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5화 〉224화-데이트!
다시 레스토랑에 돌아가자 케빈 씨가 무척이나 보람찼다는 표정을 하며 우리를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랜트 씨! 요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주방으로 들어가니 내가 원한 대로의 오크 챔피언 스테이크가 나열돼 있었다.
"감사합니다, 케빈 씨."
"아니요! 감사해야 하는 건 접니다! 이걸로 우리 가게의 위상은 더욱 늘어날 겁니다! 거, 거기다 랜트 씨가 추가로 주신 고기들이라면 페이라에게도 맛있는 요리를…… 흐흐흐."
페이라라는 사람은 분명 니냐 씨의 지인이자 케빈 씨가 푹 빠진 창부의 이름이다.
케빈 씨는 맛있는 요리로 많은 점수를 따려는 것 같다.
힘내세요, 케빈 씨.
나는 음식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럼 저희는 가볼게요."
"네! 안녕히 가십시오!"
우리는 레스토랑을 떠나 여우의 쉼터를 향해 걸어갔다.
"엄청 랜트에게 고마워하던데…… 오크 챔피언의 고기라는 게 그렇게 맛있는 거야?"
"너무 맛있어서 귀족들이 먹으려고 안달이고 방금 레스토랑같이 고급 음식점은 경매까지 하면서 꼭 손에 넣으려고 할 정도래."
"그, 그 정도구나."
"나도 한 달 전에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어. 멜리사도 꼭 마음에 들 거야. 음식 냄새도 맛있었잖아?"
"뭐…… 맛있어 보이는 냄새긴 하더라."
그리고 우리는 모험가 길드의 창고에 들러 켈반 씨에게 길드장님, 레니 씨, 그리고 켈반 씨 몫의 스테이크를 전해드린 다음 여우의 쉼터로 돌아왔다.
"어서 와~!"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 건 노아였다.
"랜트! 랜트! 요리! 오늘 요리 가져왔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노아.
무척이나 오크 챔피언 스테이크를 기대하며 기다린 것 같다.
"응. 가져왔어."
"야호! 아, 멜리사 데이트 즐거웠어?"
"응."
"어서 와."
"어서 오세요!"
"아, 랜트, 멜리사."
이어서 니냐 씨, 티나, 엘시가 우리를 보고 반겼다.
미란다 씨는 카운터에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드셨다.
"있지! 지금 먹자! 멜리사도 배고프지?"
"난 땅콩 좀 먹어서…… 그래도 많이 배부르진 않아."
"히히힛, 그럼 걱정 없네! 한 입 먹으면 조금 배 안 고픈 것 정도는 신경 안 쓰일 거니까! 랜트! 먹자!"
"알았어, 노아. 테이블 붙이자."
"응!"
노아는 곧바로 테이블을 붙였다.
아직 다른 모험가들이 밥을 먹으러 오기에는 이른 시간.
우리는 붙여진 테이블을 둘러싸며 앉았다.
"그럼 꺼낼게."
나는 인벤토리에서 오크 챔피언 스테이크와 함께 준비된 식기들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우와……!"
"언제 봐도 맛있어 보여요……."
"빨리 먹자!"
"너무 맛있어 보이는구나."
모두 빨리 먹고 싶어서 참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멜리사는 모두의그런 반응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 그렇게 맛있어?"
"멜리사도 먹어보면 알 거야. 자, 먹자."
그리고 우리는 다 함께 오크 챔피언 스테이크를 먹었다.
◈
우물우물우물우물
환상적인 맛의 오크 챔피언 스테이크.
그 맛을다시 본 순간 나는…….
꾸우우우우우우울!
다시 한번 오크 챔피언의 함성소리가 들었다.
내 맛을 봐라! 라고 강하게 호소하는 듯한 외침이 머릿속에 울리며 입안에서는 마치 천상의 맛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스테이크의 맛이 온몸을 활성화시켰다.
역시 맛있다.
