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9화 〉508화-넌 내 거야!
히드라와 자이언트 사이클롭스를 해치우고 나서는 몰려오는 마물들의 처치만이 남았었다.
거대한 2마리의 마물들은 곧바로 해치워져 오히려 이쪽이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물론 그것도 1시간 안에 전부 끝낼 수 있었다.
"성전은 우리의 승리로 끝났다! 자랑스러운 기사들이여!"
""와아아아아아아앗!!!!""
야서왕의 외침으로 성전의 끝을 알리고 남은 것은 마물들의 뒤처리였다.
다행히 브리단의 최강전력들인 기사들이어서 그런지 일정 이상 인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마물들의 시체의 회수는 손쉬웠지만 몰려들었던 마물의 수가 수였던지라 다 처리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시간이 밤이라는 것도 있고 마물들과 싸우느라 기사들도 지친 데다 지형 피해 복구라든지 커다란 히드라의 시체라든지 도저히 짧은 시간 내에 끝낼 기미가 안 보였다.
그렇기에 나머지 처리는 내일 하기로 하고 나는 하늘에 띄운 12개의 거대한 빛의 공을 없앤 다음 성전에 참가한 사람들을 모두 염동력으로 옮겼다.
각 기사단의 기사들은 쉴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나도 분신을 해제해 라이파 씨네로 돌아가서 자려고 했지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야서왕, 저는 용사가 아니에요."
우선 야서왕의 오해를 푸는 일이었다.
"뭐라고? 그럼 어떻게 솔리신의 분령이 오는 걸 알 수 있었지? 솔리신의 계시를 받을 수 있는 건 용사나 성녀…… 그리고 이번 같이 재앙이 일어났을 때의 신관들뿐이네."
"그게……."
"아아, 그런 거였군. 아직 마왕도 출현하지 않았는데 용사라고 말하기는 알맞지 않지."
"응?"
"하하하! 그렇다면 아직은 그저 영웅이란 소리군. 하긴 호칭의 구분은 아주 중요하지."
"야서왕?"
"하지만 아직 용사가 아니더라도 자네는 플단만이 아닌 우리 브리단의 영웅이기도 하다네."
야서왕은 아무래도 스스로 자기만의 납득을 한 것 같다.
으음…… 솔직히 설명하려면 솔리 씨라든지 베인 씨에 대해 설명해야 하고 또 그러려면 엄청 복잡해진다.
여기서는 야서왕의 장단에 맞추자.
"어쨌든 내일 저녁에는 성전의 승리…… 그리고 분령이라고는 하지만 솔리신의 강림을 기념할 파티를 열 생각이야. 참석해줄 건가?"
원래대로라면 내일 떠날 생각이었지만…….
"물론이죠."
야서왕의 초대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
"나도 이만 가보기로 하지. 전력으로 마법을 연속으로 쓰니 솔직히 지치는군."
"아, 그럼 저도 이 분신 해제할게요. 내일 봬요, 야서왕."
"내일 보지, 랜트."
퍼어엉!
◈
야서왕과 대화가 끝날쯤.
나는 라이파 씨의 저택으로 돌아와 마침 연인들과 함께 라이파 씨의 방에 들어온 참이었다.
"엘시."
"사, 사일런스."
들어오자마자 티키아 씨가 엘시의 이름을 말하자 엘시가 사일런스를 펼쳤다.
"좋아, 이걸로 소리가 새어나갈 걱정은 없어. 그럼……."
티키아 씨가 내 어깨에 올라탄 다음 내 머리를 쥐며 부웅부웅 앞뒤로 몸을 흔들었다.
"빨리 말해 이것아아아아아!!! 그 솔리신은 대체 뭐야! 있는 대로 다 실토해! 나 세 번이나 지렸단 말이야아아아!!!"
티키아 씨의 몸의 체중이 가해지면서 뒷덜미에서 말랑말랑한 허벅지나 보짓살이 더욱 강하게 눌려서 좋은 느낌이다.
"티키아, 진정해. 그렇게 흔들면 랜트가 말 못 하잖아."
"노아, 넌 궁금하지도 않은 거야! 뭐, 그리 냉정해!"
"아니, 뭐…… 랜트니까. 또 이상한 스킬이라도 쓴 거 아니야? 마나웨폰으로 만든 거대 솔리신상! 이라든지."
"후훗, 랜트라면 진짜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엄청나서 솔직히 실감이 안 나요."
"하으, 아아, 래, 랜트. 저, 저도 빨리 어떻게 된 건지 알고 싶어요, 소, 솔리신의 신도로서도 꼬, 꼭 알고 싶어요!"
"서방, 알려준다고 했잖아?"
"지금은 사태가 진정됐습니다. 서방님,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대체적으로 연인들은 울트라 솔리 씨가 대체 뭔지 궁금해했다.
"알겠어요, 약속대로 설명할게요. 티키아 씨, 잠시 내릴게요."
나는 티키아 씨를 바닥에 내렸다.
