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6화 〉175화-멜리사의 마음 (176/818)



〈 176화 〉175화-멜리사의 마음

잠시 상황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내 망상용 초고속 사고회로를 작동했다.

멜리사는 나를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마음을 여태까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마을을 떠나자 내 빈자리를 느끼고 멜리사는 허전함을 느꼈고 점점 나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내가 돌아온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기뻐하는 자신을 결국에는 자각해버리고  것이다.

그리고 마음은 점점 폭주해서 스스로의 감정을 복잡하게 느끼면서도 그래도 멈출  없어서…….

지금 이렇게 나에게 자신을 사달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눈치채지 못한 것도 멜리사가 스스로도 모르고 있었기에 그런 것이었다.

……무슨 멜로가 들어간 망가에서나 나올  같은 시츄에이션이다.

만약에 내가 여기서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적어도 멜리사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 게 아닐까?

내가 대답을 안 하고 있자 멜리사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역시 싫지?  놀리기나 하고…… 게다가 난 예쁘지도 않으니까."

자신 없게 말하며 자신을 비하하는 멜리사.

솔직히 지금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그 말은 부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아니야, 멜리사. 멜리사는 예쁜걸."

멜리사가 살짝 고개를 들며 나를 째려봤다.

"뭐? 거짓말하지 마. 이런…… 인상 나쁜 내가왜 예쁜데?"

멜리사가  손을 놓고 앞으로 넘긴 자신의 머리카락을 꼬옥쥐었다.

"랜트 널 놀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런 나쁜 인상이 없더라도 내가 예쁘게 보일 리 없잖아.  얼굴도 항상 이렇게…… 시큰둥하잖아. 나도 알고 있어.

어무…… 엄마도 나보고 웃으면 예쁠 거라고 하지만 난 계속 이런 얼굴인걸. 남자는 베시시 웃는 여자가 더 예쁘잖아. 나처럼 이런 얼굴을 하는 애가 아니라……."

아무래도 멜리사의 시큰둥한 얼굴은 평소에 기분이  좋아서 그런  아니라 원래부터 그런 거인듯하다.

그러고 보니 멜리사의 표정은 날 볼 때만이 아니라도 평소에도 계속 이랬다.

그래서 남자애들은  무서워해서 멜리사에게 장난 같은 것도  치고 그렇기에 여자애들도 멜리사를 잘 따르는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멜리사 자신에게 있어서는 콤플렉스인가 보다.

그래도 평소에 시큰둥한 시크한 느낌도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거짓말이 아니야, 멜리사.정말로  멜리사가 예쁘다고 생각하는걸."

전생의 미적 기준을 가진 나로서는  세계 대부분의 여성들이 예쁘다.

하지만 멜리사는 그걸 제외하더라도 충분히 예뻤다.

게다가 자신의 시큰둥한 얼굴을 자각하고 풀이 죽은 모습이…… 멜리사에겐 미안하지만 귀엽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널 그렇게 놀렸었는데?"

"멜리사가 예쁜 건  놀리는 거랑은 상관없잖아. 거기다 놀리는 것도 근육돼지라고 불리는 게 좀 싫을 뿐이지. 그렇다고 멜리사를 싫어하진 않았어."

물론 망상으로 텔리샤 아줌마랑 함께 모녀덮밥하는 망상도 하긴 했지만 애초에 이 마을에서 내 망상의 대상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노인들 빼고는 없다.

"게다가 솔직히 당황스럽긴 하지만…… 멜리사가  좋아해 준다는 건…… 기뻐."

"……저, 정말?"

"응."

멜리사에게 그렇게까지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게다가 평소에는 시큰둥한 얼굴을 한 무자각이었던 멜리사가 이렇게 나를 좋아해 준다고 하니 갭이 느껴져 꼴리면서도 기쁘기도 했다.

"……아아, 정말……."

멜리사가 고개를  숙이며 앞으로 넘긴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채 입을 가렸다.

"멜리사?"

"잠깐 말 걸지 말아봐. 진짜 잠깐만……."

"으, 응."

멜리사는 그 자세 그대로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나, 이렇게 쉬운 여자였나? 진짜 믿기지 않아. 지금 생각해보면 갑자기 와서 고백이라니 바보 같잖아. 생각 있는 거야? 근데 랜트는 기쁘다고 말하고…… 하아, 진짜……."

"메, 멜리사?"

"진짜! 그러니까 지금 부르지 말라…… 고. 읏!"

화를 내며 나를 쳐다본 멜리사는 볼에 붉게 홍조가 생겨났었다.

나에게 얼굴을 보였다는 게 부끄러웠던 걸까.

멜리사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이내 자리에 주저앉으며 팔에 얼굴을 묻었다.

"정말……!"

"멜리사…… 괜찮아?"

"……전혀 안 괜찮아."

멜리사는 왠지 자포자기한 느낌으로 말했다.

