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96화 〉495화-본선! (496/818)



〈 496화 〉495화-본선!

선수대시길에서 앉아 나는 내 차례가 되길 기다렸다.

직원의 안내에 따르면 내 순서는 5번째라고 한다.

오늘 32강 16강 8강을 보고 내일 준결승과 결승을 치른다고 하는데 만약 시합이 길어지면 무투대회의 일정도 하루에서 이틀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도중 근육질의 푸른 머리를 한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네가 어제 쫄랑쫄랑 도망 다녔던 로져라는 변태군. 이상한 꼴이나 하고 말이야. 이곳에는 놀러 온 거냐?"

솔직히 내 꼴이 이상하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인들이 골라준 복장을 남이 딴지를 건다고 해서 바꿀 생각은 없다.

내가 딱히 아무런 말을 안 하자 남자는 코웃음을 치면서 말을 이었다.

"흥! 이제는 대화로부터 도망치는 거냐. 네 근육이 울겠어. 마지막에보여줬던 기술은 좋았지만…… 전사로서 처음부터 도망치는 건 마음에 안 드는군."

아무래도 어제 예선전에서 내 행동이 아주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

남자는 자신의 가슴을 탕탕 주먹으로 치며 자신 있게 말했다.

"이 몸은 그레스다. 이 대회에서 우승할남자지."

【결차아아아악! 32강 3번째 경기의 승리자는 로즈말 선수입니다! 이번 시합은 어땠나요! 라오우 씨!】

【멋진 힘과 힘의 대결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수컷의 대결이군요. 특히 마지막에 로즈말 선수의 박치기는 강렬했습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이것이 무투대회이지요! 시합을 치르신 선수분들은 의무실로 가주시길 바랍니다! 아, 의무반! 기절한 바르칸 선수를 옮겨주십시오! 자, 다음 시합은…… 스파치 선수와 그레스 선수의 시합입니다!】

"흥,내 차례군."

그레스는 터벅터벅 걸어가면서 살짝 고개를 돌리며 나에게 말했다.

"네놈이 도망가지 않고 이겨나간다면 나에게 질 기회도 찾아오겠지."

그리고 그레스는 시합장으로 나갔다.

저렇게 말할 정도면 상당히 자신의 실력에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 그레스는…….

【시합 종료! 우승은 재빠른 속도로 상대를 쓰러뜨린 로즈말 선수입니다!】

첫 경기에서 바로 패배했다.

【시합이 시작되자마자 신속하게 움직여 그레스 선수의 턱을 향한 매서운 발차기는 예술적이었습니다.】

【의무반! 그레스 선수를 옮겨주세요! 자, 그럼 다음 시합은 시그널 선수와…… 오오! 어제 모두의 주목을 이끌었던 참가명 수수께끼의 황금전사! 로져 선수입니다! 과연 이번에 어떤 시합을 보여줄지 기대되는군요!】

내 차례가 됐기에 나는 시합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건너편에서 나오는 선수는 머리에 커란 소뿔이 나 있는 우인족이었다.

 손에는  배틀 해머를 양손으로 들고 있어서 한 힘 한다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양 선수 모두 나왔습니다! 과연  선수들은 저희에게 어떤 시합을 보여줄까요! 그럼…… 시합 개시!】

싸움을 알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시그널은 나를 향해 달려와 배틀 해머를 휘둘렀다.

부우우웅!

묵직한 느낌이 나는 바람 소리를 내며 내 머리를 노리고 휘둘러지는 배틀 해머를 어제와 같이 유연하게 피해내며 생각했다.

야서왕은 내 강함을 보여주길 원했다.

그렇다면 예선전보다는 살짝 진지하게 상대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라이파 씨의 즐거움을 위해 돈도 많이 따게 하고 싶다.

이 두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실력을 조금 보이되 긴박한 싸움을 연출하면 될 거다.

그런 연출은 노아, 니냐 씨, 라이파 씨, 그레이시아   연인들과 대련해오면서 많이 해봤다.

시그널의 속도는 방금 망치를 휘두른 움직임으로 대략 파악했다.

시그널의 얼굴을 향해 힘을 조절해나가며 주먹을 내질렀다.

부웅!

물론 그건 시그널이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있는 속도의 공격이다.

예상대로 시그널은 몸을 살짝뒤로 젖히며 주먹을 피했다.

부우웅!

"으윽!?"

하지만 나는 곧바로 발차기를 날려 배틀 해머 째로 시그널을 5m 정도 날려버렸다.

