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2화 〉171화-내 고향 방문하기
나와 엘시, 노아, 니냐 씨는 데이브와 함께 촌장님 댁으로 갔다.
아부지는 기절한 어무이를 돌보기 위해 집에 남았다.
"이야~ 설마 랜트한테 니냐 씨나 다른 분들처럼 예쁘신 동료들이 생길 줄 몰랐어요."
"후훗, 고마워."
데이브는 노골적으로 니냐 씨를 중심으로 칭찬했다.
데이브, 너무 그러다가 널 좋아하는 시마에게 미움받는다?
그런데 걸어가면서 뭔가 이상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얘기를 듣기 위해 촌장님 집에 있는 애들은 그렇다 치고 다른 어르신들의 모습도 안 보였다.
"여기가 촌장님 댁이에요!"
위화감을 느끼면서 우리 마을에서 가장 큰 집인 촌장님 댁에 도착했다.
원래 촌장님 댁에서 회의도 여니 처음부터 크게 지었다고 한다.
촌장님 댁에 들어가자…….
"랜트, 왔구나!"
"어머, 저 애들이 동료들이야?"
"우와…… 이쁘다."
"응? 2주 만에 동료를저렇게나 만들었어?"
"저거 봐 랜트가 녹색 가죽 갑옷 입었어!"
마을 애들만이 아니라 어르신들도전부 촌장님 댁에 모여 있었다.
애들 중간에 서 있는 멜리사가 보였다.
멜리사는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팔짱을 끼며 중얼거렸다.
"어째서 여자뿐이야?"
그 후 우리는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강 어무이, 아부지에게 한 얘기와 비슷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들려줬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모두 놀라고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또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힘센 건 알았는데…… 모험가로서도 열심히 하긴 하나 보구나."
"마왕이랑 용사파티 놀이하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한 달 전에도 했었잖아."
"아, 그랬지."
"와아…… 그럼 랜트 던전에서 돈 많이 버는 거야?"
"사실 나 예전부터 랜트가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넌 근육돼지라고 웃으면서 놀렸잖아?"
"쉿~! 어머, 내가 그랬나?"
"허허, 우리 가게 짐 옮기길 도와주던 랜트가 말이지……."
"저기! 플단은 어떤 곳이야!"
그 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줄만한 활약상은 거의 다 얘기해서 엘시, 노아, 니냐 씨에게 도시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도시유행은 무언인가, 정말로 던전은 마물로 드글드글한가, 또는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가.
플단에 있던지 2주 정도밖에 안 되고 애초에 이 마을 출신인 내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 점점 더 많아져 나는 구석에서 가만히 앉아질문에 대답해가는 3명을 바라봤다.
마을 사람들이 모이니 숲속에서 고블린 무리가 들어와 마을이 집단 이종 윤간 및 난교의 아수라장이 된상상을 했던 때가 떠올랐다.
시간도 때울 겸 다시 그 망상을 떠올릴…….
"야, 근육돼지……."
그때 멜리사가 내 옆에 와서 말을 걸었다.
"근육돼지 아니야, 멜리사."
"모험하러 간다면서 여자 만들어서 마을에 자랑하러 온 너한텐 근육돼지가 딱이야."
여자를 만들어서 온 게 아니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연인이 된 것뿐이다.
"멜리사도 들었잖아. 던전에 들어간 첫날에 엘시랑 노아를 구해준 계기로 파티가 된 거야."
"저 니냐라는 사람은 그렇다 쳐도 첫날에 만났다는 두 명은 너무 작위적이어서 안 믿겨. 구해줘서 같은 파티? 보통 구해줘야 할 정도로 약한 애들하고가 아니라 장래를 생각하면 좀 더 강한 사람들이랑 먼저 해야 하지 않아?"
멜리사의 말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마침 여관도 같고 도시도 안내해주면서 엘시와 노아하고 같은 파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 것이다.
솔직히 내 힘에 너무 많은 자신과 여유가 있어서 딱히 처음부터 강한 사람과 파티를 짜야 한다는 강제성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다.
