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1화 〉330화-연애상담!
우선 우리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여보~ 랜트랑 동료애들 왔어!"
"어머, 정말이요?"
"응! 게다가 새로운 애도 온 거 같은데?"
어무이가 티키아 씨를 보더니,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어머, 깜찍해라! 랜트야, 얜 누구니?"
"티키아 씨야. 우리 파티에서 마법사를 맡고 있어, 어무이. 참고로 나보다 3살 연상."
"으잉?"
"으응?"
어무이와 아부지가 둘 다 놀라면서 티키아 씨를 쳐다봤다.
티키아 씨는 꾸벅하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아버님, 티키아라고 합니다."
"오, 오오. 그, 그렇구나."
"호, 호호호. 그래. 사람마다 성장이 다를 수도 있지."
그 후 우리는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부족한 의자는 내가 마나웨폰으로 만들었다.
어무이 아부지는 범람 때는 괜찮았냐든지.
요새 던전은 어떠냐든지.
나랑은 사이좋게 지내든지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리고 어느 정도 대화를 끝낸 다음 어무이 아부지는 힐끔 멜리사를 쳐다보았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아부지였다.
"그…… 멜리사?"
"아, 네. 아저씨."
"멜리사는 지금 랜트랑 같이 플단에 있지?"
"네. 플단에 있는 모험가 길드에서 일하고 있어요."
"모험가 길드에서 말이니?"
"네. 웨이트리스하고 있어요."
"그래, 일자리를 찾았다니 다행이구나. 그런데 그…… 미안하구나. 랜트가 갑자기 데려가다니……."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같이 가고 싶다고 한걸요."
"응? 그러니? 바이스는 우리 랜트가 멜리사를 꼬셔서 데려갔다고 계속 나에게 말했는데……."
멜리사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으…… 아빠……."
"아이구, 답답해! 그래서 되겠어요? 아들!"
"아, 응. 어무이."
"말 꺼내기 좀 어려워서 아무 말 안 하고 있었는데. 엄마, 그런 거 못 참는 거 알고 있지?"
"물론이지."
어무이는 궁금한 건 화끈하게 물어보는 스타일이다.
"그럼 묻겠는데…… 멜리사를 데려갔다는 건…… 그런 거지? 둘이 사귀는 거지?"
"아……."
여기서 부정을 할 수는 없다.
이미 멜리사를 데리고 플단으로 떠날 정도다.
그 정도의 이유가 아니면 납득하지 못할 거고 그게 사실이니 말이다.
……이건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원래는 몇 달 더 간격을 두고 어무이 아부지에게…… 내가 하렘을 차리고 있다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이 김에 단번에 말해버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응, 멜리사랑 사귀고 있어. 물론…… 결혼할 생각으로."
"어머, 어머어머!"
나를 추궁하던 어무이의 눈이 크게 떠지면서 반짝반짝 빛났다.
이거 아줌마들끼리 흥미로운 얘기를 했을 때의 눈이다.
"역시나! 역시나 그랬어! 당신! 우리 며느리 생겼어요!"
"메, 멜리사가 랜트랑 사귄다니…… 뭐 데려갈 때 예상은 했는데…… 이렇게 들으니 조금 아리송하네. 메, 멜리사야, 우리 랜트…… 좋아하니?"
아부지의 질문에 멜리사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랑해요."
"어머어머어머! 사랑한대요, 당신!"
착착착!
어무이가 아부지의 어깨를 쉴 새 없이 두드렸다.
"나, 나도 들었어, 여보. 근데 은근 아프니까 그만해줘."
"어머,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그만."
"아…… 근데 어무이, 아부지. 하나 더 밝힐 게 있는데."
"응? 뭐니? 설마…… 설마……."
어무이가 말하려던 말을 아부지가 먼저 물었다.
"아들? 설마 벌써 아기 생긴 거야?"
물론 그런 질문이 나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니다.
"아니, 그건 아니야. 그게 있지……."
내 모습을 보고 노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랜트, 지금 말하려고?"
"아…… 응. 이왕 이렇게 된 거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니냐 씨는…… 어떠세요?"
"후훗, 나는 괜찮아. 엘시랑 티키아도 그렇지?"
"네……."
"응? 뭐가? 어…… 어?! 서, 설마 아직 말 안 했던 거야?! 그래서 그걸 지금 밝히는 거고!?"
그러고 보니 티키아 씨에겐 아직 내가 하렘을 이루고 있다는 걸 어무이 아부지에게 숨기고 있다는 걸 몰랐다.
하지만 티키아 씨의 천재적인 두뇌는 현 상황을 바로 파악한 모양이다.
"네, 티키아 씨는 어떠세요?"
"아니, 나는 뭐 처음부터 인사드릴 생각으로 왔는데……."
그러면 괜찮다는 거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어무이 아부지를 향해 말했다.