【오오! 이럴 수가! 로져 선수의 발차기에 시그널 선수가 밀려났습니다!】

【공격을 회피한 다음 날린 주먹은 속임수 진짜 공격은 발차기였군요. 하지만 배틀 해머 째로 날려버리는 위력의 발차기는 매우 위협적입니다. 정통으로 맞으면 상당한 피해를 봤겠죠.】

나에게 날려지자 시그널은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시그널을 향해 양 손바닥으로 내 가슴을 두드리며 양손을 넓게 뻗어 어서 덤비라며 도발을 했다.

【오오! 로져 선수! 빨리 덤비라는 도발을 시도했습니다!】

【전사로서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도발이군요.】

"푸흐으으으응!! 얕보지 마라아아아아!"

시그널은 다시 나에게 돌진하며 크게 위에서 아래로 배틀 해머를 내리쳤다.

몇 발짝 뒤로 물러서며 나는  공격을 피했다.

콰아아아아앙!

배틀 해머가 땅을 내리치며 먼지가 일어났다.

"하아아앗!!!"

시그널은 배틀 해머가 바닥에 내리쳐지자마자 곧바로 들어 올려 내 몸통을 향해 옆으로 휘둘렀다.

그 속도는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무척이나 빠른 신속한움직임이었다.

배틀 해머를 휘두르는 힘뿐만이 아닌 곧바로 다음 행동으로 넘어갈 수 있는 순발력도 시그널은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 공격을 뒤쪽 위로 바인드를 만들고 손을 뒤로 뻗어 바인드를 잡아 몸을 끌어당기며 회피했다.

"뭣!?"

그리고 나는 바인드를 붙잡은 채로 양발을 내뻗어 시그널의 가슴을 찼다.

퍼어어어억!

"커헉!"

이번에는 몸에 직격으로 맞으며 시그널은 3M 정도 날아가며 바닥에 쓰러졌다.

【로져 선수! 어제와 같이 바인드를 만들어 역동적인 회피와 동시에 시그널 선수를 또다시 날려버렸습니다!】

【정말이지 바인드에 대한 응용력이 대단하군요. 본래 구속을 위한 마법을 저렇게 쓰다니.】

【쓰러진 시그널 선수! 이대로 패배할 것인가! 가만히 있다간 로져 선수의 추격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방금 발차기는 날려버리기 용이니 그렇게 강하게 차진 않았다.

"크으윽!"

시그널은 몸을 일으키며 일어났고 나는 바인드에서 손을 떼며 시그널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까딱 움직이며 덤비라고 도발했다.

【아아! 로져 선수 다시 한번 시그널 선수를 향한 도발!】

【마치 더욱 진심을 내라는 신호로 보입니다.】

아니, 그냥 다시 덤비라는 뜻입니다.

"크아아아아아앗!!!

해설의 소리를 듣자마자 시그널은 크게 포효하며 마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 마력의 응집 팬턴은 많이 봤다.

시그널은 스킬을 쓰려 하고 있다.

"스톤 엣지이이잇!!"

마력을 모은 시그널은 마력을 담은 배틀 해머를 바닥에 내리쳤다.

콰아아아아앙!!!

 순간.

투기장 바닥에서 무수한 돌의 가시가 튀어나와 나를 향해 덮쳐오고 있었다.

아마 이 기술은 시그널이 가진 비장의기술  하나로 추정됐다.

상당한 마력을 쓰고 있는 거겠지.

이 스킬을 피한 뒤 시그널이 지친 틈을 타 공격해서 다운을 시키면 어느 정도 실력을 발휘하지 않은 채 다음 시합을 할 수 있다.

그편이 라이파 씨의 판돈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거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가라아아 서바아아아아앙!!!"

신나 하며 크게 소리치는 라이파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에는 판돈은 상관없으니 내 멋진 모습을 보고 싶다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계획변경이다.

"으랴아아아아아앗!!!"

나는 크게 함성을 지르며 팔을 교차시키며 그대로 나를 향해 덮쳐오는 돌의 가시를 향해 돌진했다.

【아아앗! 로져 선수! 피하지 않고 그대로 시그널 선수의 스톤 엣지를 향해 돌진합니다!】

【바인드로 인한 회피가 아닌 정면돌파. 로져 선수는 방어계 스킬이나 마법으로 대항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안하지만 전혀 틀렸다.

내가 하는 건 그저.

무식한 돌진이다.

콰과과과과과광!

내 몸의 내구력과 힘으로 밀어붙여 땅에서 솟아나는 돌의 가스를 전부 부수며 돌진했다.

"뭐…… 라고!?"

믿기지 않는 것을 봤다는 듯이 시그널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모든 돌을 전부 깨부수고 나는 경악으로 물든 시그널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흐읍!"

이번에는 기절할 정도의 위력으로.

