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82화 〉481화-로크가 (482/818)



〈 482화 〉481화-로크가

그레이시아 씨의 어머님을 먼저만나기 전에 우리는 우선 풀이 죽은 알렉스를 데리고 마침 근처에 있던 그레이시아 씨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레이시아 씨의 방은 전형적인 귀족의 방이긴 했는데 꾸미지 않는 느낌은 라이파 씨의 방과 비슷했다.

"흐윽…… 으윽……."

어린 나이에도 진심으로 라이파 씨를 좋아했었는지 알렉스는 침대에 앉은  방울방울 눈물을 흘렸다.

"알렉스, 손수건이요."

"고맙…… 습니다, 그레이시아 누님. 흐윽……."

알렉스는 그레이시아 씨가 건네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은 다음.

페에에에에에엥!

거차게 코를 풀었다.

"나중에 빨아서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냥 가지렴."

알렉스는 스윽스윽 소매로 다시 눈가를 닦은 다음 침대에서 일어나 라이파 씨를 향해 고개를 속였다.

"라이파 누님…… 수컷을 찾으신 것을…… 추, 추, 추……흐윽! 축하드립니다!"

실연을 했는데도 이렇게 좋아하는 상대방을 축복할 수 있다니.

알렉스는 정말로 착하고 크게 될 아이 같았다.

그런 알렉스의 축복에는 라이파 씨도 매우 껄끄러웠나 보다.

"어…… 으, 응. 고마워. 알렉스, 너도 좋은 상대를 찾게  거야."

"흐윽……! 네……."

동생의 입장.

좋아했던 누나의 친구에게 갑자기 생긴 남친.

게다가 누나까지 그 남친의 여자.

생각해보면 이 무슨 NTR물의 파생물인 BSS물.

바다 건너 누나들의 본토인 곳의 말을 번역하면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전개 같았다.

대체로 남친 역할은 흑인 아니면 마초 태닝남 혹은 대학 선배다.

보통 여기서는 패턴이 2개로 나뉘는데 하나는 그대로 뺏겨서슬픔에 젖거나 아니면 밤에 몰래 누나의 친구나 누나를 덮쳐 숨겨졌던 설정인 거근의 힘이나슈퍼정력의힘을 빌려 오히려 빼앗아간 남친에게서 누나들을 되찾아오는 전개가 펼쳐진다.

전자는 수위가 올라가면 남친 역할의 남자가 쓰렉력이 올라가 비디오 레터를 찍어 동생에게 딸치라고 던져주는 전개나 눈앞에서 수컷의격의 차이를 깨우치는 전개가 펼쳐진다.

후자는 수위가 올라가면 자신의 자지에 앙앙되는 암컷으로 전락한 누나들을 더 이상 누나로 보지 않고 자신의 성욕을 채우는 암컷으로밖에 보지 않는 새드 스토리!

하지만 알렉스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올곧은 아이였다.

부디 이런 알렉스에게 장래에 좋은 여자가 생길 빌도록 하자.

"저 때문에 지체됐네요. 바로 어머님이 있는 곳으로 가요."

우리는 다시 알렉스를 따라 어머님이 계시는 방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알렉스는 라이파 씨에게 질문했다.

"라이파 누님. 누님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어? 그, 그게……."

"솔직하게 대답해주세요."

"어…… 응, 엄청 행복해."

"흐윽! 다, 다행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어린 나이에 저런 착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걸까.

알렉스를 보고 짠한 마음이 드는  나만이 아니었다.

"엘시…… 나 좀 보는 게 아파."

"저, 저도예요……."

"장래에 크게  아이야……."

"알렉스, 엄청 착해요."

"……마음의 상처를 입을 땐 마법소녀 마린이 좋지. 나도 그렇게 매마른 마음을 치유 받았어."

티키아 씨, 그건 좀 다르지 않을까요?

형님이 되는 자로서 나중에 알렉스가 나에게 뭔가를 부탁하게 되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쑥쑥 듭니다.

