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7화 〉286화-마법소녀 영입!
◈-티키아SIDE
뭐야?
뭐야뭐야?
나 방금 무슨말 들은 거지?
래, 랜트를 좋아하냐고?
무슨 뜻으로 말하는 거지?
사람으로서?
동료로서?
아니아니, 방금 막 동료가 됐는데 동료로서 좋아하고 말고를 물을 때가 아니잖아.
그럼 역시…… 나, 남자로서말하는 건가?
하지만 어째서 지금…….
서, 설마 그거냐.
이게 바로 그…… 선 긋기?
동료로서는 인정해도 내 남자는 건드리지 말라는 그건가?
그러고 보니니냐하고 노아는 랜트에게대한 그…… 반응이 본 지 얼만 나라도 알 수 있을 정도로친근했어.
게다가 엘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엘시가 랜트를 좋아하지 않을 리도 없고…….
하지만 니냐랑 노아의 사이는 좋아 보였는데…….
호, 혹시 자신들의 랜트를 차지하는 선의의 경쟁에 끼어들 생각은 하지 말라는 건가?
나, 나는 대체 어떻게 대답하면 좋은 거지!?
아니, 이 질문은 그냥 아니라고 대답하면 되는 거 아닌가?
물론 랜트는 인간으로서 좋아하지.
착하고 배려 있고 친절하고 나를 외견으로만 판단하는 다른 놈들하고는 다르고…….
마, 만약 고백한다면 곧바로 받아들여 줄 의향이 있을 정도로는 그야…… 좋아하지.
잠깐 생각해보니 나 왜이렇게 랜트에게 좋은 인상밖에 없지?
어라?
으으으응?
설마?
설마 아니겠지?
으응?
설마 진짜 나 겨우 만난 지 3일밖에 안 된 랜트에게 바, 반한…… 거야?
아니아니아니아무리 그래도 내가 그렇게 쉬운 여자일 리 없잖아!
그래!
이럴 땐 한 번 랜트의 얼굴을 봐보는 거야!
이런 질문을 받고 랜트 얼굴을 봐서 내가 이상한 반응이라도 느끼면 그게 증거지!
사레가 들려 숙였던 고개를 들고 랜트를 바라봤다.
랜트는 당혹해하면서 나와 니냐를 번갈아 가며 보고 있다.
어…… 뭐지?
갑자기 얼굴에 열 오르는데.
그보다 곤란해하는 랜트도 좀 귀엽네…….
……진짜냐.
나 이렇게 쉬운 여자였냐.
그야 여태껏 살아오면서 남성 경험이라고 해야 할까 날 팔아먹으려는 망할 친부에다 감사는하는데 평소 행실이 너무 나쁜 스승에다 마법학원의 그 빌어먹을 놈들과 비교하자면 만나온 남성 중에서 가장 나은 게 랜트지만…….
나도 모르게 다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지금 내 마음에 대해 직면하느라 니냐의 질문에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그때 노아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어왔다.
"히히힛, 이거 확정이네."
"티, 티키아 씨가 래, 랜트를…… 하읏!"
"후후훗, 응응, 역시 그랬구나~."
"어? 어어? 티, 티키아 씨?"
아마 노아, 니냐, 엘시는 방금 내 반응을 보고 알아챈 모양이다.
랜트는 아직 당황하고 있는 것 같지만…….
천천히 고개를 들어 랜트를 보았다.
지금 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적어도 홍당무처럼 빨개져 있는 건 틀림없다.
"티키아…… 씨?"
아아, 제대로 보질 못하겠어.
나는 랜트의 시선을 피하듯이 니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 마, 만약…… 내가 좋아한다면 어떻게 되는 거야?"
"응? 그야 랜트랑 사귀는 거지."
"뭐!?"
무의식적으로 책상을 치며 몸을 일으켰다.
너무나도 예상외의 말이었다.
적어도 미안하지만 포기해~ 라든지 라이벌로서 잘 부탁해~같은 느낌을 예상했는데.
사, 사귀는 거라고?
랜트랑?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저, 저기…… 하나 묻고 싶은데……."
