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2화 〉321화-응용!
내가 멈추자 트라레 씨는 나를 향해 걸어왔다.
그리고 내 앞에서 멈춰선 트라레 씨는…….
"랜트……."
터업!
내 손을 양손으로 잡고 붕붕 흔들었다.
"정말로 고마워!"
트라레 씨는 정말로 초롱초롱 눈을 반짝이며 나에게 감사했다.
"네 덕분에 난…… 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았어!"
"아, 그, 그러세요?"
삶의 의미?
트라레 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나는 어제…… 네 덕분에 새로운 세계를 알았어! 산다는 게 얼마나 멋진지! 이 세상에는 아직 지켜야 할 게 있다는 사실도! 그리고…… 진정한 사랑도 알게 됐어!"
"네?"
트라레 씨가 두 손을 높이 들며 외쳤다.
"젠시! 아아, 젠시! 그녀와 만나기 위해서라면 난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어!"
아무래도 트라레 씨는 젠시 씨에게 푹 빠졌나 보다.
"나를 이끌어준 사랑스러운 그대! 직업이 뭐든 상관없어! 그녀를 위해서라면 난 어떠한 것도 받아들일 거야! 그녀가 어떠한 행위를 해도 난 그녀를 사랑할 거야! 아아, 젠시!"
으음…… 사랑이 아닌 신봉에 가까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내 착각일까?
"트라레 씨."
"아, 미안해. 내 말만 너무 해버렸군. 아, 그리고 네가 빌려준 그건…… 아직은 가지고 있어도 될까? 아직 파티의 자금을 쓰기에는 조금 그래서……."
"네, 괜찮아요. 트라레 씨는 지금부터 던전인가요?"
"그래! 당분간 솔로로서 활동하게 되겠지만 말이야! 던전에 가서 잔뜩 돈도 벌고! 승격도 많이 해서 그녀를 만나는 시간을 더욱 늘릴 거야! 그럼 난 이만! 정말 고마워!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게!"
그 말을 남기고 트라레 씨는 쌔애애애앵하고던전을 향해 달려가셨다.
우리는 그런 트라레 씨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트라레 씨는 정말 폭풍같이 나타나 사라지셨다.
"트, 트라레 씨…… 기운 넘쳐 보이시네요?"
"랜트, 정말 어제 창관 소개한 것뿐이야?"
노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응. 진짜 소개만 했어."
"아무래도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동정졸업과 함께 쾌락으로 치유돼서……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빠진 것 같네. 뭐…… 본인이 행복하면 잘 된 게 아닐까?"
"……마음에 드는 창부가 있는 창관에 가는 스승 같았어."
티키아 씨의 스승님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궁금해졌다.
◈
트라레 씨의 등장에 잠시 발길을 멈췄지만, 우리도 던전으로 가서 6층에도착했다.
우리는 평소대로 다른 모험가들이 없는 곳까지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나는 트라레 씨에 대해 생각했다.
대체 트라레 씨는 젠시 씨와 어떤 밤을 보냈길래그런 상태가 된걸까?
니냐 씨의 말에 다르면 엘프 창관은 연인 같은 분위기가 강하다는데…….
예상이 가능한 건 동정에다가 주춤하는 트라레 씨를 젠시 씨가 상냥하게 이끌며 상대했다는 것뿐이다.
젠시 씨는 20살.
트라레 씨는 24살.
연하에게 리드 당하는 모습이지만 마음의 상처를 입은 트라레 씨에게 있어서 나이 따위는 상관없을 거다.
어째됐든 트라레 씨가 기운을 차려서 다행이다.
…….
트라레 씨.
젠시 씨.
치유된 마음.
창부.
네토라레.
망상이 스멀스멀 피어오기 시작합니다.
젠시 씨에게 푹 빠진 트라레 씨!
하지만 그녀는 창부이기에 다양한 손님을 받게 된다.
언제나 젠시 씨를 보고 싶어 하는 트라레 씨는 젠시 씨와의 시간을 보낸 후 몰래 은밀을 써서 젠시 씨가 일하는 방 안에 남게 된다!