어느 정도 걸어가자 알렉스는 발걸음을 뚝 멈췄다.

"어머님은 현재 이곳에 계십니다."

"여긴…… 아아, 그러고 보니 그 시간이군."

"그 시간이요?"

"어머님은 항상 피부미용을 위해 매일 저녁을 먹기 전에 미용사에게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알렉스가 똑똑하고 문을 두드렸다.

"어머님."

"알렉스, 지금 미용관리를 받고 있단다. 무슨 일이니?"

방문너머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레이시아 누님이 돌아오셨어요! 그리고……."

알렉스가 말을 더 잇기도 전에.

끼익!

방문이 열리며.

"그레이시아, 돌아왔니!"

얼굴에 오이를 덕지덕지 붙인 랑인족 여성이 나왔다.

"……."

쾅!

쏜살같이 문이 잠겼지만 아쉽게도  눈에는 다 보였다.

끼익

다시 문이 열리더니 이번에는 오이를  뗀 푸른 머리의 랑인족 여성이 나타났다.

이 분이 알렉스와 그레이시아의 어머님이신 네비아 로크일 거다.

어머님은 입을 손으로 가리며 우아하게 웃으셨다.

"오호호호, 손님들이 계신 줄 몰랐네요. 실례했습니다. 그레이시아 어서 오렴. 라이파도 잘 지냈니?"

"네, 어머님."

"물론이죠, 아주머니."

"오래간만에 얘기를 나누고 싶구나.그전에 그레이시아, 아버님에겐 먼저 보고를 드렸니?"

"그게……."

"어머님! 그레이시아 누님이 암컷이 됐습니다!"

"뭐!?"

알렉스의 말에 어머님의 눈이 번쩍 뜨였다.

"정말이니?"

"네, 어머님. 이분이 저의 서방님입니다."

나는 어머님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랜트라고 합니다."

"……먼저 나에게 오길 잘했구나. 그레이시아, 접대실에서 기다리고 있어 주렴. 나는 관리사를 먼저 돌려보내고 가마."

"알겠습니다."

"알렉스, 너는 저녁 먹을 때까지방으로 돌아가렴."

"네, 어머님.



그레이시아 씨를 따라 접대실로 갔다.

접대실에도 소파가 4개 있었기에 우리는 라이파 씨의 저택에서 앉았던 것처럼 앉았다.

잠시 기다리자 어머님이 들어오셨다.

어머님은 곧바로 나와 라이파 씨, 그레이시아 씨가 앉은 소파의 맞은편에 앉으신 뒤 곧바로 우리에게 물으셨다.

"그레이시아, 암컷이 됐다니…… 우선 너의 어미로서 축하를 보내고 싶구나."

"감사합니다, 어머님."

"그런데 랜트라고 하셨나요?"

"네."

"그레이시아는 라이파와 함께 플단에 갔으니…… 당연히 플단의 모험가겠죠?"

"네, 맞습니다.저는 플단의 S랭크 모험가 던전 크래셔 랜트라고 합니다."

"던전 크래셔……! 플단의 영웅이셨군요. 과연, 그레이시아가 서방님으로 모실만하군요."

어머님은 한  고개를 끄덕이시더니 라이파 씨를 쳐다봤다.

"헌데 라이파? 아무리 네가 그레이시아와 사이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레이시아의 서방님의 옆에 같이 있는 건 실례가 아니니?"

"아, 그건 걱정 마, 네비아 아주머니! 나도 서방의 암컷이거든! 그리고 같이 온 일행도 다 서방의 여자고."

"뭐……?"

어머님은 스윽하고 우리를 둘러본 다음 이마를 짚으시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본디 영웅이란 호색이며 많은 암컷을 거느리는 법…….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골치가 아파졌구나."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어머님?"

"문제도 큰 문제가 있단다, 그레이시아. 너희 아버지가 이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네비아 어머님도 그라파 아버님과 라이링 어머님과 마찬가지로 갈프 아버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었다.

