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3화 〉312화-레니 씨의 의뢰!
레니 씨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밤거리.
옆에는 예쁜 레니 씨.
지금은 스토커를 잡기 위한 상황.
하지만 밤거리에 오니…….
분위기에 취해 야한 기분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스멀스멀 야한 망상이 떠오르고 만다!
레니 씨와 연인행세를 하면서 행복한 기분도 들었지만 스토커가 있다는 생각에 그런 행복한 기분도 조금 억눌러지고 무엇보다 이 상황은 망상에는 최적의 소재란 말이다!
스토커에겐 아직 사귀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있는 짝사랑 네토라레 전개!
레니 씨는 자칫 잘못하면 스토커에게 습격당할지도 모르는 능욕전개!
아니, 시선에 적의가 없다고 하니 습격은 안 당할지도 모르지만.
보통 스토커물 망상을 하면 스토커하는 대상이 다른 남성과 사귀는 걸 보고 있으면감정이 대폭발하여 몰래 집으로 침입해 제압해 능욕을 하거나 기절시켜 자신들만의 공간이라고 아무도 안 찾아오는 곳에 감금하는 전개 직행인 것이다!
가능하면 빨리 스토커가 잡혔으면 좋겠다.
그러면 안심하고집에서 마음껏 스토커 감금능욕물 망상을 즐길 수 있다.
『존을 쓰면 레니 씨를 상대로 마음껏 망상할 수 있지 않나요?』
여태껏 레니 씨 앞에서 레니 씨가 성격이 바뀌어 뇌물 섹스라든지 켈반 씨와 나와 3p섹스라든지 음란화돼서 야한 누나가 되는 망상은 많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황이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레니 씨가 정말로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그런 망상을 하는 건 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거의 레니 씨의 손을 잡고 있는데 잡으면서 레니 씨의 손이 도중도중 긴장해서 굳거나 더욱 연인행세를 하려고 꼬옥 안으려는 이 느낌.
무척이나 좋습니다.
특히나 지금은 나랑 같이 밤거리에 들어가서 더욱 긴장했는지 내 손을 강하게 쥐고 힘이 풀리지 않고 있다.
"레니 씨."
"네, 네! 랜트 님……."
우선 처음 밤거리를 찾아온 연인 레니 씨라는 상황을 전제로 말을 걸자.
"처음이시겠지만……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나는 레니 씨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후회하지 않는 시간이 되도록 해드릴게요."
"……!? 래, 랜트 님……."
레니 씨가 얼굴이 빨개져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으음, 연기지만 역시 이런 장소에서 지금 같은 말을 들으니 아무리 레니 씨라도 조금은 부끄럽나 보다.
그리고 계속 걸은 나와 레니 씨는 한 러브호텔 앞에 멈췄다.
러브호텔 간판에는 코스프레 복장 자유!
라고 써져 있다.
코스프레 섹스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취미 때문에 여기서 멈춘 거 아니다.
우리는 스토커가 나타나기까지 계속 걸어갔다.
그리고 마지막단계가러브호텔 들어가는 거 대놓고 보여주기! 란 작전이다만.
이 코스프레 러브호텔이 밤거리의 맨 마지막 부분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갑자기 다시 뒤돌아왕복하며 그건 그것대로 이상하다.
이래도 안 되면우선 호텔에 들어가 1~2시간 시간을 보내고 레니 씨가 내 팔짱을 끼고 나오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밖에없다.
그래도 안 나온다면 우리도 잠복해서 분노에 찬 스토커가 레니 씨의 자택을 습격하려고 할 때 기습하는 작전으로 넘어간다.
그건 그렇고…….
레니 씨와 이렇게 러브호텔 앞에 서 있는 상황 자체가 조금 긴장된다.
"레니 씨…… 드, 들어가요."
"네, 네, 랜트……님."
물론 긴장하고 있는 건 나뿐만이 아니다.
레니 씨의 목소리도 조금 딱딱해졌다.
언제나 미소를 지으며 변함없이 술술 일을 해내는 평소의 레니 씨에게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가 러브호텔로 발을 들이려는 순간.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응!?"
좀 떨어진 거리에서 남자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렸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나는 팔을 뻗으며 레니 씨를 소리 나는 방향에서 공격이 와도 괜찮게 바로 레니 씨의 앞에 섰다.
그리고 소리가 나는 방향에는…….
"으어어어어어엉! 훌쩍…… 흐윽! 레, 레니 씨…… 추, 축하 드…… 흐윽! 드립니다……! 흐어어어어어어어엉!"
복장으로 보아 도적으로 보이는 남성이 팔로 계속 흘러나오는 눈물을닦으며 울고 있었다.
"트, 트라레 님!?"
아무래도 그 모험가가 누군지 레니 씨는 알고 있는 것 같다.
"레니 씨에게도 드디어…… 흐윽! 사랑이 찾아 왔…… 흐어어어어어어엉!"