"게다가 뭐야. 우연히 같은 여관에서묵게 됐다니…… 사실 저 애들 미행해서 알아낸 거 아니야?"
"절대 아니야, 멜리사. 왜 그렇게 화가 난 거야?"
멜리사는 고개를 휙 돌리고 말했다.
"시끄러. 흥, 마을에서는 같이 어울리는 것도 안 하던 네가 도시에 가서는 다른 사람들과 잘만 어울리고…… 여자 동료도 저렇게나 만들고…… 뭐야? 도시 데뷔야? 마을과는 다른 나를 연기하는 식으로 행동하는 거야?"
"그런 건 아닌데…… 그리고 나도 데이브하고도 놀았잖아."
"……그건 데이브네가 먼저 말 걸어서 그런 거고. 네가 먼저 놀자고 한 적 본 적 없거든."
그건 그랬다.
할 말이 없습니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더니 멜리사가 입을 열었다.
"……야, 랜트."
"응."
"도시에 사는 거…… 즐거워?"
"아직 지낸 날이 짧아서 그런지…… 매일매일이 신선해."
매일매일밤 사랑스러운 연인들과 하는 섹스도 더욱 기분 좋아져서 신선함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래도 계속 있으면 그것도 익숙해질 거라곤 생각해."
"그래? 지루해지기라도 해?"
"으음…… 아마 그런 날도 있지 않을까?"
사람 사는인생 앞으로 어떻게 느낄지는 스스로도 모르는 법이다.
"……너 내일 떠난다고 했지."
"응. 아마 점심은 먹고 출발할 거야."
"그럼…… 내일 아침 일찍…… 숲속에서 나랑 좀 만나자."
"멜리사랑 내일?"
"뭐야? 싫어?"
"아니, 그건 아닌데……."
"그럼 나와. 알았지?"
"으, 응……."
멜리사는 내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또래 애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어째서 멜리사는 날 내일 만나자고 한 걸까?
혹시 숨겨왔던~ 나의~ 같은 노래 가사처럼 예전부터 나를 좋아했던 마음을 고백하는 전개인 것인가!?
……아니, 그렇다고 하기에는 평소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
예전부터 츤데레 같은 모습을 보였다면 맥락이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예전부터 멜리사는 나한테 시큰둥한 태도였다.
뭐지?
정말 마음이 있었던 걸까?
나는 어느샌가 소꿉친구의 마음을 몰라주는 둔감 주인공 같은 상황에 빠졌던 걸까?
으으으음…….
하지만 멜리사의 시큰둥은 정말로 그다지 관심 없게 느껴졌단 말이다.
고민을 하는 동안 어느새 시간은 지나가며 마을 사람들의 질문도 점차 줄어들고.
짝짝
"자아, 이만 다들 각자 할 일을 하러 가게나."
촌장님이 손뼉을 치며 질문 공세는 막을 내렸다.
어른들은 얌전히 다들 각자의 집 및 가게로 돌아갔다.
여자애들은 도시의 유행에 대해서 더 듣고 싶어 했고…… 남자애들은 예쁜 니냐 씨나 엘시와 노아랑 좀 더 말하고 싶어서 아쉬워했지만 다들 물러났다.
그리고 나와 엘시, 노아, 니냐 씨는 다시 우리 집으로 돌아갔다.
◈
"아부지, 우리 왔어요. 어무이는 괜찮아?"
"아들, 왔구나. 엄마는 이미 깨어났단다."
"아이구~~ 우리 효자 왔어!"
깨어난 어무이는 나를 향해 달려와 어깨를 강하게 짝짝 두드렸다.
우리가 촌장님 댁에 있는 동안 현실을 받아들이고 무척이나 기뻐하는 것 같다.
"우리 예쁜 아들~! 그래그래, 오늘 저녁 뭐 먹고 싶어? 엄마가 다 만들어줄게!"
완전히 해바라기 웃음이다.
이런 속물적인 어무이.
싫지 않습니다.
"어무이."
"응, 우리 아들,뭐 먹고 싶어!"
