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60화 〉359화-의뢰 상담! (360/818)



〈 360화 〉359화-의뢰 상담!


랜트 님과 제이슨 님의 대련.

나는 접수처에 계속 있어야 하기에 보지 못했지만.

다른 모험가분들의 소리를들어보면 분명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는 건 예상이 갔다.

거의 모험가 길드에 있는 모든 모험가들이 훈련장으로 가고 텅 모험가 길드를 보고 나는 혼자서 냉정히 생각할  있었다.

던전에서 돌아온 랜트 님에 대한  태도.

그건 분명히 잘못된 태도다.

랜트 님은 랜트 님만의 일정이 있다.

오늘 나와의 저녁도 그 일정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오늘 할 건 의뢰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다.

굳이 오늘 그…… 래, 랜트 님에게 내가 의뢰한다고 결정 난 것도 아니다.

게다가  랜트 님의 연인도아니다.

그런데 괜히 멋대로 혼자 기분이 나빠지고 그런 태도를 보이다니…….

"하아……."

 자신이 한심했다.

랜트 님이 훈련장에서 돌아오신 후 계속 탁상에 앉아 계신다.

솔직히 말해서 일에 집중이 안 된다.

랜트님의 모습을무심코 봐버리고 만다.

하지만 랜트님은 나를 보지 않고 멍하니 의뢰 게시판 쪽을 바라보며 한 손에  주스를 조금씩 마실뿐이었다.

조금은…… 저를 봐도 되지 않습니까, 랜트님?

또…… 제멋대로인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멜리사 님도 나가시고 랜트 님은 정말로 내가 끝나실 때까지 기다리셨다.

나는남은 사무처리를 끝내고 랜트 님의 곁으로 걸어갔다.

내가 다가오자마자 랜트님이 내 쪽을 돌아보시며 무척이나 기쁘신 얼굴로 일을 마쳤냐고 물어보셨다.

그 얼굴을 보니…… 생겼던 짜증도 어쩐지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하아……."

요새 너무나도 마음의 기복이 심한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고 말았다.

"레니 씨?"

"랜트님, 여기서 기다리시지 않으셔도 제가 찾아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 그래도 레니 씨하고 곧바로 식사를 하고 싶어서……."

한시라도 빨리 나와의 시간을 가져주신다는 말은 기뻤다. 하지만…….

"……저도 치장할 시간은 필요합니다."

애초에 이 길드 직원복을 입고 같이 식사를 할 수는 없다.

"아, 그러네요."

이대로 랜트님에게 다시 여관에서 기다려달라고 하면 됐다.

하지만 어째설까.

나는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말이 튀어나왔다.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네!"

활기차게 대답하는 랜트님을 데리고 나는…… 내가 묵고 있는 숙사로 향했다.

"여긴……."

"제가 살고 있는 길드 직원용 숙사입니다. ……금방 준비하고 나올 테니 기다려주세요."

"네, 레니 씨."

나는 곧바로 방 안으로 들어가 우선 몸을 씻으려고 했다.

하지만 몸을씻으면 마르는 시간도 필요하기에 랜트 님을 더 기다리게 할 여지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생각해보니 랜트 님과 얘기할 의뢰의 내용은…… 결국 내가 랜트 님에게 성관계를 맺고 싶다고 신청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내용이다.

그런 내용을 밖에서?

냉정히 생각해보면 그런 내용을 밖에서 식사를 하며 즐길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다지 특색이 없는 방.

만약 랜트 님을 불러들이더라도 문제 될 건 없…….

"윽!"

내 눈에 침대 위에 놓여진 저번에  바이브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곧바로 바이브를 들어 서랍 안에 넣었다.

이건…… 절대로 들키면 안 되는 물건이다.

나는 시선을 돌려 방 구석에 있는 쓰레기 봉투를 봤다.

아직 쓰레기를 수거하는 날이 아니라서 잠시 방에 놔둔 쓰레기봉투.

다행히 내용물에 문제 될 건 없었다.

그러면…….

나는 다시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랜트 님이 가만히 서 계셨다.

"레니 씨, 벌써  끝나셨…… 응?"

랜트 님은 아직 아무런 변화도 없는 내 모습에 의아해하셨다.

"랜트 님, 죄송합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습니다만……."

"아…… 오늘은 안 되겠나요?"

"아니요, 그게 아닙니다. 다만…… 그……."

나는 잠시 뜸을 들였다.

과연  말을 하는 게 맞는 걸까?

하지만 의료 상담 내용을 따지자면 확실히 여기보다 안전한 곳은 없다.

"괜찮으시다면 저녁은 여기서 하는  어떻겠습니까?"

