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12화 〉411화-심부름 (412/818)



〈 412화 〉411화-심부름

나를 욕하는 쪽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한 테이블에서 한 손에 나무로  맥주잔을 들고 얼굴이 시뻘건 채로 몸을 파르르 떨고 있는 금발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여성이 있었다.

옷은 경비병들이 입고 있었던 것과 비슷한 하얀색이 베이스인 갑옷.

하지만 갑옷에 연녹색의 태양이 새겨져 뭔가 좀 더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응?

저 갑옷 어디서 본  같은데?

게다가 등에 메고 있는  활도 확실히  적이 있다.

 사람은…….

그때 같은 테이블에 앉은 같은 갑옷을 입은 다른 여성들이 금발의 여성을 향해 말했다.

"렐리아단장님, 이제 그만 마시세요. 벌써 20잔 째예요."

"그래요. 오늘 너무 마셨어요. 이만 대성당으로 돌아가셔야죠."

"시끄러어어어어어!!!  썩을 대신관의 면상을 봐야 하는 곳에 갈까 보냐!"

"썩을이라니…… 아무리 단장님이라도  말은 심해요."

"닥쳐! 너도…… 너도 당해보라고! 그 엿같은 경험을 말이야! 이, 이게  그 던전 크래셔인지 뭔지하는 모험가 때문이야!"

대체 내가 뭘 했길래 저렇게 원망이 서린 목소리의 대상이 되어야 할까?

물건도 전해줘야 하지만 궁금하니 나는 근처 테이블에 앉아 주스를 시키고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뭐야! 어떻게 세계 최대의 재앙 중 하나인 범람을 일주일 만에  막는 건데!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 끝나서 축제 분위기고…… 최대한 빨리 오려고 애들도 닦달해서 빨리 왔는데……."

"그때는 힘들었죠~ 자는 시간도 4시간으로 줄여서 강행했으니까요."

"그런데 뭐!? 이미 끝났으니까 미안하지만, 다시 돌아가 달라고!? 장난하냐!"

"하지만 그건 빨리 재앙을 끝낸 던전 크래셔라는 모험가를 칭찬해야지 욕할 점은 아니잖아요."

"알아! 나도 알거든! 하지만…… 하지만  후에……."

"단장님이 이대로 돌아가는 것도 뭐하니 마법도시 관광하러 가자고 제안했죠."

"왜 그런 말을 한 건지 지금도 이해 안 가요."

"말했잖아! 어차피 이번에는 장기적으로 이미 기한이 정해져 있어서 빨리 돌아가 봤자 손해야! 그럴 바에야 너네들도 즐기게 마법도시에 가자고 했잖아!"

"그거 땡땡이잖아요."

"융통성이라 말해!그래서 마법도시에 도착했더니만 그 썩을 대신관……!!!"

빠드득

"범람의 지원도 제대로 못 했으니 대신 단장님보고 미스 솔라리오 촬영에 나가 솔리신의 가르침을 본받아 출산율 상승에 도움을 주라고 하셨죠."

"그때 내가 얼마나 치욕스러웠는지 알아!"

"하지만 단장님 처음엔 스타 되는 거 아니냐고 기뻐하셨잖아요."

"그때는! 그때는 미스솔라리오가 그런 잡지인 줄 몰랐단 말이야! 이름만 들으면 그냥 미인들이 예쁜 옷 입은 사진만 나오는 잡지라고 생각하잖아!"

"맞잖아요?"

"그게 뭐가 예뻐! 음란하고 상스럽잖아!"

"전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그보다 음란한  좋잖아요. 출산율에 완전 도움 만땅이잖아요."

"난 수도의 음란 대환영 분위기가 싫어……!!!"

"솔라리오 밖의 사람들은 은근 단장님 같단말이에요. 이게 문화 차이인가?"

"상식 차이다!"

오오, 설마 했던 솔라리오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야한  대환영인  같다.

"아참! 렐리아 단장님이 나온 호는 특히나 호평이 좋아서 저번에 다시 2탄 찍으셨잖아요!"

"……."

"분명 렐리아 단장님이 많은 남성들을 꼴리게 하셔서 그런 거예요. 정말 대단하세요!"

"그러고 보니 오늘 대성당에 들리실  대신관님과 무슨 말씀을 나누셨던 거예요?"

"……나가라고 하더라.

"네?"

"제3탄도 찍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 그 썩을 년!!! 내가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면서! 으아아아아아!!! 그런 잡지 나가면 시집가긴 다 틀렸잖아!!!

이제…… 이제 나이도 32인데 아직도…… 아직도 남자 낌새가 없는 내 인생…… 승격만 해서 노화를 억제하면 뭐해…… 나를 받아줄 남자가…… 흐윽! 없잖아아아아!!! 으허어어어어엉!!!"

"아, 또 우신다."

"단장님이라면 좋은 남자 찾을 거라니까요."

