞에 섰다.

평소처럼 손날로 쓰러트리려고 했지만…… 이왕이면 여기서 아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침의얘기를 들어보니 아부지는 아직 내가 엘시하고 노아랑 파티를 맺는 장면밖에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가 마나웨폰을 얻은 것도 모를 것이다.

"아부지, 잘 봐봐."

"응? 뭘 말이야, 아들?"

나는 오른손에 날이 무척이나  한손도끼를 만들어냈다.

"흐읍!"

그리고 힘을 담아 나무의 나무를 베어냈다.

쩌어어억!

단  번의 휘두르기로 나무는 옆으로 쓰러졌다.

손날로 하는 것보다 깔끔하게 베어졌다.

나는 뒤를 돌아보며 아부지에게 씨익 웃으며 말했다.

"어때 아부지?"

아부지는 내 손에 든 도끼를 가리키며물었다.

"래, 랜트야. 그, 손에  건 뭐냐?"

"이거 내가 영감으로 스킬 얻어서  수 있게 됐어."

"여, 영감? 아아, 그렇구나……. 우리 아들 벌써 영감도 겪게됐구나……."

아부지도 영감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나 보다.

"아부지. 나, 승격도 영감도 플단에 가서 처음 알게 됐는데…… 그런  알고 있었으면 가기 전에 알려주지 그랬어."

아부지는 나에게서 시선을 돌리며 살짝 뻘쭘해 하며 말했다.

"그, 그야 우리 아들 몸은 강해도 마음은 착하니까   정도 있으면 포기하고 금방 돌아올 줄 알았지……."

"아부지……."

아부지는 내가  달만 있으면 포기할 줄 알았나 보다.

아부지 눈에는 내가 그렇게 마음이 여려 보이는 걸까?

"게다가 우리 마을에서  번이라도 승격한 사람은 촌장님하고 나, 그리고 사냥꾼인 네이쿤뿐이라서…… 영감 같은 것도 크다 보면 다들 스스로 깨닫게 되는 거란다. 우리 마을은 평화로우니까 딱히 몰라도 별 지장도 없어서 말이다……."

확실히 우리 마을은 나오는 마물이라곤 어쩌다 흘러들어온 고블린뿐이라 승격할 기회도 적다.

마을 안에서만 살 거라면 승격도 영감도 그다지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험가 된다고 말한 아들에게 말해주지 않는 건 좀 섭섭했다.

"아부지도 영감 얻은  있어요?"

"나? 물론 있지. 도끼술 중급이란 스킬을 말이야."

"도끼술 중급?"

"나무꾼으로 도끼질만 하다 보니 젊었을 때는 초급. 네 엄마가 널 임신했을 때 먹여살리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나무를 베니까 중급으로 올라갔단다."

살짝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그런데 스킬에는 액티브랑 패시브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검술이나 창술 같은 부류도 스킬로 들어가나 보다.

그러고 보니 처음에 엘시랑 노아가 도시 안내를 해줬을때 영감이란 강하게 바라거나 열심 수련을 하면 얻는다고 했다.

분명 아부지가 얻은 도끼술 중급 같은 게 수련해서 얻은 부류일 거다.

"아부지, 오늘은 몇 개 베면 돼요?"

"오늘은 4개만 더 베면 돼."

"그럼 빨리 끝내버리고 가자."

나는 다른 나무를 향해 걸어갔다.

그런 나를 아부지가 말렸다.

"자, 잠깐만 아들, 좀 느긋하게 하자. 아들도 알잖아? 엄마, 일부로 아들 아빠랑 같이 보낸 거."

"그거야…… 알지."

"그러니까 아빠하고 느긋하게 얘기하면서 시간 좀 보내자.아빠도 우리 아들이 도시에 가서 어땠는지 직접 듣고 싶어요."

"……알았어, 아부지. 근데 일은 미리 다 끝내놓고 하자."

내 말에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자."

우선 나머지 나무를 벤 다음 가지를 쳐내고 여러 마디로 나누고 아부지가 갖고 온 끈으로 묶는 걸 끝낸 나는 아부지와 함께 나무 밑동에 앉았다.

"랜트야, 처음 플단에 갔을 때 어땠니?"

아버지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아부지, 그렇게 아들 얘기 듣는 게 기대돼요?"

"허허, 그야 물론이지."

아부지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나도 결국 이 마을 토박이니까. 마을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단다. 물론 여보를 만나고 우리 랜트를 낳아서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마을 밖 일이 궁금한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아요."

"그랬구나……."

그렇다면 남자로서 내 시점으로 아부지에게 얘기를 들려주자.

"아부지, 플단에 처음 들어가서 모험가 길드로 가장 먼저 들어갔어."

"그랬어? 모험가 길드는 어땠니?"

"그야 모험가 길드니까 여러 모험가들이 엄청 많았어. 벽에 있는 게시판에는 엄청 많은 의뢰서가 붙어 있고 여러 모험가들이 그쪽에 몰려서 의뢰를 고르는 모습을보고 내가 정말 모험가의 도시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

"오오, 그랬구나."

아부지의 눈빛이 더 초롱초롱해졌다.

"그리고 있지…… 가장 모험가들을 보고 나 조금 충격에 빠졌어."

"충격? 어떤 충격인데?"

까닥까닥

나는 아부지에게 손짓으로 귀 좀 빌려달라는 손짓을 했고 아부지는 몸을 내 쪽으로 기울이며 귀를 내밀었다.

그리고 나는 조용한 목소리로 아부지에게 속삭였다.

"대부분 여성 모험가의 복장이 있지…… 대부분 엄청 야하다."

"정말? 그…… 노아라는 애만 그렇게 야한 복장인 게 아니었니?"

확실히 노아의 복장은 우리 마을에서는 무척이나 야한 부류에 속한다.

하지만 플단에서는 오히려 노아가 평균적이다.

"노아 정도면 평범한 수준이야. 오히려 더 대담한 옷을 입은 사람들도 많은걸?"

"어떤 식으로?"

아부지가 무척이나 궁금해하며 나에게 다음 내용을 재촉했다.

"허벅지나 배는거의 그대로 드러난  대부분이고…… 오히려 가만히 있으면  보이는데 움직일 때마다 보이게 해서 더 야한 복장이라든지…… 가장 파격적인  가슴이랑 거기만 가려서……."

"에구머니나! 그, 그래!  자세히 얘기해봐 아들!"

"예를 들면……."

그리고 나는 복장 설명에 관해서는 마나웨폰으로 옷의 형태를 재현하면서 아부지와 사이좋게 부자간의 그리고 남자 간의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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