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화 〉399화-라미아
플단으로 돌아오고 나서 리단에 같이 간 연인들은 그대로 잠을 잤다.
물론 메리사나 티나나 미란다 씨나 레니 씨 하고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나는 자기 전에 미리 모험가 길드에 남길 분신에게 줄 인벤토리에 리단의 사과와 애플파이를 옮겼다.
길드장님과 레니 씨, 그리고 모험가 길드에 들를 젠 씨, 제이슨 씨, 크라이그 씨, 아만다 씨에게 주기 위해서다.
미샤 씨에게는 점심에 끝나고 엘시와 함께 신전에 갈 때 주자.
그리고 다음 날.
평소대로 일어나 아침을 먹은 다음 우리는 모험가 길드로 가서 레니 씨를 만난 다음 분신을 남기고 모험가 길드 밖으로 나갔다.
던전에 가기 전.
나는 케빈 씨의 레스토랑에 들렸다.
이유는 물론 암컷 오크 챔피언의 고기로 요리를 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다.
케빈 씨는 우리가 이른 시간에 함께 오자 눈을 반짝이며 우리를 반겼다.
"어서 오세요! 혹시……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니면 식사인가요?"
"네, 그게 말이죠…… 우선 주방으로 들어가도 될까요?"
"물론이죠!"
케빈 씨의 눈이 한층 더 기대가 담겨져 있었다.
주방으로 들어가 케빈 씨만이 아니라 다른 요리사분들의 기대의 시선의 한 몸에 받으며 나는 암컷 오크 챔피언 고기를 꺼냈다.
"이걸 부탁하고 싶어서요."
"아아! 역시나 오크 챔피언의 고기군요! 응? 하지만…… 뭔가 평소보다 더 때깔이 좋다고 해야 하나? 뭔가가 더 특별한 느낌이……."
"아, 이건 암컷 오크 챔피언 고기예요. 리단으로 의뢰를 나갈 때 조우해서 잡았어요."
내 말에 케빈 씨만이 아니라 주방에 있는 모든 요리사분들이 크게 소리쳤다.
""아, 아, 아, 암컷 오크 챔피언!?!?""
"이, 이게 그 환상의 식재료라고도 불리는 암컷 오크 챔피언 고기! 보통 오크 챔피언 고기보다 10배는 더 맛있다는 그……!!!"
"와, 그 정도로 유명한가요?"
"요리사 업계 사이에서는 전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아아아! 이 환상의 식재료를 이렇게 눈앞에서 볼 수 있을 줄이야!"
"나 지금 살아 있는 거 맞지?"
"믿기지 않은 광경이야!"
흥분한 나머지 요리사들이 펄쩍 뛸 것 같은 분위기다.
"케빈 씨."
"네, 네! 랜트 님!"
"일단 이걸로 스테이크를 30인분 정도 만들어주세요."
신세진 분들에게 줄 것과 예비로 먹을 용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 양으로 30인분을 만들면 다 소비될 것 같으니 아닌 아직 남아 있는 암컷 오크 챔피언 고기를 조금 더 꺼냈다.
"이건 레스토랑에서 써주시고요."
"아, 아아아! 이, 이렇게나 많이 주시다니……!"
"어이, 케빈! 이거면 우리 레스토랑의 명성은 더욱 올라갈 거야!"
"대박! 대박이야! 우와아아아아아아!"
"우리 레스토랑이 플단 제일이 되는 것도시간문제라고!"
케빈 씨는 내 두 손을 꼬옥 잡으며 붕붕 흔들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랜트 님!"
"대신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주세요."
"네, 물론입니다!"
그리고 케빈 씨는 요리사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오늘 예약하신 손님은 있어?"
"아니, 다행히 없어."
"좋아! 그럼 오늘 영업은 안 한다! 빨리 안내판 걸고 와! 오전 시간을 전부 사용해서 최고의 스테이크를 만든다! 알았지!"