"뭔데?"
"니, 니냐는 랜트를…… 조, 조, 조……."
"응, 좋아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니냐 씨……."
랜트의 얼굴이빨개졌다.
조금가슴이 욱신거리는데?
이게 지, 질투야?
아니 그보다…….
"사, 사, 사랑…… 하는데 왜……?"
오히려 저렇게 당당히 사랑한다고 말할 정도면서 왜 랜트랑 사귀라는 거야?
뭐야?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랑 하는 걸 보고 흥분하거나 좋아하는 변태인 거야?
그때 노아가 니냐를 향해 말했다.
"니냐~ 설명이너무 부족하잖아~ 이럴 땐 한꺼번에 파앗!하고 설명하는 게 좋아."
"후훗, 하지만 티키아의 반응이 너무 재밌잖아?"
"뭐…… 이해는 가는데 너무 그러면 불쌍하지~."
"노아는 역시 착해. 나 때도 바로 받아들여 주고~ 노아의그런 넓은 마음과 상냥한 점이 난 정말 좋아♪"
"히히힛, 고마워. 물론 나도 니냐를 좋아해~."
뭐야?
대체 뭐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랜트~ 만에 하나 코볼트가 얘기 방해하지 않게 주위에 벽 좀 쳐줘."
"어…… 응."
딱!
랜트가 손가락을 튕기자 우리 주변으로 반투명한 파란색의 장벽이 생겨났다.
딱 봐도 고밀도의 마력으로 형성된 장벽이다.
"뭐, 이걸로 코볼트들에게 방해될 일은 없으니까 얘기할게~."
노아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다시 한번 확인할게. 티키아는 랜트가 좋아?"
여기서는 확실하게 말해야 얘기가 진행될 것 같다.
말로 직접 꺼내기 진짜…… 진짜 부끄럽지만…… 나는 있는 힘을 쥐어짜며 말했다.
"……조, 좋아…… 하는데."
"히히힛, 어떤 점이?"
여기서 추가 질문이냐!
노아가 손을 휙휙 저으며 말했다.
"미안미안, 이건 우리 얘기를 먼저 한 다음에 들려줘."
그리고 노아는 짝하고 한 번 손뼉을 치고 말했다.
"우선 나도 랜트를 사랑해. 물론 엘시도!"
이어지는 충격 발언.
어?
뭐야?
아니,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사랑한다고 말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우리는 서로 그걸 알고 있고 지금은 셋 다 랜트의 연인이야! 장래에는 모두 결혼할 예정이고!"
으으으으으응?
하렘?
이게 하렘인 거야?
"아, 참고로 이미 만났던 멜리사랑 티나하고 미란다 씨도 랜트의 연인이야."
"뭐?"
잠깐 지금 뭐라고 했어?
멜리사랑 티나랑…… 미란다 씨도?
멜리사랑 티나는 뭐 이해가 간다.
하지만 미란다 씨?
미란다 씨는 분명 여관 여주인인데다…… 티나의 엄마지?
응?
으으으으응?
나는 다급히 손을 앞으로 뻗으며 말했다.
"잠깐만 머리가 아파."
"응! 차분히 생각해봐!"
"후우……."
나는 차분히 한숨을 쉬고 다시 생각을 정리했다.
즉…… 랜트는 같은 파티 동료랑도 사귀고 있고 그에 더해 같은 고향 출신 애랑…… 그리고 지내고 있는 여관 모녀와도 사귀고 있다는 거지?
응, 좋아.
정리는 다 됐어.
근데 이해할 수가 없어…….
머리가 아파 온다.
스승, 나 착하면서도 이상한 남자를 좋아하게 된 거 같아.
"……랜트."
"아…… 네. 티키아 씨."
"저 말…… 다 진짜야?"
"……네. 모두 제 소중한 연인들이에요."
랜트는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중한 연인들이리고 못 박아놨다.
랜트는 하렘의 주인이었던 거다.
아니, 뭐. 높은 등급의 모험가가 여러 여자를 두고 다닌다는 말도 어디선가 들은 적도 있지만…….