"어무이, 아부지."
"응, 아들."
"그래, 우리 아들 무슨 말 하려고?"
"나 사실…… 여기 있는 모두랑 다 사귀고 있어."
""……응?""
어무이 아부지가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무이와 아부지가 잠시 서로를 쳐다본 다음 모두를 한 번씩 훑어보고 마지막에는 나를 봤다.
""뭐어어어어어어어!?""
응, 당연히 이런 반응 나오겠지.
"여여여여여, 여보! 우, 우, 우, 우리 아들이 무슨 말한 거야?"
"다, 다다다다 사귀고 있다고? 여기 있는 애들이랑 전부?"
"응."
"아, 아들 능력 좋다……."
고마워, 아부지.
"그게 말이에요!"
어무이가 아부지에게 등짝 스매시를 날렸다.
짜아아아악!
"아얏!"
"아이구, 설마 우리 아들이 난봉꾼일 줄이야!"
어무이, 난봉꾼은 너무하지 않아?
모두 사랑하고 있고 책임지려고 하는데.
흥분하고 있는 어무이를 어떻게 말릴까 고민하는 도중 니냐 씨가 어무이에게 다가갔다.
"후훗, 어머님. 잠시 진정해주세요."
"아, 아니, 이게 진정……."
"어머님이 걱정하시는 건 알아요. 랜트가 무작정 여자나 사귄 게 아닐까 걱정하시는 거죠?"
"어…… 응. 그렇지."
"괜찮아요. 우리는 모두 랜트를 사랑하고 있고 랜트도 물론 우리를 사랑하고 있어요. 게다가…… 어머님도 아시잖아요? 랜트가 재력이 아주 좋다는 사실 말이에요. 어머님과 아버님에게 드린 돈이 바로 그 증거잖아요?"
"그, 그렇지."
"그러면 랜트는 저희 모두를 책임질 재력도 있고 저희를 외롭지 않게 사랑할 마음이 있어요. 물론 저희도 그걸 알고 랜트가 하렘을 차리는 걸 받아들이고 있어요.
사이가 험악한 것도 아니에요. 험악하면…… 이렇게 한 파티가 될 리도 없잖아요?"
"그, 그러겠구나."
"후훗, 그러면 아무런 문제 없지 않나요?"
"……응?"
니냐 씨의 말을 듣고 어무이가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네?"
어무이가 니냐 씨에게 설득당했다.
분명 내가 말해봤자 효과는 적었겠지만 내 하렘 인원 중 한 명인 니냐 씨가 말했기에 어무이도 받아들인 게 아닐까?
어무이는 잠시 내 연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너희 모두…… 받아들이고 있는 거니?"
""네.""
이 질문에는 모두 함께 똑같은 대답을 했다.
"……뭐, 당사자들이 괜찮다면 내가 할 말은 없겠구나."
그리고 어무이는 나를 훈계하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랜트야! 한 번 책임지기로 했으면 끝까지 져야 해! 알았지!"
"응, 어무이! 모두 다 행복하게 만들 거야!"
나는 척하고 엄지를 세우며 어무이에게 말했다.
어떻게든 하렘 털어놓기 문제는 끝난 것 같다.
"아참, 어무이."
"응? 뭔데?"
"사실 플단에 내 연인이 2명 더 있어."
그리고 추가시키고 싶은 여성분이 한 명 더 있다.
"아이구……."
어무이가 뒤로 쓰러졌다.
"여, 여보!?"
"어무이!?"
어무이가 허락해서 안심해가지고 또 밝혔는데…… 아무래도 어무이의 허용량을 넘어버린 것 같다.
미안해, 어무이.
◈
아부지는 어무이를 침대에 눕히고 거실로 나왔다.
"아부지, 어무이는 괜찮아?"
"괜찮아. 저번에 골드 봤을 때랑 비슷하니까 좀 있으면 깨어날 거야. 그보다……."
아부지가 모두를 한 번 바라본 다음 나를 향해 말했다.
"아들, 아빠랑 잠시 나가서 얘기할까?"
"알았어. 모두 잠시 기다려줘."
내 말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아부지와 함께 밖으로 나가…… 둘이 항상 걸어가던 숲속 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적당히 걸은 다음 멈춰 서서 아부지는 나를 바라봤고…….
"아들……."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했다.
"언제부터 사귀게 된 거니?"
매우 궁금하다는 듯이 기대에 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
"어…… 사실. 처음 마을에 모두랑 함께 왔었잖아? 그때는 이미…… 사귀고 있었어."
"정말이니? 그때는 아직 2주밖에 안 지났는데……."
"응. 거기다 그…… 플단에 있다는 2명하고도 이미 사귀고 있는 상태야."
"……아들 진짜 능력 좋다. 2주 만에 그럼 연인이…… 하나 둘……."
아부지가 손가락을 하나씩 펴며 수를 셌다.