엄청 울고 있다.
으음…… 이건 스토커가…… 발견됐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
우선 레니 씨에게 시선의 주인이 트라레 씨인지를 확인했다.
레니 씨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는 곧바로 트라레 씨에게 다가갔다.
훌쩍이는 트라레 씨는 내가 다가오자 조금 겁을 먹은 건지 도망치려고 했지만 내가 곧바로 퇴로를 막았다.
"얘기 좀 합시다."
"훌쩍! 네, 네……!"
그리고 나와 레니 씨는 트라레 씨와 함께 밤거리를 나와 한 카페에 도착했다.
같은 테이블에앉은 트라레 씨는 매우 있기가 거북한 듯 그다지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이럴 때는 본론부터 바로 꺼내자.
"트라레 씨, 요 며칠간 아침저녁으로 레니 씨를 스토커한 건 당신인가요?"
"윽……! 마, 맞아. 하, 하지만 스토커짓을 한 건 아니야! 그, 그저 레니 씨의 평소와 변함없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레니 씨의 평소와 변함없는 모습?
"그, 그런데…… 내, 내가 보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던 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레니 씨는 요 일주일간 계속 시선을 느꼈다고 해요. 어디서 오는지는 모르셨지만."
"그, 그럴 수가…… 은밀을 최대로 활용해서 그냥 보기만 하려고 했는데 설마…… 레니 씨가 느낄 줄이야……."
"레니 씨는 정체 모를 시선 때문에 불안해했다고 해요."
내 말에 트라레 씨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 그런!? 죄, 죄송합니다, 레니 씨! 그,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어요."
트라레 씨는 몇 번이고 꾸벅꾸벅 레니 씨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태도가 거짓이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레니 씨가 느낀 대로 적의는 없었고 정말로 그냥 보고만 있던 걸까?
"설마 레니씨가 시선을 느끼고 불안해하고 있을 줄이야…….게, 게다가 오늘 두 사람의 데이트를 본 것도 정말 죄송합니다! 하, 하지만 멈출 수가…… 없어서……."
대체 트라레 씨는 무슨 이유로 레니 씨를 봐온 걸까?
"트라레 씨, 우선 말씀드리지만 저는 레니 씨랑 사귀고 있는 게 아닙니다."
"뭐!? 더, 던전 크래셔, 그게 정말이야? 하지만 그렇다기엔 너무 분위기가……."
"그건 연기예요. 레니 씨가 요새 수상한 시선이 느껴진다고 해서……. 레니 씨를 계속 바라보는 스토커를 유인하기 위해 연인행세를 한 거예요."
"그, 그랬었…… 구나."
"……트라레 씨, 어째서 저를 보고 계셨던 겁니까?"
"그건…… 흐윽! 죄송합니다……."
트라레 씨는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말하실 수…… 없으신가요?"
"아, 아니요. 그런 게…… 아닙니다. 다만 떠올리니 슬퍼져서…… 사과한 건 그저 정말…… 레니 씨에게 죄송스러워서 그런 겁니다.
저도…… 저도 이런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하지만 레니 씨의 변함없는 모습을 보고 있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어서……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서…… 정말 죄송합니다……. 흐윽!"
으음…… 평소와 같은 레니 씨의 모습.
어째서 트라레 씨는 그것에 집착하는 걸까?
어쩐지 사랑하고 있어서 바라보는 거랑은 좀 다른 것 같다.
"트라레 씨, 어째서 레니 씨를 요일주일간 계속 보게 됐는지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알겠…… 어. 훌쩍, 그게……."
트렌타 씨는 어째서 레니 씨를 보게 됐는지.
그 이유가 되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했다.
얘기를 하는 도중 레니 씨의 트라레 씨에 대한 보충 설명도 들어갔다.
트라레 씨는 원래 트라레 씨와 신관인 여성 한 명. 그리고 마법사 여성 한 명으로 구성된 3인 파티였다고 한다.
3명의 관계는 좋았고 같이 C급으로 올라갈 정도로 순조로운 모험가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범람이 일어난 후였다.
범람이 일어난 후 C급 모험가인 트라레 씨 파티는 열심히 범람에 맞서 싸웠다고 한다.
트라레 씨는 C급 모험가 중에서도 꽤나 실력이 있는 편이라 전선에 가서 다른 모험가들에게 지휘도 하면서 열심히 싸웠다고 한다.
신관과 마법사 동료는 뒤에서 후방지원을 담당했다고 한다.
참고로 트라레 씨는 신관인 분과 꽤 좋은 관계까지 갖고 범람이 일어나기 며칠 전에 서로 마음이 맞아 사귀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범람이 끝난 후 파티의 분위기가 갑자기 서먹해졌다고 한다.
