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98화 〉497화-본선! (498/818)



〈 498화 〉497화-본선!

8강의 내 시합은 의외로 빨리찾아왔다.

【8강 2번째 시합이 찾아왔습니다! 2번째 시합은 바로! 사막의 나라에서 이 캬멜까지 무사수행을 하러  강자! 저번 무투대회에서는 준우승까지 한 실력자! 자칼 선수와!

이번 무투대회의 다크호스이자 관심의 대상! 이번에도 그의 세레머니를 볼  있을 것인가! 수수께끼의 황금 전사 로져 선수입니다!】

자칼.

이 사람도 내가 선수 대기실에서 본 적이 없는 선수다.

사막의 전사라고 한다면 두건 같은  쓰거나 복면을 두르고 노아처럼 단검을 쓴다는 이미지가 어렴풋하게 난다.

정확한 이미지를 따지자면 제이슨 씨가 딱 그런 느낌이다.

과연 어떤 선수일까.

"꺄아아아악! 인간 팽이야!"

"아니아, 인간 문어야!"

"하늘을 거니는 고릴라아아아아!"

"근육!  더 근육 보여줘어어어엇!"

내가 투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들의 열렬한 함성이 들려온다.

거의 이상한 별명이 붙어 있지만,  느낌…….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는 카잘이라는 선수와 대치했다.

사막의 나라 출신답게 라이파 씨와 비슷한 갈색의 피부를 가진 은색머리의 남성이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딱 봐도 단검을 쓰는 게 아닌 무투가 타입이었다.

카잘은 마치 무에타이와도 같은 포즈를 취하며 나에게 말했다.

"네가 신체강화 마법에 뛰어나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주먹은 너의 그 강화조차도 깨트릴 것이다. 내 부족의 권각술을 보여주지."

권각술.

결국 무투라는 거다.

이번 시합은 8강.

 내가 하는 오늘의 마지막 시합이다.

그렇다면 금방 끝낼 게 아니라 조금은 시합을 즐겨도   같다.

상대방은 권각술을 쓰는 무투가.

그에 비해 나는 거의 신체 힘만을 사용해서 무찌르기에 이렇다 할 무술 유파 같은 건 없다.

하지만 움직임만은 정확히 알고 있는 무투술은 있다.

나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무투술의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카잘의 눈매가 얇아졌다.

"그 자세는……."

아무래도 카잘도 내가 지금 취하고 있는 자세가 어떤 자세인지는 알고 있나 보다.

【이럴 수가! 카잘 선수가 자세를 취하자 로져 선수도 자세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저 자세는……!】

【제3기사단에서 전수되는 자세군요.】

【설마 로져 선수의 정체는 제3기사단 출신의 기사였던 걸까요!】

내가 취한 자세는 라이파 씨의 자세다.

당연히 제3기사단의 자세와 똑같겠지.

【하지만 자세가 똑같다고 해서 같은 무술이 나온다는 법은 없습니다. 과연 로져 선수가 어떤 무술을 펼칠지 기대해보죠.】

【그럼! 시합…… 개시!】

"흐읍!"

타악!

시합이 시작되자마자 카잘은 나를 향해 달려왔다.

저번대회의 준우승을 한 실력답게  속도는 16강에서 붙은 싱크보다도 빨랐다.

카잘은 곧바로 내 앞까지 다가와 주먹과 다리를 휘두르며 매섭게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 같았으면 아슬아슬하게 피하거나 하겠지만 이번의 나의 컨셉은 라이파 씨의 무술 컨셉!

평소 내가 라이파 씨와 대련할 때의 움직임을 떠올리며 공격을 피하거나 때려는 라이파 씨의 움직임을 표방해 막아냈다.

【오오오! 카잘 선수! 저번 대회때와 마찬가지로 맹렬한 공격입니다! 하지만 그 공격도로져 선수에게 아직 유효타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놀랍군요.  로져 선수의 움직임은 완전히 제3기사단의 움직임 그 자체입니다. 게다가 급조한 것이 아닌 마치 십수 년을 배워온 숙련자급입니다.】

당연히 십수 년을 배워온 라이파 씨의 움직임을 따라 한 거니 그렇게 보일 거다.

계속 공격을 받아내고 피해내고 또는 흘려내고 있을  아주 살짝 카잘의 움직임에 빈틈이 생겼다.

나는  틈을 찔러 반격에 나섰다.

퍼퍼퍼퍼퍽!

라이파 씨가 평소 나에게 내지르는 주먹과 발차기를 콤보를 그대로 따라 하며 카잘에게 먹였다.

"커흐윽!"

나의 공격에 카잘은 몇 번이고 타격을 맞고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렸다.

본래 내 힘을 조금이라도 넣었다면 금방 기절했을 거지만 싸움을 즐기고 싶기에라이파 씨가 휘두르는 주먹에서 좀 힘을 뺀 정도로 공격했기에 카잘은 정신을 잃지 않고 있다.