그리고 젠시 씨가 다른 손님을 상대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자신보다도 우람하고 길다란 자지를 가진 손님을 상대하며 자신이 했던 것보다도 더욱 음란한 모습을보이는 젠시씨!
그런 젠시 씨의 모습을 보고 트라레 씨는 또다시 슬픔에 빠지지만 동시에 새로운 흥분을 느끼게되고 마는데!
트라레 씨가 네토라레로 상처 입는걸 알면서도 망상으로 이런 야한 생각을 하고 만다.
슬픈 상딸러의 본능인 것이다.
이동하는 도중 티키아 씨가 발걸음을 멈췄다.
"랜트."
"네,티키아 씨."
티키아 씨는 볼을 부풀리며 나를 올려다봤다.
"7번째로 들어온 내가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다른 사람들은그래도 받아들이고 있지만…… 난 아직 기분이 안 풀려."
티키아 씨의 말은 충분히 이해 간다.
오히려 티키아 씨의 반응이 자연스러운 거다.
"하지만 나만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건 안 된다고도 생각해. 그러니까…… 오늘은 내 나름대로 기분을 풀려고 해. 랜트도 거기에 협력해줬으면 해."
티키아 씨는 우리를 생각해 자신의 기분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그 마음만으로도 나는 정말로 고마웠다.
"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할게요."
그순간 티키아 씨가 씨익하고 웃었다.
"……지금 뭐든지라고 말했지?"
"네."
"좋아! 그럼 랜트! 엎드려봐! 어서!"
"……? 네."
티키아 씨의 요구대로 나는 그대로 땅에 손을 대고 엎드렸다.
그러자 티키아 씨는 내 목 위로 올라탔다.
……티키아 씨의 허벅지라든가 팬티의 감촉이 느껴집니다.
"랜트, 이제 일어서!"
그 말을 듣고 티키아 씨가 뭘 하고 싶었는지 이해했다.
티키아 씨는 목마를 타고 싶었던 거다.
"네."
나는 티키아 씨의 발을 잡고 그대로 일어섰다.
"오오! 높아! 역시 이 높은 시선은 기분 좋아! 모든 것이 다 나보다 아래야! 아하하하하!"
티키아 씨의 어두운 다크 사이드가흘러나오고 있다.
"오오, 목마라…… 티키아가 하는 거 보니까 재밌어 보인다. 랜트! 다음엔 나 시켜줘!"
노아가 티키아 씨가 목마 타는 모습을 보고 흥미롭게 바라봤다.
"아, 안 돼!"
티키아 씨가 내 이마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오늘은 던전에 있는 동안 쭉 내가 탈 거야! 이게 내 기분 풀기야!"
"후훗, 랜트랑 스킨쉽 늘리면서 푼다는 거구나?"
"마, 맞아! 그러니까 오늘 사냥 담당은 노아랑 니냐야! 나는 랜트 머리 위에서 마법을 날릴 거야."
"저기…… 티키아 씨."
"응? 뭐, 뭐야, 엘시? 아무리 동지 엘시라도…… 오, 오늘은 이 자리는 양보 안 할 거야."
"아,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만에 하나 떨어지지 않게 파워 걸어드릴까요?"
"아, 으, 응! 고마워. 고마워."
"네! 파워!"
엘시가 티키아 씨에게 버프를 걸었다.
"고마워, 엘시. 아까는 그…… 의심해서 미안."
"괜찮아요. ……오늘은 랜트랑 티키아 씨가 계속 밀착을…… 하읏!"
"……랜트, 저거 흥분하고 있는 거지?"
"사랑스럽지 않나요?"
"래, 랜트……♡"
"역시 랜트는 변태라고 생각해."
티키아 씨는 그렇게는 말해도 더욱 강하게 허벅지로 내 목을 조였다.
말랑말랑한 허벅지의 감촉이 기분 좋습니다.
"아하하하."
그리고 우리는 다시 사냥을 하기 위해 이동했다.
