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8화 〉227화-데이트!
"랜트 씨! 가요!"
아침을 먹은 후 도시락을챙긴 티나가 내 팔을 껴안았다.
"응, 티나. 아, 도시락 줘."
"네!"
도시락을 인벤토리에 넣고 나는 모두를 향해 말했다.
"그럼 갔다 올게."
"갔다 올게요!"
가장 먼저 미란다 씨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향해 손을 흔들었다.
"후훗, 티나 잘 갔다 오렴."
"응, 엄마!"
그 후 다른 모두에게 잘 갔다 오라는 말을 들으며 나와 티나는 밖으로 나갔다.
도중에 아침에 아직 1층에서 밥을 먹는 몇몇 모험가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지금 4명째지?"
"사이 좋다고는 생각했는데 진짜 다 사귈 줄이야……."
"크윽! 나도 힘이 있었다면 여자들에게 인기만점이었을 텐데!"
"니 얼굴론 무리야."
"뭐?!"
나는 티나와 함께 밖을 걸어가며 티나에게 물었다.
"티나는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네! 우선 저 옷 가게에 가고 싶어요!"
"옷 가게?"
"저 지금 평소랑 같은 옷이잖아요. 그러니까 옷 가게 가서 랜트 씨가 마음에 들어 하는 옷을 입고 같이 돌아다니고 싶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돈은 있어?"
"네! 오늘을 위해서 열심히 모았어요!"
나와 데이트할 옷을 사기 위해 차곡차곡 돈을 모은 티나.
그런 티나의 지금까지의 모습을 상상하니 무척이나 가슴이 찡해졌다.
"티나."
"네, 랜트 씨!"
"내가 사줄까?"
"네? 괜찮아요. 돈은 충분하니까요!"
"아니, 사실…… 지금 데이트잖아? 그러니까 티나에게 데이트 선물도 해주고 싶어서. 그런 의미에서 내가 티나가 살 옷을 사고 싶은데…… 안 될까?"
"랜트 씨…… 기뻐요!"
티나가 더 강하게 내 팔을 끌어안으며 얼굴을 비볐다.
환하게 웃는 티나의 미소도 살랑살랑 움직이는 티나의 꼬리도모두 귀여웠다.
"그럼 빨리 가요! 빨리 가서…… 새 옷을 입고 랜트 씨랑 데이트하고 싶어요!"
"응."
나는 살짝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티나의 속도에 맞춰 옷 가게를 향해 걸어갔다.
◈
"랜트 씨, 이거 어때요?"
옷 가게에 들어가고 티나는 여러 옷을 시착해봤다.
원피스나 블라우스, 때로는 니냐 씨 같은 수영복 같은 복장에 노아같이 살이 많이 보이는 옷까지.
그런 티나의 옷을 보고 내가 하는 말은 전부 같은 감상이었다.
"정말 예뻐, 티나."
"정말~ 랜트 씨. 다 같은 말만 하시잖아요!"
"그치만 정말 다 어울리는걸."
옷들을 입은 채로 곧바로 섹스하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옷을 입은 티나는 매력적이었다.
"그럼…… 랜트 씨가 생각하시는 저랑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옷은 뭐예요?"
"티나랑 가장 어울리는 옷?"
"네!"
"티나랑 가장 어울리는 옷이라……."
나는 가게 주위를 둘러봤다.
티나가 입으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옷을 찾으려고할 때 한 옷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색이 베이스인 달라붙는 스타일의 반팔과 바지.
전생에서 안마사들의 영상을 보면 자주 나오는 복장이었다.
"저건 어때?"
"저 옷말인가요?"
"응. 티나랑 어울릴 것 같아."
티나가 처음에 안마하기 위해서 입은 옷도 좋았지만, 이쪽이 몸의라인이 드러날 것 같아서 더 꼴…… 크흠, 예쁠 거다.
"그럼…… 입어볼게요."
티나가 옷을 가지고 탈의실에서 갈아입었다.
"어…… 때요?"
내가 고른 옷으로 갈아입은 티나,
티나의 몸의 라인이 잘 드러나는 연노란색의 옷은 티나의 가슴도 강조하면서도 마사지를 하고 있다는 느낌도 물씬 풍기게 했다.
무엇보다도 고간의 라인이 잘 드러나 있는 게…… 무척 좋습니다!
"엄청 잘 어울려, 티나."
"그런가요?"
"응. 이번에 마사지할 때 그 옷 입고 해줬으면 할 정도야."
"그러고 보니…… 몸에 달라붙지만, 이 옷 엄청 움직이기 편해요. 헤헷, 그럼 오늘 랜트 씨의 마사지 할 때는 이 옷을 입고 할래요."
"그래. 더 사고 싶은 옷은 있어?"
"아니요. 이거랑 이거 입기 전의옷으로 살래요."
티나는 지금 입고 있는옷과 소매에 프릴이 달린 주황색의 블라우스와 하얀 치마를 골랐다.
하지만 두 벌만 사는 건 아깝다.
티나가 시착한 옷은 모두 티나에게 아주 잘 어울렸기때문이다.
"티나."