"……어머님, 이곳에 들르기 전에 먼저 티잔가에 가서 라이파와 함께 그와인 경과 라이링 아주머니에게 인사를드렸습니다. 그런데 두 분도 어머님과 같은 반응을 하시더군요."

"그와인 경에게? 아무런 소동이 안 일어났었니?"

"그야일어났죠! 하지만 우리 아버지를 서방이 한 방에 쓰러뜨려서 곧바로 인정받았지!"

"그와인 경을…… 한 방에?"

"덤으로 오빠들도 다 한 방에 쓰러뜨리고요!"

"과연…… 재앙을 막아낸 플단의 S랭크 모험가. 차원이 다르시군요. 실력도 여성을 거느리는 규모도……."

"어머님, 아직 제 질문에 대답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아아, 그랬지. 미안하구나, 그레이시아. 어째서 내가…… 그리고 그와인 경과 라이링 부인이 이런 반응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니?"

"네. 무엇을 걱정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버님도 제가 암컷이 됐다는 소식을 들으시면 놀라시겠지요. 하지만아버님도 서방님의 강함을 아시면 브리단의 기사답게 받아들이실 겁니다. 그와인 경처럼 말입니다."

"……그러면 얼마나 좋겠니."

"대체 이유가뭡니까, 어머님. 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아버님은 브리단의 제일가는 기사이자 제가 존경하시는 분입니다. 제가 봐온 아버님은 강자에게 존중을 하고 제가 그런 강자의 암컷이 된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실 겁니다."

그레이시아 씨의 말에 네비아 어머님은 다시 한번 크게 한숨을 쉬셨다.

"하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그레이시아, 너는 우리의 소중한 딸이란다."

"네, 어머님. 설령 피는 이어져 있지 않더라도 두 분이 저를 소중히 대해주시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런 어머님 아버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말은 언제나 들어도 정말 기쁘구나. 그래, 넌 우리의 소중한 딸이지. 귀여운 그레이시아. 그런데 그거 아니? 너희 아버지 특히나…… 정말로 특히나 너를 소중히 대하고 사랑하신단다."

"아버님이 저를 소중히 대하시는 건 압니다, 어머님. 저에게 친히 검술을 가르쳐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최근에는…… 제가 기사가 되는  탐탁지 않으신 낌새는 있었습니다만."

"……그것도  너를 사랑하고 걱정해서 그런 거란다."

"그래도 이렇게 아버님이 원하시는 대로 기사가 아닌 서방님의 암컷이되는 길을 저는 택했습니다. 이보다 아버님이 원하시는 길이 어디 있겠습니다."

"아아아……."

네비아 어머님은 매우 골치가 아프다는 듯 다시 이마를 짚으시며 한숨을 내쉬셨다.

"그레이시아…… 서방님이 겉으로 내보이지 않은 탓도 크지만 너도 정말로 둔하구나."

"네? 그게 무슨……?"

"그레이시아, 우선 이것만큼은 말해야겠구나. 너희 아버지는…… 절대로 네가 암컷이 되는 걸 인정하지 않으실 사람이야. 설령 네가 서방님이라고 인정한 랜트 님에게 철저하게 져도 말이다."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브리단의 기사라면 자신을 이긴 강자에게 존중을 나타내는 법입니다. 브리단 제일의 기사이자기사의 모범이라고 불리는 아버님이 그런 어긋난 짓을……."

"기사로서는 그렇겠지…… 하지만 그레이시아. 네가관련된다면 너희 아버지는 기사라는 모습을 버리고 사람의 아버지만이 된단다. 그것도…… 엄청난 딸바보 아버지로 말이야."

"네?"

어머님의 말에 그레이시아 씨는 전혀 이해가  간다는 듯이 머리를 갸웃거렸다.

"딸바보라니요, 어머님. 분명 아버님은 저를 아끼시긴 하지만 딸바보는 아닙니다."