"고기 수프로도 충분해. 나 어무이가 만든 수프 좋아하니까."
"어머, 그래! 아이구, 우리 아들 마음씨도 착하기도 하지! 그러니까 저렇게 어여쁜 처자들하고도 사이가 좋지."
"어, 어여쁜이라니…… 하으."
"헤헤헤……."
"어머, 어머님도 참……."
"그래, 고기 수프 좋아한다고 했지! 그럼 장가서 재료 더 사 올게! 당신! 짐꾼으로 와요!"
"어, 여보. 나좀 더 랜트하고 동료 애들이랑 좀 더 말 좀 나누고……."
"당신은 나랑 시장 데이트 싫어?"
"시장 데이트……? 좋고말고! 랜트야! 아빠랑 엄마 다녀올게!"
아부지는 곧바로 손바닥을 뒤집으며 어무이랑 같이 밖에 나가려고 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100실버가 들어간 주머니 하나를 꺼내 아부지에게 건넸다.
"만에 하나 돈 부족할지도 모르니까 하나 가져가, 아부지."
"응, 고마워, 아들! 여보, 가자!"
"그래요! 오호호호, 랜트야, 고기 잔뜩 사올게~!"
그리고 어무이와 아부지는 사이좋게 시장을 보러 갔다.
집에는 우리밖에 안 남았다.
"히히힛, 역시 랜트네 부모님 즐거우신 분들이네."
"그래?"
"응! 근데 의외로 랜트 아빠는 상상했던 것보다 많이 달랐는데…… 그래도 역시 랜트 아빠란 생각이 팍팍 들더라."
엘시도 상냥하게 웃으며 노아에게 동의했다.
"네, 맞아요. 랜트의 아버님은…… 정말 랜트랑 많이 닮았어요."
"그야, 아부지 아들이니까 이 머리카락도 그렇고 덩치도 아부지 닮은 걸껄?"
"히히힛, 그런 것도 닮았지만 우리가 닮았다고 생각하는 건 그런 게 아니야, 랜트."
"그럼 뭐야?"
그때 니냐 씨가 키득키득 웃으시면서 말했다.
"후후훗, 랜트. 우리가 닮았다고 생각한 건…… 어머님에게 푸욱 빠지셔서 사랑한다는 마음이 아주 잘 느껴진다는 점이야. 랜트가 우리를 사랑하는 것처럼♡"
"아……."
그런 말을 들으니 갑자기 쑥스러워집니다.
"게다가 귀여우신 점도♡"
"히히힛, 랜트도 우리랑 결혼하면 저렇게 될까?"
"저희에게 푹 빠진 귀여운 랜트…… 좀 보고 싶어요."
엘시, 그런말 하지않아도 난 지금도 푹 빠져 있는데?
"그래? 난 지금도 모두가 정말 사랑스러워서 푹 빠졌는데?"
"히히힛♡"
"래, 랜트♡"
"정말~ 그런 말 하면 당장 사랑을 나누고 싶잖아♡ 여긴 랜트 부모님들도 있어서 참아야 하는데♡"
그렇게 말하며 니냐 씨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나와 입술을 포갰다.
"츄우웁♡ 쪽♡쪽♡"
한 번은 내 입술을 빨아들이는 듯한 약간 진한 키스 다음에는 가볍게 두 번의 입맞춤을 했다.
"하으, 니, 니냐 씨……."
"치사해~ 나도 할래!"
니냐 씨가 자리를 비키자 노아가 깡총 뛰어서 나를 껴안고 나에게입맞춤을 했다.
"쪽♡ 쪽♡ 쪽♡ 에헤헤♡"
"하으! 저, 저, 저도……."
천천히 엘시도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이면서 다가왔다.
"응, 다음엔 엘시, 차례야!"
엘시는 두 손을 기도하듯 마주 잡은 다음 눈을 꼭 감고나를 쳐다보며 입술을 내밀었다.
나는 그런 엘시의 얼굴을 양손으로 상냥하게 감싸며 입을 맞추었다.
엘시하고는 상냥하게 가만히 5초 정도 입술을 닿은 다음에 뗐다.