""그래!""
"아, 영업을 정지하시진 않으셔도."
"아닙니다! 최고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암컷 오크 챔피언의 스테이크라면 말이죠! 점심 이후에 와주시면 최고의 요리를 만들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요리 전문가인 케빈 씨가 이렇게 말하니 내가 섣불리 충고할 수는 없었다.
여긴 전문가인 케빈 씨의 말을 따르자.
"네. 잘 부탁드릴게요."
"네!"
"아, 그리고 이거 리단에서 산 애플파이랑 사과니까 배고프실 때 드세요."
"고맙습니다!"
◈
그리고 우리는 던전 13층에 도착했다.
원래라면 울프팡을 사냥할 예정이었지만.
"있지. 우리 이제 14층에 가보자."
니냐 씨가 14층에 가자는 제안을 하셨다.
"14층에요?"
"응. 나도 한 번 승격도 했고…… 무엇보다 이제 나도 모두랑 같이 새로운 풍경도 보고 싶어."
"니냐 씨……."
니냐 씨의 그 마음을 나는 이루어주고 싶었다.
그리고 14층에 가더라도 지금의 노아의 실력이라면 니냐 씨가 서포트해 주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확신도 있기 때문이다.
"저는 괜찮다고 생각해요. 다들 어때?"
"저도 괜찮아요."
"나도! 히히힛, 팍팍 나가자!"
"나도 괜찮아. 근데 14층은 분명…… 라미아가 나오는 곳이었지?"
라미아!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뱀으로 되어 있는 마물이다.
그러고 보니 켈반 씨가 저번에 오해를 해서 내가 라미아나 하피 같은 마물의 오나홀을 만드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
흐음, 몬무스 오나홀이라…… 망상으로는 몬무스도 상당히 즐기긴 했지만 아무래도 현실에서 즐기기엔 좀 그럴 것 같다.
모두 의견이 일치했기에 나는 곧바로 분신을 만들어 근육 제트기를 사용해 곧장 다음 층으로 가는 계단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우리는 14층을 향해 이어진 계단을 다 같이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노아가 말했다.
"정말 랜트 덕분에 이동이 엄청 편하다. 그리고 인벤토리도 있어서 일일이 해제 안 해도 되고."
티키아 씨가 니냐 씨를 향해 질문했다.
"흐음, 니냐. 나는 처음부터 랜트에게 옮겨져서 잘 모르겠는데. 보통 다음 층으로 가려면 얼마나 걸리는 거야?"
"보통은 거의 하루가 걸려.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다 도착하는 정도야. 아무런 방해 없이 가면……
좀 더 빨리 갈 수도 있겠지만 도중에 마물도 쓰러뜨리고 음식도 먹어야 하잖아? 상처를 입으면 치료도 해야 하고 어떤 층에서는 프로텍션을 쓸 수 있는 신관을 고용해서 야영을 할 필요도 있어."
"오오…… 그렇게 들으니 확실히 랜트가 있어서 편한데."
"맞아. 솔직히 노아도 엘시도 티키아도 그렇고 이렇게 빨리 다음 층으로 가는 건 경이로운 속도야. 나도 솔로로 활동했지만 8년에 걸쳐서 13층에 도달했는걸."
"8년…… 니냐의 8년을 나는 2달도 안 돼서 도달한 건가……. 왠지 미안한데."
"후훗, 미안해할 건 없어. 오히려 랜트라는 최고의 만남을 만났다는 거에 기뻐해야지♡"
그리고 몇 분 정도 더 걷자 14층의 광경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졌다.
14층은 리자드맨이 있었던 7층과 비슷한 습지 지대였다,
풀이 여기저기 나 있었고 전체적으로 자그마한 물웅덩이가 여기저기 나 있는 지형이다.
적어도 지나가면 신발은 무조건 젖는다고 생각되는 지형이며…… 물방울이 흐르는 다리를 잘 볼 수 있는 지형이기도 하다.