하지만 우리는 트렌트를사냥하는 도중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건 노아와 니냐 씨가 나타난 트렌트들을 각각 한 마리씩 사냥한 뒤였다.
"……있지, 랜트."
"응? 왜, 노아."
"우리 6층에 온 건 티키아를 승격시키기 위해서인데 그렇게 있으면 랜트가 트렌트를 못 모으지 않아?"
""아.""
그랬었다.
저번처럼 티키아 씨에게 대량의 경험치를 얻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트렌트들을 모을 필요가 있다.
"어떡하죠, 티키아 씨?"
"으음…… 그, 그래도 오늘은 랜트랑 떨어지기 싫은데……."
티키아 씨가 내 머리에 몸을 대며 더욱 강하게 내 머리를 껴안았다.
티키아 씨의 향기가 더욱 진하게 나서 솔직히 흥분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은곧바로 니냐 씨가 말해주셨다.
"그럼 따로 행동하는 건 어때?"
"따로요?"
"응. 우리 셋은 이 근처에서 사냥을 하고 있을게. 그러니까 랜트는 티키아랑 같이 트렌트를 사냥하는 거야. 랜트라면 빠르게이동할 수 있으니까 다음 트렌트도 금방 찾을 수 있고……
무엇보다 티키아는 랜트랑 있으면 계속 마법을 쓸 수 있잖아? 게다가 티키아도 랜트랑 둘이 붙어 있으니까 더 기분도 풀릴 테고."
"오오, 확실히! 그러겠어!"
나도 니냐 씨의 의견에는 찬성이었다.
"그게 좋을 것 같네요. 그럼 오늘은 그렇게 하기로 해요."
그때 노아가 능글맞게 웃으면서 티키아 씨를향해 말했다.
"히히힛,티키아~ 랜트랑 둘만 있다고 던전에서 섹스하면 안 된다?"
"뭣!? 누, 누가 그런 상식 없는 짓을 한다는 거야! 더, 던전에서 야한 짓이라니……."
……크흠흠!
"히힛♡"
"후훗♡"
"……."
니냐 씨와 노아는 히죽히죽 웃고 엘시는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돌렸다.
"응? 어? 서, 설마……."
"티키아 씨! 출발할게요!"
"잠깐 랜트, 설마 세 명이랑 던전에서…… 꺄아아앗!"
뻘쭘하니 빨리 땅을 박차며 출발했다.
◈
그로부터 2시간 후.
나와 티키아 씨는 돌아다니면서 트렌트들을사냥했다.
"하읏! ……트윙클 스타즈!"
티키아 씨는 마력이 떨어질 때마다 나에게 마나를 뽑아서 충전했다.
그때마다 조금 신음을 흘리고 꼬옥하고 허벅지로 내 목이나 얼굴을 조여오는 느낌이 참 좋았다.
"티키아 씨, 어떠세요?"
"조금…… 아주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아."
"그럼 조금만 더 힘내봐요."
나는 다시 다음 트렌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저기, 랜트."
"네, 왜 그러세요?"
"랜트는 어째서 다른 마법은 안 쓰는 거야?"
"다른 마법이요?"
"그래. 바인드도 마나웨폰도 스킬로 얻은 거긴 하지만 엄연히 마법이야. 즉 랜트는 마법은 쓸 수 있다는 거지. 그렇다면 어째서 랜트는 다른 마법을 안 쓰는 거야?"
"솔직히 지금 티키아 씨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어…… 그러니까 내 말은…… 랜트는 원거리 공격은 안 하냐는 말이야."
"원거리 공격이요?"
"그래. 마법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
그러고 보니 티키아 씨에게는 아직 기다래지는 엑스칼리버를 보인 적이 없다.
"아, 원거리 공격이라면 저도 있어요. 마나웨폰으로 검을 만든 다음 단숨에 길이를 늘리는 식으로 말이에요."
"……그건 또 터무니없는 사용법이네. 아니, 그래도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쓰는 파이어볼이라든지 윈드컷터라든지 마법은 안 쓰는 거야?"
"……저도 쓸 수 있나요?"