"네? 그 말은…… 그, 레, 레니 씨의 방에서 말인가요?"

"……네."

랜트 님이 당황하시면서얼굴이 조금 빨개지셨다.

그 모습이 조금 귀엽다고 생각해버렸다.

"괘, 괜찮으세요?"

"네, 전…… 괜찮습니다. 다만 지금 식사 거리가 없기에…… 시장에 다녀오고 싶습니다."



나는 지금 랜트 님과 같이 시장을 걸어가고 있다.

랜트 님과  방에서 먹는 저녁.

다시금 이 문장을 생각해보면 나도 참…… 대담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의뢰에 대한 내용을 밖에서 하는 건…… 매우 부끄러웠다.

랜트 님에게는 방 안에서 기다려주시라고 부탁을 했었다.

랜트 님이라면 방에서 기다리신다고 해도 섣불리 방 안을 물색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랜트 님은 내가 시장을 보는 것까지 따라오신다고 하셨기에…… 나는 거절을 하지 못하고 이렇게 같이 걷고 있다.

빨리 시장을 끝내자는 생각에 나는 평소에 내가 자주 사 먹는 도시락을 파는 가게로 갔다.

모험가 분들은 보통 점심이 되면 던전에서 나와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다음 층으로 가기 위해 도시락을 사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모험가 분들을 위해 있는 도시락 가게.

나는 이 가게를 자주 이용한다.

가사 실력에 자신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직업 특성상 늦은 저녁 시간에 빨리 식사를 섭취하려면 도시락이 좋다.

최근에는 시선이 느껴져서 도시락 가게에 들리지 않고 미리 재료를 사서 곧바로 숙사로 돌아가 스스로간단하게 요리를 해 먹었다.

나는 평소에 자주 사는 정식 도시락을 사려고 했다.

하지만 랜트님은 모험가인데다가 덩치도 크시다.

그러니 나는 정식 도시락하나에 나머지는 모험가분들 용의 대용량 도시락을 하나 샀다.

도시락을 사고 랜트님에게 다가가니 랜트님이 말하셨다.

"레니 씨는 평소에 도시락을 드세요?"

"아……."

순간 랜트님의 그 말에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혹시 랜트님에게 가사능력이 없어서 도시락만 사 먹는 여성이라고 인식되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이 머릿속을  채웠다.

"래, 랜트 님! 무, 물론 평소에 도시락을 먹긴 합니다만 그건 평소에 식사를 하는 시간이 늦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대로 가사도  수 있습니다."

딱히 랜트님이 구체적으로 지적한 것도 아닌데 나는 황급히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 그러겠네요. 그런데 도시락값이라면 제가 냈을 텐데."

"아니요, 이 정도는 저도 낼 수 있습니다. 어서 돌아가기로 하죠."

나는 랜트 님과 다시 숙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랜트 님을 방 안으로 들였다.

생각해 보면…… 남성을  안으로 들인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이 레니 씨의 방이군요……."

랜트 님이 내 방을 두리번 둘러보신다.

"너, 너무 자세히 보진 말아주십시오, 랜트 님."

"아, 죄송합니다."

나는 사 놓은 도시락을 테이블에 두었다.

"……랜트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몸을…… 씻고 오겠습니다."

"네!?"

랜트 님이 눈을 크게 뜨며 당황하신다.

나는내 말이 랜트 님에게 어떻게 들렸는지 예상할  있었다.

"계, 계속 밖에 있어서 씻는 겁니다.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 그러죠? 죄송해요."

"아니요, 저도 오해할 만한 발언을 하고 말았다는  알고 있습니다."

나는 서랍을 향해 걸어가 갈아입을 옷을 꺼내려고 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중대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 숙사의 시설은 꽤나 좋은 편에 속한다.

벽에 달려 있는 냉풍과 온풍을 내뿜는 온도 조절 마도구가 설비되어 있고 자그마한 냉장고도 있다.

그렇기에 실내에서는 그다지 옷의 종류에 구애될 필요가 없다.

쌀쌀해지거나 급격히 더워질 때에 맞춰 외출복만을 고르지 실내복은 거의 비슷한 디자인으로 사고 있다.

내 실내복 스타일은 와이셔츠 한 장에 그저 속옷을 입는 정도.

즉……

아래를 가릴 바지가 외출복밖에 없다.

이럴 때는 그저 외출용 치마를 하나 입어서 실내복이라고 둘러대면 그만이다.

그러한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하지만 어째설까.

나에게 지금 그런 선택지는 떠오르지 않았다.

랜트 님과  뿐인 방.