그 증거로 과연 그렇게 맛있을까?라고 시큰둥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멜리사도 정신없이 스테이크를 먹고 있었다.
"꿀꺽! 뭐야…… 이거."
그리고 마지막 한 점을 다 먹은 멜리사는 두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너, 너무 맛있어……! 이, 이런 요리가 세상에 존재했다니……!"
"어땠어, 멜리사?"
"최…… 고야. 하지만 벌써 끝나버렸어. 분명 배부른데 더 먹고 싶어……. 위험해. 이 요리 위험해. 끊임없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금방 살쪄버릴 거야."
"그 정도구나."
"랜트는 맛있지 않았던 거야?"
"아니, 엄청 맛있었어. 하지만 그런 걱정까진 하지 않았지."
"……."
멜리사는 탁하고 식기를 내려놓고 접시를 두 손으로 둔 다음.
할짝
접시에 남은 소스를 핥았다.
"맛있어……."
접시에 남은 소스도 핥아먹을 만큼 무척이나 맛있게 먹어줘서 무척 기쁩니다.
나도 멜리사를 따라 접시에 남은 소스를 핥아봤다.
할짝
맛있다!
참고로우리가 한 걸 본 모두는 스테이크를 다 먹은 다음 똑같이 우리를 따라 했다.
조금 보기 흉하더라도 그걸 무시할 만큼 오크 챔피언 스테이크는 맛있었다는 뜻이다.
◈
식사를 마치고 나는 엘시에게 힐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니냐 씨가 엘시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오늘은 자기가 상대해주겠다고 말했다.
아마 오늘은 멜리사와의 데이트날이니까 니냐 씨 나름대로 멜리사와 나를 배려해 준 걸거다.
나는 방 안에서 들어가고 평소처럼 티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시의 힐은 못 받았어도 티나의 마사지로 몸을 더욱 활성화시키며 멜리사와의 뜨거운 밤을 보내자.
그렇게 생각했을 때.
끼익
"래, 랜트……."
내 방으로 멜리사가 들어왔다.
"메, 멜리사."
멜리사는 평소의 평범한 마을 사람 복장도 아닌 오늘 입은 드레스도 아닌…… 속살이 비쳐 보이는 네글리제를 입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오, 오늘은…… 내 날이니까…… 티나에게 시간을 양보해달라고 했어."
"그, 그랬구나."
드레스 모습을 처음 봤을 때도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네글리제를 걸친 모습을 보니 더욱 멜리사가 예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멜리사는 천천히 다가와 침대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멜리사가 내 가슴에 얼굴을묻으며 말했다.
"랜트…… 오, 오늘은 그…… 도중에 격렬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아, 아기 플레이도 하지 않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 상냥하게 해줘."
멜리사는 격렬하거나 특수플레이가 아닌 평범한 러브러브섹스를 원했다.
나는 멜리사의 양어깨를 붙잡고 멜리사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알았어. 오늘은 멜리사가 원하는 대로 상냥하게 할게."
말을 마치며 나는 천천히 멜리사에게 얼굴을 가져갔다.
내 얼굴이 다가오자 멜리사는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었고 우리는 첫시작으로 부드럽게 입을 포갰다.
입술을 떼고 나는 언제나 생각하는 말을 입 밖으로 냈다.
"사랑해, 멜리사."
"나도…… 사랑해♡"
그리고 우리는 상냥한 밤을 보냈다.
◈
다음 날 아침.
나는 상쾌한 기분과 함께 잠에서 일어났다.
옆을 봐보면 알몸의 멜리사가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어제는 그야말로 소프트한 러브러브섹스로 쭈욱 이어나갈 수 있었다.
부드러운 키스로 시작해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정상위.
그대로 정상위를 한 채로 입을 맞추며 러브러브 피스톤.
중간에 자세를 바꾸며 대면좌위나 후배위로도하며 즐겼다.