【카잘 선수의 맹공을 받고 있던 로져 선수! 하지만 순식간에 카잘 선수에게 몇 번이고 유효타를 넣었습니다!】

【마치 호랑이의 앞발톱과도 같은 매섭고도 용맹한 주먹과 발차기.마치 그와인 경을 보는 것만 같군요.】

【그렇다면 로져 선수의 정체는 제3기사단의 기사인 걸까요, 라오우 씨!】

【그건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3기사단에 저렇게 특출난 기사가 있다는 건 듣지를 못했습니다.】

【더더욱 수수께끼에 쌓인 황금 전사 로져 선수! 자아, 카잘 선수는 어떻게 나올 것인가!】

"하아아아아앗!"

뒤로 물러난 카잘은 이번에는 주먹과 다리에 마력을 두르며 나를 향해 돌진했다.

처음 돌진했을 때보다도 속도도 그리고 담긴 위력도 몇 배나 상승된 공격이었다.

나는 카잘의 공격도 피하고 막아내면서 이번에는 중간중간에 공격을 넣어갔다.

퍼억!

퍼퍽!

"크읏!"

카잘은 나에게 제대로 된 공격을 맞추지 못한 채 내가 중간에 넣는 주먹과 발차기를 맞고 대미지를 축적하고 있다.

"치잇!"

다시 한번 카잘이뒤로 물러나며 나를 바라봤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처음 나에게 보였던 쓰러뜨릴 수 있는 상대를 보는 눈빛이 아닌 막강한 강적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바뀌었다.

"후우…… 아무래도 비장의 수단을 아끼고 있을 상황은 아닌 것 같군."

순간 카잘의 몸에서 맹렬하게 마력이 순환했고 카잘은 드높이 외쳤다.

"버서크!"

카잘의 갈색의 몸에서 울긋불긋 혈관이 튀어나오면서 피부가 새빨갛게 변했다.

"크아아아앗!!!"

【이럴수가! 카잘 선수! 갑자기 피부가 새빨개졌습니다!】

【저건 이성을 잃는 대신 광전사로서 강대한 힘을 얻는 폭주 마법이군요.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용자의 몸에 부담을 줍니다만 그만큼 강한 효과를 얻을  있습니다.】

【그렇군요! 폭주마법까지 쓴 자칼 선수! 과연 이에 로져 선수는 어찌 대응할 것인가!】

해설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이 시합을 빨리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전자의 부담을 주는 마법까지 쓰고 있는데 내 재미를 위해서 카잘의 몸에 많은 무리를 주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러니…… 화려하게 단방에 끝내자.

"크오오오오오!!!"

카잘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채였지만 그래도 몸은 자신에게 가장 맞은 움직임을 기억하는지 권각술의 자세만큼은 바뀌지 않은채 접근해왔다.

그런 카잘을 향해 나는 내지를 오른 주먹에 마력을 모아.

화르르르르르륵!!!

맹렬히 타오르는 화염으로 바꾸었다.

【라오우 씨, 저건!?】

【저 기술은!?】

라이파 씨의 필살기  하나.

최근에는 마물을 향해 종종 내질러서필살기라기보다는 그냥 기술의 일종이 돼버린 것 같은 기술.

맹렬히 타오르는 화염을 두른 주먹을 내뻗는  이름은…….

"홍련권!"

퍼어어어어어억!

"크허으어억!!"

내가 내지른 홍련권을 복부에 정통으로 맞은 카잘은 화염과 함께 그대로 쭈우우우욱 날아가 투기장의 벽에 부딪혔고.

쿠우우웅!

"크…… 어……."

털썩!

복부에 살짝 그을린 자국을 남기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홍련권!!!! 홍련권입니다, 여러분! 우리 캬멜의 원탁의 기사! 그와인 경의 대표적 기술은 홍련권이 나왔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건가요,라오우 씨!】

【설마 홍련권까지 재현할 줄이야…… 저도 지금 매우 놀라고 있습니다. 홍련권은 티잔가에서만 내려오는 비술인데 그 기술을 쓰다니…….】

【설마 로져 선수의 정체는 티잔가문의 사람이라는 겁니까!?】

【명확한 사실은  수 없습니다. 하지만 로져 선수가 티잔가와 깊은 인연이 있다는 것만은 유추할 수 있겠군요.】

사위입니다.

자, 그럼 세레모니의 시간이다.

의무반이 카잘의 곁으로 다가가는 걸 보고 나는 팔짱을 끼고 그대로 털석 옆으로 누웠다.

【으응?! 로져 선수 갑자기 바닥에 누웠습니다! 혹시 카잘 선수와의 시합에서 저희도 모르는 부상이라도 입은 걸까요!】

【아니면 이번에도 저희가 예상 못 하는 세레머니를 보여주려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16강에서는 바람을 이용한 회전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불꽃을 메인으로 가자!

나는 입을 쩍 벌리고 입을 통해 마력을 강한 기세로 내뿜고.

화르르르르르륵!

입에서 내뿜는 마력을 화염으로 바꿨다.

【이럴 수가아아아아아앗!? 로져 선수 입에서 불꽃을 내뿜고 있습니다!】

단순히 화염을 내뿜는 게 아니다.