설마 눈앞에 내가 좋아하게 된 남자가 그럴 줄이야…….
게다가 그 연인들이라는 사람이 나도 받아들일 마음이 만땅이다.
뭐지?
내 상식이 이상한 건가?
보통 자기 남자가 새 여자를 들이거나 새 여자가 생길 조짐이 보이면 싫지 않아?
보통 막지 않아?
아, 또 머리가 아파.
천재인 내 머리로도 이해할 수가 없어!
"질문해도 될까?"
"얼마든지 해."
"보통…… 말리지 않아? 그…… 자기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말이야……."
"뭐~ 보통은 그러겠지. 하지만 랜트가 멋지고 매력적인 남자라는 건 우리도 이미 알고 있고 막아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리고 랜트가 만약 새 여자를 들인다고 해도 우리를 내버리거나 덜 사랑하는 건 절대 아니라는 믿음이 있거든."
뭐지?
분명 관계만 보면 비정상적인데 어쩐지 절대적인 믿음이라는 게 느껴져서 눈부셔.
내가 마법학원에 다닐 시절에는 나에게 시비 거는 년놈들 중에서 바람피우거나 새 여자나 새 남자가 생기거나 치정싸움 일어난 것들은 다 결말이 찝찝하게파국했었는데!
참고로 그때의 기분은 정말로 통쾌했다.
"달리 질문할 거 있어?"
방긋 웃는 나를 쳐다보는 노아.
"그, 그럼 하나만 더……."
나는 침을 삼킨 다음 힐끔 랜트를 본 다음 말했다.
"아무리…… 아무리 내가 랜트를 조, 좋아한다고 해도…… 랜트의 의견도 들어야 하지 않아?"
그래, 중요한 건 랜트의 의견이지.
아무리 랜트가 심성이 착하다고 해도 사귀는 건 별개지.
랜트가 아무리사람을 발육정도로 측정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그…… 사귀면 그…… 과, 관계를 가지게 되잖아?
그런 걸 생각하면 나 같은 여자는 사양할 수도 있잖아.
랜트 취향을 보면 딱 봐도 발육이 좋은 여자들뿐이야.
니냐는 물론이고 엘시랑 노아, 그리고 여관에서 봤던 그 3명만 봐도 발육이 다 좋았어.
그런 사람을 연인으로 삼는 랜트가 나랑……
사귈 리 없잖아.
윽…… 스스로 생각해도 가슴이 이거 좀 아프네.
"으음~ 그건 걱정 없을 것 같은데? 있지, 랜트. 랜트는 티키아랑 사귀고 싶어?"
직구로 물어보네?!
나는 곧바로 랜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난……."
가슴이 두근거린다.
머리로는 거절당할 거라고 생각하고있어도.
가슴이 만약의 가능성을 믿고 있는데 마구 뛰고 있었다.
랜트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 티키아 씨가 좋다고 한다면야……,"
그건거의 수긍이나 다름없는대답이었다.
어떡하지.
가슴이 너무 뛰고 있어.
"그보다 설마 티키아 씨가 날 좋아한다고는 생각 못 했어. 만난 지 아직 3일밖에 안 됐고 거기다……."
"랜트~ 나 랜트랑 첫 만남에서 이미 반했었는데?"
"저, 저도…… 그랬어요."
"나도 그런데? 3일이면 오히려 길지 않아?"
"……그것도 그렇네요."
왠지 머리에서 다들 반하는 거 너무 빠른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할 말도 아니고 그보다 기쁜 마음에 가슴이 마구 뛰어서 미칠 것 같다.
"그보다 모두 진짜 티키아 씨랑 내가 사귀어도 괜찮아?"
"뭘 이제 와서 새삼스레 그러는 거야? 그런 건 니냐랑 함께 됐을 때부터 해결된 거잖아~ 애초에 나 한 달 반 정도면 참 길었다고 생각하는데?"
"윽……."
곤란해하는 랜트, 귀여워.
아니, 이게 아니라!