중반부터는 멜리사가 내 이름을 부르며 신음을 흘리는 게 정말로 꼴렸다.
섹스는 멜리사가 지쳐서 잠이 들 때까지 계속됐다.
절대로 너무 가버려서 기절한 것이 아닌 지쳐서 잠이 든 것이다.
뒤처리를 끝낸 다음 나는 새근새근 자는멜리사의 얼굴을 보며 잠을 잤다.
꿈에서는 메이드 솔리씨의 무릎베개를 탐닉했다.
특히나 후반부의 속옷을 벗은 솔리 씨의 하복부와 다리 틈새에 생긴 삼각형의 공간에 주스를 따라 마시는 건 무척이나 꼴렸습니다.
물론 그 후로는 메이드 솔리 씨와의 폭풍섹스를 했고 9시간 정도 솔리 씨와 꿈속에서 실컷 즐기고 깨어난 것이다.
"멜리사."
나는 살며시 어깨를 흔들며 멜리사를 불렀다.
"으음…… 랜트……?"
"잘 잤어?"
멜리사가 눈가를 비비며 나를 쳐다봤다.
화아아아악
"으, 응……."
멜리사가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숙였다.
어제의 일이 떠올랐나 보다.
"목욕하러 가자."
"응."
욕탕에 가서 멜리사와 함께 목욕을 한 다음 밖으로 나오자.
"랜~~~트~~~!"
노아가 나를 향해 뛰어오르며 내 몸에 달라붙었다.
부비부비부비부비
나에게 달라붙은 노아는 격렬하게 얼굴을 비볐다.
"왜, 왜 그래, 노아?"
이렇게 격렬한 애정표현은 매우 좋지만 갑작스러운 행동에 조금 당황스럽다.
"후후후, 오늘은 내 날이잖아. 랜트를 독점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엄청 신나!"
"그래?"
"응! 거기다 어제는 오크 챔피언 스테이크도 먹어서 기운이 넘쳐나!"
확실히 기운이 넘쳐나는 것 같다.
노아의 꼬리가 평소보다 빠르게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다.
"노아."
"응!"
"밥 먹게 내려와 줘."
"알았어!"
노아가 힘차게 대답하며 나에게서 내려왔다.
그 후 엘시도 니냐 씨도 내려와서 우리는 함께 아침을 먹었다.
노아도 엘시나 멜리사처럼 따로 옷을 갈아입으러 4층으로 올라갈 줄 알았지만 노아는 밥을 먹은 후에 곧바로 씨익 웃으며 말했다.
"가자, 랜트!"
"준비할 건 없어?"
"없어!"
"도시락은 챙기고 가자."
"응!"
오늘의 노아는 평소보다도 텐션이 높았다.
활기차서 평소보다 더 귀여웠습니다.
티나에게서 도시락을 받은 나와 노아는 여우의 쉼터에서 나갔다.
거리를 걸어가며 나는 노아에게 물었다.
"노아, 오늘은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
"있어. 우선 시장에 가자, 랜트."
"시장?"
"응. 사고 싶은 게 있어서."
노아와 함께 시장으로 갔다.
"이거랑…… 이거랑…… 아, 그리고 이거 주세요! 20개씩!"
"고맙습니다!"
노아는 시장에서 빵이나 고기 등 음식들을 주로 샀다.
"랜트, 부탁해!"
"응."
나는 노아가 건넨 물건들을 전부 인벤토리에 넣었다.
노아가 산 건 음식뿐만이 아니었다.
"이거 좋아하겠지? 아, 그래 저번에 이런 거 가지고 싶다고 했었지."
시장에서 파는 플단 기념이라든지 나무로 된 장난감 또는 인형 등도 샀다.
"이것도 부탁해, 랜트!"
"응. 하지만 노아 왜 이렇게 많이 사는 거야?"
"내가 랜트랑 가고 싶은 곳에서 줄 선물들이라서."