그럼 어디부터 설명하면 좋을까.
적어도 베인 씨에 관련된 부분은 생략하기로 하자.
그것까지 말하면 다들 너무 혼란할 것 같으니 말이다.
"우선 그 울트라 솔리 씨는."
"우, 울트라 솔리 씨……?"
"엘시, 나도 엄청 신경 쓰이지만 일단 랜트 말끝까지 듣자."
"네, 네, 노아……."
"울트라 솔리 씨는 내가 소환한 거야. 그리고 그 솔리 씨는 진짜 솔리신은 아니야. 간단히 말하자면 분령 같은 거야."
"분령이요?"
"응. 말하자면 솔리신의 분신 같은 거야. 하지만…… 닮은 건 거의 육체적 특징이나 성향뿐이지 성격이나 기억 같은 거는 전혀 달라."
"그걸 랜트는 어떻게 아는 거야?"
"꿈에서 매일 만나고 있으니까."
"꾸, 꿈에서요? 그, 그건가요? 용사님처럼 꿈속에서 솔리신 대신에 그…… 솔리 씨에게 계시를 받는 건가요?"
"솔리신의 계시를 전해주는 날도 있어. 범람이 일어났을 때처럼 말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그냥 대화를 나누거나……."
"나누거나?"
아, 막상 말하려니 조금 껄끄럽다.
"세, 섹스합니다."
""뭐?""
"세, 세, 세, 섹스…… 래, 랜트가 솔리신의 분령하고 섹스…… 매일 밤…… 계속…… 하, 하으으으으읏♡♡♡"
털썩!
엘시는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
"아! 엘시!"
나는 곧바로 엘시를 들어 올려 침대에 눕혔다.
"래, 랜트……♡"
다행히 엘시는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솔리 씨와 매일 꿈에서 섹스를 한다는 것이 솔리신의 신도인 엘시의 입장에서는 초강력한 ntr같은 거였나 보다.
그 증거로 지금 엘시의 고간의 치맛단이 좀 얼룩져 있다.
으음…… 이대로 설명을 계속해도 되는 걸까?
하는 도중에 엘시가 흥분으로 기절해버릴 것만 같다.
그때 솔리 씨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랜트, 저를 소환해주세요. 저도 직접 모두와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괜찮겠어요?
『네.』
"저기…… 솔리 씨가 모두랑 대화하고 싶다니까 소환할게요."
"응? 정말?"
"이런 곳에서 소환해도 괜찮은 거야?"
니냐 씨는 솔리 씨가 그 거대한 크기로 소환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다.
"아, 걱정 마세요. 원래 솔리 씨는 그렇게 크지 않아요. 그건 제가 임의로 솔리 씨의 크기를 키워서 소환한 거니까요."
솔리 씨를 소환하려는 순간 엘시가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
"자, 잠깐만요! 랜트! 저, 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알겠어. 그럼 조금 있다가 소환할게. 다들 괜찮나요?"
내 말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고 5분 정도 엘시가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졌다.
"이, 이제 괜찮아요."
"그럼 소환할게요. 솔리 씨!"
우우우우우웅!
바닥에 마법진이 출현한 뒤 그 안에서 솔리 씨가 나타났다.
솔리 씨의 복장은 우리 마을에서 자주 보는 평범한 마을 사람 복장이다.
솔리 씨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연인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솔리 씨라고 합니다."
"우와…… 진짜 작아진 모습이네."
"예배당에서 본 석상이랑 똑같아."
"아, 안녕하세요!"
"조, 좋아…… 지리진 않았어……. 아니, 근데 마력이 아닌 다른 진한 기운이 엄청 느껴져. 이, 이게 신성력이라는 거야?"
"지금은 그 속옷 같은 복장이 아니네."
"멜리사가 쉬는 날에 입는 옷이야."
"옷은 제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요."
솔리 씨의 인사에 각자가 반응을 보일 때 엘시는 바들바들 몸을 떨며 솔리 씨에게 물었다.
"저, 저, 저기…… 저, 정말로 솔리신이 아니신 건가요?"
"맞습니다, 엘시."
솔리 씨는 엘시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며 방긋 미소를 지었다.
"저는 그저 분령. 솔리신 본인도 아니며…… 솔리신이 아는 지식 같은 건 거의 없습니다."
"그, 그럼 솔리 씨는 어떻게 랜트랑…… 마, 만나게 됐나요?"
"그 얘기를 하기 위해 제가 나온 겁니다."
그 후 솔리 씨는 자신의 입으로 직접 나와의 만난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시듯이 랜트는 무척이나 강합니다. 마력도 존재력도 다른 생명체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솔리신이 의도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랜트는 예외 중의 예외. 신조차도 예측하지 못한…… 이른바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이…… 점?"
"간단히 말해서 아주 특별한 예외상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용사처럼 솔리신에게 선택받아 강대한 힘을 가진 생명이 아닌 예외적으로 신의 예상조차 뛰어넘은 힘을 가진 자. 그게 랜트입니다."