이번 화염은 출력을 매우 높여 추진력까지 추가했다.

그 추진력으로  몸이 움직이려고 할 때.

나는 오른손의 검지를 땅에 박은 다음 쭈욱 뻗어오른팔로 몸을 지탱했다.

그리고 입에서 내뿜는 마력의 세기를 더욱 높이자.

빙그르르르르르르!

나는 세로가 아닌 가로로 맹렬히 회전했다.

"입에서 불을 내뿜었어!!"

"인간이 아니야아아아앗!"

"불을 뿜는 근육 황금 양동이이이이잇!!!"

화력을 더욱 높여 회전력을 올린 다음 나는 목을 살짝 땅쪽을 향해 비틀었다.

그러자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추진 방향이 바뀐 나는 그대로 공중을 향해 회전하며 올라갔다.

물론 도중에 방향이 바뀌려고 한  살짝 염동력으로 중심을 잡았다.

【으아아아아! 로져 선수! 입에서 화염을 뿜을 뿐만이 아니라 그대로 회전해서 또다시 공중으로 날아갔습니다!】

【저게 사람 맞을까요.】

16강때와 같은 높이에 올라간 나는 자세를 바로잡고 불꽃 내뿜기를 멈췄다.

그리고 이번에는 손목을 바깥쪽을 향하게 돌리며  모양이 알통을 만들었다.

【포즈입니다! 이번에도 포즈를 취했습니다!】

【이번에도 정말 화려했군요. ……사람인지 의심될 정도로.】

하지만 이번에는 포즈를 취하고 끝이 아니다.

나는 고개를 위로 들며 다시 화염을 내뿜었다.

화르르르르르륵!

추진력을 얻은 내 몸은 그대로 바닥을 향해 고속으로 착지했다.

콰아아아앙!

먼지를 일으키며 착지한 나는 화염을끄고 관객들을 향해손을 흔들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앗!!!""

이번에도 열렬한 광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해할 수 없어! 엄청나!미쳐버릴 것 같아아아아아아아아!!!"

"어떻게!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는 거냐! 뭔 마법이야!"

"용이야! 절대 용이 변신한 거야!"

"근육 멋져어어어어어어엇!!!"

【로져 선수! 저희가 방심한 틈을 화려한 착지로 세레머니를 마무리 했습니다!】

【설마 불을 뿜으며 그대로 착지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나는 다시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선수대기실을 향해 걸어갔다.

오늘 내 시합은 이걸로 끝이다.

그렇다면 이대로 돌아가서 연인들과 함께 남은 경기를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는 선수대기실 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다가갔다.

"저기."

"헙!? 네, 네! 무, 무슨 일이십니까, 로져 선수!"

"내 시합은 이미 끝났으니 이만 가봐도 되나요?"

"네?! 아, 네! 괘, 괜찮습니다!"

좋아, 바로 화장실로 가서 어린 모습으로 변한 뒤 연인들에게 가자.

그리 생각하며 등을 돌릴 때.

"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직원이 나를 불렀기에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직원을 돌아보았다.

"뭐죠."

"이, 이걸 드리는 걸 깜빡했습니다!"

직원은 내게 황금으로  패를 넘겼다.

"주, 준결승 출전패입니다! 이건 준결승에 참가한 선수에게 주는 것이니 내일 돌려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오오,  이건 준결승까지 올라간 참가상 같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금으로 된 출전패를 받아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발걸음을 화장실로 옮겼다.



화장실에 어린 모습으로 변해 나온 나는 공중에서 회전할 때 보았던 연인들의 관람석 위치를 떠올리며 걸어갔다.

"아! 서방!"

연인들의 근처까지 이동하자 라이파 씨가 가장 먼저 나를 보았다.

"시합이 끝나서 왔어요."

"그래! 하하하하! 잘 왔어!"

라이파 씨는 매우 기분 좋게 웃으며 어린 모습으 나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꼬옥 껴안았다.

"뭐야~ 완전히 내 움직임 베끼고 말이야~  기술도 쓰고 말이야~. 완벽히 따라 할 정도로  빤히 봤다는 거야?"

라이파 씨는 내가 자신의 기술을사용한 걸 기뻐하고 있었다.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은 빤히  수밖에 없죠."

"서방~♡"

라이파 씨가 더욱 나를 강하게 껴안았다.

라이파 씨의 가슴 쿠션도 푹신하고 좋네요…….

"크큭, 푸흡! 랜트, 수고했어!"

"어서 오세요, 랜트."

"싸우는 모습 멋졌어♡"

"근육도 멋졌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서방님."

노아, 엘시, 니냐 씨, 티나, 그레이시아 씨도 나를 반겼다.

"크큽, 너…… 퍼포먼스를 하더라도 좀 자제해라. 뭐야, 그거."

다만 티키아 씨는 내 세레머니에 살짝 딴지를 걸었다.

"멋지지 않았나요? 반응 좋았는데."

"재밌고 웃기긴 했어."

그럼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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