"래, 랜트가…… 또 새로운 여성하고…… 이번엔 티키아 씨…… 하윽! 으읏. 하으……."
엘시의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숙였다.
역시 엘시는 신관이라서 거부하는 걸까?
"엘시……."
랜트도 나랑 같은 생각인지 엘시를 쳐다봤다.
"엘시는 역시 싫지?"
랜트의 물음에 엘시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말했다.
"아, 아니에요! 전혀 싫지 않아요! 그…… 소, 솔리신은 생명과 창조를 관장하세요. 그런 솔리신을 모시는 저로서도 그…… 래, 랜트가 여러 여성과 그…… 사이좋아지는 건 좋다고 새 ,생각해요. 오히려 그…… 더 많아도 전…… 좋다고 생각해요…….
그게 최근 제가 생각하는 거예요……."
"엘시?"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도 귀엽네.
왜 자꾸 이러는 거야!
설마 했던 신관인 엘시도 찬성이었다.
아니, 잠깐만 생각해보니 엘시 말대로 솔리신은 생명과 창조를 담당하는 신이다.
저번에도 스승에게 들은 적이 있다.
범람이 일어나고기사단을 보냈는데 도착하니 이미 범람이 끝나 있어서 솔리신의 영광이라든지 가르침을 전하지 못해서 그 기사단이 마법도시에 와서 음란 화보인 미스 솔라리오 촬영을 하다 갔다고 한다.
좀 더 사람들의 성욕을 불러일으켜 솔리신이원하는 생명과 창조를 자극하기 위해서라나 뭐라나.
스승은 그 촬영현장에 직접 갔었고 날뛰는 기사단장을 막기 위해 구속마법도 썼다고 한다.
참고로 그날의 스승은 아주 음흉하고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려서 정말 기분 나빴다.
뭐가 크후후훗, 날뛸 때의 도끼자국이 아주 예술이여~ 야, 색골 노친네.
정식으로 음란 화보를 찍고 출판하는 종교의 신관인 엘시가 오히려 윤리관이 정상일 거라고 생각한 게 잘못됐었다.
"……티키아 씨."
"응!? 네, 네!"
나도 모르게 등을 쫙 펴고랜트를 바라봤다.
"저는 티키아 씨를 매력적인 분이라고 생각해요."
"읏!"
랜트가 나를 매력적이라고 했다.
랜트가 나를 매력적이라고 했다.
나를 매력적이라고 한 랜트의 말이 머리를 맴돌았다.
"물론 만난 지는 3일밖에 안 됐어요. 하지만…… 우선 제가 안 티키아 씨의 매력적인 부분을 설명할게요."
응!? 잠깐만!
그런 걸 여기서 말하겠다고!?
"티키아 씨는 대부분 무표정이라고 생각되지만 마법소녀 마린이나 마법에 대해 얘기하실 때는 무척이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나세요. 그때의 티키아 씨의 모습은 정말 귀엽고…… 예쁘다고 생각해요.
외견에 대해서는 스스로 마음에 안 들어 하실 수 있지만 그…… 자그마한 외모도 저로서는 무척 귀엽고 좋아요. 오늘도 마법을 펼치면서 방방 뛸 것처럼 기뻐하는 티키아 씨를 보고 무척 귀엽다고 생각했어요.
티키아 씨가 마법소녀 마린처럼 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적어도 귀여움에 관해서는 저는 티키아 씨가 마법소녀 마린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잠깐잠깐잠깐잠깐!"
나는 황급히 랜트의 말을 막았다.
잠깐만 기다려줘.
제발.
진짜로.
"하으으읏……."
너무 가슴이 쿵쾅쿵쾅 뛰어.
얼굴에 너무 열이 올라와서 타오를 것 같아.
랜트가 나에 대해 귀엽다고 말하는 게 계속 머릿속을 맴돌아서 어지러워.
그리고…… 기뻐서 입꼬리가 올라가서 안 내려가.
아무리 내가 천재라도 이렇게…… 이런 식으로…….
반한 남자한테 칭찬받고귀엽다고 들은 건 처음이라서 어떡하면 될지 모르겠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