"헤, 헤헤……♡"
엘시의 표정이 기쁨에 헤실헤실 미소가 지어졌다.
무척 귀엽습니다.
노아가 손을 번쩍 들며 나에게 말했다.
"있지, 랜트! 랜트 방 좀 보여줘! 우리 랜트네 엄마랑 얘기하느라 랜트방 못 가봤어!"
"내 방? 이쪽이야."
모두를 내 방으로 안내했다.
"그다지 볼 거 없는 평범한 방이야."
내 방은 그냥 침대만 덩그러니 하나가 놓여 있는 방이다.
장난감 같은 건 애초에가지고 놀지도 않고 밖에서 딸 치는 일상을 보냈다.
책 같은 건 촌장님 댁에 한꺼번에 있어서 둘 이유도 없다.
"……에잇!"
노아가 갑자기 내 침대에 다이빙하면서 베개에 얼굴을 부비부비 문질렀다.
"노아?"
"으으음~ 킁킁…… 응! 랜트의 냄새가 난다♡ 히히힛♡"
수인족이라서 그런 걸까?
노아도 티나처럼 냄새 페티쉬가 살짝 있는 것 같다.
"……근데 정액 냄새는 안 나네?"
그야 자위는 방이 아닌 숲속이란 친환경적인 곳에서 하니까.
"정말?"
니냐 씨도 침대에 다가가 침대 시트나 베개 냄새를 맡았다.
"킁킁…… 어머, 정말이네? 맛있는 랜트의 정액 냄새가 안나. 랜트는 집에서 자위 안 했어?"
"노, 노아. 니냐 씨! 그, 그런 질문을 하면 랜트도 곤란해할 거예요!"
엘시만이 얼굴을 붉히며 노아와 니냐 씨를 나무랐다.
"에에~ 하지만 이상하잖아. 랜트는 매일 밤 우릴 사랑할 정도로 야한 거 엄~청 좋아하잖아. 그런데 방에서 정액 냄새가 안 나는 건 이상해."
"그, 그건……."
"크흠."
난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보통 자위는 숲속에서 혼자 놀고 있을 때 했어. 애초에 우리 집은 좁기도 해서 자위하면…… 금방 어무이, 아부지한테 들킬 게 뻔하니까."
팡!
노아가 왼손바닥에 오른 주먹을 두드리며 납득이 갔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하, 그랬구나!"
"어머, 랜트는 밖에서 하는 개방적인 자위 생활을 했구나♡ 그래서…… 후훗, 던전에서 자지를 빠는 것도 바로 거부하지도 않았고♡"
"그건 그냥…… 받고 싶어서 그런거예요."
"후훗♡"
"저, 저기 랜트……."
"응, 엘시."
"래, 랜트의 어릴 적 얘기…… 들려주실 수 있나요?"
"내 어릴 적 얘기? 그건 레스토랑 휴게실에서도 했잖아."
"네. 하지만…… 이번엔 오늘 랜트의 어머님이 들려주신 얘기에서…… 랜트의 시점에서는 어떤 식으로 느꼈는지 듣고 싶어요. 좀 더…… 래, 랜트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그래?"
엘시가 살짝 힘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 나도! 나도 듣고 싶어! 있지있지! 어째서 고블린이랑 처음 만났을 때 바로 자세 잡았어? 무섭지 않았어?"
"후훗, 그건 나도 궁금해. 들려줘, 랜트♡"
"알았어요."
나는 엘시랑 내가 앉을 의자를 마나웨폰으로 만들었다.
"앉아, 엘시."
"고마워요, 랜트."
나와 엘시가 앉고노아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니냐 씨랑 나란히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나는 아부지. 어무이가 돌아올 때까지 내 시점에서 내 어릴 적 얘기를 최대한 기억나는 한 이야기했다.
엘시도 노아도 니냐 씨도 내 얘기를 들으며 즐거워했다.
나에겐 그다지 감흥이 없는 체험들이 많지만…… 내 사랑스러운 연인들이 즐거워해 주니 나도 얘기하면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