"네, 랜트 씨."
"지금까지 입은 옷 다 사자."
"네? 하, 하지만 괜찮으세요? 꽤 많이 입었는데……."
"괜찮아. 나 돈 많이 버는 건 알잖아?"
"하지만……."
나는 티나에게 다가가 티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다양한 옷을 입은 티나의 다양한 사랑스러움을 내가 보고 싶어서 그래."
"래, 랜트 씨♡"
"다 살게."
"네♡"
나는 초롱초롱하게 우리를 쳐다보고 있는 직원을 향해 말했다.
저 눈빛은 봉을 잡았을 때의 눈빛이다.
"여기 입었던 옷 다 살게요!"
"네~ 감사합니다, 고객님!"
직원의 미소가 무척이나 반짝였습니다.
티나는 주황색 블라우스에 하얀 치마를 입고 나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티나가 기존에 입고 있던 옷과 다른 옷들은 내가 인벤토리에 넣어놨다.
"랜트 씨! 이쪽으로 가요!"
티나는 내 손을 이끌고 광장 쪽으로 갔다.
시장은 보통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던전 입구에는 모험가들이, 그리고 광장에는 플단 밖에서 오는 사람들은 물론 그런 밖에서 온 사람들을 보기 위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소문에 의하면 범람의 영향으로 외부에서 사람이안 와 광장은 거의 텅 비었다고 들었지만.
"자아자아, 이거 보십시오! 다시 돌아온 싱싱한 해산물들입니다! 에스칼의 바다의 도시! 아쿠이론의 신선한 해산물이에요!"
외부에서 들어와 해산물을 파는상인.
"솔라리오보다도 쭉 남쪽에 있는 사막의 나라 사하말의 장신구들입니다! 거기 예쁜 아가 씨! 하나 사 가지 않겠습니까!"
플단에서는 못 보는 장신구를 파는 상인.
"~~~♪"
악기를 연주하며 돈을 받는 사람 등 다양한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광장에 있었고 그런 사람들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이…… 많네?"
"범람이 끝난 지 이제 4일째니까요. 플단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은 소식을 듣고곧바로 플단으로 왔다고 해요."
하긴 재앙이 일어나 돈을 못 벌고 있다가 그 재앙이 사라졌다고 하면 그만큼 못 번 만큼 벌겠다는 마음으로 찾아올 것 같긴 했다.
"아,랜트 씨! 저거예요! 저거 보러 가요!"
티나는 손을 뻗으며 어떠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방향에는 거대한 천막과 그 앞에서 서커스 모자를 쓰고 한 손에 지팡이를 든 양복의 남자가 드높이 팔을 위로 뻗으며 홍보를 하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어서 오십시오! 플단의 재앙! 범람이 끝나고 다시찾아왔습니다! 마음을 적시는 연극을 피로하는 저희 마리네 극단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오늘의 주제는먼 옛날 브리단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왕의 아내이면서도 왕국 제일의 검이자 왕의 충신인 기사와 사랑에 빠져버린 왕비 기네비나의 이야기입니다!"
"극단?"
"네! 플단에서 인기 있는 극단이에요! 저 꼭 한번 보고 싶었어요!"
"그럼 보러 가자."
나와 티나는 천막 입구로 걸어갔다.
천막 입구에는 입구를 막고 있는 무뚝뚝한 표정을 한 거구의 남성이 있었다.
"입장하시겠습니까?"
"네."
"입장료는 한 사람당 3실버입니다."
의외로 비쌌다.
하지만 연극을 보는 거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싼 가격일 수도 있었다.
나는 6실버를 거구의 남자에게 건넸다.
"여기요."
거구의 남자가 곧바로 방긋 미소를 지었다.
돈은 역시 무뚝뚝한 얼굴도 미소로 만들게 한다.
평소에는 벌레 씹어먹은 표정을 하면서 돈을 내면 곧바로 미소를 만들며 온갖 아양을 떨고 몸까지 바치는 치녀의 망상이 순간 머리를 지나갔다.
돈에 매우 솔직한 여자도 망상에서는 좋은 소재입니다.
『갭모에라고 하는 건가요?』
조금 다르네요.
"고맙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나와 티나는 천막 안으로 들어가 나열된 의자 중에서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다른 관객들이 자리에 앉으면서 천막의 입구가 닫혔다.
그리고 스포트라이트 같은 빛이 무대 중앙에 내리쬐며 천막 앞에서 홍보를 하고 있었던 남성이 무대 위에 올라와 인사를 했다.
"오늘 와주신여러분 감사합니다."
세계 최악의 재앙 중 하나인 범람이 이 플단의 모험가들의 활약으로 인해 단 일주일 만에 끝났다는 사실에 저희 극단은 모두 감동에 마음을 적셨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그 자그마한 보답으로 저희의 무대로이 플단에 계시는 여러분의 마음을 감동으로 적셔드리겠습니다! 자아,오늘의 연극! 기네비나의 선택! 부디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연극이 시작됐다.
연극은 체감상 거의 2시간에 걸쳤다.
무대의 내용은 플단에서 서쪽에 있는 나라 기사왕국 브리단.