"2주 만에 5명이나 사귀었다는 거야?"
"……응."
이렇게 아부지에게 일일이 확인받으니 꽤나 찔리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때 아빠에겐 말 안 해도 마음에 정한 여자애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모두하고 사귀고 있었구나……."
"……응."
"거기다 멜리사하고도 사귀고?"
"네."
"아들, 아빠야 남자니까 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책임질 능력이 있는 것도 아빠는 자랑스럽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2달에 여자를 7명이나 사귀는 건 조금 그렇다고 생각해."
"응…… 아부지 마음 이해해."
"랜트야."
"응."
"……지금 행복해?"
아부지의 질문에 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응, 엄청 행복해."
"그럼 아빤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을게."
"고마워, 아부지."
"물론 아빠도 랜트가 책임질 생각도 없고 그럴만한 능력 없으면 화냈겠지만, 우리 아들은 잘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아부지는 톡톡 내 어깨에 손을 얹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행복해야 된다, 아들?"
"응!"
"으음, 그런데 바이스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네…… 아직도 아들이 멜리사를 채갔다고 이를 갈고 있거든."
"아……. 바이스 아저씨 아부지나 어무이에게 뭐라 말 안 했어?"
"나야 가끔 술집에서 만나니까 나에게 불평은 해도…… 도중에 텔리샤 씨가 데려가거든."
텔리샤 아줌마가 제대로 케어는 하고 있나 보다.
"우선 엄마가 깨어나기 전에 한 번 멜리사네 가보는 게 어떠니?"
"응, 그럴게. 아참, 아부지. 아침 먹었어?"
"아빠야, 네 엄마가 만들어준 맛있는 스튜를 먹었지."
"그래? 그럼 플단에서 사 온 크림빵은 나중에……."
텁!
아부지가 다시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들, 크림빵 먹는 배는 따로 있어."
그거 간식 먹을 배는 따로 있다는 여자들이 자주 쓰는 말 아니야?
나는 인벤토리에서 플단에서 산 크림빵을 하나 꺼냈다.
"자, 아부지. 아부지가 좋아하는 크림빵이야."
"오오! 이게 플단에서 파는 크림빵이구나! 우물!"
아부지는 나에게서 크림빵을 받자마자 바로 한입 깨물었다.
"우물우물우물…… 으으음!! 맛있어! 우리 마을 크림빵도 좋지만…… 플단 것도 엄청 맛있어!"
쩝쩝하고 아부지는 한 입 한 입 크림빵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부지가 기뻐해 줘서 나도 기분이 흐뭇하다.
아부지가 크림빵을 금세 다 먹고 입가에 묻은 크림도 손으로 닦아 쪼옥 빨았다.
"꿀꺽! 쬬옵! 아들! 고마워! 엄청 맛있었어."
"다행이다. 아, 크림빵 아직 더 많으니까 집 가면 건넬게."
"그러니!"
아부지가 엄청 눈가를 초롱초롱 빛냈다.
플단에서 가져온 크림빵이 워낙 마음에 드셨나 보다.
그리고 나와 아부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와도 아직 어무이는 침대에서 누워 있는 상태였다.
아부지는 어무이가 누워 있는 침대 옆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았다.
"아들, 엄마는 아빠가 보고 있을 테니까 갔다 와."
"응, 아부지."
나는 거실로 나와 멜리사에게 말했다.
"멜리사, 우선 멜리사네 집으로 가서 아줌마랑 아저씨에게 인사드리자."
"어? 지금 가게?"
"응. 아부지도 어무이 깨어나기 전에 얘기하고 오라고 해서."
"그럼 우린 랜트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자, 잘 갔다 오세요, 랜트, 멜리사."
"잘 갔다 와~."
"어…… 응? 멜리사의 부모님한테도 아직 얘기 안 한 거였어?"
"네. 그래서 얘기하고 오려고요. 티키아 씨, 모두랑 함께 집에서 기다려주세요."
"알았어. 랜트, 멜리사 잘 갔다 와."
""네.""
그리고 나는 멜리사와 함께 집을 나가고…… 한 15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바로 우리 집 옆집은 멜리사네 집에 도착했다.
똑똑 하고 문을 두드렸다.
"네~."
그리고 텔리샤 아줌마가 문을 열고 나오셨다.
"어머, 랜트, 멜리사. 돌아왔었니?"
"안녕하세요."
"아, 안녕, 엄마."
멜리사는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조금 쑥스럽나 보다.
그때였다.
"뭐? 멜리사?"
텔리샤 아줌마 뒤에서 쌔애애앵하는 소리와 함께 바이스 아저씨가 나타났다.
"멜리사……."
"아, 아빠, 오랜만이……."
"멜리사아아아아아! 우리 공주니이이이이임!"
바이스 아저씨가 멜리사를 향해 눈물을 흘리며 껴안으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