선물…… 장난감이나 인형을 사는 걸 보니 어린애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물 같았다.
"아, 이것도 좋아하겠다!"
나는 1시간 정도 노아의 쇼핑에 어울렸다.
여성의 쇼핑을 함께 하는 건 괴롭다는 말이 있지만 싱글벙글 웃으며 물건을 사는 노아를 보는 게 즐거워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쇼핑을 끝내고 노아가 나를 데려간 곳은 조금 으슥한 뒷골목이었다.
"이런 곳은 처음 와봐."
"뭐, 그러지.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들리질 않으니까. 이른바 플단의 어둠의 일면! 같은 거야. 뭐, 방금 건 과장이고 그냥 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구역이야."
어디나 빈부 격차는 있는 법이었다.
확실히 주변을 보니 조금 꾀죄죄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보였다.
"랜트에게 말한 적 있지? 나 고아원에서 자랐다고."
"응. 처음 만났을 때 말했잖아."
"보통 고아원은 보기가 좀 그렇잖아? 사정이 있어서 부모를 잃었거나…… 아니면 부모에게 버려진 애들이 있는 곳이니까. 그래서 고아원 같은 건 이런 뒷골목에 주로 지어진대."
"아이들이 살기에는 좀 위험하지 않을까?"
고아들이 각박한 환경에 성격이 삐뚤어지거나 도둑질을 일삼는 경우를 만화나 소설에서는 자주 나오는 설정이다.
"괜찮아. 그래도 플단은 활발하고…… 그만큼 치안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서 랜트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다른 곳은 엄청 심한 곳도 있다고는 들었지만 적어도…… 다행히 플단은 나아."
"그렇구나."
"히힛, 응!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진 마."
그때 허름한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우릴 보더니 말을 걸었다.
"응……? 너, 노아냐?"
"오, 라이크 아저씨 오랜만~."
"모험가가 됐다고 들었는데…… 그 덩치 큰 형씨가 네 동료냐?"
"응! 랜트라고 해!"
"래, 랜트?! 랜트라면 그 던전 크래셔 랜트를 말하는 거야!?"
"응!"
뒷골목에도 내 소문은 다 퍼진 모양이다.
"괴, 굉장한 녀석의동료가됐는데…… 몸이라도 판…… 허윽!"
라이크라는 중년 남자는 나를 보더니 안색이 창백해졌다.
"아, 아니야! 모욕하려던 게 아니야. 이건 그게……."
"푸하하하! 라이크 아저씨, 너무 겁낸다! 랜트는 그렇게 무섭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나 몸판 거 아니야."
"그, 그래. 미, 미안하다."
"나 랜트의 연인인걸~ 그치, 랜트~♡"
노아가 나를 꼬옥 껴안았다.
달라붙은 가슴의 감촉이 기분 좋습니다.
"응."
노아의 턱을 손으로 간질였다.
"햐응♡ 으으으~♡ 랜트의 손 기분 좋아~♡"
"여, 연인? 정말이냐?"
"응!"
"그건…… 자, 잘됐구나. 그,그럼 난 이만……."
라이크라는 중년 남자는 후다닥하고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누구야?"
"라이크 아저씨.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아저씨야. 말하는 게 좀 더럽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야."
"근데 왜 겁먹은 거지?"
"랜트, 덩치 크잖아. 딱 봐도 내가 이런 곳에 같이 데려온 거 보면 보통 사이는 아닐 거라고 생각되는데 나 욕했다가 한 대 맞을까 봐 그런 거 아니야?"
"아하."
확실히 노아를 심하게 욕하면 화날 거다.
사랑하는연인이 욕보여져서 가만히 있을 생각은 전혀 없다.
"그보다 빨리 가자, 랜트! 조금만 더 가면 돼!"
노아가 내 손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노아가 날 이끈 곳은…….
"짜잔! 여기가 내가 모험가가 되기까지 자라온 곳이야!"
낡아 보이는 고아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