"……랜트. 나, 이 층은 목말 타고 안 내려갈래."
"평소에도 그러잖아요."
"오늘은 한 발자국도 안 내려갈 거야!"
14층에 있는 동안은 티키아 씨의 허벅지와 팬티의 감촉을 계속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워프장치가 있는 곳까지 내려와 워프장치에 손을 대고 마력등록을 맞췄다.
찰팍찰팍 걸을 때마다 물소리가 난다.
"돌아가면 절대로 목욕해야겠네."
"하하…… 7층 때도 그랬었죠?"
"이렇게 물이 튀기면 자연스럽게 결국 엉덩이나 허리 쪽에도 튀기니까. 엘시는 괜찮아? 신관복 더러워지잖아."
"빨면 그만이에요. 니냐 씨는 괜찮으세요?"
"나? 난 옷 재질 자체가 물에 젖어도 괜찮은 옷이야. 금방 물로 씻으면 되고. 흐음, 그래도 이 기회에 옷도 새로 바꾸는 게 좋겠다."
"오, 장비 바꾸려고?"
"장비를 바꾼다기보다는…… 랜트에게 조금 색다른 나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 옷으로 바꿨을 때도 랜트의 시선이 아주 뜨거웠는데…… 후훗, 이번엔 좀 더 대담한 걸로 가볼까?"
"하읏……."
여기서 더 대담해지는 니냐 씨의 복장…… 매우 기대됩니다!
◈
다른 모험가들이 사냥을 해서그런 건지 워프장치 주변에는 라미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몇 분 정도 찰팍찰팍 소리를 내며 걷자 라미아는 금방 조우할 수 있었다.
샤아아아아아악!
거대한 뱀의 몸을 가진 라미아.
그 미늘은 갈색으로 되어 있었고 위는 여성의 상반신을 지니고 있었다.
"이게…… 라미아."
솔직히 말해서 나는 라미아를 보고 경악했다.
라미아의 외모는 의외로 준수했다.
나는 얼굴이 비늘로 둘러싸이는 그런 느낌을 상상했지만, 얼굴만 보면 평범한 여자라고 생각될 정도다.
차이점을 찾자면 살짝 하늘색과 회색을 섞은 것 같은 창백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마물이니 상반신에 걸치고 있는 게 없으니 상반신은 라미아의 가슴이 출렁이고 있다.
의외로 라미아의 가슴은 컸다.
하지만 엘시나 니냐 씨 만큼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가 가장 경악한 건 그게 아니었다.
인간의 상반신과 뱀의 하반신을 잇는 중간 부분.
그곳에는 떡하니 라미아의 음부.
즉 보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미노타우로스 때는 자지를 덜렁덜렁거리고 있었지만 라미아는 그 여성판이라고 보면 되는 걸까.
샤아아아아악!!!
라미아가 입을 크게 벌리며 우리를 위협했다.
그때 기다란 라미아의 혀가 밖으로 나와 물결을 치며 움직인다.
저렇게 기다란 혀가 인간과 라미아의 대표적인 차이점이라는 건 곧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를 향해 치켜드는 날카로운 손톱 또한 말이다.
확실히 이런 차이점이 있기에 모험가들도라미아를 사냥하는데 거리낌이 없을 거라고 생각됐다.
그 증거로.
"이쪽이다! 나를 봐라 이 뱀 새끼야!"
"지금이야! 꼬리를 노려!"
"하아아아앗!"
"목을 잘라!"
주변에서도 모험가들이 파티를 이루며 라미아를 상대하고 있다.
라미아의 상반신이 인간을 닮았다고 주저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엘시, 부탁해!"
"네! 배리어! 파워! 스피드!"
노아의 신호에 엘시는 곧바로 버프 마법을 걸었다.
"좋아! 그럼 나랑 니냐부터 갈게! 가자!"
"응, 노아."
타악!