"바보 같아…… 진짜 이상해. 방금까지 완전히 기분이 좋은 쪽은 아니었는데 랜트가 날 예쁘다고 하고, 내가 좋아한다는 걸 알고 기쁘다고 말하니까 가슴인 계속 뛰고 마음이 들뜨면서 쑥스럽고…… 그냥 그 한마디 들은 것뿐인데 얼굴은 완전히 뜨거워져선…… 내가 이렇게 쉬운 여자일 줄 몰랐어."

그런 점은 귀엽다고 생각해, 멜리사.

하지만 그런 말을 직접 입 밖으로 꺼내면 멜리사가 더 부끄러워할 것 같아  참았다.

그리고 멜리사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도 홍조가 있어 빨간 얼굴을 숨기지도 않은 채 멜리사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랜트,  예쁘다고 말했지?"

"응."

"내가 좋아한다고 들어서 기쁘다고 했지?"

"응."

"그럼…… 그럼 나 사 줄…… 거야?"

"어? 그, 그건……."

"……역시 그 말은 그냥 입발린 거짓말이었구나."

멜리사의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혔다.

나는 다급히 멜리사에게 말했다.

"메, 멜리사. 그…… 거짓말 아니야! 정말 멜리사가 예쁘다고 생각하고 멜리사의 말을 듣고 기뻤어! 그래도 갑자기 사라고 들으면 나도 다, 당황해서……."

"하지만 기쁘다고 해서 랜트가  좋아하는 건 아니잖아. 어차피 마음은  세 명 중 누군가한텐 있을 거잖아. 그러면 그냥 나 혼자만 랜트를 좋아하니까…… 랜트랑 이어질 수 없다는 것 정돈 나도 알거든!

만나는 기회도 이젠 거의 없을 거고  그 세 명이랑 계속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결국 이어질 거잖아…….

랜트는 남자니까 야한 거 좋아하잖아? 마음이 있는 애들이 있어도 창관에 갈 정도잖아? 그럼…… 그럼 구실 만들려면 결국 이런 방법밖에 없잖아……."

멜리사가 눈물 어린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있지, 랜트.랜트는 나랑 하고 싶어? 나, 사고 싶어? 정말로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거야? 정말 내가 좋아한다고 들어서 기뻤어?"

분명 지금 폭주하고 있는 멜리사의 안에서는 내가 멜리사를 예쁘다고 생각하고 멜리사의 고백을 받아 기쁘다고 생각하는 증명은 지금 멜리사를 사는 것으로밖에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일 거다.

멜리사를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멜리사의 고백을 받아 기쁜 것도 전부 진심이다.

그리고 그 마을을 증명하려면 지금은 멜리사랑 하는 것밖에 멜리사는 납득하지 않을 거다.

솔직히 멜리사랑 하는 거 자체는 기쁘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남자의 본능이다.

"멜리사, 전부 진심이야. 멜리사를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멜리사가 날 좋다고 해서 기쁜 것도. 그러니까…… 그…… 알았어. 멜리사를 살게."

"정말이야?"

"응……"

솔직히 망상으로 고백 받을까라는 생각은 했지만 폭주하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매춘행위를 받아들이게 될 줄은 몰랐다.

인생 정말로 어찌 될지 모르는 법이다.

"동정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건 절대 아니야."

"그래…… 후우……."

멜리사는 안심한 듯 한숨을 쉬었다.

내가 멜리사를 사겠다는 말에 잠깐의 안도를 느낀 것 같다.

"아…… 하하. 정말 내가 생각해도 바보 같네. 이런 걸로…… 안심하고."

멜리사는 다시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

"나 정말 널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 랜트. 나…… 진짜 쉬운 여자였네."

시큰둥한 얼굴로 자조적으로 웃으면서도  향해 얼굴을 붉히는 멜리사.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느껴져 솔직히 매우 꼴리면서 귀여움이 느껴집니다.

눈물이 맺힌 시큰둥한 얼굴.

무자각이었던 마음의 폭주.

얼굴을 붉히며 안도하는 태도.

멜리사는 복잡한 마음만큼 복합적인 꼴림을 나타내고 있었다.

"멜리사."

"응……."

스스로의 마음을 인정해서 그런 걸까.

멜리사는 방금보다는 차분한태도였다.

"그…… 가격은 어떻게 할까? 일단은 내가…… 멜리사를 사는 거잖아."

"아, 그랬지. 그럼…… 10실버는 어때?"

"……적지 않아?"

"어차피 우리 마을에서는 그다지 쓸 곳도 없고…… 그 정도면 돼. 그냥 랜트랑 돈으로 내 처음을 바쳤다는 사실만 중요하지. 금액이 많고 적은 것까지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그건 적다고 생각해."

"그래? 그럼 나중에 랜트가 맘대로 줘. 지금은……."

멜리사가 다시 내 손을 꼬옥 잡고살짝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나랑 하는 거에 집중…… 해줘."