"와, 서방 대단한데?"
"솔리신은 랜트를 관측했습니다. 과연 랜트가 수많은 생명을 죽일 자일지 아니면 오히려 수많은 생명을 만들 자일지. 솔리신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는…… 제가 말씀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죠."
"당연히 랜트는 만드는 쪽이지!"
노아가 팔꿈치로 내 옆구리를 툭툭 쳤다.
"여자도 많이 만들고 말이야?"
"하, 하하……."
"후훗, 네. 솔리신은 랜트가 안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그렇기에 솔리신은 저라는 존재를 만들었습니다. 항상 간섭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랜트의 곁에서 필요할 때 자신의 의지를 전달할 존재를 말입니다."
"그게…… 솔리 씨라는 건가요?"
"맞습니다, 엘시. 하지만 처음에 주어진 제 역할은 그것뿐입니다. 지금은 그저 밤이 되면 랜트와 꿈속에서 만나 기분 좋게 섹스하는 것이 저의 주된 생활패턴입니다."
"하읏♡"
"랜트도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흥분할 때의 엘시는 귀엽네요."
"네!? 귀, 귀엽다니! 하으♡ 으으♡ 어……? 래, 랜트가 항상 생각하나요? 제, 제가 느끼는 모습이 귀엽다고?"
"엘시가 성벽으로 느끼는 모습을 보면 항상 랜트는 엘시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래, 랜트?"
엘시가 나를 쳐다보기에 나는 엄지를 척하고 세우며 말했다.
"느끼는 엘시는 귀여워!"
"아아아아……."
엘시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잠깐 기다려."
그때 티키아 씨가 스윽하고 손을 들며 말했다.
"지금 말하는 거 들어보면 솔리 씨? 너는 랜트가 생각하는 걸 안다는 거야?"
"네. 저는 기본 랜트의 정신 부근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랜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전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부로 그 생각을 여기서 발설하지는 않을 겁니다."
"아니, 그건 딱히 말 안 해도 돼. 랜트가 무슨 생각하는지는 거의 얼굴에 다 나오니까."
어라? 그랬나요?
티키아 씨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솔직히 물어보고 싶은 거 엄청 많은데…… 나중에 더 대화할 수 있는 거지?"
"네, 랜트가 절 소환하면 바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좋아, 그럼 중요한 것만 지금 물어볼게. 언제 랜트랑 만난 거야?"
"시기를 따지자면 니냐 씨와 계약을 맺은 다음 날. 랜트가 엘시, 노아, 니냐 씨, 티나와 함께 신전에 가신 날 밤입니다. 그때 솔리신은 랜트에게 접신몽이라는 영감을 내려 저는 랜트와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어? 그때면…… 꽤 됐네?"
"그럼 랜트랑 섹스한 것도 그때부터야?"
"아니요, 랜트와 한 건 오크 챔피언 스테이크를 먹고 엘시랑 역할극 섹스를 한 날입니다."
"그, 그럼 저, 저랑 랜트가 한 후에 곧바로 랜트는 솔리 씨랑…… 하, 하읏♡♡♡"
엘시의 성벽이 계속 작렬하고 있습니다.
"엘시."
솔리 씨가 엘시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네, 네!"
"저는 당신에게 무척이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 저한테요?"
"네. 저는 분령…… 본래는 성적으로 느낄 수 없는 몸이었습니다. 설령 랜트랑 섹스를 한다고 해도 제 몸이 반응을 해도 제가 진정으로 느끼는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엘시 덕분에 저는 랜트와의 섹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
"랜트와…… 눈을 가리고 섹스를 한 적이 있죠?"
"아…… 네."
"그때 제가 소환돼 엘시의 몸에 빙의한 적이 있습니다."
"네!? 소, 솔리 씨가 제게 빙의를?"
"그때 빙의를 통해 저는 진정으로 성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엘시에게 저를 밝히면 매우 혼란스러워할 것 같기에 말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엘시에게 감사를 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엘시."
"아, 그, 그게 그…… 즉…… 제, 제가 소, 솔리 씨와 랜트의 섹스에 도움이 됐다는 건가요?"
"네. 랜트도 느끼는 저를 보고 매우 기뻐해 주었습니다."
"……솔리 씨는 랜트를 사랑하나요?"
"네, 사랑합니다. 오히려 랜트가 없으면 저는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하며 랜트는 제 존재의의이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랜트를 독점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니……."
"……."
"엘시?"
갑자기 엘시가 말이 없어지자 솔리 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으응?"
노아가 엘시 곁으로 다가가 얼굴을 들여다봤다.
"아, 기절했네."
주르르륵…….
엘시는 기절할 뿐만이 아니라 허벅지 사이에서 애액도 흘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솔리 씨의 정체와 나와의 섹스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엘시에겐 너무나도 자극적이었나 보다.
"으음~ 일단 자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
노아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