마법사인 동료는 범람에서 자신의 마법이 흥분한 마물들을 상대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고 침울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후로 종종 마법도시에서 온 마법사들과 모임을 가져 가르침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신관인 트라레 씨의 연인이었던 분은 스퀸십을 하려고 해도 피하고 던전에 갈 때가 아니면 자주 어딘가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범람이 일어난 지 5일 후.
마법사인 동료는 잠시 마법도시에 가서 수련을 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좀 더 실력을 키우고 싶다는 말에 트라레 씨는 아쉽지만 동료의 발전을 위해 응원을 했다.
그런 마음도 있지만 서먹해진신관분과 관계를 회복할 기회라고도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법사 동료가 떠나고 나서 3일 후.
신관인 동료가 편지만을 남기고 떠나버렸다고 한다.
편지의 내용은 범람이 일어나는 도중 혼자서도 잘하는 트라레 씨를 보고 자신은 필요 없는 건가라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을 때.
자신이 치료를 하던 한 모험가가 적극적으로 대쉬를 했다고 한다.
등급도 자신보다 낮고 실력도 그다지 좋지 않은 모험가.
하지만 신관인 분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실력이 부족한 그 모험가에게 끌리고 말았다고 한다.
연인이 된 지 며칠이 안 됐기에 거절했지만 결국 이어지는 대쉬에 신관인 분은 몸을 허락해버리고…… 그 대쉬한 모험가는 자신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그러한 과정이 적혀지고 마지막에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파티의 공동재산은 돌아올 마법사랑 트라레 씨가 다 쓰라는 내용이 편지에 적어진 채 신관인 분은 어딘지도 모르는 대쉬한 남성의 고향으로 떠났다고 한다.
열심히 플단의 위기를 구하는 와중에 다른 남자와 눈이 맞고 범람이 끝난 후에는 다른 남자와 떠나버린 전 연인의 행동에 트라레 씨의 마음은엉망진창.
던전에도 갈 기력이 없던 찰 나.
또다시 트라레씨 곁으로 편지가 왔다.
그것은 마법도시에서의 온 편지.
편지 내용은 이러했다.
마법도시에서 자신에게 마법을 가르쳐준 남성과 사랑에 빠져 앞으로는 이 남성과 마법 연구에 몰두하는 생활을 하고 싶다.
제멋대로인 결단에 정말 미안하다.
내 재산은 신관분과 트라레 씨가 다 써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마법사분과는 연인 사이도 아니지만 그래도소중한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떠나버린 연인에 의해 마음이 엉망진창이 된 트라레 씨에게 온 그 편지는 더욱 큰 상처를 남기고 만다.
소중한 연인과 동료도 다른 남자랑 눈이 맞아 파티에서 떠나버리고 만 것이다.
남은 건 돈뿐.
하지만 돈으로는 상처받고 허무해진 트라레 씨의 마음을 채울 순 없었다.
며칠 밤낮을 술만 마시고 방 안에 틀어박힌 생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대로 있으면 정말로 위험하다는 트라레 씨의 모험가로서의 판단이 몸을 움직이게 했다.
트라레 씨는 몸을 씻고 밀린 수염 등을 처리하며 오랜만에 모험가 길드에 나섰다고 한다.
마음이 초췌해진 트라레 씨.
그런 트라레 씨의 마음을 처음으로 치유한 건 바로 다른 남자와 눈맞아 떠나버린 동료들과는 다르게 언제나 변함없이 모험가 길드에 있는 레니 씨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저 모험가와 접수원인 트라레 씨와 레니 씨.
그건 범람이 일어나도 평소와 변함없는 관계다.
모험가 길드의 접수원이기에 떠날 일도 없는 레니 씨.
결코 변하지 않는 상황.
전과 다름없는 상황.
지리멸렬한 사고방식이지만 그래도 정신이 불안정한 트라레 씨에게 있어서 변함없는 자신과레니 씨의 관계는 그야말로 구원이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는 레니 씨의 인사만 받고 의뢰를 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지만.
점점 레니 씨는 언제나 변함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그만 아침일찍 일어나 출근하는 레니 씨와 퇴근 후 숙사로 돌아가는 레니 씨의모습까지 몰래 보고 말았다고 한다.
그런 와중 오늘 레니 씨가 내가 데이트하거나 밤거리에 가는 모습을 본 것이다.
물론 레니 씨가 나와 사귀든 말든 레니 씨와 트라레 씨의 관계는 변하지 않으니 상관없지만……
레니 씨가 남자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헤어진 연인과 마법사 동료의 일을 떠올리게 돼서…… 엄청나게 슬픔이 북받쳐 올라 울고 말았다고 한다.
"그렇게…… 된 겁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레니 씨…… 흐윽."
"트라레 님……."
레니 씨는 트라레 씨를 정말 딱하고 불쌍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물론 나도 트라레 씨의 사정을 듣고 딱하다는 생각을 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트라레 씨는 리얼 네토라레남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