멜리사에게서 엘시와 같은 부끄러움에 관한 귀여움이 마구 느껴집니다.

"알았어."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멜리사는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그…… 이럴  뭐부터 시작하면 좋은 거야? 말 꺼낸 건 나지만…… 나도 그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역시 마음이 폭주해서 사 달라고 말은 했지만, 멜리사는 아직 경험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처녀다.

"랜트는 그 창관에서 해봤잖아? 거기 사람들은 어떻게 했어?"

"창관에서는 내가 원하는 건 대부분 다 받아들여 줬어."

대표적으로 니냐 씨의 파이즈리 펠라가 그랬다.

물론 내기로 인한 거지만 나와 니냐 씨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창부들은 손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해줄 것이다.

"그, 그래…… 그럼 랜트는  하고 싶어?"

"그럼……."

 시킬까?

이왕 이렇게 돼버렸다.

할 수밖에 없는 이상 나도 기분 좋고 멜리사도 기분좋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거기서 한 가지 걸리는  있었다.

여기에는 미약도 없다.

멜리사는 니냐 씨에게 음문도 새겨지지 않았다.

즉 멜리사는 아무런 성적 보조 없이 나랑 섹스를 하게  것이다.

……내 커다란 자지를 미약도 음문도 없이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솔직히 아플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걸 피할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을 하는 도중 나는 요 며칠 간의 일에서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그 방법을 사용한다면 멜리사라도 충분히 기분 좋아질 수 있을 거라는 가능성이 보였다.

그렇다면 우선 애무부터 하는 게 좋을 거다.

어찌 됐든 멜리사를 느끼게 해서 섹스를 하기  쉽게 만드는  중요하다.

그럼 애무는 뭐부터 하면 좋을까?

키스? 가슴 애무? 아니면 보지 핥기?

"랜트?"

고민을 하는 동안 내가 말이 없어 멜리사가 내 이름을 불렀다.

"아, 미안. 뭐부터 할지 고민돼서……."

"고민이 돼?"

"응. 우선 멜리사의 몸을 그…… 만지고싶은데 어디부터 만질지 고민돼서."

 말을 듣자 멜리사는 웃음을 터트렸다.

"……풉, 뭐야. 그게. 변태. 바보 아니야? 하하하하……."

멜리사는 방금까지의 부끄러움이나 불안 때문이 아닌 웃음을 내서 눈가에 눈물이 생겼다.

조금 웃음이 잦아들자 멜리사는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런 건 아무 곳이나…… 얼마든지 만지면 되잖아. 왜 고민하는 건데. 나는 일단…… 랜트에게 사졌으니까 사양할필요는 없잖아. 그리고……."

멜리사가 자신의 앞으로 넘긴 머리카락을 만졌다.

"하려면 빨리해줘. 나, 지금 생각해도 내가 바보 같은 행동 하고 있다고 알고는 있어. 지금도 마음 복잡해서 얼렁뚱땅 넘기고 있으니까…… 분명 냉정해질 때까지 질질 끌면 나 아마 자괴감 엄청날 것 같아. 그러니까 그러기 전에…… 단번에 빨리 나랑 해줘."

"……꿀꺽."

부끄러워하면서 애무와 섹스를 재촉하는 멜리사의 모습이 너무 꼴렸다.

평소에는 시큰둥하고 나를 근육돼지라고 놀렸었던 멜리사가 지금은 쑥스러워하며 내 손길을…… 그리고 내 자지를 기다리고 있는 이 상황.

좀 반칙 수준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내가 맨 처음  애무는 내 마음속에서 확고히 정해졌다.

"그럼……."

나는 오른손으로 멜리사의 턱을 살며시 잡았다.

"응? 래, 랜트?"

턱이 잡히자 시큰둥한 표정이 기본인 멜리사의 얼굴도 살짝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왜, 멜리사."

"뭐, 뭐 하려는 거야?"

"키스."

"키……!? 자, 잠깐 그건…… 사, 사귀는 사이끼리 하는 거잖아. 안 되잖아! 나는 그냥 사지는 건데 그런 걸 하면……."

"창관에서는 키스도 애무의 일종이야, 멜리사."

"야, 그래도 나  좋아하고 이것도 첫 키스거든? 게다가 나도 또래 여자애라서 키스에 조금 동경 같은 것도 있는데 그런 무드 깨…… 지는…… 소…… 리……."

빠르게 나를 나무라는 멜리사.

하지만 그 말도 내가 얼굴을 가까이 대자 점점 사그라들었다.

멜리사는 볼이 새빨개진 채로 눈을  감고 스스로 턱을 좀 더 올리며 살짝 입술을 내밀었다.

그리고 나는 멜리사와 입술을 포갰다.

멜리사의 볼이 새빨개져 있는 탓일까.

부드러운 멜리사의 입술의 감촉에서는 뜨거운 열기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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