노아와 니냐 씨가 동시에 라미아를 향해 돌진했다.
"쉐도우 스텝!"
14층이라서 그런지 노아는 처음부터쉐도우 스텝을 써 속도를 더 높인 뒤높이 뛰어올라 라미아를 향해 단검을 휘둘렀다.
샤아아악!
하지만 14층의 마물인만큼 반사신경이 뛰어난 건지 라미아는 자신의 기다란 손톱으로노아의 단검을 맞받아쳤다.
그 순간 니냐 씨고 라미아의 품속으로 들어가 찌르기를 시도했다.
부우우우웅!
하지만 그 움직임을 눈치챘는지 라미아는 꼬리를 휘두르며 니냐 씨를 견제했다.
노아는 팔을 뛰로 뻗어 니냐 씨의 팔을 잡고 니냐 씨는 그대로 힘차게 뒤로 물러나 노아와 함께 후퇴했다.
"반응 속도 빠르네. 역시 14층은 뭔가 다르나 봐."
"조금 간 보기만 했는데…… 확실히 울프팡보단 강해. 하지만……."
"히힛, 못 이길정도는 아니지."
아무래도 방금 그건 간 보기 수준이었나 보다.
"노아, 라미아의약점은 어디야?"
"으음…… 역시 목이랑…… 오 겨드랑이 부분이 약한가 봐. 그리고……으음."
"왜 그래?"
"보지도 약점이야."
"푸훕! 하긴 저렇게 드러나면 약점이 아닐 순 없겠네."
"하지만 공격하긴 좀 꺼려지네."
"거길 공격하는 건 정말 위험해졌을 때만 하자."
서로 협의가 끝난 뒤 노아와 니냐 씨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라미아는 우리가 수가 더 많은 걸 보고 섣불리 다가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망가지는 않았다.
"이번엔 진심으로 간다!"
노아가 니냐 씨와 함께 방금보다도 날렵하게 움직였다.
라미아는 이번에는 먼저 공격을 받거나 하지 않고 동시에 노아와 니냐 씨를 향해 꼬리를 움직이며 다가왔다.
샤아아아아악!
휘이이익!
날카라온 손톱을 노아를 향해 휘둘렀다.
하지만 그 공격이 노아에게 스칠 일은 없었다.
"야앗!"
오히려 노아는 팔을 피함과 동시에 라미아의 팔에 들러붙고,
푸우우우욱!
정확하게 라미아의 겨드랑이에 단검을 찔러넣었다.
샤아아아아아악!!!!
라미아가 고통에 소리를 지르며 마구잡이로 날뛰려는 순간.
"에잇♪"
니냐 씨가 창을 휘둘러 라미아의 목을 단번에 잘라냈다.
라미아의 목이 철퍽하고 물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니 노아가 재빨리 라미아의 몸에서 떨어졌다.
첨벙! 하는 소리를 내며 라미아의 몸이 쓰러진다.
"우왓, 물튀겼다."
"랜트♡ 회수 부탁해♡"
"네."
나는 둘을 향해 다가가 인벤토리에 라미아의 시체를 회수했다.
"둘 다 어땠어요?"
"으음~ 상대할 만했어. 하지만 그 손톱 피하는 건 조금 간담 서리더라."
"후훗, 그래도 확실히 공격을 보고 피하는 습관은 잘든 것 같은데? 잘했어, 노아♪"
"요새 니냐는 대련할 때 아슬아슬하게 내가 피하도록 유도하면서 공격하잖아. 그 덕분이지."
"어머, 아무리 가르쳐도 노아가 잘 배우지 못하면 쓸모없는걸? 노아가 그만큼 재능이 있어서 그런 거야."
"에헤헤."
니냐 씨의 칭찬에 노아가 헤벌쭉 웃는다.
역시 둘은 좋은 사제 관계인 것 같다.
전위로서의 콤비네이션도 좋고 서로를 의지하는 분위기가 무척이나 흐뭇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