"그거 4년 전에도 똑같이 들었어! 으허어어엉!!! 그리고 너네 이미 나보다 먼저 결혼했잖아!!!"

"단장님도 몇 번 맞선 얘기 나왔잖아요."

"할 때마다 깨졌지만요."

"그치만…… 그치만…… 맨 처음부터 하는 칭찬이 아기 잘 낳을 것 같다든가, 순산형 엉덩이라든가, 몸매가 야하다는 칭찬밖에 안 하는 남자랑 어떻게 결혼해!!!"

"응? 최고의 칭찬 아닌가요?"

"맞선 기본 문구죠, 그거?"

"나! 이 나라 싫어! 뭐야! 뭐야! 뭐야! 17살  재능 있다고 해서 건너와 수행의 나날에 몰두하고 임무만 줄창해서 겨우 안정적인 기사단장 지위까지 얻었는데…… 주위를 돌아보면 다들 상식이 이상하단 말이야!"

"오히려 4년 전까지 진짜 솔라리오의 분위기 모르고 있었던 단장님이 저흰 더 신기해요."

"올곧다고 해야 할지 둔하다고 해야 할지."

"시끄러어어어 으허어어어어엉!!! 범람을 이겨내면 거기서 함께 고난을 뛰어넘은 멋진 남성과 살림을 꾸리려는 계획도 있었는데! 그런데……!!!

그런 기회조차도 없고 전 세계에……  치태를 보이는 그런 잡지에까지 출현하고……!!! 이게 다 던전 크래셔인지 뭔지 하는 모험가 때문이야!!! 죽어!! 으허어어어어엉!!!"

"결국 던전 크래셔 공은 잘못 없잖아요. 저희도 마물이랑 싸우다가죽을 수도 있는 일도 없어졌고요."

"오히려 범람을 빨리 막게 해줘서 감사해야죠. 게다가 애초에 범람이라는 대재앙 난리통에 남자 만들지도 못할걸요?"

"이건 감정 문제야아아아아!! 으허어어엉!!!"

……으으음~ 내 잘못은 없는 것 같지만 이렇게 옆에서 계속 이야기를 들으니 매우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미스 솔라리오의 렐리아  특집 1탄 2탄은 아주 신세를 졌기에 때문에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다.

사과를 하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지금 상태에서 내가 직접 나서봤자 술 취한 렐리아 씨의 화만 돋울 것 같다.

"멋진 남자하고 결혼하고 싶어어어어어어어!!!! 내 행복한 결혼생활은 어디야아아아아!!! 으허어어엉!!!!"

노처녀 히스테리 걸린 여성을 잘못 자극하면 큰일 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아, 우리 아들 유치원 끝날 시간이니까 이만 가볼게요."

"저도 남편에게 차려줄 점심 만들러 가야 하니까 실례할게요. 술 적당히 마시세요, 단장님."

"이…… 이 배자신자드으으으으으을!!! 으허어어어엉!!!"

아마도 렐리아 씨의 이런 술주정에 익숙한 건지 주위에 앉아 있던 2명의 갑옷을 입은 여성은 망설임 없이 모험가 길드를 나갔다.

"훌쩍…… 훌쩍 나쁜 계집애들…… 흐윽. 다 필요 없어…… 꿀꺽꿀꺽!"

렐리아 씨는혼자가 되자 훌쩍이며 다시 술을 들이켰다.

말할 상대가 없으면 홀로 조용히 마시는 스타일인가 보다.

 이상 보는 건 나도 마음이 아프니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접수처로 갔다.

"저기 실례합니다."

"네, 무슨 볼일로 오셨습니까?"

"의뢰로 이곳의 길드장님에게 물건을 전하러 왔습니다."

"물건 말인가요?"

"네. 플단의……."

플단이라는 이름을 꺼내자 접수원 아가씨는 짝하고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 드디어 왔나 보군요. 확인을 위해 물건과 인식표를 보여주시겠습니까?"

"네."

나는 인벤토리에서 수정구와 인식표를 꺼냈다.

"다, 당신은……!"

순간 접수원 아가씨는 내 인식표를 보고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

그리고 힐끔 렐리아 씨가 있는 쪽을 본 다음 고개를 살짝 숙여 자그맣게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무엇에 대해 죄송하다는 건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니요. 그…… 전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물건은 제가 맡아 길드장님께 전해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 제가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녀는……원래는 매우 성실하고 성기사의 모범이라고  수 있는 분입니다. 다만 술을 드시면 저렇게…… 평소에 쌓으셨던 스트레스를 푸시는 분이라……."

"그럴 수도 있죠. 괜찮습니다. 그럼 전 가볼 테니…… 수고해주세요."

"네……."

그리고 나는 곧바로 모험가 길드를 나왔다.

"히잉…… 다 나빠……."

나오는 순간 훌쩍이는 렐리아 씨의 목소리만이 귓가에 남았다.



모험가를 나온 뒤에 나는 대성당을 향해 걸어갔다.