얘기하려는 건…… 랜트님이 나를 유혹하기 위해 생각해낸 구실 같은 상담 내용.

그리고 며칠 동안 만족하지 못한 몸.

모든 요소가 지금나를 이상한 행동을 하게 만들려고 했다.

"……랜트 님."

"네."

"제가 다 씻을 때까지 뒤를 돌아봐 주시겠습니까? 그…… 부끄럽기에."

"아, 네!"

랜트 님이 뒤로 도시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평소대로 와이셔츠와 속옷만을 꺼내고 욕실로 들어갔다.

입고 있는 옷을 벗고 몸을 씻은 다음…….

몸을 닦고 평소대로 와이셔츠와 팬티만을 입었다.

벗어 놓은 옷은 빨래 바구니에 넣고 위에 수건을 덮어 랜트 님이  수 없게 만들었다.

"이제 돌아보셔도 됩니다."

"네…… 응!?레, 레니 씨!?"

돌아본 랜트 님은 눈을 크게 뜨시며 무척이나 놀라셨다.

그리고 나를 보면서 얼굴이 무척 빨개지셨다.

보수를 지불했을 때…… 그렇게나 나를 장악하시는 모습 하고는 딴판이었다.

어쩐지…… 랜트님의 당황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네, 랜트 님.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아니요, 문제라기보다는 그……."

"저는 평소에 이렇게 실내복을 입어서…… 양해 부탁드립니다."

"네, 네……."

그렇게 관계를 맺었을 때 내 마음을 그렇게 휘저으셨던 랜트 님이 나의 행동에 이렇게 당황하고 있다.

"……랜트님은 씻지 않으셔도 괜찮으신가요?"

"네?"

"만약 상관없으시다면 욕실을 써주세요. 여비 옷은……."

"아, 그건 인벤토리에 들어있어요."

"그럼 다행이네요. 랜트님도 이김에 씻으세요."

"네, 네……."

랜트님은 욕실 안으로 들어가셨다.

쏴아아아 하고 샤워기의 물이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머릿속으로 랜트님의 당황하시는 얼굴이 떠올랐다.

랜트님 덕분에 불편했던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았다.

랜트 님이 몸을 씻으시고 욕실 밖으로 나오셨다.

랜트 님의 복장은 평소 보던 녹색의 가죽갑옷이 아닌 평범한 일상복이었다.

랜트 님은 내 맞은편에 앉으셨다.

하지만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모르겠다는 그런 곤란해하시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랜트 님, 식사를 합시다."

"네, 네, 레니 씨."

앉아서 먹기에 편한 키가 낮은 탁상에서 나와 랜트님은 마주 보며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저기, 레니 씨."

"네, 왜 그러신가요?"

"그…… 어째서 밖이 아니라 여기서식사를 하는 건가요? 밖에서라면 제가 맛있는 걸 사드렸을 텐데."

"랜트 님. 랜트 님이 저와 대화할 내용은…… 결국에는 제가 랜트님과 성관계를 맺는 것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런 내용을 밖에서 말하는 건 조금곤란합니다."

"그런 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렵게 조금 둘러서 말하면 되지 않았을까요? 의뢰를 하실 의향이 있으시다든지 언제 의뢰를 신청한다든지 그런 식으로……."

"읏!"

확실히 그 말은 맞았다.

랜트 님도 바보가 아니시다.

그런 내용을 다른 사람들이 다 알아듣도록 밖에서 할 리가 없다.

순간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그것을 랜트 님에게 들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밖에서 얘기하기에는 부끄럽습니다."

"아, 그러시겠네요. 죄송해요, 제가 생각이 없어서."

"……아닙니다. 결국 랜트님의 식사 권유를 받아들인 건 저니까요."

나와랜트 님은 그 후로 묵묵히 그닥 대화를 하지 않고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을  먹고 남은 쓰레기를 모아 쓰레기통에 넣은 다음 나는 다시 랜트님을 바라보며 물었다.

"랜트 님, 그럼…… 의뢰에 대한 내용을 얘기하도록 합시다."

"네, 네, 레니 씨."

원래라면 내가 더 당황해야 할 텐데.

지금은 랜트님이 어쩔 줄을 몰라 하고 계신다.

그게 정말로 이상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푸흡."

"레니 씨?"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랜트 님, 얘기를 시작해주세요."

"아…… 네."

랜트님은 표정을  잡으시고 그때처럼…… 헤어질 때  손을 붙잡으실 때의 나와 또다시 하고 싶다는 의지가 보이는 얼굴로 나에게 말씀하셨다.

"그럼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레니 씨는 저와…… 또 하고 싶으세요?"

직설적인 랜트 님의 물음.

그 물음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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