퍼어어어어어억!

"커어어억!"

주먹을 정통으로 맞은 시그널은 배틀 해머에서 손을 놓고 땅에 튕기며 데굴데굴 구르며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난 승리의 세레머니로 두 팔을 위로 뻗어 Y자를 만든 다음 팔을 접어 주먹을 불끈 쥐며 알통을 만들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앗!!!""

관중석에서 커다란 함성이 들려온다.

【이럴 수가아아아앗!!! 로져 선수! 회피도 아닌! 스킬도 쓰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의 육체만으로 저돌적인 돌진을 하여 시그널 선수의 스톤 엣지를 파훼하였습니다!!! 그야말로 강자의 행위!】

【설마 육체능력만으로 그 스킬을 타파할 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놀라운 상황에 시그널 선수도바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공격을 허용했군요.】

【저도 시그널선수 입장이었다면 똑같았을 겁니다! 로져 선수! 그저 회피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시합에서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로져 선수의 다음 시합도 무척이나 기대되는군요! 의무반! 시그널 선수를 옮겨주세요!】

의무반 직원이 나와 기절한 시그널과 함께 배틀 해머를 옮겼다.

그리고 의무반 직원 한 명이 나에게 다가와 작게 말했다.

"따라와 주십시오, 힐과 스태미너 힐을 걸어드리겠습니다."

그들도 이번 대회에서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다른 선수들을 위해 많은 횟수의 힐을  것이다.

그런데 전혀 멀쩡한 내가 그들의 마력을 헛되이 소비시킬 수는 없었다.

나는 직원을 향해 손바닥을 펼치며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습니다."

"네? 하지만……."

나는 그대로 뒤를 돌고 망토를펄럭이며 선수 대기실을 향해 걸어갔다.

【로져 선수! 의무반과 함께 치료실에 가지 않고 그대로 뒤를 돌아 대기실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방금 시합은 로져 선수에게 있어서 체력의 소비조차도 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이는군요】

【그럴 수가! 과연 이건 로져 선수의 교만일까요! 아니면 강대한 실력에서 나오는 자신일까요! 더더욱 로져 선수의 다음 시합이 기대됩니다! 자아, 그럼 다음 시합은…….】

선수대기실로 돌아가는 도중다음 시합에 나갈 선수와 마주쳤다.

금발의레이피어를 허리에 찬 남자였다.

"제법이군. 하지만 그런 무식한 방법만으론 이 무투대회를 이겨나갈 수 없을 거다. 아무리 단단함을 자랑해도……."

스릉!

남자는 잽싸게 레이피어를 허리춤에서 꺼냈다.

"한 번의 찌르기로 단번에 무너질 수 있는 법이지."

남자는 다시 레이피어를 집어넣었다.

"운이 나쁘면 너의 그 기행 같은 싸움도…… 다음 시합에서 이 싱크와 맞붙게 돼 패배할지도 모르겠군."

남자의 이름은 싱크인가 보다.

근데 이 사람도 그레스란 사람처럼  시합에서바로 져버리는 건 아니겠지?

그러면…… 무척 안습할 것 같으니 나는 팔짱을 끼며 살짝 엄중한 느낌으로 말했다.

"그대와의 투쟁을 기대하도록 하지."

무투대회에 나간다면 한번 이런 대사도 해보고 싶었다.

"훗, 복장과 안 어울리는 정상적인 전사의 태도군. 그럼 난 시합이 있으니 이만."

싱크는 검을 집어넣고 시합장을 향해 다시 걸어갔다.

【싱크 선수! 등장했습니다! 자아, 이번 선수들은 어떤 시합을보여줄까요!】

실황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다시 선수대기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선수대기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고 3분 정도가 지났을까.

해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나와 방금 만난 싱크가 유리한 싸움을 펼치는 해설이 들려왔고.

【싱크 선수의 승리입니다아아아! 빠른속도르 휘두르는 레이피어로 상대를 농락하고 마무리를 지은 매서운 찌르기! 깔끔함이라는 말은 이때 나오는 거군요!】

【검의 움직임으로 상대의 시야를 어지럽히며 집중력이 떨어진 사이에 가하는 일격은 예술이었습니다.】

【로져 선수와 마찬가지로 싱크 선수도 이번 무투대회에 참가! 이번 대회는 다크호스들이 줄줄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바람은 들어오기마련이죠.】

【의무반! 빨리 쓰러진 선수를 회수해주세요! 그럼 다음 시험으로 빨리 가봅시다!】

그리고 차례차례로 시합이 진행됐고 오전에는 총16번의 시합이 이루어졌다.

32강이 끝난 뒤 선수들의 휴식을 겸한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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