솔직히 길은 몰랐는데 길을 지나가는 신관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물으니 아주 친절히 대답해주셨다.

솔의 길거리는 다른 곳과 꽤 느낌이 달랐다.

가장 특징적인 점은 신관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엘시나 미샤 씨와 같은 연녹색의 베이스인 허벅지가 트인 신관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솔의 신관복은 허벅지가 보이는 트임의 정도가 매우 깊다.

미샤씨와 엘시의 신과복의 트임이 허벅지 중간부분에 있다면 솔의 신관복은 골반 부분부터 시작된다.

허벅지만이 아니라 골반라인의 맨살도 엿볼 수 있어서 아주 하반신에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렐리아 씨의 발언과 신관들의 복장을 보아 솔라리오는 성에 대해 아주 개방적인 나라가 아닐까?

나를 안내해준 여신관님은 야한 느낌이 아닌 매우 상냥한 느낌이 강했다.

입고 있는 솔라리오의 신관복은 허벅지나 골반이 다 드러나는 음란한 복장!

하지만 야한 걸 야한 거라고 인식하지 않는 태도.

마치 상식개변물에서 자주 보는 그런 느낌이 든다.

성적으로 개방적이라면 섹스에 대해서 개방적이지 않을까?

예를 들어 섹스 프렌드라는 개념이 여기에서는 일반적이라든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군요.』

정말요?

『저도 추측일 뿐이지만 적어도 아예 없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조금 기대해보자!

내가 섹스 프렌드를 만들지 않는다고 해도 그 존재와 개념 자체가 있는 것만으로도 상상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나는 친절한 신관분이 알려주신 대로 길을 따라 대성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와……."

커다란 새하얀 건조물로 만들어진 거대한 성당이 정말 압권이었다.

한눈에 봐도 오오, 신성하다! 장엄하다! 라는 느낌이 드는 건물이었다.

성당 안으로는 모험가부터 평범한 주민, 그리고 신관  다양한 사람들이 성당을 오가고 있었다.

나도 계단을 올라가며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크기가 크기인 만큼 성당 안의 공간, 복도도 매우 크고 넓었다.

천장은 매우 높았고  천장을 지지하는 기둥들도 매우 크고 길었으며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성당의 바닥은대리석같이 반들반들했으며 여러 색깔의 바닥이 짜 맞춰져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림은 대충 보기에 솔리신을 믿는 신앙의 심볼인 연녹색의 태양이었다.

바닥은 매일매일 열심히 청소하는지 아주 반들반들거려서……

치마를 입은 여성의 속옷이 그대로 반사되어 비쳐 보인다.

이것도 의도된 것일까?

나는 성당 안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 관광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도 아름다우시군요. 풍만한 몸매도 솔리신이 축복하시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멋지시군요. 무척이나 발기가 잘 되셔 보입니다."

"하하하, 오늘도 아침에 큰 천막이 쳐졌지요."

"사모님이 기뻐하시겠습니다."

"매일 밤 솔리신의 가르침을 수행하는 중이지요."

성당 안의 신관들끼리의 대화는 대부분 이런 식이다.

농담 같은 느낌으로 예상만 했었는데 설마 진짜 이런 대화가 일어나고 있을 줄이야.

솔라리오 태생이아닌 다른 나라 출신으로 생각되는렐리아 씨가 왜 그렇게 푸념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개방적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더 성당을 돌아다니고 이 성당 안에도 예배당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나는 예배당 쪽으로 향했다.

"오오……."

예배당 안으로 들어오니 이것이 본고장의 예배당이라는 느낌이 딱 하고 들었다.

플단에 있는 예배당과는 차이 나는 크기도 키기지만 거의 빽빽이 앉아 있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장관이었다.

게다가 가장 충격적인 것은 예배당의 맨 끝에있는 거대한 석상이었다.

내가 봤던 어떤 석상보다도 거대한 석상.

하지만 크기만이 다가 아니었다.

생생한 질감이 느껴지는 거대 솔리신 석상.

그 석상에는…… 색깔이 입혀져 있었다!

대체 어떤 기법을 썼는지 모르겠는데 완전히 생생한 살이라고 느껴지는 초월적인 채색법을 이용하여 입혀진 솔리신 석상.

솔리신의 석상은 까놓고 말하자면 지팡이를 든 알몸의 여성.

그렇다는 건 즉…… 엄청나게 생생한 거대 나신의 여성상이라는 거다.

게다가 크기가 크기인 만큼 유두라든지 클리토리스라든지 보지의 디테일 색감도 다 재현!

색깔이 입혀지니 내가 매일밤 보는 솔리 씨가 갑자기 거대해진 것과 같은 착각이 일어날 정도다.

이것이 솔라리오……!!!

플단의 예배당과는 차원이 다른 격이 느껴집니다.

『……저 석상보다 제가 더 랜트를 꼴리게 할  있습니다.』

질투하는 솔리 씨, 귀여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