"당연하지! 랜트의 솔직히 마나웨폰을 만들 때의 그 터무니없는 응용력을 쓰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마법은 궁극적으로는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기적이니까!"
티키아 씨의 말을 듣고 나는새로운 진리를 깨달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기적.
그건 즉 내가 언제나 마나웨폰을 써서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하지만 티키아 씨 저는 마나웨폰을 만들어도 30m 정도 떨어지면 마나웨폰이 사라져버려요."
"마나웨폰이 몸에서 떨어져서 30m까지 떨어져도 유지되는 게 터무니없는 거야, 랜트……. 그리고 그건 어디까지나 마나웨폰이니까 그런 거지! 다른 식으로 마나를 형성해서 쏘면 아무런 문제 없어!
"오오!"
그렇다면 나도 원거리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건가!
"그, 그럼 티키아 씨! 저도 파이어볼이나 마력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쏠 수 있나요?"
"매직 미사일 같은 거? 그거야 당연하지. 으음, 혹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거야?"
"네. 마나웨폰으로 활을 만들어 쏴본 적은 있는데 30m만 날아가서 사라진 걸 보고 제 한계는 거기라고 생각했거든요."
내 말에 티키아 씨는 내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그건 마나웨폰의 한계지 랜트의 한계는 아니야. 좋아! 그럼 트렌트야 조금만 더 잡으면 될 것 같으니까내가 랜트에게 기본적인 마법을 알려줄게!"
"오오, 정말인가요!"
"당연하지! 래, 랜트는 내 연인이잖아? 연인이 강해지면 나야 좋지! 아, 하지만 너무 마법만 쓰면 안 된다? 엄청 강한 랜트가 마법까지 남발하면…… 파티 내에서 내 입지가 없어져 버려……."
"하하하, 네."
우리 파티에서 내가 제일 강한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 혼자만 강해서는 안 된다.
동료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나 혼자 원맨쇼를 할 생각은 없다.
다만 판타지에 온 이상 다양한 마법을 쓸 수 있다면 쓰고 싶은 법이다.
그리고 나는 몇 분에 걸쳐 티키아 씨에게서 원거리 마법을 쓰는 요령을 배웠다.
원거리 마법의 중요한 점은 마력을 뭉쳐 거기에 공격의 의지를 담고 쏘아내는 것이라고 한다.
티키아 씨는 내가 느끼기 쉽도록 먼저 내 몸이 자신의 마력을 불어넣어 느끼라고 했다.
티키아 씨의 마력이 내 몸에 들어온 게느껴졌고 이번에는 그 마력이 이동하는 거에 집중하라고 했다.
티키아 씨의 마력의 흐름에 집중하자 티키아 씨의 마력은 다시 티키아 씨의 안으로 들어가 일정한 형태를 가지고 지팡이에 이동해 쏘아졌다.
"매직 미사일!"
펑!
티키아 씨의 지팡이에서 마력으로 된 덩어리가 날아가 땅에 부딪히며 자그마한 폭발을 일으켰다.
"어때? 알겠어?"
"네, 대충 알 것 같아요!"
요령은 마나웨폰하고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다른 걸 따지자면 형태를 만드는 게 아닌……마력 자체를 써서 날린다는 이미지가 강해야 한다는 느낌이었다.
마법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
상상력이라면 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럼 한 번 해볼게요."
나는 오른손 검지를 피고 앞으로 내밀었다.
어디까지 마력이 나갈지 모르기에 손가락의 각도는 살짝 아래로.
그리고 손가락 끝에 마력을 모으고 그것을 레이저처럼 쏘아내는 상상을 하며 조금 마력을 불어넣었다.
이미지하는 건 초기에 손가락 빔의 형태를 내가 최초로 본 그 기술.
도돔파!
그 순간 내 손가락 끝에서 파란색의 마력 한줄기가 쭈욱 나아가다 땅에 명중하고…….
콰아아아아아앙!
거센 먼지 바람이 일어날 정도의 폭발을 일으켰다.
"어버버버버버버."
"와아……."
티키아 씨는 입을 떨고 있었고 나는 그 광경을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