"……그건 그 사람이  앞에서 내숭 떠는 거란다. 아니. 내숭이 아니지. 평소에는 젊은 날 내가 사모했던 그대로의 언제나 멋진 사람이란다. 하지만 너만 관련되면 영락없는 딸바보가 된단다. 사랑하는 내가 치가 떨릴 정도란다."

어머님은 마치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계속해서 말을 이어가셨다.

"네가 라이파랑 같이 플단으로 떠난 후 하루도 빠짐없이 잠자기 전에 얼마나 네 걱정을 내뱉는  아니? 우리 그레이시아에게 나쁜 남자가 붙으면 어떡하오, 부인? 그레이시아는 밥 잘 먹고 있겠지, 부인? 우리 그레이시아의 예쁜 피부에 상처라도 나면 어떡하면 좋소, 부인? 이라고 매일 밤 매일  정말 질리지도 않고 물어온단다. 솔직히 사랑만 안 했으면 바로 싸대기를 날려서 다물게 했을 거야."

"어,어머님?"

"솔직히 이런 질문은 네가 라이파랑 같이 의뢰하러 나갈 때마다 반복되는 거란다. 하지만 기간은 짧았으니까 참을만했는데 석 달은 솔직히 길잖니? 나도 네가 돌아와서  사람 달래기에서 해방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단다."

오우, 갈프 아버님은 상당한 딸바보라는  지금 대화만으로 나는 충분히 짐작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레이시아, 너희 아버지가 네가 기사가 되는 걸 탐탁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지? 하지만 그건  착각이란다. 오히려 너희 아버지는 네가 너무 예뻐서 암컷이 되는 걸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사람이란다."

"서, 설마 그럴 리……"

"최근 요  년 동안 네가 훈련장에서 아침 단련하는 싫어하셨지? 그건 전부 훈련하는  모습을 이 저택에서 근무하는 기사나 남자 시중들의 눈에 띄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뭐라…… 고요?"

"너도 다 성인이 됐으니 암컷의 몸매를 하고 있잖니? 게다가 단련을 할 때는 망토도 안 걸치고 있어서 우리 예쁜 딸의 몸을 감히 다른 남자 놈들에게보일 순 없다는 마음에 그런 거란다. 그래서 너를 위한 전용 훈련장도 마련했잖니."

"하, 하지만 요새는 훈련장에 다른 기사들도 도통 오지를……."

"그건 너희 아버지 눈총을 받을까 봐 기사들도 저택이아닌 바깥의 훈련장을 이용하고 있는 거란다. 실제로 성장한 너의 몸은 훌륭한 암컷이니 자연스레 수컷 기사들의 시선을 받기도 했으니 너희 아버지 눈총을 받을만했지."

하긴 그레이시아 씨의 복장은 검은색에 피부에 착 달라붙는 슈퍼 하이레그.

시선이 안 가는 것도 이상하다고 할  있다.

"그럴…… 수가……."

"네 몸이 성장할 무렵에 너희 아버지가 얼마나 칭얼댄 줄 아니? 감히 우리 그레이시아에게 음탕한 시선을 보내다니! 그놈들  모가지다아아!라고 말해서 내가 달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

타아아아앙!

네비아 어머님이 말하는 도중 그레이시아 씨는 탁상을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 거, 거, 거짓말입니다! 저는 믿을 수 없습니다, 어머님!"

"정말이란다, 그레이시아. 너희 아버지는 정말로 딸바……."

"그럼 제가 직접 아버님에게 암컷이 됐다고 선언하고 오겠습니다! 진실은 그때 밝혀지겠지요!"

"잠깐만 기다리렴, 그레……."

어머님이 그레이시아 씨를 말리기도 전에.

"윈드 부스트!"

휘우우우우웅!

그레이시아 씨는 바람을 몸에 두르고 쏜살같이 밖으로 나가버리고 말았다.

……어째 티잔가 때보다 엄청 일이 복잡해질  같다는 예감이 팍팍 듭니다.

『아수라장각이네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