거기에는 야서라는 엑스칼리버를 가지고 있는 왕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야서왕은 초대 엑스칼리버를 가진 용사의 후예라고 한다.
야서에게는 세계 제일의 미녀라고 불리는 기네비나라는 왕비가 있었다.
기네비나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야서왕을 존경하고 사랑했다.
야서왕 또한 기네비나를 사랑했지만나라를 통치하느라 기네비나와 사랑을 나눌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런 야서왕의 입장을 알고 있는 기네비나는 야서왕을 이해했지만 외롭다는 감정만은어쩔 수 없었다.
야서왕은 기네비나를 극도로 사랑했기에 자신의 충신 중 한 사람이자 왕국 제일의 검이라 불리는 기사 라인살럿을 호위로 두었다.
하지만 그거야말로 비극의 시작인 것이었다.
왕국 제일의 검인 라인살럿은 검뿐만이 아닌 여성들에게 있어서도 제일의 인기를 자랑하는 훈남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기네비나 왕비는 야서왕의 왕비이자 왕국의 제일가는 미녀.
왕국 제일의 미남미녀는 서로 같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게 끌리고 말았던 것이다.
거기다 야서왕을 사랑하면서도 야서왕과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기네비나 왕비를 무척이나 동정했고 기네비나 왕비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고 많은 선물과 위로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행동이 더욱 라인살럿에 대한 왕비의 연정을 크게 했고 그 연정이 겉으로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왕비에게 끌리는 라인살럿의 마음도 더 커져가 버리고.
애석하게도 야서왕과 왕비를 위한 라인살럿의 행동은 둘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비극이 일어나는계기를 만든 것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결국 둘은 왕비와 왕의 기사 사이의 금단의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날이 가면갈수록 밀접한 사랑을 나누는 날이 늘어나고.
그 사실을 다른 왕의 기사에게 들키고 만 것이다.
기사는 왕비의 안위를 위해 동료인 기사를 해칠 생각까지 했지만 그 행동은 왕비에 의해 저지되고 만다.
말하자면 자신을 위해 동료의 피로 손을 더럽히지 말아 달라는 애원이었다.
둘은 왕의 앞에 끌려가고 왕은 끌려온 둘을 보고 큰 고뇌에 빠졌다.
한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왕비.
한 사람은 자신의 충실했던 신하.
소중한 둘을 처벌하고 싶지 않음과 동시에 소중한 둘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마음이 왕을 괴롭게 만들었다.
왕이 고뇌하고 있을 때 기네비나는 그토록 사랑하던 야서왕이 자신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에 크나큰 죄책감을 느끼고 어리석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며 왕의 결단이 내려지기 전에 호신용 단검으로 자신의 가슴을 찔렀다고 한다.
왕과 라인살럿 그리고 알현실에 있는 모든 자들은 왕비의 행동에 놀라며 곧바로 왕비를 살리기 위해 한마음이되어 치료에 힘썼다.
기네비나 왕비는 간신히 목숨을부지했지만, 불행히도 기네비나 왕비는 기억을 잃고 말았다.
야서왕에 대해서도 라인살럿에 대해서도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도.
왕과 왕국 제일의 검에게 사랑받으며 동시에 둘을 사랑했던 왕비의 선택은 결국 두 명의 남자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만다.
한 가지 그녀에게 있어서 다행이라고 한다면 기억을 잃은 기네비나를 향한 슬픔에 야서왕과 라인살럿은 같은 고통을 겪은 동지로서 화해를 했다고 한다.
결국 결과적으로 기네비나의 선택은 자신의 기억을 대가로 사랑하는 남성들의 사이를 지키게 된 것이다.
연극은 여기서 끝났다.
뭔가 전반부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는데 후반부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온 이야기였다.
그래도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나도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훌쩍, 훌쩍……."
티나는 보고슬퍼서 울 정도다.
"불쌍해요……."
"기네비나 왕비가?"
"훌쩍…… 아니요, 야서왕이 불쌍해요. 결국 사랑하는 아내가 충신과 불륜하다가 들켜가지고 찔려서 멋대로 자살하는 것까지 눈앞에서 보고……거기에 필사적으로 살려놔도 기억을 잃어버렸잖아요."
오우, 티나의 기네비나에 대한 반응이 매우 신랄했습니다.
보통 이럴 때 여성들은 기네비나에 감정이입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티나는 달랐나 보다.
"랜트 씨……."
"응, 티나."
"저는 절대로…… 랜트 씨 말고 다른 남성을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고마워, 티나. 정말…… 기뻐."
"……랜트 씨도 저만 사랑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윽……."
"그래도 저도 지금 관계가 싫지 않으니까 괜찮아요. 엘시 씨도, 노아 씨도, 니냐 씨도, 멜리사 씨도…… 저도 모두 좋아해요."
"고마워, 티나."
하렘을 구축해버린 내가 티나에게 할 말은 그것뿐이었다.
티나는 내 손을 끌고 천막을 나왔다.
"랜트 씨, 울었더니 배고파요.밥 먹기로 해요."
"응."
나와 티나는 도시락을 먹으러 공원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